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 케이의 고뇌
아아, 대체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카토 케이는 약간 멍한 머리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옆에 앉아있는 그녀가 바로 케이의 생각을 끊었다.
“케이 양, 쫌, 듣고 있니?”
“예, 예, 듣고 있고 말고요.”
“그치~, 세이도 참, 너무하다니까. 우리의 마음을 가지고 놀고, 대체 무슨 높은 분이라고.”
우리라니, 나도 들어 있는 걸까.
에에, 응, 옆에 있다는 건 미즈노 요코 양. 게다가, 굉장히 취했다. 여기는, 좀 세련된 어느 바.
케이는, 이렇게 된 경위를 회상해 보았다.
그건 오늘 저녁 무렵.
하루의 강의가 끝나 집으로 가려 교문을 나선 참에, 미즈노 양이 말을 걸었던 거다. 미즈노 양은 사토 양을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지만, 오늘은 땡땡이쳐서 안 왔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대신 케이에게 어딘가에서 식사라도 하면서 이야기 하지 않겠냐고 권해 왔던 거다.
거절할까 했지만, 미즈노 양의 온몸을 뒤덮는 듯한 시커먼 오라가 솟아오르는게 보였기에 같이 가기로 했다.
그래도 식사는 별일 없이 끝났다. 그 뒤에, 좋은 가게를 알고 있으니 조금 술 마시러 가지 않겠느냐며 안내한 게 이 바였고. 확실히 가게의 분위기 등이 차분해 느낌이 좋아, 온화한 분위기로 다시 마시기 시작했다.
뭐, 돌이켜 본다고 해도 그냥 이런 거긴 하지만. 그렇긴 해도, 왜, 이런 상황이 되어 버린 걸까.
그래, 문제는 술을 마신 미즈노 양이고……
“케이 양, 내 이야기 제대로 들어.”
“예, 예!, 미, 미안해.”
“정말, 다들 내 고생도 모르고~”
눈앞에 있었던 남은 칵테일을 단숨에 마시곤, 미즈노 양은 술을 또 추가 주문했다.
주정뱅이다.
아니, 주정만은 아니다. 중간중간 울거나, 화내거나, 이래저래 감정을 바꿔간다. 같이 마시면 굉장히 곤란한 타입이다. 평소엔 진지해 보이니까 괜찮을 거라고 멋대로 단정했던 걸 후회했다. 평소의 성격이랑 술에 강한 건 전혀 다른 종류니까.
“……긍까! 세이도 참, 남의 마음도 모르고오.”
“그렇지, 정말.”
이미 이렇게 된 이상 거스르지 않고 적당히 끄덕이고 있는 것 뿐이다. 어차피 제대로 상대를 한다고 해도 내일이 되면 기억 못할거고.
“그래더, 안데는 거지이. 반한게 죄라는 걸까.”
“아하하하.”
“그래, 케이 양도 이해해 주는 거지! 으리들, 마찬가지니까!”
꽉, 하고 케이의 오른손을 양손으로 움켜쥐며, 술기운에 젖은 눈길로 케이를 바라보는 미즈노 양. 그런 그녀에게 말해주고 싶다.
『마찬가지 아니라고!! 나는 노멀이라니까!』
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말도 하지 못하고.
“오늘은 슬슬 그만 마셔요.”
“………….”
술주정을 부리는 전 홍장미님을, 한숨을 내쉬면서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결국.
“이렇게 되는 거구나…….”
케이는 지금 미즈노 요코를 등에 업고 어두운 밤길을 휘청휘청 걷고 있다. 술로 뻗어버린 미즈노 양은 혼자선 움직이지도 못하게 되어, 그대로 내버려 둘 수도 없어서 케이가 데리고 돌아가는 꼴이 된 거다.
하지만 케이도 여자. 완력이 장기인 것도 아니고, 취하기도 했다. 미즈노 양이 생각보다 가벼웠다곤 해도, 꽤나 중노동이다.
“……후우우아.”
“우히이이이익! 목덜미에 숨 불어넣지 말아 줘!”
“으응?…….”
아무래도 미즈노 양의 의식이 약간 돌아온 모양이다. 멍하니 고개를 흔든다.
“케이, 양…….”
“정신 들었어? 정말, 수고 시키지 말아 줘.”
“으, 응…….”
대답을 한 건진 잘 모르겠지만, 미즈노 양은 머리를 가볍게 누르는 듯한 느낌으로, 케이에게 안겨 붙는 힘을 조금 더했다.
“미즈노 양? 괜찮아? 혼자 걸을 수 있어? 나도 슬슬 힘든데…….”
“으응…….”
“미즈노 양?”
그렇게 멈춰선 순간.
“우웨엑.”
묘한 짐승이 울부짖는 듯한 소리와 함께.
“……에?! 으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전 홍장미님, 미즈노 요코는 잔뜩 토했다.
“……최악이야. 왜 이런 꼴이.”
엉망진창이 된 몸으로 간신히 하숙집에 도착해, 케이는 홀로 탄식했다. 그리고 미즈노 양의 토사물로 더러워진 옷을 급히 벗어던져, 세탁기에 집어 넣는다.
어쩔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하려 해도, 그렇게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냉장고 안에서 우롱차를 꺼내서 컵에 따라 단숨에 마시자, 간신히 약간 마음이 안정되었다.
방 쪽에 눈을 향하자, 케이를 이런 꼴로 만든 장본인, 미즈노 양이 침대서 위를 향해 쓰러져 있었다.
“정말.”
오늘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이런저런 일이 잔뜩 있었던 만큼 솔직히 말해 내팽개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그럴 수는 없다.
다가가서 어깨를 잡고 흔들어 보지만 일어날 기색은 없다.
그리고 독특한 신 냄새가 올라 코를 찌른다.
미즈노 양의 토사물은, 업고 있던 케이는 물론 미즈노 양 자신의 몸도 멋지게 더럽혔었다. 아무래도 이대로 두는 것도 불쌍하다.
케이는 한 번 한숨을 내쉬곤, 그녀의 옷을 벗기려 했다.
우선 치마를 벗기고, 이어서 셔츠 버튼을 하나씩 풀어간다. 버튼이 다 풀리자 셔츠가 벌어져, 속옷에 덮인 가슴이 드러난다. 브라에 뒤덮여 있어도 모양이 괜찮단 걸 알아볼 수 있을만한 훌륭한 가슴이었다. 술 탓인지 하얀 피부가 아련히 분홍빛으로 물들어, 뭐라 할 수 없는 색기를 풍기고 있다.
“……아니, 대체 뭘 눈을 뺏기는 건지.”
케이는 머리카락을 그러올리고, 더러워진 셔츠를 벗기려 했다.
그 때 문이 열렸다.
“안녕ー, 사랑의 사냥꾼, 사토 세이 양입니다ー. 급작스럽게 실례르”
그야말로, 시간이 멈춰버렸습니다.
아니, 놀란 탓에 별 의미도 없이 경어가 되어 버렸지만, 비유도 뭣도 아니고.
“뭐, 뭐…….”
사토 양은 눈앞의 광경을 보고 지나친 충격에 멍하니 입을 벌리며 휘청이고 있다. 그래, 지금 상태라는 건.
케이 자신은 지금 원피스를 입고 있었기에, 그걸 벗어던진 지금은 브라랑 쇼츠 뿐인 속옷 차림이고. 그런 속옷 차림의 케이가 미즈노 양의 위에 올라타, 미즈노 양의 셔츠에 손을 대고 벗기려고 하는 참이고. 미즈노 양의 치마는 반쯤 벗겨져, 왼발에 걸려 있는 정도고, 역시 속옷과 스타킹 뿐인 차림. 게다가 둘 다 브라의 어깨 끈이 어긋나, 하마터면 가슴이 노출될 것만 같은 그런 요염하고도 도착적인 상태.
“서, 설마 둘이 그런 관계였다니…….”
당연한 오해를 하는 사토 양.
“자, 잠깐 기다려, 사토 양. 그건 착각이야. 나는 딱히 이상한 걸 하려고 한 게”
“거짓말! 그런 곳이 열려있는 야한 팬티 입고 있으면서, 설득력 없어!!”
“엑.”
얼빠지게도, 케이가 지금 입고 있는 건 저번에 토리이 에리코 양이 장난으로 남기고 간 야한 속옷. 처음에는 집어 던졌었지만, 새거니 아깝다고 생각해서 들고 돌아가,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으면 문제없다는 생각에 오늘 무심코 입어 버린 거다. 가난뱅이인 자신의 성격이 이럴 때 원수가 될 줄이야.
아니 잠깐, 열려 있다고?!
“자, 자, 미즈노 양! 당신도 말해 줘. 사토 양에게 오해 받고 있어!”
“응~, 세이……?”
사토 양이라는 말에 반응한 건지, 미즈노 양은 희미하게 눈을 떴다.
하지만 그런 미즈노 양이 다음에 취한 행동은 예상도 하지 못했던 거고.
“세이…….”
“에?!”
케이의 얼굴을 사랑스러운 듯이 바라봤나 싶었더니, 케이의 얼굴에 손을 두르고 스스로 다가가 입맞춤을 했다.
반라상태의 여자 둘이 껴안고 키스.
케이의 가슴에 미즈노 양의 가슴이 억눌린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여성 특유의 감촉.
옆에서 보면, 정말로 야하고도 에로틱한 광경이겠지.
하지만 실태는, 단순한 주정뱅이의 토사물 냄새나는 입맞춤.
“요, 요코, 카토 양 멍청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바람둥이!!”
울음을 터뜨리며 사토 양은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
정말로 울고 싶은 건 이쪽인데.
미즈노 양은 그런 것도 모르곤 행복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고 있었다. 사토 양과 키스하고 있는 꿈이라도 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카토 케이, 릴리안 여대 1학년.
처음으로 한 동성과의 키스. 그 맛은 시큼했다.
슬픈 의미로.
~ 추신 ~
카토 케이, 3 편 (쓴웃음)
하지만 요코 님도 카토 양도 히로인이라곤 믿기지 않는 취급. 특히 요코 님. 하지만, 그런 요코 님이 멋져요.
자, 이 뒤를 어떻게 할까. 모색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