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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시스

ぶらしす


원작 |

역자 | 淸風

제 9화 “그 애들도 평범하게 어른이 되는구나” (2)


“에비나, 요즘 점심이면 늘 그쪽 가지?”
“아아, 에비나밖에 안 온다는 건, 장소는 비밀인 거야?”
“그치, 적어도 나는 못 들었어.”

역시 그런가…….
뭐어, 알려진다고 해도 그건 그것대로 곤란하니 상관 없지만.

“요즘은 무지 생기 넘친다니까.”
“예전에는 안 저랬어?”
“수학여행 막 끝났을 땐, 겉보기로만 기운차 보인다는 느낌이었어.”

……혹시 이야기 안 한 거려나. 하긴, 그건 그렇겠지.

미우라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주위를 꽤 잘 보고 있다.
하지만 때때로는 보기만 해선 알 수 없는 부분도 있는 거다.
에비나가 스스로 말을 꺼내지 않는 한, 볼 수 없는 부분이겠지.

아니, 나도 미우라에 대해 그리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걔 취미는 쫌 알고 있지만, 요즘 에비나는 다른 걸 보러 가는 것 같아서.”
“다른 거?”
“너희 둘 말고 있겠어?”

흠…….
뭐어, 약간 신경은 쓰였었다.
확실히 나랑 사이카 관계를 가지고 늘상 그렇듯 코피를 흘릴 때도 있지만, 나랑 사키에게도 꽤 들러붙는다.

“나 말야, 솔직히 말하면 너희 둘은 좀 무서웠어.”
“에?”
“처음 도시락 때 말야. 말하는 건 터무니 없었지만, 눈을 볼 자신이 없었어.”


아니, 그건 뭐……확실히 내가 진지했었던 것도 있지만……

사키를 슬쩍 본다.
예상대로 약간 침울해져 있다. 일단 본인이 말하기엔 연기였단 모양이고…….
아니, 혹시나 진심으로 꺾어버릴 생각이었던 건……?

……응, 진상은 어둠 속으로 휙.


“카와사키한텐 베개로 지독한 꼴 당했던 직후기도 해서, 조금 그, 쫄았었어.”

아, 더 침울해졌다.

뭐어, 베개가 날아와서 운 것 정도라면,
조금 우는 얼굴 보인 뒤니까 이야기하기 힘든 정도였겠지.
예전에 유키노시타 때문에 울었을 때는,
다음날에 느닷없이 우위에 설 수 있는 장면이 있었기에 바로 회복됐었고.

이번에는 사이에 틈도 없이 그런 일이 있었으니까 타이밍을 놓쳤던 것 뿐일지도.

그래도, 뭐야 미우라 녀석…….

“그때랑 눈초리는 거의 안 바뀌었는데, 지금은 뭐랄까?
 잘 말로 표현하긴 힘든데……그런 느낌이 안 들어.”
“뭐, 어쨌든 이 녀석의 눈은 썩은데다가 그렇게나 시스콤 본성을 피로해 버렸었고.”
“시꺼 공포의 아울라 배틀러 자식. #1
 너는 어차피 타이시 끊고 있다고 해도 아직 다음 단계 있잖아. 앞으로 2번 변신 남아 있겠지.”


그러고 보면, 나중에 들은 거지만…….
처음 도시락 배틀 때, 고집스레 타이시를 이야기에 끌고 온 건 코마치랑 같은 나이라는 이유였다.
진짜로 처음부터 함정이었다는 걸 깨달은 순간이었다고. 이 자식 뭐야.

수험 때 일이 있어선지, 지금은 정말 타이시한테 딱 붙어 있지만.
하지만 타이시가 입학해서 한숨을 돌리면, 갑자기 다음 프리더 님이 되는 거겠지.
여차하면 코마치까지 더해서 토털로 쿠우라 님이 될 수밖에.


“뭐가 변신이야, 너는 코마치가 입학해도 코마치한테서 멀어질 것 않은데.”
“멀어질 리 없잖아, 너무 날 깔보지 마.”
“봐, 그러는 부분.”

응?
평소의 어이없는 대화를 약화시킨 느낌으로 떠들고 있자, 미우라가 거길 지적한다.
에? 이러는 부분?

“아마도긴 하지만, 너희의 겉이랑 속이 안 다른 태도가 마음에 든 거 아니려나?”
“음―……실감 안 가는데에.”
“이거, 너무 익숙해진 걸까.”
“지금도 내가 있는데 완전히 너희만 이야기하고 있었잖아. 너희 너무 자유로워.”


그런 건가?


“에비나도 이러니저러니해도 까다로운 애야. 거기가 잼지만.”
“잘 보고 있네.”
“역시나 F반의 어머니야.”
“으! 정말! 진짜! 그런 게 아니고!”


그렇게 말하곤, 발뒤축을 돌려 교문을 향해간다.
자전거 거치대가 눈 앞이다.

“나도 좀 부러워.”
“에?”
“둘 다, 붙으면 좋겠네.”



잠시 생각해 본다.
나는 지금까지 교실에서 카스트 제도의 최하층이었다.
그런 나를 포함한 집단을, 톱 카스트에서도 정점에 군림하는 여왕님이 ‘부럽다’고 말했다.


“그런 거려나?”
“글쎄?”


여왕은 한 마디를 더 했었다. ‘자유’라고.
혹시나 우리는, 지금의 우리는……그런 견고한 제도의 바깥까지 도달한 걸지도 모른다.
……그럴 리 없나. 내 위치는 언제나 변함 없고.
최하층이든 바깥쪽이든, 내가 바란 위치.

그런 것보다……


“그럼, 일단 오늘은 기도해 둘까.”
“동감.”


미우라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우리의 불안 섞인 기분이 가벼워진 쪽이 중요했다.
역시 어머니야, 저 녀석.



#1 시꺼 공포의 아울라 배틀러 자식. 성전사 단바인의 아울라 배틀러에서.
역자의 말:
 오랜만의 브라시스입니다.
 이렇게 늦어질 줄 알았으면 아아, 신년의 나날 편을 날짜를 맞춰서 번역할 걸 그랬네요. (.. )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을 텐데.

 그럼,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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