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에 뿌리가 없다 뉘 비웃더냐
험한 산길을 한 사내가 날렵하게 걷고 있었다. 수레나 가마가 통과할 수 없을 만큼 좁은 길은 정비가 잘 되어 있지 않았지만, 사내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갑주를 입고 있지는 않았지만 사내의 단련된 몸놀림과 허리에 찬 검을 보면 무인임에 분명했다. 장년에 접어드는 증거로 입가에 깊은 주름이 새겨져 있었지만, 그 외에는 젊은이와 다를 바 없이 강건했다.
산길의 끝에서 갑자기 시야가 훤해졌다. 이제껏 헤쳐온 험한 길이 무색할 정도로, 깔끔하게 정돈된 마을이 모습을 드러냈다.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짐작한 그는 이마에 흐르는 땀 한 줄기를 옷소매로 닦았다. 이어 품에 넣은 서찰이 행여 땀에 젖지 않았는지, 다른 이물이 묻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이를 마친 후에야 그는 큰 소리로 자신의 정체를 동네 사람들에게 고했다.
“두문동에 계신 선비들은 들으시오! 전하의 어명을 들고 왔으니 모두 모이시오!”
원래대로라면 떠들썩한 행차와 함께 도착한 후 두문동의 모든 선비를 무릎 꿇리고 위세 좋게 외쳐야 할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곳이 어떤 곳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버선발로 달려오는 대신 멀찍이서 물끄러미 지켜보기만 해도 놀라지 않았다.
그는 배에 힘을 주고 다시 외쳤다.
“어명을 받으시오!”
그러자 세 사람이 나섰다. 한 사람은 지팡이를 짚고 있는 노인이었고, 또 한 사람은 사자와 연배가 비슷할 듯한 학자였다. 그리고 마지막 한 사람은 아직 이립도 되지 않았을 청년이었다. 아무래도 그들이 마을의 대표인 듯했다. 사자는 셋이 움직이자 사람들이 길을 틔우는 모습에 주목했다.
노인이 천천히 다가와 사자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래, 무슨 일이시라고? 이 늙은이는 귀가 어두워 잘 들리지 않는다오.”
이야기를 들을 사람이 가까이 왔으니 굳이 소리칠 필요는 없었다. 사자는 노인이 똑똑히 들을 수 있도록 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하의 어명을 가져왔소이다. 들으실 준비는 되셨소?”
“잘 들리지 않소이다. 누구의 어명을 말씀하시는 게요?”
“어명이라면 당연하지 않소! 전하의 어명 말이오!”
“오오, 그렇다면 고려에서 왔단 말인가?”
노인이 반색을 하며 물었다. 그 얼굴에 걸린 웃음을 보고서야 사자는 그가 자신을 농락했음을 알았다. 이성계가 고려를 멸하고 새 나라를 세운 지 수 년이 넘었으니, 노인이 사실을 모를 리가 없었다. 아니, 애당초 두문동에 모인 이들은 고려의 멸망을 제 눈으로 바라본 자들 아니었던가. 사자는 끓어오르는 속을 애써 달래며 말했다.
“……여기는 고려 사람만 모였다는 걸 깜빡했구려.
좋소. 다시 말하지. 난 조선에서 왔소이다. 지금부터 전하의 어명을 전하겠소!”
“이 장군이 사는 동네 말이로군. 그렇다면 돌아가시오. 우린 고려 사람들이라, 조선이란 동네와는 상종하고 싶지 않소이다.”
노인은 아예 손까지 휘휘 내저었다. 한순간 사자는 노인의 목을 칠까 망설였다. 지금 한 말만으로도 대역죄인이 되기 충분했다. 하지만 그는 곧 생각을 거두고 서찰을 꺼내 낭랑하게 읽기 시작했다.
“두문동의 선비들에게 고하노라. 무릇 하늘과 땅이 조선을 위해 펼쳐지고 이 산하의 모든 것이 조선의 것이 되었으니, 이제라도 낡은 생각을 버리고 그 재주를 조선을 위해 쓰도록 하라. 이는 마지막 통고이니, 어기는 자는 엄단할 것이노라.”
사자가 굳이 읽어주지 않았어도 모두는 그 내용을 짐작하고 있었다. 이미 수 차례에 걸쳐 이성계의 사자가 이곳에 온 터였다. 단지 하나, 이번엔 ‘엄단’이란 내용이 추가되었을 뿐이었다.
“몇 번을 말해도 우리 생각은 달라지지 않소. 우린 이곳에서 밭을 일구며 살아갈 테니, 그만 돌아가시오.”
노인은 그렇게 말하고 돌아섰다. 그러자 얼굴빛이 변한 몇 사람이 노인의 눈에 들어왔다. 노인은 혀를 끌끌 차며 지팡이를 바닥에 내리쳤다. 사람들이 놀라 노인을 바라보더니 곧 고개를 숙이고 사방으로 흩어졌다.
모두가 각자의 일터로 돌아가자 노인의 옆에 있던 두 선비도 그곳을 떠나려 했다. 그때 사자가 그에게 다가가더니 어깨를 붙잡았다. 그로서는 가볍게 잡는다고 한 것이었지만, 선비는 그의 남다른 용력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아프잖소! 이거 놓으시오!”
“아, 미안하게 됐소. 당신까지 떠날까 봐 붙잡으려 한 것이니 이해해 주시오.”
사자가 손을 놓고 사과했다. 자신을 희롱하려 한 게 아니라 진심인 듯해, 선비는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그러자 사자는 안심했는지 그에게 부탁했다.
“한 가지 부탁해도 되겠소? 이대로 돌아가기는 너무 이르구려. 잠시 마을 구경을 하면서 얘기를 나눴으면 하는데, 괜찮겠소?”
“하지만…….”
“당신이 마을의 대표 중 하나인 것 같아 부탁드리는 것이오. 당신과 이야기하면서 이곳을 돌아본다면 이곳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구려.”
듣고 보니 나쁜 제안은 아닌 듯했다. 사자에게 두문동의 결연한 모습을 숨김없이 보여준다면, 이성계가 이곳을 포기하고 손을 떼게 만들 수도 있을 듯했다. 사실 이는 순진하기 이를 데 없는 생각이었지만, 선비와 청년은 벼슬보다 학문에 정진한 몸이었기에 이런 사실을 잘 몰랐다.
“좋소. 그럼 안내해 드리리다. 난 이의라는 사람이오. 당신 이름은 어떻게 되시오?”
“내 이름은 이단이라 하오. 그러고 보니 본관이 어디신지?”
한순간 이의의 눈빛이 흔들렸다. 하지만 곧 평정을 되찾고 차분하게 말했다.
“부평 이씨외다. 당신은?”
“부평 이씨가 아니라는 것만 말씀드리겠소.”
이단이 그렇게 말하며 껄껄 웃었다. 자기가 알리기 싫어하는 걸 추궁할 필요는 없을 듯해 이의는 더 캐묻지 않았다. 이어서 청년이 자신의 이름을 황희라고 소개하는 것으로 통성명은 끝났다.
이의와 이단, 황희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마을에 들어섰다. 느릿하게 반 각 정도 걷자 사람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일하는 게 보였다. 이단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피식 웃었다.
“왜 웃으시오?”
“다들 너무 어설프게 일하는 것 같소. 마치 꼭두각시 놀음을 보는 것 같구려.”
“……어쩔 수 없소. 우리는 본래 이런 일에 적합하지 않으니.”
이의는 이단의 말에 반박하지 않았다. 애당초 두문동에 모인 이는 거의 모두 제 한 몸만 이끌고 온 선비들이었다. 집안을 이끌고 오지 않은 것은, 행여 자신들에게 일이 닥치더라도 대가 끊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선비란 족속은 책을 읽는 데는 능해도 밭을 가는 데는 능하지 못했다. 그나마 몇 사람이 데려온 노비가 초막을 엮고 농기구를 구해왔지만, 직접 농사를 짓고 나무를 베는 이들의 몸놀림은 우스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단은 얼굴을 찡그리며 이의에게 물었다.
“공은 이 마을이 올해를 넘길 것이라 보오? 당장 겨울만 닥쳐도 태반이 얼어죽을 것 같소만.”
“그렇게 두지 않을 사람들이 있으니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되오. 고려의 부흥을 꿈꾸는 자는 아직 이 땅 여기저기에 있소이다.”
조금 위험한 발언이었다. 이의가 자신들을 원조하는 이들이 있음을 넌지시 비친 건 일종의 도박이었다. 자신들을 지원하는 세력이 있으니 두문동의 세력도 이만하면 큰 게 아니냐고. 하지만 만약 노회한 노인이 보았다면 혀를 차며 꾸짖었을 것이다. 세련되게 접근하지 못하고 처음부터 고려 부흥 세력이 있음을 드러냈기에, 조선에서 이들을 굴비 두름처럼 엮어 처벌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이단의 눈이 한순간 가늘게 떠진 것도 분명 이것과 연관이 있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깨닫지 못한 두문동 사람들은 이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볼품없는 초막들과 엉성하게 일군 밭, 잔가지만 쳐낸 땔감더미를 보여주면서도 황희와 이의는 끝까지 당당했다. 그 당당함은 분명 선비다운 순진함에서 오는 것일 터였다. 그 점을 떠올리자, 문득 이단은 눈앞의 선비들을 놀려주고 싶어졌다.
“마을을 잘 봤소이다. 그런데 두 사람에게 묻고 싶은 게 있소.”
“무엇이오?”
이번엔 황희가 먼저 반응을 보였다. 이단은 그에게 짐짓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질문을 던졌다.
“과거, 주의 무왕이 은의 주왕을 멸하자 백이와 숙제는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먹다 굶어죽었소. 이는 옳은 것이오?”
“당연하오. 그들의 절개는 지금까지 찬양되고 있소. 무왕의 행위는 결코 용서받지 못할 반역이었으니, 주는 정당하게 세워진 나라가 아니었소. 그 천명이 훗날 주를 비참하게 몰락하게 만들지 않았소이까? 역사는 반복되는 법이지요.”
이의의 말에 숨겨진 뜻은 삼척동자라도 짐작할 수 있을 만한 내용이었다. 즉, 조선이 고려를 멸망시킨 것도 과거의 고사에 비추어보면 훗날 같은 천명을 받을 거란 경고였다. 하지만 이단은 씩 웃으며 반론했다.
“맞는 말이오. 허나 본인은 좀 다르게 생각하고 있소. 백이와 숙제는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먹었지만, 수양산도 주의 것이요 고사리도 주의 것이었소. 따라서 그들은 주를 원망하면서 주의 땅에서 주의 산물을 먹으며 연명했소이다. 이는 어떻게 설명하시겠소?”
무인이 아니면 쉽게 떠올리지 못할 날카로운 질문이었다. 선비들에게 백이와 숙제는 하나의 신화였다. 백이와 숙제의 행적을 보고 자랐기에 이들은 망설이지 않고 두문동 행을 택한 것이다. 그런 그들을 비판하는 것 자체가 선비들에겐 어려운 일이었다.
황희가 말이 막히자 이의가 대신 나섰다.
“짓궂으신 분이구려.”
“난 궁금한 것을 물었을 뿐이오.”
이단은 씩 웃으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자 이의는 차분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들은 그 자리에서 목을 매달거나 황하에 뛰어들어 목숨을 버릴 수 있었소. 그랬다면 이런 비판을 받을 일도 없었을 게요.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구차하게 산 것은, 분명 은나라를 애도하기 위해서였으리라 생각하오. 마치 부모가 죽으면 자식이 3년 상을 치르는 것처럼, 자신들이라도 은을 위해 통곡하고 싶었겠지. 모든 사람에게 오직 결백할 것만을 주장했던 성인들이었지만, 최후에 이런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기에 난 그들을 존경한다오.”
황희가 ‘아!’하며 무릎을 쳤다. 이단도 감탄하는 빛을 숨기지 않았다.
“그렇군. 그렇게도 해석할 수 있겠구려. 그렇다면 재차 물읍시다. 자식이 부모 상을 치르는 기간은 3년이오. 그렇다면 두문동 선비들이 고려를 기리는 기간은 대체 얼마요?”
“글쎄올시다. 3년을 서른 번쯤 쇠고 나면 모두 죽어 없어지지 않을까 싶소.”
이의가 웃으며 대답했다. 재치있는 대답에 황희와 이단 모두 웃음지었다. 하지만 황희와 이단의 웃음은 그 성격이 달랐다. 황희의 경우는 감탄이었지만, 이단의 웃음은 안타까움을 가리기 위한 것이었다.
어느새 마을 입구는 코앞이었다. 하지만 이단의 말은 저만치에 매어져 있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두 사람은 거기까지 이단을 마중해 줄 생각이었다. 이단에겐 사람을 끄는 매력과 호탕함, 선비와 대화할 수 있는 지성이 고루 갖추어져 있었다. 이런 자가 고려에 충성을 다했다면 최영 장군과 힘을 합쳐 고려를 굳건히 지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두 사람에게 앙금처럼 남았다.
잠시 말이 없던 이단이 걸음을 멈추었다. 말이 묶인 곳까지 불과 이십 보 떨어진 곳이었다.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조용히 시조 한 수를 읊었다.
“썩은 용잠든 연못 돌보는 이가 없어
바람이 불어오면 흙탕물 가득하니
뿌리를 내리지 못해 부평초는 우노라.”
시조를 읊은 이단은 멋쩍게 웃었다.
“문재는 없으나 한번 읊어 보았소. 부디 즐겨 주셨으면 하오.”
이의는 대답하지 않고 눈을 감았다. 그 얼굴에 처연한 표정이 나타나는 것을 본 황희는 곧 이 시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썩은 용은 몰락한 왕씨를 상징할 것이다. 이단은 고려를 섬기는 이곳에 곧 핍박에 닥친다고 경고하고 있었다.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는 과연 이 바람에 견딜 수 있을 것인가? 그는 침을 삼키며 이의를 바라보았다.
이의의 입술이 달싹거리더니, 곧 화답하는 시조를 잔잔히 읊조렸다.
“부평초 가득하니 연못이 빛나누나
바람에 흔들려도살 곳은 이곳이니,
뿌리를 내린다 한들 오얏밭에 내리랴.”
“좋구나!”
황희는 자기도 모르게 감탄했다. 오얏밭은오얏 이씨의 나라를 가리킬 터. 그는 조선을 섬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은연 중에 드러낸 것이다.
이단은 쓴웃음을 짓더니 그대로 돌아서 말에게로 향했다. 이의와 황희는 더 따라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이단을 전송했다. 그들 사이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할 것인가. 오직 말만 푸르륵거리며 주인을 반길 뿐이었다.
“그럼 이만 가겠소. 조만간 다시 볼 날이 오겠지.”
“그럴 것이오, 이 장군.”
이단이 말에 올라탄 채 뒤를 돌아보았다. 이의와 이단의 눈이 마주쳤다. 서로의 표정은 서로에게 대화 이상의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찰나와 같은 순간이 지나고, 이단은 말머리를 돌려 박차를 가했다. 말이 히히힝 하고 길게 울부짖으며 속력을 내 달려갔다.
그의 모습이 사라지자 황희는 이의에게 물었다.
“이 장군이라니, 마치 이 공이 저 분을 잘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조만간 자네도 알게 될 걸세.”
이의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황희는 조정에 출사하지 않고 오직 의기만을 앞세워 무작정 두문동에 들어왔다. 최영을 몰아내고 권좌에 앉은 자가 제일 먼저 한 일이 피휘(군주의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를 이유로 ‘단’이란 이름을 새로이 얻었다는 사실을 황희는 알지 못했다.
이단이 이곳에 온 것은 공격이 멀지 않았다는 뜻일 게다. 두문동에는 조선의 군병을 방어할 그 어떤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 지금 두문동 선비들의 소망은 오직 하나, 고려를 위해 장렬히 산화해 자신들의 충심을 먼 훗날까지 떨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한 사람 정도는 끝까지 살아남아 두문동의 이야기를 가슴 속에 품었다 다음 사람에게 전해줘야 하지 않을까. 이의는 그렇게 생각하며 황희를 바라보았다. 아직 창창한 젊음과 올곧은 성품을 가진 이 청년이라면 그 역할을 더욱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의는 이런 사실을 노인과 상의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발길을 재촉했다. 황희는 영문도 모른 채 바지런히 그 뒤를 따라갔다.
그날 밤 이의는 오랜만에 꿈을 꾸었다. 자신이 부평초 안에 들어있는 꿈이었다. 그 속은 아늑했고, 그래서 바깥에 풍랑이 쳐도 버틸 수 있었다.
이윽고 풍랑이 완전히 그치자 부평초는 이파리를 활짝 열었다. 밖으로 나간 이의는 쏟아지는 햇볕 아래에서 자신이 있는 장소를 돌아볼 수 있었다. 하늘하늘 흔들리던 부평초가 당도한 곳은 어떤 바람도 흔들지 못할 만큼 서로의 몸을 지탱해주는 거대한 부평초 군락이었다. 뿌리를 내리지 않은 자들만이 흘러 들어와 닿을 수 있는 아늑한 장소. 그곳에 그가 서 있었다. 이곳은 그의 고향이었고, 그에게 고향이었다.
“부평에 뿌리가 없다 뉘 비웃더냐.”
이의는 부평초 잎을 애정 어린 손으로 쓰다듬으며 나지막이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