소설 및 문화 콘텐츠 사이트 삼천세계

붉은궁병 푸른마법선생


원작 |

20화


“계약집행 180초 네기의 시종 카구라자카 아스나!”

네기의 주문영창이 끝나자 아스나의 몸에서 네기의 마력에 의한 빛이 일었다. 아스나는 자신의 몸에서 이는 기묘한 느낌에 움찔했지만 한번 겪은 터라 신경쓰지 않고 전투자세를 취했다.

“가자! 세츠나-!”

아스나의 외침에 세츠나는 자세를 고쳐 잡고 원숭이 여자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 바보원숭이여자!! 당장 코노카를 내놔!!”

아스나의 외침과 함께 아스나의 펀치와 세츠나의 검이 원숭이여자에게로 들어갔다. 아니 들어갈 뻔 했다. 그러나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원숭이와 곰, 두 식신 탓에 두 사람의 공격은 가볍게 막혀버렸다.

“뭐?!”
“젠키와 고키인가?!”

갑작스럽게 등장한 두 식신에 놀란 두 사람은 빈틈을 보여버려 반격을 받았다. 아슬아슬하게 막기는 했지만 충격은 상당했다.

“꽤나 강력해!”

아스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분명 공격리치는 이쪽이 더 길지만 저쪽은 내구력도 높고 힘도 강했다. 얼마 전까지 평범한 중학생이였던 소녀가 맨손으로 싸워서는 단시간 내에 이기는 건 거의 무리였다.

“아스나! 파트너가 쓸 수 있는 아티팩트를 보낼게요. 아스나 것은 하마노츠루기 아마 무기일거에요. 받으세요!”
“무기? 좋아 보내줘!!”

네기는 가계약카드에 마력을 집중하며 주문을 영창했다.

“능력발동 카구라자카 아스나!!”

네기의 주문과 함께 아스나의 손에서 빛이 이며 형상을 이루어 갔다. 마력농도로 보아 상당한 위력을 지닌 아티팩트인 듯 했다. 잠시 후 빛이 사그라들며 아티팩트는 그 모습을 드러냈다.

“엥-?!”

일순간 그 자리에 있던 모두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부채다... 그것도 만담 쇼에서 쓸법한 아주 거대한 부채... 그것이 아스나의 손에 쥐여진 것이다. 아스나는 당황해 하면서 네기에게 외쳤다.

“뭐야!! 이거 부채잖아!!”
“어라? 이상하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네기로서는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하는 수 없지... 적어도 맨손보다는 나으니까...”

아스나는 자세를 고쳐 잡고 다시 원숭이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본능적으로 네기에게서 받은 마력을 부채에 주입하며 원숭이를 향해 힘껏 휘둘렀다.

팡-!

손에서 느껴지는 타격감과 함께 원숭이 식신이 일격에 사라짐을 느꼈다. 아스나는 부채와 사라진 식신을 번갈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스나는 무척이나 무서운 미소를 지으며 세츠나에게 말했다.

“뭔지 모르겠지만 싸워볼만 하겠어... 세츠나 너는 어서 코노카에게!”
“부탁합니다!”

세츠나는 자신이 상대하고 있던 곰 식신을 아스나에게 맡기고 전력으로 원숭이여자에게로 달렸다. 원숭이 여자가 간격 안에 들어오자 세츠나는 전력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

챙-!

요란한 금속음이 들리며 세츠나의 검이 튕겨졌다.

‘아뿔싸! 이 검법은? 신명류?!’

세츠나는 놀라서는 자신의 검을 막은 사람을 보았다. 세츠나의 검을 막은 사람은 두 자루의 검을 지니고 아가씨 옷을 입은 왠지 어벙하게 보이는 소녀였다.

“아야야야... 안녕하세요~ 신명류에요.”

모습그대로 말도 왠지 어벙하게 하는 소녀였다. 세츠나는 당황하며 말했다.

“신명류도 인력난이 심하나 보군....”
“훗... 방심하다간 크게 다칠걸? 츠쿠요미!”
“예~”

츠쿠요미라 불린 소녀는 엄청난 스피드로 세츠나에게로 쇄도했다. 두 자루의 검에서 펼쳐지는 연격은 그야말로 질풍노도. 세츠나의 장검으로서는 방어도 힘겨웠다.

“크윽!! 강해!”
“호호호호- 이제 옴짝달싹 할 수 없겠지?”
“바람의 사수...”

세츠나를 봉쇄하고 방심하고 있던 원숭이여자는 갑자기 귓속으로 파고드는 주문영창에 안색이 새하얘졌다. 잊고 있었던 것 이였다.

“히익-!!”
“징계의 바람화살!!”

20자루에 가까운 마법의 사수가 원숭이여자를 향해 쏘아졌다. 원숭이여자는 자신도 모르게 안고 있던 코노카를 방패막이로 삼았다. 당황한 네기는 다급히 쏘았던 마법의 사수의 방향을 바꿨다.
원숭이 여자는 기다리고 대비하고 있던 충격이 안 오자 의아해하며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 왜 자신에게 공격이 안 왔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헤에~ 과연... 순진하기는 인질이 어느 정도 다치는 것 정도는 ​감​수​했​어​야​지​.​.​.​”​

과연 헤비급복서의 펀치보다 강력한 마법의 사수20발을 보통사람이 맞고 ‘어느 정도’ 다치는 수준으로 끝날 수 있는지는 궁금하지만 여기서는 그냥 넘어가자.

“이 아이는 정말 쓸모가 많군. 이런 식으로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겠어.”
“코노카를 어쩔 생각이지?”

갑자기 들려온 질문에 원숭이 여자는 자신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글세... 일단 약과 부적으로 심령을 제압한 뒤 내 명령에만 따르는 꼭두각시로 만들까 생각중인데... 그래 그게 좋겠지?”
“그래? 그럼 죽어라.”

갑자기 풍기는 적의에 원숭이 여자는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아까 꼬마선생 옆에 서있던 백발의 남자가 있었다. 시로는 원숭이여자의 복부의 주먹을 꽂았다.

“컥-!”

갑자기 복부에서 느껴지는 충격에 원숭이여자는 고개를 숙이며 뒤로 물러섰다. 시로는 이 틈을 타서 재빨리 코노카를 탈환했다. 그리고 옆에 내려놓은 후 다시 원숭이여자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칫!”

원숭이 여자는 품속에서 부적을 꺼내 시로에게 던지려 했다. 그러나 이미 그럴 것이라 예상한 시로는 룰 브레이커를 투영해 두고 있었다.

“룰 브레이커!”

시로는 재빨리 부적에 룰 브레이커를 찌르며 진명을 개방했다. 그러자 부적은 담겨있던 주술이 사라지면서 평범한 종이가 되어버렸다.

“무... 무슨?!”

당황한 원숭이여자는 그대로 도망치려 했으나 도망치려면 예전에 했어야 했다. 뭐 예전에 했어도 금방 잡혔을 테지만... 시로는 도망치려는 원숭이여자의 팔을 잡고 그대로 하늘로 던져버렸다. 그러자 원숭이여자의 말에 분기탱천해 있던 아스나와 세츠나는 순식간에 자신의 상대를 정리하고 원숭이 여자를 향해 전력으로 뛰어올랐다.

“용서-”

“없음!”

-신명류 오의 ​백​화​요​란​(​百​花​擾​亂​)​

세츠나의 오의를 맞고 더 높이 튀어 오르는 원숭이여자. 아스나는 세츠나의 칼등에 올라서서 다시 원숭이 여자를 향해 점프했다. 그리고는 원숭이 여자를 향해 들고 있는 부채를 힘껏 내리쳤다.

“후리야-!”

아스나의 기합성과 함께 원숭이 여자는 그대로 네기쪽을 향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고 있었다. 네기는 세츠나와 아스나가 공격할 동안 외워둔 주문을 개방했다.

“마법의 사수 바람의 29화살!”

헤비급복서의 펀치 이상의 위력을 가진 바람의 화살이 원숭이 여자의 전신을 난타했다. 마법의 사수에 전신을 난타당한 원숭이여자는 그대로 츠쿠요미라는 소녀가 쓰러져있는 곳으로 떨어졌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죽지는 않았다. 그러나 시로들은 지금까지의 고생을 생각해서라도 여기서 끝낼 생각이 없었다. 시로는 자신의 마술회로에 마력을 흘려 넣으며 다음 공격준비를 했다.

“소드배럴 풀 오픈”

시로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약 30자루에 이르는 검들이 원숭이여자의 머리위에 생겨났다. 마검 수준까지는 아니었으나 명검정도의 소리는 들을 정도의 검들로 원숭이여자를 위협하고 가두는 데는 충분했다. 아니 충분했어야 했다.

촤아-!

난데없이 원숭이여자의 발밑에서 물이 생겨나 휘몰아쳤다. 물은 의지가 있는지 원숭이여자 근처에 떨어지는 검들만 모두 튕겨냈다.

“아니!!”

갑작스런 이변에 시로를 비롯한 모두는 놀람을 금치 못했다. 모두가 놀라는 중 원숭이여자 발밑의 물웅덩이에서 한 소년이 튀어나왔다. 언뜻 보아도 네기와 3살 이상 차이나지 않을 법한 나이였다.

“전이마술인건가? 그 나이에?”

시로는 경계하며 소년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소년은 그것을 눈치 챘는지 자신의 주위에 있는 물로 시로를 공격했다. 시로는 재빨리 간장과 막야를 투영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물줄기로 투척했다. 그리고 이어서...

“브로큰 판타즘”

간장과 막야를 터트려서 소년의 물줄기를 흩어버렸다. 시로는 반격하기 위해 다시 간장과 막야를 투영했으나 이미 원숭이여자와 소년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놓쳤군...”

시로는 투영한 간장과 막야를 환상으로 되돌리고는 네기들과 함께 코노카의 곁으로 갔다. 다행이도 코노카는 아무 이상 없었다.

“자... 빨리 숙소로 돌아가자. 니시다 선생이 알아채면 곤란하니까 말이지.”

네기들은 시로의 말에 긍정하며 재빨리 역으로 향했다.




다음날(수학여행 2일째)

“저... 저기 네기선생님”
“네. 왜 그러세요?”
“괘... 괜찮으시다면 오... 오늘 자유행동은 저희와 함께... 저기 그러니까...”

이른 아침 미야자키 노도카는 좋아하는 네기선생님과 자유 시간을 함께 하기위해 정교하게(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만들어진 네기선생님 인형 앞에서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노도카가 심약한 탓인지 인형 앞에서도 긴장하며 제대로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노도카 밥먹으러가자”
“1층 대 연회장으로 집합하래”
“응, 곧 갈께”

노도카는 친구들에게 대답하고 재빨리 머리를 묶었다. 그리고 각오를 굳힌 듯 네기인형을 보며 중얼거렸다.

“조... 좋았어... 반드시!”




어제 많은 학생들이 깊이 잠들었던 탓인지 아침식사시간은 요란하기 그지없었다.

“으... 어제 키요미즈사 이후로는 기억이 안나...”
“어제가 첫날밤이었는데 참 아쉬워...”
“휴우~ 교토에서의 아침이라... 좋구나...”

모두가 소란한 가운데 일찍 식사를 끝낸 시로와 네기, 길가메쉬, 아스나는 어제의 일을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제는 원만하게 해결했지만...”
“오늘도 걱정이군요.”
“그러게요...”
“하아...”

네기는 한숨을 내쉬며 고민하던 중 오늘 일정에 대해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나라에서 조별 행동을 하는 날 이였지? 그러고 보니 친서 문제도...”
“네기!! 오늘 우리조랑 같이 견학가자~!”
“잠깐 마키에 네기 선생님은 3조와 견학을...”
“약았어! 우리조도~”

고민하고 있는 네기에게 마키에의 어택이 들어갔다. 그러자 옆에 있던 반장이 마키에를 방해하고, 나루타카 자매까지 끼어들었다. 네기와 함께 활동하기 위한 대 난투극이 벌어지려는 상황...

“저... 저기 네기 선생님!”

노도카의 외침에 상황은 일순간 해소되었다. 그리고 분위기가 어느 정도 가라앉자 노도카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괘... 괜찮으시다면 오늘 자유행동... 우리와 함께 다니시지 않으시겠어요?”

노도카의 말에 네기는 재빠르게 머리를 회전시켰다. 확실히 코노카를 지키려면 5조와 함께 행동하는 것이 편할 것이 뻔했다.

“알았어요. 노도카 오늘은 5조와 함께 행동하지요.”

네기의 말에 노도카는 미약하게 얼굴을 붉혔다.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