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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ker


Original |

이변 1화




"마술…"

페이커가 말한 정보.

그 정보를 들은 액셀러레이터는 얼굴을 찡그리며 그 단어를 입안에서 음미하듯 중얼거렸다.

"자, 아무것도 없는 이 모자에서 새가 나옵니다☆ 하는 그런 마술을 말하는게 아니야. 학원도시에 있는 우리들에게는 마술사라는 단어가 생소할테니, 마법사라고 하는게 나을려나?"

계속 똑같은 표정으로 골똘히 생각하는 액셀러레이터를 보고 페이커는 불안한듯 말을 계속 이었다.

"그러니까 말했잖아 미친놈으로 볼거라고! 과학이 전부인 학원도시에서 마술이라니, 핫. 누가 봐도 미친소리로 보이겠지"

"큭큭…"

그런 페이커를 보며 워스트는 재밌다는 듯이 웃으며 음흉한 목소리로 말한다.

"지금 제 1위가 고민하고 있는게 너를 어떻게 찢어 죽이면 고통스럽게 죽일까 생각하고 있다는 것에 미사카는 전재산을 걸겠어"

"뭐라!?"

"좀 닥쳐"

"…넵"

액셀러레이터의 일갈에 단숨에 조용해지는 페이커였다.

(아레이스타가 마술사…?)

액셀러레이터는 여태까지 몇번이나 마술과 조우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학원도시의 초능력과는 다른 매커니즘의 능력 이라고 생각했다.

'러시아로 가라' 라고 말한 드래곤. 그것의 정확한 정체는 지금도 알수가 없지만, 적어도 과학으로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있다.

라스트 오더를 구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겪은 세계 3차 대전. 그곳에서 만났던 녀석들은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마술' 이란 존재를 입에 담았다.

그 마술이라는 것엔 초능력과는 다른 '불가사의한 벡터'가 존재했다.

무언가로 만들어진 얼음의 창은 반사가 되지 않고 꾸불꾸불한 물줄기가 되어 사라졌었다.

하늘이 황금색으로 물들었을 때도, 커다란 '불가사의한 벡터'가 머리위에서 느껴졌었다.

라스트 오더를 구하기 위한 '노래'를 부를때 추가한 ​계​산​식​. ​

그것은 물리법칙에 사는 존재인 액셀러레이터가 '불가사의한 법칙'을 해석하기 위해 넣은 계산식이었다.

과학의 초능력과는 다른, 다른 법칙의 능력. 

그렇다면, 학원도시에서 과학을 이용하여 초능력을 만들어낸 아레이스타가 마술사라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분명 마술을 사용하는 그 정체불명의 조직과 학원도시는 명백한 적대관계였어. 그 학원도시의 톱이 마술사라는건… 아니, 아직 판단하긴 일러. 턱없이 정보가 모자라)

한참을 깊게 생각하던 액셀러레이터는 페이커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정보라면, 믿을 수 있는 증거가 있겠지"

"에, 믿는거야? 마술사… 라는걸?"

"믿고 안믿고를 떠나서 네 녀석이 말하는 정보를 신용할 수 있도록 출처를 말하란 말이다"

"……"

페이커는 잠시 어두운 표정이 되더니 말한다.

"제 7학구 한가운데에 있는 문도 창문도 없는 건물. 그 곳이 아레이스타의 본거지 라는건 알고 있어?"

"계속 말해"

"거긴 텔레포트가 아니면 무슨짓을 해도 들어갈 수 없어. 강도가 비정상적으로 이상해. 핵폭탄이 머리위로 떨어져도 기스하나 나지 않을걸?"

그것이라면 페이커보다 액셀러레이터 본인이 더 잘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

지구의 자전 에너지로 공격을 해도, 그 문도 창문도 없는 건물은 아무렇지도 않았었다.

"뭐, 나도 그런 실험에 강제로 참가하게 된 인간이라, 그 아레이스타 녀석의 얼굴에 한대 갈기는게 목표거든. 그래서 그 건물에 몰래 들어간후 도청. 그러다 아레이스타에게 들켜서 그 망할 2위의 부산물들이 몇달째 나를 죽이러 온다는 거지. 무슨 십자교가 어쩌니, 그런 이야기를 하다가 '과학측과 마술측의 전쟁'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진지하게 검토하나 싶더니, 얼마 안가 세계 3차 대전이 발발했어. 여기까지 말하면 무슨 말인지 알겠지?"

"……"

정보 자체는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다만, 액셀러레이터는 마술측에 깊게 관여하지 않았다. 이 정도 정보만으로, 어떤것이 자기에게 무기가 될 수 있는 정보인지 판단하기엔 무리였다.

러시아에서 돌아온 액셀러레이터는 생각했었다.

그 꼬맹이를 구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는 이 썩어빠진 '어둠'을 만들어낸 학원도시의 총괄이사회. 그리고 그 톱인 아레이스타의 목을 꺾어야 한다는 것을.

액셀러레이터는, 이것이 항상 베일에 쌓여진 그 아레이스타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용을 죽일 수 있을지도 모르는 나뭇가지를 힘껏 손에 쥐었다.

"어이, 쫄따구"

"쫄따구라니…"

질린다는 표정의 페이커였지만, 액셀러레이터는 상관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한다.

"네 녀석도 레벨 0(무능력자) 생활을 하기엔 싫겠지. 아까 그 의사가 말했듯이, 네 녀석이 능력을 사용하려면 그 꼬맹이나 나의 승인이 필요해"

액셀러레이터는 그러니까, 라고 덧붙이며 말한다.

"아레이스타의 얼굴에 한방 갈기게 도와주지. 협조해"

**

학원도시에서 가장 '학생' 이라는 느낌이 잘 드는 학구는 어디일까? 라고 지나가던 학생들에게 질문을 한다면, 누구라도 제 7학구를 꼽을 것이다.

대부분의 중, 고등학교가 밀접해 있고, 고급감이 넘치는 '배움의 동산' 말고도 정말로 평범한 카미조 토우마 학교와 비슷한 곳들이 대부분이고, 액셀러레이터의 학생 기숙사가 있는 적막한 골목까지 있는 제 7학구.

'어둠'과 '빛'이 공존해 있는 학원도시지만, 이곳 만큼은 학원도시 밖에 있는 평범한 길거리와 크게 분위기가 다르지 않다.

그 제 7학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소인 배움의 동산.

이곳은 주위에 있는 5곳의 여학교가 모여서 만든 부지로, 오로지 여자만 출입이 가능한 학원도시 내에서도 특이한 장소다.

그리고 그 5곳의 여학교중 하나가 그 명문 토키와다이 중학교라면, 당연히 배움의 동산내의 생활감은 그 부지 밖의 평범한 거리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여러 학교의 급식을 재현해내는 고급 가게에서 재현해낸 토키다와이 중학교의 급식의 가격이 4만엔이라는 것만 봐도 배움의 동산의 고급감을 잘 알 수 있겠지.

배움의 동산의 정문으로 들어가 3분 정도 걸으면 보이는 커다란 분수대가 있다.

하교하는 여학생들이 가끔 분수대에 앉아 잡담을 떠드는 일이 아니면 쓸모도 없는 분수대지만, 미관상 좋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는 배움의 동산 내에서도 명물아닌 명물로 취급되는 물건이었다.

하교시간이 한참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분수대에는 우비같이 보이는 누더기를 쓰고 있는 소녀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 소녀의 옆에는 혼자 멧돼지도 물어죽일 수 있을것 같은 커다란 하얀 개가 앉아 있다.

거지같은 꼴을 하고 있는 소녀와는 대조적으로 하얀 개는 먼지하나 묻지 않은 완벽한 백색이었다.

"배고파…"

그렇게 소녀가 중얼거리자, 소녀의 뱃속에서 꼬르륵ㅡ 하는 큰 소리가 들려온다.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 소리에 깜짝 놀랄 정도로 큰 소리였지만, 아무래도 이 시간대에는 그런 사람이 지나갈리는 없었다.

"끼잉…"

다만, 그 커다랗고 하얀 개가 위로해줄 뿐이었다.

배가 고파도 딱히 갈곳이 없는지, 소녀는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갑자기 소녀에게 밝은 빛이 내밀어진다.

그 빛에 소녀는 눈을 찌푸렸지만 아직도 소녀 옆을 지키고 있는 커다란 하얀 개는 조금도 반응이 없었다.

"…거기 너, 어떻게 들어왔지?"

순찰을 돌던 안티스킬이 랜턴을 들이민 것이었다.

"이상하다…? 입구는 확실히 다 체크했는데"

이상하다면서 머리를 긁는 남성은 마치 귀신을 본듯한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토키와다이 중학교가 있는 배움의 동산이다. 개미 한마리 들어오지 못하는 그 보안에 구멍이 뚫릴 일은 절대 없었다. 괜히 '토키다와이 중학교의 셔틀버스는 스팅어 미사일이 직격해도 기스조차 나지 않는다'는 도시전설이 있는게 아니다.

머리를 벅벅 긁던 남성은 소녀의 옆에 있는 커다란 하얀 개를 보고 움찔. 하며 놀랐지만, 마치 박제처럼 아무 행동이 없는 개를 훈련이 됬다고 판단하고 긴장을 풀었다.

"흐음… 너…"

그렇게 말하는 남성은 사람을 보는 것이 아니었다. 마치 물건의 가치를 판단하는 듯한 기계적인 눈.

누더기 같은 옷을 입고 있는 소녀를 복장을 보자마자 남성은 칫. 하고 혀를 찼다.

"차일드 에러(버려진 아이)인가? 귀찮게…뭐, 본부에 연락은 해야겠지"

남성은 허리춤에 매달려 있는 무전기를 꺼냈다.

"아아. 여기는 B-32. B-32. 본부에 누구 계십니까"

「본부입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별건 아니구요ㅡ 배움의 동산 쪽에…"

거기까지 말한 남성은 누군가가 자신의 목을 간지럽히는 듯한 기분나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느낌이 드는 방향으로 휙 하고 고개를 돌리자, 아까의 그 커다란 하얀 개와 눈이 마주쳤다.

"……"

「배움의 동산 쪽에 무슨 일 있으십니까?」

"아, 아니…"

그리고 남성은 왠지 멍한 표정으로

"아무일도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예?」

상대는 계속해서 뭐라고 떠드는것 같았지만 남성은 그 목소리를 무시하며 다시 허리춤에 무전기를 쑤셔놓고 소녀와 하얀 개를 무시하고 지나갔다.

"알고 있어…"

이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하얀 개 밖에 없지만, 그 개에게만 들리면 된다는 듯이 소녀는 중얼거린다.

"알고 있어… 먹으면 안된다는것 쯤은…"

**

이른 아침. 하마즈라 시아게는 평소의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출근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기특한 하마즈라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은 아니다. 단지, 학원도시의 비밀조직중 하나인 '아이템'의 모임장소가 그곳이었을 뿐이다.

비밀조직이라고는 해도, 이제 더러운 일에서는 손을 뗐으니 사실상 놀고먹는게 전부지만 말이다.

"에…"

저녁이 아닌데도 우중충함이 느껴지는 뒷골목에서 하마즈라는 그런 소리를 냈다.

딱히 하마즈라가 스킬 아웃이었다는 이유로 이런 길로 다니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자신의 아지트에서 가게까지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사실 오늘은 조금 늦잠을 자서 빠릿빠릿하게 걷지 않으면 시간에 맞추지 못할게 분명했다.

저번처럼 지각을 한다면, 그 무기노가 '하ㅡ마즈라아…' 라고 하면서 즐거운 얼굴로 자신의 등을 짓밟겠지.

그런 모습을 보면서 키누하타는 '하마즈라는 역시 완전 M인가요?' 라고 중얼거릴테고, 사랑스러운 애인인 타키츠보는 이른 아침이니 눈을 뜬채 자고 있을거다.

그 경험은 두번다시 하고 싶지 않은 하마즈라가 걸음을 멈춘채 고민을 하고 있는 이유는ㅡ

왠지 누더기 같은 옷을 입은 소녀가 뒷골목에서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마즈라는 제자리에서 쭈그려 앉아 소녀의 볼을 손가락으로 쿡쿡 찔러보았지만, 소녀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음… 차일드 에러인가…"

어제의 안티스킬과 똑같은 말이었지만, 음색은 ​부​드​러​웠​다​. ​

그러자 마치 하마즈라의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잠들어 있는건지 의식을 잃고 있는건지 잘 모르는 소녀의 배에서 꼬르르ㅡ 소리가 났다.

"뭐, 어쩔 수 없나"

조금 상쾌한 표정으로 피식 웃은 하마즈라는 소녀를 들처 업고 다시 목적지를 향해 걸었다.



야생의 페이커를 획득한 액셀러레이터

야생의 소녀를 획득한 하마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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