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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미 연애 광상곡

黄薔薇恋愛狂想曲


원작 |

역자 | 淸風

7. 꾀임에 빠져선, 바보


 과외가 시작된 뒤, 이게 몇 번째 수업이 되는 걸까. 한 가지 일에 빠져들지 못하는 성미, 거기다 학생과의 커뮤니케이션이라 하는 문제도 있어서 시작할 때까지는 과연 잘 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도 했었지만, 생각 외로 즐거웠다.
 물론 그건, 배우는 학생에 의한 부분이 크겠지.
 여하튼 유키 군은, 매번 매번 여러가지 방법으로 에리코를 즐겁게 해 준다.
 학생과 서로 맞지 않으면 가정교사 같은 건 힘든 일일지도 모른다. 여하튼 두 시간 정도동안이라곤 해도, 단둘이 있는 상태서 공부를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되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굉장히 운이 좋았다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 또한, 시간 대로 후쿠자와 저택의 문을 지난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에리코 선생님.”
 안내받아서 2층에 있는 유키 군의 방에 들어간다. 코트를 벗고, 얼마간 잡담을 한 뒤에 수업에 들어간다.
 한시간 정도 수업을 진행해, 그 뒤, 휴식을 끼우고 다시 한 시간 수업. 학생으로썬 유키 군은 수업도 잘 따라오고 이해력도 좋아서, 역으로 약간 아쉬울 정도다. 그렇기 때문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중간에 장난을 치고 싶어진다.
 진지한 표정으로 문제랑 눈싸움 중인 유키 군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자, 오늘은 어떤 짓을 해 줄지를 고민하고 있자,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
 나에게 한 마디 양해를 구하고 복도로 나가서, 전화를 받는 유키 군.
 방 문이 완전히 닫혀있지 않았기에, 이야기 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에, 진짜로?”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면, 친한 사람인 모양이다.
“아―, 알았어…………응, 예이예이, 끊을게.”
 전화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온 유키 군은 어딘가 곤란한 듯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고 있었다.
“아―, 곤란한데―.”
“무슨 일, 있니?”
“아, 아뇨. 별로…….”
“거짓말하시네. 지금 곤란한데―라고 말했잖아. 자, 자백하렴.”
“음―, 아뇨, 실은 엄마가 건 전화였는데요. 오늘, 저희 부모님, 친척 집에 가셨는데 어쩌다 외식하러 가게 되어서, 돌아오는 게 늦어 진다고.”
“흐응. 그래서, 그게 왜 곤란한 거니? 혹시나, 외롭다거나?”
 조금 심술궂게 말해 보자.
“아니에요! 꼬맹이도 아니고.”
 열받은 듯 대답한다.
 이런 부분이 또 사랑스러운 부분이긴 하지만, 입에 담으면 또 화낼태니까 가볍게 웃는 정도로 멈춘다.
“그냥, 저녁밥 어떡할지 고민한 것 뿐이에요.”
“유미 쨩은?”
“오늘은 친구랑 놀러 가서, 저녁도 먹고 온다고.”
“어머.”
“뭐어, 어딘가에 먹으러 갈까……아, 죄송해요. 관계 없는 일이었네요. 아직, 시간 되지도 않았는데.”
“아, 잠깐, 유키 군. 오늘은 이제 됐어.”
“에? 그래도 아직 시간이.”
“괜찮으니까. 더이상 하면, 시간이 늦어져 버리니까.”
“에, 그러니까 빨리 오늘 분을 마치고…….”
“그게 아니라.”
 에리코는 일어나서, 행거에 걸어두었던 코트를 집는다.
“쇼핑. 오늘 저녁식사, 내가 만들어 줄게.”
 소매를 넣으면서 되돌아본다.
 유키 군은 놀라고 있다.
“자, 빨리 가자.”
 긴 속눈썹을 드러내며, 에리코는 윙크했다.


 부끄러워하는 유키 군의 팔을 반쯤 억지로 끌고, 에리코는 근처의 슈퍼에 쇼핑하러 나갔다. 동네 슈퍼여서 아무래도 유키 군을 알고 있는 사람도 여럿 있었고, 그때마다,
“어머, 유키 군도 참, 어느새 그런 예쁜 애인이?”
“아, 아니에요!”
 라거나,
“옷, 뭐야 유키, 축하해, 한동안 못 보는 동안 굉장히 멋진 신부를 얻었구나.”
“무슨 소리 하는 건가요?!”
 라거나,
“결혼식에는 불러줘~”
“대체 뭔가요 그건!!!”
 등등, 이런 대화가 되풀이되었다.
 그때 한편 에리코는.

“에리코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유키 군도 참, 부끄럼쟁이라서 언제나 이런 소리를 한다니까요.”

“장래는 후쿠자와 에리코가 될까요―.”

 등등, 상대에 맞추듯 미소를 띄우며 유키 군의 팔에 달라붙거나 했다.
 그런 느낌으로 유쾌한 쇼핑을 만끽하고, 집에 돌아오자 유키 군은 기분탓인지 지친 표정이었다. 조금 미안하다고 생각해서, 요리는 제대로 힘을 써 주었다.
“자, 맛있게 들어.”
“우와, 대단해……이거, 전부 에리코 선생님이?”
 눈을 크게 뜨고 에리코가 만든 요리를 바라보고 있다.
 에리코가 만든 건 두부 무침, 두부와 순무로 된 샐러드, 탕국. 사실은 한 종류쯤 더 만들고 싶었지만,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참았다.
 에이프런을 벗고, 에리코도 자리에 앉는다.
“잘먹겠습니다.”
 젓가락이 움직여, 요리를 집고, 입에 옮긴다.
“맛있어!”
“후후, 고마워.”
“대단해, 진짜 맛있어요 이거.”
 기세 좋게 요리를 먹어치워 간다.
 빈말도 거짓말도 겉치렛말도 뭣도 없는 솔직한 찬사. 먹는 모습이 그 모든걸 드러내고 있다.
 에리코 자신은, 레이처럼 요리에 취미 같은 게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역시 자신이 만든 요리를 눈앞에서 이렇게 맛있는 듯이 먹어주면 기뻐진다.
“요리 선생님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건 무리야. 근처에 좀 더 굉장히 요리를 잘하는 애를 알고 있으니까. 그런 거 봤다간, 무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에리코 자신도 요리에 젓가락을 뻗으며, 거절한다.
 물론 레이를 말한다. 애초에, 요리 자체에는 그리 집착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걸로 별 상관 없지만.
“그런가요. 이렇게나 맛있는데.”
“괜찮아, 좋아하는 사람만 기뻐해 주면. 지금의 유키 군 처럼.”
“뭐, 뭘, 매번 농담만, 놀리지 말아 주세요.”
 에리코의 대수롭지 않은 말에, 금세 얼굴을 붉히는 유키 군. 그런 반응이 또, 에리코의 마음을 근질인다.
“어째서? 모르는 거잖아. 내가 유키 군을 정말로 좋아하게 될지도?”
“그런 소리 들어도, 더이상 안 속아요.”
 눈길을 피하듯, 요리에 집중하는 유키 군. 아무래도 첫날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경계하고 있는 모양이다.
“역시, 다른 좋아하는 애가 있는 거지?”
“노 코멘트로.”
“요시노 쨩인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의외의 방향으로, 레이라거나?”
“어, 어째서, 레이 씨가.”
 저번에, 레이가 건 전화를 떠올리고 입에 담아 봤지만, 왠지 생각한 이상의 동요를 보이는 유키 군. 레이는 요시노 쨩이 시켜서 전화를 걸었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레이 쪽이 유력한 거였을까. 적어도, 두 사람의 사이에는 뭔가 있다. 유키 군이 동요해 버릴 정도로.
“아무것도 아니니까요. 잘 먹었습니다, 정말로 맛있었어요. 아, 식기는 그대로 둬 주셔도 괜찮으니까요.”
 그 말을 남기고, 달아나듯 자리를 뜬다.
 에리코도 잠시 뒤에 식사를 마치고 일어난다. 그대로 둬도 된다는 소릴 들었다고 그대로 둘 수도 없어서, 일단 식기는 정리해서 개수대에 두고 약간 물로 씻어둔다.
 손을 닦고 거실로 향하자, 소파에 앉아 있는 유키 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천천히 다가가 곁에 앉자, 유키 군이 가볍게 몸을 떨었다.
“조용하네.”
“TV라도 켤까요?”
“조용한 편이 좋아.”
 그대로 둘이 나란히 앉은 채로, 딱히 뭘 이야기하지도 않고 조용히 있는다. 유키 군의 모습은 어딘가 침착지 못해, 그대로 있기 힘든 것 처럼도 보인다.
“……단 둘이네.”
“그, 그렇네요.”
 다시, 한동안 정적.
“한 지붕 아래, 젊은 남녀가 단 둘이.”
“무, 무슨 소릴 하는 건가요?”
“저기, 나는, 그렇게나 매력이 없을까?”
 몸을 앞으로 숙여, 아래서 엿보듯이 유키 군을 본다. 유키 군의 눈동자가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게 보인다. 이 자세라면, 미묘하게 헐렁한 목덜미에서 정말 약간 가슴 살갗이 보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 잠깐, 에리코 선생님.”
“저기, 유키 군.”
 몸을 더더욱 들이댄다.
 유키 군은 피하려 하지만, 소파라는 달아날 길 없는 곳에서는 그것도 마음대로 안 된다. 슬쩍, 유키 군의 손등에 겹치는 듯이 손을 얹는다. 굉장히 열기를 띠는 것 처럼 느껴진다.
“에리코 씨, 저기, 저.”
“내가 이 이상 말하게 할 셈이야? ……유키 군, 바·보…….”
 드리워지려 한 머리칼을 손으로 막는다.
 너무 했나 생각했지만, 에리코도 기세에 타 버렸다. 거기에, 유키 군의 반응이 또한 재밌다는 것도 있었다.
 손에 가볍게 힘을 넣어 꾹 쥐고, 그럼, 이 뒤에 어떡할까 생각하고 있자.
“유키 군……꺅?!”
 더더욱 얼굴을 가까이 대려 했을 때였다. 한순간, 뭐가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단지 정신이 들자, 굉장히 굳어진 표정을 한 유키 군이 눈 앞에 있었다.
“에?”
 에리코는 소파에서 위를 향해 누은 자세가 되어 있었다. 갑자기 어깨와 팔을 잡혀, 한 순간에 밀려 넘어진거다.
“어, 어라?”
 자세는 이해했지만, 상황은 정리되지 않았다.
 유키 군이 에리코의 어깨와 팔을 잡고 소파에 쓰러뜨린 다음, 지금, 약간 무서운 표정으로 에리코를 바라보고 있다.
“저기, 유키 군?”
 물어 보았지만, 유키 군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계속 바라보기만 하고 있다.
 곤란해, 너무 지나쳤나 생각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몸을 움직이려고 해도 어깨와 팔을 강한 힘으로 꽉 눌리고 있어 상반신은 전혀 움직일 수 없고, 다리 위에 올라타 있기에 하반신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가까스로 움직일 수 있는 건 목 정도지만, 그걸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에리코 선생님.”
 쓰윽, 얼굴이 다가온다.
“거짓말, 잠깐, 유키 군, 저기!”
 움직일 수 없다.
 얼굴이 귀엽다고 해도 남자애. 힘으로는 당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자신이 뿌린 싹이라곤 해도, 설마 이런 일이 될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유키 군이라면 덮쳐 오거나 하는 일은 없으리라고, 단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키 군이라 해도 평범한 남자애였다. 그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유혹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 지나쳤다.
“으응!”
 유키 군이 귀에 가볍게 숨을 불어넣어, 몸이 떨렸다.
 반쯤 체념하고, 에리코는 꾸욱 눈을 세게 감았다.

 하지만.
 갑자기, 유키 군의 기색이 떨어졌다. 잡혀 있었던 어깨와 팔도, 자유로워졌다. 슬쩍 눈을 떠보자, 어딘가 면목없어 보이는 표정을 한 유키 군이 보였다.
“―――죄송해요, 난폭한 짓을 해서. 그래도, 역시 조금은 알아둬 줬으면 했어요. 혹시, 그, 남자가 나쁜 마음을 먹으면, 지금같은 일도 일어날 수 있으니까.”
“……에?”
“에리코 선생님은 미인이고,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니까, 그, 함부로 그런 행동을 하면 안돼요. 일이 잘못되고 나서는 늦으니까요.”
“저기, 그럼 뭐야, 지금 건 그걸 가르쳐 주기 위해서, 일부러?”
“예에, 뭐어.”
 듣고서 처음은 아연실색했지만, 점점 에리코는 화가 나기 시작했다. 별로, 속았다는 사실에 대해서가 아니다. 거기까지 해 둬놓고서, 사람을 밀어 쓰러뜨려 놓고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 또한 화가 나는 거다. 그렇다고 해서, 뭔가 당하는 게 좋았냐고 묻거나 하면 수긍할 수 있을 리도 없으니, 어중간한 분노가 솟아오른다.
 따지고 보면 자신의 잘못이었다고 하는 의식도 있었던 탓일지도 모른다. 화를 바로 유키 군에게 부딪치지도 못하고.
 위를 올라보는 자세인 채로, 에리코는 팔로 눈을 가렸다.
“저, 저기, 에리코 선생님?”
 울려 버렸다고 착각이라도 하고 있는 건지, 갑자기 당황한 유키 군의 소리가 들렸다.
“……일으켜 줘.”
“――에?”
“일으켜 줄래?”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은 쪽의 손을 뻗는다.
 한동안, 손이 허공을 헤메이고 있었지만, 이윽고 유키 군의 손에 잡혔다. 그리고 힘을 담아 끌어 당겨졌다.
 순간.
 끌어당기는 힘을 이용해서 힘차게 상반신을 일으킨 에리코는, 그대로 유키 군의 목을 껴안았다.
“앗, 잠시, 에리코 선생님?!”
 놀란 소리를 무시하고 계속 껴안은 뒤, 한동안 지나서 간신히 몸을 뗀다.
 눈을 크게 뜬 유키 군을 곁눈질로 소파에서 일어나, 흐트러진 옷차림을 고친다. 말도 없이 새빨개진 유키 군을 내려다보며, 입가를 손등으로 훔치면서 에리코는 약간 미소를 띄우고.
​“​―​―​―​제​법​이​잖​아​.​ 그래도 어차피 이럴 거라면, 마지막까지 할 정도의 기개가 없어서야.”
 마지막 말을 남기고, 에리코는 거실에 등을 향했다.

 유키 군의 방에 돌아가 코트를 가방에 담고, 그대로 현관에 나간다. 문을 닫기 직전에 뛰쳐나오는 유키 군의 모습이 보였지만, 에리코는 가볍게 흘낏 본 뒤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다.
 날씨는 나빠서, 구름에 덮여 별빛은 보이지 않는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가 뺨을 때린다.
“역시 재밌어, 저 애.”
 중얼거리면서, 저도 모르는 새 입꼬리가 비틀린다.
 아까 전은 당했지만, 물론, 에리코가 당하고 끝낼 리가 없다. 유키 군에게서 떨어졌을 때, 그건 확실히 에리코의 눈에 들어왔다. 선명히 새겨진 목덜미의 키스 마크는 한동안 사라질 일 없겠지.
“자, 레이랑 요시노 쨩인가.”
 가정교사 첫날,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요시노 쨩의 사진을 보고 이쪽이 진짜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레이에 대해서도 그다지 싫은 건 아닌듯하다. 이렇게 되면, 황장미 세자매가 유키 군을 둘러싼 사랑의 쟁탈전, 이라는 것도 재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과연 레이는, 요시노 쨩은, 어떻게 반응할까.
 그리고 제일 흥미로우며 예측불능인 건, 에리코 자신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는 것,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일수록 재밌다. 오랜만에 두근두근하는 듯한, 설레이는 듯한 감각이 가슴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뒤에, 어떻게 굴러갈까―――


 상상조차 까지 않는 미래예상도를 밤하늘에 그리며, 에리코는 자신도 눈치채지 못한 가벼운 발걸음으로, 어둠에 잠긴 거리를 걸어가는 거였다.

 
계속
~추신~
 매혹의 에리코 님.
 하지만 유키여, 잘도 거기서 참을 수 있었구나……!!

역자의 말:
 2주만의 광상곡입니다.
 슬슬 이야기도 절정으로 다가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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