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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광전사

進撃の狂戦士


원작 |

역자 | DanteSparda

반격의 효시


​조사 군단에게 있어서 말이란 매우 중요한 존재다.
 기동력에 있어서 인간과 비교도 할 수 없는 거인을 상대로 싸우거나 도망칠 때 말의 각력과 지구력이 반드시 필요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사들은 모두 말을 소중히 여긴다.

 나도 그렇다.
 특히, 내가 타고 있는 말은 붉은 털이 특징이며 다리도 빠르다.
 이름을 붙일 정도로 애착을 가진 병사는 적지만, 나는 남몰래 「적토마」라고 부르고 있다. 아니면 「마츠카제」 라거나.
 내 소중한 파트너이지만, 유일한 단점이 있다면 천성이 난폭하다는 것이다. 내 애마는 흉폭합니다.

 ――한 마디로 하자면, 매번 내달리는 게 너무 빠르잖아 ​임​마​아​아​아​―​―​―​!​!​

 거리에서의 퇴각 명령을 받고 말을 몰아가는 조사 병단 중에서, 나는 앞장서서 돌진하고 있었다.
 진짜로 폭주하는 것 같은 스피드.

 이 바보 말, 내 명령은 물론 잘 듣지만, 힘 조절을 모른다고 해야 하나, 이렇게 전력 질주를 명령했을 때의 가속력이 얕볼 게 못된다.
 덕분에 거인과의 전투를 개시했을 때엔 반드시 남들을 앞질러 내가 선두로 나가 버린다.
 그 덕분에 「항상 직접 선두에 서는 용맹한 병사」라는 평가와 이어지고 말았다.

 오해하지 말아줘……. 사실은 좀 더 상황판단 같은 걸 하면서 여기저기 맴돌고 싶다고…….
 뭐, 지금은 얼마나 빨리 달릴지가 중요하니 마침 딱 좋지만서도.

「——보인다」
「쳇, 뭐냐. 엘빈의 예상대로인가」

 나와 나란히 달리는 리바이의 욕설이 들려 왔다.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 목적지인 벽 「월 로제」의 한 편에 거인들이 모여 있다.
 그 너무나도 큰 울타리의 저 편에, 원래대로라면 굳게 닫혀있어야 할 문 대신 뻥하니 뚫린 구멍이 자리 잡고 있었다.

「또, 또 다시 문이 파괴됐어……!」

 나의 뒤에서 병사 중 누군가가 절망감이 깃든 목소리로 외쳤다.
 기분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5년 전에 한 번 파괴됐었다고는 해도, 인류를 지키는 벽이 이렇게나 간단히 뚫리고 말았다. 예상외의 사건일 것이다.
 5년 전과 완전히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그리고 정말로 5년 전과 같다면, 그 후에 일어날 비극도 똑같이 재현될 것이다.
 즉, 구멍으로 침입해오는 무수한 거인과 그에 쫓긴 수많은 사람들. 더욱 더 좁아진 인류의 활동 영역 안에서 일어날 수많은 문제. 그 결과 죽을 인간. 빈곤, 갈등, 절망――.
 그들에게 있어선 갑작스레 덮쳐온 상황.
 확실히 눈앞이 깜깜한 상황이다.

 그러나 나는 그 「눈앞」에서 약하게 맥동하는 희망의 존재를 알고 있다.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서라도, 절망하고 있을 틈은 없다.

「어찌됐건 간에, 벽을 넘어서라도 거리에 들어가야 한다」
「……흥, 말하지 않아도 알아. 문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 우회해서 벽을 올라라!」

 리바이의 지시에 따라, 우리들은 문에 모인 거인들을 크게 돌아서 벽으로 접근했다.
 당연히, 그곳에는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입구 따위는 없다.
 입체 기동 장치를 사용해서 벽을 오른다.
 거인의 습격이 없다면 그것은 간단한 일이었다. 라고 할까, 입체 기동을 사용해서 벽을 넘는 것은 조사 군단이 아니더라도, 벽안에서 활동하는 병사들에게는 필수적인 기술이다.
 모두가 벽 위에 문제없이 올라와 거리를 둘러보니, 다시 한 번 상황의 위험함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미 거인이 상당히 침입했네」
「주둔 군단도 무능하진 않아, 이런 때를 위한 부대다. 이만큼 일이 벌어졌으니 위쪽 녀석들도 튀어 나오겠지」
「픽시스 사령관 말이야?」
「아마도. 뭔가 작전을 세우고 있을 터다」

 원작의 시점을 알아보기 위해, 지금은 어떤 단계인지 거리의 모습을 둘러보는 내 옆에서, 리바이와 한지가 병사로서 적당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리바이가 통솔하여 거리에서의 퇴각에서 앞서 온 조사 군단 중에는 나 말고도 한지의 분대가 함께 왔다.
 내 다음으로 빨리 부대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남은 조사 군단은, 본대인 엘빈이 이끌고 뒤에서 쫓아오고 있다. 이쪽의 도착은 조금 늦어질 것이다.
 즉, 거리의 거인을 제거한다고 해도, 이래서야 전력 부족은 해결할 수 없다.

 ……아니, 구멍에서 점점 밀려들어오는 거인의 숫자만 봐도, 조사 군단이 전부 모여도 감당하지 못할 전력 차이긴 하지만.
 역시, 저 구멍을 어떻게든 막지 않는 이상 이길 기회는 없다.
 그리고 원작대로라면 이미 수단은 정해졌을 것이다.
 요컨대――거인화를 할 수 있게 된 엘런이 바위를 들어 구멍을 막는다. 그리고 그것을 군단이 지원한다.

 사전 지식이 없다면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상황이다.
 물론, 그것을 모르는 리바이 일행은 가장 먼저 주둔 군단과의 합류를 우선시하고 있었다.
 막무가내로 거인과 싸워봤자 의미 없는 희생이 늘어날 뿐이니까.
 이유가 없으면 무리를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나는 안타까웠다.
 당장이라도 엘런 일행이 싸우고 있는 곳으로 향하고 싶다.
 그곳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병사들이 죽어가고 있다. 엘런을 지키기 위해, 미끼가 되어 거인들에게 먹히고 있다.
 그것은 가치 있는 죽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막을 수 있는 죽음이다.

 원작대로 진행하자, 같은 바보 같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이 세계를 처음 자각했을 때의 나라면,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원작의 「그 감동적인 명장면을 멋대로 건드리지 않는 편이 좋다」 라면서 현실성 없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용기 있는 자들이, 무자비하게 죽어가는 이 세계에서, 아주 조금이라도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거기에 손을 뻗는다.
 망설일 여유도, 뭔가를 생각할 틈도 없다.
 상황을 다루는 능력도, 수수께끼를 해명할 지력도 없는 내가 선택한 싸우는 방법은, 그저 열심히 거인을 사냥하기 위해 끝없이 달리는 것이다.
 발을 멈춘 시간만큼, 사람이 죽는다……!

「리바이, 나는――」

 뭐라고 설명해야 좋을지도 생각하지 못한 채, 나는 독단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알리려 했다.

「너, 벽을 올랐왔을 때부터 계속 한쪽을 보고 있었지」

 내 말을 끊고, 반대로 날카롭게 찔러오듯이 리바이가 말했다.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내 눈을 마주보고 있다.

「상황도 잘 알 수 없는데, 네가 그쪽에 신경을 쏟은 건 어째서지?」
「……」
「뭔가 있는 거냐?」

 리바이의 말투는 심문하는 것처럼 딱딱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대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원작의 지식이 있다고는, 말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아니, 대답해서 상황이 나아진다면 얼마드닞 이야기할 테지만, 이 세계가 만화의 세계라는 이야기는 믿고 말고의 문제를 떠나서 쓸데없는 혼란 밖에 낳지 않을 것이다.
 내 정신 상태를 의심받을 뿐이라면 차라리 낫지만, 정체 모를 내 지식에 대한 경계나 의심을 품게 만들어 결국에는 불온분자로 생각될지도 모른다.
 그로부터 확산될 사태를 전혀 예상할 수 없다.

 내가 처형되는 것으로 끝난다면 그걸로 좋지만. 동료나 부하, 조사 군단 자체가 그런 혼란의 불씨에 말려 들어가서 피해를 입는다는 최악의 사태가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이런 인간 사이에서의 불신 때문에 생기는 문제는, 원작에서 잘 다루기도 했고.
 결과적으로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섣물리 대답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태를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기 위해서 움직이고 싶다.

 입을 다문 내 반응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모르나, 잠시 나를 바라보던 리바이는 갑작스레 내게서 시선을 돌렸다.

「알았다. 가라」
「……뭐라고?」

 무심코 질문으로 답한다.

「저곳으로 가고 싶은 거겠지? 내가 정식으로 명령을 내려주마. 한니발은 분대를 인솔하여 독자적으로 움직여라」
「……괜찮은 건가?」
「시끄러워, 빨리 움직여라.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악화된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나는 한순간 혼란에 빠졌다.
 나를 이해해준 리바이의 판단은, 정말로 고맙다.
 고맙……지만, 이해할 수 없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내 생각을 알 수 있었다면, 그 속내나 진심을 모르는 것도 의심스럽게도 생각될 텐데.

「이유는 묻지 않겠어. 시간이 아까우니까. 나중에 말할 수 있다면 말해라. 무리라면 엘빈에게 보고할 변명만이라도 생각해두던가, 너라면 「감으로 찍었다」정도로도 통할 거다」
「……알았다」

 변함없이 기분이 나쁘다는 무뚝뚝한 표정을 지은 리바이의 생각은 알 수 없지만――정말로 고맙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그의 말대로, 상황은 망설인 만큼 나빠진다.
 나는 쓸데없는 생각은 머리에서 내놓고, 손에 넣은 기회를 살리기 위해 행동하기로 했다.

 싸울 장소는 뚫린 문의 일대다.
 당연히 침입해오는 거인들이 있어 적의 수도 많다. 접근하는 것은 위험할 것이다.
 그러나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

「리바이, 고맙다」
「시끄러워. 죽지 마라」

 이쪽을 꾸짖으면서도 걱정해준다는, 약간의 튕김부끄적인 대답을 받은 나는, 망설임을 뿌리치며 벽에서 뛰어내렸다.
 리바이, 진짜 좋은 남자.
 결혼하자.







《현재 공개할 수 있는 정보》——주인공이 선행하자고 주장했으므로, 리바이 일행은 원작보다 빨리 벽에 도착한다.







 클라리스가 벽에서 뛰어내리자, 그녀의 부하들이 그 뒤를 따랐다.
 누구 하나 망설이는 모습은 없다.
 클라리스와 리바이의 대화는 당연히 귀에 닿았었다.
 이것은 명확한 작전 목적을 가진 행동이 아니었으니 병사들이 이해하고 있을 턱이 없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의를 꺼내지 않는다.

「괜찮은 거야?」
「아무도 반론을 꺼내지 않았어. 그렇다면 문제 없겠지」

 입체 기동에 의한 고속 이동으로, 눈 깜짝할 새에 작아져가는 클라리스의 등에서 시선을 뗀 리바이와 한지도 서로의 부하를 인솔하며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럼. 우리들은 어쩔까?」
「잘 보면 거리의 거인을 구석으로 몰고 있다. 뭔가 작전이라도 짠 걸 테지. 하지만 그 작전을 들으러 갈 여유는 없다」
「확실히. 이렇게 보니 클라리스의 판단은 잘못된 건 아닐지도 모르겠네」

 두 명은 냉정하게 거리를 점령한 거인들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었다.
 대부분이 이 거리――토로스토 구의 구석에 모여 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유도되고 있는 것이다. 멀리서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거인들이 모인 곳의 벽 위에서 수많은 병사가 함께 주의를 끌고 있었다.
 그러나 그곳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 거인은, 반대로 멀어져가고 있었다.
 보다 많은 인간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는 일반적인 거인의 습성을 무시한 것 같은 움직임이다.
 그것들이 향하는 곳은, 자신들이 지나쳐왔음이 분명한 문의 방향이었다.

「클라리스가 향한 곳――저곳에서 뭔가가 일어나고 있어」
「그래, 틀림없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클라리스는 알고 있었던 걸까?」
「글쎄」
「사실, 그녀에게는 예지 능력이 있었다거나. 아니면 우리들도 모르는 극비 임무나 지위에 올라 있는 거 아냐?」

 클라리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놀리듯 한지는 농담하는 것처럼 말했다.
 엉뚱한 발상이었다.
 그러나 리바이로서는 완전히 부정할 수 없는 가능성이었다.
 그 정도로, 클라리스의 판단이나 행동의 진의를 읽을 수 없는 것이다.

 그 행동에 눈에 띄는 점은 많다.
 바로 방금 그때도 그렇다.
 월 로제의 문이 파괴되고 그곳에 거인들이 셀 수 없을 만큼 들어찬 절망적인 광경을 직접 보고도, 한치의 동요도 하지 않았다.
 표정으로 드러나지 않은 것뿐만이 아니라, 망설임 없이 다음 행동으로 이행하는 결단력으로도 알 수 있다.

 그만큼 뛰어난 병사라는 말도 될 수 있지만, 리바이는 납득할 수 없었다.
 그녀와 몇 번이고 함께 사선을 빠져나온 기나긴 사이이기에 더욱이 그렇게 생각한다.
 의심은 날마다 겹겹이 쌓여 가지만, 신뢰는 그 이상으로 커졌다.

「만약, 그렇다고 한들 나는 놀라지 않아. 딱히 그 녀석이 초능력자여도 말이지.
 오히려 납득이 돼서 후련할 정도군. 뒤에 한 말이 차라리 현실적이지만, 조직적으로 귀찮은 일이 많아질 것 같으니 초능력자 설이 차라리 알기 쉬워서 좋아」
「농담이었는데 말이지……」
「그 녀석이 우리들이 모르는 걸 알고 있다는 건 틀림없다」
「물어보지 그랬어」
「그래서 물어봤다. 그 녀석이 대답하지 않았을 뿐이야」

 한지는 기가 막히다는 듯 어깨를 들썩였다.

「그렇지만 추궁은 하지 않았잖아」
「필요 없으니까」
「믿고 있는 거구나」
「당연하지, 의심도 하고 있지만. 이봐, 나를 좋은 놈이라는 것처럼 말하지 마라」
「괜찮아, 네가 그렇게나 인간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니까」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마라, 베어 떨궈버린다」

 저 아래쪽의 모습을 살피며, 벽 위를 달려 거리를 돌아간다.
 이윽고, 거인이 얼마 없는 지점에 도달한 리바이가 발을 멈춘다.

「이쯤부터 하는 게 좋겠는걸」
「거인을 제거하면서, 범위를 좁힌다는 거구나」
「그래. 최종적으로는, 저곳까지 좁힌다」

 펼쳐진 리바이의 손가락 끝에는, 파괴된 토로스토 구의 문이 있었다.
 당연히 그곳에 가까워질수록 거인의 밀집율도 올라간다.
 거기다 저 구멍은 바깥에서 오는 거인들의 침입 경로다.
 저곳을 탈환하지 않는 이상 적의 수는 줄어들지 않는다.
 목표가 정해지지 않은 전투는, 그저 손해를 늘릴 뿐이지만――.

「그 바보가 그때까지 살아 있다면 합류할 수 있겠지. 그 뒤엔 저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상황을 확인한 뒤 판단한다」
「그때까진, 클라리스의 원호에 철저하게 임하라는 건가」

 리바이는 한지의 농담을 신경 쓰지 않았다.
 저곳에 모인 거인의 수를 줄여, 조금이라도 협공이나 난전을 피한다――그것이 결과적으로 클라리스의 원호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굳이 말하지 않았다.
 클라리스는, 세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 걸까――?
 그것은 알 수 없다.
 그 세계를 바라보는 그녀의 속마음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마치 거인을 상대하는 것 같군. 쓸데없이 문제만 키워서는……)

 리바이는 자신이 느끼고 있던 얼마 안 되는 짜증을 속으로 클라리스에게 때려 박았다.
 그 짜증은, 그녀를 향한 불신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단순히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라는 불만뿐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무것도 모른다는 상황인가. 거인과 싸우다보면 그런 건 드물지도 않지만)

 리바이는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리고는, 자신 또한 검을 뽑아 쥐었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신속한 행동뿐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온 것처럼――)

「너를 의심한 만큼 시간이 쓸데없이 흐르겠지만 말이지」

 이 장소에는 없는 그녀의 등을 향해 작게 욕설을 내뱉으며, 리바이는 거인의 토벌을 개시했다.







《현재 공개할 수 있는 ​정​보​》​—​—​클​라​리​스​는​ 일찍이 조사 군단의 단장이었지만, 신청을 거듭하여 현재의 지위로 변경됐다. 그 속내를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







 ――목숨을 내던지고, 장렬하게 죽는 거야.

 이안과 그를 포함한 정예반들은, 지금 확실히 그 선언대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거인화에 의해서 폭주하고 있던 엘런이 자아를 되찾아, 파괴된 문을 막기 위해 거대한 바위를 짊어지고 천천히 걸어간다.
 그것은, 이 절망적인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희망이었다.

 구멍을 막을 수 있다면, 더 이상 거인이 늘어나지 않는다.
 벽안에 갇힌 거인들을 전멸시키면, 거리는 다시 인류의 손으로 돌아온다.
 그것은 「탈환」이라는 것보다도 더욱 큰 의미를 가진, 인간이 거인에게 처음으로 「승리」하는 결과를 남길 것이다.
 그러나 그 희망을 추구하기 위해, 그들은 너무나도 장렬한 각오를 해야만 했다.

「——큭, 사수해!!」

 이안의, 말 그대로 결사적인 명령에, 그의 지휘를 따르는 모든 병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우리의 목숨과 바꿔서라도, 엘런을 문까지 지켜내!!」

 바위를 짊어진 채 걷는 엘런을 향해서, 마치 이끌리듯이 거인들이 모여든다.
 다가오는 적에 비해, 엘런의 걸음은 너무나도 느리게만 보였다.
 그러나 그것이 이미 한계다.
 애당초 인간의 비율로 생각하면 들어 올릴 수조차 없는 바위다. 그것을 짊어진 채 걷는 것만으로도 기적적인 상황이었다.

 만약, 엘런이 공격 당한다면――아니, 몸이 부딪치는 것만으로도, 그 기적은 사라진다.
 단 한 마리라도 거인을 접근시켜서는 안 된다.
 그리고 거인이 밀집된 이 장소에서 엘런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수많은 병사의 희생이었다.

「거인들이 우리들에게 달려들지 않아!」
「달려들 만큼 접근하는 수밖에 없어!!」

 기행종도 아닌 거인들이,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은 예측하지 못한 사태이다.
 그러나 이유를 해명할 시간은 없다. 그럴 의미도 없다.
 병사들은 자신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그저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목숨을 미끼로 삼는다는, 무모한 행동을.

「맙소사……! 지상으로 내려가다니 자살행위야! 말과 건물 없이는 싸울 수 없어!!」

 아르민은 그 광경을 창백한 얼굴로 보고 있었다.
 엘런이 향하는 문 주변은 당연히 건물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뻥 뚫린 장소다.
 입체 기동 장치를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이다.
 거인이 달려들기라도 한다면, 싸우는 것도 도망치는 것도 어려운 장소였다.
 거기다 여럿의 거인이 모여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
 시선을 끌게 된다면, 그저 먹힐 수밖에 없다.

「아냐……」

 그러나, 그럼에도――.

「이제……저 방법 밖에 없어」

 현재 유일하게 가능한 것은, 엘런을 지키기 위해 가장 유효한 ​수​단​은​―​―​그​뿐​이​었​다​.​
 미끼가 되어, 목숨을 걸고 시간을 벌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타비 반의 뒤를 이어라! 무리하게 접근해서라도 목표를 우리 쪽으로 유인해!!」

 그 명령을 듣고 있던 아르민과 미카사는, 눈을 뒤집어 뜨고 사지로 향하는 병사들을 바라봤다.
 싸우는 것은커녕, 저항하는 것조차 할 수 없다. 그저, 거인에게 산 채로 먹히기 위해 그들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병사들의 장렬한 각오와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처참한 미래에 눈을 감고 싶어진다.
 그러나 그런 느긋한 생각을 하기엔 이미 너무 늦고 말았다.
 아르민도 미카사도, 엘런의 곁으로 가기 위해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
 주변에서 아무리 많은 동료가 거인들에게 먹혀도, 그저 서로가 해야 할 일에 철저하게 임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승리를 쟁취할 수 없다.

「젠장……!」

 욕을 내뱉는 것이 무의미한 짓이라고, 아르민은 싫을 정도로 알고 있다.
 그러나 하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다.
 희생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받아들일 수가 없다.
 기대서는 안 된다는 것 따위는 알고 있는데, 바라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다.
 이안이 거인들에게, 두 명이 엘런에게 향하려고 서로 한 걸음을 내디뎠을 때, 아르민의 시야에 어떤 광경이 비췄다.

 ――지면을 기듯이 도망쳐 다니던 병사 한 명을, 간단하게 잡아채는 거인.

 잡힌 병사의 얼굴과 이름을, 아르민은 우연히 기억하고 있었다.
 확실히 미타비라는 이름의, 최초로 미끼가 된 병사다.
 이안과 서로 대화를 나눌 때에 들은 이름이다.
 어째서, 그런 사소한 단어를 기억해버린 것일까?
 모르면, 눈앞에서 먹히는 그 병사에 대한 생각을, 조금은 줄일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누군가――!)

 아르민은, 그때 무심코 도움을 바랐다.

​「​—​—​A​A​A​A​l​a​l​a​l​a​l​a​l​a​l​a​i​e​!​!​」​

 듣도 보도 못한 외침이, 번개와 같이 울려 퍼진다.
 지금 확실히, 그 병사를 입속에 넣고 씹으려던 거인의 무방비한 등을 화살과 같이 습격한 한 병사가 검을 휘두른다.
 급소인 목덜미가 도려내진 거인은,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힘을 잃었다.
 반쯤 열려 있는 입 안에서 미타비를 끌어내, 천천히 땅바닥을 향해 쓰러지는 거인의 몸을 박차고 그 자리에서 재빨리 이탈한다.
 그런 광경을, 아르민은 물론 미카사도, 이안과 다른 병사들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이 혼란 속에서, 모든 인간의 귀에 닿을 정도로, 그 소리는 크나큰 울림을 퍼트렸던 것이다.

「저것, 은……!」

 마치 번개와도 같이 거인을 강습한 병사.
 아르민은, 그 병사를 본 기억이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 자리의 병사들 모두가 알고 있었다.

「한니발……」
「클라리스 한니발 분대장이다!!」

 너무나 갑작스러우면서도 강렬한 그녀의 등장에, 병사들은 한순간 절망을 잊었다.
 그리고 클라리스의 뒤를 따르듯이, 그녀가 인솔하는 분대의 병사들이 차례차례 나타난다.
 그들은 이 장소의 상황을 모른다.
 그러나 판단은 빨랐으며, 정확했다.
 미끼가 된 병사를 잡아먹으려던 거인들을 재빨리 찾아내, 그것들을 먼저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동료를 살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가장 유효한 공격 방법이기 때문에 더욱 더 우선하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포식을 목적으로 행동하는 거인은, 그 포식의 순간이 가장 무방비한 상태가 된다.
 놈들에게 주위를 경계한다는 지성은 없다.
 결과적으로, 죽음을 각오하고 있던 병사들은 차례차례로 구출되고 반대로 거인들은 제거되어 간다.

「……기회다!」

 입을 벌린 채 경악에 빠져있던 아르민은, 곧바로 제정신을 차렸다.

「한니발 분대장과 그 대원들입니다! 조사 군단의 정예들이에요! 저들과 협력해서, 거인을 유인하면 싸우면 됩니다!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저도 전투에 참여하겠습니다!」

 아르민의 제안에, 미카사도 찬성했다.
 당연히 이안 또한 이미 생각했던 사항이다.
 그저 희생이 될 뿐만이 아니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 것이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한 두 명과는 달리, 이안은 냉정했다.

「그래, 물론이다! 그러나……위험해! 지금은 위험하다!」
「무, 무슨 말씀이십니까?」
「바로 지금 온 그들은, 우리들의 작전은 물론, 현재 상황마저 파악하지 못했어!
 거인을 죽여주는 것은 고맙지만, 그들이 거인이 된 엘런을 구별할 거라곤 생각되지 않아! 게다가, 그 「광전사」한니발 분대장이 인솔하는 부대라고!」

 그의 말뜻을 이해한 아르민은 숨을 삼켰다.
 클라리스 한니발은, 그 「광전사」라는 이명대로, 거인과의 전투에서 용맹을 뛰어넘은 광기로 들어찬 전투와 지휘로 널리 알려진 병사다.
 적에게도 아군에게도 용서는 없다.
 그녀가 전장에서 보이는 변화은, 평소의 모습과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라고. 그렇게 소문나 있었다.

「이대로는, 엘런도 죽여 버릴지도 몰라……!」

 그렇게 신음성을 내뱉는 그의 뒤편에서, 거인을 차례차례 베어 죽이는 클라리스의 모습이 보였다.
 우연일까, 아니면 무언가를 깨달은 것일까, 그녀가 향하는 곳에는 거인화한 엘런이 있었다.

「——! 제, 제가 설명하러 가겠습니다!」
「아르민을 원호하겠습니다!」

 이안의 대답도 듣지 않은 아르민이 달리기 시작하자, 곧바로 그 뒤를 미카사가 따랐다.
 클라리스를 향해 다가간다.
 단지 그뿐임에도, 아르민은 전율했다.
 거인이 근처에 없다. 아니, 정확하게는 근처에 있는 거인을 닥치는 대로 클라리스가 쓰러뜨려가고 있다.
 실제로 보고 실감할 수 있었다. 소문으로 들은, 과장이나 거짓말이 섞였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녀의 무용담들이, 전부 사실이었을 것이라는 실감이.

(대체 이게 무슨……정말로 같은 인간인건가!?)

 친구인 미카사도 매우 뛰어난 병사이지만, 클라리스는 그 일선을 넘었다.
 아군이라면 이 이상 믿음직할 수 없는 존재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나도 강대한 칼날이, 엘런의 생명까지 간단하게 베어버리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감이 더 컸다.
 클라리스에게 다가간 아르민은, 필사적으로 소리를 내질렀다.

「한니발 분대장!!」

 ――외쳐보긴 했지만, 나처럼 작은 인간의 목소리 따위가 들리기는 할까?

 분위기에 깔려 위축되기 시작한 아르민은 그런 불안을 품고 있었다.
 쓰러진 거인 위에 올라선 클라리스 한니발.
 그것은,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반대로 거인을 포식하는, 더욱 상위의 존재로 보였다.
 아르민의 부름에 반응한 광전사가 고개를 돌린다.

「아……저기」

 말을 더듬는 아르민을 향해, 클라리스가 점점 다가오기 시작했다.
 상한 칼날을 손잡이에서 분리하고, 칼집에서 새로운 칼날로 바꿔 결합한다.
 병사로서 당연한 행동이었으나, 아르민에게는 그것이 너무나 두렵게 보였다.
 새로운 칼날을 2개, 바꿔 끼우고 다가오는 클라리스가, 간격에 들어간 순간 자신을 베어 죽이는 게 아닐까 하는 무의미한 착각이 생길 정도다.

 완전히 위축된 아르민을 감싸듯이, 미카사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미카사 아커만. 훈련병입니다」
「아……아르민 알레르토 입니다! 같은 훈련병입니다!」

 주변은 아직도 전투중이기 때문에, 경례를 할 여유는 없었다.
 무례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런 아르민의 불안과는 반대로, 클라리스는 작게 끄덕이며 답했다.
 평범했지만, 예상외일 정도로 온화한 대답이었다.

「볼일이 뭐지?」

 의외로 예쁜 목소리다, 라고 아르민은 생각했다.

「……우리는, 월 로제의 문을 막기 위한 작전 행동 중입니다. 자세하게 이야기할 시간은 없습니다만, 어쨌든 저 거인을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설명할 시간이 아까웠다.
 주변에는 아직 거인이 있고, 그런 거인들을 상대로 병사들이 결사적인 전투를 어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자세한 설명을 생략해 버리기에, 이 상황은 너무나도 엉뚱했다.
 사정을 모르는 클라리스에게, 거인화한 엘런 역시 같은 거인일 뿐일 것이다.
 엘런의 거인화를 똑똑히 지켜본 다른 병사들조차, 사태가 나쁜 방향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니 그에게 큰 불신과 위기감을 품게 되었으니까.

 그런 그를 「공격하지 마라」라는 것만으로도 말도 안 되는데, 「지켜라」라고 하고 있다.
 설명 없이 ――아니, 설명을 해도 납득할 수 있을 리 없다.
 아르민은 안타까움을 느끼면서도, 클라리스의 차가운 눈동자를 올곧게 마주보며, 필사적으로 말을 이었다.

「저 거인이 바위를 써서, 구멍을 막을 겁니다! 저기까지 도착한다면, 인류의 승리입니다!!」
「……」

 침묵한 채 자신을 바라보는 클라리스의 시선이, 너무나도 싸늘하게 느껴졌다.
 눈앞에 선 역전의 병사는, 단순한 훈련병에 지나지 않는 자신이 내뱉은 상식에서 벗어난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저 머리가 망가져서 꺼낸 망언이라고 생각할까?
 설령 그렇다고 해도, 아르민은 멈출 수 없었다.

「저 거인은, 사실은 ​인​간​이​여​서​…​…​그​래​서​…​…​!​」​

 옆에 선 미카사의 경계가 강해져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클라리스의 대응에 따라서는, 억지로라도 막을 셈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전투력이 현격히 높은 두 사람이 싸우게 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상상도 할 수 없다.
 단 하나 확실한 것은, 최악의 상황을 향해 치닫게 될 것이라는 것만은 확실했다.
 아르민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머리로, 필사적으로 말을 찾아내, 그것을 내뱉었다.

「저 거인의 이름은 엘런 예거! 제 친구입니다!!」
「그런가. 알았다」
「……예?」

 짜내듯이 외친 말에 돌아온 대답은 실로 상쾌할 정도였다.
 무심코 말이 없어진 둘에게서 등을 돌린 클라리스가 크게 숨을 들이마신다.
 그리고는――.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외쳤다. 아니, 포효했다.
 굉장한 소리였다.
 하늘을 향한 외침, 그 음량은 옆에 있던 아르민과 미카사가 무심코 귀를 누르고 피부 위로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나타났을 때의 외침 이상으로, 그 소리는 그 장소에 선 병사들 전원에게 닿았다.
 당연하게도 그 목소리는, 거인들의 주의까지 끌어당기고 말았다.

「……엄청난 목소리. 저게 사람이 낼 수 있는 소린가」
「시끄러워……」

 얼굴을 찡그리는 두 명의 앞에서, 클라리스는 더욱 소리를 내지른다.

「분대 각자에게 전한다! 저 바위를 든 거인을 지켜라! 사수하라!! 명령에 따라라!」

 마치 클라리스의 말이 이 장소를 지배한 듯이, 사태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병사들의 움직임이, 확연하게 바뀐다.
 클라리스의 부하들 중 단 한 명도 불가사의한 명령을 의심하는 병사는 없었다.
 쓰러뜨릴 수 있는 거인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엘런과 가까운 거인부터 공격을 시작한다. 그 결과, 위험이 늘었다고 해도 망설이지 않는다.
 클라리스의 주변에 있던 거인들은, 조금 전의 목소리에 이끌리듯이 목표를 변경하고 있었다.
 그것은 즉, 엘런에게서 눈을 돌렸다는 말과도 같다.

「아르민. 미카사. 싸울 수 있겠지?」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던 둘은, 클라리스의 부름에 제정신을 차렸다.
 첫 만남인데다가, 훈련병이라는 지위 밖에 가지지 못한 자신들을, 마치 오랜 전우처럼 거리낌 없이 부르고 있다.
 불쾌감은 없었다.
 그저,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당연하다는 듯 믿은 자신들에 대한 클라리스의 무조건적인 신뢰가 이상했다.

 이상하고, 그렇지만 좋은 기분에, 아르민은 조금 전과는 다른 의미로 긴장하고 있었다.
 홍조를 띄고 붉어져가는 얼굴을, 당황하며 부여잡는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계속해라. 엘런을 지키렜다」
「……알고 있습니다」

 말할 것도 없다, 라는 듯이 미카사가 짜증을 담아 그렇게 답한다.
 과연 지위가 높은 상관을 상대로 명백한 태도를 내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클라리스는 그런 미카사의 속내를 모두 꿰뚫어본 것 같이, 작게 쓴웃음을 지었다.
 아르민은, 그 미소를 보며 또 다시 의외라고 생각했다.

(엘런은, 이 사람의 미소를 봤다는 걸 자랑하고 다녔지만……)

「가자. 이것이 인류의, 반격의 효시다!」
「라져!」

 ――이 싸움에서 살아남으면, 나도 자랑하고 다니자.

 아르민은 달리기 시작한 클라리스와 미카사의 등을 쫓으며, 그렇게 생각했다.







《현재 공개할 수 있는 정보》——주인공의 말버릇은 「결혼하자」 정말로 결혼 욕구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성별을 따지지 않고 좋아하는 원작 캐릭터를 상대로 ​말​해​버​린​다​.​(​속​으​로​만​)​







 한 번 살짝 얼굴을 본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마주보는 건 처음이다.
 지금, 내 눈앞에는 아르민과 미카사가 있다.
 게다가, 확실하게 나를 보며 의식하고 있었다.
 싫다……아르민은 정말, 동안인데도 눈매가 늠름하다. 미카사는 평범하게 늠름하다. 둘 다 나랑 결혼하자.

 ――라니, 들뜨고 있을 때가 아냐!

 상황을 떠올린 나는 재빨리 제정신을 차렸다.
 바로 방금까지만 해도 거인과의 전투 모드였으므로, 조금 혼란스럽긴 했지만. 제대로 의식을 교체할 수 있었다.
 덧붙여서, 이번에는 돌파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정복왕 이스칸달을 따라하며 부하를 이끌고 있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거인과 집단으로 싸울 경우 희생은 피할 수 없다. 전원이 초인이 될 수는 없으니까.
 작전이나 지휘도, 아무리 훌륭한 안건을 짜내도, 실제로 실행해보면 불운이나 생각지 못한 말썽이 일어나고 만다.
 명령하는 입장에 선 사람으로서는, 안타까울 따름이다.

 쓸데없는 기대라는 걸 알고 있어도, 부하의 방어력이라든가 공격력을 올리는 지원 마법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봤다.
 치트까지는 바라지 않으니, 스크루트나 프로테스트 같은 거 갖고 싶어. 진짜로.
 그렇지만 현실에서 그런 게 있을 리 없다.
 어쩔 수 없으니, 적어도 사기만은 올려보기 위해, 나는 매번 이 사람 저 사람을 따라하며 부하를 이끌어왔다.

 그 이스칸달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외침도, 그중 하나다.
 일단 외치고 있을 때엔 나까지 공포를 잊을 정도라, 될 수 있을 만큼 소리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쓸데없이 소리가 커서 부대의 구석구석까지 닿거든.

 ……뭐, 그런 나의 흉행이 「광전사」라는 평가에 한 몫 하고 있었지만.
 아니, 괜찮아! 그걸로 병사의 생존률이 조금이라도 올라간다면!
 어쨌든, 그것 덕분에 내 텐션은 잔뜩 올라가 있었다.

 거인화한 엘런이 보였으므로, 원호하기 위해 거인을 몰살시키며 다가가고 있자니, 아르민과 미카사가 온 것이다.
 두 명의 설명을 들으며 머리를 식힌 나는 겨우겨우 상황을 정리할 수 있었다.
 즉, 아르민은 내가 엘런을 죽여버리는 건 아닐까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확실히,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저 거인 무리에서 단 한마리만이 「아군이다」라고 해도 알아들을 리가 없다.
 다른 기분 나쁜 거인들에 비해, 엘런의 생김새는 다크 히어로 느낌이 나는 미남으로 보이지만, 그것도 내 지식이 있기에 받은 인상일지도 모른다.
 거인의 공포와 위험함을 아는 병사 입장에서 본다면, 바위를 들고 있는 엘런의 모습은 단순한 기행종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안심해 아르민. 나는 제대로 알고 있다.

 알고 있다――라, 아무리 그렇다지만 아무 말도 듣지 않고 고개를 끄덕일 수는 없다.
 어째서 알고 있지? 라고 의심을 사게될 것이다.
 나는 속으로 답답하다고 생각하며 아르민의 설명을 듣고는, 어느 정도의 중요 단어가 나온 시점에서 재빨리 끄덕였다.

「그런가. 알았다」

 세 줄 설명으로 ok.
 거인들이 알아서 움직임을 멈춰줄 리도 없고, 시간도 아까우니 단번에 가자!
 당연히 아르민의 설명을 의심할 생각이 없던 나는, 그 건의를 승낙하고 바로 다음 행동에 들어갔다.

 드래곤 인스톨...이 아니라, 토요히사 인스톨! 아니면 요괴 「목만 두고 가라」
 부하들에게의 지시와 최대한 거인들의 주의를 끌기 위해서 소리를 질렀다.

 으음―, 이 큰 목소리를 써서 보이스 미사일 같은 거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아무리 그래도 그건 너무 비현실적인가.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고, 명령만을 간단하게 내렸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무슨 잠꼬대야」같은 대답이라도 나오겠지만, 내 부하들이라면 문제없다.
 원작의 리바이 반 수준의 신뢰로 이어져있으니까 말이지.
 ……아마도.

 정말로, 왜 이렇게까지 나를 무조건적으로 따라주는 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격렬할 정도로 이상한 사람인데 말이지.
 뭐, 그 신뢰에는 결과로 보답해주자.
 나 또한 엘런의 옆에서 그를 직접 지키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르민은 둘 째 치더라도, 미카사의 전투력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매우 든든한 아군이 옆에 있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계속한다. 엘런을 지켜라」
「……알고 있습니다」

 내 대사에, 예상했던 대로 기분 나쁘다는 느낌으로 대답하는 미카사 귀여워.
 알고 있어. 엘런은 미카사가 지켜.
 나, 미카엘런파니까 안심하라고.
 그렇지만 결혼하자.

「간다. 이것이 인류의, 반격의 효시다!」

 흐름을 탄 나는, 그런 부끄러운 대사까지 내뱉고 말았다.
 효시라는 말, 애니메이션의 OP를 볼 때까지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렇지만 멋지니까 괜찮아!

 내 뒤를 미카사가 따르고, 그 뒤를 아르민이 잇는다.
 주변에는 건물이 존재하지 않고, 입체 기동 장치를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
 그러나 이 싸움에 절망은 없다.
 한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엘런은 발을 멈추지 않고, 느리긴 하지만 확실하게 바위를 옮긴다.
 그것을 방해하려는 거인들을 목표로 잡은 나는 그대로 공격에 들어갔다.
 싸우는 우리들을 보며, 엘런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역시, 원작과 같은, 강한 전의일까?
 그러나 적어도――그때보다 절망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안심해라, 엘런. 네 각오는 알고 있다.
 직접 말로 들은 것도 아니고, 만화로 알았다는 바보 같은 이야기지만, 그래도 내게 그 각오의 한 조각 정도는 전해졌으니까.

 그러니까, 모두 싸우자.
 싸워서, 이기자.
 나도 이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간이다.
 거인들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같다.


 ――간다, 빌어먹을 거인들아. 이 녀석이 인류의 반격의 한 걸음이다. 인간을 얕보지 마!


 그날, 인류는 처음으로 거인에게 승리했다.
 원작을 아는 나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던 사건이기는 하나, 그것이 크나큰 쾌거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무엇과 비교해야 할지 알 수 없었지만, 수많은 병사가 죽었으며, 그러나 결코 적지 않은 수의 병사가 살아남은 싸움이었다.

 무사히 살아남은 나와 미카사, 아르민, 그리고 엘런. 주위를 바라보니, 내 부하 말고도 원작에서 싸우고 있던 낯익은 병사들이 살아서 서있다.
 자기만족일지도 모른다. 내가 모르는 병사들은, 변함없이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대한 서두르고 또 서둘러서, 뻗을 수 있을 만큼 손을 내뻗어 쟁취한 결과다.
 후회는 없다.

 저 멀리서 다가오는 리바이 일행의 원군들을 확인하며, 나는 생각했다.
 우리들, 인간은 거인에게 이겼다.
 하지만 그와 함께, 이것이 새로운 싸움의 시작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은, 아마 나 뿐일 것이다――.

 ……라는 걸로, 아직 끝나지 않았어. 아직 조금 더(인류의 싸움은) 계속된다고!
 즉, 꽤 길어진다는 플래그군요. 압니다.
 하아―, 정말이지. 아직도 한참이나 힘든 싸움이 남아 있다니…….



<다음 화 예고>



리바이 「이건 내 지론인데, 교육에 제일 효과적인 것은 고통이라고 생각해」

 ――별다른 이유 없는 폭력이 엘런을 덮친다!

주인공(리바이, 정말로 초S……)

리바이 「나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라. 클라리스가 찼다면, 이빨은 고사하고 목위가 날아갔을 테니까」

주인공(아니, 그건 아무리 그래도)
엘빈(그럴 수도 있어……)
아르민(그럴 수도 있어……)
엘런(그럴 수도 있어……)
미카사(저 꼬마 죽인다)

 ――별다른 이유 없는 착각 가득한 전개가 클라리스를 덮친다!

리바이 「클라리스, 제대로 청소한 거냐? 전혀 닦여 있지 않잖아. 다시 해」
주인공(리바이, 진짜 엄격해. 결혼하자)

 ――별다른 이유 없는 연애 요소가 스토리를 덮친다!



<거짓말입니다>
 
작자후기

편수를 쓰지 않는 건 일부러입니다.
시간대를 신경쓰지 않고, 쓰고 싶은 장면을 쓰려고하므로, 갑자기 사건을 뛰어넘거나 회상씬이 중간중간 있을 거에요.

역자후기

세 사이트를 돌려가면서 연재하자니 엄청 힘드네요(...)

​그래도 봐주시는 분이 있으니 보람차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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