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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노시타「히키가야군, 지금부터 티컵을 사러 가지 않을래?」

雪ノ下「比企谷君、今からティーカップを買いに行かない?」


원작 |

역자 | 일각여삼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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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9: ​◆​G​U​L​J​i​9​6​a​o​S​z​S​ ​2​0​1​3​/​1​0​/​1​6​(​水​)​ ​2​0​:​5​6​:​4​6​.​1​1​ ​I​D​:​C​K​c​5​d​q​g​J​o​


침묵이 점점 답답하게 느껴지기 시작할 무렵 메일 2건이 잇따라 도착했다.


「자아, 하치만 일이야.」

사람 앞에 나서는 건 싫어하지만 사람 위에 서는 건 좋아하는 만큼 정말 사람을 거칠게 다룬다.
어차피 별 볼일 없는 내용일 거라 생각하고 열어보았는데 역시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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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검호쇼군 씨의 고민〉
『나는 결심하고 혼신의 작을 인터넷 상에 발표했다. 하지만 내 작풍을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는다. 나는 어떻게 하면 될까? 마음이 꺾일 것 같다. 하치에몽 도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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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노는 「자」「빨리」 와 같은 종류의 시선을 보내온다.

역시 이건 내가 대답해야 하나.
포기하고, 재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렸다.

900: ​◆​G​U​L​J​i​9​6​a​o​S​z​S​ ​2​0​1​3​/​1​0​/​1​6​(​水​)​ ​2​0​:​5​8​:​5​2​.​1​1​ ​I​D​:​C​K​c​5​d​q​g​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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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부의 회답〉
『프로를 목표로 한다면 귀중한 의견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작품 속에서 승화시킬 필요가 있겠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취미로 쓰고 있다면 그저 비난과 비판 내용이 건설적일수록 철저하게 무시. 이 한 마디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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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 한 번 다시 읽어본다.
그러고 보니 자이모쿠자가 선동 행위를 한 탓에 유희부와 탈의 대부호를 같이 해야 할 처지에 놓인 적이 있었다.
그때는 꽤 민폐였다.
유키노에게도 탈의를 시키다니 용서 못해.
나도 아직 그 다소곳한 가슴을 본 적이 없다고.


「하치만……. 너 지금 뭘 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유키노 씨, 당신 이런 데에만 민감하시네요.


그건 그렇고 트롤이라니 짜증나네.
뭐냐고 이 끈적거림.
순순히 바퀴벌레나 잡으라고, 진짜.
이쪽은 이쪽 마음대로 할 테니까, 그쪽은 그쪽 둥지에서 나오지 말라고.

그럼, 송신하고.

901: ​◆​G​U​L​J​i​9​6​a​o​S​z​S​ ​2​0​1​3​/​1​0​/​1​6​(​水​)​ ​2​1​:​0​0​:​3​9​.​9​4​ ​I​D​:​C​K​c​5​d​q​g​J​o​


다음은 뭐지?


〈PN:언니는 걱정이에요 씨의 고민〉


「야, 유키노. 너한테 온 거야.」


「무시해도 괜찮아.」

일단 봐둘까 싶어 열어보자, 블레이저 주머니 속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유이가하마한테서 온 문자였다.

거기에는, 「옥상에 있어」라고만 적혀있었다.


「유키노, 유이가하마한테서 문자 왔어.」


「하치만, 보여줘!」

유키노는 말하기가 무섭게 휴대폰을 뺏어들었다.
그리고 당당한 표정으로 이렇게 고했다.


「하치만, 옥상으로 빨리 가자.」

902: ​◆​G​U​L​J​i​9​6​a​o​S​z​S​ ​2​0​1​3​/​1​0​/​1​6​(​水​)​ ​2​1​:​0​2​:​2​4​.​1​2​ ​I​D​:​C​K​c​5​d​q​g​J​o​


    ×   ×   ×   ×


옥상에 가자 텅 빈 눈을 한 유이가하마가 있었다.


「힛키……, 유키농……」

나와 유키노는 달음박질로 왔으면서도 유이가하마에게 건네야 할 말을 찾지 못해 그저 묵묵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아니, 적어도 나와 유키노는 건네야 할 말을 알고 있었지만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설마, 설마, 힛키하고 유키농이 사귀고 있다니……」

유이가하마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하염없이 넘쳐흘렀다.


「……유키농이 힛키를 좋아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나도 나름대로 노력했어……. 유키농은 친구고, 힛키도 친구니까 축복해줘야 하는데……」

유키노의 눈에서도 똑같이 눈물이 넘쳐흘렀다.


「유이가하마……, 너만 좋다면 봉사부에 돌아오지 않을래……」

한심하게도 나는 이런 박정한 대사를 작은 목소리로 읊을 수밖에 없었다.


「유, 유이가하마, ……. 나도 부탁할게……. 뻔뻔한지도 모르지만 돌아와 줬으면 좋겠어. ……그, 그리고, ……. 아니……, 내 입으로는……. 나한테 이런 말할 자격 같은 건……」

이렇게 말하고 오열하기 시작했다.


1월의 차고 건조한 바람이 두 사람과 한 사람 사이를 불며 지나갔다.

903: ​◆​G​U​L​J​i​9​6​a​o​S​z​S​ ​2​0​1​3​/​1​0​/​1​6​(​水​)​ ​2​1​:​0​3​:​2​0​.​3​5​ ​I​D​:​C​K​c​5​d​q​g​J​o​


완전히 난관에 봉착했다.
난 답을 얻은 게 아니었나?
왜, 그걸 말하지 않는가?
왜, 그걸 말할 분위기를 만들지 않는가?
이전의 비겁한 자신으로 돌아갔음을 뺨에 바람을 맞을 때마다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의 무력함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유, 유키농……, 그 다음을 들려줬으면 좋겠는데……」
포기하려는 때, 유이가하마가 입을 열었다.


「그, 그런…… 나에게는……」


「괜찮으니까 말해줘, 유키농. 내가 듣고 싶은 건 그 다음인걸……. 부탁해, 유키농……」

마지막에는 이제 숨이 끊어질 것 같은 목소리가 되었다.


그건 마음속에서 터져 나온 비통한 외침으로 들렸다.

904: ​◆​G​U​L​J​i​9​6​a​o​S​z​S​ ​2​0​1​3​/​1​0​/​1​6​(​水​)​ ​2​1​:​0​4​:​5​0​.​8​4​ ​I​D​:​C​K​c​5​d​q​g​J​o​


「유, 유이가하마……. 나, 난……. 유이가하마, 넌 나한테 있어서 겨우, 겨우…… 하나뿐인 친구야……. 뻔뻔한 건 나도 알고 있어……. 그, 그래도, 그래도…… 내가 너와 친구로 있고 싶어……. 유이와 언제까지고 친구로 있고 싶어!」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는 것과 같이 유키노는 말했다.


「유, 유키농!」

그 순간,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에게 달려들었다.
유키노는 비틀거리면서도 온몸으로 유이가하마를 받아내, 둘은 부둥켜안았다.


「유이, 유이……」


「유키농, 유키농, 앞으로도 죽 친구야」


「응, 유이. 죽 친구야」


완전히 난관에 봉착해 두 손 들기 직전이었던 상황을 유이가하마가 구했다.
나와 유키노는 답에 도달했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아주 무력했다.

그런 나에게도 유키노에게도 유이가하마가 필요하다.

언제까지고 부둥켜안고 있는 둘에게 나는 다가갔다.
겨우 나도 유이가하마에게 답을 제시할 수가 있다.

905: ​◆​G​U​L​J​i​9​6​a​o​S​z​S​ ​2​0​1​3​/​1​0​/​1​6​(​水​)​ ​2​1​:​0​6​:​0​8​.​0​6​ ​I​D​:​C​K​c​5​d​q​g​J​o​


「유이가하마……, 아니, 유이……. 나와도 친구가 되어줘……」


「응, 물론이야! 힛키 좋아해!」

그렇게 말하자마자 나에게 달려들었다.
순간 유키노와 같이 껴안을까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그건 곤란하다.
무심코 유이를 껴안을 듯이 움직이던 손을 엉거주춤 어색하게 내리고 말았다.


「하치만, 너 나라는 연인이 있으면서도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 거야?」

나는 무의식 중에 심장이 얼어붙을 것 같이 되었다.
무서워서 유키노 쪽에 시선을 돌릴 수가 없다.


「됐어, 유키농」


「뭐가 유키농이야, 유이?」

유이도 내 가슴 속에서 벌벌 떨고 있는 게 느껴졌다.
무섭다고, 아무튼 무서워…….


「하치만, 목숨이 아까우면 이제 그런 파렴치한 행동을 하지 않아야겠네. 유이, 너도야」


「네……」
「네……」

유키노는 공포에 찬 나머지 몸을 움츠리는 나와 유이에게 다가오는가 싶더니 둘을 함께 껴안아왔다.
뒤돌아보면, 뭐냐, 이 리얼충은…… 하고 생각하겠지만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자, 부실로 돌아가서 봉사부 활동을 재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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