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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우스케는 코스튬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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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Story


"나랑, 사귀어주지 않을래?"

그 고백 직후 완전히 무반응인 쿠로네코가 걱정되서 어깨를 잡아봤더니

"쿠로네코…?"

"………"

사람이 정말 선채로 기절 할 수 있구나,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정신이 들은 쿠로네코는 눈물까지 흘리며 나의 고백을 받아줬고, 그 후 우리는 진짜로 연인이 되었다.

그날의 선택은 내 일생일대의 선택이었지만, 메뉴에는 없는 제 3의 답안으로 나름 슬기롭게 헤쳐나간것 같다.

그날 이후 달라진거라…

단지 사실만 글처럼 써놓으면 정말 큰 변화가 두개나 있었다.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여자친구가 생겼고, 서로의 오해로 비틀릴대로 비틀렸던 남매사이의 오해가 풀렸다.

그리고 그 여파는 음… 오른발이 퉁퉁부어버린 나는 병원도 가고, 키리노 녀석의 방문이 깨져 있으니 어머니에게 정말 혼났다.

아버지한테는 어떤 철권을 맞을까 걱정했었지만, 사정을 제대로 설명하니 아버지가 말하시길

"음. 잘했다 쿄우스케"

라며 혼내지 않으셨다. 으음… 어느 부분을 잘한건지 솔직히 모르겠는데. 게다가 용돈도 ​올​랐​다​! ​

그리고 셋이서 사오리의 집에 다시 찾아가 다같이 사과. 사건의 전말을 자세히 들은 사오리는 울면서 쿠로네코와 키리노, 나에게 몇번이나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고마운건 이쪽인데 말이야.

그래서 얼마 안남은 고등학교 생활을 장미빛으로 꾸미고, 다른 남매처럼 사이좋은 남매사이를 기대했다면 기대했었지만…

"선배 진짜 못하네…"

"윽, 처음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

"아, 거기서는 좀 더 깊숙히…"

"이, 이렇게…?"

그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키리노 녀석이 문을 박차면서 내 방에 들어왔다.

"무슨 짓거리를 하는거야!"

화해를 했다고는 해도 키리노 녀석이 나를 '오빠' 라고 부를 일 따위는 없고, 오해만 해결됬다 싶을 정도로 취급은 예전과 똑같았다. 아니 오히려 더 심해진것 같기도 한데…

쿠로네코와 연인이 된 후에 데이트도 몇번 더 했지만, 오히려 가짜 데이트 때가 더 달달한 분위기였다. 그렇게 당당한것 같던 쿠로네코는 진짜 데이트때엔 정말 하루종일 얼굴을 붉힌채로 조용했다.

전에 그 이유에 대해 물었더니, '그, 그때는 대의명분이라도 있었으니까…' 라고 울것같은 목소리로 말하는 쿠로네코는 정말 귀여웠다.

자주 보는 얼굴인데도 연인이 된 후에는 느낌이 완전히 새로웠다. 처음에는 그저 괴짜라는 이미지였고, 그 후엔 키리노의 소중한 친구였고, 그 다음엔 나의 소중한 후배, 그리고 지금은 나의 사랑스러운 연인.

쿠로네코의 외모는 그대로고 바뀐건 몇몇가지의 상황과, 나의 인식 뿐이지만 겨우 그것 만으로도 처음과 비교하면, 내가 쿠로네코를 보는 시선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 좀 더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더 귀여워지고 더 사랑스러워지고 더 귀여워졌다고! 알겠냐 너희들!

처음에는 그저 연인이 됬다는 것만으로 잠을 설쳤지만, 이제는 뭔가 더 진도를 올리고 싶다는 망상으로 가득했다. 혹시 당신이 연애경험이 풍부하다면, 연인이 되면 언제쯤 가슴을 만지게 해주는지 알려주길 바란다.

응? 그래서 지금 뭘 하고 있었냐고?

"게, 게임하고 있는데?"

"무, 무슨 불결한 생각을 한거야 당신?"

부장의 극악난이도의 슈팅게임을 어느정도 일반인도 즐길 수 있을 정도의 밸런스를 추가한 쿠로네코가 그 게임을 들고 와서, 그것을 같이 하고 있었다.

"칫!"

침대에 쿠로네코와 나란히 앉아서 무릎에 노트북을 올려놓은 나를 보고 키리노는 혀를 차더니, 방문을 열어둔채로 다시 자신의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싶더니, 자신의 분홍색 노트북을 들고 다시 돌아와

"나도 여기서 할거야"

라며 내 옆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키​리​노​-​나​-​쿠​로​네​코​ 순으로 침대에 걸터 앉아서 당당히 에로게임을 시작했다.

"자, 다시 해봐 선배"

"근데 이거 Veryeasy 맞냐? 어떻게 되먹은게 보스전에 시간제한이 걸려있냐…"

"그래서 말했잖아. 깊숙히 들어가서 제로거리 사격을 하면 발사 딜레이가 줄어서 더 빠르게 죽일 수 있어"

"제로거리 인데 무슨 수로 피해!"

"정말… 자 봐봐"

그렇게 말하며 쿠로네코는 내 무릎 위에 있는 노트북에 몸을 숙였다.

그냥 노트북을 가져가면 되지 않을까… 싶어도 그 덕분에 서로 포옹하듯이 완전히 밀착한 상황이 됬기에 나는 일부러 조용히 있었다. 샴푸냄새랑 섬유 유연제 냄새가 은은히 나서 좋다… 나는 향수보다, 이런 향기가 더 좋더라.

"어때? 이렇게 하면 쉽지?"

내가 1분 내내 미사일을 쏴도 못잡던 보스를 20초만에 정리한 쿠로네코가 나에게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어렸을때, 어느 뽀글이 머리 아저씨가 그림을 그리는 프로그램을 봤는데 거기서 하던 말이랑 비슷하다 야"

어때요. 참 쉽죠? 쉽긴 개뿔!

그러는 도중에도, 키리노는 옆에서 당당히 에로게임을 진행중이었고, 당연하게도 성우의 로리로리한 목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저… 키리노씨?"

"뭐야, 불만있어?"

"아뇨, 그게…"

「아앙! 오빠! 안엔 안돼!」

"에로씬은 넘기고 와라. 제발"

요즘 생활은 대강 이런 느낌이다. 어때? 별로 바뀐건 없지?

아직 키리노와의 남매로서의 관계나, 쿠로네코와의 연인으로서의 관계나, 미숙하기엔 마찬가지 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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