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화 “알고싶음 신드롬” (4)
골든 위크
코마치의 친구들은 점심쯤에 온다는 모양이라, 나는 잽싸게 집에서 탈출했다.
사이카의 생일은 5월 9일, 1주일의 여유는 있다.
골든 위크는 절호의 기회니까, 시간을 뺏길 순 없어.
그런 이유로,
띵동
나는 카와사키네에 찾아갔다.
아까 메일을 보냈더니, 어째선지 타이시에게서 답장이 와서 울컥했지만,
아무래도 사키는 아직 자고 있는 것 같다.
“아, 형님 안녕하심까.”
“아아, 실례할게.”
이 녀석네 집에도 슬슬 익숙해졌다.
그리고 예상대로 꼬맹이 둘이 뛰어온다.
“아, 오빠다―!”
“어서와 이상한 눈―.”
……익숙해 졌지.
“……아아.”
시간은 10시 반.
출발은 점심 전이 될 것 같지만, 타이시에겐 어느정도 요리를 가르쳐 줬으니 문제 없을 거다.
초등학생 6학년 레벨 범위라면 이 녀석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겠지.
다행히 가족이 많은 카와사키네선 남은 것들도 꽤나 많다보니, 다시 데우거나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것들도 많다.
자, 그럼 나는 바로 사키를 깨우러 갈까.
내가 깨우는 역할을 맡는 건 자주 찾아오는 기회가 아니라고.
이미 잘 알고 있는 사키의 방이지만, 일단 노크 쯤은 해 두자.
똑똑
………
……
…
답변 없음! 상황 오케이!
철컥
침입 성공, 타겟……검은 레이스.
자는 모습이 칠칠맞네~.
목욕 끝나고 옷은 입게 됐지만, 결국 티셔츠 한 장 입고 그대로 잔다고 이녀석.
일단 평소의 보복으로, 처음에 할 행동은……
찰칵!
이것밖에 없지.
좋아좋아.
하지만 머리 풀고 있는 이 녀석도 꽤 신선하네~.
으으으……안좋은 기분이 들어 간다고.
쿨한 신사 하치만 군을 되찾아! 이 녀석이 상대면 브레이크가 잘 안들으니까…….
뭔가 그, 장난심에 흔들린다고 할까…….
지금까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터놓은 적 없는 만큼, 남한테 마음을 터놓는다는 건 이런 느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꾹
“우와―,내오른손이두골짜기에먹혀버려―.”
……생각이 드는 거야!
확!
사키사키의 공격! 사키사키는 아이언 클로를 사용했다!
“내 오른손이 얼빠진 대가리를 먹어 치울 것 같은데.”
“아야야야야야야야야! 안 보여! 아무것도 안 보여! 죄송해요 죄송해요! 파란불이라고 생각했어―!”
봐, 네 이미지 컬러는 파랑이고!
“거기에 어쩔 수 없잖아!
코마치의 모습이 그랬으면 이제 와서 별 일도 없겠지만, 사키가 상대면 그렇게도 안 되잖아!
한낮부터 발정나면 안되잖아?! 그러니까 이렇게 가벼운 농담으로 평정을 되찾아서…….
“이, 있는 그대로 발정난 행동이잖아!”
아, 신호가 빨개졌다.
……………
…………
………
……
…
사키는 갈아입을 준비를 하고 있기에, 나는 꼬맹이들을 상대하고 있다.
갈아입는 모습을 관람할 권리도 요구하고 싶었지만, 더 이상 장난쳤다간 생명이 위험할 것 같고.
하지만 뭐어, 이 녀석 세대는 정말로 마리오 좋아하네……이 수염인가? 콘가? 모잔가?
이런 땅딸보의 어디에 끌리는 걸까……아니, 나도 꽤 좋아하지만.
덧붙여서 나, 루이지.
여러번 이 녀석들과 같이 플레이해 줬지만, 어째선지 둘에게 자주 충돌당하거나 밟히거나 하다 구멍에 빠진다.
가끔은 들어올려서 구멍에 쳐넣거나 하기도 한다.
컨티뉴 회수의 낙인은 큰 차이로 톱.
……헤헷, 어른의 대응이라는 건가?
덧붙여서 내가 먼저 골 하거나 보스전에서 활약하거나 하면,
“재미있는 녀석이구나―, 마음에 들었어! 죽이는 건 마지막에 해 줄게!”
라거나……
반론하면
“쓸데없는 말 하면 입 꿰맬 거야―!”
라거나……
내 잔기가 제로가 되면
“녹색을 깨우지 말아 줘, 죽을 정도로 지쳤어.”
라거나.
저번에 내가 가져온 영화의 영향을 잔뜩 받았다.
어쩔 수 없지! 이 녀석들 무진장 즐거워했었고.
그린베레의 수염 동생은 희생된거야…….
“하치만, 기다렸지.”
“아아.”
이러는 동안 사키가 내려온다.
그럼, 갈까.
“에―, 오빠 벌써 가 버리는 거야―?”
“나 오늘은 아직 녹색 안 죽였는데―.”
죽이지 마. 구제는 없는 겁니까?
“둘 다, 너무 곤란하게 하는 거 아냐.”
““예―””
집에선 좋은 언니구나아.
교실의 외톨이 스타일을 생각하면 상상도 안 가겠지.
최근엔 에비나에게 참견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그 소리를 하면 나도 나다.
교실과, 이 녀석들과 있을 때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이지 않으려나.
거기에 최근엔 1학년들이 무진장 쫓아 다니니까……
외톨이 스타일과 응석 받는 스타일, 둘 다 내가 원래 가지던 스타일.
두개의 경계선이 사라져 버린다.
뭐어, 교실에 있을 때 뿐이지만.
새로운 반에는 작년 F반이었던 녀석은 얼마 없고, 1학년들은 내 반 모를 거고…….
잠깐, 아……코마치나 타이시가 입을 열면 바로 들키겠네.
거기에 한 가지 더 걱정되는 건, 유이가하마의 존재다.
에비나가 우리 반에 있는 이상 녀석도 이따금 찾아온다.
분위기 읽는 스킬만은 A+를 자랑하는 녀석이니까, 교실 안에서 내게 말을 걸진 않을 것 같지만……
문득 입이 미끄러져서 “힛키―”같은 단어를 냈다간, 아웃일지도 몰라.
곤란하네……연휴 끝난 뒤에 동아리 때 이야기 해 둬야겠는데……아니, 그것도 어렵다.
직접 ‘교실에선 절대로 이야기 걸지 마’라고 말하면 거꾸로 의심받을 거고.
자연스레 전하려 해도, 녀석의 이해력으론 전해지지 않을지도 모르고.
거기서, 유키노시타는 봉사부 외의 관계가 없으니까 맘편하다.
있으면 있는대로 흉악한 사태가 기다릴 것 같지만.
“뭘 멍하니 있는 거야? 슬슬 갈거야.”
그렇게 말하면 내 손을 잡는다.
“아차, 미안.
그럼 담에 보자. 다음엔 내가 게임 뭐 들고 와 줄게.”
겨울에 사키 등이랑 같이 했던, 그 호러 게임을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