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화 “태양의 코마치 Angel” - 2학기 마지막 날
종업식이 끝난다.
올해가 끝난다.
나는 오늘 중에 해야 하는 일이 있다.
『지금 하야마 상태론 어려울 거로 생각해…….』
『녀석과 ‘사이 좋게’ 지내는 건, 지금 너한텐 무리.』
그 말에───나는 매듭을 지어야 한다.
임간학교날 밤, 그녀석은 문제를 ‘없앴다.’
난감한 환경에 놓여있는 애를 상대로, 그 애를 둘러싼 환경을 골짜기에 집어던졌다.
결과, 환경은 전부 바뀌었다.
‘무리’라는 환경은, 각자의 ‘개인’이 되어 자립해갔다.
나는, 사춘기에 접어들었다.
문화제 마지막날, 녀석은 사가미를 ‘꾸짖었다’.
사춘기의 애가 아버지가 말하는 소릴 순순히 안 따르는 것처럼, 꾸짖는 것 만으론 사가미는 변하지 않았었겠지.
하지만 거기에는 다른 애가 있었다.
아이는 부모에게 반발하고, 아이의 편을 들어주는 걸로 아이를 바꿀 수 있다.
나는 반항기에 접어들었다.
수학여행의 마지막 날, 나는 녀석을 ‘의지했다’.
반항기인 애는 부모에게 의지하고 싶진 않지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그렇게 놔두질 않았다.
녀석은 평소대로 아이에게 미움받는 행동을 취하려 하고…….
나는…….
『결론에 하나 더 더할게. 네가 하치만이랑 ‘사이 좋게’ 지낼 수 없는 원인은, 네가 꼬맹이기 때문이야.』
나는……애였구나…….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부모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끼고, 부모를 꺼리는 아이…….
확실히 알았어. 나는 녀석이 싫었던 거다.
‘혐오’와는 전혀 다른, 그를 좋아하기 때문에 느끼는 ‘싫음’.
그러니까───
“히키가야!”
돌아가려 하는 그에게 말을 걸었다.
“응?”
그는 변함없다. 무엇 하나 변하지 않았다.
“올해도 끝이네.”
“아―, 내년까지 만날 일도 없겠지.”
아무것도 변함없이, 오직 지켜보고만 있다.
“올해는 잔뜩 폐 끼쳤네.”
“핫. 눈꼽만큼도 신경 쓰지 말라고, 기분 나빠. 난 언제나 그런 식이니까.”
아무것도 변함없이 묵직히 버티는, 마치 ‘아버지’처럼…….
『그게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
카와사키, 네가 말한 대로였어.
그는, 계속 히키가야 하치만으로 있는 게 그의 역할이었어.
比企谷───
히키가야───
나는 아직 어린애야.
너랑 ‘사이좋게’ 지내기에는 아직 힘들어…….
혹시나 학교 안에서는 이르지 못할지도 몰라…….
하지만……내가 어른이 되면…….
그때는 나란히 서 줘…….
이 고교생활을, 웃으며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언젠가, 너와 웃으며 이야기해 보고 싶어.
“내년은, 좀 더 ‘잘’ 해나갈 수 있게 될 거야.”
나는 그렇게 말하고 손을 내밀었다.
“앗써. 뭐, 부드럽게 해줘.”
그는 그 손을 두드렸다.
예전과 완전히 같은 행동.
예전과 조금도 다르지않은 거리.
하지만 한 가지가 바뀌었다.
“아아, 내년도 잘 부탁해. 히키가야.”
나는 ‘히키타니’라고 부르는 걸 그만뒀다.
그는 떠나갔다.
나는 돌아보지 않는다.
눈길은 똑바로 앞을 보고, 돌아보지 않는다.
내 눈길 끝에는…….
“후후……우후후후후후……역시 하야하치……
요즘은 사이하치로 변덕부리고 있었는데……역시 하야하치가 원점……구후후후후.”
피 웅덩이를 만들고 있는 히나의 모습이 있었다.
“하아, 정말…….”
히키가야, 너랑, 네 주변의 사람들은 대단하네.
내 마음의 구석에서 속삭이던 검고 추악한 고뇌를……문자 그대로 ‘지워’버렸어.
그러니까 ‘해결’하는 건 내가 해야겠지.
보고 있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