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화 “도시의 양들” (5)
봉사부
문화제도 끝나, 주가 바뀌었어.
터무니없는 짓을 저지른 히키가야 군에겐 이래저래 설교를 하고 싶지만…….
꽤 재밌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으니, 적당한 정도로 봐 주자.
난입 부원 양의 활약도 볼 수 있었고.
많은 일이 있었지만, 올해는 좋은 문화제였다고 생각해.
아무런 트러블도 없고, 싱거운 문화제였어야 할 게 작년은 파란이 일어나서…….
올해는 그렇지……희극이 되었다는 느낌일까.
우리는 분명 그 여운에 젖어있는 걸거야.
하지만…….
다시금, 파란이 일어나.
똑똑.
노크 소리야.
즉, 히라사카 선생님이 아니란 이야기야. 의뢰인인 걸까?
“들어오세요.”
“실례합니다…….
저기……저, 2학년 학생회 사람입니다만…….”
……………
…………
………
……
…
손님은 의뢰인이었어.
작년 체육제때, 새로이 경기항목에 ‘여자승마전’과 ‘남자 장대눕히기’가 추가됐어.
그걸로 올해는 취향이 조금 바뀐 모양이야.
이 두 종목은, 특별한 경기야.
작년, 시로메구리 선배의 의뢰를 받아 봉사부를 통해 추가된 경기야.
매년 열리는 경기가 아닌, 특별한 경기인 이 두 종목은 홍팀 대 백팀 경기가 아니게 됐어.
하지만 경기 그 자체가 사라진 건 아냐.
같은 학년 내의 결속을 높이는 오리엔테이션 경기로 재구성 된거야.
즉, 이 두 경기는 ‘학년간 대항전’이 됐어.
“그 방침 자체는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단지…….”
“잠깐 기다려 줘.”
의뢰인의 이야기 중에, 히키가야 군이 이야기를 끊었어.
“미안하지만 오늘은 곧 하교시간이야. 내일 다시 와 줘도 괜찮겠어?”
“아, 예. 알았습니다.”
안녕히계세요, 하곤 방을 떠나갔어.
이 문제는……조금 귀찮은 문제가 될 것 같아.
“힛키 왜 그래? 갑자기.
이야기를 들을 시간 정도는 있었던 것 같은데…….”
“유이가하마……너라면 알잖아?
학교생활 속에서 제일 강대한, 저항할 수 없는 존재가 있다는 걸…….”
“앗……‘선배’.”
“학교라는 건 사회 조직 그 자체야. 사회에서 신입사원이 상사한테 거스르는 거나 마찬가지다.”
“나이론 큰 차이가 없어. 즉, 체력이나 기술에 큰 차이는 없는 거야.
단지……상급생이 상대인 것 만으로도 하급생은 ‘결속을 높일’만한 여유는 없어져.”
“덧붙여 말하자면, 상급생이라는 건 하급생에게 이기는 게 당연하단 개념이 어른거리고.”
딱히 누가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게 아냐.
개인의 힘으론 어쩔 도리가 없는 게 집단. 그리고……상위의 집단에는 거스를 수 없어.
“반에서 최상위에 군림중인 그룹에 속한 너라면, 어떻게든 알 거 아냐.”
“응……즉, 이번 의뢰라는 건…….”
“아마도.
의뢰인은 2학년인 것 같았지만, 아마 2학년들은 문제 없을 거다.
어느 정도 3학년과 교류한 기간이 있었던 만큼, 잘 할 수 있겠지.”
“이번 의뢰대상은 즉……1학년 전체라는게 되겠네…….”
봉사부가 대응해온 의뢰 중에서도 최대 규모.
역시 소부고의 2학기에는……마물이 살고 있었어.
“누가 이런 기획……아니, 아닌가. 누가 잘못한 것도 아닌가.”
“응……
아까 이야기에도 있었지만, 학년 내의 결속을 드높이는 것만이 목적이었다고 생각해.”
대답할 때 까진 하루 여유가 생겼다.
우리는……어떡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