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갱신합니다만, 이 작품은 제가 연재하는 한 공식 정보에 따라, 독자 해석에 의해서 보완하고, 거기에 주인공이 개입한다는 전개로 갑니다.
Q:즉……어쩐다는거야!?
A:떠들썩한 건 좋다는 거지!!
하나, 요괴가 이변을 일으키기 쉽게 한다.
하나, 인간이 이변을 해결하기 쉽게 한다.
하나, 완전한 실력주의를 부정한다.
하나, 아름다움과 화려함에 객관적인 우수함이란 없음.
야쿠모 유카리가 발안하고, 하쿠레이의 무녀가 시행한 「스펠카드・룰」은 결국, 이 단 네 개의 이념으로 요약된다.
이러한 개념에 반하지 않고 세세한 규칙이나 승패의 기준을 결정한 뒤 각자의 힘이나 능력에 맞춰 평등한 전투가 가능한 결투 방법이 「탄막놀이」다.
유카리는 환상향에 있어서 이 새로운 룰의 초안을, 얼굴조차 마주댄 적 없는 하쿠레이 레이무에게 보냈다.
대화는 없었다.
개념만이 적혀있고, 그 아래로는 공백으로 채워진 종이를 강력한 결계술식으로 보호받는 신사에 내던졌다. 종이는 요괴끼리 사용하는 계약서와 같은 물건을 사용하고 있다.
유카리는, 레이무가 단지 그 종이만으로 이쪽의 본심을 이해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녀는 환상향을 관리하는 하쿠레이의 무녀이며, 유카리의 결계를 풀어버릴 만한 힘의 소유자이며, 그리고 이 적은 단서로부터 의도를 알아챌 정도로 날카로운 감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선대 무녀의 뒤에서, 레이무의 성장을 지켜봐 온 유카리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물론, 아무리 하무레이의 무녀가 지지하는 룰이라고는 해도, 환상향 안에 사는 인간이나 요괴가 거기에 “알겠습니다”라며 따를 리는 없다.
이 룰은, 어느 정도 강력한 힘을 가진 요괴를 상대로 사용되는 것이니까, 언어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잔챙이 요괴는 범위에 넣지 않는다. 단지, 힘과 지혜를 갖춘 자만이 반드시 교양까지 가지고 있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힘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룰에 반발하는 요괴 또한 존재한다.
약자인 인간을 얕보고 괴롭히는 것은 강자인 요괴의 특권이다.
무녀라고는 한들 결국 인간. 스펠카드・룰을 받아들일 만한 인요는, 해봤자 약 3 분의 1 정도─ 그렇다면, 나머지의 3 분의 1은 이 자신이 보완한다.
야쿠모 유카리는 틈새 요괴. 경계를 조종하는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있다.
유카리는 사람이나 요괴, 요정 등 환상향의 거주자의 의식의 틈새를 조작하여, 상식의 경계를 애매하게 재구축 했다.
이 새로운 룰에 대한 위화감이나 반발심을 최대한 없애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인식 하도록 했던 것이다.
「강대한 힘을 가진자는 강자」라는 당연한 인식을 알려주는 것 처럼 「탄막놀이의 승자는 강자」. 그런 가치관을 가지도록 의식을 조종한다.
아무리 대요괴라고 한들, 그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환상향은, 좁지도 넓지도 않다. 장소에 따라서는 생과 사, 천국과 지옥과 같은 세계의 경계조차 존재한다.
그 수많은 세계의 경계를 넘어 가능한 한 많은 인요들의 의식에 간섭했다.
그러니까, 3 분의 1이 한계다. 거기다, 자신과 동등한 레벨의 강대한 존재 상대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영구히 지속시키는 것 또한 무리다.
정말 노력에 비해 처참한 성과인걸, 하고 유카리는 식은땀을 흘리며 자조했다.
그러나, 결심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 어떤 일이건 시작이 반절이라는 말도 있다.
이로서 환상향의 3 분의 2는, 새로운 룰을 상식으로서 받아들이기 쉬워졌다.
손이 닿지 않는 마지막 3 분의 1은, 주위의 흐름에 따라 움직여 준다.
대요괴라고 할지언정, 결국은 「개체」다.「집단」이 움직이면, 「개체」도 같이 움직인다.
강자가 가지는 특권이나 품격은, 「집단」의 인식이 없다면 의미를 잃으니까.
――다음은, 실천 할 뿐이다.
막대한 노력과 그 노력에 비례한 피로를 겉으로 보이지 않고, 야쿠모 유카리는 환상향의 하늘로부터 우아하게 환상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하쿠레이 신사에서 날아오르는 두 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하나는 홍백. 하나는 흑백.
어느 장소를 중심으로, 마을을 전체를 가려 신사에까지 닿기 시작한 붉은 안개를 이변이라고 파악하고 그 해결에 나섰던 것이다.
하쿠레이 레이무는 이번이 첫 대규모 이변의 해결이 된다.
그녀가 스펠카드・룰에 따라 이 이변을 해결한다면, 그것이 수많은 인요에게 상식으로서 자리잡을 것이다.
한 번 자리 잡았다면, 나머지는 커지는 것을 기다릴 뿐.
룰이 제대로 상식으로서 자리잡는 다면, 이 이변의 결말은 어떻게 굴러가던 상관없지만─뭐,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성장을 지켜봐오기도 했으니, 무사히 해결하기를 바래주자.
키리사메 마리사에 관해서는, 애시당초 완전하게 무시하고 있었다.
설마 하쿠레이의 무녀 이외에도 이변 해결에 흥미를 가진 인간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기에, 이레귤러로서 방해물이 될 가능성을 고려해서 공격 태세를 취했지만, 결국은 그대로 보내버렸다.
사실 유카리가 그렇게 판단한 것은, 선대 무녀인 그녀의 존재를 헤아린 것이 크다.
유카리는 마법사로서 범인(凡人)에 지나지 않는 마리사의 존재에 그 어떤 흥미조차 갖지 않았지만, 후에 회상해보면 그런 약한 인간이기 때문에 더더욱 이 새로운 룰에 참가해야 한다는 선대의 의도를 해석했다.
지금은, 취약한 인간인 마리사의 존재가, 이 룰 위에서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조금 흥미가 생겼다.
어찌됐건, 주사위는 던져졌다.
선대가 만들어낸 토대 위에 새로운 룰을 시행하고, 그 위를 현대의 무녀가 날아간다.
환상향이, 새로운 역사를 새기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뭐, 생각보다 그 따님이 게을렀던 것은 오산었지만.」
이변이 시작된 후 며칠이 지나서 간신히 움직이기 시작한 레이무의 마이 페이스에 기막히다는 얼굴을 하며, 유카리는 한숨과 함께 약간의 피로함을 내보였다.
◇
안개 때문에 상당히 추운 날씨 속에서, 진료소의 앞을 청소하고 있자니 하늘 위를 기억에 있는 두 기척이 지나쳐가는 것을 느꼈다.
아무래도 레이무와 마리사가 이변 해결에 나선 것 같다.
덧붙여서 이 「기척」이란 녀석은 편의상 부르고 있는 단어. 감지할 수 있게 됐을 때는「이것이 <기척>이라는 건가……」하며 맹렬히 감동했지만, 사실 이 기척의 정체는 아직까지도 모른다. 뭐야 그거 무서워.
「——선대님. 오늘도 진료소는 열려 있습니까?」
이변도 오늘로 마지막인가? 아니, 그렇지만 실제 슈팅게임 적인 의미로 레이무는 얼마나 강한거지? 플레이어에 의존하는 게 아닌 레이무의 실력은 잘 모르겠는데.
이러저러하게 네타적인 시점에서 고민하고 있자니, 갑자기 말이 들려왔다.
붉은 안개가 퍼진 이래, 외출하는 사람은 부쩍 줄어들었으므로, 이렇게 평소처럼 진료소에 올 수 있는 존재는 한정되어 있다.
뒤돌아보자, 마을의 수호자라고 불리는 글래머 여교사……가 아니라, 카미시라사와 케이네가 있었다.
「아. 선생님은 순찰인가?」
「아마 이제 조심성 없이 밖에 나오는 사람은 없을 테지만, 만일에 대비해서요.」
홍무이변이 시작된 이래, 케이네는 마을의 인간이 혹여나 이변 때문에 다치지 않도록 자주적으로 순찰을 돌고 있다.
과연 2차 창작에서도 캐릭터성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호인(好人)이다.
「수고했다」
「아뇨. 선대님도 수고하셨습니다, 이 안개 속 에서 진료소를 열어 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일이 없는 건 둘 다 같지만 말이지.」
「모두,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이런 때에 만약의 경우에 올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건 의지가 됩니다. 역시, 선대님이십니다.」
연장자 같은 말투를 구사하는 케이네를, 나도 「선생님」이라 부르고 있다, 예의 바른 그녀는 존경해야 할 상대에게는 정중하게 경의를 표해 경어를 사용한다.
확실히, 공식 소설에서는 그 모코우에게서 경어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말이지.
그리고, 이게 또 문제다……나는 케이네에게 존경받고 있는 것 같다.
어라? 어째서? 케이네는 반수니까 연령으로는 나보다 훨씬 연상일텐데.
「상태가 안 좋은 사람은 있나?」
「지금은 아직 없습니다. 돌아봤지만, 추위로 조금 감기기운인 아이 몇 이 전부네요.」
「마력으로 만들어진 안개다. 몸속의 상태가 나빠질 위험성도 있다. 당분간, 주의해다오.」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당분간이라니, 어째서인가요?」
「이제 곧 이변은 해결된다. 레이무와 마리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심적 피로가 모여 있을 케이네를 안심시키기 위해 그렇게 말했다.
뭐, 일직선으로 원흉인 홍마관으로 가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원작이 괜히 1~6면 까지 있을 리 없으니까.
예의「이렇게 달도 붉은(중략」이라는 대사를 보면, 해결은 빨라도 한밤중이 될 것 같다.
「하쿠레이의 무녀는 압니다만, 마리사라니……그녀도?」
케이네는 마리사라는 이름에 대해 의심스러운 표정을 띄웠다.
으-음, 이건 유카리에게도 말해야 하는 이야기다만, 어쩐지 다들 마리사에게 심한걸.
후원자라고 할까 네임밸류가 있나 없나의 차이 때문인가?
유카리는 명백하게 마리사를 이변에 관련되지 않게 하려 했었고, 내가 당황해서 참견하지 않았면 주인공이 한 명 줄어들 뻔 했다.
그러한 네타적인 의미를 제외해도, 역시 레이무 혼자 홍마관으로 돌입시키는 건 위험하다.
생전의 지식에서 오는 단순한 뻘짓일 지도 모르지만, 역시 레이무와 마리사는 콤비이기 때문에 더욱 믿음직하다는 느낌이고.
「불안한가?」
「키리사메 마리사의 이름은 유명합니다. 훌륭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면서, 인간의 길을 버렸다는 것이, 조금 껄끄럽다고 느껴지고 맙니다……」
케이네는 마리사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진 것 같지는 않았다.
마리사는 대기업 만물상인 친가에서 뛰쳐나와, 마법사가 되었다는 경력이 있다.
가출하고, 마법사라는 인도(人道)에서 엇나간 존재를 목표로 하는 이유는 원작에서도 공식 설정에서도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그녀는 원하는 대로 보낼 수 있는 인생을 쉽게 손에서 놓아버린 것이다. 궁핍함에 인간으로써의 특권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도, 이 환상향에서는 적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응……케이네는 이제까지 살면서 쌓아온 내력도 있으니까,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그러나, 마리사의 향후를 생각해서, 여기는 어떻게든 충고를 해주고 싶다.
뭔가 좋은 대사 해볼까!
「——설령 선이던, 악이던, 끝까지 지켜낸 신념의 어디에도 거짓은 없다.」
브라보한 명언이 자연스레 입에서 튀어 나왔다.
응, 그렇다. 선악이라던가 분명 그것보다도 먼저 해야할 것이 있다.
일단, 선택의 선악을 파악하기 전에 끝까지 완수해낸는 것이 중요해, 라는 뉘앙스로 말해 봤는데……대사 선택이 안좋았나?
그렇지만 케이네는 그런 말의 의미를 파악하기 보단 당당히 말하는 내게 압도된 것 같았다. 놀란 얼굴로 나를 보고 있다.
「……확실히, 무녀님의 말씀 대로입니다」
「미안하다, 설교를 해버렸군.」
「아니요! 훌륭한 말씀이셨습니다. 제 몸에 스며드는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저도 모르게, 반인반수인 자신의 몸을 비굴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가졌음에도 손에서 놓아버린 마리사라는 소녀를 질투하고 있었습니다.
무녀님의 말씀대로, 나는 자신이 선택한 삶을 거짓으로 치부하려고 했습니다. 무녀님 덕분에, 재차 스스로의 신념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그렇습니까. 뭔지 모르겠지만 감동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딱히 케이네의 삶에 대해 괜한 말참견할 생각은 없었지만 말이지……아니, 어쨌든 좋은 의미로 받아들인 것 같으니까 불필요한 말은 하지 말도록 하자.
생각 없이 발언한 뒤의 대처법을, 오랜 세월의 경험으로 터득한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무녀님이 믿고 있는 두 사람이라면, 저희들도 믿을 수 있습니다. 이 이변의 해결을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응. 하지만, 그 아이는 상당히 느긋한 성격이니까. 아마, 해결은 한밤중이 될 지도 모른다.」
「후후, 그것은 어머니로서의 의견입니까?」
자연스럽게 해결될 만한 시간대를 가르쳐주자, 약간 재밌다는 듯한 미소를 짓는다.
레이무가 느긋한 성격 인 건 부정하지 않을거지만. 사실 느긋하다기 보다는 이변의 원흉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닥치는 대로 동분서주 하고 있는 탓이라고 생각해.
뭐, 어느 쪽이건 이변이 해결되는 건 확정 된 거고, 그 점 만큼은 원작 지식을 이 없더라도 믿고 있다.
왜냐하면 부모인걸. 아이가 스스로 하는는 일은 믿어 주지 않으면.
─라며, 케이네와 헤어진 다음은, 오늘도 아무도 오지 않은 진료소 안에서 스스로 트레이닝 시간이 시작되었다…….
뇌내 BGM으로 록키(역자 : 유명한 복싱 영화) 라도 틀고 팔굽혀펴기 할까. 만번 정도.
◆
레이무와 마리사의 시야의 끝에, 적색의 저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위의 붉은 안개는, 마치 벽에 발라진 피가 증발하여 만들어 진 것 같이, 저택을 중심으로 감돌고 있었다.
이변 해결에 뛰어들어서, 여기저기 닥치는 대로 돌아다니고 왔지만 겨우 원흉에게 다가간 것 것 같다.
「외형 그대로 「홍마관」인가. 저런 화려한 저택이 지금까지 눈에 띈 적이 없다니, 아무래도 수상한데.」
「무엇가의 결계일지도 모르겠네. 흡혈귀 이변 이래, 저 저택은 봉쇄되고 있었을지도.」
「흡혈귀? 뭐야, 저기에는 흡혈귀가 살고 있는 거야?」
「아마, 그 녀석이 이 이변의 원흉이겠지.」
당연한 거 아냐? 같은 뉘앙스로 말하는 레이무의 대답은, 마리사에게 있어서는 금시초문의 정보 뿐 이었다.
정말 맥 빠지네, 라며 뺨을 부풀린다.
마법사를 목표로 해서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숲에 들어가, 나날의 노력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일 때까지 밖의 사건에는 무관심했던 것이다.
옛 사건에 관해서, 마리사는 그다지 이야기 거리가 없는 것이다.
「내가 주워지기 전의 이야기야. 흡혈귀가 밖의 세계에서 저택 채로 쳐들어왔다던가.」
불만스러워 보이는 마리사를 곁눈질로 흩어보고 확인한 레이무는 그 옆에 나란히 비행하며 , 누구에게 들려주는 것처럼 중얼거렸다.
「이번 같은 스펠카드・룰이 퍼지지 않은 시대에, 순수한 무력으로 환상향을 침략하러 왔어. 그것에 대항해 싸운 것이 당시의 하쿠레이의 무녀와 환상향에서 제일 강하다고 말하는 요괴.」
「요괴는 모르겠지만, 무녀는 레이무의 어머니?」
「그렇게 들었어.」
「과연. 그래서, 요괴는 퇴치되고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이야기?」
「그래, 요괴는 퇴치됐어.」
「확실히, 그 사람이라면 흡혈귀도 맨손으로 패버릴 것 같고.」
「정말로 패서 퇴치했다고 들었어, 이 사건에 대해서는 「요괴가 이변을 해결했다」라고 전해지고 있으니.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말해둬.」
「가족 중에 당사자가 있으면, 기밀 정보고 뭐고 마음대로구나. 부럽다~」
진실이 규제되고 있다는 것을 어딘지 모르게 이해하면서, 마리사는 농담으로 말끝을 흐렸다.
그다지 자세한 사정에 흥미는 없었다.
지금부터 해결하러 가는 이변의 배경에 대해 알아 두는 것은, 동기에 다소 영향을 미칠 수 도 있으니까. 그 정도의 의미 밖에는 없는 것이다.
마리사는 그런 심플한 행동 원리를 좋아했다.
「그런데, 만약 그렇다면 레이무에게는 꽤 인연이 깊은 상대라는 건가.」
「덤으로 넌 외부인이고 말이지」
「구경꾼 노릇 할 생각은 없다고? 나는 따로 행동할거라구!」
「아무쪼록, 맘대로 해.」
홍마관의 기괴한 모습은 이미 분명하게 두 사람의 눈에 비치고 있었다.
두 명은 마지막 농담을 끝마치고, 각각 두 개의 루트로 나누어 돌입했다.
레이무는 그대로 정면의 정문으로, 마리사는 우회해서 부지내로 잠입한다.
이심전심 같은 듣기 좋은 상황은 물론 아니다. 단순히 제멋대로 행동할 뿐.
「——드디어 오셨습니까.」
레이무는, 정문의 앞에 한 요괴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그 관의 문지기에 어울리는, 다홍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다.
레이무의 감과 경험이 고한다. 자신의 어머니와 비슷한, 무인 특유의 틈이 없는 균형잡힌 자세다. 여기저기 널린 소요괴 같이 경시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문지기야?」
「그말대로」
「그럼 쥐 한 마리 정도는 통과시켜 줄 수 있는 문지기야?」
「단순한 쥐라면, 안으로 들어간다면 곧바로 죽어버립니다.」
도발의 기색이 드러나는 농담은, 예상대로 전혀 통하지 않는다.
레이무는 적과 마주보면서, 스스로의 경계심과 집중력을 높였다.
상대는 방심을 해서는 안 되는 실력자다. 그렇다면, 우선은 파악해야만 할 것이 있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시험 삼아 여러 요괴나 요정과 조우해서 전투를 벌였지만, 모두 스펠카드・룰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니까 스펠카드・룰로 전투를 결판냈다.
눈앞의 요괴도 똑같이 룰에 따른다면 문제는 없다.
그러나, 따르지 않는다면─힘으로라도 따르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새로운 룰을 지지하고, 관리하는 하쿠레이의 무녀인 자신이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선대 무녀로부터 계승된 것이 아닌, 지금 대의 자신에게만 부과된 새로운 과제다.
「이번 이변의 주모자는, 이 관의 주인인 것 같네.」
상대가 천천히, 몇 장의 카드를 품 안에서 꺼낸다.
「저는 홍마관의 문지기인 홍 메이링. 아가씨에게 가고 싶다면, 저를 쓰러뜨려보세요.」
스펠카드다. 우선 염려가 하나 사라졌다.
「이야기가 빨라서 좋네.」
레이무는 두 개의 의미를 포함한 말을 중얼거리고는, 겁 없이 웃었다.
그럼, 제 2의 염려는 상대의 실력이다.
전신을 긴장시키며, 느긋하게 몸에서 힘을 뺀 레이무는 눈앞의 상대에게 정신을 집중했다.
룰에 지켜진다고는 해도, 요괴와의 전투를 앞두고 전투태세를 취하는 보이는 백전연마의 노장 같은 소녀의 모습에, 메이링은 전율과 환희를 느꼈다.
「과연 하쿠레이의 무녀……대가 바뀌어도, 역시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군요.」
「흐음, 선대와 인연이라도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걸」
「저는 흡혈귀 이변 때 일어난 전투의 얼마 없는 「생존자」입니다. 당신의 어머니는 강했어요!」
「아 그래. 나는 나니까 그런 기대 받아도 곤란한데……」
맹수가 이를 드러내는 것 같은 미소를 띄우는 메이링을, 레이무는 흥미 없다는 식으로 머리를 긁적인다.
그러나, 그 눈은 완전히 전투를 위한 날카로운 분위기로 바뀌어 있었다.
그 어느 것에도 속박되지 않는 능력을 가지는 하쿠레이 레이무라는 인간. 그런 그녀에게도 사소하게 얽매이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예를 들자면, 계란부침에는 간장이 최고라거나.
예를 들자면, 목욕할 때는 오른팔부터라거나.
예를 들자면─존경하는 어머니의 존재가 그것이다.
「그 사람은 강해, 그럼 내가 강한 것도 당연하잖아?」
다음의 순간, 탄환이 격발되는 것처럼 레이무는 메이링이 쏘아내는 탄막으로 돌진해 갔다.
◆
한편 마리사는, 홍마관 내부로의 불법침입을 손쉽게 성공했다.
정면을 피해 적당히 한적한 장소에 있는 뒷문으로 들어가 날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거대한 책장이 무수하게 줄서있는 도서관 같은 장소에 도달했다.
아무래도 주모자가 기다리는 저택의 중심부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이것은 이것대로 마리사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광경이었다.
다음에 책 가져가야지, 라고 장난스런 생각을 떠올리며, 도서관까지의 길을 생각해 낸다.
「흡혈귀 저택이라고 하길래 어떤 괴물이 나올지 기대했는데, 맥 빠지는걸.」
이곳이 침입자의 존재를 용서 할 만큼 쉽게 들어올 수 있는 장소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저택 안에서 조우하는 적은 저택의 시종으로 보이는 메이드옷의 요정 뿐이었다.
흡혈귀라고 하면, 강력한 군세가 뒤따르는 대요괴 중 하나. 자만하는 건 아니지만, 정말로 재미없다.
「늑대인간이나 좀비 정도는 나온다고 생각했었다구……」
「그런 녀석들은 이전의 이변에서 전멸 당했어.」
「우왓!?」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마리사는 한순간에 미니 팔괘로를 소리가 난 방향으로 향했다.
「헤에, 작은 쥐새끼인가 해서 와봤는데, 꽤 날카로운 이빨도 가지고 있었구나.」
「늑대인간도 좀비도 없었지만, 마녀는 있다는 건가.」
이 광대한 도서관의 중심에 둥실둥실 떠 있는 병약해 보이는 소녀.
마리사는 그녀가 마법사라는 것을 간파했다.
동족간의 공감대라고나 할까. 이 도서관의 주인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이 마녀가 자신의 몇 수나 위에 있는 뛰어난 기술과 수배의 경험을 가진 「진짜」라는 것 또한 확신했다.
「이 홍마관은 악마가 사는 저택. 악마의 친구라는 건 마녀라고 정해져 있잖아?」
「나는 키리사메 마리사. 이변을 해결하러 왔다구」
「파츄리・노우렛지. 무녀가 오기에는 아직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당신은 어중간한 마법사였구나, 좀도둑이라고 생각했는데」
「짠돌이 평가에 눈물이 나오려하는데.」
강자가 가진 특유의 분위기를 가진 파츄리에게, 마리사는 두말하지 않고 스펠카드를 들이댔다.
파츄리는, 그 스펠 카드 선언에 응하지 않았다.
「……당신은 하쿠레이의 무녀가 아냐. 상대가 그 룰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무력할 뿐인 단순히 약하디 약한 인간」
차가운 시선이 마리사를 노려본다.
하등한 상대를 보듯 얕본다는 감정이 확연히 느껴지는 눈동자. 발밑에서 소리치는 버러지를 상대하는 것 같은 눈빛.
「아, 그 말대로야. 나는 「평범한 마법사」일 뿐.」
그러나, 마리사는 굴하지 않는다.
「그렇지만……뭐, 응원도 받았으니까. 조금 정도 자신감 과잉이어도 괜찮잖아?」
자신이 미숙하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다.
선택된 지위도, 혈통도 가지지 않으며, 경험조차 부족한 미숙한 마법사.
강력한 인외의 존재의 발끝에도 닿을 수 없는 키리사메 마리사라는 단순한 인간이다.
하지만, 단지 한 명. 그런 자신에게 기대를 맡겨준 사람이 있었다.
무력한 인간이 아닌, 이 이변을 해결할 수 있는 힘과 자격을 가진 마법사로서 「싸우러 가라」라며 등을 밀어 준 사람이 있었다.
「히히히, 그 선대 무녀님의 보증수표라구? 너 같은 보라색 콩나물 같은 마녀 정도는 간단히 이겨주겠다구!」
「……그 무녀가?」
도발이 섞인 마리사의 말이, 얼음장 같았던 마녀의 시선을 마침내 뒤바꿨다.
그 시선은 「적」에게 향하는 시선이다.
파츄리는 마리사가 손앞으로 내 쥔 스펠카드를 보고 있었다.
「재미있네. 조금 당신에게 흥미가 생겼어.」
「그런 겉멋 잡는 말은 이제 됐어. 승부할거야? 말거야?」
「당신은 침착성이 부족하네. 진짜 마법사가 어떤 건지, 알려주도록 할게.」
「쓸데없는 참견이라구!」
파츄리가 스펠카드・룰을 따랐다.
그 손에 쥔 카드의 종류는 다채롭다. 그녀가 다루는 다속성(多屬性)의 마법이 스펠에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그 차이가 그대로 마법사로서의 실력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었다.
그럼에도, 기죽은 모습이라고는 티끌만큼도 보이지 않는 마리사의 시야에, 갑자기 타인의 그림자가 나타난다.
「파츄리님」
「어머나, 사쿠야. 왜 여기까지 온거야?」
메이드복을 입은 아름다운 종자.
그녀 또한 분명히 범인이 아닌, 실력자 특유의 조용한 위압감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마리사라지만 이번에는 약간 인상을 찌푸렸다.
「뭐야, 원군?」
「이제 와서 겁먹는거야? 조금 전의 말하고는 틀린걸?」
어째서일까, 적인 마녀에게 혼나 버렸다.
「……그건 둘 째치고, 사쿠야. 레미의 호위는 어떻게 된거야?」
「불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아가씨는 방금 전, 스스로 저택의 바깥으로 나오셨습니다. 하쿠레이의 무녀에게 향한 신 것 같습니다만.」
「흑막은 거점의 안에서 우아하게 기다리는 것, 라는 의견을 이변을 일으키기 전에 들은 것 같은데?」
「그게, 변덕스러운 분이니까요.」
사쿠야는 말 그대로 우아하게 어깨를 좁혔다.
작게 한숨을 내뱉고, 파츄리는 이 소쇄한 종자와 산만한 주인의 차이에 기가 막혔다.
「뭐, 인연이라는 점에서 레미는 제일이니까, 신경 쓰이는 것도 이해하겠지만……」
「어이, 그래서 어떻게 할거야—?」
「아, 잊고 있었어.」
「이제 돌아가도 될까요? 일이 남았으므로.」
뻔뻔스럽게 대답하는 마녀와 종자의 반응에, ‘빠직’하는 소리와 함께 핏줄이 선다.
「……좋아, 알았어. 너희들 한꺼번에 날려줄테니까 덤벼!!」
「위세는 돌아온 것 같네.」
「파츄리님, 저는─」
「두 번째야. 그런 룰이니까.」
「예, 알겠습니다」
파츄리와 사쿠야의 대화를 듣고 머리에 완전히 ‘발~끈’ 상태가 되어버린 마리사는, 탄막으로 선제공격을 가했다.
그녀는, 역시 아직 미숙하고, 젊었다.
용기의 가치 또한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파츄리는 그렇게 똑바로 나아가는 마리사의 한결같은 모습이. 결코 싫지 않았다.
◆
영부 「몽상 봉인」——.
일곱 개의 광탄이 메이링의 마지막 탄막을 지워내고, 그대로 나아간다.
압도적인 영력의 분류에 휩쓸린 메이링은, 격전 끝에 마침내 힘이 다해 지면으로 추락했다.
그것을 뒤쫓아, 레이무는 한 호흡 늦게 지면으로 강하했다.
격전. 그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봤을 때 사력을 다한 것은 아니었다.
「과연……강하네요.」
대자로 쓰러진 채, 일어설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메이링은 지면에 착지한 레이무를 솔직하게 칭찬했다.
완패였다. 룰 위에서의 결투라고는 해도, 요괴인 그녀는 인간인 레이무에게 압도 당한 것이다.
「하아~……그 무녀와 피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 그렇지만, 그 사람의 등을 보고 자랐으니까.」
메이링을 내려보는 레이무의 눈에는, 차갑다기 보다는 뜨거운 의지가 품어져 있었다.
그것을 꿰뚫어본, 메이링의 입에서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공포와 유열. 모순된 감정이 뒤섞인 쓴웃음이었다.
「응, 역시 모녀네요. 아직 젊은데, 「좋은 센스(いいセンス)」다.」(역자 : “메기솔의 등장인물 빅 보스와 오셀롯의 대사.)
「좋은, 센스……?」
레이무는 메이링의 잠시동안 되새기고 있다가, 이윽고 자기 나름의 해석을 얻었는지 혹은 흥미가 없어졌는지, 본래의 목적을 위해 걸음을 옮겼다.
「저를 퇴치하지 않는건가요?」
그 소탈한 등에, 메이링은 무심코 말을 걸어버리고 말았다.
「퇴치라면, 벌써 했잖아?」
「그런 의미가 아니라……」
「그런 의미야. 앞으로의 싸움은, 그런 새로운 의미를 가진 싸움.」
거기서 말을 끝맺고, 레이무는 덤으로 뭔가를 생각해 냈는지 메이링을 뒤돌아 보았다.
어머니는……라고 물으려다 입을 다문다. 일 도중인데, 방심했다. 잘 나가다가 실패, 반성하자 하고 머릿속으로 되새기고는 다시 뒤돌았다.
「선대 정도는 아니지만, 당신의 자세는 훌륭했어요.」
「그야 선대한테서 가르침 받았으니까. 그렇지만, 그런 건 앞으로의 싸움에서는 낡은 의미 밖에 갖지 않는거 아냐……?」
「탄막의 아름다움도 훌륭하다.——좋은 센스에요.」
「……」
잠깐의 침묵 후, 이윽고 발을 옮기는 레이무의 등 뒤에서 큰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서서히 멎어들기 시작하는 메이링의 웃음소리를 뒤로 하고, 레이무는 마침내 홍마관의 정문의 앞에 도달했다.
우선은, 첫 발돋움은 성공이라고나 할까.
쳐들어 가는건 심플한 편이 좋다. 이대로 직진해서, 안쪽에서 기다리고 있을 터인 흑막을 패서 이변을 끝낸다.
레이무는 평소대로, 신사의 미닫이문을 여는 것처럼, 적의 본거지의 대문을 열어제끼려 했으나─ 그 순간, 감이 의식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게했다.
「위에 있네.」
아무 이유 없이 날아오른다.
해가 저물고 밤의 어둠으로 물든 하늘로 날아오르자, 붉은 만월이 레이무를 마중나왔다.
그리고, 그 빛을 등지고 있는 작은 이형의 그림자가 하나.
「——역시, 인간은 훌륭해.」
어린 악마가, 만월에 의해 증폭된 어둠의 파동을 휘감고, 그 곳에 있었다.
「……흐-음.」
외형은 어린 소녀면서도, 존재감에 압도당해 찌부러질 것 같은 존재감을 내뿜는 그 악마의 존재를, 레이무는 흥미 없다는 표정으로 살폈다.
박쥐의 날개가 떠오르는 피막의 날개. 가볍게 미소 짓고 있는 입 안쪽에 엿보이는 송곳니. 무의식 적으로 매료의 마력을 내뿜는 두 눈.
그 소녀는 흡혈귀였다. 게다가 특히 강력한 부류의.
감에 물어볼 것도 없다고, 레이무는 판단했다.
이 녀석이, 홍마관의 주인.
이 녀석이, 이 이변의 원흉이다.
「그래서, 무슨 용무로 행차하신걸까? 하쿠레이의 무녀.」
「그래그래, 귀찮아. 너」
「무례하네. 게다다 앞뒤 설명도 없고.」
여기까지 와서 오리발을 내밀 성격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눈앞의 흑막은, 단지 말장난을 즐기고 있다.
「어쨌든, 여기서 나가줄래?」
「이 홍마관은, 내거라고? 나가는 건 네 쪽.」
바보 취급하는 것 같은 비웃음이 돌아온다.
일부러 레이무가 내려다보이게 조금 높은 위치에서 비행하고 있는 건, 아마 그녀의 심중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도발적인 어조로 말하는 흑막의 언동에, 레이무는 질렸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이해를 못 한 것 같네, 이제 어찌돼도 좋다는 말투와 함께 어깨를 늘어뜨린 레이무는 작은 한숨과 함께 고했다.
「——이 세상에서 나가라는 거야.」
흡혈귀를 향한 인간의 선전포고는, 상황에 맞지 않을 정도로 경쾌했다.
그 심플한 발언에, 흡혈귀는 아주 잠시 외모대로 사랑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그 직후 폭소했다.
찢어질듯 한 웃음소리가 밤하늘에 울려퍼진다..
소녀 특유의 날카롭게 느껴지는 소프라노 톤의 웃음소리가, 마치 흉포한 괴물의 포효의 외침과도 같이 밤하늘 에서 찌릿찌릿하게 진동한다.
사람의 본능, 인간의 마음 속 깊은 곳 까지 공포를 느끼게 하는 웃음이었다.
「재미있네. 정말로 재미있어, 너」
「이쪽은 지루해. 강한 요괴라는 녀석들은 이놈이고 저놈이고 거드름 피우기 좋아하네.」
「하핫, 그렇게 말하지 말아줘. 이쪽도, 당신과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상당히 심경이 복잡해지니까.」
「그러니까, 그런 행동을 하지 말라는 거야.」
레이무는 레밀리아에게 처음으로, 몇 안 되는 감정을 내보였다.
「어머니에게 이길 수 없으니까, 그 딸인 나에게 이기고 싶을 뿐 인건 아니고?」
「……!」
흡혈귀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진다.
우아함과 관록으로 조각한 가면이 부서지고 그 아래에서 끔찍해 보이기까지 하는 본심이 튀어나온다.
흉포한 살기가 표정을 바로잡는다.
「……그것은 대체, 뭘 근거로 하는 소리지?」
「감.」
「…………정말로 공기를 읽을줄 모르는 여자네. 너.」
이번은 탈진.
완전하게 페이스를 빼앗겨 버린 흑막은, 대담함을 넘겨 둔해 보이기까지 하는 무녀를 노려봤다.
「그렇네, 말 돌리는건 이제 그만. 나는 네게─ 하쿠레이의 무녀에게 이기고 싶어.」
「죽이고 싶다, 를 잘못 말한 거 아냐?」
「스펠카드 룰의 결투에는 동의하고 있어. 게다가, 나는 별로 하쿠레이의 무녀를 미워하는게 아니니까.」
「지기 싫어하는 아이?」
「밑도 끝도 없이 얕보는 것 같은 말투구나. 그렇지만, 그래. 그렇게 해석해도 상관없어.」
「그렇다면 그렇게 해석해줄게. 변명은 안 해도 되니까.」
「……정말이지 성격 나쁘네. 이 망할 인간!」
아래쪽에서 피식거리는 레이무에게, 레밀리아는 노기를 담아 욕설을 내뱉는다.
그러나, 곧바로 단념한 듯 얼굴에서 힘을 뺐다.
이 인간에게는 (말빨로는)이길 수 없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그 어떤 시간과 장소, 상황에서도, 그녀가 과거 다른 하쿠레이의 무녀에게 가지고 있던 감정과 같은 것이었다.
「인간이란, 정말이지……」
「그래서, 한한테 뭔가 할말이라도 있어?」
「——그래, 있어」
자신의 스펠카드를 내밀며, 흡혈귀는 말한다.
「이 홍마관의 주인 「스칼렛」은, 일찍이 일으킨 이변 때에 퇴치당했어. 선대의 하쿠레이의 무녀─당신의 어머니에게.」
당주의 이름을 남의 일처럼 말하는 것을 듣고 수상쩍다는 표정의 레이무를 내려다보며, 진실을 고한다.
「일찌기 홍마관의 영주인, 이 「레밀리아・스칼렛」의 아버지는─!」
레밀리아는, 더 이상 웃지 않았다.
어린 흡혈귀의 아가씨의 눈에는 분노가 담겨 있었다.
「아—, 혹시 부모의 복수라거나 하는 이야기?」
이런 분위기에 이르러도 평소 그대로의 페이스를 무너뜨리지 않는 레이무의 말에 레밀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아냐」
그 두 눈에 떠오른 분노는, 목소리에서도 느껴질 만큼 확실하게 변했다.
「그게 아냐!」
그러나, 그 분노는 누구에게 향하지도 않고.
「아버지는……」
마음속에서 솟구쳐 올라오는 분노의 감정을, 레밀리아는 내뱉지 못한 채로 신음했다.
처음부터, 그 분노를 부딪칠 장소 따위 존재하지 않다는 듯이.
「그, 남자는……!」
발버둥치고, 괴로워하고, 목까지 차올라온 숨을 그대로 누군가에게 토해내듯 레밀리아는 절규했다.
「─이 내가 죽여야만 했어!!!」
어린 악마의 통곡이, 붉은 만월이 떠오른 밤하늘에 울려 퍼진다.
그리고, 갈 곳을 잃은 허무한 격정의 감정이 탄막이 되어 레이무를 덮쳤다.
◇
「레이무의 영압이……사라졌어……?」
아니, 그만둬 나. 장난이 아니라고.
갑자기 뉴타입이 악의를 감지한 것처럼 내뱉은 대사를, 당황해서는 뿌리쳤다.
내게 레이무 같은 직감 스킬은 없으니까, 아마 그냥 우연 아닐까?
이 시간대라면, 홍마관에서 일어난 싸움은 슬슬 결판이 났을지도, 라며 현실도피를 해보았지만 이러면 오히려 내가 불안해질 뿐이잖아.
무념무상의 상태가 되기 위해, 나는 왼손의 손끝에 의식을 집중시켰다.
지금, 물구나무서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팔굽혀펴기 만번을 끝마치고, 그다지 넓다고는 말할 수 없는 진료소 안에서 할 수 있는 단련만을 한 뒤 , 마무리로 오른손으로 물구나무서기 1시간. 지금은 왼손으로 30분 정도.
물론, 만화에서 나오는 검지 한 개로 하는 물구나무서기 입니다.
어째 이제 이런 것도 당연하게 할 수 있어졌다. 수행 초기 시절을 떠올리자니 그 때는 검지는 커녕 두 손으로 하는 것도 힘들었지. 수수하게 대단해 나.
이런 식으로, 1시간 이상 어찌되건 좋은 일에 머리를 굴리고 있다.
체력적으로 괴롭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이렇게 몸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단련 중에는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익숙해졌다고나 할까. 몸이 가만히 있으니 정신이 짬을 주체 못한다고나 할까─ 골똘히 생각하다가, 정신이 들면 시간이 엄청 지나있었다거나 하는 적이 꽤 많다.
이전에, 숲속에서 명상하다가, 눈을 떠보니 몸을 담쟁이 넝쿨이 휘감고 있어서 놀랐다.
마을에 돌아가보니, 5일이나 지나있었다. 나 정말 바보인건가? 하고 고민한건 비밀.
소식이 없어서 걱정하던 레이무에게 처음으로 맞았습니다.
아—, 그 때의 레이무의 얼굴은 화난데다 우는 것 같이 보이기도 했고, 대쇼크였다. 그 때의 일은 마음깊이 반성하고 있다.
……그렇지만, 조금 전부터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레이무 뿐이다.
역시 걱정이야. 물론, 마리사도 생각하고 있다고.
앞으로는, 이렇게 침착하지 못하게 있는 일이 증가하는 건가?
원작의 지식을 참고하니, 이번 이변을 발단으로 연달아 새로운 이변이 일어나고, 그 해결에 레이무는 반드시 나서게 된다.
그야 하쿠레이의 무녀로서 어쩔 수 없겠지만…….
우우, 안돼안돼. 사고가 음울해졌다.
좀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고를 돌린다.
뭐—, 부모의 콩깍지 같은걸 제외해도 레이무는 천재니까 말이지? 플레이어 입장으로 보자면 루나틱 레벨이라면 어떻게든 할 수 있다.
레밀리아에게 이긴 후에, 원작대로 나간다면 확실히 홍마관과의 교류가 시작된다.
마리사가 도서관에 침입하거나 레밀리아가 레이무와 놀러오거나.
어? 그렇다면, 혹시 나도 홍마관의 멤버와 대면할 기회 라던가 있는건가?
특히 레밀리아라면 신사에서 우연히 만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그대로 함께 식사라든지, 게다가 홍마관으로 초대받거나 할 수도 있고,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큿, 그렇다면 지금부터 꼼꼼한 계획을 세워둘 필요가 있는 건가……!
예를 들면, 만날 확률을 올리기 위해, 월 1회의 신사 방문을 월 2회로 늘리는 것은 어떨까.
레이무가 걱정되서 얼굴 보러 갈 기회를 늘린다던가……안 돼, 만약 레이무에게 거절당하면 회복할 수 없는걸.
아니, 그전에 잠깐만, 나는 레밀리아와 관련된 사건을 떠올렸다.
……레밀리아의 아버님, 재로 만들어 버린거 나였나?
Q:즉……어쩐다는거야!?
A:떠들썩한 건 좋다는 거지!!
그 2 「홍무이변」
하나, 요괴가 이변을 일으키기 쉽게 한다.
하나, 인간이 이변을 해결하기 쉽게 한다.
하나, 완전한 실력주의를 부정한다.
하나, 아름다움과 화려함에 객관적인 우수함이란 없음.
야쿠모 유카리가 발안하고, 하쿠레이의 무녀가 시행한 「스펠카드・룰」은 결국, 이 단 네 개의 이념으로 요약된다.
이러한 개념에 반하지 않고 세세한 규칙이나 승패의 기준을 결정한 뒤 각자의 힘이나 능력에 맞춰 평등한 전투가 가능한 결투 방법이 「탄막놀이」다.
유카리는 환상향에 있어서 이 새로운 룰의 초안을, 얼굴조차 마주댄 적 없는 하쿠레이 레이무에게 보냈다.
대화는 없었다.
개념만이 적혀있고, 그 아래로는 공백으로 채워진 종이를 강력한 결계술식으로 보호받는 신사에 내던졌다. 종이는 요괴끼리 사용하는 계약서와 같은 물건을 사용하고 있다.
유카리는, 레이무가 단지 그 종이만으로 이쪽의 본심을 이해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녀는 환상향을 관리하는 하쿠레이의 무녀이며, 유카리의 결계를 풀어버릴 만한 힘의 소유자이며, 그리고 이 적은 단서로부터 의도를 알아챌 정도로 날카로운 감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선대 무녀의 뒤에서, 레이무의 성장을 지켜봐 온 유카리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물론, 아무리 하무레이의 무녀가 지지하는 룰이라고는 해도, 환상향 안에 사는 인간이나 요괴가 거기에 “알겠습니다”라며 따를 리는 없다.
이 룰은, 어느 정도 강력한 힘을 가진 요괴를 상대로 사용되는 것이니까, 언어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잔챙이 요괴는 범위에 넣지 않는다. 단지, 힘과 지혜를 갖춘 자만이 반드시 교양까지 가지고 있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힘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룰에 반발하는 요괴 또한 존재한다.
약자인 인간을 얕보고 괴롭히는 것은 강자인 요괴의 특권이다.
무녀라고는 한들 결국 인간. 스펠카드・룰을 받아들일 만한 인요는, 해봤자 약 3 분의 1 정도─ 그렇다면, 나머지의 3 분의 1은 이 자신이 보완한다.
야쿠모 유카리는 틈새 요괴. 경계를 조종하는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있다.
유카리는 사람이나 요괴, 요정 등 환상향의 거주자의 의식의 틈새를 조작하여, 상식의 경계를 애매하게 재구축 했다.
이 새로운 룰에 대한 위화감이나 반발심을 최대한 없애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인식 하도록 했던 것이다.
「강대한 힘을 가진자는 강자」라는 당연한 인식을 알려주는 것 처럼 「탄막놀이의 승자는 강자」. 그런 가치관을 가지도록 의식을 조종한다.
아무리 대요괴라고 한들, 그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환상향은, 좁지도 넓지도 않다. 장소에 따라서는 생과 사, 천국과 지옥과 같은 세계의 경계조차 존재한다.
그 수많은 세계의 경계를 넘어 가능한 한 많은 인요들의 의식에 간섭했다.
그러니까, 3 분의 1이 한계다. 거기다, 자신과 동등한 레벨의 강대한 존재 상대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영구히 지속시키는 것 또한 무리다.
정말 노력에 비해 처참한 성과인걸, 하고 유카리는 식은땀을 흘리며 자조했다.
그러나, 결심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 어떤 일이건 시작이 반절이라는 말도 있다.
이로서 환상향의 3 분의 2는, 새로운 룰을 상식으로서 받아들이기 쉬워졌다.
손이 닿지 않는 마지막 3 분의 1은, 주위의 흐름에 따라 움직여 준다.
대요괴라고 할지언정, 결국은 「개체」다.「집단」이 움직이면, 「개체」도 같이 움직인다.
강자가 가지는 특권이나 품격은, 「집단」의 인식이 없다면 의미를 잃으니까.
――다음은, 실천 할 뿐이다.
막대한 노력과 그 노력에 비례한 피로를 겉으로 보이지 않고, 야쿠모 유카리는 환상향의 하늘로부터 우아하게 환상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하쿠레이 신사에서 날아오르는 두 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하나는 홍백. 하나는 흑백.
어느 장소를 중심으로, 마을을 전체를 가려 신사에까지 닿기 시작한 붉은 안개를 이변이라고 파악하고 그 해결에 나섰던 것이다.
하쿠레이 레이무는 이번이 첫 대규모 이변의 해결이 된다.
그녀가 스펠카드・룰에 따라 이 이변을 해결한다면, 그것이 수많은 인요에게 상식으로서 자리잡을 것이다.
한 번 자리 잡았다면, 나머지는 커지는 것을 기다릴 뿐.
룰이 제대로 상식으로서 자리잡는 다면, 이 이변의 결말은 어떻게 굴러가던 상관없지만─뭐,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성장을 지켜봐오기도 했으니, 무사히 해결하기를 바래주자.
키리사메 마리사에 관해서는, 애시당초 완전하게 무시하고 있었다.
설마 하쿠레이의 무녀 이외에도 이변 해결에 흥미를 가진 인간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기에, 이레귤러로서 방해물이 될 가능성을 고려해서 공격 태세를 취했지만, 결국은 그대로 보내버렸다.
사실 유카리가 그렇게 판단한 것은, 선대 무녀인 그녀의 존재를 헤아린 것이 크다.
유카리는 마법사로서 범인(凡人)에 지나지 않는 마리사의 존재에 그 어떤 흥미조차 갖지 않았지만, 후에 회상해보면 그런 약한 인간이기 때문에 더더욱 이 새로운 룰에 참가해야 한다는 선대의 의도를 해석했다.
지금은, 취약한 인간인 마리사의 존재가, 이 룰 위에서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조금 흥미가 생겼다.
어찌됐건, 주사위는 던져졌다.
선대가 만들어낸 토대 위에 새로운 룰을 시행하고, 그 위를 현대의 무녀가 날아간다.
환상향이, 새로운 역사를 새기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뭐, 생각보다 그 따님이 게을렀던 것은 오산었지만.」
이변이 시작된 후 며칠이 지나서 간신히 움직이기 시작한 레이무의 마이 페이스에 기막히다는 얼굴을 하며, 유카리는 한숨과 함께 약간의 피로함을 내보였다.
◇
안개 때문에 상당히 추운 날씨 속에서, 진료소의 앞을 청소하고 있자니 하늘 위를 기억에 있는 두 기척이 지나쳐가는 것을 느꼈다.
아무래도 레이무와 마리사가 이변 해결에 나선 것 같다.
덧붙여서 이 「기척」이란 녀석은 편의상 부르고 있는 단어. 감지할 수 있게 됐을 때는「이것이 <기척>이라는 건가……」하며 맹렬히 감동했지만, 사실 이 기척의 정체는 아직까지도 모른다. 뭐야 그거 무서워.
「——선대님. 오늘도 진료소는 열려 있습니까?」
이변도 오늘로 마지막인가? 아니, 그렇지만 실제 슈팅게임 적인 의미로 레이무는 얼마나 강한거지? 플레이어에 의존하는 게 아닌 레이무의 실력은 잘 모르겠는데.
이러저러하게 네타적인 시점에서 고민하고 있자니, 갑자기 말이 들려왔다.
붉은 안개가 퍼진 이래, 외출하는 사람은 부쩍 줄어들었으므로, 이렇게 평소처럼 진료소에 올 수 있는 존재는 한정되어 있다.
뒤돌아보자, 마을의 수호자라고 불리는 글래머 여교사……가 아니라, 카미시라사와 케이네가 있었다.
「아. 선생님은 순찰인가?」
「아마 이제 조심성 없이 밖에 나오는 사람은 없을 테지만, 만일에 대비해서요.」
홍무이변이 시작된 이래, 케이네는 마을의 인간이 혹여나 이변 때문에 다치지 않도록 자주적으로 순찰을 돌고 있다.
과연 2차 창작에서도 캐릭터성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호인(好人)이다.
「수고했다」
「아뇨. 선대님도 수고하셨습니다, 이 안개 속 에서 진료소를 열어 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일이 없는 건 둘 다 같지만 말이지.」
「모두,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이런 때에 만약의 경우에 올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건 의지가 됩니다. 역시, 선대님이십니다.」
연장자 같은 말투를 구사하는 케이네를, 나도 「선생님」이라 부르고 있다, 예의 바른 그녀는 존경해야 할 상대에게는 정중하게 경의를 표해 경어를 사용한다.
확실히, 공식 소설에서는 그 모코우에게서 경어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말이지.
그리고, 이게 또 문제다……나는 케이네에게 존경받고 있는 것 같다.
어라? 어째서? 케이네는 반수니까 연령으로는 나보다 훨씬 연상일텐데.
「상태가 안 좋은 사람은 있나?」
「지금은 아직 없습니다. 돌아봤지만, 추위로 조금 감기기운인 아이 몇 이 전부네요.」
「마력으로 만들어진 안개다. 몸속의 상태가 나빠질 위험성도 있다. 당분간, 주의해다오.」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당분간이라니, 어째서인가요?」
「이제 곧 이변은 해결된다. 레이무와 마리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심적 피로가 모여 있을 케이네를 안심시키기 위해 그렇게 말했다.
뭐, 일직선으로 원흉인 홍마관으로 가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원작이 괜히 1~6면 까지 있을 리 없으니까.
예의「이렇게 달도 붉은(중략」이라는 대사를 보면, 해결은 빨라도 한밤중이 될 것 같다.
「하쿠레이의 무녀는 압니다만, 마리사라니……그녀도?」
케이네는 마리사라는 이름에 대해 의심스러운 표정을 띄웠다.
으-음, 이건 유카리에게도 말해야 하는 이야기다만, 어쩐지 다들 마리사에게 심한걸.
후원자라고 할까 네임밸류가 있나 없나의 차이 때문인가?
유카리는 명백하게 마리사를 이변에 관련되지 않게 하려 했었고, 내가 당황해서 참견하지 않았면 주인공이 한 명 줄어들 뻔 했다.
그러한 네타적인 의미를 제외해도, 역시 레이무 혼자 홍마관으로 돌입시키는 건 위험하다.
생전의 지식에서 오는 단순한 뻘짓일 지도 모르지만, 역시 레이무와 마리사는 콤비이기 때문에 더욱 믿음직하다는 느낌이고.
「불안한가?」
「키리사메 마리사의 이름은 유명합니다. 훌륭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면서, 인간의 길을 버렸다는 것이, 조금 껄끄럽다고 느껴지고 맙니다……」
케이네는 마리사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진 것 같지는 않았다.
마리사는 대기업 만물상인 친가에서 뛰쳐나와, 마법사가 되었다는 경력이 있다.
가출하고, 마법사라는 인도(人道)에서 엇나간 존재를 목표로 하는 이유는 원작에서도 공식 설정에서도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그녀는 원하는 대로 보낼 수 있는 인생을 쉽게 손에서 놓아버린 것이다. 궁핍함에 인간으로써의 특권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도, 이 환상향에서는 적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응……케이네는 이제까지 살면서 쌓아온 내력도 있으니까,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그러나, 마리사의 향후를 생각해서, 여기는 어떻게든 충고를 해주고 싶다.
뭔가 좋은 대사 해볼까!
「——설령 선이던, 악이던, 끝까지 지켜낸 신념의 어디에도 거짓은 없다.」
브라보한 명언이 자연스레 입에서 튀어 나왔다.
응, 그렇다. 선악이라던가 분명 그것보다도 먼저 해야할 것이 있다.
일단, 선택의 선악을 파악하기 전에 끝까지 완수해낸는 것이 중요해, 라는 뉘앙스로 말해 봤는데……대사 선택이 안좋았나?
그렇지만 케이네는 그런 말의 의미를 파악하기 보단 당당히 말하는 내게 압도된 것 같았다. 놀란 얼굴로 나를 보고 있다.
「……확실히, 무녀님의 말씀 대로입니다」
「미안하다, 설교를 해버렸군.」
「아니요! 훌륭한 말씀이셨습니다. 제 몸에 스며드는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저도 모르게, 반인반수인 자신의 몸을 비굴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가졌음에도 손에서 놓아버린 마리사라는 소녀를 질투하고 있었습니다.
무녀님의 말씀대로, 나는 자신이 선택한 삶을 거짓으로 치부하려고 했습니다. 무녀님 덕분에, 재차 스스로의 신념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그렇습니까. 뭔지 모르겠지만 감동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딱히 케이네의 삶에 대해 괜한 말참견할 생각은 없었지만 말이지……아니, 어쨌든 좋은 의미로 받아들인 것 같으니까 불필요한 말은 하지 말도록 하자.
생각 없이 발언한 뒤의 대처법을, 오랜 세월의 경험으로 터득한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무녀님이 믿고 있는 두 사람이라면, 저희들도 믿을 수 있습니다. 이 이변의 해결을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응. 하지만, 그 아이는 상당히 느긋한 성격이니까. 아마, 해결은 한밤중이 될 지도 모른다.」
「후후, 그것은 어머니로서의 의견입니까?」
자연스럽게 해결될 만한 시간대를 가르쳐주자, 약간 재밌다는 듯한 미소를 짓는다.
레이무가 느긋한 성격 인 건 부정하지 않을거지만. 사실 느긋하다기 보다는 이변의 원흉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닥치는 대로 동분서주 하고 있는 탓이라고 생각해.
뭐, 어느 쪽이건 이변이 해결되는 건 확정 된 거고, 그 점 만큼은 원작 지식을 이 없더라도 믿고 있다.
왜냐하면 부모인걸. 아이가 스스로 하는는 일은 믿어 주지 않으면.
─라며, 케이네와 헤어진 다음은, 오늘도 아무도 오지 않은 진료소 안에서 스스로 트레이닝 시간이 시작되었다…….
뇌내 BGM으로 록키(역자 : 유명한 복싱 영화) 라도 틀고 팔굽혀펴기 할까. 만번 정도.
◆
레이무와 마리사의 시야의 끝에, 적색의 저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위의 붉은 안개는, 마치 벽에 발라진 피가 증발하여 만들어 진 것 같이, 저택을 중심으로 감돌고 있었다.
이변 해결에 뛰어들어서, 여기저기 닥치는 대로 돌아다니고 왔지만 겨우 원흉에게 다가간 것 것 같다.
「외형 그대로 「홍마관」인가. 저런 화려한 저택이 지금까지 눈에 띈 적이 없다니, 아무래도 수상한데.」
「무엇가의 결계일지도 모르겠네. 흡혈귀 이변 이래, 저 저택은 봉쇄되고 있었을지도.」
「흡혈귀? 뭐야, 저기에는 흡혈귀가 살고 있는 거야?」
「아마, 그 녀석이 이 이변의 원흉이겠지.」
당연한 거 아냐? 같은 뉘앙스로 말하는 레이무의 대답은, 마리사에게 있어서는 금시초문의 정보 뿐 이었다.
정말 맥 빠지네, 라며 뺨을 부풀린다.
마법사를 목표로 해서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숲에 들어가, 나날의 노력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일 때까지 밖의 사건에는 무관심했던 것이다.
옛 사건에 관해서, 마리사는 그다지 이야기 거리가 없는 것이다.
「내가 주워지기 전의 이야기야. 흡혈귀가 밖의 세계에서 저택 채로 쳐들어왔다던가.」
불만스러워 보이는 마리사를 곁눈질로 흩어보고 확인한 레이무는 그 옆에 나란히 비행하며 , 누구에게 들려주는 것처럼 중얼거렸다.
「이번 같은 스펠카드・룰이 퍼지지 않은 시대에, 순수한 무력으로 환상향을 침략하러 왔어. 그것에 대항해 싸운 것이 당시의 하쿠레이의 무녀와 환상향에서 제일 강하다고 말하는 요괴.」
「요괴는 모르겠지만, 무녀는 레이무의 어머니?」
「그렇게 들었어.」
「과연. 그래서, 요괴는 퇴치되고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이야기?」
「그래, 요괴는 퇴치됐어.」
「확실히, 그 사람이라면 흡혈귀도 맨손으로 패버릴 것 같고.」
「정말로 패서 퇴치했다고 들었어, 이 사건에 대해서는 「요괴가 이변을 해결했다」라고 전해지고 있으니.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말해둬.」
「가족 중에 당사자가 있으면, 기밀 정보고 뭐고 마음대로구나. 부럽다~」
진실이 규제되고 있다는 것을 어딘지 모르게 이해하면서, 마리사는 농담으로 말끝을 흐렸다.
그다지 자세한 사정에 흥미는 없었다.
지금부터 해결하러 가는 이변의 배경에 대해 알아 두는 것은, 동기에 다소 영향을 미칠 수 도 있으니까. 그 정도의 의미 밖에는 없는 것이다.
마리사는 그런 심플한 행동 원리를 좋아했다.
「그런데, 만약 그렇다면 레이무에게는 꽤 인연이 깊은 상대라는 건가.」
「덤으로 넌 외부인이고 말이지」
「구경꾼 노릇 할 생각은 없다고? 나는 따로 행동할거라구!」
「아무쪼록, 맘대로 해.」
홍마관의 기괴한 모습은 이미 분명하게 두 사람의 눈에 비치고 있었다.
두 명은 마지막 농담을 끝마치고, 각각 두 개의 루트로 나누어 돌입했다.
레이무는 그대로 정면의 정문으로, 마리사는 우회해서 부지내로 잠입한다.
이심전심 같은 듣기 좋은 상황은 물론 아니다. 단순히 제멋대로 행동할 뿐.
「——드디어 오셨습니까.」
레이무는, 정문의 앞에 한 요괴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그 관의 문지기에 어울리는, 다홍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다.
레이무의 감과 경험이 고한다. 자신의 어머니와 비슷한, 무인 특유의 틈이 없는 균형잡힌 자세다. 여기저기 널린 소요괴 같이 경시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문지기야?」
「그말대로」
「그럼 쥐 한 마리 정도는 통과시켜 줄 수 있는 문지기야?」
「단순한 쥐라면, 안으로 들어간다면 곧바로 죽어버립니다.」
도발의 기색이 드러나는 농담은, 예상대로 전혀 통하지 않는다.
레이무는 적과 마주보면서, 스스로의 경계심과 집중력을 높였다.
상대는 방심을 해서는 안 되는 실력자다. 그렇다면, 우선은 파악해야만 할 것이 있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시험 삼아 여러 요괴나 요정과 조우해서 전투를 벌였지만, 모두 스펠카드・룰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니까 스펠카드・룰로 전투를 결판냈다.
눈앞의 요괴도 똑같이 룰에 따른다면 문제는 없다.
그러나, 따르지 않는다면─힘으로라도 따르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새로운 룰을 지지하고, 관리하는 하쿠레이의 무녀인 자신이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선대 무녀로부터 계승된 것이 아닌, 지금 대의 자신에게만 부과된 새로운 과제다.
「이번 이변의 주모자는, 이 관의 주인인 것 같네.」
상대가 천천히, 몇 장의 카드를 품 안에서 꺼낸다.
「저는 홍마관의 문지기인 홍 메이링. 아가씨에게 가고 싶다면, 저를 쓰러뜨려보세요.」
스펠카드다. 우선 염려가 하나 사라졌다.
「이야기가 빨라서 좋네.」
레이무는 두 개의 의미를 포함한 말을 중얼거리고는, 겁 없이 웃었다.
그럼, 제 2의 염려는 상대의 실력이다.
전신을 긴장시키며, 느긋하게 몸에서 힘을 뺀 레이무는 눈앞의 상대에게 정신을 집중했다.
룰에 지켜진다고는 해도, 요괴와의 전투를 앞두고 전투태세를 취하는 보이는 백전연마의 노장 같은 소녀의 모습에, 메이링은 전율과 환희를 느꼈다.
「과연 하쿠레이의 무녀……대가 바뀌어도, 역시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군요.」
「흐음, 선대와 인연이라도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걸」
「저는 흡혈귀 이변 때 일어난 전투의 얼마 없는 「생존자」입니다. 당신의 어머니는 강했어요!」
「아 그래. 나는 나니까 그런 기대 받아도 곤란한데……」
맹수가 이를 드러내는 것 같은 미소를 띄우는 메이링을, 레이무는 흥미 없다는 식으로 머리를 긁적인다.
그러나, 그 눈은 완전히 전투를 위한 날카로운 분위기로 바뀌어 있었다.
그 어느 것에도 속박되지 않는 능력을 가지는 하쿠레이 레이무라는 인간. 그런 그녀에게도 사소하게 얽매이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예를 들자면, 계란부침에는 간장이 최고라거나.
예를 들자면, 목욕할 때는 오른팔부터라거나.
예를 들자면─존경하는 어머니의 존재가 그것이다.
「그 사람은 강해, 그럼 내가 강한 것도 당연하잖아?」
다음의 순간, 탄환이 격발되는 것처럼 레이무는 메이링이 쏘아내는 탄막으로 돌진해 갔다.
◆
한편 마리사는, 홍마관 내부로의 불법침입을 손쉽게 성공했다.
정면을 피해 적당히 한적한 장소에 있는 뒷문으로 들어가 날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거대한 책장이 무수하게 줄서있는 도서관 같은 장소에 도달했다.
아무래도 주모자가 기다리는 저택의 중심부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이것은 이것대로 마리사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광경이었다.
다음에 책 가져가야지, 라고 장난스런 생각을 떠올리며, 도서관까지의 길을 생각해 낸다.
「흡혈귀 저택이라고 하길래 어떤 괴물이 나올지 기대했는데, 맥 빠지는걸.」
이곳이 침입자의 존재를 용서 할 만큼 쉽게 들어올 수 있는 장소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저택 안에서 조우하는 적은 저택의 시종으로 보이는 메이드옷의 요정 뿐이었다.
흡혈귀라고 하면, 강력한 군세가 뒤따르는 대요괴 중 하나. 자만하는 건 아니지만, 정말로 재미없다.
「늑대인간이나 좀비 정도는 나온다고 생각했었다구……」
「그런 녀석들은 이전의 이변에서 전멸 당했어.」
「우왓!?」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마리사는 한순간에 미니 팔괘로를 소리가 난 방향으로 향했다.
「헤에, 작은 쥐새끼인가 해서 와봤는데, 꽤 날카로운 이빨도 가지고 있었구나.」
「늑대인간도 좀비도 없었지만, 마녀는 있다는 건가.」
이 광대한 도서관의 중심에 둥실둥실 떠 있는 병약해 보이는 소녀.
마리사는 그녀가 마법사라는 것을 간파했다.
동족간의 공감대라고나 할까. 이 도서관의 주인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이 마녀가 자신의 몇 수나 위에 있는 뛰어난 기술과 수배의 경험을 가진 「진짜」라는 것 또한 확신했다.
「이 홍마관은 악마가 사는 저택. 악마의 친구라는 건 마녀라고 정해져 있잖아?」
「나는 키리사메 마리사. 이변을 해결하러 왔다구」
「파츄리・노우렛지. 무녀가 오기에는 아직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당신은 어중간한 마법사였구나, 좀도둑이라고 생각했는데」
「짠돌이 평가에 눈물이 나오려하는데.」
강자가 가진 특유의 분위기를 가진 파츄리에게, 마리사는 두말하지 않고 스펠카드를 들이댔다.
파츄리는, 그 스펠 카드 선언에 응하지 않았다.
「……당신은 하쿠레이의 무녀가 아냐. 상대가 그 룰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무력할 뿐인 단순히 약하디 약한 인간」
차가운 시선이 마리사를 노려본다.
하등한 상대를 보듯 얕본다는 감정이 확연히 느껴지는 눈동자. 발밑에서 소리치는 버러지를 상대하는 것 같은 눈빛.
「아, 그 말대로야. 나는 「평범한 마법사」일 뿐.」
그러나, 마리사는 굴하지 않는다.
「그렇지만……뭐, 응원도 받았으니까. 조금 정도 자신감 과잉이어도 괜찮잖아?」
자신이 미숙하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다.
선택된 지위도, 혈통도 가지지 않으며, 경험조차 부족한 미숙한 마법사.
강력한 인외의 존재의 발끝에도 닿을 수 없는 키리사메 마리사라는 단순한 인간이다.
하지만, 단지 한 명. 그런 자신에게 기대를 맡겨준 사람이 있었다.
무력한 인간이 아닌, 이 이변을 해결할 수 있는 힘과 자격을 가진 마법사로서 「싸우러 가라」라며 등을 밀어 준 사람이 있었다.
「히히히, 그 선대 무녀님의 보증수표라구? 너 같은 보라색 콩나물 같은 마녀 정도는 간단히 이겨주겠다구!」
「……그 무녀가?」
도발이 섞인 마리사의 말이, 얼음장 같았던 마녀의 시선을 마침내 뒤바꿨다.
그 시선은 「적」에게 향하는 시선이다.
파츄리는 마리사가 손앞으로 내 쥔 스펠카드를 보고 있었다.
「재미있네. 조금 당신에게 흥미가 생겼어.」
「그런 겉멋 잡는 말은 이제 됐어. 승부할거야? 말거야?」
「당신은 침착성이 부족하네. 진짜 마법사가 어떤 건지, 알려주도록 할게.」
「쓸데없는 참견이라구!」
파츄리가 스펠카드・룰을 따랐다.
그 손에 쥔 카드의 종류는 다채롭다. 그녀가 다루는 다속성(多屬性)의 마법이 스펠에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그 차이가 그대로 마법사로서의 실력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었다.
그럼에도, 기죽은 모습이라고는 티끌만큼도 보이지 않는 마리사의 시야에, 갑자기 타인의 그림자가 나타난다.
「파츄리님」
「어머나, 사쿠야. 왜 여기까지 온거야?」
메이드복을 입은 아름다운 종자.
그녀 또한 분명히 범인이 아닌, 실력자 특유의 조용한 위압감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마리사라지만 이번에는 약간 인상을 찌푸렸다.
「뭐야, 원군?」
「이제 와서 겁먹는거야? 조금 전의 말하고는 틀린걸?」
어째서일까, 적인 마녀에게 혼나 버렸다.
「……그건 둘 째치고, 사쿠야. 레미의 호위는 어떻게 된거야?」
「불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아가씨는 방금 전, 스스로 저택의 바깥으로 나오셨습니다. 하쿠레이의 무녀에게 향한 신 것 같습니다만.」
「흑막은 거점의 안에서 우아하게 기다리는 것, 라는 의견을 이변을 일으키기 전에 들은 것 같은데?」
「그게, 변덕스러운 분이니까요.」
사쿠야는 말 그대로 우아하게 어깨를 좁혔다.
작게 한숨을 내뱉고, 파츄리는 이 소쇄한 종자와 산만한 주인의 차이에 기가 막혔다.
「뭐, 인연이라는 점에서 레미는 제일이니까, 신경 쓰이는 것도 이해하겠지만……」
「어이, 그래서 어떻게 할거야—?」
「아, 잊고 있었어.」
「이제 돌아가도 될까요? 일이 남았으므로.」
뻔뻔스럽게 대답하는 마녀와 종자의 반응에, ‘빠직’하는 소리와 함께 핏줄이 선다.
「……좋아, 알았어. 너희들 한꺼번에 날려줄테니까 덤벼!!」
「위세는 돌아온 것 같네.」
「파츄리님, 저는─」
「두 번째야. 그런 룰이니까.」
「예, 알겠습니다」
파츄리와 사쿠야의 대화를 듣고 머리에 완전히 ‘발~끈’ 상태가 되어버린 마리사는, 탄막으로 선제공격을 가했다.
그녀는, 역시 아직 미숙하고, 젊었다.
용기의 가치 또한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파츄리는 그렇게 똑바로 나아가는 마리사의 한결같은 모습이. 결코 싫지 않았다.
◆
영부 「몽상 봉인」——.
일곱 개의 광탄이 메이링의 마지막 탄막을 지워내고, 그대로 나아간다.
압도적인 영력의 분류에 휩쓸린 메이링은, 격전 끝에 마침내 힘이 다해 지면으로 추락했다.
그것을 뒤쫓아, 레이무는 한 호흡 늦게 지면으로 강하했다.
격전. 그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봤을 때 사력을 다한 것은 아니었다.
「과연……강하네요.」
대자로 쓰러진 채, 일어설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메이링은 지면에 착지한 레이무를 솔직하게 칭찬했다.
완패였다. 룰 위에서의 결투라고는 해도, 요괴인 그녀는 인간인 레이무에게 압도 당한 것이다.
「하아~……그 무녀와 피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 그렇지만, 그 사람의 등을 보고 자랐으니까.」
메이링을 내려보는 레이무의 눈에는, 차갑다기 보다는 뜨거운 의지가 품어져 있었다.
그것을 꿰뚫어본, 메이링의 입에서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공포와 유열. 모순된 감정이 뒤섞인 쓴웃음이었다.
「응, 역시 모녀네요. 아직 젊은데, 「좋은 센스(いいセンス)」다.」(역자 : “메기솔의 등장인물 빅 보스와 오셀롯의 대사.)
「좋은, 센스……?」
레이무는 메이링의 잠시동안 되새기고 있다가, 이윽고 자기 나름의 해석을 얻었는지 혹은 흥미가 없어졌는지, 본래의 목적을 위해 걸음을 옮겼다.
「저를 퇴치하지 않는건가요?」
그 소탈한 등에, 메이링은 무심코 말을 걸어버리고 말았다.
「퇴치라면, 벌써 했잖아?」
「그런 의미가 아니라……」
「그런 의미야. 앞으로의 싸움은, 그런 새로운 의미를 가진 싸움.」
거기서 말을 끝맺고, 레이무는 덤으로 뭔가를 생각해 냈는지 메이링을 뒤돌아 보았다.
어머니는……라고 물으려다 입을 다문다. 일 도중인데, 방심했다. 잘 나가다가 실패, 반성하자 하고 머릿속으로 되새기고는 다시 뒤돌았다.
「선대 정도는 아니지만, 당신의 자세는 훌륭했어요.」
「그야 선대한테서 가르침 받았으니까. 그렇지만, 그런 건 앞으로의 싸움에서는 낡은 의미 밖에 갖지 않는거 아냐……?」
「탄막의 아름다움도 훌륭하다.——좋은 센스에요.」
「……」
잠깐의 침묵 후, 이윽고 발을 옮기는 레이무의 등 뒤에서 큰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서서히 멎어들기 시작하는 메이링의 웃음소리를 뒤로 하고, 레이무는 마침내 홍마관의 정문의 앞에 도달했다.
우선은, 첫 발돋움은 성공이라고나 할까.
쳐들어 가는건 심플한 편이 좋다. 이대로 직진해서, 안쪽에서 기다리고 있을 터인 흑막을 패서 이변을 끝낸다.
레이무는 평소대로, 신사의 미닫이문을 여는 것처럼, 적의 본거지의 대문을 열어제끼려 했으나─ 그 순간, 감이 의식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게했다.
「위에 있네.」
아무 이유 없이 날아오른다.
해가 저물고 밤의 어둠으로 물든 하늘로 날아오르자, 붉은 만월이 레이무를 마중나왔다.
그리고, 그 빛을 등지고 있는 작은 이형의 그림자가 하나.
「——역시, 인간은 훌륭해.」
어린 악마가, 만월에 의해 증폭된 어둠의 파동을 휘감고, 그 곳에 있었다.
「……흐-음.」
외형은 어린 소녀면서도, 존재감에 압도당해 찌부러질 것 같은 존재감을 내뿜는 그 악마의 존재를, 레이무는 흥미 없다는 표정으로 살폈다.
박쥐의 날개가 떠오르는 피막의 날개. 가볍게 미소 짓고 있는 입 안쪽에 엿보이는 송곳니. 무의식 적으로 매료의 마력을 내뿜는 두 눈.
그 소녀는 흡혈귀였다. 게다가 특히 강력한 부류의.
감에 물어볼 것도 없다고, 레이무는 판단했다.
이 녀석이, 홍마관의 주인.
이 녀석이, 이 이변의 원흉이다.
「그래서, 무슨 용무로 행차하신걸까? 하쿠레이의 무녀.」
「그래그래, 귀찮아. 너」
「무례하네. 게다다 앞뒤 설명도 없고.」
여기까지 와서 오리발을 내밀 성격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눈앞의 흑막은, 단지 말장난을 즐기고 있다.
「어쨌든, 여기서 나가줄래?」
「이 홍마관은, 내거라고? 나가는 건 네 쪽.」
바보 취급하는 것 같은 비웃음이 돌아온다.
일부러 레이무가 내려다보이게 조금 높은 위치에서 비행하고 있는 건, 아마 그녀의 심중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도발적인 어조로 말하는 흑막의 언동에, 레이무는 질렸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이해를 못 한 것 같네, 이제 어찌돼도 좋다는 말투와 함께 어깨를 늘어뜨린 레이무는 작은 한숨과 함께 고했다.
「——이 세상에서 나가라는 거야.」
흡혈귀를 향한 인간의 선전포고는, 상황에 맞지 않을 정도로 경쾌했다.
그 심플한 발언에, 흡혈귀는 아주 잠시 외모대로 사랑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그 직후 폭소했다.
찢어질듯 한 웃음소리가 밤하늘에 울려퍼진다..
소녀 특유의 날카롭게 느껴지는 소프라노 톤의 웃음소리가, 마치 흉포한 괴물의 포효의 외침과도 같이 밤하늘 에서 찌릿찌릿하게 진동한다.
사람의 본능, 인간의 마음 속 깊은 곳 까지 공포를 느끼게 하는 웃음이었다.
「재미있네. 정말로 재미있어, 너」
「이쪽은 지루해. 강한 요괴라는 녀석들은 이놈이고 저놈이고 거드름 피우기 좋아하네.」
「하핫, 그렇게 말하지 말아줘. 이쪽도, 당신과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상당히 심경이 복잡해지니까.」
「그러니까, 그런 행동을 하지 말라는 거야.」
레이무는 레밀리아에게 처음으로, 몇 안 되는 감정을 내보였다.
「어머니에게 이길 수 없으니까, 그 딸인 나에게 이기고 싶을 뿐 인건 아니고?」
「……!」
흡혈귀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진다.
우아함과 관록으로 조각한 가면이 부서지고 그 아래에서 끔찍해 보이기까지 하는 본심이 튀어나온다.
흉포한 살기가 표정을 바로잡는다.
「……그것은 대체, 뭘 근거로 하는 소리지?」
「감.」
「…………정말로 공기를 읽을줄 모르는 여자네. 너.」
이번은 탈진.
완전하게 페이스를 빼앗겨 버린 흑막은, 대담함을 넘겨 둔해 보이기까지 하는 무녀를 노려봤다.
「그렇네, 말 돌리는건 이제 그만. 나는 네게─ 하쿠레이의 무녀에게 이기고 싶어.」
「죽이고 싶다, 를 잘못 말한 거 아냐?」
「스펠카드 룰의 결투에는 동의하고 있어. 게다가, 나는 별로 하쿠레이의 무녀를 미워하는게 아니니까.」
「지기 싫어하는 아이?」
「밑도 끝도 없이 얕보는 것 같은 말투구나. 그렇지만, 그래. 그렇게 해석해도 상관없어.」
「그렇다면 그렇게 해석해줄게. 변명은 안 해도 되니까.」
「……정말이지 성격 나쁘네. 이 망할 인간!」
아래쪽에서 피식거리는 레이무에게, 레밀리아는 노기를 담아 욕설을 내뱉는다.
그러나, 곧바로 단념한 듯 얼굴에서 힘을 뺐다.
이 인간에게는 (말빨로는)이길 수 없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그 어떤 시간과 장소, 상황에서도, 그녀가 과거 다른 하쿠레이의 무녀에게 가지고 있던 감정과 같은 것이었다.
「인간이란, 정말이지……」
「그래서, 한한테 뭔가 할말이라도 있어?」
「——그래, 있어」
자신의 스펠카드를 내밀며, 흡혈귀는 말한다.
「이 홍마관의 주인 「스칼렛」은, 일찍이 일으킨 이변 때에 퇴치당했어. 선대의 하쿠레이의 무녀─당신의 어머니에게.」
당주의 이름을 남의 일처럼 말하는 것을 듣고 수상쩍다는 표정의 레이무를 내려다보며, 진실을 고한다.
「일찌기 홍마관의 영주인, 이 「레밀리아・스칼렛」의 아버지는─!」
레밀리아는, 더 이상 웃지 않았다.
어린 흡혈귀의 아가씨의 눈에는 분노가 담겨 있었다.
「아—, 혹시 부모의 복수라거나 하는 이야기?」
이런 분위기에 이르러도 평소 그대로의 페이스를 무너뜨리지 않는 레이무의 말에 레밀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아냐」
그 두 눈에 떠오른 분노는, 목소리에서도 느껴질 만큼 확실하게 변했다.
「그게 아냐!」
그러나, 그 분노는 누구에게 향하지도 않고.
「아버지는……」
마음속에서 솟구쳐 올라오는 분노의 감정을, 레밀리아는 내뱉지 못한 채로 신음했다.
처음부터, 그 분노를 부딪칠 장소 따위 존재하지 않다는 듯이.
「그, 남자는……!」
발버둥치고, 괴로워하고, 목까지 차올라온 숨을 그대로 누군가에게 토해내듯 레밀리아는 절규했다.
「─이 내가 죽여야만 했어!!!」
어린 악마의 통곡이, 붉은 만월이 떠오른 밤하늘에 울려 퍼진다.
그리고, 갈 곳을 잃은 허무한 격정의 감정이 탄막이 되어 레이무를 덮쳤다.
◇
「레이무의 영압이……사라졌어……?」
아니, 그만둬 나. 장난이 아니라고.
갑자기 뉴타입이 악의를 감지한 것처럼 내뱉은 대사를, 당황해서는 뿌리쳤다.
내게 레이무 같은 직감 스킬은 없으니까, 아마 그냥 우연 아닐까?
이 시간대라면, 홍마관에서 일어난 싸움은 슬슬 결판이 났을지도, 라며 현실도피를 해보았지만 이러면 오히려 내가 불안해질 뿐이잖아.
무념무상의 상태가 되기 위해, 나는 왼손의 손끝에 의식을 집중시켰다.
지금, 물구나무서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팔굽혀펴기 만번을 끝마치고, 그다지 넓다고는 말할 수 없는 진료소 안에서 할 수 있는 단련만을 한 뒤 , 마무리로 오른손으로 물구나무서기 1시간. 지금은 왼손으로 30분 정도.
물론, 만화에서 나오는 검지 한 개로 하는 물구나무서기 입니다.
어째 이제 이런 것도 당연하게 할 수 있어졌다. 수행 초기 시절을 떠올리자니 그 때는 검지는 커녕 두 손으로 하는 것도 힘들었지. 수수하게 대단해 나.
이런 식으로, 1시간 이상 어찌되건 좋은 일에 머리를 굴리고 있다.
체력적으로 괴롭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이렇게 몸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단련 중에는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익숙해졌다고나 할까. 몸이 가만히 있으니 정신이 짬을 주체 못한다고나 할까─ 골똘히 생각하다가, 정신이 들면 시간이 엄청 지나있었다거나 하는 적이 꽤 많다.
이전에, 숲속에서 명상하다가, 눈을 떠보니 몸을 담쟁이 넝쿨이 휘감고 있어서 놀랐다.
마을에 돌아가보니, 5일이나 지나있었다. 나 정말 바보인건가? 하고 고민한건 비밀.
소식이 없어서 걱정하던 레이무에게 처음으로 맞았습니다.
아—, 그 때의 레이무의 얼굴은 화난데다 우는 것 같이 보이기도 했고, 대쇼크였다. 그 때의 일은 마음깊이 반성하고 있다.
……그렇지만, 조금 전부터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레이무 뿐이다.
역시 걱정이야. 물론, 마리사도 생각하고 있다고.
앞으로는, 이렇게 침착하지 못하게 있는 일이 증가하는 건가?
원작의 지식을 참고하니, 이번 이변을 발단으로 연달아 새로운 이변이 일어나고, 그 해결에 레이무는 반드시 나서게 된다.
그야 하쿠레이의 무녀로서 어쩔 수 없겠지만…….
우우, 안돼안돼. 사고가 음울해졌다.
좀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고를 돌린다.
뭐—, 부모의 콩깍지 같은걸 제외해도 레이무는 천재니까 말이지? 플레이어 입장으로 보자면 루나틱 레벨이라면 어떻게든 할 수 있다.
레밀리아에게 이긴 후에, 원작대로 나간다면 확실히 홍마관과의 교류가 시작된다.
마리사가 도서관에 침입하거나 레밀리아가 레이무와 놀러오거나.
어? 그렇다면, 혹시 나도 홍마관의 멤버와 대면할 기회 라던가 있는건가?
특히 레밀리아라면 신사에서 우연히 만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그대로 함께 식사라든지, 게다가 홍마관으로 초대받거나 할 수도 있고,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큿, 그렇다면 지금부터 꼼꼼한 계획을 세워둘 필요가 있는 건가……!
예를 들면, 만날 확률을 올리기 위해, 월 1회의 신사 방문을 월 2회로 늘리는 것은 어떨까.
레이무가 걱정되서 얼굴 보러 갈 기회를 늘린다던가……안 돼, 만약 레이무에게 거절당하면 회복할 수 없는걸.
아니, 그전에 잠깐만, 나는 레밀리아와 관련된 사건을 떠올렸다.
……레밀리아의 아버님, 재로 만들어 버린거 나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