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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합리적 사고의 구사법

Harry Potter and the Methods of Rationality


원작 |

역자 | 송장의간장

긍정적 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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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경고하건데, 나의 천재성을 의심하는 행위는 위험스럽기 짝이 없는 것이며, 자칫 잘못하다간 네 인생이 비현실적으로 비틀어져버릴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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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학생들로 보이는 아이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대화를 나누거나, 음식을 먹거나 혹은 부모님이 열심히 주절거리는 동안 공허하게 허공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연유에선지 자리에 앉아 책을 읽거나 하는 아이들은 전무했기에, 그녀 또한 자리에 앉아 책을 꺼내 읽는 행위가 마냥 불편하게만 느껴졌다. 용기를 내어 대담하게도 자리에 앉아서는 ‘호그와트의 역사’를 세번째로 정독하기 시작했을때도, 그녀의 옆에 앉아 책을 꺼내는 이는 누구도 없었다.

숙제를 도와주거나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것 외에 그녀는 달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방법을 몰랐다. 딱히 그녀가 낯을 가리는 성격은 아닌 것 같았다. 오히려 자진해서 나서는 그런 대담한 성격이다. “세자리수를 나누는 방법을 정확히 모르겠어” 같은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떻게 대화를 주도한다는 말인가? 그리고 어떤 화제를 꺼내어 어떻게 대화를 이어갈까? 불행히도 그녀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다. 그 질문에 대한 정보가 있을거라는 생각은 어불성설이다. 그녀에게 사람들과 ‘어울린다’라는 것은 줄곧 어리석은 행동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사건에 연루된 것은 두 명인데 왜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그녀뿐인가? 왜 어른들은 항상 가만히 있지? 차라리 그녀는 이름 모르고 면식 조차 없는 여자아이가 그녀에게 다가와 “헤르미온느, 선생님이 나보고 네 친구가 되어주래.” 라고라도 말해주길 바랬다.

하지만 분명히 말하건데 학교 입학날에 가장 후미의 차량에서 비어있는 몇 안되는 객실에 홀로 앉아, 혹시라도 누가 무슨 이유에서든지 그녀에게 말을 걸고 싶을까봐 문을 열어둔 헤르미온느 그레인져는, 결코 슬프지도, 외롭지도, 우울하지도, 낙담하지도, 좌절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호그와트의 역사’를 세번째 주행하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뇌내의 한켠에서 이 세상의 전체적인 부조리함에 짜증을 느끼고는 있어도.

그때 열차문이 열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울렸고, 발소리와 기묘하게도 무언가가 미끄러지는 듯한 소리가 열차의 복도에서부터 들렸다. ‘호그와트의 역사’를 옆에 고이 모셔둔 헤르미온느는 누군가가 혹시라도 도움이 필요할까봐 문 밖으로 빼꼼 머리를 ​내​밀​어​보​았​고​─​목​도​리​를​ 얼굴에 두른, 유래없이 우스꽝스러운 복장의 1, 2학년쯤 되어보이는, 마법사의 망토를 두른 남자아이를 발견했다. 그의 옆에는 작은 트렁크가 바닥에 있었다. 그녀가 그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와중에서도 남자아이는 그녀와 조금 떨어져있는, 닫혀있는 객실의 문을 두드리고는, 목도리에 먹힌 웅웅거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실례합니다, 죄송하지만 한가지 질문을 할 수 있을까요?”

그녀는 객실에서부터의 대답은 들을 수 없었지만, 그 남자아이가 문을 열고, 그녀는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을 들은 것 같았다─잘못 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여기서 여섯가지의 ‘쿼크’에 대해 알거나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라는 여자아이가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 있나요?”

그 아이가 객실 문을 닫은 것을 보고,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뭔가 도와줄 거라도 있니?”

목도리가 그녀를 돌아보고는, 목소리가 울렸다. “여섯개의 쿼크가 뭔지 대답 못하거나 입학생인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라는 여자아이가 어디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 없는데.”

“업(Up), 다운(Down), ​스​트​레​인​지​(​S​t​r​a​n​g​e​)​,​ 참(Charm), ​트​루​쓰​(​T​r​u​t​h​)​,​ ​뷰​티​(​B​e​a​u​t​y​)​,​ 근데 왜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라는 입학생을 찾으려고 하는거니?”

거리가 거리인만큼 판별하기 어려웠으나, 목도리 내부에서 남자아이가 씨익 미소지었다고 헤르미온느는 생각했다. “아, 그럼 네가 ‘헤르미온느 그레인저’구나.” 목도리에 먹힌 앳된 목소리가 말했다. “호그와트에 향하는 열차에 있는.” 그녀의 객실을 향해 그가 서서히 다가오자, 그의 트렁크도 지면을 스르르 미끄러져왔다. “사실 내가 해야했을 일은 단지 너를 찾기만 하면 됐지만, 나는 너를 일당에 초대하거나 네게서부터 마법적인 물품을 얻어가거나 호그와트가 실은 고대의 신전의 폐허더미 위에 건설되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맞서야 할 것 같은 운명이 드네. 하나만 물어볼게. PC야 NPC야?”

그가 그녀를 지나치고, 객실을 살펴보고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 아직도 책이 놓여있는 그녀의 것과 마주보고 있는 비어있는 의자에 앉아도, 헤르미온느는 아무리 입을 열고 닫아보아도 지금 그녀가 들은…뭔지도 모를 질문에 대한 답을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그의 트렁크가 그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가더니, 원래 부피의 세배로 부풀어올라 굉장히 거북하게 그녀의 트렁크 옆에 안착했다.

“부디 자리에 앉아주길,” 그가 말했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문도 닫아주었으면 해. 걱정하지마, 날 먼저 물지 않는 한 물지 않으니까.” 그는 머리에 말려있는 목도리를 어느샌가 풀어가고 있었다.

그녀가 그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 만으로도 헤르미온느는 쓸데없이 거칠게 문을 쾅 하고 닫았다. 그녀가 돌아보자, 앳된 얼굴에 박힌 두 개의 초롱초롱하고 활기찬 녹색 눈동자와, 대조될정도로 께름찍한 이마의 붉은색 흉터가 바로 눈에 들어왔고, 그 흉터에 대해 무무언 생각날 듯 말 듯 했으나 그것을 알아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녀에게는 있었다. “내가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라고 말했던 적은 없는 걸로 아는데!”

“네가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라고 소개했다고 말한 적 없어. 나는 네가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라고 확신했으니까. 내가 어떻게 알았느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뭐든지 다 알고 있기 때문이지. 환영합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제 이름은 해리 제임스 ​포​터​-​에​반​스​-​베​레​스​,​ 약칭으로 해리 포터. 뭐 그렇다고 네가 신경 쓸 일도 아니지만─”

헤르미온느는 마침내 엉켜있던 실타래를 풀었다. 그의 이마의 흉터는, 번개의 모양으로 새겨져있었다. “맙소사, 해리 포터! ‘현대 마법의 역사’와 ‘어둠의 마법의 번영과 몰락’과 ‘20세기의 위대한 마법사 사건들’ 이라는 책에 네가 나와 있었어.” 책에 실린 인물을 만나본 경험은 그녀에게 있어 생전 처음이었고, 예상보다 더욱 괴이한 기분이었다.

그가 눈을 세번 정도 껌벅거렸다. “내가 책에 실려있다고? 아니 잠깐만, 당연히 책에 실려있지…내가 잠시 바보같았네.”

“이럴수가, 몰랐단 말야?”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만약 내가 너였다면 난 나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내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했을 거야.”

그가 메마른 목소리로 대꾸했다.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양, 나는 다이애건 앨리에 도달해 나의 유명세를 깨달은지 고작 72시간 밖에 안됐어. 그 중 이틀은 과학책들을 사느라 허비했고. 그리고 확실하게 해두겠는데, 나도 나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아낼 생각이 만만하다고.” 그리고 그는 주저하며 말했다. “그 책에 나에 대해서 뭐라고 쓰여있니?”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는 회상했다. 그 책들에 관해서 시험을 볼거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에 한번밖에 읽지 않았지만, 고작해야 한달 전쯤이니 책의 정보들은 아직 기억속에서 새록새록했다. “너는 ‘살인 저주’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사람이기에 ‘살아남은 아이’라고 불리고 있어. 7월 31일, 1980년에 제임스와 릴리 포터 사이에서 태어났지.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모르지만, 시리우스 블랙의 배신으로 인해 어째서 이름을 부르면 안되는지 알 수 없는 어둠의 마왕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될 그 사람’이 네 부모님의 거주지를 발견했고 공격했어. 너는 네 집의 폐허 속에서 ‘그 사람’이 소멸하고 남은 재 근처에 흉터가 새겨진채로 살아남은채 발견되었어. 위즌가모트의 수장 알버스 퍼시벌 울프릭 브라이언 덤블도어가 갓난아기인 너를 어딘가로 보냈고, 그 정확한 위치는 아무도 몰랐지. ‘어둠의 마법의 번영과 몰락’은 너는 네 어머니의 사랑에 의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거고, 네 흉터에는 어둠의 마왕의 힘이 잠재되어 있으며 켄타우로스들이 너를 두려워한다고 주장하지만, ‘20세기의 위대한 마법사 사건들’은 그런 정보들은 전혀 수록되어 있지 않고 ‘현대 마법의 역사’는 너에 관한 수많은 엉터리 가설들이 산재해 있으니 결코 속지 말라고 했어.”

그는 입을 쩍 벌리고는 다물 생각을 안했다. “너 혹시 ‘호그와트 급행열차에서 해리 포터를 ​기​다​리​거​라​’​라​거​나​,​ 그런 비슷한 말을 들었니?”

“아니,”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나에 대해서는 누가 말해준거야?”

“맥고나걸 교수님께서 말해주셨는데, 왜 그러셨는지 알 것 같아. 헤르미온느, 너 혹시 ‘직관상적 기억력’을 보유하고 있니?”

헤르미온느는 고개를 저었다. “한번 보고 완벽하게 외울수는 없어. 그랬다면 더할나위 없었겠지만, 난 교과서를 5번이나 정독하고서야 모조리 외울 수 있었는걸.”

“호오,” 이상하게도 메마른 목소리로 그가 감탄했다. “실례가 아니라면 시험해봐도 될까─아니 네 말을 믿지 못한다는게 아니라 ‘믿지만, 그래도 확인하라’라는 말도 있잖아?”

헤르미온느가 다소 거만해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바로 시험이었다. “물론이야.”

그 말이 나오자마자 그는 주머니에다가 손을 넣고는 “‘아르세니우스 지거의 ‘마법과 마법의 약’”이라고 중얼거렸다. 그가 다시 주머니에서 손을 빼자, 그가 중얼거린 책이 들려있었다.

그것을 바라본 순간 헤르미온느는 이 세상 무엇보다 저 주머니를 가지고 싶다는,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강렬한 욕구를 느꼈다.

그는 책을 펼치고는 중반부 즈음까지 페이지를 넘기더니, 책을 내려다보았다. “‘날카로움’에 대한 기름을 짜내기 위해서는─”

“여기서도 글자가 읽히거든! 가릴거면 제대로 가려!”

그는 책을 그에게로 기울여 더 이상 그녀가 볼 수 없게끔 한 뒤, 다시 몇 장을 넘겼다. “거미에 대한 마법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애크로맨투라의 실’ 다음에 넣어야 할 재료가 뭐지?”

“실을 넣은 뒤, 마법약이 구름 한점 없는 여명의 빛깔을 띄울때까지 기다려야 해, 정확히는 지평선에서 8도 정도와 동이 트기 8분 전의 하늘빛. 역시계 방향으로 8번 돌리고 시계 방향으로 한번 돌린 다음, 유니콘의 코딱지를 8 드램 넣어주면 돼.”

날카로운 기세로 책을 닫은 그가 주머니에 책을 도로 넣자, 주머니가 작은 트림 소리와 함께 책을 집어 삼켰다.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좋아. 그레인저 양, 내가 제안 하나를 해보도록 하지.”

“제안?” 헤르미온느가 의심스러운 듯 말했다. 여자아이는 그런 걸 들어서는 안된다고 배웠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헤르미온느는 눈 앞의 남자아이에 대한 또 하나─뭐, 수많은 것들 중 하나─의 괴이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책에 실린 사람들은 말하는 것도 책처럼 말하는 것 같다. 상당히 놀라운 발견이었다.

남자아이는 다시 주머니 속으로 손을 넣고는 “음료수 캔”이라고 중얼거리더니, 이내 밝은 녹색의 원통형 용기를 꺼내고 그녀에게 그것을 내밀었다. “마실래?”

헤르미온느는 공손하게 음료수를 받았다. 사실 갈증을 느끼고 있기도 했다. “정말 고마워.” 캔을 따면서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혹시 그게 네 ‘제의’였던 거니?”

그가 콜록거렸다. “아니,” 그가 말했다. 헤르미온느가 음료수를 마시는 순간, 그가 입을 열었다. “내가 세계정복 하는 것을 도와주었으면 해.”

음료수를 마신 헤르미온느가 캔을 입에서 때며 말했다. “사양할게, 나는 악당이 아니니까.”

예상치 못한 전개이며, 예상치 못한 대답이라는 듯 그가 그녀를 눈을 크게 뜨며 응시했다. “뭐, 단어적인 의미가 아니라 수사적이었어,” 그가 말했다. “베이컨 학파의 프로제트처럼, 단지 정치적인 권력이 아니야. ‘가능한 모든 것에 대한 영향과 결과’ 같은거. 주문에 대한 과학적인 실험과, 그 안에 내제된 법칙들을 찾아내어 마법을 과학의 영토 내로 끌어들이고, 머글들과 마법의 세계를 융합시켜, 이 세계의 생활수준을 몇단계는 높여, 인류 문명을 몇세기 정도 진보시키고는, 불사에 대한 비밀을 발견해, 태양계를 식민지화 시키고, 은하계를 탐험해, 그리고 가장 중요한, 도대체 지금 이 상황이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 알아내는거야, 이건 정말 까놓고 말해서 불가능하고도 불가능하니까.”

그 말에는 조금 흥미가 돌았다. “그리고?”

믿지 못하겠다는 듯한 눈초리로 그가 그녀를 주시했다. “그리고, 라고? 도대체 또 뭐가 필요한데?”

“그리고, 나에게서 원하는 게 뭐니?”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물론 내 연구를 도와달라는 거지. 너의 백과사전 같은 기억력과 나의 지능, 그리고 우리의 합리적 사고를 합치면, 베이컨 학파의 프로젝트를 끝마치는 건 단지 시간 문제야, 이 경우에 ‘시간 문제’라는 건 최소한 35년 이상이지만.”

헤르미온느는 점차 그에 대한 짜증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네가 지능적인 일을 한 것을 본적이 없는데. 차라리 네가 내 연구를 도우는 게 나을 것 같아.”

객실에 싸늘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러니까, 너는 내가 나의 지능을 입증해주었으면 하는 거구나.” 기나긴 침묵 끝에 마침내 그가 말했다.

헤르미온느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리 경고하건데, 나의 천재성을 의심하는 행위는 위험스럽기 짝이 없는 것이며, 자칫 잘못하다간 네 인생이 비현실적으로 비틀어져버릴 수도 있어.”

“감탄할 만한 일은 아직 멀었니,”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녀는 다시 음료수 캔을 잡고는 입가로 가져가고 있었다.

“글쎄, 아마 이 정도면 감탄할지도 모르겠네,” 그가 말했다. 그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는 그녀를 열정적일 정도로 강하게 바라보았다. “사실 이미 몇가지 연구를 해보았는데, 그 결과 내가 마법을 행하기 위해서는 지팡이고 뭐고 필요없고, 단지 손가락을 튕기기만 하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

그 말은 헤르미온느가 액체를 삼키기 직전에서야 뛰쳐나왔고, 그 결과 그녀는 목구멍을 부여잡고 목이 메인 나머지 콜록거려, 밝은 녹색의 액체를 마구 분출시켰다.

바로, 단 한번도 입지 않은 그녀의 새 망토에. 그것도 입학식 날.

헤르미온느는 전심전력으로 비명을 질렀다. 굉장히 고주파인 나머지 객실에서는 마치 공습 경보가 울리는 것처럼 시끄러웠다. “꺄아악!! 내 망토!”

“당황하지마!” 그가 말했다. “내가 고쳐줄게. 이거 봐!” 손을 올린 그가 손가락을 튕겼다.

“도대체 무─” 그리고 그녀는 그녀의 복장을 제대로 살펴보았다.

녹색의 액체는 아직도 묻어있었지만, 그녀가 계속해서 지켜보는 순간 조차 서서히 사라져가며 희미해지고, 마침내 언제 젖었냐는 마냥 말끔하게 깨끗해졌다.

헤르미온느는 다소 거만하고, 의기양양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남자아이를 멍하게 바라보았다.

지팡이 조차 없이 무언주문을 행하다니! 그 어린나이에? 그것도 교과서를 겨우 3일 전에 받아놓고?

그리고 그녀는 그녀가 책에서 무엇을 읽었는지 깨닫고, 헛바람을 들이키며 그에게서 몇발자국 물러났다. 어둠의 마왕의 힘이 그의 흉터에 내제되어있어!

재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녀가 말했다. “나, 나, 나 화장실에 잠깐 다녀올게, 여기서 기다리고 있─” 당장 어른을 발견해 그에 대한 것을 알려줘야─

그의 미소가 옅어졌다. “헤르미온느, 단지 사소한 속임수일 뿐이야. 미안해, 겁주려는 생각은 없었어.”

문의 손잡이를 반쯤 돌리고 있던 그녀가 동작을 정지했다. “속임수?”

“응,” 그가 말했다. “너는 나보고 나의 지능을 입증하라고 했지. 그에 대응해 나는 공교롭게도 불가능한 일을 실현해보였어, 뭐 자랑하는 데에는 이것만큼 안성맞춤인 것도 없지. 사실 나는 단지 손가락을 튕기는 것만으로 마법을 하지는 못해.” 그리고 그는 다시 손가락을 튕겨 시범을 보였다. “응,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

헤르미온느는 생전 처음으로 ‘혼란’이라는 감정을 느꼈다.

그녀의 얼굴에 나타난 감정을 읽은 그는 다시 미소지었다. “내가 미리 경고했었지, 나의 천재성을 의심하는 행위는 자칫 잘못하다간 네 인생을 비현실적으로 바꾸어놓을 수도 있다고. 다음에 내가 뭔가 경고를 할때는 제발 내 말을 들어주었으면 해.”

“하지만, 하지만,” 헤르미온느가 망설였다. “그럼 도대체 무엇을?”

헤르미온느는 그가 그녀의 또래에서 지금껏 보지 못한, 무게있고 신중한 눈빛을 짓는 것을 보았다. “너는 네가 나의 도움이 존재하든 존재 않든, 네 자신의 의지로 진정한 과학자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니? 만약 그렇다면 네가 이 신비한 현상에 대해 어떠한 방식으로 조사할 것인지 한번 살펴보도록 할게.”

“아….” 헤르미온느는 순간 생각을 비워버렸다. 시험을 치는 것은 좋아했지만 이런 형식의 시험은 난생 처음이었다. 다급하게 그녀는 과학자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지식의 바다를 헤집었다. 기억회수의 몇단계를 뛰어넘어, 정보를 모으고, 과학 전람회의 프로젝트에 대한 지시사항을 순식간에 회수한 헤르미온느는 그것을 검토했다:

1 단계: 가설을 구축하라.

2 단계: 가설을 시험하기 위해 실험하라.

3 단계: 결과의 신빙성을 측정하라.

4 단계: 판지에다가 연구내용을 적어 전시하라.

1 단계는 가설을 구축하라, 다. 그 말은, 지금 일어난 상황에 대한 그럴싸한 해명을 구축하라는 것이다. “좋아. 내 가설은, 네가 내 망토에 주문을 걸어 액체가 쏟아져도 순식간에 사라지게 했다는 거야.”

“좋아,” 그가 말했다. “그게 네 답이니?”

충격과 경악은 서서히 가시고 있었고, 헤르미온느는 다시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잠깐, 별로 좋은 가설이 아니었어. 네가 지팡이를 잡는 것을 본 적이 없을 뿐더러 주문을 외운 적도 없는데 어떻게 마법을 걸 수가 있었겠어?”

그는 무표정을 고수한채 그녀의 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망토가 만들어질 때 이미 ‘항상 청결을 유지하는 마법’이 걸려있었다면? 그건 정말 유용한 마법일거야. 너는 예전에 망토에 무언가를 흘렸다가 우연히 이 사실을 알게 된 거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가 물었다. “그게 네 답이니?”

“아니, 아직 2 단계는 시작조차 하지 않았어, ‘가설을 시험하기 위해 실험하라’ 말이야.”

다시 입을 꾹 닫은 그는 희미한 미소를 띄우기 시작했다.

헤르미온느는 그녀가 창가에 있는 컵홀더에 넣은 음료수 캔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확인했을 때, 캔은 1/3 정도 차있었다.

“음,”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내가 원하는 실험은 내 망토에 이걸 쏟아붓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하는 거고, 내 추측은 묻은 얼룩이 사라질 거라는 거야. 하지만 만약 사라지지 않는다면 내 망토는 엉망이 되는 거고, 나도 그것을 원치 않는데….”

“내거에다가 해도 상관없어,” 그가 말했다. “내거에다가 하면 네것이 얼룩질지 고민 안해도 되잖아.”

“하지만─”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 사고방식은 무언가 잘못되어 있었지만 정확히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딱히 집기가 힘들었다.

“트렁크에 예비 망토도 있어.” 그가 말했다.

“하지만 갈아입을 장소가 없잖아,” 헤르미온느가 반박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생각해본 그녀는 덧붙였다. “뭐, 내가 객실에서 잠시 나가있으면 되지만─”

“트렁크에 갈아입을 장소도 있어.”

그의 트렁크를 바라본 헤르미온느는, 그 트렁크가 그녀의 것보다 훨씬 특별한 품종이라고 확신했다.

“알았어,”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네가 정 그리 말한다면.” 그녀는 다소 조심스럽게 소량의 녹색 액체를 그의 망토 구석에 부었다. 얼룩을 정밀하게 관찰하며, 정확히 언제 예의 그 얼룩이 사라졌는지 기억해내기 위해 고심하던 순간….

얼룩이 사라졌다!

헤르미온느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적어도 어둠의 마왕의 힘에 대한 사항을 다루고 있는 건 아니었으니 말이다.

3 단계는 결과를 측정하는 것이지만, 이 경우에는 단지 얼룩이 사라진 것을 관찰하기만 하면 되었다. 그리고 판지에 연구내용을 작성하는 4 단계는 넘겨도 별로 상관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답은, 망토가 만들어졌을때 ‘청결 마법’도 함께 걸렸다는 거야.”

“틀렸어.”

헤르미온느는 일말의 실망감을 느꼈다. 눈앞의 남자아이는 선생님이 아니니 이런 감정이 들지 않기를 무던히도 바랬지만, 이것도 일종의 시험이었고 문제를 틀렸다는 사실이 그녀에게는 복부에 발길질을 당한 것 같은 느낌과도 같았다.

(이러한 사실도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의 모든 종류의 시험에 대한 사랑을 막지도, 영향을 끼치지도 못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부분이다.)

“비극적인 점은,” 그가 말했다. “네가 책에 나온 모든 지시를 그대로 따랐을 것이라는 점이야. 너는 망토에 주문이 걸렸는지 아닌지 확실하게 구별할 수 이쓴 추측을 자아냈고, 실험을 해, 망토가 마법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귀무가설’을 제외시켰어. 하지만 네가 정말, 정말 최고 중 최고의 책들을 읽지 않은 한, 어떤 책을 읽어도 과학을 제대로 사용할 수는 없어. 내 말은, 답을 얻을 정도로 완벽한 사용법은 익히기 힘들다는 거지, 아빠가 푸념하는 것처럼 단지 다른 책을 산다는 방식으로 해결하는게 아니라. 따라서 네 답변이 어디서 틀어졌는지─물론 답을 말하지는 않고─설명하도록 노력해보고, 네게 다시 기회를 주도록 할게.”

헤르미온느는 그녀와 같은 11살인 주제에 그의 ‘권위적이고 오만한, 내가 최강이다’라는 듯한 말투에 증오심마저 느꼈지만, 그녀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아내는 것에 비하면 부차적인 문제였다. “알았어.”

그의 표정이 더욱 진지하고 강렬하게 변했다. “이 게임은 2-4-6 과제라는 저명한 실험을 토대로 만들어졌는데, 정확히는 이래. 나에게는 모종의 법칙─그러니까 나는 알지만, 너는 모르는─이 있는데, 몇가지 ‘세 개의 숫자 묶음’에는 이 법칙이 적용하지만 나머지는 아니야. 2-4-6가 이 법칙이 통용되는 한가지의 ‘숫자 묶음’이지. 아니지, 아예…내가 이 법칙을 종이에 적어서 접도록 할게, 그래야지 이 법칙이 중간에 내멋대로 바뀌지 않은, 고정적인 법칙이라는 것을 증명할 테니까. 제발 종이를 보지 말아줘, 내 경험으로 판단하건데 너는 거꾸로도 읽는 게 가능할 것 같으니까.”

그가 ‘종이’와 ‘샤프’라고 주머니에게 중얼거리자, 그녀는 그가 법칙을 적는 동안 눈을 꼭 감았다.

“여기있어,” 단단히 접힌 종이를 그녀에게 건내주며 그가 말했다. “이걸 주머니에 넣어.” 그녀는 ​그​리​했​다​. ​

“자, 이 게임이 어떤 원리로 돌아가냐면,” 그가 말했다. “네가 나에게 ‘세 개의 숫자 묶음’을 말하고 그 묶음에 법칙이 통용된다면 나는 ‘응’이라고 말하고, 통용되지 않는다면 ‘아니’라고 말하는 거야. 나는 ‘자연’ 그 자체이고, 그 법칙은 내 법률 중 하나이니 나를 취조하는 거지. 넌 이미 2-4-6의 묶음에 대한 대답이 ‘응’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 네가 원하는 만큼의 실험을 하고, 충분한 정보─네가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세 숫자 묶음’을 말해도 상관없어─를 얻었다고 생각된다면, 그 법칙을 추측해보고, 종이를 펼쳐 네 대답이 옳았는지 아닌지 확인하는 거야. 이해하겠어?”

“물론이지.”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시작.”

(역주─독자분들도 같이 해보도록 하세요.)

“4-6-8”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응,” 그가 말했다.

​“​1​0​-​1​2​-​1​4​”​,​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응,” 그가 말했다.

헤르미온느는 생각을 조금 더 폭넓은 방향으로 수정하기로 했다. 벌써부터 가능한 모든 시험을 해본 것 같았지만, 실제로 답이 그렇게 쉬울리는 없지 않은가?

“1-3-5”

“응.”

“-3, -1, 1”

“응.”

헤르미온느는 달리 무엇을 말해야할지 생각나지 않았다. “법칙은 ‘숫자는 순서대로 2씩 상승해야 한다는 것’이야.”

“흐음, 만약에 내가,” 그가 말했다. “이 시험은 보기보다 어렵고, 성인들조차 답을 맞춘 사람은 전체 중 20%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하면 어떻게 할래?”

헤르미온느가 인상을 썼다. 무엇을 놓쳤는가? 그 순간, 그녀는 아직도 행해야 할 시험이 남아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2-5-8!” 그녀가 의기양양하게 외쳤다.

“응.”

​“​1​0​-​2​0​-​3​0​!​”​

“응.”

“정확한 답은 ‘숫자마다 같은 양이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야. 딱히 2가 아닌, 10씩 올라가도 상관 없어.”

“좋아,” 그가 말했다. “종이를 꺼내 그 답이 맞았는지 확인해봐.”

헤르미온느는 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내고 종이를 펼쳤다.

‘‘최소’부터 ‘최대’까지 오름차순으로 나열된 ‘실수’ 세 개.’

헤르미온느가 얼빠진 채 입을 떡 벌렸다. 이건 정말이지 어처구니 없게도 불공평하고, 이 남자아이는 썩어빠진 사기꾼이라고 외치는 듯한 희미한 감정마저 느껴졌지만, 생각해보니 딱히 그가 그녀가 나열했던 숫자에 대해서 이 법칙에 의거해 거짓말을 한 적은 없었다.

“네가 지금 발견한 것이 바로 ‘긍정적 편향’이라고 하는 거야,” 그가 말했다. “너는 이미 마음속으로 한가지의 ‘법칙’을 생각하고 있었고, 그 법칙에 통용되는 ‘세 개의 숫자 묶음’만을 무의식적으로 생각해내고 있었지. 하지만 너는 그 법칙에 위배되는 ‘세 개의 숫자 묶음’을 생각해내고, 그것을 실험해볼 생각 따위는 하지도 않았어. 사실 너는 ‘아니’라는 대답은 한번도 듣지 않았기에, ‘아무 세 개의 숫자’라는 답변 또한 쉽사리 ‘법칙’이 될 수 있었지. 사람들이 실험을 구성해나갈때 자신의 가설을 부숴버릴 가능성이 있는 실험 대신, 가설의 정당성을 증명할 수 있을 만한 실험만을 구성하는 사람의 심리와 비슷해─완전히 같은 예는 아니지만 대충 비슷한 경우야. 우리는 사물의 긍정적인 면만이 아닌, 부정적인 면과 그 심연 같은 어둠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을 배워야 해. 이 실험이 행해졌을 때, 고작 20%의 성인들만이 정답을 냈지. 다른 사람들은 환상적일 정도로 복잡한 가설을 구축하고 그 어처구니 없는 답에 근거없는 자신감을 보였었어. 수많은 실험 끝에 항상 그들이 ‘예상’했던 대로의 답이 나왔으니까.”

“자,” 그가 말했다. “본래의 질문에 다시 한번 도전해보겠어?”

그의 눈은 마치 이것이 진짜 시험이라고 말하는 듯 강하게 빛나고 있었다.

필사적으로 집중하기 위해 헤르미온느는 눈을 감았다. 망토 속의 육신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시험에서 제대로 된 생각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은 오묘한 기분도 모자라, 아예 시험에서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처음인 것 같았다.

또다른 실험은 무엇이 있을까? ‘초콜릿 개구리’가 있으니 그걸 망토에 문질러보고 얼룩이 사라지는지 관찰해봐? 하지만 그것도 그가 요구하고 있는 ‘부정적인 사고’에 부합되지는 않는 것 같았다. 마치 그녀는 아직도 초콜릿 개구리의 얼룩이 사라져 ‘아니’라는 답 대신 ‘응’이라는 답을 원하는 것 같은.

그러니까…그녀의 가설은…‘어떤 상황에서라면 얼룩이…사라지지 않을까?’라는 것이다.

“실험해볼 게 있어,”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음료수를 바닥에 부어 사라지나 사라지지 않나 볼 거야. 혹시 네 주머니에 화장지라던가 있니, 사라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냅킨은 있는데,” 변함없이 무표정을 고수하고 있는 그가 말했다.

헤르미온느는 음료수 캔을 잡고, 소량의 액체를 바닥에다가 부었다.

몇 초 후에, 얼룩은 사라졌다.

“유레카,” 헤르미온느가 중얼거렸다. 충동적인 행동이라 도저히 막을 방도가 없었다. 사실 아예 크게 외치고 싶었지만, 그녀는 그정도로 야만적이지 못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깨달음’이 들이닥쳐오는 것을 느끼며 헤르미온느는 환희했다. “맞아! 나에게 캔을 준 것은 바로 너였어! 마법이 걸린 건 망토가 아니라, 음료수 그 자체였구나!”

자리에서 일어서 장엄하게 그녀를 향해 고개를 숙이는 그의 입가에는 환한 미소가 지어져있었다. “자…그럼, 네 연구를 도와주는 것을 허락해줄래,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아, 난….” 강렬한 희열의 파도가 아직도 몰아치고 있는 것을 느끼는 그녀였지만, 그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는 몰랐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는 작고, 소심하고, 희미하고, 머뭇거리는 노크에 의해 깨졌다.

창문을 보고 돌아선 그가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목도리를 두르지 않고 있으니, 대신 누군지 알아봐줄래?”

그제사야 헤르미온느는 어째서 그─아니, ‘살아남은 아이’이자 ‘해리 포터’─가 애초에 목도리를 얼굴에 두르고 있었는지 깨닫게 되었고, 왜 이제사야 깨달을 수 있었는지 조금 바보같아졌다. 사실 조금 이상했다, 그녀는 해리 포터라는 소년이 세상을 향해 자랑스럽게 유명세를 떨치고 자신을 과시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으니까; 그것을 생각한 순간 그가 보기보다 부끄러움을 타는 성격일 수도 있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헤르미온느가 문을 열자, 노크의 소심한 소리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몸을 떨고 있는 작은 남자아이가 그녀를 반겼다.

“미안해,” 작은 목소리로 그 소년이 말했다. “난 ‘네빌 롱바텀’이야. 내 애완용 두꺼비를 ​잃​어​버​렸​는​데​…​아​무​리​ 열차를 뒤져봐도 못 찾겠어…혹시 본 적 있니?”

“아니,” 도움을 주고픈 강렬한 욕구가 솟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다른 객실도 살펴봤니?”

“응,” 그가 중얼거렸다.

“그럼 다른 차량들도 살펴봐야겠네,” 헤르미온느가 활발하게 말했다. “내가 도와줄게. 아 참, 내 이름은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야.”

떨고 있던 그의 얼굴이 너무 감사한 나머지 기절할 것 같다는 얼굴로 변했다.

“잠깐만,” 객실에 있는 또다른 소년, 해리 포터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건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아.”

네빌이 마치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이 울상이 되자, 헤르미온느가 격분한 얼굴로 그를 돌아보았다. 만약 해리 포터가 단지 귀찮다는 이유로 도움을 원하는 작은 아이의 요청을 거절하는 사람이라면… “뭐? 어째서?”

“뭐,” 해리 포터가 말했다. “이 열차를 전부 수색하는건 분명 시간을 많이 잡아먹을 거고, 두꺼비를 그냥 지나쳐버릴 확률도 적지 않아, 그리고 열차가 호그와트에 도착할 때까지 발견해내지 못한다면, 아마 얘는 큰 곤경에 처하게 되겠지. 그러니까 훨씬 타당한 방법은, 반장들이 있는 열차의 첫번째 차량으로 가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거야. 네가 어디있는지 몰랐을 때 내가 쓴 방법이었지, 헤르미온느, 뭐 그다지 도움은 받지 못했지만. 하지만 반장들은 그 두꺼비를 찾기 위해 도움이 될 만한 마법들을 알고 있을 확률이 커. 우리는 고작 일학년이잖아.”

그 말은…확실히 일리가 있었다.

“반장들의 차량으로 혼자서 갈 수 있겠어?” 해리 포터가 말했다. “난 개인적으로 얼굴을 그다지 보이고 싶지 않은 이유가 있거든.”

갑작스럽게 네빌은 헛바람을 들이키며 헉 하고 뒷걸음질 쳤다. “그 목소리! 이제야 기억났어! 너 나에게 사탕을 준 ‘혼돈의 제왕’중 한명이구나!”

뭐라고? 뭐라고 뭐라고 뭐라고?

창가에서 극적으로 일어서며 해리 포터가 고개를 돌렸다. “그 무슨 망발을!” 그의 목소리는 분개로 가득했다. “너는 내가 아이에게 사탕을 줄 정도의 극악무도한 악당으로 보이는 거야?”

네빌의 눈동자가 커졌다. “네가 ‘해리 포터’라고? 해리 포터? 네가?”

“아니, 그냥 해리 포터야, 이 열차에 세 명이나 타고 있지─”

작게 비명을 내지르며 네빌은 문 밖으로 달려갔다. 정신없는 발자국 소리가 잠시 들리더니, 이내 열차문이 쾅 닫히는 날카로운 소음이 울려퍼졌다.

헤르미온느는 신경질적으로 자리에 앉았다. 문을 닫은 해리 포터 또한 그녀의 옆에 자리를 찾았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설명해줄 수 있니?” 힘없는 목소리로 헤르미온느가 물었다. 해리 포터와 같이 어울리면 언제나 이렇게 혼란스러운지 그녀는 잠시 의문스러워했다.

“뭐, 그러니까, 나와 프레드, 그리고 조지는 역 내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불쌍한 작은 남자아이를 발견했어─그 아이 옆에 있던 여성은 잠시 어디론가 갔었고, 혼자 있는데 굉장히 두려운 듯 떨고 있었지, 마치 당장이라도 ‘죽음을 먹는 자’들이 그를 습격할 것처럼. 때로는 무언가에 대한 ‘공포’가 그 ‘무언가’보다 훨씬 두렵다는 말도 있기에, 이 불쌍한 녀석이 자신의 악몽이 실제로 현현하는 것을 보고 그것이 의외로 생각한 것보다 두렵지 않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해 나와─”

헤르미온느는 자리에 앉아 입을 떠억 벌린채 마냥 듣고만 있었다.

“─프레드와 조지는 우리 얼굴을 가리고 있는 목도리를 어둡고 흐릿하게 변화시켜줄 마법을 생각해냈지, 마치 우리가 무슨 마술사왕처럼 보이게끔─”

그녀는 이 대화가 흘러가는 방향이 어쩐지 굉장히 불길하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내가 직접 산 사탕을 모조리 그 아이에게 주었을 때, 우리는 ‘자, 이제 놈에게 돈을 쥐어주자! 하하하! 자, 여기 크넛이다! 그리고 시클도!’라고 외치며 그 아이 주위를 춤추며 맴돌고, 악당같은 웃음소리를 마구 흘렸지. 주변 관중들이 처음에는 우리들을 멈추려고 시도해보려고 했었던 것 같지만, ‘방관자 효과’가 그들이 적어도 우리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깨닫기 까지 관중들을 잡아두었고, 마침내 우리의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했을때는 너무나도 혼란스러운 나머지 아무도 나서지 않았던 것 같아. 마침내 녀석은 작은 목소리로 ‘저리 가버려’라고 중얼거렸고, 우리들은 모두 ‘빛’에 살이 녹아내리는 것 같다며, 비명을 지르며 헐레벌떡 도망갔지. 걔가 앞으로는 괴롭힘 당하는 것을 무서워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아, 참고로 이건 ‘둔감화 치료법’이라는 거야.”

그래, 그녀는 이 대화가 흘러가는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하지는 못했다.

그가 의도했던 것이 무엇인지 마음속으로는 이해해도, 불꽃처럼 뜨겁게 타오르는 분개가 헤르미온느의 모든 부분을 장악했다. “너무 지독했어! 불쌍하게도! 네가 한 짓은 정말 더러운 짓이야!”

“아니, 네가 써야할 단어는 ‘재미있는’이고, 너는 지금 잘못된 질문을 던지고 있어. 정확한 질문은, 그에게 이것이 좋은 영향인가 악영향인가야. 네가 이 질문에 대해 반박을 생각해낼수 있다면 흔쾌하게 들어보겠지만, 이 질문에 대해 수긍하기 전까지는 어떠한 비판도 허용치 않겠어. 내가 한 짓이 끔찍하고 더럽고 녀석을 괴롭혔다는 것은 인정해, 겁에 질린 작은 남자아이가 연루되어 있으니까, 하지만 그게 중점적인 주제는 아니잖아? 참고로 그게 바로 ‘결과주의’라는 건데, 행위의 선악은 그 행위가 나쁘게, 혹은 더럽게, 혹은 어떤 식으로 보여도─결국에는 결과에 의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거야.”

헤르미온느는 무언가 날카로운 일침을 가하기 위해 입을 열었지만, 불행하게도 입을 열기 전에 무엇을 말할지 생각부터 하는 것을 새까맣게 잊어버린 듯 했다. 그녀가 머리에서 쥐어짜낸 질문은 “그 아이가 악몽을 꾸면 어떡해?” 였다.

“솔직히 말해서, 그 아이가 악몽을 꾸기 위해 우리들의 도움이 필요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고, 만약 이 건에 대해서 악몽을 꾼다면 ‘끔찍한 괴물들이 초콜릿을 건내주는’ 악몽일거야, 바로 내가 의도한 대로.”

올바른 방도로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노력할때마다 헤르미온느는 두뇌가 오작동을 일으키며 혼란스러워 지는 것을 느꼈다. “네 인생은 항상 이토록 이상한거니?” 마침내 그녀가 말했다.

해리 포터의 얼굴은 자부심으로 빛나고 있었다. “내가 그렇게 만드는 거지. 너는 지금 수많은 노력과 피와 땀의 루루베 끝에 만들어진 결과물을 보고 있는 거야.”

“그래서….” 말을 어색하게 흐리며,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래서,” 해리 포터가 말했다. “넌 정확히 얼만큼이나 과학에 대해서 알고 있니? 나는 미적분을 풀 수 있고 ‘베이스의 확률론’과 ‘결정이론’에 대해서 조금 알고 있고, 인지과학에 대해서는 아주 많이 알고 있지, 또한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뭐, 볼륨 1 정도는)와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판단: 추단법과 편향’과 ‘의식과 행동의 언어’, ‘설득의 심리학’, ‘불확실한 세상 속의 합리적 선택’, ‘괴델, 에셔, 바흐’, ‘진보를 향한 발걸음’, 그리고─”

연이은 시험과제와 그에 맞서는 그녀의 시험은 소심한 노크가 문에서 울려퍼질때까지 몇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들어와,” 거의 동시에 해리 포터와 그녀가 말하자, 네빌 롱바텀이 문 뒤에서 나타났다.

네빌은 정말로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첫 차량으로 가서 바, 반장을 찾았는데 나, 나보고 고작 두꺼비를 잃어버린 거 가지고 반장을 귀찮게 하지 말래.”

‘살아남은 아이’의 얼굴이 변화하며, 입술이 완만한 곡선을 이루었다. 그가 말하자, 차갑기 그지없고 음울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배지의 색은? ‘녹색과 은색’?”

“아─아니, ‘적색과 금색’이었어.”

“적색과 금색!” 헤르미온느가 경악하며 외쳤다. “하지만 그건  ​‘​그​리​핀​도​르​’​의​ 색이라고!”

그 말에 반응하듯 해리 포터가 뱀처럼 소름끼치는 울음소리를 내자, 그것이 너무나도 차갑고 두려운 나머지 헤르미온느와 네빌이 움찔거렸다. “내 생각에,” 해리 포터가 침을 뱉듯이 말했다. “그리핀도르의 반장은 입학생들의 두꺼비를 찾는 것 정도는 결코 영웅적인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네. 가자 네빌, 이번엔 내가 같이 가줄게, ‘살아남은 아이’에게는 얼마나 친절하게 구는지 한번 보자고. 먼저, 마법을 알고 있을법한 반장을 찾고, 만약 마법이 소용없다면, 손을 더럽혀도 별 상관하지 않는 반장을 찾으면 되고, 만약 그것도 소용없다면, 내 팬클럽들을 모아 열차를 뒤집어 엎어버리면 되는 일이야.”

‘살아남은 아이’가 네빌의 손을 잡자, 순간 헤르미온느는 그들의 신장이 거의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녀의 마음 속 어딘가에서는 분명 해리가 네빌보다 거의 6인치는 키가 클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기다려!” 해리 포터가 그녀를 노려보며─아니, 그를 따라가려 하는 트렁크에게─ 말하고는, 객실을 퇴장하며 쾅 하고 문을 닫았다.

분명 그들을 따라가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었겠지만, 순간 해리 포터가 너무나도 두렵게 변한 나머지 그녀는 차라리 여기에 남는 것이 백번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나도 혼잡해진 사고 덕분에 헤르미온느는 ‘호그와트의 역사’를 도저히 읽을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마치 증기 롤러에 짓눌려 팬케이크가 되어버린 기분이다. 어째서 이런 기분을 느끼고 그 기분이 정확히 무엇인지조차 그녀는 확실치 않았다. 단지 창가에 앉아 멍하니 바깥의 풍경을 바라보며 그녀는 생각했다.

뭐, 적어도 어째서 그녀가 마음속으로 조금 슬퍼하고 있는 것인지는 알수 있었다.

어쩌면, 그리핀도르는 그녀가 생각했던 것만큼 좋지 않을지도 몰랐다.



이번화 감상 포인트:

1. 진히로인 헤르미온느 등장.

2. 격뿜차의 위엄.

3. 사기꾼 해리 포터.

4. 격뿜차로 헤르미온느를 철저하게 관광태운 해리 포터의 위엄.

5. 그리핀도르 안티물 아닙니다.

이번화는 전화보다 짧네요, 그렇다고 해도 괴물 같은 용량이라는 것은 변함없지만….

그건 그렇고, 해리가 낸 ‘법칙’을 맞추신 분 있나요? 참고로 전 헤르미온느랑 같은 예상을 했었고, 답을 알았을 때 헤르미온느 처럼 해리를 사기꾼 XX라며 욕했습니다.

위에 나온 쿼크에 대해서 궁금하시다면 구글 선생님에게 물어보시길.

이번화에 나온 ‘해리가 읽은 책’들 중 몇 개는 도저히 한국어 명칭을 알아낼 수가 없어 제가 의역했습니다…저 중 내가 읽은 건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 밖에 없는데, 그런걸 11살이 읽는다고 생각하니 참 기분이 오묘해지더군요.

이것으로 비축분은 바닥. 연재주기가 느려지니 느긋하게 기다려주세요...

(이 밑에는 개인적인 사고가 많이 들어가 있으니 딱히 읽지 않으셔도 상관없습니다. 미국 유학에 흥미가 있는 분들은 고려해보셔도 됩니다.)

많은 분들이 쪽지로 '어떻게 하면 영어 실력을 올릴 수 있나요' 라든가 '미국 대학에 대한 정보'에 대해서 문의를 해주셨습니다. 쪽지를 모두 답해드리려고 했으나 이런 질문을 가진 분들이 상당할 것 같기에 전체 공개 하겠습니다.

우선 영어 공부는 제가 딱히 말해드릴게 없네요. 초등학교 3학년 때 미국에 와 영문도 모르는 채로 영어를 쓰며 깡으로 학교를 다니고, 악을 쓰며 공부하더니 어느새 몸에 틀어박혀 있었습니다. 저같은 사람보다는 중학교, 고등학교 초반에 유학을 다녀온 분에게 물어보시는 게 더 나을것 같습니다.

다음, 미국 유학에 대해서죠. 이건 일단 '고등학생'들을 중점으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우선적으로 미국 유학은 결코 쉬운게 아닙니다. 아니, 유학 자체는 가능해도 성공한다는 것은 정말 미친듯한 난이도입니다. 제가 알기로 많은 분들, 특히 한국의 학부모분들이 미국에 자녀를 유학시키면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군요. 실제로 제 친구들 중 많은 녀석들이 그런 식으로 왔고요. 하지만 절대로 아닙니다. 제 주위만 둘러봐도 중학교때 유학을 해 대학생인데도 영어를 더듬거리며 말하는 녀석이 있습니다, 결코 바보는 아니고요. 영어는 단지 미국에 온다고 해서 되는게 아니라, 본인이 그러할 의지가 없다면 백날 노력해도 늘지 않습니다.

다음, 많은 분들이 염원하는 미국 대학에 대해서입니다. 미국 대학은 한국 대학과 명백히 다릅니다. 요구하는 사항 또한 꽤 다른데, 미국은 '이력서'를 요구합니다. 즉, 학생의 경력이죠. 분명히 말해서 이 경력이 적다면 아무리 성적이 우수해도 좋은 대학에 가기는 어렵습니다. 쉽게 말해, 허구한 날 책상 앞에 앉아 죽도록 공부해 올 A를 맞고 SAT도 우수한 점수를 받아도, 경력이 전무하다면 이류 대학이 한계입니다. 한국에서 했던것처럼 공부했다가는 절대로 원하는 대학은 가지 못합니다. 특별활동, 봉사활동, 그리고 경력, 즉 남보다 특출한 무언가를 갖추지 못했다면, 미국에서 알아주는 대학에서는 절대 안받아줍니다. 성적을 좋게 받겠다고 책상에만 살지 말고, 밖에 나가 봉사활동만 해도 굉장히 크게 작용하니 되도록이면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세요.

그렇다고 성적이 나쁘면? 그것도 안될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는 GPA 라는 것을 쓰죠. A가 4, B가 3, C가 2, 이렇게 점수가 있는데 성적표의 평균이 바로 GPA 입니다, 고등학교의 성적만 들어가죠. 미국 유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분이시라면 이게 뭔지 아실겁니다. 일단 예로 UVA, 즉 ​U​n​i​v​e​r​s​i​t​y​ of Virginia를 볼까요. 한국에서는 아는 분들이 적은 것 같은데, 웬만한 아이비 뺨치는 최고 명문 주립대입니다. 의외로 유명하지 않은데, 수준으로 따지면 한국의 서울대 수준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학교이며, 유학 온 한국인 분들은 상당히 우습게 여기고 있는 대학이죠. 자, 이 대학이 요구하는 GPA는 정확하지 않으나, 최소한 4.0은 넘겨야 합니다. 그 말인 즉슨, 전과목 A도 모자라 가산점을 주는 대학과목인 AP까지 A를 받아야 비로소 선택이 가능해진다는 거죠. 말이야 쉽지 진짜 미친 행위나 다름없습니다. 이류 대학들도 3.5 까지는 요구하니 보기보다 어렵죠. 이것도 꾸준히 노력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SAT는 굳이 비유하자면 한국의 수능 쯤 됩니다. 단지 인생에 단 한번이 아닌, 고등학교 과정 중 여러번 볼 수 있고 굳이 12학년이 아니라도 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읽기, 쓰기, 수학으로 나뉘어져 있는 SAT에서 수학은 중학생정도만 되도 만점을 받기 어렵지 않지만, 읽기와 쓰기는 뭐같이 어렵습니다. 초반에 에세이를 25분만에 작성해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고는, 4시간 가량의 논스톱 시험을 치면 정신이 오염되죠. 미국인들도 굉장히 어려워 하는 시험입니다. 한달 정도가 아닌, 반년, 내지는 일년 이상을 맘잡고 공부해야 괜찮은 성적이 나오죠. 이 시험은 미국의 모든 대학이 요구하는 것으로, 필수사항입니다. 이것만이 아니라 사립은 SAT2 라는 뭐같은 시험까지 요구하죠. 과목마다 나뉘어져 있는데, 자세한건 검색으로...

마지막으로 AP를 보겠습니다. 바로 고등학교의 대학과정 과목이죠. 대학의 물을 미리 맛보게 해주는 친절한(ㅅㅂ) 제도인데, 요게 또 GPA 총점에 1점을 추가해주는 지라 울며 겨자먹기로 듣죠. 정말 똥같이 어렵습니다. 이게 얼마나 어렵냐면, 가르칠만한 능력이 있는 선생님이 없어 아예 AP가 없는 학교도 있죠. 게다가 기말에 AP시험이라는, 죽고 싶어지는 난이도의 시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우수히 수료해야만, 원하는 대학에 갈 확률이 높아집니다.

어째 비관적인 사항들만 줄줄이 늘어놓았네요. 하지만 미국에 대한 유학을 꿈꾸고 있는 많은 분들이 괴이한 망상들을 품고 있더군요. 한국에서 노력하지 않고 놀기만 하는 중하위권의 학생이 미국에 유학을 왔다고 갑자기 우수해지는 건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몇배의 노력을 필요로 하죠. 미국에 유학하면 개나소나 아이비리그 권 대학에 가는게 아닙니다. 아이비리그에 간 학생들이 한국에서 기자를 타고 유명해져 그런 케이스가 많은 것 같은데, 결코 아닙니다. 미국에도 초인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동부에서 산 저이니 서부쪽은 잘 모르지만, 제가 다닌 고등학교에서 운동이나 음악, 미술 등으로 장학금을 타며 전과목 A에다가 SAT 만점, 봉사활동 정신까지 투철한 녀석들은 몇십명이든지 있었고, 전과목 A도 칭찬을 받을만하나 흔한 광경이었죠. 자연스래 공부만 줄창 하는 한국인들은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

저같은 양민이 뭘 알겠습니까만, 유학같은 중대한 문제는 몇십번이고 고려해봐야 합니다. 헛된 상상을 품다가는 사태가 악화될 뿐입니다. 제가 잘못 알았을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는 미국을 굉장히 왜곡된 시선으로 보고 있던것 같더군요.

마지막으로, 아이비리그만 대학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아이비가 굉장히 유명하긴 유명하지만, 그것만이 미국의 전부는 아닙니다. 오히려 MIT 같은 경우는 개중에 따라서는 아이비보다 훨씬 좋은 대학입니다. 아이비리그를 노리는 건 좋습니다만, 합격하지 못했다고 좌절하지 마세요. 좋은 대학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 위에 적은 모든 글은 단지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니, 무시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저는 전문가도 아니고, 일개 대학생일 뿐이니까요. 그래도 원하시는 분들이 있어, 이렇게 미흡하게 나마 작성합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

이 건에 대한 질문이나 의문 등은 오로지 쪽지로만 주시고, 댓글에는 작품에 대한 감상만을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작품도 아닌데 예의도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제가 무슨 대학을 다니고 있는지 물어보신 분...죄송하지만 알려드릴수 없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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