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의 주인공은 최강입니다.
동방의 캐릭터들에게서 친애나 경의를 받거나 경계와 공포를 받거나 라이벌로 인정되기도 합니다.
가끔 명대사를 말하면, 「대단해…」라던가 「역시 천재구나」같은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대개 좋아하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네타 가득한 발언일 뿐이므로, 정말로 대단한건 그런 명대사를 말씀하신 위대한 선인들입니다.
예를 들어서, 자신이 만화적이나 애니메이션 같은 비상식 시츄에이션이 가득한 판타지 세계로 전생한다면─.
현실에서 불가능 하다는 딴지는 둘째치고, 창작의 세계에서 그런 전개는 흔히 있다.
이세계 트립물, 혹은 전생물 같은 것들 말이다.
웹 소설이 광범위로 보급되는 현재, 1차 창작이나 2차 창작으로 수없이 양산된 장르다.
자신이 살던 세계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이세계에 떨어진, 이러저러한 성격이나 성질을 가진 주인공들.
그들 혹은 그녀들은 그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나갈까─. 그 내용이 스토리의 기반이 된다.
많은 캐릭터는 그 세계에 없는 현대의 지식으로 명예나 재보를 목표로, 또 다른 캐릭터는「전생트럭」이나 「신」이라 불리는 존재에게서 받은 능력을 가지고 새로운 인생을 산다.
거기가 2차 창작의 세계라면, 본래의 이야기에 개입해, 예전에는 화면 너머로 보기만 했던 2D의 캐릭터들과 관계를 맺는 것도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이미 알고있는 이야기의 위험성을 고려해서 조용하고 평화롭게 사는 것을 바라는 경우 또한 있다.
무엇을 하던 자유.
만약 이세계에 떨어진들, 그것은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대사건에 지나지 않으니까.
그런데, 그런 「이세계 트립물」이라는 장르의 주인공이 여기에 한 사람・그 혹은 그녀가 있다.
전생한 장소는 「동방 프로젝트」——요괴가 실재하고, 신이 군림하며, 마법이나 영능력이 탄막이 되어 난무하는 비정상적인 세계 중 하나다.
물리법칙 같은 상식적이고 현실적인 한계 따위 존재치 않는 창작의 세계에 떨어진 그 혹은 그녀.
자신의 현대 지식을 사용한 치트치고 플레이 하는 것 같은 영지물도 괜찮고, 2차 창작의 캐릭터들 상대에게 하렘을 바라고 관계를 맺어도 괜찮다. 원작에서는 괴수of괴수 같던 보스 캐릭터를 상대로 능력을 사용한 나 졸라쎄에에에──!!! 같은 스토리도 재미있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망상으로 치부되던 모든 일이, 창작의 세계에서는 가능하다.
그렇다면, 과연 그 혹은 그녀는 「무엇」을 할까─?
「2D의 세계 외에서는 불가능한 무지막지한 수련 진심으로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루 30시간의 단련과 감사의 정권지르기 1만회군요, 압니다.
◆
여느 때처럼 마리사가 하쿠레이 신사의 경내에 착지하면, 어쩐지 나른한 아침의 시간대에 툇마루에서 뒹굴뒹굴 하고 있는 레이무가 있어야 할, 그곳에는 평상시와 다른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하루의 시작 같은 건 고통스러울 뿐이라며 하루 종일 따분한 표정으로 마당을 바라보는 평소의 레이무는 그곳에 없었다.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역자 : 원문 “비가 오려나.”)
「그럴 리 없잖아」(역자 : 원문 “하루 종일 쾌청한 날씨야.”)
툇마루에서 걸레질을 하고 있던 레이무는, 반 정도 정신줄을 놓고 있는 마리사의 혼잣말에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건 이변인가? 이봐 레이무. 뭔가 이상한 거라도 먹은 거야?」
「무녀가 신사의 청소를 하고 있는게 이상해?」
「네가 아침부터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게 이상해」
자신은 친구라고 말하며, 타인에게선 지긋지긋한 관계라고 말해지는 레이무와의 대화로 평소의 페이스를 되찾은 마리사는 언제나와 같은 못된 장난꾸러기 같은 미소를 띄웠다.
「오늘은 뭔가 특별한 일이라도 있어? 아니 분명 특별한 일이 일어나겠지. 그렇지 않으면, 네가 아침부터 이렇게 기합내서 일하고 있을 리 없잖아.」
「별로 기합내서 하지 않았어. 평소랑 같아.」
「평상시는 흐물흐물 늘어져서, 물처럼 땅바닥에 퍼질 것 같이 게으름 피는 주제에 잘도 그렇게 말할 수 있구나.」
「말이 심하네.」
반격하듯이 대답하는 레이무였지만, 그 말은 화난 것 같지도 않았으며 박력도 없었다.
마리사가 아는 한, 이 하쿠레이 레이무는 좋게 말하면 마이 페이스, 나쁘게 말하면 무기력한 소녀였다.
잔소리나 불평은 말해도, 분노나 슬픔 같은 격렬한 감정과는 평생 연관 없을 것 같이 느껴질 정도다.
뭣보다도, 그렇게 화도 내지 않는 주제에 터무니없는 공격을 하는 것이 다른 의미로 무섭지만.
그런 레이무가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는 것 자체가 마리사에게 있어선 놀라웠으며, 신선했다.
「어쨌든간에, 혹시 오늘 손님이라도 오는거야?」
「아— 네가 알 필요 없잖아.」
신사의 청소를 하고 있던 이유를 추리해 본 마리사에게, 레이무는 대답을 피했다.
이것 또한 드문 일이다. 게다가, 눈을 피하고 어딘가 부끄러운 듯한 표정을 띄우는 모습 같은 건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었다.
마리사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질문을 이었다.
「누가 오는 거야?」
「에—」
「내가 알고 있는 녀석이야?」
「음—」
「속여도 소용없어. 나의 오늘 일정은 방금 정해졌으니까.」
「……만날 셈?」
「네 친구라면 소개해달라고」
흥미가 돋았는지 활짝 웃는 마리사를 보며, 레이무는 포기한 듯 한숨을 내뱉었다.
「오늘 오시는 분은 선대의 하쿠레이의 무녀님.」
「헤에~, 너보다 전에 여기에 살던 사람인건가! 아직 살아있었구나, 틀림없이 죽어서 대가 바뀐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죽여도 죽을 것 같지 않은걸. 그 사람.」
「흐음~, 레이무가 그렇게 말할 정도면 무지 강하려나?」
「하쿠레이의 비술 이상으로 순수한 무술이 뛰어난 사람. 지금은 마을에서 의료소를 열고 있어. 단지 치료보다는 정골(正骨)을 더 잘한다던데.」
「그렇단말이지—. 그런데, 네게 선대를 존경하는 마음이 있었다니 놀랐어.」
평소, 나른한 표정으로 경내를 청소하는 것 외에 무녀로서의 특징을 찾아낼 수 없었던 마리사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런 말을 들으며, 레이무는 평탄한 모습으로, 걸레를 짰다.
「그야 어머니 정도는 평범하게 존경하는거 아냐?」
「…………뭐?」
마리사는 레이무와 안면을 튼 이래 최대의 충격을 받았다.
◇
――이야기를 하지.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극히 흔한 「이세계 트립」을 경험한 여자다.
이름은 말하지 않는다.
이전에는 「하쿠레이 ■■■(아무개)」로 불리고 있었다만, 하쿠레이의 무녀를 현대에게 계승한 이래, 그 이름은 「지금의 하쿠레이」인 레이무의 물건이다.
은퇴한 지금은 「선대 무녀」나 「선대」라고 불린다.
생전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한다.
전생이라고는 해도, 생전의 기억에 관해서는 꽤 편차가 있다.
이 환상향에는 어울리지 않은 현대 지식같은 걸로 따져보았을 때, 자신이 「전생한 인간」이라고 하는 자각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전생의 기억같은 것은 상당히 애매했다.
전생의 자신이 어떤 인격을 가진 인간이며, 어떤 입장에 있었는지도, 얼마나 살았으며, 어떻게 죽었는지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지금은 여자의 몸이지만 생전의 성별마저 확실치 않다.
자신의 사고가 남성적이라거나 여성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애매한 것이라고 주위와 비교당해서 자각하고 있고, 현재까지 그 어느 쪽에게도 성적 충동을 가진 적 또한 없다.
그런 식으로 살다보니, 어느새 「무녀」같은 신성한 지위를 가져버렸으니, 인생이란 정말로 흥미로운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특수한 입장에 놓여있다고는 한들 나는 별로 불편함을 느꼈던 적은 없다.
생전의 자신에게 흥미도 없고, 생전의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던들, 지금을 살아가는 내게 있어선 아무래도 좋은 「딴사람 이야기」다.
전생이란, 의외로 그런 것이었다.
그러나, 「생전의 인생의 지식」에게 영향을 받지는 않았어도 「생전의 세계의 지식」이라는 것은 지금의 나를 만드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우선 나는, 지금 살고 있는 이 세계가 「동방 프로젝트」라 불리는 창작물의 세계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작품은 슈팅 게임이 원작이면서, 2차 창작이 양산되어, 폭넓은 장르로 성장한 것으로 유명했다.
나도 생전에는 그 2차 창작으로 동방을 알았으며, 정작 원작에는 슈팅게임에 약하기도 해서 손을 대본 적이 없다. 세간에서「실은 동방 한 적 없어요(웃음)」이라 불리는 인간이었던 것 같다.
팬인 것은 틀림없다. 동방의 독특한 세계관이나 캐릭터는 정말 좋아한다.
원작에 대한 지식이나 상식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그렇다고는 한들, 내가 실제로 살아가는 이상, 이 세계는 현실이며 줄거리가 존재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원작이 슈팅 게임이라 한들, 십자 키와 버튼으로 인간이 움직이고, 피격당해도 잔기가 존재하는 세계가 아닌 것이다. 원작의 지식을 들먹여봤자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오히려, 나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이 세계가 「요괴나 신이 존재하는 초현실적인 세계」라는 점이다.
이 세계를 이해했을 때, 나는 환희했다.
생전의 자신이 어떤 인간이었는지는 모른다. 단지, 생전의 지식이 나에게 어떤 강한 욕구를 불어넣었던 것이다.
──수행하고 싶다. 터무니없는 수행에 도전해 보고 싶다.
단지 그것만의 순수한 욕구였다.
그런 생각을 떠올린 나에게 무언가의 욕망이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 이상으로 강해지는 과정이 중요했다.
배틀물의 만화 안에서 그려져 있던 수많은 바보같을 정도의 수행 과정.
예를 들자면 ──하루 30시간이라는 모순 가득한 단련을 한다.
예를 들자면 ──1만회의 정권지르기와 감사의 기도를 반복하여 최종적으로는 1시간 이내에서 끝낼 수 있을 정도로 단련한다.
예를 들자면 ──전신에 체중보다 무거운 무게주머니를 달고 생활한다.
예를 들자면 ──특수한 호흡법을 체득하기 위해 10분간 숨을 들이마시고 , 그 후 10분간 내쉬기.
그 외, 창작물에서 임팩트 있던 것이나 재밌어 보이는 수행들을 이것저것 도전했다.
현실에서 한다면 헛짓거리일, 강해지기 전에 죽지않는게 이상할 것 같은 수련마저 한다.
과정에서의 리스크 따위 뇌 밖으로 던져버린 것 같은 바보같은 수련.
──그러나, 이곳은 현실이 아닌 환상이 존재하는 초현실이다.
나는, 시험해보고 싶어서 어쩔 줄 몰랐다.
「노력하면 보답받는다.」라는 진부한 이론을 극한까지 규명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특별히 목적도 없고, 장래 일어날 원작 스토리의 무대인 이변에 개입하거나나 강력한 요괴와 싸워서 나 졸라쎄에에──!! 따위를 하고싶었던 것 또한 아니다. 결론짓자면 「그런거 동방에서 할 필요 없지 않아?」라고 들을 것 같은 수행을 시작했다.
물론, 고통과 후회를 동반하는 과정이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괴롭고, 괴로워서, 몇 번이나 포기하려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만두지 않았다.
왜냐하면 시작하기 전부터 「이런 수행은 그럴 수밖에 없다.」라는, 포기보다는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자신을 타이르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수행을 계속했다.
죽기 직전의 각성 같은 것을 운운할 것 같은 도리 따위 대기권 밖으로 던져버린 수련 뿐 이므로, 죽어도 괜찮다는 식으로 생각하며 수련을 계속했다.
스스로도 나 미친 거 아냐? 라고 생각한적도 있었지만, 처음부터 그런 것 때문에 그만둘 정도라면 도전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여러 상대와의 이러저러한 싸움이 붙고 승리하고, 만나고, 헤어지고 그럼에도 끝없이─뭐, 목적이 있어서 수행하는게 아니니까 당연하지만─ 스스로를 단련했다.
그런 식으로 자신을 단련하고, 싸우고, 살아온 결과…….
나는 어느새, 환상향을 관리하는 「하쿠레이의 무녀」 중에서도 역대 최강의 무녀로서 인간과 요괴에게서 경외시 되는 존재가 되어있었다.
……아니아니, 인생이란건 정말로 재미있구나.
물론, 수행은 계속할거지만.
◆
「역대 최강인가……역시 믿을 수 없는걸」
쇼크로부터 회복한 마리사는, 이불을 말리는 레이무의 등을 바라보면서, 그녀에게서 들은 선대 무녀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거 쉽게 말하자면 레이무보다 강하다는 거지?」
「무녀의 수행 중 대련도 많이 했지만, 결국 한 번도 이길 수 없었어.」
「믿을 수 없는 일 뿐인걸……」
레이무는 평탄하게 대답했지만, 그녀의 힘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마리사로서는 그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마법사로서 자신이 얼마나 미숙한 지 자각하고는 있지만, 그런 실력차에 관계없이, 이 하쿠레이 레이무라고 하는 소녀의 천성적인 힘은 뼈저리게 알고있다.
구름과 같이 그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그녀가 쓰러지는 모습 따위는 상상할 수조차 없다.
덤으로, 그런 레이무가 사람의 아이라는 현실도 믿을 수 없었다.
「어쩐지, 오늘은 놀라운 일의 연속이네. 그다지 오래 사귄건 아니지만, 레이무에게 어머니가 있었다니 금시초문이라구.」
「피는 연결되지 않았지만. 그럼 황새가 주워오기라도 했다고 생각했어?」
「널 보고 정당한 출생을 상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좋아, 싸우자는 거지?」
「농담이야 농담. 그렇지만, 정말로 의외인걸…」
꽈직! 하고 주먹을 쥐는 레이무를 보며 마리사는 어깨를 움츠렸다.
「그게 말이지, 너 자기 가족이야기 같은건 전혀 말한적 없잖아. 천애고독 같은 표정 짓고, 혼자서 이 신사에 살고 있었으니까.」
「한 번도 천애고독이라고는 말한 적 없어.」
「그렇지만, 부모님이 있다는 거 숨기고 있었지?」
「숨기지 않았어. 말하지 않은 것 뿐.」
「좀 말하라고. 1월에 1회, 마을에서 얼굴을 보러 온다니 화목하네.
나와 네가 안지도 얼마 안됐지만, 한 번도 본적 없다니 이상한데.」
「타이밍이 안 좋았을 뿐. 별로 「이 날은 오지 마.」같은 말 한적 없어.」
「그런건가? 아니, 그래도 그렇지……어? 잠깐 기다려봐.」
특별히 안색을 바꾸지 않고 태연하게 대답하는 레이무를 보며 낙담하기 시작한 마리사가, 문득 무언가가 생각난 듯 눈썹을 좁혔다.
그리고, 확신을 가진듯한 장난꾸러기 특유의 미소를 띠었다.
「생각났다구. 네가 오늘같이 이불을 두 장씩 말리던 날이 있었다는 걸!」
「……그게, 뭔가 이상해?」
「그 날, 네 이불 외의 다른 이불을 말리는 이유를 물은 내게 넌 「곰팡내가 나서 그래」라고 대답했지. 그 날, 네 어머니가 오는 것을 숨겼던 거지?」
「그렇다면?」
「아니, 어머니가 묵으러 오는 것을 내게 알려주는 게 부끄러워서 그랬던 거라면 재미있을 텐데― 하고.」
「크읏……!」
레이무는 작게 신음했다. 적중이다.
대단한 반응을 기대하지 않았던 마리사는, 새롭게 발견한 친구의 뜻밖의 일면에 돌연 활기를 띠었다.
「헤헴, 이것으로 새로운 이야기 거리가 손에 들어왔다구」
「놀림거리를 잘못 말한 거 아냐? 아─ 정말이지, 이러니까 네에게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던거야.」
「차가운 말 하지 마. 이렇게 된 이상, 오늘은 확실하게 네 부모님에게 인사드릴 테니까.」
「마음대로 해……」
레이무는 퉁명스레 대답했다.
「그래서, 네 어머니는 어떤 사람이야?」
묘하게 기쁜 것 같은 미소를 띠우며 마리사가 질문한다.
레이무라는 소녀를 아는 마리사로서, 그녀가 이 정도로 정을 주는 상대가 어떤 인물인지 순수하게 신경이 쓰이는 것이었다.
「만나면 알게 된다고 생각해.」
「자세한건 비밀. 인가. 계속 그러면 네 마마에게 네가 외로워 하고 있었다고 말해버린다?」
「아- 정말—, 귀찮게 굴지 마. 곧 있으면 본인을 만날 수 있어」
레이무는 설명을 방폐했다.
귀찮다고 하는 점도 있었지만, 그 이전에 자신의 말 대로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백문이불여일견. 한번 보는게, 말로 설명하는 것 보다 낫다─그 사람은, 그런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여성이었다.
거기에 평소 대로라면, 지금쯤이면 신사에 도착할 시간이다.
레이무는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따라오는 등 뒤의 마리사에게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조심한다.
눈치 빠른 그녀는 자신의 변화를 눈치 챌 지도 모른다.
기뻐져서 들떠있는, 고양되어있는 지금의 감정을.
경내에서 나오자, 역시나 「기대했던」대로, 그 사람이 있었다.
여기를 보고, 여느 때처럼 상냥하게 미소를 띠운다.
그리고, 조용하게 이름을 부른다.
「레이무.」
자연스레 미소를 띠우며, 이렇게 답한다.
「어서오세요, 어머니」
◇
나는 지금, 몇년전에 나온 하쿠레이 신사에 와 있다.
레이무라는 이름의─하쿠레이의 무녀의 후계자이며, 양녀인 소녀를 만나기 위해 방문했던 것이다.
오늘은 한 달에 한 번 밖에 없는 부모와 자식의 스킨십 타임인 것이다.
아이의 성장은 빠르다고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일 것이다. 만날 때마다 레이무는 커져서, 예쁘게 자라있다.
아니, 정말이야. 부모라서 콩깍지가 낀 게 아니야.
인생이 수련뿐인 내가 유일하게 세상에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이 사랑스러운 외동딸 정도다.
「어서오세요, 어머니」
그렇게 말하고, 귀엽게 미소 지으며 마중 나와 준 내 딸 진짜 천사.
마을에서의 소문이나, 타인과의 교류를 보면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재미없는 반응 만 하는 레이무지만, 내가 보자면 그냥 쿨데레라는 느낌인걸.
원작의 지식에도 「누구에게든 상냥하지도 딱딱하지도 않다」라는 설정이었다고 알고있지만.
부모와 자식으로서는 조금 차갑다고 생각하지만, 레이무가 상대라면 충분히 친밀한 관계일테지.
양친의 특권입니다.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습니다.
「조금, 키가 커졌구나.」
나는 정해진 듯한 대사를 말한다.
「어머니, 만날 때마다 그렇게 말한다는거 알아?」
「사실이다.」
「별로 실감 없지만 말이지.」
나를 올려보며 중얼거리는 레이무의 얼굴은 어딘가 불만스러워 보인다.
역시 어릴 때부터 비교 대상이 나니까 그런 걸까?
여자의 평균을 생각하면 상당히 크니까 말이다. 단련하고 있으니까 체형도 좋고.
그러나, 레이무에게는 이런 멀대같이 큰 여자가 되지 않았으면 하기에, 순조롭게 여자 아이답게 자라 주어서 어머니로서는 매우 기쁘다.
레이무는 음양술의 방면으로 천성적인 재능이 있으므로 체술 방면을 단련할 필요는 없다.
나와 같이 「하쿠레이의 비술」을 방치하고 권각술로 피에 젖어서 요괴 퇴치 따위 하지 않고, 더 무녀답고 우아하게 의무를 행했으면 한다.
정말로, 나같이 나무라던가 바위라던가 철덩이라던가 맹수라던가 요괴 같은걸 양팔이 상처 투성이가 될 때까지 패지 않게!
레이무의 예쁘고 티없는 손이, 나같이 넝마가 되어 버리거나 하면 엄마 웁니다.
상처 투성이에 「심하다」라기보다 「더럽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은 손이니까.
나는 전혀 신경 쓰지 않지만, 어머니의 손이 이러면, 레이무에게 부끄럽다고 생각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일단, 외형의 젊음은 이제까지 해온 만화적 수행 중 하나로 체득한 죠죠의 「파문」을 사용하고 있으니 유지할 수 있지만, 이런 지치는 숨쉬기 계속할 생각 없고, 실제로 이제 슬슬 그만해도 될 나이기도 하고.
이런 아줌마에게 외모에 관한 허세 같은거 필요 없으니까.
처녀지만 여러 의미로 여자 버리고 있으니까, 나. 이 여자로서 끝나버린 모습을 반면 교사로 해서, 레이무는 젊고 활기찬 소녀 시대를 만끽 해 주길 바라고있다.
부모가 할 수 없었던 것을 아이에게 바라는 것도 한심하다고 생각하지만 말이지…….
「어머니, 오늘도 자고 갈 거죠?」
「응. 레이무가 괜찮다면」
「나야 물론 괜찮아.」
내 착각이 아니라면, 레이무는 기쁜듯이 대답했다.
간단한 선물로 가져온 나의 짐을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받아들고, 반대편의 손으로 나의 손을 잡아 끌어준다.
이 무슨 상냥함인가. 우리 딸 진짜 최고-.
낙원의 멋진 무녀라고 불리는 나의 멋진 따님은, 언제나 무뚝뚝한 어머니가 속으로는 이런 High텐션 상태라는건 모를 테지.
타인의 평가를 바탕으로 해보면, 나는 감정이 겉으로 나오지 않는단다.
괴로운 수행에 참는 날들을 보내고 있자니, 어느새 안면까지 바위처럼 굳어버린 것이다.
이를 꽉 깨무는 것이 일상이었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자연스레 적어져, 문득 깨달으면 딸에게 까지 말이 적어져 버린 나는 정말로 바보같은 부모다.
「소개할께요, 어머니. 이 쪽은「친구」인 마리사.」
그렇게, 겉으로 내보이지 않고 자기혐오를 하고있자니, 레이무가 한 명의 소녀를 소개하였다.
「읏, 그만두라고 레이무. 아, 그러니까……처음 뵙겠습니다. 키리사메 마리사입니다.」
이름을 들지 않아도 나는 알고 있었다.
동방 프로젝트의 또 한사람의 주인공이며, 게임 속의 플레이어 캐릭터 중 하나인 마리사이다. 직업은 확실히─.
「마법사인가.」
「아, 네……그렇습니다」
「아,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
「……네」
진짜 키리사메 마리사이다. 나는 속으로 감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아는 마리사라는 캐릭터와 비교해서 훨씬 기특하다. 더 활발하고 명랑한 여자아이, 그렇지만 내심은 규중처녀라는 갭모에를 느끼게 하는 아가씨였을 텐데.
역시 첫 대면의 연장자 상대로는 긴장감이나 경계를 갖고 있는 걸까.
마리사의 「라구(だぜ-로마자 표기로 DAZE)」어조를 듣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지.
「활기찬 아이는 좋아한다.」
머지않아 평소의 마리사를 나도 볼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어필해 보았지만, 그렇게 쉽게 통할 리 없지.
마리사와 대면은 개인적으로, 레이무와 친구가 되어있는 것은 부모로서 기쁘다. 라고 우선 스스로 만족했다.
「레이무, 주방을 빌릴게.」
「요리라면 도울께……」
「아니, 괜찮아. 친구와 기다리고 있으렴.」
레이무의 도움을 거절하고, 나는 가져온 식재료를 들고 부엌으로 향했다.
후, 어째 이거 무지 부모 같은 행동 아닌가?
세간에서 말하는 「친구도 저녁 먹고 가려무나.」같은.
여기는 우선, 솜씨를 발휘하기로 하자.
이런 식으로 소소한 것에서 전력을 다하는 것은, 나 자신이 레이무에게 부모다운 것을 별로 해 주지 못했다는 자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쿠레이의 무녀라고 하는 특수한 입장에 놓여진 이상, 어릴 적부터 그 아이에게는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고 단련시킬 뿐으로 순수한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가진 기억이 거의 없다.
레이무의 성격을 대충 알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스킨쉽은 자중하고 있었다. 부모라는 입장으로 봐서는 거리를 너무 벌어진거 아닌가? 라고 지금까지 후회하고 있을 정도다.
거기에, 사적인 시간에는 싫증도 내지 않고 수련만 할 수 밖에 없는 무능인 나 때문이기도 하다.
깨닫고 보니 무녀의 대는 인계되고 무녀의 책무로부터 벗어났다고 생각하니 이번에는 별거, 더더욱 거리가 벌어져버린 생활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한 달에 한 번 얼굴을 본다며 공연한 참견을 하러 가봐도, 생각보다 뭐든지 실수 없이 해내는 레이무를 보고있으면 자신이 도움이 되고 있는 건지 의심이 간다.
함께 지내는 것이 즐거워서, 눈치채고 보니 하루가 끝나 있다는 것이 평소의 패턴이다.
과연 이런 날이 언제까지 계속 될까─.
적령기의 딸을 가진, 사랑만은 제대로 한 사람 몫을 하는 불량부모가 제멋대로 느끼는 불안이었다.
◆
선대 무녀─레이무와 같은 무녀복을 입은 여성의 큰 등이 복도의 저 편으로 사라지자, 마리사는 긴장 상태에서 풀려났다.
힘을 빼고 크게 숨을 내쉬고는, 거기서 간신히 자신이 긴장하고 있었단 것을 자각했다.
주위를 볼 여유를 가질 수 있었으므로 레이무의 얼굴을 보자, 예상대로 성격 나빠보이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내가 외로워하고 있었어요~ 라고 말한다고 하지 않았어?」
「시끄러워, 놀리지 마!」
마리사는 붉어진 얼굴을 재빨리 돌렸다.
「뭐, 어떤 사람인지 대충 알았지?」
「응, 이라고나 할까……대단한 사람이네.」
마리사의 선대에 대한 인상은, 그 한마디로 끝마쳐졌다.
미녀라는 말로도 부족한 아룸다운 얼굴과 균형잡힌 체형. 레이무와 같은 윤기 있는 흑발은, 레이무와 달리 허리까지 닿을 만큼 길다.
레이무가 입고 있는 하쿠레이 신사의 무녀복과 닮은 디자인의 홍백의 옷을 입고 있기도 했으니, 과연 레이무의 어머니라는 것을 납득했다.
반대로 피가 연결되지 않다고 하는 점을 믿을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확실히 레이무와는 또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사람이기도 했다.
「양부모라지만, 상당히 젊은걸.」
「그렇지? 근데 나이는 50 넘었어.」
「뭐!? ……어이어이, 농담이 지나치다구」
「사실이야.「파문」이라는 특수한 호흡법을 사용해 일상생활 중에도 육체를 활성화 시키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어. 그래서 노화가 멈췄다고.」
「숨쉬는 방법 하나로 불로불사라고!?」
「불사는 아니라지만, 골절을 치료하거나 출혈을 멈춘다거나 할 수 있어.」
「설마, 레이무까지 그 파문이라는 거 사용할 수 있는 거야?」
「그게 말이지 절대로 가르쳐 주지 않아. 파문을 사용하고 있으면 식사도 수면도 필요 없어지니까, 편리하다고 생각하는데」
「……마치 선인 같은걸.」
「호흡이라는 것은 흐트러지기 마련이니까, 조금씩 나이는 먹고 있다는 것 같아.
게다가, 내가 어른이 되면 파문을 그만둔다고 했어. 아이보다 부모가 장수 하면 안 된다고」
불로불사는, 사람의 꿈이다.
힘이나 부를 손에 넣은 사람이 그 다음에 요구하는 것은 대체로, 영광을 계속 손 안에 쥐고 있기 위한「불멸」이며, 엣날의 위인들의 대부분은 그 불로불사를 원했다.
어느 정도의 단련을 반복해 얻은 능력인지는 모르지만, 그 여성은 그것을 손에 넣고─그리고 아이에게의 사랑을 위해 간단히 버릴 수 있는 인간이다.
「……정말로, 대단한 사람이야.」
마리사는, 재능이나 힘이 아닌, 그 큰 그릇과 거기에 겹쳐 쌓아진 무언가에 압도되었다.
「확실히, 레이무보다 강할지도 모르겠네.」
중얼거린 소리에는 마리사 자신도 눈치 채지 못하게, 강대한 무언가에 대해 전율하는 공포가 섞여 있다.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점 뿐 이라면, 말 그대로 인간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아름다움을 가진 요괴 또한 본 적 있는 마리사다. 타인의 외모를 인상적으로 느낀 적은 그다지 없다.
그러나, 그 선대 무녀의 아름다움은 그녀만의 것이었다.
균정 잡힌 신체는 어울리지 않는 압축된 근육이 붙어있고, 그 위로 무수한 상처 자국이 더해져있다.
특히 양팔이 심하다. 자상이나 봉합한 흔적, 손가락은 뒤틀려서, 골절을 몇번이나 경험한 듯 조금 비뚤어져 있었다. 한 번 뿔뿔히 절단 한 뒤 다시 붙여놓은 것 같은 , 상처로 가득 찬 손이었다.
원래는, 여성으로서의 매력으로 흘러넘치고 있었을 터인 부드러운 신체에 새겨진 단련과 부상의 자취.
보기 흉하다고 생각하며 여자로서 연민을 느끼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그러나─마리사는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압도되는 듯한 감정마저 느꼈다.
마음을 불태우는 듯한 아름다움을 느꼈던 것이다.
「난 그 사람의 모든 것 중 제일 좋아하는 곳은, 손이야」
마리사의 내심을 헤아린 듯, 레이무가 말했다.
「어머니의 요괴 퇴치는 말이지, 하쿠레이의 비보인 음양옥은 물론 부적도 퇴마침도 사용하지 않아.
맨손으로 요괴를 때리고. 인간은 간단하게 넝마로 만들어버리는 요괴의 송곳니나 손톱을 그 양팔로 꺾고 분쇄해. 농담같지?
거기에 더해, 매일 묶어놓은 대나무에 몇백회내 관수연습, 바위를 부술 때 까지 지르기의 반복 연습. 손가죽이 벗겨지고 피가 흩날려요, 손가락은 골절돼, 보고 있는 이쪽이 아프다고 생각 될 정도야.」
「그래서, 그렇게 너덜너덜했구나.」
「아직 작았던 어릴 적에는, 함께 길을 걸을 때 정말로 가끔씩 손을 잡았던 적이 있어..
손으로 꼽을 정도 밖에 못 잡아 봤지만, 그 감촉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생각대로, 돌을 잡고 있는 것 같이 딱딱한데다, 울퉁불퉁해서, 여자의 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였어──그래도, 쭉 이대로 잡은채로 있고 싶다고 생각했어.」
과거를 회상하는 듯 한 레이무의 옆얼굴에는, 마리사 마저 처음보는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몰랐다. 이 하쿠레이 레이무라고 하는 소녀가, 누군가를 이렇게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듯한 얼굴을 하다니.
「그 너덜너덜한 양손이, 많은 물건을 지키고, 이어주고, 부흥시켰다.」
레이무는 자신의 손을 눈앞으로 내밀었다.
상처 하나 없는 깨끗하고 예쁜 손이다.
마리사가 자신의 손에 눈을 떨어뜨려 보자, 역시 레이무 같은 예쁘고 깨끗한 피부가 보인다.
소녀다운 작은 손.
그리고, 어리고 미숙한 손이라고 두 명은 느끼고 있었다.
「……레이무는, 그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해?」
「설마. 내가 거기까지 성실하게 수련할 리 없잖아.」
순식간에, 내가 왜 그래야 하는 듯 어깨를 움츠리는 친구의 모습에, 마리사는 이마를 부여잡았다..
그렇다, 이 녀석은 이런 놈이었다.
「단지, 뭐……내가 존경하는 얼마 안 돼는 사람이란 말이야.
뭣보다, 뿌리부터 「이길 수 없다」라고 느끼는걸.
내가 사람과 친해지기 쉬운 성격이란 것도 알고 있지만, 그런 것도 포함해서 딸로서 받아 졌다고나 할까……」
「아, 왠지 모르게 알 것 같아.
나쁜 의미가 아니라, 모두 간파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니까.」
「익숙하지 않은 경어까지 썼는데, 네 평소 성격 까지 완전히 간파 당했으니까.」
「시끄러워, 이렇게 된 이상 이제부터 평소처럼 말 할 테니까!」
「그렇게 해 줘. 그 사람에게 허세 부리는 건 소용없는 짓이니까.」
사람을 의지하기 어려운 두 명이 이번만은 안심과 신뢰를 마음속에 느끼고 있었다.
레이무는 타인에게 태도가 차갑고, 마리사는 언동이 비뚤어져 있다.
그런 두 명에게 있어서, 설명하지 않아도 입 다물고 모든 걸 받아들여 주는 그 사람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완전하게 평상시의 페이스를 되찾은 마리사는, 식사의 준비가 끝날 때까지 레이무와 수다를 떨었다.
◇
툇마루 쪽에서 레이무와 마리사의 대화가 들린다.
역시 마리사와의 첫 대면의 내가 화제일까? 「이게 말이지-이러저러 해서 말야—」같은 느낌의 단순한 잡담일까? 청력 올리고 싶다.
그러나, 난 그런 능글맞은 일은 잘 할 수 없는 소시민이다.
단지 조용히 감자 껍질을 벗기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 껍질이 중간에 끊기면 난 죽는다. 같은 느낌으로 의미 없는 제약을 붙이면서.
요리의 내용? 엄마의 손요리라면 하나 밖에 없지!
「——어머나, 오늘은 고기 조림(肉じゃが)일까나?」
BABA★, 라는 효과음이 등 뒤에서 들린 것 같았다.
아니 이런 대단한 할머니가 있을 리 없잖아.
신출귀몰한데다 어쩐지 수상한 캐릭터 설정이 있는 요괴지만, 실제로 만나 보면 원작의 지식의 모든 것이 합쳐져, 그와 같이 엄청난 카리스마와 미모를 가지고 있다.
환상향의 현자 「야쿠모 유카리」가 공중에 열린 틈새(스키마)로 불리는 이차원의 갈라진 틈으로부터 나에게 웃어 주고 있었다.
「……미안하다, 유카리. 이 요리는 삼인분이다.」
「차갑네요. 평소처럼, 놀라주지도 않고」
조금 연기하는 티가 나는 이쪽에 등을 돌리고 삐친 것 같은 행동은 유카리 답지 않게 사랑스럽다.
뭐, 이런 생각이 들키면 나는 살해당해 버리므로 포커페이스 유지에 힘쓸 뿐이다. 매번 평범하게 놀라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다, 놀랐을 때의 반응이 네타성 발언이 되버리니까.
순간에 자신의 말 대신, “네놈 보고있구나!” 같은 만화의 대사를 내뱉어 버리는 것은 나의 버릇이었다.
긴박해지면 스스로 생각한 말 대신, 만화의 대사만 술술 나온다. 생전의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대충 알 것 같다. 좋아, 생각하는 것 그만두자.
「부엌칼을 사용하고 있을 때는 위험하니까, 평범하게 말을 걸어라.」
「그러면 재미없는걸?」
「나의 반응을 봐도 재미없지 않아?」
「그렇구나. 어째선지, 당신에게는 내 틈새의 움직임을 간파 당하는 것 같고.」
에, 아니요. 평범하게 무리. 완전히 눈치 못채고 있습니다.
단지 동방의 2차 창작에서는 「야쿠모 유카리=신출귀몰」같은 묘사가 일반적이라, 그런거구나 라고 혼자 납득하고 있을 뿐이니까.
목욕탕에서 갑자기 등장해서 패닉, 이라던가 동인지에서는 비교적 평범한 전개인 걸 나도 사생활 중에 「아—, 지금 유카리가 여기 훔쳐보는 거 아냐?」라던가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소소하게 놀라므로, 진심으로 그만둬 주었으면 한다.
재미있다며 하지 말래도 할 것 같은 캐릭터라는 건 알고 있으니 강요는 하지 않지만.
「그래서, 무엇인가 용무라도 있나?」
「어머나, 용무가 없으면 당신의 곁에 있으면 안 돼?」
질문을 질문으로 대답하지 마-! 라고 대답하고 싶지만, 남의 질문에 말꼬리를 잡거나 말장난으로 놀리는 것은 유카리의 버릇이므로, 교제가 긴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
사실, 옆에 있어도 폐가 되는 일은 전혀 없기고.
「물론, 상관없어」
「……」
「그럼 일인분 더 만들어 볼까. 함께 먹는게 어때.」
「……당신은 정말이지……」
잘 되면 유카리와 레이무들과 함께 같은 식탁에 둘러앉는 꿈의 전개를 기대하고 제안한 해봤지만, 어째선지 기막히다는 반응을 받았다.
「싫은건가?」
「아니요, 영광이에요. 그렇지만, 그것은 다음에. 지금은 아직 그 아가씨와 얼굴을 맞댈 때가 아니니까요」
사무적인 어조로 거절당해 버렸다.
그 아가씨라는 건 레이무일 것이다.
나와 유카리의 교제는 레이무를 양녀로 받아들이기 전부터 계속 되고 있으며 당연히 레이무를 기르고 하쿠레이의 무녀를 대물림 하던 중에도 그녀와의 연결은 끊어지지 않았지만, 유카리는 레이무에게는 불간섭이라는 태도를 지키고 있었다.
동방에서는 하쿠레이 레이무와 야쿠모 유카리는 세트와 같은 취급되지만, 의외롭게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두 명은 얼굴을 마주한적 조차 없다.
하쿠레이의 무녀로서의 수행이나 교육 같은, 나 대신 멀리서나마 서포트 해 주었지만.
나 자신의 능력은 오로지 바보같은 수련의 결과로 얻은거라, 하쿠레이 전래의 비술이라던가 전혀 관계없다.
……아니, 오히려 레이무가 그 방면으로는 더 우수하다. 나의 것은 「하쿠레이에게 계승된 힘(웃음)」이라는 느낌.
물론, 오늘날까지 싸움에서 살아남은 것은 나 자신의 힘에 의한 것이지만, 그렇다 한들 저런 만화에서나 할만한 수행을 레이무에 시킬 생각은 절대 없었다.
나의 반칙기술은 아웃, 규칙대로 계승받아야 할 하쿠레이의 비술은 그 비술을 전해야 하는 역할인 내가 전혀 모르니, 여러 의미로, 유카리의 조력이 없었다면 원작 그대로의 「환상향의 관리자인 최강의 무녀」인 지금의 레이무는 없었을 것이다.
어느 의미, 나 이상으로 레이무의 성장에 공헌하고 있다.
그 공적을 생각하면, 슬슬 레이무에게 제대로 소개해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유카리가 레이무의 양부모라는 설정의 동인지라던가 상당히 읽었지만, 원작에서는 실제 어땠으려나? 혹시 내가 레이무의 옆에 있는 영향인가? 아무래도 모르겠다.
뭐, 동방은 공식 설정보다 2차 창작의 설정이 널리 펴졌으니까.
뭣보다, 그 세계에 현재 진행형으로 살아가는 내게는 사소한 일이다. 지금 눈앞에 있는 현실만이 진실.
나보다 아득하게 현명한 유카리니, 상응하는 이유가 있겠지. 나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그런가」하고 짧게 수긍했다.
어라? 유카리는 이번에는 정말로 쓴웃음을 짓고있었다.
「정말이지, 당신은 담백한 건지 순수한 건지.」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당신에게 내숭떠는 말투는 의미없네요. 만나러 온 용건을 말할께요.」
「흠, 듣겠다.」
어째선지 혼자서 납득한 유카리는 평소의 어딘가 수상한 미소를 띄웠다.
어딘가 수상하다고는 해도, 미인이 그러면 그것마저 요염한 매력을 갖는다.
이 미소야말로 야쿠모 유카리라는 캐릭터의 바닥의 깊이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며, 나는 이 표정을 상당히 좋아한다. 프로 일러스트레이터의 일러스트를 보고 있는 기분. 게다가, 생방송에 무료로 단 한순간 밖에 볼 수 없는 드문 미소다.
미인을 3일 보면 질린다고 하지만, 거짓말지 그거. 유카리님의 존안이라면 하루 종일이라도 봐주겠어.
그러나 나 이외의, 다른 인요의 지인들의 평가는 모두「불안해」이라던가 「경계심을 불러 일으킨다」라고 말해진다.
역시, 방긋방긋 하며 마주 미소 짓는 내가 이상한 건가?
「가까운 시일내에, 환상향에서 「이변」이 일어나요.」
「 「이변」?」
「쉽게 말하면, 환상향 규모로 일어나는 이상 현상. 원인은 불명.」
원인 불명인데, 이변이 일어나는 시기를 알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무슨 뜻이야?
어쩐지 유카리도 그 이상 말을 잇지 않은 채, 예의 얼굴로 내 얼굴을 보고있다. ─이건 내 기억과 지식을 참고하면, 원작에서 언급되는 「레밀리아・스칼렛이 일으키는 홍무이변」인가?
레이무가 하쿠레이의 무녀를 계승하고 나서 대규모 사건은 일어난 적 없고, 물론 붉은 안개가 발생하는 이상 현상도 발생한 적은 없다.
이제 「아직 원작 돌입 시기가 아닌건가—? 지금부터 일어나는 거려나—?」하며 날마다 고민하고 있었지만, 그 시간이 마침내 왔다는 건가.
만일 홍무이변이었다면, 여기로부터 원작 슈팅게임의 주제인 「탄막놀이(스펠카드・룰)」이 보급되는 건가.
으음—, 그러니까 2차 창작의 고찰 중에서, 이 이변으로 탄막놀이가 퍼지고 홍마관도 유명하게 되었으니, 뒤에서 무언가 거래가 있었던 거 아닐까? 라고 추측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짜고치는 게임때라는 건가.」
「!? …………과연, 선대 무녀」
유카리의 본심을 추측하며 여러 방면으로 사고가 탈선하고 있던 나는 문득 정신을 차렸다.
아무래도 무의식 중에 말해버린 것 같다.
잘 모르겠지만, 유카리가 나를 보고 놀라고 있었다.
「그 말대로, 이「이변」은 주모자 이미 거래가 끝나있어.
이것을 기회로, 이 환상향에 새로운 룰을 만들거야. 인간과 요괴를 지키기 위한 제약이며, 살아가기 위한 자극을 더해서.」
유카리는 내게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었다.
역시, 이것은 원작 게임 본편의 스타트이며, 레이무가 본격적으로 하쿠레이의 무녀로서 활동하기 시작하는 시작인 것 같다.
――그렇다면, 나도 드디어 본격적으로 은퇴다.
「지금부터 일어나는 이변의 해결에, 더 이상 내 힘은 사용할 수 없겠는데」
왜냐하면 나, 슈팅게임의 세계인데 능력이 격투게임 사양이라구요.
「정말로, 당신에게는 어디까지 간파당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네요.……미안해요.」
어째선지 고개 숙여 사과하는 유카리.
에? 아니, 그야 생각해 보라고 탄막놀이 중에 「똑바로 돌진해 라이트 스트레이트로 팬다」라고 생각하고 실행하는 놈이 관계되면 안되잖아. 그거 비매너라고.
「──환상향은 바뀐다. 하나의 시대가 끝나고, 우리들의 전쟁은 끝났다.
세상에는 이야기로 전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전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잃어서는 안되는 생명이 있다.」
우선, 어쩐지 무거워진 장소의 공기를 가볍게 하기 위해 그 명대사를 말해 보는 나.
응, 좋은 대사이지만 전혀 말할 타이밍이 아니지. 그 전에, 홧김에 말해버린거라 나도 내가 뭐라는지 모르겠어.
「정말이지……당신은, 벌써 그런 것 까지 각오했던 거구나.」
그렇지만, 유카리에는 말의 의미가 이해된 것 같다.
과연 요괴의 현자, 대단해. 어떤 식으로 말을 이해했는지 무서워서 물을 수 없습니다.
「고마워요, 선대. 새로운 룰에 의해서 바뀐 환상향을, 거기에 사는 인간과 요괴를 아무쪼록 지켜봐줘요.」
「아아. 내가 하는 것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전부 아는 척 하고 나는 수긍할 수 밖 에 없었다.
유카리의 부탁이니까, 잘은 모르겠지만 들어주는 것 외의 선택사항이 있을 리 없지만 말이지.
뭐—, 마을이라던가 지켜보는 것은 현역의 무렵부터 익숙해진 일이니까 얼마든지 할 수 있고.
「고마워요─.」
나의 대답에, 유카리는 처음으로 보는 상냥한 웃는 얼굴을 띄우고 고개를 숙인 뒤, 그대로 조용하게 경계를 닫으며 떠났다.
……그렇게 감사받을 만한 건가?
이야기한 내용을 요약하니 「가까운 시일내에 이변이 일어난다→거기서 스펠카드 룰을 보급한다→이후는 레이무가 주역→나, 해고」라는 것이 된다.
유카리에게 도움은 커녕, 향후 내가 환상향에 공헌 할 기회마저 없어진 거 아냐?
응, 전혀 모르겠어.
아마, 유카리의 헤아릴 수 없는 두뇌에는 어떠한 이익이 보이고 있다. 라는 걸로 하자.
유카리의 머리가 너무 좋은 것과 나의 느긋한 사고의 탓으로, 회화가 서로 맞물리지 않은 채 어째선지 모르게 깨끗하게 이야기가 끝맺어 지는 건 사실 옛날부터 자주 그랬다.
나는 감정을 다잡고, 요리를 재개하기로 했다.
어, 그러면……드디어, 레이무나 마리사가 스펠카드를 사용하게 되는 건가.
할 수 있으면, 그 아이들 전원의 탄막놀이 장면을 두 눈으로 보고 싶다.
……문득, 새삼스럽게 깨달은 건데──.
어쩐지 조금 전에 보통으로 회화가 성립하고 있었는데, 나 스펠카드・룰의 설명은 커녕 이름도 못 듣지 않았나?
◆
하쿠레이 신사의 선대 무녀─ 많은 사람은, 그녀를 역대 최강의 무녀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야쿠모 유카리에 있어서 그녀의 평가는 조금 달랐다.
환상향의 탄생으로부터 수많은 세월이 흐르고, 수없이 대가 바뀐「하쿠레이의 무녀」를 봐 왔으니 말할 수 있다.
그녀는, 역대의 하쿠레이 중에서 가장 파악하기 힘든 무녀다─라고.
단련된 강철과 같은 외관과는 정반대로 내면은 순박하다. 하지만 결코 둔하지 않다.
현자라고 칭해지는 자신의 간사한 꾀마저 간단하게 간파한다. 이번 이변과 스펠카드・룰의 대화같이.
이쪽의 의미심장한 화제를 끊기고, 반대로 자신이 놀라버리는 인간이다. 사전의 정보 같은 것은 단편조차 얻을 수 없을 텐데.
그녀가 도대체 어떤 시점으로 이 세계를 보고 있는걸까?
긴 세월을 산 이 대요괴도 모르는, 얼마 안 되는 것이었다.
그녀는 유카리에게 있어서 항상 미지의 존재이며, 불안의 씨앗이며, 흥미의 대상이며─그리고, 자신을 무조건으로 「좋아한다」라고 말해주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대였다.
그러니까는 유카리는 선대 무녀를 「가장 파악하기 힘든 무녀」라고 생각하고 있다.
유일하게 확신하고 있는 것은, 그녀가 다양한 의미로 자신의 마음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지금 대의 레이무가 그렇듯, 하쿠레이는 피에 의해서 계승되어 가는 이름은 아니다.
그 시대, 가장 뛰어난 자질을 가진 소녀가 자연스레 골라지고 기술을 배우고, 지위를 계승한다.
그러한 흐름 속 에서, 지금의 레이무가 최고의 재능을 가진 무녀라면, 선대는 확실히 「이질」이었다.
유카리가 그 소녀를 찾아냈을 때, 그녀는 이미 독자적인 힘을 얻고 있었다.
처음으로 그녀를 본 것은─마을에서 떨어진 산속에서, 주위에 꿈틀거리는 짐승이나 요괴의 기색을 무시하고, 무심하게 주먹을 휘두르는 모습이었다.
기를 정돈하고 두손을 합장하고, 자세를 잡아, 지른다.
그것을 반복한다. 단지 전력으로, 반나절 이상이나 휘둘러 끝냈다고 생각하니. 수면한 뒤, 일어나서 그리고 다시 반복한다.
옆에서 보면 미친 것으로 보일 정도의 행위. 넘쳐나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는 요괴와는 달리, 짧은 인생 밖에 가지지 못하는 인간이 쓸모 없다고 생각되는 일에 생명을 소비하는 이상 현상. 그러나, 그 끝에─.
작은 호기심이 커져서, 시간은 충분하다는 것을 이유로 어느샌가 그 모습에 매료되어 깨닫고 보니 유카리는 그녀의 주먹이 하나의 성과를 잡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소리보다 앞서 나가는 주먹.
누구에게도 알려지는 일 없이 태어난 기술을 본 순간, 유카리의 마음은 정해져 있었다.
아직도 불안정한 환상향. 그러나, 그녀와 함께라면 바꿀 수 있다─!
「환상향은 바뀐다─」
선대 무녀의 중얼거림을 듣고, 유카리는 그녀와 만나고 난 뒤의 지금까지의 기억이 선명히 소생하는 것을 느꼈다.
아무렇지도 않게 중얼거린 것 같은 말은, 매우 무겁게 퍼졌다. 마치 노련한 병사의 독백과도 같이.
그녀와 보낸 수십년의 세월은, 대요괴「야쿠모유카리」에게 있어서는 몇 안 되는 시간.
그러나, 섬광과 같이 눈부신 날들이었다.
「하나의 시대가 끝나고, 우리들의 전쟁은 끝났다.」
격동의 시대.
인간과 요괴의 밸런스도 치우쳐서, 사람이 무차별하게 물려 죽는 지옥의 옆에서, 무저항의 요괴가 인간들에게 둘러싸여 살해당한다.
비경의 소문을 우연히 들은, 밖의 세계에서 아직도 스스로를 지배자라고 의심하지 않는 오만한 요괴가, 침략해온다.
그 요괴들을 모두, 양팔로 대패시켰다.
지금까지 인간의 수호자로서 단지 지키기 위해 요괴를 퇴치하는 무녀가 아니다. 환상향의 관리자로서 위협에 스스로 뛰어들어 멸하는 무녀─.
지금, 환상향이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있는 「하쿠레이의 무녀」라고 하는 역할을, 그녀가 확립시켰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말대로─그녀의 전쟁은 끝났다.
「세상에는 이야기로 전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마지막의 싸움은 그녀의 승리로 종결했다.
대륙을 지배하고 있던 공포스러운 흡혈종의 폭군이, 스스로의 본거지 채로 환상향에 전이 해와 시작된 침략은, 선대 무녀가 흑막을 토벌하는 것으로 막아졌다.
그리고, 안정되기 시작한 환상향.
――하지만, 남겨진 것은 평온 만이 아니다.
너무 강대한 하쿠레이의 무녀의 전설. 요괴를 초월한 인간의 힘.
인간의 위대한 가능성을 과시한 그녀의 존재는, 동시에 인외의 존재를 공포 떨게 만들었다.
「전해선 안 되는 것이 있다」
본래는 있을 수 없는─ 있어선 안 되는,「인간이 요괴를 지배할 가능성」을 그녀는 보여 버렸다.
인간은, 요괴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반대의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 섭리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유카리안에 새로운 불안이 태어나 두 명의 관계에 작은 균열이 나려 했을 때, 마치 꾸민것 처럼 그녀는 말했다.
하쿠레이의 무녀의 계승자를 찾아냈다, 라고.
「잃어서는 안 되는 생명이 있다」
새로운 불안은 태어나자마자 해소됐다. 마치 대답이 최초부터 준비되어 있었던 것 처럼.
그녀는 「선대」가 되어, 하쿠레이의 무녀는 지금의 레이무가 되었다.
레이무도 또 선대와는 다른 방면에서의 천재이며, 누구에게도 속박되지 않는 특유의 능력을 가지고, 그 평등한 정신은 어떤 면에서 선대 이상으로 환상향의 관리자로서 적합했다.
모두, 주문한 것처럼 맞아 들어맞았다.
그녀는 신사를 떠나, 마을에 자리 잡고, 그 힘을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유일하게, 사람들의 생활을 지켜보는 것만은 변함없이 계속했다.
레이무에 계승된 것은 정당한 하쿠레이 전래의 음양술이며, 선대가 만들어 낸 수많은 기술은 단 하나도 전해지지 않았다. 그녀 자신이, 그것을 완고하게 거절했기 때문이다.
유카리의 안에서는, 이미 몇 안 되는 염려조차 남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정말이지……당신은, 벌써 그런 일까지 각오하고 있던 거구나.」
유카리는 지금, 처음으로 그녀의 진심을 말로서 듣고, 가슴이 막막했다.
그녀는 이쪽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럼에도 모든 것을 간파하고 있는 것 같이, 단지 대답만을 말했다.
눈앞의 인간은, 자신이 옛날부터 꿈꾸고, 계속 오랫동안 염원한 결과 태어난 이 이상향을, 같은 정도로 사랑해 주고 있다.
그녀의 결단을, 헌신 같은 진부한 말로 정리할 생각은 없다.
그녀가 현역에서 물러난 지금도 수행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만났을 때부터 오로지 스스로를 단련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힘쓰고 있다.
그런 그녀가 자신 힘을 꺼리지 않고, 레이무에게 계승시키지 않는 것은 결코 자기희생 같은 위선 때문이 아니다.
그녀는, 그저 사랑하고 있다.
이 환상향을,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을─ 레이무는 물론, 마을의 사람들, 친우인 요괴나 요정들을, 그리고 이 야쿠모 유카리를 포함한 모두를.
모든 진심을 숨기고, 상대를 내려깔기 위해 웃는 자신의 얼굴을 좋아한다고 말해 주었다.
「고마워요, 선대」
허락된다면, 그 때 유카리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허락되지 않는다. 스스로가 허락하지 않는다.
그녀를, 새로운 환상향의 룰로부터 내버린 것은 나.
그녀가 쌓아 올려 온 것을 제물로, 그 위에 평온을 만들려 하고 있는 것 또한 나.
흑막은, 나.
(그런데도, 그런데도 당신이, 이런 속에 어둠을 품은 요괴를 좋아한다고 말해줘서……)
유카리은, 그 어떤 신에게보다도 그녀에게 마음 속 깊이 감사를 표했다.
「고마워요─■■■」
당신이 나를 포함한 환상향의 모두를 사랑하듯, 나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
◇
「맛있어! 이거 맛있어!! 과연 레이무의 엄마!」
후후후, 이렇게 기뻐해 주다니, 실력을 올린 보람이 있었다.
어째선지 요리가 끝나고 식탁을 준비하다 보니, 어느새 마리사가 상당히 친근하게 대해 주게 됐으니까.
괜찮아? 그렇게 무리해서「엄마」라던가 불러주지 않아도.「아줌마」같은 호칭으로 좋다구? 아니, 역시 마리사에게 그렇게 불리는 것도 상당히 불타오른다.
「……응, 역시 맛있어.」
이쪽은 단지 조용하게 음미하는 레이무.
그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는 것만으로, 엄마의 가슴은 만복입니다. 괜찮아? 좀 더 먹으렴?
「다행이다」
나는 감개무량한 감정에 휩싸여 중얼거렸다.
물론, 표면상은 쿨한 얼굴이지만 속마은은 천국에 간 기분이다.
그 레이무와 마리사 두 명과 한 지붕 아래에서 식탁을 둘러앉아있다. 텐션 오르지 않는 게 이상하다.
아니 그전에, 이렇게 충실해도 괜찮은 거냐 내 인생.
산속에서 누구에게도 볼이고 싶지 않은 반 개그의 영역에 달한 바보같은 수행을 하고 있었던 것이, 어째서인지 유카리와 만나고, 환상향에 초대되고, 그 하쿠레이 신사에 살게 해 주고, 레이무를 양녀로 하고, 오늘은 마리사와 알게 되었다.
이 얼마나 위너다운 삶인거냐 나.
지금까지 이러저러한 사선도 넘어왔다만, 그러한 것 아무래도 좋아졌다.
이제, 말해버릴 테다. 이 기세로 말해버릴 거야.
유카리는 나의 신부.
마리사는 나의 신부.
아니, 이제 동방 캐릭터는 전원, 나의 신부로 해도 괜찮지 않을까?
물론, 레이무는 나의 딸.
――환상향이여, 사랑하고 있다!
동방의 캐릭터들에게서 친애나 경의를 받거나 경계와 공포를 받거나 라이벌로 인정되기도 합니다.
가끔 명대사를 말하면, 「대단해…」라던가 「역시 천재구나」같은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대개 좋아하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네타 가득한 발언일 뿐이므로, 정말로 대단한건 그런 명대사를 말씀하신 위대한 선인들입니다.
그 1 「하쿠레이의 무녀」
예를 들어서, 자신이 만화적이나 애니메이션 같은 비상식 시츄에이션이 가득한 판타지 세계로 전생한다면─.
현실에서 불가능 하다는 딴지는 둘째치고, 창작의 세계에서 그런 전개는 흔히 있다.
이세계 트립물, 혹은 전생물 같은 것들 말이다.
웹 소설이 광범위로 보급되는 현재, 1차 창작이나 2차 창작으로 수없이 양산된 장르다.
자신이 살던 세계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이세계에 떨어진, 이러저러한 성격이나 성질을 가진 주인공들.
그들 혹은 그녀들은 그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나갈까─. 그 내용이 스토리의 기반이 된다.
많은 캐릭터는 그 세계에 없는 현대의 지식으로 명예나 재보를 목표로, 또 다른 캐릭터는「전생트럭」이나 「신」이라 불리는 존재에게서 받은 능력을 가지고 새로운 인생을 산다.
거기가 2차 창작의 세계라면, 본래의 이야기에 개입해, 예전에는 화면 너머로 보기만 했던 2D의 캐릭터들과 관계를 맺는 것도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이미 알고있는 이야기의 위험성을 고려해서 조용하고 평화롭게 사는 것을 바라는 경우 또한 있다.
무엇을 하던 자유.
만약 이세계에 떨어진들, 그것은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대사건에 지나지 않으니까.
그런데, 그런 「이세계 트립물」이라는 장르의 주인공이 여기에 한 사람・그 혹은 그녀가 있다.
전생한 장소는 「동방 프로젝트」——요괴가 실재하고, 신이 군림하며, 마법이나 영능력이 탄막이 되어 난무하는 비정상적인 세계 중 하나다.
물리법칙 같은 상식적이고 현실적인 한계 따위 존재치 않는 창작의 세계에 떨어진 그 혹은 그녀.
자신의 현대 지식을 사용한 치트치고 플레이 하는 것 같은 영지물도 괜찮고, 2차 창작의 캐릭터들 상대에게 하렘을 바라고 관계를 맺어도 괜찮다. 원작에서는 괴수of괴수 같던 보스 캐릭터를 상대로 능력을 사용한 나 졸라쎄에에에──!!! 같은 스토리도 재미있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망상으로 치부되던 모든 일이, 창작의 세계에서는 가능하다.
그렇다면, 과연 그 혹은 그녀는 「무엇」을 할까─?
「2D의 세계 외에서는 불가능한 무지막지한 수련 진심으로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루 30시간의 단련과 감사의 정권지르기 1만회군요, 압니다.
◆
여느 때처럼 마리사가 하쿠레이 신사의 경내에 착지하면, 어쩐지 나른한 아침의 시간대에 툇마루에서 뒹굴뒹굴 하고 있는 레이무가 있어야 할, 그곳에는 평상시와 다른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하루의 시작 같은 건 고통스러울 뿐이라며 하루 종일 따분한 표정으로 마당을 바라보는 평소의 레이무는 그곳에 없었다.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역자 : 원문 “비가 오려나.”)
「그럴 리 없잖아」(역자 : 원문 “하루 종일 쾌청한 날씨야.”)
툇마루에서 걸레질을 하고 있던 레이무는, 반 정도 정신줄을 놓고 있는 마리사의 혼잣말에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건 이변인가? 이봐 레이무. 뭔가 이상한 거라도 먹은 거야?」
「무녀가 신사의 청소를 하고 있는게 이상해?」
「네가 아침부터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게 이상해」
자신은 친구라고 말하며, 타인에게선 지긋지긋한 관계라고 말해지는 레이무와의 대화로 평소의 페이스를 되찾은 마리사는 언제나와 같은 못된 장난꾸러기 같은 미소를 띄웠다.
「오늘은 뭔가 특별한 일이라도 있어? 아니 분명 특별한 일이 일어나겠지. 그렇지 않으면, 네가 아침부터 이렇게 기합내서 일하고 있을 리 없잖아.」
「별로 기합내서 하지 않았어. 평소랑 같아.」
「평상시는 흐물흐물 늘어져서, 물처럼 땅바닥에 퍼질 것 같이 게으름 피는 주제에 잘도 그렇게 말할 수 있구나.」
「말이 심하네.」
반격하듯이 대답하는 레이무였지만, 그 말은 화난 것 같지도 않았으며 박력도 없었다.
마리사가 아는 한, 이 하쿠레이 레이무는 좋게 말하면 마이 페이스, 나쁘게 말하면 무기력한 소녀였다.
잔소리나 불평은 말해도, 분노나 슬픔 같은 격렬한 감정과는 평생 연관 없을 것 같이 느껴질 정도다.
뭣보다도, 그렇게 화도 내지 않는 주제에 터무니없는 공격을 하는 것이 다른 의미로 무섭지만.
그런 레이무가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는 것 자체가 마리사에게 있어선 놀라웠으며, 신선했다.
「어쨌든간에, 혹시 오늘 손님이라도 오는거야?」
「아— 네가 알 필요 없잖아.」
신사의 청소를 하고 있던 이유를 추리해 본 마리사에게, 레이무는 대답을 피했다.
이것 또한 드문 일이다. 게다가, 눈을 피하고 어딘가 부끄러운 듯한 표정을 띄우는 모습 같은 건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었다.
마리사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질문을 이었다.
「누가 오는 거야?」
「에—」
「내가 알고 있는 녀석이야?」
「음—」
「속여도 소용없어. 나의 오늘 일정은 방금 정해졌으니까.」
「……만날 셈?」
「네 친구라면 소개해달라고」
흥미가 돋았는지 활짝 웃는 마리사를 보며, 레이무는 포기한 듯 한숨을 내뱉었다.
「오늘 오시는 분은 선대의 하쿠레이의 무녀님.」
「헤에~, 너보다 전에 여기에 살던 사람인건가! 아직 살아있었구나, 틀림없이 죽어서 대가 바뀐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죽여도 죽을 것 같지 않은걸. 그 사람.」
「흐음~, 레이무가 그렇게 말할 정도면 무지 강하려나?」
「하쿠레이의 비술 이상으로 순수한 무술이 뛰어난 사람. 지금은 마을에서 의료소를 열고 있어. 단지 치료보다는 정골(正骨)을 더 잘한다던데.」
「그렇단말이지—. 그런데, 네게 선대를 존경하는 마음이 있었다니 놀랐어.」
평소, 나른한 표정으로 경내를 청소하는 것 외에 무녀로서의 특징을 찾아낼 수 없었던 마리사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런 말을 들으며, 레이무는 평탄한 모습으로, 걸레를 짰다.
「그야 어머니 정도는 평범하게 존경하는거 아냐?」
「…………뭐?」
마리사는 레이무와 안면을 튼 이래 최대의 충격을 받았다.
◇
――이야기를 하지.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극히 흔한 「이세계 트립」을 경험한 여자다.
이름은 말하지 않는다.
이전에는 「하쿠레이 ■■■(아무개)」로 불리고 있었다만, 하쿠레이의 무녀를 현대에게 계승한 이래, 그 이름은 「지금의 하쿠레이」인 레이무의 물건이다.
은퇴한 지금은 「선대 무녀」나 「선대」라고 불린다.
생전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한다.
전생이라고는 해도, 생전의 기억에 관해서는 꽤 편차가 있다.
이 환상향에는 어울리지 않은 현대 지식같은 걸로 따져보았을 때, 자신이 「전생한 인간」이라고 하는 자각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전생의 기억같은 것은 상당히 애매했다.
전생의 자신이 어떤 인격을 가진 인간이며, 어떤 입장에 있었는지도, 얼마나 살았으며, 어떻게 죽었는지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지금은 여자의 몸이지만 생전의 성별마저 확실치 않다.
자신의 사고가 남성적이라거나 여성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애매한 것이라고 주위와 비교당해서 자각하고 있고, 현재까지 그 어느 쪽에게도 성적 충동을 가진 적 또한 없다.
그런 식으로 살다보니, 어느새 「무녀」같은 신성한 지위를 가져버렸으니, 인생이란 정말로 흥미로운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특수한 입장에 놓여있다고는 한들 나는 별로 불편함을 느꼈던 적은 없다.
생전의 자신에게 흥미도 없고, 생전의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던들, 지금을 살아가는 내게 있어선 아무래도 좋은 「딴사람 이야기」다.
전생이란, 의외로 그런 것이었다.
그러나, 「생전의 인생의 지식」에게 영향을 받지는 않았어도 「생전의 세계의 지식」이라는 것은 지금의 나를 만드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우선 나는, 지금 살고 있는 이 세계가 「동방 프로젝트」라 불리는 창작물의 세계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작품은 슈팅 게임이 원작이면서, 2차 창작이 양산되어, 폭넓은 장르로 성장한 것으로 유명했다.
나도 생전에는 그 2차 창작으로 동방을 알았으며, 정작 원작에는 슈팅게임에 약하기도 해서 손을 대본 적이 없다. 세간에서「실은 동방 한 적 없어요(웃음)」이라 불리는 인간이었던 것 같다.
팬인 것은 틀림없다. 동방의 독특한 세계관이나 캐릭터는 정말 좋아한다.
원작에 대한 지식이나 상식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그렇다고는 한들, 내가 실제로 살아가는 이상, 이 세계는 현실이며 줄거리가 존재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원작이 슈팅 게임이라 한들, 십자 키와 버튼으로 인간이 움직이고, 피격당해도 잔기가 존재하는 세계가 아닌 것이다. 원작의 지식을 들먹여봤자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오히려, 나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이 세계가 「요괴나 신이 존재하는 초현실적인 세계」라는 점이다.
이 세계를 이해했을 때, 나는 환희했다.
생전의 자신이 어떤 인간이었는지는 모른다. 단지, 생전의 지식이 나에게 어떤 강한 욕구를 불어넣었던 것이다.
──수행하고 싶다. 터무니없는 수행에 도전해 보고 싶다.
단지 그것만의 순수한 욕구였다.
그런 생각을 떠올린 나에게 무언가의 욕망이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 이상으로 강해지는 과정이 중요했다.
배틀물의 만화 안에서 그려져 있던 수많은 바보같을 정도의 수행 과정.
예를 들자면 ──하루 30시간이라는 모순 가득한 단련을 한다.
예를 들자면 ──1만회의 정권지르기와 감사의 기도를 반복하여 최종적으로는 1시간 이내에서 끝낼 수 있을 정도로 단련한다.
예를 들자면 ──전신에 체중보다 무거운 무게주머니를 달고 생활한다.
예를 들자면 ──특수한 호흡법을 체득하기 위해 10분간 숨을 들이마시고 , 그 후 10분간 내쉬기.
그 외, 창작물에서 임팩트 있던 것이나 재밌어 보이는 수행들을 이것저것 도전했다.
현실에서 한다면 헛짓거리일, 강해지기 전에 죽지않는게 이상할 것 같은 수련마저 한다.
과정에서의 리스크 따위 뇌 밖으로 던져버린 것 같은 바보같은 수련.
──그러나, 이곳은 현실이 아닌 환상이 존재하는 초현실이다.
나는, 시험해보고 싶어서 어쩔 줄 몰랐다.
「노력하면 보답받는다.」라는 진부한 이론을 극한까지 규명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특별히 목적도 없고, 장래 일어날 원작 스토리의 무대인 이변에 개입하거나나 강력한 요괴와 싸워서 나 졸라쎄에에──!! 따위를 하고싶었던 것 또한 아니다. 결론짓자면 「그런거 동방에서 할 필요 없지 않아?」라고 들을 것 같은 수행을 시작했다.
물론, 고통과 후회를 동반하는 과정이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괴롭고, 괴로워서, 몇 번이나 포기하려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만두지 않았다.
왜냐하면 시작하기 전부터 「이런 수행은 그럴 수밖에 없다.」라는, 포기보다는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자신을 타이르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수행을 계속했다.
죽기 직전의 각성 같은 것을 운운할 것 같은 도리 따위 대기권 밖으로 던져버린 수련 뿐 이므로, 죽어도 괜찮다는 식으로 생각하며 수련을 계속했다.
스스로도 나 미친 거 아냐? 라고 생각한적도 있었지만, 처음부터 그런 것 때문에 그만둘 정도라면 도전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여러 상대와의 이러저러한 싸움이 붙고 승리하고, 만나고, 헤어지고 그럼에도 끝없이─뭐, 목적이 있어서 수행하는게 아니니까 당연하지만─ 스스로를 단련했다.
그런 식으로 자신을 단련하고, 싸우고, 살아온 결과…….
나는 어느새, 환상향을 관리하는 「하쿠레이의 무녀」 중에서도 역대 최강의 무녀로서 인간과 요괴에게서 경외시 되는 존재가 되어있었다.
……아니아니, 인생이란건 정말로 재미있구나.
물론, 수행은 계속할거지만.
◆
「역대 최강인가……역시 믿을 수 없는걸」
쇼크로부터 회복한 마리사는, 이불을 말리는 레이무의 등을 바라보면서, 그녀에게서 들은 선대 무녀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거 쉽게 말하자면 레이무보다 강하다는 거지?」
「무녀의 수행 중 대련도 많이 했지만, 결국 한 번도 이길 수 없었어.」
「믿을 수 없는 일 뿐인걸……」
레이무는 평탄하게 대답했지만, 그녀의 힘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마리사로서는 그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마법사로서 자신이 얼마나 미숙한 지 자각하고는 있지만, 그런 실력차에 관계없이, 이 하쿠레이 레이무라고 하는 소녀의 천성적인 힘은 뼈저리게 알고있다.
구름과 같이 그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그녀가 쓰러지는 모습 따위는 상상할 수조차 없다.
덤으로, 그런 레이무가 사람의 아이라는 현실도 믿을 수 없었다.
「어쩐지, 오늘은 놀라운 일의 연속이네. 그다지 오래 사귄건 아니지만, 레이무에게 어머니가 있었다니 금시초문이라구.」
「피는 연결되지 않았지만. 그럼 황새가 주워오기라도 했다고 생각했어?」
「널 보고 정당한 출생을 상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좋아, 싸우자는 거지?」
「농담이야 농담. 그렇지만, 정말로 의외인걸…」
꽈직! 하고 주먹을 쥐는 레이무를 보며 마리사는 어깨를 움츠렸다.
「그게 말이지, 너 자기 가족이야기 같은건 전혀 말한적 없잖아. 천애고독 같은 표정 짓고, 혼자서 이 신사에 살고 있었으니까.」
「한 번도 천애고독이라고는 말한 적 없어.」
「그렇지만, 부모님이 있다는 거 숨기고 있었지?」
「숨기지 않았어. 말하지 않은 것 뿐.」
「좀 말하라고. 1월에 1회, 마을에서 얼굴을 보러 온다니 화목하네.
나와 네가 안지도 얼마 안됐지만, 한 번도 본적 없다니 이상한데.」
「타이밍이 안 좋았을 뿐. 별로 「이 날은 오지 마.」같은 말 한적 없어.」
「그런건가? 아니, 그래도 그렇지……어? 잠깐 기다려봐.」
특별히 안색을 바꾸지 않고 태연하게 대답하는 레이무를 보며 낙담하기 시작한 마리사가, 문득 무언가가 생각난 듯 눈썹을 좁혔다.
그리고, 확신을 가진듯한 장난꾸러기 특유의 미소를 띠었다.
「생각났다구. 네가 오늘같이 이불을 두 장씩 말리던 날이 있었다는 걸!」
「……그게, 뭔가 이상해?」
「그 날, 네 이불 외의 다른 이불을 말리는 이유를 물은 내게 넌 「곰팡내가 나서 그래」라고 대답했지. 그 날, 네 어머니가 오는 것을 숨겼던 거지?」
「그렇다면?」
「아니, 어머니가 묵으러 오는 것을 내게 알려주는 게 부끄러워서 그랬던 거라면 재미있을 텐데― 하고.」
「크읏……!」
레이무는 작게 신음했다. 적중이다.
대단한 반응을 기대하지 않았던 마리사는, 새롭게 발견한 친구의 뜻밖의 일면에 돌연 활기를 띠었다.
「헤헴, 이것으로 새로운 이야기 거리가 손에 들어왔다구」
「놀림거리를 잘못 말한 거 아냐? 아─ 정말이지, 이러니까 네에게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던거야.」
「차가운 말 하지 마. 이렇게 된 이상, 오늘은 확실하게 네 부모님에게 인사드릴 테니까.」
「마음대로 해……」
레이무는 퉁명스레 대답했다.
「그래서, 네 어머니는 어떤 사람이야?」
묘하게 기쁜 것 같은 미소를 띠우며 마리사가 질문한다.
레이무라는 소녀를 아는 마리사로서, 그녀가 이 정도로 정을 주는 상대가 어떤 인물인지 순수하게 신경이 쓰이는 것이었다.
「만나면 알게 된다고 생각해.」
「자세한건 비밀. 인가. 계속 그러면 네 마마에게 네가 외로워 하고 있었다고 말해버린다?」
「아- 정말—, 귀찮게 굴지 마. 곧 있으면 본인을 만날 수 있어」
레이무는 설명을 방폐했다.
귀찮다고 하는 점도 있었지만, 그 이전에 자신의 말 대로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백문이불여일견. 한번 보는게, 말로 설명하는 것 보다 낫다─그 사람은, 그런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여성이었다.
거기에 평소 대로라면, 지금쯤이면 신사에 도착할 시간이다.
레이무는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따라오는 등 뒤의 마리사에게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조심한다.
눈치 빠른 그녀는 자신의 변화를 눈치 챌 지도 모른다.
기뻐져서 들떠있는, 고양되어있는 지금의 감정을.
경내에서 나오자, 역시나 「기대했던」대로, 그 사람이 있었다.
여기를 보고, 여느 때처럼 상냥하게 미소를 띠운다.
그리고, 조용하게 이름을 부른다.
「레이무.」
자연스레 미소를 띠우며, 이렇게 답한다.
「어서오세요, 어머니」
◇
나는 지금, 몇년전에 나온 하쿠레이 신사에 와 있다.
레이무라는 이름의─하쿠레이의 무녀의 후계자이며, 양녀인 소녀를 만나기 위해 방문했던 것이다.
오늘은 한 달에 한 번 밖에 없는 부모와 자식의 스킨십 타임인 것이다.
아이의 성장은 빠르다고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일 것이다. 만날 때마다 레이무는 커져서, 예쁘게 자라있다.
아니, 정말이야. 부모라서 콩깍지가 낀 게 아니야.
인생이 수련뿐인 내가 유일하게 세상에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이 사랑스러운 외동딸 정도다.
「어서오세요, 어머니」
그렇게 말하고, 귀엽게 미소 지으며 마중 나와 준 내 딸 진짜 천사.
마을에서의 소문이나, 타인과의 교류를 보면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재미없는 반응 만 하는 레이무지만, 내가 보자면 그냥 쿨데레라는 느낌인걸.
원작의 지식에도 「누구에게든 상냥하지도 딱딱하지도 않다」라는 설정이었다고 알고있지만.
부모와 자식으로서는 조금 차갑다고 생각하지만, 레이무가 상대라면 충분히 친밀한 관계일테지.
양친의 특권입니다.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습니다.
「조금, 키가 커졌구나.」
나는 정해진 듯한 대사를 말한다.
「어머니, 만날 때마다 그렇게 말한다는거 알아?」
「사실이다.」
「별로 실감 없지만 말이지.」
나를 올려보며 중얼거리는 레이무의 얼굴은 어딘가 불만스러워 보인다.
역시 어릴 때부터 비교 대상이 나니까 그런 걸까?
여자의 평균을 생각하면 상당히 크니까 말이다. 단련하고 있으니까 체형도 좋고.
그러나, 레이무에게는 이런 멀대같이 큰 여자가 되지 않았으면 하기에, 순조롭게 여자 아이답게 자라 주어서 어머니로서는 매우 기쁘다.
레이무는 음양술의 방면으로 천성적인 재능이 있으므로 체술 방면을 단련할 필요는 없다.
나와 같이 「하쿠레이의 비술」을 방치하고 권각술로 피에 젖어서 요괴 퇴치 따위 하지 않고, 더 무녀답고 우아하게 의무를 행했으면 한다.
정말로, 나같이 나무라던가 바위라던가 철덩이라던가 맹수라던가 요괴 같은걸 양팔이 상처 투성이가 될 때까지 패지 않게!
레이무의 예쁘고 티없는 손이, 나같이 넝마가 되어 버리거나 하면 엄마 웁니다.
상처 투성이에 「심하다」라기보다 「더럽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은 손이니까.
나는 전혀 신경 쓰지 않지만, 어머니의 손이 이러면, 레이무에게 부끄럽다고 생각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일단, 외형의 젊음은 이제까지 해온 만화적 수행 중 하나로 체득한 죠죠의 「파문」을 사용하고 있으니 유지할 수 있지만, 이런 지치는 숨쉬기 계속할 생각 없고, 실제로 이제 슬슬 그만해도 될 나이기도 하고.
이런 아줌마에게 외모에 관한 허세 같은거 필요 없으니까.
처녀지만 여러 의미로 여자 버리고 있으니까, 나. 이 여자로서 끝나버린 모습을 반면 교사로 해서, 레이무는 젊고 활기찬 소녀 시대를 만끽 해 주길 바라고있다.
부모가 할 수 없었던 것을 아이에게 바라는 것도 한심하다고 생각하지만 말이지…….
「어머니, 오늘도 자고 갈 거죠?」
「응. 레이무가 괜찮다면」
「나야 물론 괜찮아.」
내 착각이 아니라면, 레이무는 기쁜듯이 대답했다.
간단한 선물로 가져온 나의 짐을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받아들고, 반대편의 손으로 나의 손을 잡아 끌어준다.
이 무슨 상냥함인가. 우리 딸 진짜 최고-.
낙원의 멋진 무녀라고 불리는 나의 멋진 따님은, 언제나 무뚝뚝한 어머니가 속으로는 이런 High텐션 상태라는건 모를 테지.
타인의 평가를 바탕으로 해보면, 나는 감정이 겉으로 나오지 않는단다.
괴로운 수행에 참는 날들을 보내고 있자니, 어느새 안면까지 바위처럼 굳어버린 것이다.
이를 꽉 깨무는 것이 일상이었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자연스레 적어져, 문득 깨달으면 딸에게 까지 말이 적어져 버린 나는 정말로 바보같은 부모다.
「소개할께요, 어머니. 이 쪽은「친구」인 마리사.」
그렇게, 겉으로 내보이지 않고 자기혐오를 하고있자니, 레이무가 한 명의 소녀를 소개하였다.
「읏, 그만두라고 레이무. 아, 그러니까……처음 뵙겠습니다. 키리사메 마리사입니다.」
이름을 들지 않아도 나는 알고 있었다.
동방 프로젝트의 또 한사람의 주인공이며, 게임 속의 플레이어 캐릭터 중 하나인 마리사이다. 직업은 확실히─.
「마법사인가.」
「아, 네……그렇습니다」
「아,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
「……네」
진짜 키리사메 마리사이다. 나는 속으로 감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아는 마리사라는 캐릭터와 비교해서 훨씬 기특하다. 더 활발하고 명랑한 여자아이, 그렇지만 내심은 규중처녀라는 갭모에를 느끼게 하는 아가씨였을 텐데.
역시 첫 대면의 연장자 상대로는 긴장감이나 경계를 갖고 있는 걸까.
마리사의 「라구(だぜ-로마자 표기로 DAZE)」어조를 듣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지.
「활기찬 아이는 좋아한다.」
머지않아 평소의 마리사를 나도 볼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어필해 보았지만, 그렇게 쉽게 통할 리 없지.
마리사와 대면은 개인적으로, 레이무와 친구가 되어있는 것은 부모로서 기쁘다. 라고 우선 스스로 만족했다.
「레이무, 주방을 빌릴게.」
「요리라면 도울께……」
「아니, 괜찮아. 친구와 기다리고 있으렴.」
레이무의 도움을 거절하고, 나는 가져온 식재료를 들고 부엌으로 향했다.
후, 어째 이거 무지 부모 같은 행동 아닌가?
세간에서 말하는 「친구도 저녁 먹고 가려무나.」같은.
여기는 우선, 솜씨를 발휘하기로 하자.
이런 식으로 소소한 것에서 전력을 다하는 것은, 나 자신이 레이무에게 부모다운 것을 별로 해 주지 못했다는 자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쿠레이의 무녀라고 하는 특수한 입장에 놓여진 이상, 어릴 적부터 그 아이에게는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고 단련시킬 뿐으로 순수한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가진 기억이 거의 없다.
레이무의 성격을 대충 알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스킨쉽은 자중하고 있었다. 부모라는 입장으로 봐서는 거리를 너무 벌어진거 아닌가? 라고 지금까지 후회하고 있을 정도다.
거기에, 사적인 시간에는 싫증도 내지 않고 수련만 할 수 밖에 없는 무능인 나 때문이기도 하다.
깨닫고 보니 무녀의 대는 인계되고 무녀의 책무로부터 벗어났다고 생각하니 이번에는 별거, 더더욱 거리가 벌어져버린 생활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한 달에 한 번 얼굴을 본다며 공연한 참견을 하러 가봐도, 생각보다 뭐든지 실수 없이 해내는 레이무를 보고있으면 자신이 도움이 되고 있는 건지 의심이 간다.
함께 지내는 것이 즐거워서, 눈치채고 보니 하루가 끝나 있다는 것이 평소의 패턴이다.
과연 이런 날이 언제까지 계속 될까─.
적령기의 딸을 가진, 사랑만은 제대로 한 사람 몫을 하는 불량부모가 제멋대로 느끼는 불안이었다.
◆
선대 무녀─레이무와 같은 무녀복을 입은 여성의 큰 등이 복도의 저 편으로 사라지자, 마리사는 긴장 상태에서 풀려났다.
힘을 빼고 크게 숨을 내쉬고는, 거기서 간신히 자신이 긴장하고 있었단 것을 자각했다.
주위를 볼 여유를 가질 수 있었으므로 레이무의 얼굴을 보자, 예상대로 성격 나빠보이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내가 외로워하고 있었어요~ 라고 말한다고 하지 않았어?」
「시끄러워, 놀리지 마!」
마리사는 붉어진 얼굴을 재빨리 돌렸다.
「뭐, 어떤 사람인지 대충 알았지?」
「응, 이라고나 할까……대단한 사람이네.」
마리사의 선대에 대한 인상은, 그 한마디로 끝마쳐졌다.
미녀라는 말로도 부족한 아룸다운 얼굴과 균형잡힌 체형. 레이무와 같은 윤기 있는 흑발은, 레이무와 달리 허리까지 닿을 만큼 길다.
레이무가 입고 있는 하쿠레이 신사의 무녀복과 닮은 디자인의 홍백의 옷을 입고 있기도 했으니, 과연 레이무의 어머니라는 것을 납득했다.
반대로 피가 연결되지 않다고 하는 점을 믿을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확실히 레이무와는 또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사람이기도 했다.
「양부모라지만, 상당히 젊은걸.」
「그렇지? 근데 나이는 50 넘었어.」
「뭐!? ……어이어이, 농담이 지나치다구」
「사실이야.「파문」이라는 특수한 호흡법을 사용해 일상생활 중에도 육체를 활성화 시키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어. 그래서 노화가 멈췄다고.」
「숨쉬는 방법 하나로 불로불사라고!?」
「불사는 아니라지만, 골절을 치료하거나 출혈을 멈춘다거나 할 수 있어.」
「설마, 레이무까지 그 파문이라는 거 사용할 수 있는 거야?」
「그게 말이지 절대로 가르쳐 주지 않아. 파문을 사용하고 있으면 식사도 수면도 필요 없어지니까, 편리하다고 생각하는데」
「……마치 선인 같은걸.」
「호흡이라는 것은 흐트러지기 마련이니까, 조금씩 나이는 먹고 있다는 것 같아.
게다가, 내가 어른이 되면 파문을 그만둔다고 했어. 아이보다 부모가 장수 하면 안 된다고」
불로불사는, 사람의 꿈이다.
힘이나 부를 손에 넣은 사람이 그 다음에 요구하는 것은 대체로, 영광을 계속 손 안에 쥐고 있기 위한「불멸」이며, 엣날의 위인들의 대부분은 그 불로불사를 원했다.
어느 정도의 단련을 반복해 얻은 능력인지는 모르지만, 그 여성은 그것을 손에 넣고─그리고 아이에게의 사랑을 위해 간단히 버릴 수 있는 인간이다.
「……정말로, 대단한 사람이야.」
마리사는, 재능이나 힘이 아닌, 그 큰 그릇과 거기에 겹쳐 쌓아진 무언가에 압도되었다.
「확실히, 레이무보다 강할지도 모르겠네.」
중얼거린 소리에는 마리사 자신도 눈치 채지 못하게, 강대한 무언가에 대해 전율하는 공포가 섞여 있다.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점 뿐 이라면, 말 그대로 인간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아름다움을 가진 요괴 또한 본 적 있는 마리사다. 타인의 외모를 인상적으로 느낀 적은 그다지 없다.
그러나, 그 선대 무녀의 아름다움은 그녀만의 것이었다.
균정 잡힌 신체는 어울리지 않는 압축된 근육이 붙어있고, 그 위로 무수한 상처 자국이 더해져있다.
특히 양팔이 심하다. 자상이나 봉합한 흔적, 손가락은 뒤틀려서, 골절을 몇번이나 경험한 듯 조금 비뚤어져 있었다. 한 번 뿔뿔히 절단 한 뒤 다시 붙여놓은 것 같은 , 상처로 가득 찬 손이었다.
원래는, 여성으로서의 매력으로 흘러넘치고 있었을 터인 부드러운 신체에 새겨진 단련과 부상의 자취.
보기 흉하다고 생각하며 여자로서 연민을 느끼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그러나─마리사는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압도되는 듯한 감정마저 느꼈다.
마음을 불태우는 듯한 아름다움을 느꼈던 것이다.
「난 그 사람의 모든 것 중 제일 좋아하는 곳은, 손이야」
마리사의 내심을 헤아린 듯, 레이무가 말했다.
「어머니의 요괴 퇴치는 말이지, 하쿠레이의 비보인 음양옥은 물론 부적도 퇴마침도 사용하지 않아.
맨손으로 요괴를 때리고. 인간은 간단하게 넝마로 만들어버리는 요괴의 송곳니나 손톱을 그 양팔로 꺾고 분쇄해. 농담같지?
거기에 더해, 매일 묶어놓은 대나무에 몇백회내 관수연습, 바위를 부술 때 까지 지르기의 반복 연습. 손가죽이 벗겨지고 피가 흩날려요, 손가락은 골절돼, 보고 있는 이쪽이 아프다고 생각 될 정도야.」
「그래서, 그렇게 너덜너덜했구나.」
「아직 작았던 어릴 적에는, 함께 길을 걸을 때 정말로 가끔씩 손을 잡았던 적이 있어..
손으로 꼽을 정도 밖에 못 잡아 봤지만, 그 감촉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생각대로, 돌을 잡고 있는 것 같이 딱딱한데다, 울퉁불퉁해서, 여자의 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였어──그래도, 쭉 이대로 잡은채로 있고 싶다고 생각했어.」
과거를 회상하는 듯 한 레이무의 옆얼굴에는, 마리사 마저 처음보는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몰랐다. 이 하쿠레이 레이무라고 하는 소녀가, 누군가를 이렇게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듯한 얼굴을 하다니.
「그 너덜너덜한 양손이, 많은 물건을 지키고, 이어주고, 부흥시켰다.」
레이무는 자신의 손을 눈앞으로 내밀었다.
상처 하나 없는 깨끗하고 예쁜 손이다.
마리사가 자신의 손에 눈을 떨어뜨려 보자, 역시 레이무 같은 예쁘고 깨끗한 피부가 보인다.
소녀다운 작은 손.
그리고, 어리고 미숙한 손이라고 두 명은 느끼고 있었다.
「……레이무는, 그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해?」
「설마. 내가 거기까지 성실하게 수련할 리 없잖아.」
순식간에, 내가 왜 그래야 하는 듯 어깨를 움츠리는 친구의 모습에, 마리사는 이마를 부여잡았다..
그렇다, 이 녀석은 이런 놈이었다.
「단지, 뭐……내가 존경하는 얼마 안 돼는 사람이란 말이야.
뭣보다, 뿌리부터 「이길 수 없다」라고 느끼는걸.
내가 사람과 친해지기 쉬운 성격이란 것도 알고 있지만, 그런 것도 포함해서 딸로서 받아 졌다고나 할까……」
「아, 왠지 모르게 알 것 같아.
나쁜 의미가 아니라, 모두 간파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니까.」
「익숙하지 않은 경어까지 썼는데, 네 평소 성격 까지 완전히 간파 당했으니까.」
「시끄러워, 이렇게 된 이상 이제부터 평소처럼 말 할 테니까!」
「그렇게 해 줘. 그 사람에게 허세 부리는 건 소용없는 짓이니까.」
사람을 의지하기 어려운 두 명이 이번만은 안심과 신뢰를 마음속에 느끼고 있었다.
레이무는 타인에게 태도가 차갑고, 마리사는 언동이 비뚤어져 있다.
그런 두 명에게 있어서, 설명하지 않아도 입 다물고 모든 걸 받아들여 주는 그 사람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완전하게 평상시의 페이스를 되찾은 마리사는, 식사의 준비가 끝날 때까지 레이무와 수다를 떨었다.
◇
툇마루 쪽에서 레이무와 마리사의 대화가 들린다.
역시 마리사와의 첫 대면의 내가 화제일까? 「이게 말이지-이러저러 해서 말야—」같은 느낌의 단순한 잡담일까? 청력 올리고 싶다.
그러나, 난 그런 능글맞은 일은 잘 할 수 없는 소시민이다.
단지 조용히 감자 껍질을 벗기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 껍질이 중간에 끊기면 난 죽는다. 같은 느낌으로 의미 없는 제약을 붙이면서.
요리의 내용? 엄마의 손요리라면 하나 밖에 없지!
「——어머나, 오늘은 고기 조림(肉じゃが)일까나?」
BABA★, 라는 효과음이 등 뒤에서 들린 것 같았다.
아니 이런 대단한 할머니가 있을 리 없잖아.
신출귀몰한데다 어쩐지 수상한 캐릭터 설정이 있는 요괴지만, 실제로 만나 보면 원작의 지식의 모든 것이 합쳐져, 그와 같이 엄청난 카리스마와 미모를 가지고 있다.
환상향의 현자 「야쿠모 유카리」가 공중에 열린 틈새(스키마)로 불리는 이차원의 갈라진 틈으로부터 나에게 웃어 주고 있었다.
「……미안하다, 유카리. 이 요리는 삼인분이다.」
「차갑네요. 평소처럼, 놀라주지도 않고」
조금 연기하는 티가 나는 이쪽에 등을 돌리고 삐친 것 같은 행동은 유카리 답지 않게 사랑스럽다.
뭐, 이런 생각이 들키면 나는 살해당해 버리므로 포커페이스 유지에 힘쓸 뿐이다. 매번 평범하게 놀라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다, 놀랐을 때의 반응이 네타성 발언이 되버리니까.
순간에 자신의 말 대신, “네놈 보고있구나!” 같은 만화의 대사를 내뱉어 버리는 것은 나의 버릇이었다.
긴박해지면 스스로 생각한 말 대신, 만화의 대사만 술술 나온다. 생전의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대충 알 것 같다. 좋아, 생각하는 것 그만두자.
「부엌칼을 사용하고 있을 때는 위험하니까, 평범하게 말을 걸어라.」
「그러면 재미없는걸?」
「나의 반응을 봐도 재미없지 않아?」
「그렇구나. 어째선지, 당신에게는 내 틈새의 움직임을 간파 당하는 것 같고.」
에, 아니요. 평범하게 무리. 완전히 눈치 못채고 있습니다.
단지 동방의 2차 창작에서는 「야쿠모 유카리=신출귀몰」같은 묘사가 일반적이라, 그런거구나 라고 혼자 납득하고 있을 뿐이니까.
목욕탕에서 갑자기 등장해서 패닉, 이라던가 동인지에서는 비교적 평범한 전개인 걸 나도 사생활 중에 「아—, 지금 유카리가 여기 훔쳐보는 거 아냐?」라던가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소소하게 놀라므로, 진심으로 그만둬 주었으면 한다.
재미있다며 하지 말래도 할 것 같은 캐릭터라는 건 알고 있으니 강요는 하지 않지만.
「그래서, 무엇인가 용무라도 있나?」
「어머나, 용무가 없으면 당신의 곁에 있으면 안 돼?」
질문을 질문으로 대답하지 마-! 라고 대답하고 싶지만, 남의 질문에 말꼬리를 잡거나 말장난으로 놀리는 것은 유카리의 버릇이므로, 교제가 긴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
사실, 옆에 있어도 폐가 되는 일은 전혀 없기고.
「물론, 상관없어」
「……」
「그럼 일인분 더 만들어 볼까. 함께 먹는게 어때.」
「……당신은 정말이지……」
잘 되면 유카리와 레이무들과 함께 같은 식탁에 둘러앉는 꿈의 전개를 기대하고 제안한 해봤지만, 어째선지 기막히다는 반응을 받았다.
「싫은건가?」
「아니요, 영광이에요. 그렇지만, 그것은 다음에. 지금은 아직 그 아가씨와 얼굴을 맞댈 때가 아니니까요」
사무적인 어조로 거절당해 버렸다.
그 아가씨라는 건 레이무일 것이다.
나와 유카리의 교제는 레이무를 양녀로 받아들이기 전부터 계속 되고 있으며 당연히 레이무를 기르고 하쿠레이의 무녀를 대물림 하던 중에도 그녀와의 연결은 끊어지지 않았지만, 유카리는 레이무에게는 불간섭이라는 태도를 지키고 있었다.
동방에서는 하쿠레이 레이무와 야쿠모 유카리는 세트와 같은 취급되지만, 의외롭게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두 명은 얼굴을 마주한적 조차 없다.
하쿠레이의 무녀로서의 수행이나 교육 같은, 나 대신 멀리서나마 서포트 해 주었지만.
나 자신의 능력은 오로지 바보같은 수련의 결과로 얻은거라, 하쿠레이 전래의 비술이라던가 전혀 관계없다.
……아니, 오히려 레이무가 그 방면으로는 더 우수하다. 나의 것은 「하쿠레이에게 계승된 힘(웃음)」이라는 느낌.
물론, 오늘날까지 싸움에서 살아남은 것은 나 자신의 힘에 의한 것이지만, 그렇다 한들 저런 만화에서나 할만한 수행을 레이무에 시킬 생각은 절대 없었다.
나의 반칙기술은 아웃, 규칙대로 계승받아야 할 하쿠레이의 비술은 그 비술을 전해야 하는 역할인 내가 전혀 모르니, 여러 의미로, 유카리의 조력이 없었다면 원작 그대로의 「환상향의 관리자인 최강의 무녀」인 지금의 레이무는 없었을 것이다.
어느 의미, 나 이상으로 레이무의 성장에 공헌하고 있다.
그 공적을 생각하면, 슬슬 레이무에게 제대로 소개해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유카리가 레이무의 양부모라는 설정의 동인지라던가 상당히 읽었지만, 원작에서는 실제 어땠으려나? 혹시 내가 레이무의 옆에 있는 영향인가? 아무래도 모르겠다.
뭐, 동방은 공식 설정보다 2차 창작의 설정이 널리 펴졌으니까.
뭣보다, 그 세계에 현재 진행형으로 살아가는 내게는 사소한 일이다. 지금 눈앞에 있는 현실만이 진실.
나보다 아득하게 현명한 유카리니, 상응하는 이유가 있겠지. 나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그런가」하고 짧게 수긍했다.
어라? 유카리는 이번에는 정말로 쓴웃음을 짓고있었다.
「정말이지, 당신은 담백한 건지 순수한 건지.」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당신에게 내숭떠는 말투는 의미없네요. 만나러 온 용건을 말할께요.」
「흠, 듣겠다.」
어째선지 혼자서 납득한 유카리는 평소의 어딘가 수상한 미소를 띄웠다.
어딘가 수상하다고는 해도, 미인이 그러면 그것마저 요염한 매력을 갖는다.
이 미소야말로 야쿠모 유카리라는 캐릭터의 바닥의 깊이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며, 나는 이 표정을 상당히 좋아한다. 프로 일러스트레이터의 일러스트를 보고 있는 기분. 게다가, 생방송에 무료로 단 한순간 밖에 볼 수 없는 드문 미소다.
미인을 3일 보면 질린다고 하지만, 거짓말지 그거. 유카리님의 존안이라면 하루 종일이라도 봐주겠어.
그러나 나 이외의, 다른 인요의 지인들의 평가는 모두「불안해」이라던가 「경계심을 불러 일으킨다」라고 말해진다.
역시, 방긋방긋 하며 마주 미소 짓는 내가 이상한 건가?
「가까운 시일내에, 환상향에서 「이변」이 일어나요.」
「 「이변」?」
「쉽게 말하면, 환상향 규모로 일어나는 이상 현상. 원인은 불명.」
원인 불명인데, 이변이 일어나는 시기를 알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무슨 뜻이야?
어쩐지 유카리도 그 이상 말을 잇지 않은 채, 예의 얼굴로 내 얼굴을 보고있다. ─이건 내 기억과 지식을 참고하면, 원작에서 언급되는 「레밀리아・스칼렛이 일으키는 홍무이변」인가?
레이무가 하쿠레이의 무녀를 계승하고 나서 대규모 사건은 일어난 적 없고, 물론 붉은 안개가 발생하는 이상 현상도 발생한 적은 없다.
이제 「아직 원작 돌입 시기가 아닌건가—? 지금부터 일어나는 거려나—?」하며 날마다 고민하고 있었지만, 그 시간이 마침내 왔다는 건가.
만일 홍무이변이었다면, 여기로부터 원작 슈팅게임의 주제인 「탄막놀이(스펠카드・룰)」이 보급되는 건가.
으음—, 그러니까 2차 창작의 고찰 중에서, 이 이변으로 탄막놀이가 퍼지고 홍마관도 유명하게 되었으니, 뒤에서 무언가 거래가 있었던 거 아닐까? 라고 추측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짜고치는 게임때라는 건가.」
「!? …………과연, 선대 무녀」
유카리의 본심을 추측하며 여러 방면으로 사고가 탈선하고 있던 나는 문득 정신을 차렸다.
아무래도 무의식 중에 말해버린 것 같다.
잘 모르겠지만, 유카리가 나를 보고 놀라고 있었다.
「그 말대로, 이「이변」은 주모자 이미 거래가 끝나있어.
이것을 기회로, 이 환상향에 새로운 룰을 만들거야. 인간과 요괴를 지키기 위한 제약이며, 살아가기 위한 자극을 더해서.」
유카리는 내게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었다.
역시, 이것은 원작 게임 본편의 스타트이며, 레이무가 본격적으로 하쿠레이의 무녀로서 활동하기 시작하는 시작인 것 같다.
――그렇다면, 나도 드디어 본격적으로 은퇴다.
「지금부터 일어나는 이변의 해결에, 더 이상 내 힘은 사용할 수 없겠는데」
왜냐하면 나, 슈팅게임의 세계인데 능력이 격투게임 사양이라구요.
「정말로, 당신에게는 어디까지 간파당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네요.……미안해요.」
어째선지 고개 숙여 사과하는 유카리.
에? 아니, 그야 생각해 보라고 탄막놀이 중에 「똑바로 돌진해 라이트 스트레이트로 팬다」라고 생각하고 실행하는 놈이 관계되면 안되잖아. 그거 비매너라고.
「──환상향은 바뀐다. 하나의 시대가 끝나고, 우리들의 전쟁은 끝났다.
세상에는 이야기로 전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전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잃어서는 안되는 생명이 있다.」
우선, 어쩐지 무거워진 장소의 공기를 가볍게 하기 위해 그 명대사를 말해 보는 나.
응, 좋은 대사이지만 전혀 말할 타이밍이 아니지. 그 전에, 홧김에 말해버린거라 나도 내가 뭐라는지 모르겠어.
「정말이지……당신은, 벌써 그런 것 까지 각오했던 거구나.」
그렇지만, 유카리에는 말의 의미가 이해된 것 같다.
과연 요괴의 현자, 대단해. 어떤 식으로 말을 이해했는지 무서워서 물을 수 없습니다.
「고마워요, 선대. 새로운 룰에 의해서 바뀐 환상향을, 거기에 사는 인간과 요괴를 아무쪼록 지켜봐줘요.」
「아아. 내가 하는 것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전부 아는 척 하고 나는 수긍할 수 밖 에 없었다.
유카리의 부탁이니까, 잘은 모르겠지만 들어주는 것 외의 선택사항이 있을 리 없지만 말이지.
뭐—, 마을이라던가 지켜보는 것은 현역의 무렵부터 익숙해진 일이니까 얼마든지 할 수 있고.
「고마워요─.」
나의 대답에, 유카리는 처음으로 보는 상냥한 웃는 얼굴을 띄우고 고개를 숙인 뒤, 그대로 조용하게 경계를 닫으며 떠났다.
……그렇게 감사받을 만한 건가?
이야기한 내용을 요약하니 「가까운 시일내에 이변이 일어난다→거기서 스펠카드 룰을 보급한다→이후는 레이무가 주역→나, 해고」라는 것이 된다.
유카리에게 도움은 커녕, 향후 내가 환상향에 공헌 할 기회마저 없어진 거 아냐?
응, 전혀 모르겠어.
아마, 유카리의 헤아릴 수 없는 두뇌에는 어떠한 이익이 보이고 있다. 라는 걸로 하자.
유카리의 머리가 너무 좋은 것과 나의 느긋한 사고의 탓으로, 회화가 서로 맞물리지 않은 채 어째선지 모르게 깨끗하게 이야기가 끝맺어 지는 건 사실 옛날부터 자주 그랬다.
나는 감정을 다잡고, 요리를 재개하기로 했다.
어, 그러면……드디어, 레이무나 마리사가 스펠카드를 사용하게 되는 건가.
할 수 있으면, 그 아이들 전원의 탄막놀이 장면을 두 눈으로 보고 싶다.
……문득, 새삼스럽게 깨달은 건데──.
어쩐지 조금 전에 보통으로 회화가 성립하고 있었는데, 나 스펠카드・룰의 설명은 커녕 이름도 못 듣지 않았나?
◆
하쿠레이 신사의 선대 무녀─ 많은 사람은, 그녀를 역대 최강의 무녀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야쿠모 유카리에 있어서 그녀의 평가는 조금 달랐다.
환상향의 탄생으로부터 수많은 세월이 흐르고, 수없이 대가 바뀐「하쿠레이의 무녀」를 봐 왔으니 말할 수 있다.
그녀는, 역대의 하쿠레이 중에서 가장 파악하기 힘든 무녀다─라고.
단련된 강철과 같은 외관과는 정반대로 내면은 순박하다. 하지만 결코 둔하지 않다.
현자라고 칭해지는 자신의 간사한 꾀마저 간단하게 간파한다. 이번 이변과 스펠카드・룰의 대화같이.
이쪽의 의미심장한 화제를 끊기고, 반대로 자신이 놀라버리는 인간이다. 사전의 정보 같은 것은 단편조차 얻을 수 없을 텐데.
그녀가 도대체 어떤 시점으로 이 세계를 보고 있는걸까?
긴 세월을 산 이 대요괴도 모르는, 얼마 안 되는 것이었다.
그녀는 유카리에게 있어서 항상 미지의 존재이며, 불안의 씨앗이며, 흥미의 대상이며─그리고, 자신을 무조건으로 「좋아한다」라고 말해주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대였다.
그러니까는 유카리는 선대 무녀를 「가장 파악하기 힘든 무녀」라고 생각하고 있다.
유일하게 확신하고 있는 것은, 그녀가 다양한 의미로 자신의 마음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지금 대의 레이무가 그렇듯, 하쿠레이는 피에 의해서 계승되어 가는 이름은 아니다.
그 시대, 가장 뛰어난 자질을 가진 소녀가 자연스레 골라지고 기술을 배우고, 지위를 계승한다.
그러한 흐름 속 에서, 지금의 레이무가 최고의 재능을 가진 무녀라면, 선대는 확실히 「이질」이었다.
유카리가 그 소녀를 찾아냈을 때, 그녀는 이미 독자적인 힘을 얻고 있었다.
처음으로 그녀를 본 것은─마을에서 떨어진 산속에서, 주위에 꿈틀거리는 짐승이나 요괴의 기색을 무시하고, 무심하게 주먹을 휘두르는 모습이었다.
기를 정돈하고 두손을 합장하고, 자세를 잡아, 지른다.
그것을 반복한다. 단지 전력으로, 반나절 이상이나 휘둘러 끝냈다고 생각하니. 수면한 뒤, 일어나서 그리고 다시 반복한다.
옆에서 보면 미친 것으로 보일 정도의 행위. 넘쳐나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는 요괴와는 달리, 짧은 인생 밖에 가지지 못하는 인간이 쓸모 없다고 생각되는 일에 생명을 소비하는 이상 현상. 그러나, 그 끝에─.
작은 호기심이 커져서, 시간은 충분하다는 것을 이유로 어느샌가 그 모습에 매료되어 깨닫고 보니 유카리는 그녀의 주먹이 하나의 성과를 잡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소리보다 앞서 나가는 주먹.
누구에게도 알려지는 일 없이 태어난 기술을 본 순간, 유카리의 마음은 정해져 있었다.
아직도 불안정한 환상향. 그러나, 그녀와 함께라면 바꿀 수 있다─!
「환상향은 바뀐다─」
선대 무녀의 중얼거림을 듣고, 유카리는 그녀와 만나고 난 뒤의 지금까지의 기억이 선명히 소생하는 것을 느꼈다.
아무렇지도 않게 중얼거린 것 같은 말은, 매우 무겁게 퍼졌다. 마치 노련한 병사의 독백과도 같이.
그녀와 보낸 수십년의 세월은, 대요괴「야쿠모유카리」에게 있어서는 몇 안 되는 시간.
그러나, 섬광과 같이 눈부신 날들이었다.
「하나의 시대가 끝나고, 우리들의 전쟁은 끝났다.」
격동의 시대.
인간과 요괴의 밸런스도 치우쳐서, 사람이 무차별하게 물려 죽는 지옥의 옆에서, 무저항의 요괴가 인간들에게 둘러싸여 살해당한다.
비경의 소문을 우연히 들은, 밖의 세계에서 아직도 스스로를 지배자라고 의심하지 않는 오만한 요괴가, 침략해온다.
그 요괴들을 모두, 양팔로 대패시켰다.
지금까지 인간의 수호자로서 단지 지키기 위해 요괴를 퇴치하는 무녀가 아니다. 환상향의 관리자로서 위협에 스스로 뛰어들어 멸하는 무녀─.
지금, 환상향이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있는 「하쿠레이의 무녀」라고 하는 역할을, 그녀가 확립시켰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말대로─그녀의 전쟁은 끝났다.
「세상에는 이야기로 전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마지막의 싸움은 그녀의 승리로 종결했다.
대륙을 지배하고 있던 공포스러운 흡혈종의 폭군이, 스스로의 본거지 채로 환상향에 전이 해와 시작된 침략은, 선대 무녀가 흑막을 토벌하는 것으로 막아졌다.
그리고, 안정되기 시작한 환상향.
――하지만, 남겨진 것은 평온 만이 아니다.
너무 강대한 하쿠레이의 무녀의 전설. 요괴를 초월한 인간의 힘.
인간의 위대한 가능성을 과시한 그녀의 존재는, 동시에 인외의 존재를 공포 떨게 만들었다.
「전해선 안 되는 것이 있다」
본래는 있을 수 없는─ 있어선 안 되는,「인간이 요괴를 지배할 가능성」을 그녀는 보여 버렸다.
인간은, 요괴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반대의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 섭리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유카리안에 새로운 불안이 태어나 두 명의 관계에 작은 균열이 나려 했을 때, 마치 꾸민것 처럼 그녀는 말했다.
하쿠레이의 무녀의 계승자를 찾아냈다, 라고.
「잃어서는 안 되는 생명이 있다」
새로운 불안은 태어나자마자 해소됐다. 마치 대답이 최초부터 준비되어 있었던 것 처럼.
그녀는 「선대」가 되어, 하쿠레이의 무녀는 지금의 레이무가 되었다.
레이무도 또 선대와는 다른 방면에서의 천재이며, 누구에게도 속박되지 않는 특유의 능력을 가지고, 그 평등한 정신은 어떤 면에서 선대 이상으로 환상향의 관리자로서 적합했다.
모두, 주문한 것처럼 맞아 들어맞았다.
그녀는 신사를 떠나, 마을에 자리 잡고, 그 힘을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유일하게, 사람들의 생활을 지켜보는 것만은 변함없이 계속했다.
레이무에 계승된 것은 정당한 하쿠레이 전래의 음양술이며, 선대가 만들어 낸 수많은 기술은 단 하나도 전해지지 않았다. 그녀 자신이, 그것을 완고하게 거절했기 때문이다.
유카리의 안에서는, 이미 몇 안 되는 염려조차 남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정말이지……당신은, 벌써 그런 일까지 각오하고 있던 거구나.」
유카리는 지금, 처음으로 그녀의 진심을 말로서 듣고, 가슴이 막막했다.
그녀는 이쪽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럼에도 모든 것을 간파하고 있는 것 같이, 단지 대답만을 말했다.
눈앞의 인간은, 자신이 옛날부터 꿈꾸고, 계속 오랫동안 염원한 결과 태어난 이 이상향을, 같은 정도로 사랑해 주고 있다.
그녀의 결단을, 헌신 같은 진부한 말로 정리할 생각은 없다.
그녀가 현역에서 물러난 지금도 수행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만났을 때부터 오로지 스스로를 단련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힘쓰고 있다.
그런 그녀가 자신 힘을 꺼리지 않고, 레이무에게 계승시키지 않는 것은 결코 자기희생 같은 위선 때문이 아니다.
그녀는, 그저 사랑하고 있다.
이 환상향을,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을─ 레이무는 물론, 마을의 사람들, 친우인 요괴나 요정들을, 그리고 이 야쿠모 유카리를 포함한 모두를.
모든 진심을 숨기고, 상대를 내려깔기 위해 웃는 자신의 얼굴을 좋아한다고 말해 주었다.
「고마워요, 선대」
허락된다면, 그 때 유카리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허락되지 않는다. 스스로가 허락하지 않는다.
그녀를, 새로운 환상향의 룰로부터 내버린 것은 나.
그녀가 쌓아 올려 온 것을 제물로, 그 위에 평온을 만들려 하고 있는 것 또한 나.
흑막은, 나.
(그런데도, 그런데도 당신이, 이런 속에 어둠을 품은 요괴를 좋아한다고 말해줘서……)
유카리은, 그 어떤 신에게보다도 그녀에게 마음 속 깊이 감사를 표했다.
「고마워요─■■■」
당신이 나를 포함한 환상향의 모두를 사랑하듯, 나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
◇
「맛있어! 이거 맛있어!! 과연 레이무의 엄마!」
후후후, 이렇게 기뻐해 주다니, 실력을 올린 보람이 있었다.
어째선지 요리가 끝나고 식탁을 준비하다 보니, 어느새 마리사가 상당히 친근하게 대해 주게 됐으니까.
괜찮아? 그렇게 무리해서「엄마」라던가 불러주지 않아도.「아줌마」같은 호칭으로 좋다구? 아니, 역시 마리사에게 그렇게 불리는 것도 상당히 불타오른다.
「……응, 역시 맛있어.」
이쪽은 단지 조용하게 음미하는 레이무.
그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는 것만으로, 엄마의 가슴은 만복입니다. 괜찮아? 좀 더 먹으렴?
「다행이다」
나는 감개무량한 감정에 휩싸여 중얼거렸다.
물론, 표면상은 쿨한 얼굴이지만 속마은은 천국에 간 기분이다.
그 레이무와 마리사 두 명과 한 지붕 아래에서 식탁을 둘러앉아있다. 텐션 오르지 않는 게 이상하다.
아니 그전에, 이렇게 충실해도 괜찮은 거냐 내 인생.
산속에서 누구에게도 볼이고 싶지 않은 반 개그의 영역에 달한 바보같은 수행을 하고 있었던 것이, 어째서인지 유카리와 만나고, 환상향에 초대되고, 그 하쿠레이 신사에 살게 해 주고, 레이무를 양녀로 하고, 오늘은 마리사와 알게 되었다.
이 얼마나 위너다운 삶인거냐 나.
지금까지 이러저러한 사선도 넘어왔다만, 그러한 것 아무래도 좋아졌다.
이제, 말해버릴 테다. 이 기세로 말해버릴 거야.
유카리는 나의 신부.
마리사는 나의 신부.
아니, 이제 동방 캐릭터는 전원, 나의 신부로 해도 괜찮지 않을까?
물론, 레이무는 나의 딸.
――환상향이여, 사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