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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궁병 푸른마법선생


Original |

32화


수학여행에서 돌아온 다음날 아침.

"뭐? 제자로 받아달라고?! 너 바보냐?"

에반젤린은 이른 아침부터 찾아온 세사람을 보며 신경질을 냈다. 아직 여독이 채 안 풀렸건만 이른 아침부터 찾아와서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니 좋은 말이 나올 리 없었다.

"난 아직 네 적이라고! 게다가 네 아버지인 사우전드 마스터에게는 원한도 있고, 게다가 무엇보다도 나는 제자를 받지 않아! 싸우는 방법정도는 타카미치나 네 옆에 있는 시로에게 배워도 충분하잖아!"
"그걸 알면서도 왔어요. 타카미치와 시로형은 전투의 프로기는 하지만 마법사인 저와는 전투스타일이 달라서 참고하기가 힘들어요. 게다가 교토에서 보여준 그 힘... 정말 엄청났어요. 그래서 배울 사람은 전투에 능한 마법사인 에반젤린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네기의 말에 에반젤린은 흥미를 보였다.

"호오~ 그래? 요컨대 나의 힘에 감동했다는 거지?"
"네!"
"진심이야? 너... 잊고 있는 것 같은데 난 나쁜 마법사야. 나쁜 마법사에게 부탁을 할 때는 나름대로 대가가 필요한 법이지..."

그 말에 에반젤린은 사악한 미소를 띄우며 한쪽 발을 내밀었다.

"일단 발부터 핥아. 나의 종으로서 영원한 충성을 맹세해라, 이야기는 그 다음에 하지..."

'이거 완전 여왕님 모드로군...'

"바보냐!!"

빠악-

시로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네기의 옆에 있던 아스나가 화를 내며 에반젤린의 얼굴에 강펀치를 날렸다. 항상 전개되어 있는 에반젤린의 마력장벽이지만 마력무효화의 능력을 지닌 아스나의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아스나의 강펀치를 정통으로 먹은 에반젤린은 허공에서 두바퀴 정도 돌다가 벽에 부딪혔다.

"아스나... 너!! 아무리 약해졌다지만 진조의 마법장벽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

에반젤린은 빨갛게 부어오른 뺨을 문지르며 힘겹게 일어났다.

"갑자기 왜 어린애한테 그런 괴상망측한 걸 요구하는 거야?! 네기가 이렇게 간절히 부탁하는데 너무 심하잖아!!"
"머리 좀 숙여서 모든 일이 다 해결되면 세상에 어려운 일이 어디 있겠냐!"
"그건 맞는 말이지."

아스나는 에반젤린의 말에 동의하는 시로를 째려봐 주었다. 그런 아스나의 행동을 보던 에반젤린은 갑자기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아스나에게 말했다.

"왜 그렇게 꼬맹이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걸까나~? 역시 반한 걸까? 10살짜리 꼬맹이에게?"
"뭐?!!"

에반젤린의 말이 신경에 거슬렸는지 아스나는 다시 한번 에반젤린에게 펀치를 날렸다. 에반젤린도 지지 않고 아스나의 펀치를 피하며 카운터를 날렸다. 그렇게 한참동안을 싸우던 아스나와 에반젤린은 시로의 중재에 숨을 헐떡이며 서로에게서 떨어졌다. 시로는 생글생글 웃으며 에반젤린에게 말했다.

"너무 그러지 말고 좀 들어주지 그래?"
"...!!!"

에반젤린은 잠시 얼굴이 붉어지더니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아... 알았어. 이번주 토요일에 다시 한번 여기로 와. 제자로 받아들일지 어떨지 테스트할게. 그러면 됐지?"
"고마워."

시로는 생글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로는 에반젤린의 집을 나오며 네기와 갈라졌다. 이번에 새로 전학을 오게 될 츠쿠요미의 전학수속을 위해 할 일이 몇 가지 있었던 탓이었다.

"길가메쉬군~ 어디 있나요~?"

갑자기 뒤쪽에서 묘하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로는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하기위해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츠쿠요미였다.

"무슨 일이지 츠쿠요미?"

시로는 두리번거리고 있는 츠쿠요미를 보며 물었다.

"아... 에미야씨군요. 아니 이제는 에미야선생님이라고 해야 할까요?"
"뭐, 어느 쪽이든 좋아. 그보다 길가메쉬는 무슨 일로 찾고 있는 거지?"

시로의 물음에 츠쿠요미는 얼굴을 붉히며 한 장의 종이를 내밀었다.

"뭐지 이건...?"

씬見?받아든 시로는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새는 것을 느꼈다. 그 종이의 가장 윗부분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약혼증명신청서-

"아예 기정사실을 만들 생각인 것 같구나..."
"네~, 아무래도 길가메쉬군 옆에 꼬이는 파리가 있는 것 같아서요~♡"

'어느 쪽이 파리일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츠쿠요미의 감이 예리한 탓인지 곧바로 시로를 째려보았다.

"뭔가 무례한 생각을 하신 듯 하네요..."
"설마... 그보다 이거는 아직 신청하지 못할 텐데? 둘 다 아직 신청 가능한 나이가 아니잖아. 게다가 길가메쉬는 이제 12살이라고. 아직 신청가능 나이까지는 한참 남았어."

시로의 말에 츠쿠요미는 생긋 웃으며 말한다.

"걱정 마세요. 뒷돈먹이면 안 되는 일은 없으니까요~"

시로는 어째서 길가메쉬가 츠쿠요미를 피하는지 알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스토커인 것이였다. 그것도 ​진​성​(​眞​性​)​의​.​.​.​.​

"선생님, 길가메쉬군이 어디 있는지 모르시나요?"
"몰라, 나는 아까까지 네기랑 같이 있었거든..."
"그런가요...? 그럼 수고하세요."

츠쿠요미는 가볍게 인사하고는 무척이나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라졌다. 시로는 그런 츠쿠요미를 보며 길가메쉬의 앞날이 무척이나 '어둡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계속 길을 걷던 시로는 동상 뒤에 숨어있는 한 사람을 발견했다. 무척이나 익숙한 금발... 길가메쉬였다. 시로는 살며시 길가메쉬의 뒤에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으며 물었다.

"무슨 일인거야? 이런 곳에 다 있고?"

길가메쉬는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길가메쉬는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린 것이 시로임을 깨닫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네가 한숨을 다 쉬고..."

시로의 물음에 길가메쉬는 한동안 시로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이내 결심을 했는지 입을 열었다.

"실은..."

길가메쉬의 말은 상당히 장황했지만 간단하게 이야기 하자면 이랬다. 치즈루와 놀기 위해 치즈루를 찾아가던 길가메쉬는 등 뒤에 무서우리만큼 서늘한 느낌을 받고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길가메쉬의 뒤에는 어느새 눈에서 기묘한 빛을 내뿜고 있는 전학생 츠쿠요미가 있었다. 놀란 길가메쉬는 재빨리 헤르메스의 신발을 신고 전력으로 도망쳤다. 그리고 추격에 추격을 거듭해 지금에 이른 것이었다.

'생각보다 훨씬 행동이 빠르군... 뭐 약혼증명신청서를 봤을 때 예상하고는 있었지만...'

시로는 츠쿠요미의 손에 들려있던 한 장의 종이를 떠올렸다. 아마 거기에 도장이 찍히게 된다면 평생 벗어나기 힘드리라... 시로는 길가메쉬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수고해라-"
"알았어..."
"참... 아까 츠쿠요미랑 만났었다."
"에?! 정말?!!"
"그래, 저쪽에서..."

시로가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방향에서모래먼지가 일었다. 그리고 그 모래먼지의 원인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시로는 안쓰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길가메쉬를 쳐다보았다.

"조심해라..."
"응..."

길가메쉬는 다시 헤르메스의 신발을 신으며 전력으로 도주했다. 그리고 그것을 본 츠쿠요미도 전력으로 길가메쉬를 쫓았다. 시로는 한동안 길가메쉬의 사라진 곳을 보았다.

"GOOD luck-"

그리고 길가메쉬의 명복을 빌었다.





1시간 후 교무실

"에미야 선생, 학원장님이 찾으시네. 그 서류는 내가 처리할 테니 학원장실로 가봐."

츠쿠요미의 전학관련 서류를 처리하던 시로는 타카미치의 말에 서류를 타카미치에게 넘기고 학원장실로 향했다. 학원장실의 문을 여니 학원장 코노에몬이 탁자에 앉아있고 그 앞에 의자가 하나 놓여있었다. 시로는 탁자 앞에 놓여진 의자에 앉았다. 시로가 의자의 앉았음을 확인한 코노에몬은 평소의 장난기 넘치는 분위기와는 다르게 무거운 분위기를 내며 입을 열었다.

"내가 왜 불렀는지 알겠나?"
"수학여행 때 사건 때문인가요?"
"정확히는 아스나와 관련된 문제라네..."

학원장의 입에서 의외의 말이 나오자 시로는 약간 놀랬다. 그러나 이내 아스나에대해 언급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학원장도 사우전드 마스터의 관계자... 아스나에 대한 비밀을 모를 리 없었다.
학원장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뒤쪽에 있는 창문을 보며 말했다

"에미야군... 자네 아스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글쎄요... 사우전드 마스터와 관계가 있는 것과 기억 조작의 흔적이 있다는 정도? 흔적이 미미한 것으로 보아 기억을 조작하는데 엄청나게 신경을 쓴 것 같더군요... 이정도면 영구적인 기억조작을 위한... 아예 본래의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도록 말이지요."
"예리하다고 해야 하나... 그보다 그 흔적은 언제 찾았지?"
"주술협회 본산에서... 저희 일행이 주술협회 본산에 들어서는 순간 아스나의 머리 쪽에서 미약한 마력의 잔향이 느껴지더군요... 저조차도 착각인줄 알고 넘어갔을 뻔 한 정도로 미미한... 그래서 시간이 났을 때 약간 자세히 살폈습니다. 놀랍더군요... 10년... 아니 15년 이상 차근차근 기억을 조작해 기억 자체를 완전히 바꿔버리다니... 만약 협회장의 부탁이 아니었었더라면 벌써 아스나나 네기에게 밝혔을 겁니다..."
"그런가...? 거기까지 알아내다니... 대단하구먼..."

학원장이 말끝을 흐리자 시로는 다시 말을 이었다.

"학원장님... 묻겠습니다. 아스나의 정체는 뭐지요? 절대 평범한 사람이라는 말은 하지마세요. 평범한 사람에게 마력무효화 능력이라니... 게다가 15년 이상에 걸친 기억조작... 보통사람에게 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만..."
"자네의 말이 맞네... 아스나는 결코 평범하지 않아..."
"허면...?"
"미안하지만 더 이상은 묻지 말아주게나... 자네를 위해서도... 그리고 행복한 학원생활을 즐기고 있는 아스나를 위해서도..."

학원장의 말에 시로는 왠지 입이 쓴 것을 느꼈다. 확실히 자신이 그렇게 신경 쓸 만한 일이 아니었다. 자신이 상관할 만한 일이 아님에도 너무 나선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머리 한구석에서는 이렇게 넘어가지 말라는 말이 계속 메아리치고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더 파고드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기에 시로는 여기서 물러나기로 했다.

"그러지요. 더 하실 말씀이 없으십니까?"
"그 이상은 없다네... 이만 가보게나..."
"그럼..."

시로는 가볍게 목례를 하고 학원장실을 나가려 했다. 그 순간 학원장은 뒤늦게 무엇인가 생각이 난듯 시로를 불러 세웠다.

"아, 잠깐 에미야선생."
"무슨 일이시죠?"
"이번 수학여행에서 돌아올 때 골칫덩이를 하나 데려왔다 들었네만..."

골칫덩이라... 십중십으로 츠쿠요미를 가리키는 듯했다.

"츠쿠요미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그렇네... 솔직히 나로서는 걱정이 된다네. 아무리 고용관계였다지만 내 손녀를 노린 아이... 마음이 편할 수 있을 리 없지..."

학원장의 걱정에 시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확실히 적이었던 자를 학원 내에 들인다는 것은 심하게 껄끄러운 일이였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현재는 그다지 딴 생각이 있는 것 같지 않고, 그리고 여차하더라도 3-A에는 현역만 2명이니까요. 뭐 지금 당장 현역으로 활동해도 무방한 사람들도 좀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현역이란 현재 뒷 세계와 관련해서 활동 중인 사람을 지칭하는 말 이였다.

"확실히 그렇구먼..."
"게다가 신명류와의 거래도 있으니까요."
"깜빡하고 있었구먼..."

새삼스런 얘기지만 지금은 은퇴한 전 신명류 사범대리 아오야마 츠루코와 마호라 학원장인 코노에 코노에몬은 상당한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물론 개인적인 친분이라기보다는 거래상대로서의 친분이라 봐야 할 터였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런 연유로 신명류와 마호라 학원은 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었다.

"뭐 어쨌든 수상한 행동을 보이면 바로 알려주게나."
"알겠습니다. 학원장님"

시로는 가볍게 목례를 하고는 학원장실을 벗어났다. 학원장인 코노에몬은 한동안 창밖을 보다가 이내 자리에 앉아 서류결재를 다시 시작했다.




그 시각 학원거리의 어느 카페

"우~ 지루해..."

카페내 탁자에서 늘어져있는 이리야. 마리는 그런 이리야를 보고는 약간은 식은땀을 흘리며 물었다.

"뭐가 그렇게 지루한 거죠?"
"시로가 안 놀아주잖아~"

그랬다. 이리야는 시로가 안 놀아 주는 것에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시로 오라버니는 선생님이라고요. 업무가 바쁜 게 당연하잖아요. 게다가 네기 선생님도 가르치고 있다고 하던데..."
"그래도 말이야~ 너무 안 놀아주는 거 아니야? 조금 서럽다구."

그렇게 탁자에 늘어진 채 마리에게 불평을 늘어놓고 있을 무렵 이리야의 눈에 무척이나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여~ 에미야 자매가 아닌가?"
"여기서 뭐하나해?"

쿠페이와 카에데였다.

"너희들은 무슨 일로 이런 곳에 들어온 거야? 이런 곳과는 별로 인연이 없지 않아?"

이리야는 약간은 게슴츠레 눈을 뜨며 두사람을 향해 말했다. 사실 무투파인 두 사람에게 있어 이런 '여성스런'가게는 별로 올 일이 없었다. 그나마 카에데가 나루타카 자매와 함께 그럭저럭 오는 편이었지만 쿠페이는 그야말로 의외였다.

"뭐 별거 아니다해~"
"어제 수학여행 때 있었던 사건 해결에 도움을 준 답례로 학원장에게서부터 돈을 받았거든. 그래서 여러 가지를 먹어볼까 돌아다니고 있던 중이었다네~"
"뭐?! 학원장님이 사례를?! 나는?!!!"
"걱정말게나, 이리야 것도 있다네."

이리야의 물음에 카에데는 품속에서 두장의 봉투를 꺼내 에미야 자매에게 넘겼다. 상당히 두툼한 것으로 보아 봉투 속에는 상당한 액수의 돈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학원장님... 통이 크네..."
"뭐, 용돈이 모자란 우리들로서는 좋은 일이지..."
"그러게 말이다해~"
"참, 이리야. 공돈이 생긴 기념으로 오늘 하루 식도락을 즐기지 않겠는가?"

카에데의 제안에 이리야는 잠깐 동안 고민을 하다가 좋은 생각이 났는지 약간은 섬찟한 미소를 지으며 카에데를 바라보았다. 카에데는 약간 식은땀을 흘리며 섬찟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이리야에게 물었다.

"이리야... 뭔가 기분 나쁜 ​일​이​라​도​.​.​.​.​?​"​
"별거 아니야. 그보다 카에데, 굳이 우리 돈을 쓸 필요가 없잖아. 안 그래?"

이리야의 섬찟한 미소에 가계에 있던 모두는 지금이 초여름임에도 한겨울과도 같은 추위를 느낄 수 있었다.
참고로 여담이지만 그 다음날 시로는 자신의 앞으로 배달된 영수증을 보고 뒷골이 땡겨 짐을 느꼈다.




1시간 후 마호라 학원 내 불고기 전문점 대식자(大食者) 마호라점

"흐응- 시로 미워-"

요란하게 고기가 구워지고 있는 탁자... 그곳 한 구석에서 이리야는 늘어진 채 눈물을 흘리며 술주정을 하고 있었다. 원인은 옆자리에 있던 손님의 술을 마셔버린 탓이었다. 이리야의 술주정에 ​마​리​,​카​에​데​,​쿠​페​이​는​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함을 느꼈다. 하지만 고기를 그냥 태워버릴 수도 없藪?세 사람은 맹렬한 속도로 고기를 먹어치웠다. 어느새 술주정을 하고 있던 이리야도 세 사람에 못지않은 맹렬한 속도로 고기를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불판에 있던 고기를 다 먹어치우고 새 고기가 나올 때 까지 기다릴 때 또다시 이리야의 술주정이 시작되었다.

"12년 전에 엄마와 날 버린 아버지를 찾아서 복수하러 후유키시로 왔더니 아버지는 이미 죽은 지 오래지, 아버지는 또 엉뚱한 꼬맹이를 양자로 삼아 두었지... 게다가 그 꼬맹이에게 대신 복수 하려해도 사람이 너무 좋아서 복수할 수가 없어!!"

너무나 위험한 발언에 듣고 있던 세 사람은 진땀을 흘리며 주위 사람들을 살폈다. 다행이도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 앞에 놓여진 고기를 구워먹기에 바빴던 탓인지 이리야의 말을 듣지 못한 듯 했다.

"너무 사람이 좋아서 그냥 놔둘 수 없겠더라고... 그래서 내가 보호하려 했는데... 그 아이에게는 이미 보호해줄 사람이 있었어... 아니 보호해줄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강해져 있었지... 게다가 말이야... 마음이 속상한 것은..."

이리야가 말끝을 흐리자 같은 탁자에 앉아있는 세 명이 이리야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항상 말끝이 흐려질 때면 엄청난 발언이 튀어나오는 것은 이미 진리에 가까운 법칙이었다.

"이 외모 탓에 그 꼬맹이보다 연상임에도 동생취급을 받았어야 했다고!!"

이리야에게서 터져 나온 말은 절규에 가까웠던 터라 일순간 가계 내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이리야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자신들과는 상관이 없었던 터라 자신들 앞에 있는 고기를 먹기 위해 고개를 원위치 시켰다.
약간 술주정이 잠잠해지자 카에데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꼬맹이의 이름이 뭔가?"

카에데의 물음에 이리야는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에미야 시로."
"에미야 시로... 에미야 선생님과는 무슨 관계인가?"
"무슨 관계긴, 그 아이가 네가 말하는 에미야 선생님이야."

이리야의 말에 그 탁자에 있던 모두가 굳은 얼굴이 되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이리야의 나이는 몇이 된다는 이야기인건가?

"농담이지?"
"농담~? 지금 내가 농담하고 있는 걸로 보여?"
"흐허하흐 허 하흐허히(알겠으니 좀 놔주게나.)"

이리야는 헤실헤실 풀린 표정으로 카에데의 양 뺨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카에데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말​했​으​나​(​알​아​듣​지​는​ 못할 정도였지만...) 이리야는 카에데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 뺨을 잡아당겼다.
그렇게 네 여자의 밤이 깊어갔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쿠페이?”
“글세... 취중진담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해...”

고기집에서 에미야 자매와 헤어진 후 카에데와 쿠페이는 아까 이리야가 한 말의 진위여부를 논하고 있었다.

“역시 모습만으로는 상상이 가지 않지해?”
“이리야가 나이 20이고 에미야 선생님은 그런 이리야의 동생이라...”
“역시 믿기지 않는다해...”

두 사람은 술에 취한 이리야가 한 말을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나저나 쿠페이, 에미야 선생님의 부탁... 어쩔 생각인가?”
“그것 말인가? 꽤나 흥미가 있긴 한데 말이지해...”
“뭐 맡아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만...”
“역시 그렇겠지?”
“그런데 쿠페이, 그저께는 정말 엄청나지 않았었나?”
“그러게 말이다해 설마 진짜 요괴 같은 것이 있었다니... 덕분에 수행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해.”
“참, 쿠페이 저쪽에 새로 생긴 국수집이 있다던데 끝내준다고 하더구려.”
“오옷! 그 정도인가? 안 가볼 수가 없겠구려.”

그렇게 쿠페이와 카에데는 어깨동무를 하며 국수집으로 향했다. 마호라 학원의 밤은 아직도 이르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다음날 시로 앞에 30만엔이 넘는 영수증 뒤에 또다시 배달 온 10만엔 어치의 영수증에 시로는 피가 거꾸로 솟음을 느끼며 기절했다고 한다.
 

~히무라의 묻지마 도장~

​시​로​:​너​무​하​군​.​.​.​

히무라:이봐 인사도 안하고 본론이냐...

시로:그래! 기껏받은 특별수당을 이런식으로 다 날려버리다니!!!

히무라:어차피 황금률탓에 돈이 모자란 것은 아니잖아?

시로:그렇긴 하지만...

히무라:쪼잔하게 그러지 말라고.

에반젤린:그런데 묘하게 아스나가 많이 강조되는 걸... 아직 설정이 다 안나오지 않았어?

히무라:뭐... 마지막 이벤트의 보스의 목적이 아스나니까 말이야... 설정이 모자라도 약간은 언급을 해 줘야지...

​에​반​젤​린​:​그​렇​군​.​.​.​

히무라:그럼 다음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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