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이변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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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빌어먹을! 젠장, 젠장, 젠장!"
그런 욕지거리를 하면서 신경질적으로 걸어가고 있는 인물의 이름은 레이비니아 버드웨이.
12세 전후의 나이에 보통의 금발이라고 하기에도 뭐한, 황금같이 매력적인 금발을 어깨 길이까지 기른 이 귀여운 외모의 소녀는 수많은 마술결사중 최대-최악을 자랑하는 '새벽녘색의 햇살'의 보스다.
"정말로 죄송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직접 보스가 나서기에는 너무나도 위험합니다. 진정하십시오 보스"
그런 버드웨이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죽을듯한 표정으로 안절부절 못하는 인물은 마크 스페이스.
검은색의 정장을 말끔히 입은 예의바른 이 남자는 아직 나이가 어린 레이비니아 버드웨이의 조언가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 진정하게 생겼냐!!"
버드웨이는 자신을 걱정하는 듯한 정장의 남자에게 버럭! 하고 화를 냈다.
이내 왼손의 엄지손톱을 입으로 잘근잘근 씹으며, 성적표가 날아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중학생처럼 잔뜩 심각한 표정이 된 버드웨이는 구두소리를 또각또각 내며 제자리에서 좌우로 왔다갔다 하면서 말한다.
"'땅거미의 출구'의 상황은 어떻게 됬지?"
"…당연하게도, 전멸했습니다"
"첫번째의 실행부대 말고, 진심인 녀석들이 보낸 추격자를 말하는 거야"
진심으로, 버드웨이는 초조해 하고 있었다.
원래 장난기 많고 자신의 실력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그녀가 이렇게 초조해 하는 모습은, 그녀의 조언가인 마크 스페이스 조차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그 빌어먹을 놈들은 우리 '새벽녘빛의 햇살'보다 한발 빠르게 버리는 말로서 자신들의 주력부대를 아낌없이 퍼부었어. 그 정도 규모의 본대를 단순한 '정보수집'의 목적으로 소모시킬 수 있는건, 그 인간같지도 않은 녀석들밖에 없겠지. 아마도 지금 '땅거미의 출구'의 인원은 많아봤자 2~10명. 그렇다면, 무슨 말인지 알겠어?"
칫, 하고 혀를 차면서 "우리보다 빠르다고 우리보다!" 라고 말하는 버드웨이의 말을 듣고, 마크 스페이스의 뺨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설마… '땅거미의 출구'의 보스가 직접 나타나는 소리는…"
"그 외엔 생각하지도 못하겠지. 지금 '땅거미의 출구'는 자신들의 운명을 걸고 겜블에 코인을 던진거야. 설마 설마 하지만… 아니, 상식적으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그 녀석들이 '그것'을 손에 넣는다면 전황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사태로 급변해. 우리의 목적인 '세계를 지배한다'가 문제가 아니야. 인류 그 자체에게 위협이라고"
아직도 초조한 얼굴로 자신의 손톱을 깨물고 있는 버드웨이의 손가락에서 주륵- 하고 피가 흘렀지만 버드웨이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아니, 신경쓰지 못했다.
그리고 입에서 핏맛을 느끼며, 자신의 손톱에서 피가 흐른다는 사실을 깨달은 버드웨이는 퉷! 하고 그 피를 바닥에 뱉으며 말했다.
"우리 '새벽녘빛의 햇살'이, 그 보잘것 없는 오합지졸의 마술결사인 '땅거미의 출구'를 끝장내지 못하는 이유"
버드웨이는 심각한 표정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뇌신(雷神)의 왼팔' 라이엘과 '뇌신(雷神)의 오른팔' 카리엘… 그 빌어먹을 성인남매가 드디어 움직인다는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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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본의 학원도시.
제 7학구의 이름모를 높은 빌딩의 옥상에 두명의 사람이 서있었다.
"더, 더워어어어어어… 이 극동의 섬나라는, 무슨 기온이 이렇게 높은거야? 아니, 기온은 그렇다 치더라도 습도가 장난이 아닌데. 끈적끈적해서 엄청 기분나빠"
누가 봐도 유명 모델이라고 착각할만한 매력적인 금발의 여성. 늘씬하게 쭉 뻗은 다리와 얼핏봐도 커보이는 가슴은 어른스러운 매력을 풍겼지만, 그에 비해 얼굴은 갓 고등학교를 입학한 장난기 많은 소녀같았다.
파란머리 피어스와 츠치미카도, 카미조 토우마로 이루어진 변태가 길을 가다 목격한다면, 진지하게 적어도 2시간은 미행하면서 눈으로 음미할 정도의 미인은 강아지처럼 혀를 내밀고 더위를 타고 있었다.
"그렇네. 라이엘"
그런 여성의 옆에서 몸에 딱 맞는듯한 맵시있는 검은 정장을 입고 있는 금발의 남성이 대답했다.
180cm 정도 되는 키에 우락부락한 몸매. 딱 봐도 힘좀 쓸것 같은 남자의 커다란 손은 '무슨 특수분장이라도 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울퉁불퉁 했다. 손가락의 관절은 물론이고 손바닥, 손등까지 울퉁불퉁한, 평생동안 단련한듯한 주먹이었다.
"오빠는 덥지도 않아?"
"그렇네. 라이엘"
"자자, 그러니까 오빠. 아에 팬티만 빼놓고 훌렁훌렁 벗도록 합시다"
여성은 자신의 옆에 있는 남성에게 그렇게 말하며, 입고있는 검은색의 짧은 치마와 어깨가 다 드러나는 하얀색의 짧은 블라우스를 훌렁훌렁 벗었지만
"그렇… 아니, 싫어 라이엘"
"쳇…"
아무래도 남성은 그럴 마음이 없는 모양이었다.
속옷만 입고 있는 영락없는 변태인 미인을 보며, 남성은 크흠. 하고 헛기침을 하더니 말한다.
"라이엘. 빨리 옷좀 입어라"
"뭐 어때, 보는 사람도 없고"
음핫핫핫! 하는 호쾌한 웃음소리를 내며, 속옷차림의 여성은 패션쇼를 하듯, 제자리에서 빙글 하고 돌았다.
"음~ 인간이 타는 냄새는, 언제 맡아도 끝내준다니까"
"…또 경망스럽게"
그런 여성과 남성의 주위엔, 모래사장에 있는 조그마한 모래성같은 검은색 가루의 산이 여러개 보였다.
바람이 불면 가볍게 날아가 흔적조차 남지 않은 그 검은색 가루가, 방금까지 살아있는 인간이었다고 한다면 그 누구도 믿지 않겠지.
"보는 사람은 아니더라도, 기계는 있는듯 하네"
가벼운 어조로 남성이 말하자, 비이이이잉!! 하며 곤충이 나는듯한 소리가 났다.
그리고 옥상의 바깥쪽에서 순식간에 파워드 슈트같은 기계가 날아왔다. 두개의 다리와 두개의 팔. 그리고 추가적으로 낫같은 두개의 다른 팔을 가지고 있는 기계는 5M 크기의 사마귀 같은 외형이었다. 그리고 그 사마귀를 닮은 기계의 장갑에서 나온 반투명색의 날개는 곤충처럼 엄청난 스피드로 잔상을 남기며 날갯짓을 하고 있었다.
"꺄악~ 변태야!"
양손을 나눠서 적절하게 자신의 치부를 가리는 여성이었지만, 실실 웃는 그 모습은 누가봐도 단순한 장난질이었다.
"저만한 무게의 철덩어리를 저렇게 간단히 날게하다니, 과학이란건 신기하네"
남성은 거의 존경의 눈빛을 담아 기계를 쳐다봤지만, 사마귀를 닮은 기계는 그런 여성과 남성의 장난에 어울려줄 마음은 없는것 같다.
철컹! 하는 소리와 함께, 사마귀에 등에 달려있는 대량의 탄환을 담아두는 커다란 드럼통이 진동했다. 그리고 사마귀의 낫같이 생긴 부분이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열리더니, 그 보호커버의 안에서 여러개의 총구가 달린 인공병기가 나타났다.
1800년대에 발명됬고는 믿을 수 없는 대량살인무기. 그 효율적인 구조는 무지막지한 과학력을 보유하고 있는 학원도시 조차 현재진행형으로 사용하고 있는, 개틀링이라는 이름의 방식이었다.
"흠"
사마귀를 닮은 기계와 남성과의 거리는 30M. 발사된다면 그야말로 필살의 위력을 자랑하는 개틀링이 자신을 조준하는 모습을 보고도, 남성은 사마귀의 복부에 써져있는 알파벳을 보고 있었다. 그 알파벳은, 이렇게 쓰여 있었다.
FIVE_Over.
Modelcase_"RAILGUN"
그것이 학원도시에서 '레벨 5의 전력을 뛰어넘는다' 라는 의미로 만든 파이브 오버의 두번째 양산형 병기, 학원도시 제 3위의 초능력자를 참고하여, 화약도 없이 단순한 전력으로 총열이 과열되는 일도 없이 분당 4000발의 레일건(초전자포)를 발사하며 스펙만이라면 제 3위를 뛰어넘는다고 하는 악몽과도 같은 병기라는 것을 남성이 알리는 없었다.
스-스스스스스스으으으으으으응!!! 하며 거대한 철덩어리가 돌아가는 소리가 난다.
이윽고, 그럴 생각이 든다면 빌딩의 옥상에서 1층까지 말도 안되는 크기의 구멍을 만들어 순식간에 빌딩 자체를 무너트릴 수 있는 위력의 개틀링이 발사된다.
모델케이스 레일건(초전자포)에 탄환으로 사용되는 두께 2cm, 길이 5cm 정도의 쇠말뚝. 그것이 분당 4000발. 초당 60발로 발사되는 그 광경은, 그야말로 전방의 모든것을 지워버리는 강철의 폭풍이었다.
하지만 그 강철의 폭풍이 남성의 몸을 꿰뚫는 일은 없었다.
"속옷 차림의 여동생을 노출시키는건 오빠로서 수치라고"
그렇게 말한 검은 정장의 남성은 자세를 잡지도 않고, 꼿꼿히 서있는 그 자세 그대로 프로복서가 잽을 날리듯이 가볍게 주먹을 움직였다.
투쾅! 하는 가벼운 파괴음이 들렸다.
당연하지만, 모델케이스 레일건(초전자포)의 강철의 폭풍의 소음이 이런 밋밋한 소리가 날리가 없다.
소리의 정체는 1초도 안되는 사이에 발사된 40여발의 쇠말뚝을 포함하여, 모델케이스 레일건(초전자포)의 복부와 함께 개틀링건이 지워지는 소리였다.
어떻게든 장력을 유지하여 날고 있기는 하지만, 구멍이 난 위치가 위치다보니 안에 타고 있는 인간은 배 아래쪽이 완전히 지워진 모습으로 죽어있을 것이다.
"이게 혼자서 마술측과 동등한 전력을 소유하고 있다는 학원도시인가? 생각보다 실망인데"
쯧. 하고 혀를 차고 그렇게 말한 남성의 옆에, 라이엘이라는 이름의 여성이 다가간다.
수치심따위는 없는지 라이엘은 아직도 속옷차림인채로, 몸매를 자랑하듯 다리를 어깨만큼 벌리고 양손등을 허리에 둔 상태로 말한다.
"단순히 카리엘 오빠가 강한거 아니야?"
"그렇네. 라이엘. 그것보다, 진짜 슬슬 옷좀 입어라"
"알았다구"
입을 삐죽 내밀며, 라이엘은 아까 자기가 훌렁훌렁 던진 짧은 검은색 치마와 하얀색의 짧은 블라우스를 다시 입었다.
그리고 드디어 장력을 잃고 빌딩 아래로 추락하는 모델케이스 레일건(초전자포)의 렌즈에, 남성이 서 있는 위치에서 자신이 방금까지 날고 있었던 위치까지 무언가 파직,파직 하는 '전기의 길' 같은 것이 있는게 찍혔지만, 그 정보를 전송하기 전 번쩍! 하고 커다란 낙뢰가 떨어졌다.
단순히 전자기기가 고장났다. 라는 레벨이 아니었다. 강화 티타늄과 텅스텐 합금으로 만들어져 있는 모델케이스 레일건(초전자포)은, 그야말로 형체도 없이 타버려 바람에 날아갔다.
"자, 그럼"
라이엘은 씨익- 하고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여태까지는 반 장난이었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구. 카리엘 오빠. 그건 가지고 있지?"
"물론"
카리엘이라는 이름의 남성은, 정장 상의의 왼쪽에 달린 주머니에서 조그마한 유리병을 꺼냈다.
3cm 정도 되는 길이의 아주 작은 유리병엔 그것보다 조그마한 글자로 Reinforce라고 써져있었다. 거의 대부분의 데미지를 무효화 하여 물건이 파괴되지 않게 보호해주는 마술이 걸려있는 유리로 만든 병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매우 뛰어난 연금술사가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들어야 하여, 금전적인 가치로 따진다면 리조트가 딸려있는 조그마한 섬을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초 고난이도의 마술이 걸려있는 것이, 단순한 유리병이라는 것은 의아했다.
카리엘은 유리병을 찰랑- 하고 흔든다.
그 안엔 생물의 피같은 진홍색의, 아주 빨갛고 빨갛고 빨간 액체가 소량 담겨있었다.
"흡혈귀의 피"
진지한 표정으로, 카리엘이 중얼거린다.
"그래. 드디어. 이루어지는거야"
라이엘은 아까와는 다른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연인을 보는듯한 다정한 표정으로 카리엘을 본다.
카리엘은 무표정을 유지한채, 자신을 보는 라이엘을 마주본다. 그리고,
"사랑하는 오빠의 소원이"
"사랑하는 여동생의 소원이"
동시에 그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