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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노시타「히키가야군, 지금부터 티컵을 사러 가지 않을래?」

雪ノ下「比企谷君、今からティーカップを買いに行かない?」


원작 |

역자 | 일각여삼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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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6: ​◆​G​U​L​J​i​9​6​a​o​S​z​S​ ​2​0​1​3​/​1​0​/​1​6​(​水​)​ ​2​1​:​0​7​:​4​9​.​1​8​ ​I​D​:​C​K​c​5​d​q​g​J​o​


    ×   ×   ×   ×


부실로 돌아간 후 유키노는 샹파뉴 로제를 새로 탔다.
셋이서 이 홍차를 마시는 일은 처음이다.


「유키농하고 힛키 둘이서 이런 걸 마시고 있었구나……」

분노를 넘어 아주 어이가 없어진 유이를 앞에 두고 나와 유키노는 그저 몸을 앙당그릴 수밖에 없었다.


「앗, 『고민 상담 메일』 재개했네. 어디보자……」

유이는 흐흥하고 콧노래를 부르며 아주 심술궂은 눈으로 나와 유키노를 번갈아 비교했다.


「보자……. 유키농은 저한테 숨기고 힛키와 몰래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둘 다에게 무척이나 기분이 나쁩니다. 언니에게도 아무 말 않고 이런 일을 계속해 연말연시에도 문란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저와 함께 이 잘못된 관계를 규명하지 않겠습니까? 좋아, 송신을……」

찰칵하고 힘차게 리턴키를 터치했다.


「야, 유이…… 웃을 일이 아니야. 잠깐 기다려!」
「유이, 그만두렴!」


「송신이 ​완​료​되​었​습​니​다​.​」​고​ 쓰인 화면으로 전환되었다.

907: ​◆​G​U​L​J​i​9​6​a​o​S​z​S​ ​2​0​1​3​/​1​0​/​1​6​(​水​)​ ​2​1​:​0​9​:​5​4​.​0​3​ ​I​D​:​C​K​c​5​d​q​g​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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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언니는 걱정이에요 씨의 고민〉
『유키노 짱이 겨울방학 중에 한 번도 집에 오지 않았습니다. 언니는 걱정이 되어 못 견디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유키노 짱이 집에 돌아와 줄까요? 유키노 짱, 히키가야 군, 대답해!』


〈봉사부의 답변〉
『유키노라면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힛키와 무지 달달하고 러브러브한 매일을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저에게 끼어들 여지가 없어서 부러울 따름입니다. 얼마 안 있어 힛키를 데리고 집에 내려갈 것 같으니 그때까지 유키노에 대해선 기다려 주세요. 방해한다면 둘의 친구로서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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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헤헤……. 이걸로 비겼네.」

휴 가슴을 쓸어내리는 나와 유키노를 보고 유이는 해맑은 미소를 보냈다.



외톨이의 길에 들어선지 벌써 10년 ──


나는 유키노와 둘이서 외톨이가 되었다.
그리고 오늘 유이란 친구를 얻어 외톨이를 졸업했다.

이 부실에서 셋이서 보내는 일도 앞으로 1년 남짓.
이 한정된 시간을 소중히 하자…….

908: ​◆​G​U​L​J​i​9​6​a​o​S​z​S​ ​2​0​1​3​/​1​0​/​1​6​(​水​)​ ​2​1​:​1​2​:​1​4​.​5​7​ ​I​D​:​C​K​c​5​d​q​g​J​o​




―― 한 번 부숴진 물건은 원래대로 돌아자기 않는다.


그래도 모양을 바꿔 다시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




―― 그래, 이게 내가 도출해낸 답이다.

실수투성이인 내 청춘이었지만 이것만큼은 틀리지 않았다고 나는 생각한다.




―― 러브 코미디의 신이시여, 이걸로 괜찮겠지요?

우리 셋은 무슨 일이 있어도 죽 친구다.





─완─

932: ​◆​G​U​L​J​i​9​6​a​o​S​z​S​ ​2​0​1​3​/​1​0​/​2​6​(​土​)​ ​1​9​:​4​3​:​3​6​.​2​9​ ​I​D​:​t​4​l​G​1​/​u​a​o​


── 봄

4월이 된지 며칠이 지났다.
오늘부터 나는 대학 3학년인 학부생이 되었다.

봄은 새로운 만남의 계절이라고 세상 사람들은 말한다.
확실히 그렇다.
그건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외톨이에게 있어 「새로운 만남」은 세상 사람들의 일반적인 것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렇다. 봄은 새로운 트라우마와의 만남인 것이다 ──


고등학교 졸업 후, 나는 유키노와 같은 대학에 진학했다.
유키노가 골칫거리였던 수학을 하나에서 열까지 알기 쉽게 가르쳐 준 덕이다.

대학 입학 후 지금까지 2년간 유키노와는 클래스가 달라도 가능한 한 같은 과목을 이수했다.
비는 시간과 점심시간은 물론 같이 보냈고, 통학도 매일 같이 했다.
같이 있는 것치고는 변함없이 서로 말수가 적었지만 말이지.

2년간 유키노와 붙어 다니며 둘만의 세계에서 살아왔다.
그 덕에 2년간 생긴 친구는 제로다.

아니, 이건 핑계다.

유키노 탓이고 뭐고 함께 있지 않았어도 틀림없이 친구 같은 건 안 생겼겠지.
유키노 또한 그랬을 거라고 말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유키노가 있어줘서 2년간 외톨이에게 따르기 마련인 트라우마가 양산되는 일 없이 끝났다고 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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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3: ​◆​G​U​L​J​i​9​6​a​o​S​z​S​ ​2​0​1​3​/​1​0​/​2​6​(​土​)​ ​1​9​:​4​5​:​4​5​.​8​9​ ​I​D​:​t​4​l​G​1​/​u​a​o​


그런데 유키노가 오늘부터는 이학부의 대부분이 있는 치바 현 내의 캠퍼스에 다니게 된다.
그리고 문학부인 나는 이제부터 2년간 지내온 캠퍼스에서 남은 2년간을 또 보내게 된다.

유키노는 분명히 지금쯤 연구실 안에서 외톨이 생활 제2스테이지를 이미 시작했겠지.
실험결과가 다르면 동기, 선배 관계없이 자기 실험의 합리성과 정당성에 대해 실험 수순부터  결과, 고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주장을 전개해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할 것이다.
뭐냐고, 이 단간론파.
나에기 군이나 키리기리라 할지라도 마음이 꺾이는 거 아니야?
적당히 좀 하라고, 유키노……。

아, 유키노 걱정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나도 머지않아 수년만의 외톨이 생활을 시작하게 되겠지.
하지만 유키노와 교양에서 2년간 붙어 다녔으니 필시 외톨이 스킬이 저하했을 것이 분명하다.
하루라도 빨리 외톨이의 감을 되찾아야 한다.
한번이라도 미지근한 물에 몸을 담근 생활을 하다간 뒤가 큰일이다.

934: ​◆​G​U​L​J​i​9​6​a​o​S​z​S​ ​2​0​1​3​/​1​0​/​2​6​(​土​)​ ​1​9​:​4​6​:​5​4​.​7​0​ ​I​D​:​t​4​l​G​1​/​u​a​o​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연구실에 도착했다.
중세일본사를 다루는 연구실이다.

문에 노크를 하자,


「네~」
「들어오세요」

하고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실례합니다. 오늘부터 이 연구실에 신세를 지게 된……」


「아, 넌……」

갑자기 말을 끊고 들어왔다.
뭐지 이거, 외톨이에게는 자기소개조차 시켜주지 않는 건가?
장소가 달라져도 역시 외톨이는 외톨이구나.


「히키가야 군이지」


「……네에?!」

어째서 당신 내 이름 알고 있는 건데?
설마 「『이 눈』을 보면 110번」이라고 수배령이라도 내려진 건가? (역주 : 일본의 110은 한국의 112와 같이 긴급 경찰 직통 전화번호이다.)


「아무리 그래도 놀랄 건 없잖아. 넌 항상 유키노시타와 함께 눈에 띄니까, 교양에서 시간 죽이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알고 있다고.」


「그런 미인 여자친구를 항상 데리고 다니면, 그거야 눈에 띄지.」


뭐지 이건. 내 스텔스 성능은 대체 어디로 가버린 거냐고?
설마 난 유키노의 부속품이나 카페트, 노예로 여겨지는 건가……, 어째서 그런 인식까지 있었던 거야?
방에 들어온 시점에서 외톨이ㄹ 확정되리라 처음부터 생각하던 나는 혼란스러웠다.


「아무튼 잘 부탁해.」
「앞으로 잘 부탁할게.」


「……아, 저, 저야 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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