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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우스케는 코스튬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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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7화


그렇게 비치발리볼 경기가 끝난후, 다시 자리를 잡아놨던 해변가로 돌아와 다같이 물놀이나 하고 ​있​었​다​. ​

뭐, 나는 그냥 파라솔이 있던 자리에 앉아있지만. 왜냐고? 여자애 6명이 물놀이 하면서 놀고 있는데 '와아~ 애들아~ 나도 껴줘~' 하면서 들어갈 순 ​없​잖​아​? ​

키리노와 사오리, 그리고 쿠로네코가 있는 세명이라면 어떻게든 됬겠지만, 아야세와 카나코 브리짓까지 합류한 상황에서는 너무나도 어색하다.

"그래도 눈 보양은 되는구나..."

바다에 헌팅하러 오는 남자들도 있는 마당에, 남들이 보면 이런 천재일우의 이벤트를 눈앞에 두고도 보는것만으로 만족하고 있다니, 씁슬하구만.

"무슨 변태아저씨 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걸까 오빠?"

고개를 돌리니, 언제 왔는지 쿠로네코가 서있었다. 그런데 오빠라니...

"그 부르는법 그만해주지 않을래.."

"뭐 어때? 확실히 저번에, 둘이 있을때는 오빠라고 부른다고 말했잖아. 게다가 그렇게 싫어하는 표정도 아니고."

"그거야.. 싫지는 않지만.."

싫기는 커녕 오히려 좋다. 친 여동생한테도 못듣는 오빠소리니까 말이야. 사실 그것 말고도 일단 남자면 싫어할 수가 없는 호칭이라고.

그러자 쿠로네코는 파라솔 안으로 들어와, 딱 내 옆에서, 자신의 무릎을 안으면서 앉았다.

"않지만? 그거 말고 무슨 문제 있는걸까 오빠?"

"크흠... 그.. 창피하니까다."

제길, 쿠로네코가 오빠라고 부르는 법은 뭐라고 할까, 보통의 오빠랑은 다르다. 아야세처럼 평범하게 '오빠' 라고 부르는게 아니라, 고양이가 아양을 떨듯, 요염하게 부르니까 문제라고.

"어떤게 창피한건데? 확실히 말해주지 않으면 몰라 오빠."

방금 물에서 나와서, 촉촉한 머리카락을 입가에 붙이고 있는 쿠로네코는 평소보다 더 요염했다.

"아 저기.. 그.."

일단 진정하자. 진정해라 나의 주니어. 해변가에서는 안돼. 안된단 말이다. 내가 최대한 번뇌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을때, 원군이 왔다.

"어이 너, 여기서 뭘 하는거야?"

얼마나 번뇌하고 있었는지, 키리노 녀석이 다가오는것도 눈치 못챘다.

"조금 쉬는중이야."

쿠로네코는 그렇게 대답하며 키리노를 향해 싱긋 하고 웃었다. 기분좋아 보이는 미소임에도 불구하고, 키리노는 뭔가 기분이 나쁜듯 나와 쿠로네코를 번갈아 보더니 말했다.

"흐응.. 그래? 그럼 너는 바다에 왔는데도 뭘 하고 있는거야? 혹시 맥주병?"

쿠로네코에게 대답하며, 나에게 독설을 날리는 키리노. 뭐 어찌됬든 아까의 번뇌는 키리노의 난입으로 지워졌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뭐라고 대답하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뭐라고 대답을 해야되는걸까. 어떻게 대답하든 바보같은 상황인건 다르지 않은것 같은데.

"아 뭐.."

"그렇게 토끼같이 외로워 죽을것 같은 얼굴로 앉아있으면 이쪽이 괴롭히는것 같다고."

"에!? 진짜!?"

... 나 정말, 표정이 정말 가벼운 사람인가 보구나. 키리노는 그렇게 말하며, 쿠로네코를 살짝 흘겨보더니, 내 손목을 덥썩 잡았다.

"뭐 다같이 놀아줄테니까! 어서 나와!"

"어, 어이 키리노!"

키리노는 그렇게 말하며 왠지 즐거워 하는 얼굴로 나를 끌고갔다.

"오이~ 쿄우스케씨도 같이 노는것이오!"

"매니져도 어서 와요~"

행여나 내가 합류하는걸 싫어할까 걱정했는데, 뭐 사오리와 브리짓은 좋아하는거 같고 아야세와 카나코도 그리 싫어하는 표정은 아닌것 같았다.

그렇게 다같이 물장구나 치며 바보같이 놀았다. 카나코가 갑자기 등에 매달리기도 하고, 다같이 나한테만 물을 쏟으면서 놀기도 하고. 그렇게 한참을 놀다가, 어쩌다보니 수영경기가 되버렸다.

무서운 기세로 텐션이 올라가있는 키리노가 다른 여자애들을 데리고 경기하듯이 수영을 하고 놀고 있는 가운데, 쿠로네코만 멍하니 물장구를 치고 있었다.

"쿠로네코, 설마 수영 못해?"

솔직하지 못하고 자존심이 센 쿠로네코기에, 따로 말을 안했겠지. 내가 그렇게 말하자 쿠로네코는 흠칫 하고 놀라더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고양이는. 수영 못해.."

"그 '어둠의 기운' 인가 그거로는 안되는거야?"

"이 열화한 육체로는 거기까지는 무리니까."

내가 놀림기 있는 목소리로 말해도 쿠로네코는 담담히 받아넘겼다. 역시나 키리노와 대등하게 말싸움을 할 수 있는 정도의 강적. 나 정도론 무린가.

"뭐 나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할 수 있는 쪽이 더 좋다고?"

"그럼."

내가 아무생각 없이 말하자, 쿠로네코가 얼굴을 빨갛게 하고 말했다.

"그럼 오빠가 가르쳐줘."

"에?"

여기서까지 그 부르는 법이냐.. 정말로, 어느 상황에서든지 단둘이 있을때는 계속 저렇게 부를 생각인가 보다.

"음.. 딱히 가르쳐본적은 없지만, 뭐 좋을까."

근데 수영을 가르친다고 해도 말이야, 어디서부터 가르쳐야 좋을지.

"딱히 물을 무서워 한다거나 하는건 아니지?"

"깊으면.. 조금.."

뭐 그럼 정석대로 ​가​볼​까​. ​

"자"

"엣!?"

나는 자연스럽게 양손을 내밀었고, 잠시 놀란듯한 쿠로네코는 수줍게 내 손을 잡았다. 일일히 그런반응 보이지 말라고. 내가 다 부끄럽잖아.

"일단은 발로 차는거부터 해보자."

"으,응."

나는 그렇게 쿠로네코의 양손을 잡고, 서서히 뒤로 가면서 쿠로네코가 물장구를 차는걸 도와줬다.

"발은 최대한 피는게 좋아. 아 그렇다고 갑자기 너무 피면은, 쥐 생길수도 있으니까"

"응.."

첨벙첨벙 하면서 열심히도 물을 차는 쿠로네코가 어느정도 모양이라도 그럴듯 해지면 서서히 손을 놓으면 되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바다쪽에서 무서운 기세의 첨벙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엉?"

얼빠진 소리를 내면서 바다쪽을 보니, 물을 촤아아악 가르며 무언가가 엄청난 스피드로 이쪽을 향해 오고 있었다. 설마, 상어!? 어이어이, 상어가 해변가까지 헤엄쳐온다고!?

아주 잠시나마 상어인가 싶었지만, 해변가에 다른 사람들을 봐도 패닉에 빠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상어일리는 절대 없고. 뭔가 노란게 보이는데 저거...

"키..키리.."



"놋!!!???"

무서운 스피드로 헤엄쳐온 생물인 키리노는, 그 속도를 죽이지도 않고 아슬아슬하게 수영할 수 있는 곳까지 다가와 내 허리를 강타했다.

"꺅!"

내 손을 잡고 있었던 쿠로네코도 깜짝 놀라, 나와 같이 물속으로 뒤집어졌지만, 아직 발이 닿는 정도의 수심이라 그나마 다행이다. 쿠로네코는 아직 수영을 못하니..

"무슨 짓이야 임마!!"

나는 필사적으로 허리의 고통을 참으며, 물에서 고개를 들자마자 말했다.

"너희들이야 말로 무슨 짓이야!!"

저정도 거리를 그 스피드로 왔음에도 불구하고, 키리노는 숨하나 까딱 안했다. 육상을 해서 그런지 체력은 정말 대단하네.

"무슨 짓이긴! 그냥 수영하는법 가르치고 있었던 거라고!"

"수영하는법?"

앵무새처럼 말하며, 키리노는 나와 같이 물속에서 올라온 쿠로네코를 노려보고 있었다.

"헤에, 너 수영 못해?"

"뭐 그런 설정이야."

설정이라니.. 쿠로네코는 마치 자신을 만화나 소설의 케릭터처럼 말했다. 분명 놀리려고 말한 키리노였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내는 쿠로네코를 보고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그래? 그럼 내가 수영 가르쳐줄테니까. 이녀석보다 훨씬 잘 가르칠 수 있다고."

"칫.."

키리노는 그렇게 말하며 쿠로네코의 양손을 잡아채 끌고가고, 쿠로네코는 뭔가 불만인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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