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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노시타「히키가야군, 지금부터 티컵을 사러 가지 않을래?」

雪ノ下「比企谷君、今からティーカップを買いに行かない?」


원작 |

역자 | 일각여삼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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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9: ​◆​G​U​L​J​i​9​6​a​o​S​z​S​ ​2​0​1​3​/​0​9​/​1​3​(​金​)​ ​2​0​:​0​6​:​0​8​.​1​1​ ​I​D​:​1​s​i​U​W​y​U​E​0​


2게임은 완패다.

중반부터 열심히 해서 120대까지는 끌고 갔지만 유키노시타는 160을 넘겼다.

뭐지, 이 녀석은?

의기양양한 얼굴이 밉살스럽지만 역시 귀엽다.

이런저런 말로 비방과 폄하를 당했지만 그런 얼굴을 보여주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3게임에서 역전이야」하고 벌써 이긴 듯이 말한다.

여기선 한방 돌려줘야겠군.

3게임도 압도적으로 유키노시타에게 유리하게 진행되었다.

유키노시타의 표정은 벌써 매화와 벚꽃이 동시에 만개한 듯 화려하다.

이런 미소를 계속 볼 수 있다면 져도 괜찮아 하고 승부 따윈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느껴지고 말았다.

그런 때 유키노시타의 표정이 다시 어두워지더니, 스코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옆 레인에서 즐겁게 환호성을 지르는 가족의 목소리가 들려와서다.

480: ​◆​G​U​L​J​i​9​6​a​o​S​z​S​ ​2​0​1​3​/​0​9​/​1​3​(​金​)​ ​2​0​:​0​8​:​3​3​.​7​2​ ​I​D​:​1​s​i​U​W​y​U​E​0​


잠시 유키노시타의 가족에 대해 생각했다.

자취를 하고 싶다는 유키노시타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고급고층 맨션 방 하나를 내어줄 정도니 부모님과의 사이가 나쁘지는 않겠지.

하지만 어쩌면 일이 바쁜 탓에 돈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뿐인지도 모른다.

모친과 반목하고 있다는 건 유키노시타의 반응이나 하루노 씨의 말투에서 이미 알고 있었다.

하루노 씨와의 자매 사이도 결코 좋지 않다.

물질적으로 풍족하지만 정신적으로는 부족한 거겠지.


그런 문제에는 내가 끼어들게 아니다. 가능할 거 같지도 않고.


끼어들 수는 없지만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그렇게 생각한 탓인가, 주제 파악도 못하는 말을 입밖에 내고 말았다.


「유키노시타, 어딜 보는 거야. 그런 얼굴 하지 마……」 

481: ​◆​G​U​L​J​i​9​6​a​o​S​z​S​ ​2​0​1​3​/​0​9​/​1​3​(​金​)​ ​2​0​:​1​0​:​3​9​.​9​5​ ​I​D​:​1​s​i​U​W​y​U​E​0​


유키노시타의 표정은 아직 어둡다.


「넌 나만 바라봐. 나는 여기 있어」 


유키노시타의 표정이 어지럽게 변화했다.

어두운 표정에서 단숨에 깜짝 놀라는 얼굴이 되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자조적인 웃음을 짓다가 만면의 웃음으로 변하고, 마지막에는 씩씩한 표정이 되었다.


그래, 너는 금방 미아가 되니까 내 옆에 확실히 있으라고…….


「응……, 너만 보고 있어」 

너무나도 진지한 눈빛으로 보내고 있어 마음이 어지러워 질 것 같았다.

안 돼, 안 돼, 우리 아직 승부중이잖아.


「뭘 벌써 다 이긴 말투야?」 

쿵하는 소리를 내며 컨베이어를 타고 내 공이 돌아왔다.

이쯤에서 폼나게 이기고 싶다. 


「하나 둘……」 

폼도 깨끗하다. 완벽하다…….


​「​삐​―​―​―​―​―​―​―​―​…​…​」​ 


파울 라인을 힘껏 밟아 버렸다.


기세 좋게 굴러간 공은 핀 앞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핀을 전부 쓰러뜨렸다.

하지만 스코어를 나타내는 모니터에는 파울을 의미하는 「F」가 빨간색으로 표시되었다.


유키노시타는 쿡쿡 웃음을 참으며 웃고 있다.


「……후후, ……꼭 네 인생을 보는 것 같네」 



시끄러.

482: ​◆​G​U​L​J​i​9​6​a​o​S​z​S​ ​2​0​1​3​/​0​9​/​1​3​(​金​)​ ​2​0​:​1​2​:​2​9​.​1​5​ ​I​D​:​1​s​i​U​W​y​U​E​0​


언젠가 본 적 있는 광경이다…….

갑자기 기시감이 들었다.


- 아, 가족이서 놀 때 이런 일이 있었지.


지금은 완전히 쓰레기로밖에 보이지 않는 아버지가 큰 소리와 함께 거터에 빠뜨렸을 때였다.

의자에 앉아있던 어머니가 쿡쿡 웃었었나…….

그리고 나와 코마치가 레인 가까이 나란히 서서 바득바득 놀려 댔었지…….



그때의 광경이 유키노시타와 겹쳐 보였다.

유키노시타가 있고……, 내가 있고……. 칫, 난 역시 쓰레기인가…….

그럼 나와 코마치는 누가 되는 거지? ​어​…​…​…​…​…​…​…​…​!​


아니, 나 무슨 생각 하는 거냐.

483: ​◆​G​U​L​J​i​9​6​a​o​S​z​S​ ​2​0​1​3​/​0​9​/​1​3​(​金​)​ ​2​0​:​1​3​:​4​6​.​6​2​ ​I​D​:​1​s​i​U​W​y​U​E​0​

요 수 주 간, 내 마음 속 깊이 숯불과 같이 응어리진 게 두 가지 있었다.

1년 남짓 후에 있는 센터 시험 수학에 대한 것이 아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에 있을 2차 시험에 대한 것 또한 아니다. 더욱 더, 더욱 더 중요한 게…….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하나는 결심으로, 또 하나는 결의가 되어 승화했다.



- 이렇게 결심했으니, 더 이상 나……히키가야 하치만은 망설이지 않는다.


이렇게 결의했으니, 더 이상 유키노시타 유키노를 망설이게 하지 않는다.

488: ​◆​G​U​L​J​i​9​6​a​o​S​z​S​ ​2​0​1​3​/​0​9​/​1​3​(​金​)​ ​2​3​:​3​3​:​1​6​.​5​8​ ​I​D​:​1​s​i​U​W​y​U​E​0​


     ×   ×   ×   × 


유키노시타에게 멋지게 완패하고 볼링장을 뒤로 했다.

승자인 유키노시타를 찬양했지만, 승부에 이겼으면서도 우쭐한 기색도 없고, 그 대신에


「히키가야 군, ……고마워」 

하고 나직이 말하기만 하고, 죽 눈을 내려뜨기만 하고 있다.


때때로 내 발걸음이 빨라지면 코트 소매를 가볍게 잡고, 내가 멈추면 휙 놓는다.

평소라면 종종걸음으로 쫓아와 내가 스피드를 늦추지만 왠지 아까부터 눈치가 이상하다.

유키노시타의 표정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는 없지만 아주 우울해 하는 모습은 아니다.

그러니까 아마 체력이 없는 유키노시타가 지친 것뿐이겠지 하고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슬슬 배고픈 코마치가 귀가할 시간이다.

오늘 저녁은 내가 만들고자 하고 있었다.

489: ​◆​G​U​L​J​i​9​6​a​o​S​z​S​ ​2​0​1​3​/​0​9​/​1​3​(​金​)​ ​2​3​:​3​4​:​1​3​.​1​2​ ​I​D​:​1​s​i​U​W​y​U​E​0​


「그런데 유키노시타, 너 ​츠​다​누​마​(​津​田​沼​)​까​지​ 어떻게 온 거야?」


「역까지 버스를 타고 거기서부터 소부선 타고 왔어」 


「그럼 같이 갈까」 


「응」 

유키노시타는 아직도 눈을 내려뜨고 있었지만 꽉 세게 내 코트 소매를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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