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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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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변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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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셀러레이터가 들고 있는 종이는 A4 용지 10장 분량의 실험 보고서 였다. 당연하게도, 이 연구소에서 진행되었던 듀얼 스킬(다중 능력자)를 만들기 위한 실험의 과정과 실패한 결말 정도가 쓰여 있을 것이라 예상했었지만, 첫장을 넘기자마자 액셀러레이터의 얼굴 표정이 굳었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그것을 따라 읽었다.

"특례 능력자 다중조정기술 연구소에서 행한 듀얼 스킬(다중 능력자) 실험 '성공' 보고서…?"

성공? 성공이라고? 아마도 실험의 가장 중추에 있었을 액셀러레이터 조차 확실히 실패했다고 알고 있는 실험이, 이 보고서에서는 확실히 '성공' 이라고 쓰여 있었다.

기본적으로 학원도시의 어둠은 일반인이나 빛에 있는 자들에게 알려지지 않는다. 당연하게도 그런 더러운 어둠의 내용을 밖으로 흘릴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런 어둠에서도 사실을 숨긴 거짓말. 그것도 그 실험에서 직접 실험을 행한 대부분의 연구원들을 전부 속일 정도로 치밀한 거짓말이란 것이 된다.

"……"

어째서 속일 필요가 ​있​던​걸​까​? ​

액셀러레이터는 굳은 표정으로 보고서를 계속해서 넘겼다.

보고서의 내용은 이러했다.

'정식 보고서가 아니므로 간략화함.

1번 부터 200번 까지의 실험체. 뇌가 아이스크림처럼 녹아서 실패. 아무리 연구해도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하나의 뇌에 두개의 퍼스널 리얼리티(자신만의 현실)을 수용하는 것은 무리로 보인다.

201번 부터 500번 까지의 실험체. 뇌가 소형 폭탄처럼 터져서 실패. 이미 확립되어 있는 타인의 퍼스널 리얼리티를 이식한다면 가능성이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이것 역시 의미가 없었다.

501번 실험체 - 특이 사항으로 인한 예외. 보류.

502번 부터 625번 까지의 실험체. 부분적인 뇌의 발화. 제 1위의 퍼스널 리얼리티를 감당할 수 없는 걸로 보인다.

501번 실험체 - 실험 성공'

각각 페이지에는 세세한 실험 내용과 뇌파 같은 것이 정리되어 있었다. 딱히 액셀러레이터가 머리가 터져 죽은 시체 사진 같은 것에 혐오감을 느끼지는 않지만, 그것이 10세 전후의 어린 아이들이라면 이야기는 달랐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

'실험의 은폐를 위해 고의적으로 안티 스킬에 정보를 누출. 일회용의 연구원들과 연구 자료를 동시에 파기'

"설마"

'성공적으로 플랜의 일부로 작용. 다음으로 레벨 6 시프트 실험(절대 능력자 진화 실험)으로 넘어가도록 한다. 플랜의 자세한 내용은 동봉된 USB에 있음'

"여기서부터 시작된거라고…? 그 빌어먹을 실험이…!!?"

액셀러레이터의 어깨가 분노로 ​떨​렸​다​. ​

모든 실험은 각각의 목표를 지닌, 단지 그뿐의 더러운 실험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눈 앞에서 제시된 정보는 그 사실을 완전히 부정하고 ​있​었​다​. ​

액셀러레이터가 레벨 6(절대 능력자)가 되기 위한, 그 누구도 싸움을 걸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인 힘을 얻기 위해 자의로 참가했다고 생각한 실험이, 1만명의 클론을 자신의 손으로 찢어 죽여 용서받지 못할 짓을 했었던 그 실험이.

사실은 전부,

여기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액셀러레이터는 특력연의 가장 깊숙한 곳에 연관되어 있었다. 그리고 레벨 6 시프트 실험때는 '실험체' 였다.

어떤 멍청이라도 이것이 단순한 우연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퍼스트 플랜이라는게 이런 의미였다고…?"

액셀러레이터는, 자신은 아레이스타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일부러 그렇게 행동했다. 하지만 이미 아레이스타의 '플랜'이라는 이름의 사슬은, 액셀러레이터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의 발목을 붙잡고 있던 것이었다. 혹시, 액셀러레이터가 아이의 손목을 부러트려 비뚤어지게 된 계기조차 아레이스타의 계획대로 일지도 모른다.

"빌어, ​먹​을​!​!​!​!​!​!​!​!​"​

콰아앙!! 액셀러레이터는 능력을 개방한 상태로 사슴 박제를 집어 던졌다. 그것만으로 콘크리트 벽이 무너지고, 박제는 시야에서 안보일 정도로 멀리 날아갔다.

제 2위의 카키네 테이토쿠는 자신이 아레이스타의 스페어 ​플​랜​(​제​2​후​보​)​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퍼스트 플랜(제1후보)인 액셀러레이터를 쓰러뜨려 아레이스타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했다.

그렇다면 녀석은 대체 무엇을 증명하려고 했던 것일까? 카키네 테이토쿠는, 아레이스타의 플랜의 일부를 알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자신이 밀려났다는 사실이 단순히 감정이 상해서 일수도, 아니면 그 플랜의 헤택을 못받는 것이 분했기에 그랬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액셀러레이터는 이마에 힘줄을 띄우며, 몸안에서 휘몰아치는 분노의 감정을 최대한 추스리며 논리적으로 상황을 파악했다.

(당연히 아레이스타 녀석의 플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퍼스트 플랜(제1후보), 스페어 플랜(제2후보) 순서대로 일거야. 하지만 어째서인지 최근 아레이스타 녀석은 마치 나는 무엇을 해도 좋다는 듯이 신경을 쓰지도 않고, 스페어 플랜(제2후보)인 제 2위 녀석은 이미 죽었어. 그렇다면 대체 뭐지? 녀석에게 혹시 서드 ​플​랜​(​제​3​후​보​)​이​라​도​ 남아있다는 건가?)

아레이스타에게 있어서, 퍼스트 플랜과 스페어 플랜은 각각의 의미를 갖는다.

퍼스트 플랜의 「신과도 같은 힘의 편린을 휘두르는 힘」

스페어 플랜의 「신이 사는 천계의 편린을 흔드는 힘」

그렇다면, 서드 플랜은…

어느 정도 흥분이 가라앉자, 액셀러레이터는 부팅되어 있는 컴퓨터에 USB를 꽃아 넣었다.

예상은 했었지만, 당연하게도 USB로의 접속은 최고급의 보안장치가 달려 있었다. 정해져 있는 패스워드를 틀리면 정해진 순서대로 패스워드가 바뀌는 형식이었다.

가장 합리적인 판단은, 이대로 USB만 가져와 그 방면의 프로에게 맡기는 것이다. 안에 있을 내용으로 보자면 그런 프로도 가능하리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액셀러레이터 본인이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것도 아니면 전기계 능력자의 도움을 받는게 ​나​을​까​. ​

(…그러고 보니)

번뜩. 하고 액셀러레이터의 머릿속에서 그럴듯한 패스워드가 생각났다. 어차피 해킹으로 뚫어야 하는 패스워드라면, 원래 설정되어 있는 패스워드던 랜덤으로 바뀐 패스워드던 상관없을 것이다.

리스크가 없는 도박.

액셀러레이터는 막힘없이 패스워드를 입력했다.

학원도시에 커다란 이변에 발생하여, 정체를 알 수 없는 커다란 날개가 솟아났을 때.

라스트 오더가 납치되었을 때.

처음으로 자신이 검은 날개를 펼쳐, 키하라 아마타 녀석을 죽였을때.

그리고.

지금까지의 모든 의문을 이어온 하나의 단어를.

패스워드 : ANGEL

Access. 접속 승인.

이것이 패스워드일 것이라는 확신아닌 확신이 있었기에 정답을 맞췄다는 기쁨조차 ​없​었​다​. ​

(그 빌어먹을 자식이 무엇을 꾸미고 있는지, 녀석의 약점이 뭔지 알아야 겠다고!!)

그리고 접속이 승인된 그 순간.

"나로서는 그 이상의 접근을 달게 받아들일 수가 없군"

등뒤에서, 제 3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딸칵! 거의 동시에 목에 있는 쵸커의 전원을 넣은 액셀러레이터가 자세를 잡고 그 방향을 바라보자, 그곳엔 녹색 수술복을 입고 있는 은색의 장발을 가진 '남자'가 자신의 머리색과 같은 은색의 지팡이를 들고 서 있었다. 지팡이의 끝은 마치 만개한 꽃잎처럼 복잡하게 꼬여 있고, 그 안에서 녹색으로 빛나는 무언가가 보였다.

"너는"

액셀러레이터는 아무런 전조도 없이 자신의 등 뒤에 나타난 것에 놀라지 않는다. 에이와스가 자신의 눈 앞에 나타날 때도 마찬가지 였다. 

단지.

그는 눈 앞에 있는 이 남자를 보고 확신할 수 있었다.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데도, 그 얼굴을 본적이 없는데도, 확신할 수 있었다.

"총괄 이사장 아레이스타!!"

"흠"

눈 앞에 있는 남자는 부정하지 않는다. 단지, 세계의 모든 짐을 등에 업고 있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안에 있는 정보는 무척이나 민감한 것이어서 말이지. 지금의 너라면 무슨 짓을 해도 별로 상관하지 않지만, 그 정보만은 예외다. 다 성공한 플랜 자체가 완전히 풍비박산이 날 수도 있으니까"

"하!? 퍼스트 플랜(제1후보)인 내가 보면 곤란한거라도 있는 거냐!?"

"그래. 퍼스트 플랜(제1후보)인 너를 죽여서라도 막아야 하는 정보지"

최근 들어서 자신에게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던 아레이스타가 스스로 자신의 눈 앞에 나타났다.

어떠한 능력도 통하지 않는 문도 창문도 없는 건물에 숨어 있던 녀석이 스스로 자신의 눈 앞에 나타났다.

여태까지, 그만한 일이 있음에도 절대로 직접 개입한 적이 없는 이 총괄 이사장이 스스로 자신의 눈 앞에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 USB 안에 들어 있을 정보는 정말로 아레이스타의 심장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방금 그가 자신의 입으로 말한것처럼, 녀석의 플랜을 한번에 풍비박산 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천재일우의 기회.

"그대로 그 USB를 내버려두고 돌아가는게 나을거다"

그런 ​기​회​를​. ​

액셀러레이터가 놓칠 일은 만에 하나라도 없었다.

"스크랩 시간이다 빌어먹을 ​자​식​아​!​!​!​!​!​!​!​!​!​!​!​!​!​!​!​!​!​"​

학원도시 최강의 레벨 5(초능력자)의 악마와도 같은 힘을 흩뿌리며, 액셀러레이터는 전력으로 나아간다.



뭔가 애정에 굶주린 츤데레 같은데

기분탓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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