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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합리적 사고의 구사법

Harry Potter and the Methods of Rationality


원작 |

역자 | 송장의간장

인본주의 4화


“퍽스,” 알버스 덤블도어가 갈라지는 목소리로 애원했다, “그를 도와주게, 제발 ─”

붉은색과 금색이 뒤섞인 아름다운 생명체가 시야에 나타나, 의문섞인 눈동자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는 나지막하게 울었다.

무의미한 울음소리는 텅빈 공허의 벽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애초에 울음소리가 효과를 발휘해야할 대상자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시끄러워,” 목소리가 말했다, “죽어버리지 그래.”

“초콜릿,” 알버스 덤블도어의 목소리는 다급하기 그지없었다, “네게는 초콜릿이 필요해, 그리고 친구들 ─ 허나 지금 그 현장에 다시 데리고 가서는 안되는데 ─”

그 때 빛나는 큰까마귀가 날아와, 플리트윅 교수의 목소리로 전언을 전했다; 무언가를 이해한 모양인지 헛바람을 들이킨 알버스 덤블도어가 소리내어 스스로의 아둔함을 저주했다.

유열을 느낄 만큼은 남아있던 모양인지 공허한 무언가가 그 광경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얼마 후 그들은 다시 한번 불꽃과 함께 사라졌다.



플리트윅의 큰까마귀가 어디론가 날아가고, 해리를 품에 안은 알버스 덤블도어가 붉은색의 화염과 함께 나타난 것은 마치 찰나처럼 느껴졌다; 허나 무슨 수를 썼는지는 몰라도 그 사이 헤르미온느는 이미 품에 한가득 초콜릿을 품은 상태였다.

허나 헤르미온느가 미처 다가가기도 전에 초콜릿이 테이블에서 붕 떠올라 해리의 입 속으로 쏜살같이 들어갔다. 그 광경을 본 머리속 어딘가에서 ‘불공평해’라는 불만이 메아리쳤다, 그는 그녀에게 손수 먹여줄 기회를 누리지 않았는가 ─

해리가 초콜릿을 매섭게 뱉어냈다.

“저리 꺼져,” 냉기마저 느껴지지 않는 공허한 목소리였다.

….

사물이 정지하는 것만 같았다, 해리를 향해 다가가던 사람들도, 그 두 마디에 모든 행동이 경악에 휩싸여 무너져내렸다.

그리고: “아니,” 알버스 덤블도어가 말했다, “그럴 수는 없다,” 그리고 시계가 다시금 움직였고, 다시 한번 초콜릿이 테이블 위로 떠올라 해리의 입 속으로 투하됐다.

지근거리까지 다가와 그의 표정을 살펴볼 수 있게 된 헤르미온느는 기계적으로 입을 움직이며 씹는 해리의 얼굴이 가면 갈수록 증오심에 물들어가는 것을 보고 말았다.

교장의 목소리가 쇳더미마냥 무겁게 들렸다. “필리우스, 미네르바를 불러요, 지금 당장 오라고 해주세요.”

플리트윅 교수가 은빛의 큰까마귀에게 중얼거리자, 그 아름다운 패트로누스는 허공을 한차례 선회하더니 팟, 하고 사라졋다.

교장이 우울한 눈빛으로 해리를 바라보는 현장에 점차 많은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네빌, 시무스, 딘, 라벤더, 어니, 테리, 안토니 등. 그러나 그 어느 누구도 헤르미온느보다 더 가까이 다가가는 법은 없었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되죠?” 딘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물러서서 숨을 돌리게 해 ─” 퀴렐 교수의 메마른 목소리가 말을 꺼내었다.

“안 돼!” 교장의 외침이 그를 방해했다. “친구들이 곁에 있게하게.”

초콜릿을 가까스로 삼킨 해리가 텅빈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모두 멍청해보여. 그냥 전부 죽으으읍” 입을 파고드는 초콜릿에 의해 그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그들의 얼굴에 서린 경악을 헤르미온느가 눈치채지 못할리가 없었다.

“그, 뭐냐, 진심은 아니겠죠? 그렇죠?” 시무스가 마치 애원하듯이 물었다.

“아냐, 아니라고,” 헤르미온느가 끊기는 목소리로 호소했다, “저건 해리가 아니 ─” 그리고 순간 잘못을 깨달은 그녀가 입을 꾹 닫았으나, 이미 너무 늦은 상태였다.

황급히 주면을 살펴보자 네빌은 그나마 수긍한 듯 보였으나, 다른 이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만약 해리가 정말 그러한 속내가 없었다면, 디멘터에게 노출되었을지언정 결코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 모두들 이런 생각을 하고 있겠지.

그도 그럴 것이 디멘터에게 1분도 채 안되는 노출로 인해 갑작스럽게 악의 인격이 창조될리는 없지 않은가.

그 인격이 이미 그 전부터 존재하고 있지 않음에야 ─

교장님께서는 이 사실을 알고 계시는걸까?

교장을 올려다본 헤르미온느는, 그녀를 직시하고 있는 알버스 덤블도어를 발견했다. 그의 시퍼런 눈동자가 별안간 날카로워지더니 ─

별안간 음성이 그녀의 머리속에 채워져나갔다.

섣불리 말하지 말려무나, 덤블도어의 의지가 그녀를 향해 말했다.

알고 계셨군요, 헤르미온느가 생각했다. 해리의 암흑면을.

그렇단다. 허나 이건 그조차도 뛰어넘어. 그가 추락한 곳에는 퍽스의 노래마저 닿지가 않는구나.

우리가 어떻게 ─

계획이 있단다, 교장이 전했다. 참을성있게 기다리렴.

그 의념이 석연찮게 들린 헤르미온느는 초조해졌다. 어떤 계획이죠?

모르는 게 더 좋을 것 같구나, 교장이 전했다.

이제 헤르미온느는 매우 초조해졌다. 교장이 해리의 암흑면에 대해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 모르는 당장에 ─

일리가 있구나, 교장이 전해왔다. 정 그렇다면 말할 테니 잘 들으렴; 그리고 부디 듣고 격하게 반응하지 않기 위해 준비 단단히 하고 있거라. 준비됐니? 좋다. 나는 지금 당장 맥고나걸 교수님께 살인 저주를 날리려는 척을 할 ─ 경악하지 말거라, 헤르미온느!

효과는 뛰어났다. 교장은 정말로 미친 게 분명하다! 그 광경을 본다면 해리는 암흑면에서 빠져나오기는커녕, 아예 미쳐버려 교장을 죽이려고 할 게 확실 ─

허나 그건 그의 진정한 어둠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지, 알버스 덤블도어가 반박했다. 그것이야말로 그의 애정이며, 남을 위하는 사랑이란다. 그렇게 되면 퍽스의 노래도 충분히 그에게 닿을 수 있을 터. 그리고 해리가 멀쩡하게 살아있는 미네르바를 발견한다면, 모두 원상태로 되돌아갈거다.

그 순간 아주 발칙하고 부끄러운 생각이 헤르미온느를 뒤덮었다 ─

안타깝게도 네 발상은 별로 효과없을 것 같구나, 알버스 덤블도어가 곧장 전언을 보내왔다, 그리고 그 행동에 따른 그의 반응을 네가 좋아할지도 의문이고. 허나 네 뜻이 정 그렇다면 거리낌없이 한번 해보렴.

아냐, 농담이었…진지하게 그런 생각을 한 건 아니었다고! 그건 너무 ─

그때 그녀의 시선이 흔들렸다. 교장에게 고정되어있던 눈동자가 움직여, 무의미하게 초콜릿을 씹어 삼키고 있는, 아득하게 공허한 눈빛의 소년에게 향했다. 심장이 뒤틀리듯이 아파왔고, 어느 순간 그저 그를 되돌릴 기회만 준다면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없을 것만 같은 묘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초콜릿을 씹고 삼키는 행위에 반발심이 들었다. 반발심에 뒤따른 반응은 살의였다.

사람들이 주변에 모여들어 물끄러미 응시했다. 짜증이 난다. 짜증에 뒤따른 반응은 살의였다.

다른 사람들이 배경에서 떠들어댄다. 무례함도 정도가 있지. 무례함에 뒤따른 반응은 고통의 선사였으나, 아무래도 죽여버리는 게 더 간편할 것 같았다.

저 사람들을 전부 죽이는 건 힘들겠지. 허나 상당히 강력한 축에 드는 퀴렐을 대다수가 신뢰하지 않는다. 적절하게 방아쇠를 당겨주면 서로가 서로를 찢어죽이기 시작할 것이다.

그때 시야에 들어온 누군가가 정말이지 어처구니 없고 기묘한 행동을 했다. 그리고 뇌의 외딴 곳에 조그맣게 저장된 기억에 있는 그 이질적인 행동에 해당하는 반응은, 공교롭게도 단 한가지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





주변에서 경악에 가득차 헛바람을 들이키는 소리가 터져나왔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그녀는 초콜릿으로 범벅된 그의 입술에 입을 있는 힘껏 맞추고는, 그대로 정지했다.

그리고 팔을 들어 그녀를 밀친 해리의 입술이 열리며 외쳤다, “우악, 키스는 하지 말라고 했잖아!”





“이제 괜찮을 것 같군,” 퍽스의 울음소리를 배경삼아 해리가 소리내어 흐느끼는 광경을 바라보며 교장이 중얼거렸다. “훌륭하구나 그레인저 양. 설마하니 이 나조차도 그게 정말 먹힐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는 것을, 알고있니?”

울려퍼지는 불사조의 노래는 아마 그녀를 위한 것이 아닐테지만, 지금 당장에는 그 평온한 울음소리가 너무나도 절실했다. 오늘 이 순간을 기점하여 그녀의 인생은 공식적으로 끝장났으니까.

지니? 그게 뭔가요? 먹는 거?

헤르미온느의 귀여움에 버틸 수가 없다! 하앍

크리스마스 파티 때 헤르미온느가 이미 한번 했었죠. 그때의 연장선입니다. 차이라면 그때는 볼이었지만, 지금은 입.

여하튼 이 팬픽에는 매우 어울리지 않는 그런 화였습니다. 사랑의 키스로 되살아나다니 이 무슨 동화.

리얼충 폭발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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