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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ker


원작 |

두 번째 이변 3화


**

"배불러…"

그 조그마한 몸에 어떻게 저 정도의 양이 들어갔는지, 정체불명의 소녀는 5인분에 달하는 음식을 다 먹어치우고, 자신의 빵빵한 배를 행복한 표정으로 어루만지고 있었다.

물론 그 소녀가 앉아있는 장소는 여전히 하마즈라의 왼쪽 무릎위였다. 그리고 바로 옆, 하마즈라의 오른쪽 무릎에 앉아 있는 플레메아는 자신의 오므라이스를 다 먹고, 다시 리필한 콜라를 빨대로 쪽쪽 빨며 마시고 있었다.

"드디어 완전 표정이 부드러워 졌네요"

그 모습을 보며 키누하타가 옅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더 먹고 싶으면 더 먹어도 완전 괜찮다구요? 어차피 돈은 하마즈라가 내는 거니까"

"어차피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다고"

쳇, 하며 하마즈라는 그렇게 말하고, 마시고 있던 커피를 단숨에 마셨다.

"하마즈라는 뭣좀 안먹어도 괜찮아?"

그런 모습을 보고, 핑크색 저지 차림의 소녀. 공식적으로 하마즈라의 연인인 타키츠보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응? 나야 아까 먹고 왔어"

"…혹시 그 여자애 식비 때문에 돈이 모잘라서 그러는 거야?"

"그런거 아냐"

그리고 하마즈라는 조금 쑥스러운듯, 얼굴을 살짝 붉히고 뒷통수를 긁으며

"요즘 일 하거든. 돈은 꽤 넉넉해"

"""일?"""

그 하마즈라의 입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말을 듣고, 키누하타와 타키츠보, 무기노는 머리위에 잔뜩 물음표를 띄우며 복창했다.

그리고 마치 펭귄이 나는 모습을 직접 본것같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의 키누하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스킬 아웃일때 기증기를 사용해 ATM 기계를 통째로 훔쳐간 은행강도가 말은 완전 잘하네요"

"너가 그걸 어떻게 알고 있어!!? 말한적 없는데!?"

"하마즈라는 학원도시의 비밀조직. 아이템의 정보망을 완전 무시하는 건가요? 완전 멍청하네요. 뭣하면 하마즈라가 즐겨입는 세종류의 팬티 색깔이라도 알려줘야 믿을건가요?"

하마즈라는 식은땀을 흘리며, "아니, 그 때는 말이야!" 라면서 필사적으로 변명을 하려고 하려고 했지만, 옆에서 무기노가 "흥" 하고 콧방귀를 끼고 말한다.

"어차피 제대로된 일은 아니겠지. 타겟 암살, 파괴 활동, 요원 납치, 이중에 뭘 하고 있는건데?"

"그런 흉흉한걸 할리가 있냐!!!"

직후, 하마즈라는 무언가를 깨달은듯 갑자기 진지한 표정이 되더니 말한다.

"…저번엔, 돌이킬 수 없는 짓을 하려고 한적도 있었지"

"……"

"……"

"……"

세명의 소녀는 하마즈라의 표정을 보고 웃음기가 사라졌다.

지금 하마즈라의 저 표정. 그것은, 학원도시의 '어둠'에 깊게 관여했었던 자신들이 혼자서 깊게 생각을 할때 나타나는 표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돌이킬 수 없는 일에 대한 후회. 저질러버린, 용서받지 못할 일에 대한 후회. 어째서, 지금의 상황이 된것일까, 어디서부터 잘못된것일까 하는 후회.

'어둠'에 잡아먹혀, 평생동안 그 '어둠'에서 도망치지 못한다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아무 생각 없이 저질렀던 일들. 그것을, 후회하는 표정이었다.

"…?"

플레메아와 정체불명의 소녀는 갑자기 무거워진 분위기에 압도되어, 살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

"그것보다 이 애. 옷을 사 입히는건 사 입히는건데, 일단은 좀 씻겨야겠다"

"그렇네요. 다행히도 지금 하마즈라가 투숙하는 아지트가 완전 가까우니 그 쪽으로 가면 될거에요"

키누하타는 무기노가 일부러 화제를 전환시켰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무기노는 아이를 완전 좋아하나봐요' 하는 식의 딴죽은 걸지 않았다. 자신도, 이런 분위기가 싫었으니까.

"그래서, 무슨 일을 하는데 하마즈라?"

눈을 반짝이며 자신을 쳐다보는 자신의 여자친구와 눈이 마주친 하마즈라는 "그게 말이야…" 라면서 부끄러워 하더니

"로드 서비스. 차내에 열쇠를 두고 문을 잠가버렸거나, 집에 열쇠를 두고 문을 잠가버렸거나 했을 때 문을 따주는 거야"

"그런 멍청한 짓을 하는 멍청한 놈들이 있느냐는 둘째치고, 자동으로 기동하는 방범장치가 가득한 이 학원도시에서 문을 따는게 가능하긴 해?"

"뭐, 아무래도 스킬 아웃으로 있을때 그런것들은 지겹게 봤거든. 기동하는 순간 안티스킬이 달려오는, 주인도 해제못하는 밤범장치 같은걸 속이는건 식은죽 먹기지"

무기노와 하마즈라의 말을 골똘히 듣고 있던 키누하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렇다면 돈은요? 단순히 문을 열어주는 것만으로 완전 큰 돈을 기대할 수는 없을텐데요"

"응? 주 고객은 안티스킬이야. 교사들이 대부분 건방증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능력자를 제압하는 임무 후에 대형 특수차량이나 로봇형 파워드 슈트에 키를 넣고 내리는 경우가 많거든. 그 상태로 어쩔 수 없이 상부에 보고했을 때의 감봉이 엄청나다고 해. 그런고로 액수가 좀 커"

매우 간단하다는 듯이 말하는 하마즈라에게, 키누하타는 입을 쩍- 벌리더니

"파, 파워드 슈트의 열쇠를 딴다구요!? 그럼 설마 저번에 저한테 운송을 부탁한 그 완전 거대한 오토바이랑 파워드 슈트, 훔친건가요!?"

"안훔쳤어! 어쩌다 보니 선물받았다고 할까, 한번 입었더니 뇌파가 저장되서 다른 사람이 못입게 됬다고 할까… 뭐 그런거야"

하마즈라는 그런 말을 한 직후, "그때는 하마즈라가 완전 다급해서 몰랐는데, 생각해보니 저를 단순한 짐 옮기기에 ​이​용​해​먹​은​건​가​요​?​"​ 라며 화를 내는 키누하타에게 가볍게 얻어맞았다.

오펜스 아머(질소장갑)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왠만한 양아치 다섯명은 맨손으로 제압할 수 있는 키누하타의 공격을 ​"​우​오​오​오​오​오​오​오​옷​!​"​ 하며 필사적으로 막고있는 하마즈라를 보고 있던 무기노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그런건 아무래도 좋으니 슬슬 움직이자"

**

이런저런 소란이 지난후, 정체불명의 소녀 + 아이템의 멤버는 하마즈라가 지내고 있는 아지트로 이동했다.

아지트라고는 해도, 딱히 아이템이 사용하던 아지트 같은것은 아니다.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 아이템의 아지트는 조금 더 뭐랄까, 호텔방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하지만 하마즈라가 투숙하는 이 아지트는 무척이나 '남자 혼자 삽니다' 하는 분위기가 났다.

하마즈라가 스킬 아웃일때부터 지내던 장소. 아지트라고 해도 거창한 것은 아니다. 아무 특색도 없는 평범한 빌라. 아니, 그냥 하마즈라의 집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것 같지만, 전 스킬 아웃의 리더였던 하마즈라가 멋대로 스킬 아웃에게서 강탈한 장소니, 아지트라고 하는게 맞는 이야기일것이다.

"그럼 일단 하마즈라를 완전 세게 묶어둘까요"

집에 들어가자마자 그렇게 말한 키누하타는 "에? 묶어? 뭘?" 라며 당황하는 하마즈라를 문답무용으로 제압. 아지트에 있던 로프로 묶어버린후 침대가 있는 방에 던져버렸다.

"타키츠보. 플레메아. 그 짐승 완전 잘 감시하세요"

"…(끄덕끄덕)"

"응!"

그 후 건장한 남성을 자신의 연인 + 로리소녀와 함께 침대가 있는 방에 집어넣고 (하마즈라가 묶여 있으므로 아무래도 괜찮겠지만) 키누하타와 무기노는 정체불명의 소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슨 힘이 그렇게 좋은지, 정체불명의 소녀는 그 누더기 같은 옷을 꽉 잡은채 벗을 생각이 ​없​어​보​였​다​. ​

"아 진짜! 그렇게 냄새나고 더러운데 왜 안씻겠다고 하는거야!?"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고개를 도리도리 돌리는 정체불명의 소녀를 보고, 키누하타는 옆에서 씨익 웃으며

"완전 잘보세요 무기노. 자, 꼬마숙녀양"

"?"

"얼른 씻지 않으면, 지금 저 방에 있는 완전 멍청한 얼굴의 오빠가 싫어한다구요?"

"……"

키누하타의 설득에, 잠깐 고민하는 듯한 소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제는 저항하지 않는 소녀의 옷을 성공적으로 벗긴 키누하타는 자신도 옷을 벗으며 말했다.

"이왕 이렇게 된거, 이 애 씻겨주는 김에 우리도 샤워할까요?"

"…별로"

별로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의 무기노였지만

"?"

자신의 치맛자락을 당기며 올려다보는 소녀의 눈을 보더니

"아아. 알겠다고 진짜. 이번 한번뿐만이야"

어쩔 수 없이 승락했다.

"역시 무기노… 그야말로 완전 다이너마이트 바디… 섹시계 담당이란 말은 완전 일리있는 말이군요"

"어딜 그렇게 뚫어지게 보는거야?"

"완전 가슴이요"

"뭐, 키누하타나 타키츠보도 옷을 입으면 빈약해보이는 타입이니까"

"다만 무기노는 전투근육이 많아서 몸무게가… 그아아아악! 완전 뜨거운물! 이쪽으로 뿌리지 마요!"

"한번만 더 입을 놀리면 상체와 하체를 분리시켜주지"

그러면서, 세명의 소녀는 그다지 넓지 않은 욕실에서, 꺄꺄 소리를 내면서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는 깨끗한 소녀를 타키츠보는 뒤에서 소녀의 머리를 감겨주고, 뒤에서 다시 물을 뿌리는 식으로 샤워까지 적절히 끝냈다.

"자 그럼. 마지막으로 양치는 혼자 하도록 하세요. 하마즈라가 쓰던 칫솔을 줄수는 없고, 아마 이쯤에 하마즈라가 숨겨놓은 칫솔이… 아, 여깄네요"

발끝을 세운채, 욕조 옆에 있는 선단을 뒤적거리던 키누하타는 하마즈라의 예비 칫솔(새것)을 노획하며 말했다.

그리고 키누하타가 건내는 칫솔을 보고, 소녀는 고개를 갸웃 거리더니

"양치?"

"에, 설마 양치 해본적 없나요?"

"(끄덕끄덕)"

"…그 가이아라는 사람 만나면 일단 한대 패줘야겠네요"

키누하타는 "도대체 애를 어떻게 기른건가요?" 라고 중얼거리더니

"자, 영광의 양치타임은 무기노에게 넘기도록 할게요. 아, 완전 부러워라"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 말아줄래"

그렇게 말하면서도, 무기노는 욕조에서 일어나 소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키누하타가 들고있는 칫솔을 휙 하고 뺏더니, 하마즈라가 사용했을 치약을 짜서 칫솔에 올린다.

"자, 아ㅡ 해봐"

"아ㅡ"

치카치카. 왠지 한두번 해본솜씨가 아닌것같은 능숙한 솜씨로, 무기노는 소녀의 이를 닦아주기 시작했다.

"?"

하지만 앞이를 닦아주고, 옆으로 칫솔질을 하려는 순간 무기노는 이상한 것을 보았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있긴 하지만, 보통의 크기보다도 훨씬 커다란, 마치 육식동물같은 크기의 그것을.

(……? 송곳니?)

잠깐동안 의아해한 무기노지만, 딱히 소녀에게 추궁을 하지는 않았다.

무기노 정도로 학원도시의 '어둠'을 알고 있는 자는 차일드 에러(버려진 아이)에 대한 '어둠'도 알고 있었다. '어둠'과 '어둠'은, 대게 거의 연결되어 있는 법이다.

듀얼 ​스​킬​(​다​중​능​력​자​)​의​ 가능성을 열기 위해, 수많은 차일드 에러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특례 능력자 다중조정기술 연구소에서 행해진 실험.

처음부터 그 수많은 차일드 에러의 죽음이 전제였던 그 악명높은 키하라 일족의 폭주능력의 법칙해석용 유폭실험.

능력자의 퍼스널 리얼리티(자신만의 현실)이 뇌의 어느 부분에 깃드는지 알아내기 위해, 아무 설명 없이 차일드 에러의 뇌를 잘라 구경했었던 프로듀스.

아마, 이 소녀도 ​마​찬​가​지​일​것​이​다​. ​

학원도시에서 단 3명 밖에 없다는 ​메​타​몰​포​르​제​(​육​체​변​화​)​일​ 가능성은 너무나도 적겠고, 무언가의 실험. 예를 들면 부분적인 키메라화라던가, 그런 끔찍한짓을 당한것이라고 무기노는 생각했다.

(가이아라는 웃기지도 않은 이름은, 담당 연구자의 코드네임이나 새로운 실험의 이름이겠군)

치카치카. 계속해서 소녀의 이를 닦아주는 무기노는 생각했다.

(딱히 상관이 있는 일도 아니지만, 그 빌어먹을 과학자를 만난다면 잘난 머리를 으깨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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