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의 기묘한 관계 3.5화
생애 처음으로 친구와 싸움을 했다.
나는, 뭐랄까 주위의 눈치를 보게 되는 타입이니까 자신의 의견을 그다지 말하지 않는다.
특히나 사이 좋게 지내고 싶은 사람은 더욱 그렇게 한다.
그러니까,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다.상대의 의견에 맞추기만 했기에, 의견이 갈릴 일이 없다.
그렇지만, 이번 만은 달랐다.
자신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유키농에게 심한 말을 했고, 그리고 유키농도 똑같이 돌려주었다.
그런 일이 있어도 나는 아직 유키농과 함께 있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렇게나 심한 말을 했는데도, 나 제멋대로일까.
유키농이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이끌려 나간다.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다, 부실에서 나가는 유키농의 얼굴을 나는 볼 수 없었다.
유키농이 나갔기에, 부실 내에는 나와 힛키 두 사람만이 남아 있다.
최근 부활 때문에 힛키에게는 정말로 미안하다.
나와 유키농 사이에 앉아, 이 부실내의 분위기를 거의 혼자서 받아 들이고 있다. 그 탓도 있는지, 기분 탓인지 항상 기운이 없어 보인다.
힛키에게 언제까지나 폐를 끼쳐서는 안 돼!
「저기, 힛키?」
힛키는 읽고 있었던 책을 닫고, 내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렇지만 이쪽을 보지는 않는다.
「뭐야?」
그래도 괜찮다, 어쨌든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었다···.
나의 기분을.
「나와 유키농에 대해서 인데···」
힛키도 예상하고 있었는지. 특별히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자세를 바꾸지도 않는다.
「있잖아. 나··· 유키농에게 심한말을 해 버렸어···」
「심한 말이라면 언제나 하잖아? 나에게 말이지」
확실히 그렇지만, 역시 그러한 것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그런게 아니라.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모르겠어」
이렇게 바보 같은 내가 굉장히 싫다.
이럴 때, 유키농이나 힛키라면 잘 말로 전달 할 수 있는 것일까.
「하아··· 당사자인 너가 모르는데 내가 알 수 있을 리가 없겠지···」
「그렇네·· ·미안」
유키농만이 아니라 힛키에게까지 폐를 끼쳤다. 힛키는 아무 관계없는데.
이런 자신이 싫다··· 굉장히 싫다!
「저기, 그래서 너는 뭘 하고 싶은 거야?」
「엣?」
「솔직히, 어째서 그렇게 된 건지 나는 모르겠고 어떻게 되어도 상관 없어」
어떻게 되어 상관없다니··· 너무해 힛키.
「중요한 것은, 지금 무얼 하고 싶은 것이 아닌가?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고 말이지.」
지금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인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었던 걸까?
유키농과 화해 하고 싶은 걸까?
평소대로 돌아가고 싶은 걸까?
「나는··· 유키농하고」
또 나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 자신의 기분조차 잘 모른다.
나는 어떻게 하고 싶은 거야?
무엇을 원하는 걸까?
그런 나를 보기 힘들었는지 힛키가 입을 연다.
「너희들··· 항상 어째선지 말다툼 했겠지?」
「알고 있었구나···」
「뭐 그렇지, 취미가 인간관찰이니까」
아아 힛키 뭐든지 알고 있구나.
「그렇지만 그러한 너희들을 보고 생각했어. 즐거워 보인다 라고···」
즐거워 보인다···.
그래 나는 이러니 저러니 하면서도 그런 관계가 좋았다.
서로 다투면서도 마지막에는 웃을 수 있는 관계가 무엇보다 소중했다.
「너가 처음 여기 왔을 때··· 나와 유키노시타가 말다툼 하는 것을 보고 즐거운 것 같아 라고 말했었잖아, 그거하고 같은 거다」
아아, 기억하고 있다.
그 때는 아직 두 사람에 대해서는 잘 몰랐지만, 굉장히 즐거워 보인다 라고 생각했다. 사이 좋다 라고 생각했다.
「너희들을 보고 있으면, 이따금 부럽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이따금이지만」
역시 힛키는 솔직하지 않다.
「나는 친구 같은 것도 없었기 때문에 한번도 싸움한 적 없지만, 싸움이라는 건 어느 정도 친한 사람들 끼리 하는 것이겠지?」
그렇다, 지금까지 나는 싸움할 수 있을 만큼 누군가와 관련된 적이 없었다.
「뭐 인간은 기본적으로 추악하니까 가까워지면 싫은 부분도 보일 테고, 자신과 맞지 않는 부분도 나온다, 그래서 싸운다면 어쩔 수가 없겠지」
「그럼, 서로 싫은 부분을 보여주게 되면 끝인 거야?」
그런 건 너무나 슬프다.
구원이 없다.
그런 나에게 힛키는.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건데. 너는 유키노시타의 싫은 부분을 보고 싫게 된 것인가?」
아니, 그렇지 않아.
유키농도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여러 가지를 생각해. 그렇게 서로 응해서 기뻤다···.
「이제 알고 있겠지? 너가 어떻게 하고 싶은 건지」
응, 괜찮아.
이제 타인에게 맞추려고 자신에게 거짓말도 하지 않는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한다, 나의 기분을 유키농에게 전한다.
「나는··· 유키농하고 좀 더 사이 좋게 되고 싶어, 좀 더 다른 유키농을 보고 싶어, 좀 더 알고 싶어, 좀 더 알았으면 해!」
아아 눈물이 흘러 넘쳐 멈추지 않는다.
처음에는 여기를 보지 않았던 힛키가 어느 새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유키농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유키농을 좋아하니까!」
「그런가」
힛키가 드물게 상냥한 얼굴을 하면서 나에게 미소 지어 준다.
「뭐. 그런데도 안 된다면 위로해 줄 테니까」
확신이 있는지, 힛키는 그렇게 말하고는 웃는다.
「힛키는 대단하네. 선생님 같아···」
「싫어, 귀찮다고. 이런 일은 이제 안 할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힛키는 창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에헤헤」
힛키에게 말하고 싶은 것도, 전하고 싶은 기분도 가득 있지만, 지금 여기서 그것을 말하는 것은 치사하니까 하지 않는다.
유키농도 반드시 나와 같은 감정을 힛키에게 가지고 있다.
나는 유키농과 대등해지고 싶으니까, 여기에서는 말하지 않는다.
나는 이제 헤매지도 않고, 도망치지도 않는다.
유키농 똑바로 마주 볼 거다.
그런데도 안 된다면 힛키에게 울며 매달리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