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화 “전장이 메리 크리스마스” - 12월 24일
12월 24일
“안뇽~.”
“여러분~, 기다리셨습니다~.”
점심을 막 지난 오후, 역전.
‘크리스마스 파티’라고 하는 초절 리얼충 이벤트에 나는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야헬롱! 힛키~!”
“아아, 기다렸어?”
“안 기다렸어. 나도 막 왔고.”
“그, 그래? 지각 안 해서 다행이네.”
사이카아! 너라는 녀석은 어디서 그런 고레벨의 약속 테크닉을!
정말로 꿈과 동경으로 가득한 대화라고 이거! 정말 좋아! 남자라도 좋아!
“히키가야, 안녕. 설마 하필이면 이날에 얼굴을 맞댈줄이야.”
“안녕유키노시타.
그렇게 생각한다면 부른 유이가하마에게 불만을 꺼내든지, 네가 안 오든지 해 달라고.”
“어머? 네가 오는 건 확정이었니?”
“시꺼…….”
“두사람도 참, 바로 그런 소리 한다니까. 오늘은 즐겁게 보내자. 응?”
유이가하마가 유키노시타에게 안겨붙으면서 말한다.
“뭐, 뭐어……선처할게…….”
“응!”
여전히 이 녀석, 유이가하마에 대해선 무르다.
“힛키도! 크리스마스 파티 와 준거 고마워!”
“아아.”
그야, 『뭐든 하나만 해』라고 말한 시점에서 이렇게 되는 건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연말행사 중에는 특출나게 강한 녀석. 터무니없이 최강. 12월 24일이 안 하면 그 누가 하랴. #1
게다가 뭐야?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고 내일이 ‘크리스마스’라고? 적당히 하라고 쌍둥이냐고.
겨울이라는 계절을 상징하는 얼음의 로맨스와, 뜨겁게 달아오는 몸을 상징하는 불꽃의 로맨스로 하룻밤에 걸친 하이퍼 드래곤 도킹입니까아? 이짜식! #2
내 아래쪽의 용이 절대 힘입니까?! 그대로 빛이 되어라! 정화돼라! 몸도 마음도 정화되어 스님이 되거라! 온몸 맑게 스님이 되거라!
라든가 뭐라든가 생각하면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오로지 날이 밝기만을 기다린다.
그게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라는 악몽의 이틀간.
외톨이에게는 1년 중 어떤 학교 행사보다도 난이도가 높은 악몽 모드.
참가권조차 보통은 있을 턱 없다. 머스트 다이. #3
하지만 그건 외톨이의 이야기고, 지금 나에게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치, 친, 구, 있는 걸! 있는 걸!
단지 좀 첫참가라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모르는 것 뿐이고, 기, 긴장이라거나 그런 거 아니니까 말야!
거, 거기에? 친구가 있는 곳이라고 해도 남자의 경우 이런 이벤트에 참가한다는 것도 꽤 난이도가 높다고!
친구 있는 상태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경험이 없었으니까 불확정요소기는 하니까, 남녀 혼합 크리스마스 파티같은 거 어지간한 행운 아니면 없다고.
여자끼리라면 좀 생각할 만하겠지만, 남자끼리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낸다는 대참사는 다들 피하고.
요는, 지금 이 자리에 있어서 나는 초 리얼충, 초 행운, 초 고교생급의 행운 보유자!
재판에서 초행운을 구사해 빠져나가다 엉망진창 시체가 될 정도라고.
잠깐 나 게임 오버잖아?!
“미안, 기다렸지. 우리가 마지막인가?”
“안녕하심까.”
같은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중에 사키랑 타이시가 찾아왔다.
“아, 사키, 타이시.”
“야헬롱! 오늘은 와 줘서 고마워, 사키.”
“으, 응, 나야 말로……고마워.”
……생각해 보면 이 녀석, 동성 친구 없었지.
코마치는 굳이 말하자면 타이시랑 같은 위치에 있고, 잊어버릴 것 같지만 사이카는 남자고.
아니, 사키는 제대로 사이카를 남자로서 인식하고 있을 거고.
그러니 이렇게 놀 목적으로 같은 여자랑 이야기하는 건 신선한 거겠지.
소위 ‘수줍음’이다. 그것도 귀중한데.
요즘 나한테는 완전히 사양하는 게 없어져 가고 있고, 거기다 사이카, 코마치도 평범하게 대하고 있다.
타이시는 말할것도 없고.
그러니 내 시야에 들어오는 이 녀석의 ‘수줍음’은 금방 사라져 버렸다.
좀 쓸쓸하기도 하다.
“오랜만임다. 오늘은 초대해 주셔서 고맙슴다.”
“아, 타이시도, 야헬롱!”
“안녕, 건강해 보여서 잘 됐네.”
가까운 미래의 후배(예정)가 등장해, 슬슬 선배 행세.
아니, 봉사부는 2학년인 우리들 뿐이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관련있는 후배가 생기는 건 이녀석들한테도 기쁜 걸지도 모른다.
“여어, 기다렸어?”
사키가 나한테 말을 건다.
“아~니, 나도 방금 막 온 참이야.”
말해 준다.
“으, 응……후후……딱 잘됐네…….”
아아……나도 드디어 말했다고…….
아니, 아 진짜 이거 좀 너무 부끄럽잖아! 다음부턴 절대 내가 늦게 와 주겠어!
#1 연말행사 중에는 특출나게 강한 녀석. 터무니없이 최강. 12월 24일이 안 하면 그 누가 하랴. 드래곤볼 Z 용권폭발!! 오공이 안 하면 그 누가 하랴의 패러디
#2 겨울이라는 계절을 상징하는 얼음의 로맨스와, 뜨겁게 달아오는 몸을 상징하는 불꽃의 로맨스로 하룻밤에 걸친 하이퍼 드래곤 도킹입니까아? 이짜식! 사자왕 가오가이거의 하이퍼 드래곤 도킹(시메트리컬 도킹)에서.
#3 참가권조차 보통은 있을 턱 없다. 머스트 다이. 데빌 메이 크라이의 단테 머스트 다이 난이도에서. 디아블로의 불지옥 난이도를 떠올리면 적당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