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의 기묘한 관계 3화
계절도 이제 제법 가을다워져서, 쾌적하게 지낼 수 있는 기후가 되었지만 부실내의 분위기는 최악이다.
이유는 물론 나와 유이가하마양에게 있다.
그 날은 목요일로 딱 일주일이 지났다. 이것이 짧은 것인지 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들은 그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서로 의리 때문인지 부실에는 얼굴을 내밀고 있다. 뭐 부실에 있더라도 특별히 무엇인가 하는 것이 아니지만. 나는 책을 읽고, 유이가하마양은 휴대폰을 만지면서 보내고 있다.
이 부분만 본다면 평상시와 다를 것이 없지만, 어쨌든 분위기가 나쁘다. 뭐라고 할까 긴장되어서··· 굉장히 지친다.
우리들 사이에 앉아 있는 히키가야군은 최근 약간이지만, 몸이 불편한 것 같다. 스트레스 내성이 제법 강한 그가 저런 상태이니, 부실 상황이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나도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단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른다.
「실례하지―」
이럴 때도 히라츠카 선생님은 변함없이 노크 하지도 않고 들어 온다.
「···」
「···」
「···」
히라츠카 선생님에게는 아무도 반응하지 않는다.
히키가야군은 애타게 기다린 구세주가 나타난 것 같이 마음을 놓고 있다. 그에게는 신경을 쓰게 해서 정말로 미안하다.
「···정말이지, 아직도 이런 상태인가. 유키노시타 잠깐 와라」
그렇게 말하고 히라츠카 선생님은 내 팔을 잡아 억지로 세우고는 부실에서 데리고 나간다.
「히키가야군, 나는 이대로 돌아갈 테니까. 문단속을 부탁할게」
「···알았다」
유이가하마양을 살짝 보면, 매우 슬픈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나는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이끌려서 들어 온 학생 지도실 의자에 앉아 있다.
히라츠카 선생님은 나와 마주본 채로 앉고는, 눈을 감으면서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거 같다.
그러나, 이 내가 학생 지도실에 들어오는 날이 온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온다고 해도, 히키가야군이 무엇인가 저질러서, 관계자로서 불릴 정도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인생이라는 모르는 것.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히라츠카 선생님이 말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너를 학생 지도실에 데려 오는 날이 온다고는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선생님은 이상하다는 듯이 웃는다.
생각하고 있던 것은 같다.
「저도 놀라고 있습니다」
결코 칭찬받은 것도아닌데 조금 기뻐서 수줍어 버렸다.
중학교에서도 이렇게나 친근한 선생님은 없었다. 전에 너희들에 대한 건 확실히 보고 있다고 말한 건 사실이었다.
「그래서 나에게 상담할 것이 있겠지?」
모두 알고 있으니까 이야기해 봐. 그렇게 말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무슨 말을 해도 히라츠카 선생님에게는 이길 수 없다.
「선생님도 아시는 대로··· 그 유이가하마양과 싸워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뭔가 애매모호하기만 한 거 같다. 나는 누군가에게 의지한다는 것이 서투르다, 지금 까지는 그런 자신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이런 자신이 싫다.
「응. 그러나, 그 때만큼 놀랐던 적은 내 인생 중에서도 좀처럼 없었다고! 뭐랄까 그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동급생과 서로 그렇게 말싸움하고 말이지」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고 호쾌하게 웃었지만, 나는 후회만 할 뿐이다.
「···조금 반성하고 있습니다」
감정을 못 이기고 말하지 않아야 할 것까지 말해 버렸다.
이런 일로 모처럼 잘 지내던 친구를 잃을 뻔하다니.
「유키노시타, 너는 싸움을 하는 것이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좋은 일은 아닐 것입니다?」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감정대로 서로 말다툼한다. 그것이 나쁘지 않을 리가 없다.
「나는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야 물론 나쁜 싸움이라는 것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나로서는 싸움이라고는 부르지는 않는다」
나는 모른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한번도 싸웠던 적이 없었으니까.
「진정한 싸움이라는 것은, 마음 속에 있는 자신의 기분을 욕구를 상대에게 전하는 궁극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을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나를 인정해 주었으면, 당신을 이렇게 매도하는 추악한 자신을 받아 주었으면, 이런 식으로 서로가 생각하기 때문에 싸움이 일어나는 것이다. 뭐, 어디까지나 나의 지론이지만」
인정해 주었으면 좋겠다, 받아 주었으면 좋겠다.
그런 식으로 나는 생각하고 있던 걸까, 유이가하마양도 생각하고 있는 걸까.
「인간이라는 건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더럽고, 추악한 부분이 보여지는 것이다. 보통이라면 추악한 부분이 안 보이도록 거리감을 유지하거나, 그런 부분이 안보이도록 숨겨 버리지만」
문득, 언젠가 히키가야군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싸움이란 건, 어느 정도는 친한 사람끼리 할 수 있는 것이겠지? 」
자연스레 눈물이 넘쳐 흐른다.
그것을 본 히라츠카 선생님은 일어서서 내 뒤에 오고는, 양 어깨에 손을 올려 둔다.
「교사에게 있어 제일 기쁠 때가 언제인지 알 거 같아?」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머리를 옆으로 흔드는 걸로 대답한다.
「너 같은 학생이 앞으로 나아갔다고 실감할 수 있을 때이다.」
결코 크지는 않지만, 강하고 따뜻한 손.
「많이 실수하고, 많이 고민하고, 그리고 성장하라고. 나는 확실히 보고 있으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안될 것 같으면 나에게 상담해. 괜찮아, 너희들 두 사람의 관계는 이런 일로 끝나거나 하지 않아, 비록 친구가 100명 있더라도, 아무리 많은 주소로 주소록을 채운다고 해도, 너에게 있어서는 유이가하마가 단지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견뎌 낼 수 있잖아. 단 한 사람,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생긴 너는 행복한 거라고?」
말도 나오지 않고,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무엇을 해야 좋은 것인지는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