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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우스케는 코스튬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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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커 1화


"코우사카. 넌 진로 정했냐?"

"진로 말이지… 넌 역시 그대로 축구?"

"아아. 딱히 공부에 관심도 없고, 이제와서 하기도 늦었고 말이야. 가장 자신있는게 축구니까 나는 이대로 가련다"

여러 소동이 끝나고 어느정도 심적으로 여유가 생기고 나서 내가 한 일은, 이 재수없게 쿨한 미남인 아카기 코우헤이 녀석이랑 아키하바라에 온 일이다.

저번에는 아카기 녀석이 권유했지만 이번에는 내가 권유했다. 그러니까 성인숍에 가자고 말이야. 뭐라고 할까… 에로스를 추구하는건 남자로서 당연한거니까!

…………사실 키리노의 눈을 피해 숨겨놨던 비장의 에로책들이 사라졌다. 그래서 그것의 보충.

골판지에 잘 넣어서 창틀가에 올려놨었는데 저번주에 사용할 일이 있어 봤더니 감쪽같이 사라졌다.

당연히 범인은 어머니… 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내 에로책을 발견해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우후후 몸 망치니까 적당히 하세요' 같은 말을 하시는 어머니가 내 에로책을 버렸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럼 소거법으로 키리노가 그런게 아닐까 했지만, 뭐 그 녀석이 내 에로책을 버린다고 해도 무슨 이득이 ​있​을​까​. ​

오히려 찾은 에로책을 빌미로 '뭐야 이런데 숨겨놨었어? 차라리 금고라도 사는게 어때? 창틀가라니 ㅋㅋ' 라고 나를 놀리는게 키리노다. 저렇게 조용히 있을 리가 없겠지.

으음… 설마 늦은 밤 내가 잘때 괴한이 창문으로 올라와서 내 에로책을 가지고 도망갔을리도 없겠고 말이야 푸하하

뭐, 평범하게 바람에 떨어졌거나 해서 지나가던 사람이 '앗싸 안경콜렉션!' 같은 느낌으로 가져갔겠지.

"어이. 듣고 있냐?"

내가 음울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옆에서 걷고 있던 아카기가 말을 걸었다. 내 안경 콜렉션… 구하기 힘든건데…

"응? 아 미안. 잠시 딴 생각좀 하느라"

"뭐 상관은 없다만. 그래서? 너는 무슨 진로로 생각하고 있냐?"

이렇게 쿨한 점이 짜증나는 녀석이다. 객관적으로 봐도 쿨하게 생긴 미남녀석이 성격까지 쿨해버리니 Cool x Cool 해서 오히려 재수없다고. 하나만 하란말이야. 여성의 시점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딱 이게 하고 싶다. 라고 정한건 없어. 근데 일단 교육학과 쪽으로 해볼 생각이야"

그러자 아카기 녀석은 ​신​기​하​다​는​듯 ​

"엥? 뭐야 너 교사라도 할 생각이냐? 안어울리는데…"

"사실 내가 생각해도 안어울리기는 하다만… 저번에 키리노 친구 상대로 과외해본적이 있는데 꽤 적성에 맞는것 같더라고. 일단 해보고 안맞는다 싶으면 다른거로 해보지 뭐"

"그러냐. 열심히 해봐"

그런 대화를 하면서 목적지인 가게가 슬슬 보일 때, 아키하바라 길거리에서 언제나 보이는 마케팅 관련으로 어느 게임이나 애니의 케릭터인지 꽤 야한 코스프레를 한 누님이 설문지를 배포하거나 앙케이트를 조사하는 모습이 보였다.

아무래도 아키하바라가 모에산업의 흐름을 가장 잘 방영하기도 하니 이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상품화 하거나, 혹은 인기있는 작품을 애니메이션 화 한다던가, 그것도 아니면 전혀 상관없는 다른 화장품이나 의상, 잡지의 설문을 하기도 한다.

뭐 여느때처럼 보이던 장면이니 그냥 무시를 한 채 지나가려고 하는데 아카기 녀석이 나의 팔을 덥썩 잡으면서 말했다.

"어이 코우사카. 오늘 한번 저 앙케이트 해보지 않을래?"

"귀찮다"

"그러지 말고! 자세히 보란 말이야"

"뭘 자세히 보라는 거… 헉!"

꽤 야한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덕에 옷의 면적이 적은 누님을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시선은 3분의 1 정도가 노출되 있는 큰 계곡에 갔다.

꿀꺽…

무의식적으로 침을 삼키자, 옆에 있는 아카기 녀석이 말했다.

"저, 저거 몇컵이나 될까?"

"내가 어,어떻게 알아! 그런 사이즈 같은거 모른다고!"

사, 사오리보다 크다니 아키하바라의 홍보대사는 괴물인가…! 양손으로도 못 받칠것 같은 크기다…

아카기 녀석과 내가 그렇게 멍청한 표정으로 주시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에게 무언가 작성을 바라던 누님과 눈이 마주치더니

"안녕 오빠들~ 30초만 시간내주면 안될까? 정말 사소한 앙케이트 몇개만 작성해줘♡"

코,콧소리 쩔어! 게다가 비쥬얼로 보든 뭐로 보든 절대 우리가 오빠는 아닌데… 근데 오히려 그 점이 꽤나 좋다!

"물론입죠!"

아카기 녀석은 번개같이 설문지를 2장 받은 뒤 나에게 한장을 넘겼다.

그리고 옆에 마련된 테이블에 대충 설문지를 올린뒤, 어떤 앙케이트일까 하고 보니

*♥이 앙케이트는 LX 사가 제작중인 신작 에로게임의 루트 및 전개에 참고됩니다.♥*

정상적인 거는 ​아​니​구​만​. ​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옆을 슬쩍 보니, 아카기 녀석은 나름 신나게 무언가를 사각사각 적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나도 그냥 빠르게 적고 그대로 가는게 낫겠네. 그렇게 시선을 내려 설문내용을 보니

1. 당신의 첫키스 상대는?       (아이일때와 볼,이마 등은 무효! 없으면 공백으로 남겨줘!)

2. 당신이 첫키스를 한 장소는?      ​(​1​에​서​ 공백으로 남겼다면 희망하는 장소를 남겨줘!)

3. 어느 쪽이 리드했나?                  ​(​1​에​서​ 공백으로 남겼다면 희망하는 쪽을 남겨줘!)

"푸훕!!"

뭐여 ​이​거​!​? ​

나는 어느정도 당황하며 아카기 녀석이 쓰고 있는 설문지를 대놓고 들여다 봤다.

1. 당신의 첫키스 상대는?    

  ​                           여동생

2. 당신이 첫키스를 한 장소는?

  ​                           여동생의 방

3. 어느 쪽이 리드했나?

  ​                           여동생이 자고 있을때 몰래 함

"야 임마!!?"

범죄자 커밍아웃이야 임마!!

내 절규에 아카기 녀석은 쿨한 스마일을 나에게 보이며

"훗. 동지여"

엄지손가락을 폈다.

​"​…​…​…​…​…​…​…​…​…​…​"​

그러고 보니 이제는 '난 너같은 시스콘 아니라고!!' 라면서 반론도 못하네..

에라 모르겠다. 나는 아카기 녀석처럼 솔직하게 설문지를 써내려갔다.

1. 당신의 첫키스 상대는?

  ​                          여동생

2. 당신이 첫키스를 한 장소는?

  ​                          ​여​동​생​의​ 방

3. 어느 쪽이 리드했나?

  ​                          ​여​동​생​이​ 기습키스 함

다 기입하고, 아카기 녀석이랑 같이 누님에게 설문지를 넘겼다.

"고마워 오빠들~"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배웅해주는 누님을 두고, 그대로 처음의 목적지인 성인숍에 가면서 고개를 돌려 보니 우리가 기입한 설문지를 보며 웃음을 참고 있는 누님이 있었다.

아카기 녀석은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피식피식 웃으며 말했다.

"만일 우리가 쓴걸 참고해서 스토리로 나오면 엄청 웃기겠네"

"………여동생이 자고 있을 때 몰래 방에 침입한 오빠가 여동생의 첫키스를 강탈하는 그런 막장 스토리로 괜찮냐?"

"? 괜찮은데?"

"아아 미안. 너의 시스콘력을 깜빡하고 있었다"

"아니면 반대면 어때? 오빠가 자고 있을때 오빠방에 몰래 방에 침입하는 여동생 이라는건?"

"반대던 아니던 그게 무슨 막장 스토………………… 그거라면 있을 수도 있겠구만"

"코우사카… 너는 가끔 정말 무언가 해탈한거 같아"

나와 아카기는 그런 쓰잘 데기 없는 이야기를 하며 시시덕 대다가, 원하던 가게에 도착했다.

저번에 아카기 녀석의 권유로 오게 된 그 가게다. 그때는 마나미와 조~금 닮은 동영상을 샀지만 오늘의 목표는 오로지 책이다. 동영상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넘기는 손맛이 있는 책이 더 좋다고.

1층은 DVD와 서적. 2층은 남성용품. 5층은 여성용품. 지하 1층은 샘플영상이 흐르고, 그리고 대망의 6층은…

"일단 확인해두겠는데 넌 뭐 살려고? 또 여동생 선물?"

나는 처음에 아카기 녀석에게 권유를 할때 전후사정을 했기 때문에 알겠지만, 아카기 녀석이 뭘 살지는 몰랐다.

"어, 응? 아… 어어 맞어! 세나 녀석 저번에 사준거 엄청 좋아하더라고! 그래서 또 선물이나 해주려고"

"……"

나는 잠시 세나가 오빠한테 SM 본디지 의상을 선물받아서 엄~청 좋아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음… 전혀 그럴것 같지가 않아. 뭔가 수상해… 이 남매가 내 상상 이상의 변태남매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내용은 에로게임 안에서 만으로 참아주라.

"뭐 그럼 30분 정도 있다가 보기로 하자"

"응? 아아 응. 알았어"

뭔가 얼이 빠져있는 아카기 녀석을 내비두고 나는 1층에서 한참동안 책을 골랐다.

20분 정도 지나고 이번에 잃어버렸던 안경콜렉션의 후속시리즈를 발견했기에 나는 빠르게 구매를 마치고 아카기 녀석을 찾으려고 했다. 저번처럼 여성용품점에 있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엘레베이터로 이동. 5층에 도착하자 진지한 표정으로 제품을 구경하고 있는 아카기 녀석이 ​보​였​다​. ​

언제부터 구경했는진 모르겠지만, 내가 아카기 녀석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전 아카기 녀석은 만족한듯 고개를 크게 끄덕이더니 원하는 의상을 들고 계산대로 달려갔다. 내 눈이 지금 미쳐있는게 아니라면 아카기 녀석이 가지고 가는 의상은

"바…바니걸…?"

핑크색 수영복 같은 느낌의 바니걸 의상인데, 다리는 핑크색의 망사로 되어있고 토끼귀는 물론이고 토끼꼬리 까지 있는 의상이었다. 그… 토끼꼬리를 구현하는 털 뒤쪽으로 뭔가 둥그런게 있는데… 아닐거야…

나는 소리없이 아카기의 뒤쪽으로 다가가니 아카기 녀석은 나를 눈치채지 못하고 계산을 하고 있었다.

"포인트 카드 만드시겠어요?"

친절한 종업원에 말에, 아카기 녀석은 당당히 지갑을 열며

"카드 있어요"

"네 감사합니다. 선물용이신가요? 포장해드릴까요?"

"아뇨 괜찮아요"

​"​…​…​…​…​…​…​…​…​…​…​…​"​

수, 수상해…

그대로 계산을 끝낸 아카기 녀석은 만족한 표정으로 뒤를 돌면서 나와 눈이 마주쳤다.

​"​우​와​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가​아​아​아​아​아​아​악​!​!​!​!​!​!​?​?​?​"​

"뭘 그리 놀라냐"

"까, 깜짝이야… 사람 뒤에 소리없이 서있지 마!"

"그것보다 아카기"

"오……왜?"

아까부터 느낀 의문과 함께 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포장…안하냐? 여동생한테 줄거라며?"

"아, 그, 이게 말이야! 세나가 포장 뜯는거 귀찮다고 그냥 사오라고 했거든!"

아카기는 양손을 공중에 휘저으며 식은땀까지 흘리며 말했다.

"너 말이야…"

"또 왜!?"

"70만엔 짜리 오토바이 산다고 돈 모으고 있다고 하지 않았냐?"

나의 질문에 아카기 녀석은 시간이 멈춘듯 휘적이던 팔을 딱 멈추더니

"마, 맞는데 왜…?"

"너 모은다고 한지 한참은 된거 같은데 왜 못사고 있냐?"

꿀꺽. 아카기 녀석의 침삼키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

"이,이곳저곳 쓸데가 있어서 생각보다 안모,모이더라고"

"그으래애?"

나는 아카기 녀석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고, 씨익 웃으며 최후의 한마디를 했다.

"아카기. 잠시 확인할게 있어서 그런데 6층에 같이 가지 않을래? 바로 궁극의 인형 제작사 리리엔트 공업이 개발한 최첨단 기술과 에로스의 결정이 담긴 러브돌을 구경하러 말이야… 이왕 온거 그대로 가기도 아깝잖아? 살것도 다 삿으니까 구경이나 하고 가자"

아카기 녀석은 재미있을 정도로 얼굴이 ​시​퍼​래​지​더​니 ​

​"​무​,​무​,​무​,​무​,​무​,​무​,​무​,​무​,​무​,​무​슨​ 소리를 ​하​,​하​,​하​하​하​하​는​지​ 모르겠네에에에. 아. 코,코우사카 나 잠시 까먹었던 일이 생각나서! 오늘은 이만!"

라며 갑자기 바닥에 엎드리더니 크라우칭 스타트로 달려나갔다.

"………………"

종업원은 남아있는 나를 식은땀을 흘리며 쳐다봤다.

…유리카 백식(百式)이 팔렸는지 확인해볼 필요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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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를 짜왔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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