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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렐 얼터너티브

パラレル オルタネイティヴ


원작 | ,

역자 | 淸風

2. 두 사람의 길


“……그래서 뭐야. 너희는 각자 다른 세계에서 각각 찾아와서, 한 번 실패한 뒤 다시 돌아왔다는 거야?”
 유코는 얼굴을 노골적으로 찌푸리면서 물었다.
“뭐어.”
“그렇게 되려나요.”
“말을 맞춰서 날 놀리고 있는 건 아니겠지?”
 유코는 유키와 다른 하나의 소년, 시로가네 타케루에게 수상쩍은 눈길을 향하고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안 들었지만, 역시 타케루도 유키랑 비슷하게 다른 세계에서 찾아와서 루프했다고 한다. 타케루는 저번 세계, 유키의 마지막 싸움에서 정말 약간이지만 이야기를 나눈데 대해서도 기억하고 있었다.
 유코가 의심하는 건 당연하지만, 대면은 한 명씩 번갈아 실시했고, 유키와 타케루가 단둘이서 상담할만한 시간은 없었다. 단지, 기지에 들어가기 전에 이야기를 맞췄다고 하면 그걸 부정할만한 근거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이런 얼빠진 이야기로 말을 맞춘다고 해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까?”
“생각 안 해, 그러니까 곤란한 거잖아.”
 한숨을 후우 내쉬는 유코.
“아무래도 수상쩍다고밖에 할 수 없는데.”
 이미 한 번 이 세계르 결헝함고 이번이 두번째, 게다가 그 전에는 BETA가 존재하지 않은 세계에서 찾아왔다. 이것만으로도 지금의 유코 입장에선 황당무계한 소릴텐데, 거기에 더해 그런 특이한 인간이 둘이나 동시에 나타난 거다. 믿기지 않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유키 자신도 자기 자신의 경험이 아니면 믿지 못했겠지.
“뭐어, 됐어. 여하튼 상황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아무래도 너희 둘은 진심으로 말하고 있는 모양이고.”
 단말기를 한 손으로 솜씨좋게 만지며, 어깨를 움츠려 보이는 유코.
“이 이상 시간을 쓰는 건 의미가 없어 보이니, 잽싸게 앞으로의 일을 정하자.”
“앞으로의 일 말인가요.”
 무심코 타케루와 얼굴을 마주본다.
“그래, 아깐 거기까지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 그래서, 너희가 이야기해 준 저번 회와 마찬가지로 훈련병으로 들어가면 괜찮겠네.”
 손을 팔랑팔랑 흔들며, 결정사항을 통보하는 듯이 말한다. 원래대로라면 존재하지도 않을 둘을 기지 안에 있게 하기에는, 아마 그게 가장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거겠지. 하지만 유키 입장에선 어떨까.
 기억도 육체도, 한때 BETA와 싸우던 시기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아직 시험은 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훈련병이 해야 할 메뉴 정도라면 문제없이 마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하면, 이제와서 훈련병으로서 보내는 건 단순한 시간 낭비인게 아닐까.
​“​―​―​죄​송​합​니​다​만​,​ 훈련병이 아니라 정식 위사로 있게 해 줄 수 없습니까?”
“후쿠자와?!”
“헤에……어째서? 훈련병으론 불만?”
 놀라는 타케루와, 재밌다는 듯 미소를 짓는 유코에게 자신의 생각을 늘어놓는다. 저번 세계에서 실감하기도 했지만, 훈련병의 위치에선 무슨 발언을 한다고 해도 영향력 따윈 전혀 없다. 주위에 커다란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그럴만한 지위를 얻을 필요가 있다는 걸 배웠다. BETA를 박살내, 이 세계를 어떻게든 하고 싶다고 하는 커다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역시 발언력, 표현을 바꾸자면 권력이 필요하다.
“과연. 그래도 정체를 모르는 너를 갑자기 승진시키라고? 이전 세계에서 어떤 지위에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지금 네가 정말로 그럴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지는 모르고. 거기에, 너희를 100% 믿고 있는 것도 아니야.”
“……그러면, 시험해 주세요.”
“어떻게?”
“우리에게 시뮬레이션을 시켜 주세요. 우리는 이래 봬도, 이전 세계에서는 나름대로 실력이 있는 위사였어요. 그걸 보인다면, 믿어 주실 수 있을까 하고.”
“어이, 후쿠자와.”
“어쩔 수 없잖아. 이렇게라도 안 하면 믿게 할 수 없어. 거기에, 우리의 실력을 보여 준다면, 만약 믿지 못하더라도 우리를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어. 아니면……설마, 자신이 없냐?”
“――으?! 잘도 말하잖아. 나보다 먼저 죽은 주제에.”
“잠깐, 멋대로 둘이서 이야기를 진행하지 않도록. 그래도 뭐, 좋아.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일단 보기로 할게.”
 이렇게 유키와 타케루는 함께 시뮬레이터를 향했다.
 강화장비로 복장을 갈아입고, 둘은 나란히 선다.
“……정말, 이래선 저번 세계랑 전혀 다른 전개잖아.”
“나도 마찬가지야. 그래도, 내 경우는 시작부터 전혀 다르니까, 이렇게 된 이상 뭐든 하겠어. 그 정도는 하지 않으면 이 세계를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불평하며 머리를 긁는 타케루에게, 마음을 굳힌 듯 대차게 말하는 유키. 실제로 그렇게까지 큰소리를 친 건 마음을 바꿔 넣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비슷한 상황의 세계라도, 유키에게는 전혀 다른 세계다. 그렇다면 어떤 행위를 하더라도 저번과 같은 상황은 아니리라고.
“뭐, 여기까지 오면 나도 하겠지만. 거기에, 시뮬레이터라곤 해도 후쿠자와랑 같이 싸우는 거니까, 재밌을 것 같아.”
“덧붙여서, 포지션은이랑 장비는 어떡할래?”
“나는 돌격 전위 사양으로 가고 싶은데.”
“그럼 나는……강습 소탕으로 해 둘까.”
 둘의 포지션과 장비를 정하고 시뮬레이터에 들어간다.
 기체는 후부키, 데이터는 하이브 공략용의 볼크 데이터로 한다.


 타케루와 유키가 시뮬레이터의 세팅을 하는 중에, 유코는 다른 인물을 호출하고 있었다.
“앞으로 대체, 뭐가 시작되는 거야……?”
 유코에게 말을 거는 건 진구지 마리모 중사.
 원래대로라면 기지 부사령관인 유코와 동등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계급은 아니지만, 둘은 원래 같은 학교에서 지낸 동급생이자 친구. 주위의 눈이 있을 때는 상관과 부하의 말투로 이야기하지만, 아무도 없을 때는 유코가 정중한 말투를 싫어하기도 해서, 이렇게 옛날로 돌아간 것 처럼 이야기한다.
“조금 뭐, 앞으로 시뮬레이터에서 볼크 데이터에 도전하는 둘을 봐 줬으면 해.”
 유코의 지위가 대령이긴 하지만, 위사인 건 아니다. 설령 둘이 볼크 데이터를 뚫고 나아간다고 해도, 진정한 의미로 실력을 판단하는 건 어렵다. 그렇기에 이렇게 일부러 마리모를 불러, 둘에 대해서 보이려 하고 있다. 마리모는 지금은 중사 지위로 훈련병의 교관을 맡고 있지만, 한때는 최전선에서 전술기를 조종하며 그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
 그런 마리모에게 이걸 보인다는 것, 즉 그건 둘의 실력을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다는 소리다.
“――피아티프. 둘의 준비가 되면 시작해 줘.”
“예.”
 관제에는 유코의 비서를 역임하고 있는 이리나 피아티프 중위를 붙여 두었다. 이번 시뮬레이션의 내용, 결과는 유코를 포함해 이 셋만이 알게 된다.


 시뮬레이터 안에서의 미세한 조정을 마치고, 준비가 끝난 걸 전한다. 관제로서 따라와준 사람도 유키가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이제와서 신경 써봐야 변하는 것도 없다.
『그럼, 개시합니다.』
“오케이, 언제든 부탁해.”
 볼크 데이터를 혼자서 진행하라고 하면 아무래도 까다롭지만, 타케루와 함께라면 상당한 수준까지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니, 상당한 수준으론 안된다. 유코를 놀라게 할 정도가 아니면 자신들의 유용성을 인정하게 할 수 없다. 신용받는 건 어려울 테니, 실력을 인정시켜 발언력을 키울 수 밖에 없는 거다. 유키는 기합을 넣어 공략에 착수한다.
 놀라게 하려면 어떡하면 좋을까.
 대량의 BETA를 박살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긴 하겠지만, 그래서는 단순한 싸움꾼에 지나지 않는다. 하이브 공략에서 중요한 건 최대한 피해 없이, 무기를 남기고 최심부까지 도착할 수 있는지다.
 유키 자신은 실제로 하이브 공략에 들어간 경험은 없었지만, 실패해 온 수많은 작전이 남긴 기록은 봐 왔고, 시뮬레이션도 반복했다.
 그걸 보고 느낀 건, 죄다 너무 정공법으로 나아간 게 아닌가 싶은 거였다. BETA의 가장 큰 위협은 물량이다. 정석으로 나아가서야, 무기도 에너지도 마지막까지 버티지 못한다.
 BETA를 섬멸해, 안전을 확보하며 진공하고 싶다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아무리 쓰러뜨린다 해도 BETA의 둥지 안인 만큼 뒤에서 BETA는 얼마든지 튀어나온다. 그렇다면 필요한 녀석들만 확실하게 깨부수고 후다닥 안으로 나아가는 쪽이 좋지 않을까. 하이브 최심부의 반응로를 파괴하는 게 하이브 공략의 최종 목적인 거니까.
 유키는 RPG에서도 보스로 가기 전의 전투는 가급적 피해 소모를 줄이고, 액션이나 슈팅게임에서도 적을 섬멸하는 것보다는 후다닥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하는 타입이기에 더더욱 그렇게 느낀다. 스코어 어태커가 아닌, 타임 어태커인 거다.
“어이, 시로가네. 이런데서 쓸데없이 탄약 버리지 말고, 후딱 가자.”
『응? 아아, 그렇네. 그렇게 할까.』
 유키도 타케루도, 지금의 육체로 돌아와 처음 하는 전술기 조작이기에 신중하게, 확인하듯, 교과서대로의 조종으로 나아가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별문제는 없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
『그럼, 재끼고 가자고. 제대로 따라 오라고, 후쿠자와?』
“시로가네야 말로, 나한테 안 따라잡히게 하라고.”
 농담을 나누며, 둘은 진격속도를 올렸다. 타케루 쪽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 쓸데없이 BETA에게 탄약을 소모하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타케루가 전투로 길을 열고, 유키가 뒤에서 원호한다. 첫 엘리먼트였지만, 양쪽 다 수많은 전장을 빠져나왔던 거다. 어떡하면 좋은지는 바로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좋아, 간다고―――!!』
“으앗, 저게 말로만 듣던 ​기​동​인​가​…​…​확​실​히​.​”​
 타케루의 기동을 눈으로 보고 감탄했지만, 필요 이상으로 놀라거나 하진 않는다. 왜냐하면 유키도 곡예같은 동작을 좋아하니까.
“시뮬레이터기도 하고, 별 상관 없지.”
 뒤를 따라간다.

“잠깐……저, 저기, 저거 누가 조종하고 있니?! 두 기 다……대체 뭔 동작을 하는 거야?!”
 시뮬레이터를 보고 있던 마리모는, 둘의 기동을 눈으로 보고 경악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괜찮으니까, 조용히 잘 봐줘.”
 유코는 팔을 낀 채로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안으로 나아감에 따라 늘어나는 BETA 무리. 단기론 아무래도 힘들었겠지만, 2기가 제휴중인 상태기에 확확 안으로 나아간다. BETA가 적은 곳을 찾아내, 구멍을 만들면 돌파한다. BETA가 많이 있는 경우 잘 유인해서 공간을 만들어내, 도약, 착지, 분사를 구사해서 종횡무진으로 하이브 안을 뛰어다닌다.
 피가 끓는 것 처럼 느껴진다.
 과연 타케루. 이 남자와 팀을 짤 수 있다면 하이브 공략은 꿈이 아닌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앞서 나가고 있는 타케루도 그 기분은 비슷했다.
 이윽고 중층에 도달한다.
 2기 제휴 상태라곤 해도, 역시 베거나 쏘는 것도 이전 이상으로 생각해서 안 움직이면 까다로워지기 시작한다.
“젠장……이 근처까지 오면, 움직이기 힘든데.”
 전술기가 머릿속에 떠오른 대로 움직여주질 않는다. 기동제어가 따라오지 못하는 거다.
 하나하나의 동작을 입력하기 위해 열심히 양손을 움직일 필요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 쳐도 헛된 부분이 너무 많다.
 이전 세계에서도 느꼈던 거지만, 어떻게든 안 되는 걸까. 이래선 오락실의 체감형 게임 『바르자논』으로 쌓은 실력도 발휘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당할까 보냐!”
 육박하는 BETA를 장도로 베어넘긴다.
 타케루도 유키의 사각 부분을 챙겨 주고 있기에, 그 점에선 편하다.

“――에엣, 그 자세로 사격을?! 잠깐, 왜 그런 곳에서 분사도약……아, 벽을 박차고 자세 제어, 그대로……유코! 이 둘은 정말 누구야?!”
 이미 마리모는 냉정을 지킬 수 없었다. 중층에 들어간 뒤 둘이 보이는 움직임은, 전혀 믿을 수 없는 거였다.
“……누구, 인 걸까.”
“――――에?”
 유토 자신도 둘의 상상을 벗어난 실력에 놀라고 있다.
 볼크 데이터의 중층 근처까지 도착하면 훌륭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2기가 제휴중이라곤 해도 이미 중층에 들어가 계속 전진하고 있다. 유토와 마리모는 이상한 두 사람을 계속 바라본다.

“시로가네, 괜찮냐?!”
『조금 스친 것 뿐이야. 문제 없어.』
 앞서 나가는 만큼, 타케루의 기체 쪽이 받는 대미지가 컸다.
“젠장, 또 행차하셨나.”
 쉴 시간도 얼마 주지 않고, BETA의 반응이 다가오는 걸 느꼈다. 양도 그렇지만, 출현 타이밍이나 출현하는 장소도 꽤나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장비 쪽도 꽤 불안해진 상태여서, 본격적으로 위험해진 상황이다.
“정말, 사라지라니까!”
 돌격포의 탄환을 흩뿌려, BETA의 발을 묶지만, 차례차례 나타나는 상대에겐 효과가 없는 듯이 느껴진다.
 대미지는 쌓이고 움직임도 서서히 둔해져, 틈을 찔려서 왼팔을 빼앗겼다.
 그 순간 마지막 싸움이 뇌리에 솟아오른다.
“――젠장, 또 너희따위한테 당할 까 보냐!!”
 포효한다.
 시뮬레이터라는 것도 잊고, 무작정 싸움을 계속한다. 다시는 저런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 이런 이형의 녀석들에게 쓰러져 유린당하는 건 사절이다.

“괴, 굉장해…….”
“귀기 어린다는 건 이런 거구나.”
 모니터중인 둘도, 그리고 관제를 맡고 있는 피아티프도, 타케루와 유키의 싸움에 빨려들듯 홀려 있었다.

 분전도 BETA의 물량 앞에선 별 도움이 안 된다. 이윽고 탄약도 떨어져, BETA에게 휩싸여 대파당했다.
 유키가 쓰러진 뒤, 얼마 안 가 타케루의 기체도 대파되어 시뮬레이션은 끝났다.
『――수고했어. 둘 다 나오도록.』
 유코의 소리를 듣고, 시뮬레이터 기체에서 나오는 유키와 타케루. 결국, 하층까지 도착하기 한참 전에 대파당해 버렸다. 과연 이걸로 유코는 어떤 평가를 해 줄런지.
“둘 다, 자신할 만은 하네. 좋아, 후쿠자와도 시로가네도 대위로 해 줄게. 훈련병부터 시작하는 건 취소야.”
“오오, 레알입니까?!”
 2기가 제휴했다곤 해도, 볼크 데이터의 하층 근처까지 나아간 건 나름대로 평가해 준 모양이다. 루프하기 전의 단계인 대위로 해 줄 줄이야. 꽤나 굉장하다.
“레알? 잘 모르는 말이지만, 정말이야. 단, 솜씨는 믿었지만, 됨됨이를 믿은 건 아니야. 일단 내 직속이라는 형태로 행동은 지켜보도록 할 테니까……그리고 나도 조금 질문해도 괜찮을까?”
“어떤 건가요?”
“이거, 지금 둘의 조종 로그인데, 둘 다 도중에 잘 알 수 없는 조작을 하고 있는 것 같네. 그것도 둘 다 비슷한……예를 들어 여기라거나.”
 보여준 로그를 확인하고, 대답한다.
“아아, 이건……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다음 동작을 먼저 넣고 있어서.”
“이건, 전에 입력한 동작을 취소하려고 해서.”
 유키와 타케루는 거의 동시에 입을 열고, 서로의 얼굴을 마주봤다.
​“​시​로​가​네​…​…​너​도​?​”​
“오오, 역시 후쿠자와도 그렇게 생각했었나.”
“잠깐, 뭐야. 알 수 있게 이야기 해.”
 열받은 유코를 향해, 유키와 타케루는 설명을 시작했다. 그건 ‘선행입력’, ‘캔슬’, 거기다 ‘콤보’에 대한 개념이었다. 원래 평화로운 세계에서 게임에 숙달되었던 둘 입장에서, 실제 전술기로 비슷한 걸 할 수 없는 건 스트레스였다. 그렇긴 하지만, 그건 게임 세계니까 할 수 있는 거지 현실에서는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흐음……과연.”
“역시, 무리일까요.”
“아니, 이론적으론 문제 없어. OS를 개조하면 되는 거니까……아니, 그것만으론 안되겠네. 반응속도의 향상도 필요하고, 그렇게 되면 지금 CPU론 성능이……좋아, 시험삼아 해 볼게.”
“레알인가요?!”
“레알이라니, 아까 후쿠자와도 그 소리 했었지. 그래도 그렇네. 그런 아이디어가 나온다면, 기존의 전술기나 병기의 강화엔 도움이 될 것 같네.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게 되면, 지금의 위사들을 가르치는 역할도 ​필​요​해​지​고​…​…​너​희​의​ 역할은 전술기의 신개념 도입에 따른 전술강화·부대강화 라는 걸로 하자.”
“괜찮네요, 그거.”
 자신 홀로 강해져 봐야 별 도움이 안 되지만, 부대 전체가 큰 레벨업을 하게 되면 BETA에 저항하기에 유효한 수단이 될지도 모른다. BETA 각각에 대한 게 아니라, 하이브의 반응로를, 끝내는 오리지널 하이브를 괴멸시킬만한 강함을 향해 숙련도를 쌓아가는 거다.
 새로운 세계에서 얼마나 나아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이전 세계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건 유키에게 활력을 주었다.
“……코즈키 선생님. 저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훈련학교에 넣어주실 수 있습니까?”
 하지만 시로가네는 의외의 말을 꺼냈다.
“시로가네? 무슨 일이야?”
“아니, 후쿠자와가 하는 말은 지당하고, 나도 발언력을 얻고 싶어.”
“그러면.”
“하지만, 이전 세계와 같다면 지금 훈련학교에는 ‘녀석들’이 있어. 나는 이전 세계에서 ‘녀석들’에게 도움을 받아서 컸어. 그러니까 이번에는 내가 ‘녀석들’의 성장을 도와주고 싶어. 지금의 나라면 ‘녀석들’이 어떤 일로 고민하고, 어떤 벽에 부딪쳐 헤매이고 있는지를 알고 있어. 도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 그리고 후다닥 훈련교를 졸업시켜 임관시킬게. ‘녀석들’은 굉장히 우수한 녀석들이야. 위사가 되면 그것만으로도 대폭 전력이 올라가. 다행히 후쿠자와, 네가 있으니까. 기왕에는 서로 다른 일을 해서, 효율 좋게 강해지고 싶잖아. 목표하는 곳은 같은 거야. 괜찮잖아?”
 유키는 어쩐지 타케루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혹시 반대 입장이었다면 유키도 비슷한 걸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세계에는 이전과 같은 통료들은 없다. 아니,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알 수 없다.
“알겠어. 단, 시로가네가 이제와서 훈련교라는 것도 이상하니까, 그 부분은 적당히 이유를 붙이자.”
 이렇게 무사히 기지 안에서의 위치를 얻으며, B19F에도 출입할 수 있는 ID카드를 입수할 수 있었다.
 유키와 타케루 둘은, 각자에게 배당된 방으로 돌아가, 이윽고 기나긴 하루를 마치고 몸을 눕히기로 했다.

 한편, 유코와 마리모는 유코의 집무실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있었다.
“정말, 왜 얼굴 보여주지 않는 거야, 시뮬레이터만 보여주고.”
 마리모는 불만을 입에 담았지만, 그건 둘이 설 위치를 어떡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내일은 만나게 해줄 테니까. 그리고, 한 명은 마리모가 있는데 갈 거야.”
“하아?!”
“이름은 시로가네 타케루. 경위는 비밀이지만……뭐, ‘특별’하다는 건 확실하네.”
“잠깐, 그걸론 알 수 없잖아?!”
“너라면 스스로 파악할 수 있어. 그리고 마리모, 네 역할은 시로가네를 써서 1초라도 빨리 207 녀석들을 한 사람 몫으로 만드는 거야.”
“아아 정말, 알았어. 유코의 억지도 평소의 일이고…….”
 포기한 듯이 어깨를 늘어뜨리는 마리모.
“뭐야, 마리모한테도 좋은 이야기잖아. 시로가네는 젊은 남자야, 잘 해 보라고.”
“아……잠깐, 정말,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유쾌한 듯이 웃는 유코와, 지친 듯이 한숨을 내쉬는 마리모.
 이렇게 많은 생각을 안고, 이 세계의 역사는 첫날부터 바뀌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역자의 말:
 안녕하세요, 淸風입니다.
 좀 더 짧은 주기로 번역하고 싶긴 한데, 회사가 제일 바쁜 시기라……. 그래도 현재 나온 분량까진 주 1회 이상은 꼭 진행할 생각이니, 느긋히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그럼,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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