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전투혹성 조마는 이바류더의 근거지인 동시에, 지금까지 수많은 별들을 멸망시켜온 초대형의 이동요새였다.
그 내부에는 수천명의 이바류더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특히 가장 가공할 무기는 행성 하나를 가볍게 무(無)로 돌려버릴 수 있는 반물질포다.
조마의 중심부에는, 이바류더들을 총괄하는 총사령실이 있었다.
'힘이 곧 전부'라는 사상이 지배하고 있는 이바류더의 총사령관이라는 것은, 다시 말해 이바류더에서 가장 강한 자라는 의미.
실제로, 지금 이곳에는 다른 이바류더들과는 격을 달리하는 위압감을 뿜어내는 자가 한 명 있었다.
다른 데토네이터들보다 배는 커보이는 장대한 체구를 가진 헤드 데토네이터.
[예, 분부대로.]
이바류더의 총사령관 '조아'는 대총통과의 접견을 마치고, 대총통의 영상이 사라지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몸을 돌려 이 자리에 있는 데토네이터들에게 말했다.
[미크님은 오건이 우리의 위협이 된다고 예견하셨다.]
[오건이…?!]
[우리의 다음 침략 목표인 지구를 구할 생각인 거겠지. 혼자서, 이바류더 전체와 싸우는 한이 있어도 말이다. 그 건방진 놈이!!]
대총통 미크의 '미래를 예견하는 힘'. 그것이 있기 때문에, 이바류더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패배하지 않고 멈추어본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가 오건의 배반을 예견했다면 그것은 반드시 현실로 일어난다는 이야기다.
조아는 분노를 터트리며 걸음을 옮겼다. 하기야, 자신의 후계자로까지 생각했던 자가 뒤통수를 치고 달아났으니 당연히 화가 나겠지만.
[지구로 가겠다. 녀석을 흔적도 없이 분쇄해주마!!]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다른 데토네이터들이 당황하여 자리에서 움직여, 조아의 앞에 무릎꿇기 시작했다.
[기, 기다려 주십시오! 총사령께서 직접 가시다니!]
[거기서 비켜라! 미크님의 친위대장이면서 우리를, 미크님을 배신하다니 용서못한다! 오건, 그 놈만은 내가 이 손으로…!]
여기에 모인 자들은 이바류더 내부에서도 뛰어난 무력을 지닌 데토네이터들 뿐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지금 조아 한 사람의 위압감에 짓눌려 있었다.
[하,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차라리 누구 다른 자를…!]
[네놈들 전부 죽고 싶은거냐, 그 자리에서 비켜라!!]
비킬 뻔했다. 농담이 아니라, 다리가 저절로 움직여 자리를 비켜줄 뻔했다.
지금까지 이토록 분노하는 총사령관을 본 적이 있었던가. 적어도 그들의 기억에는 없었다.
비켜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 계속될 무렵.
[기다려주십시오, 조아 총사령관. 그 일, 저에게 맡겨주시길.]
다른 데토네이터들과는 달리, 망설이지도 겁을 먹지도 않은 목소리.
조아와 그의 앞을 가로막았던 데토네이터들이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지금까지 조용히 대기하고 있던 데토네이터 한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네놈은… 랭그!]
과거, 탈주자 오건의 상관이었던 데토네이터 랭그.
조아 역시 데토네이터 중에서도 두각을 보이던 그를 잘 알고 있었다.
[미크님의 뜻은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책임지고 반드시 오건을.]
[………]
조아의 분노와 살의가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
조아는 한동안 랭그를 내려다보다가, 몸을 돌려 원래 서있던 자리로─ 총사령관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것을 허락이라고 여긴 랭그는 몸을 일으켜, 총사령실을 나간다.
─그리고, 오건에 이어 또 한 사람의 데토네이터가, 지구를 향해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