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KZ=SK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한 것임을 알립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감연히 오리모토 카오리는 자유의 날개를 추구한다.
(역주 : 감연히 : 과감하고 용감한 태도로)
고등학교 3학년, 1년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났다.
눈이 팽 돌 정도의 이벤트는 있었지만.
나, 오리모토 카오리가, 모든 걸 희생하고 수험 공부에 매진했기 때문일 것이다.
당초 예정인, 리쿠젠 대학 복지 학부 지망. 그것을 전격 법학부로 선회 했다. 그것이 4월.
학원 사무국도, 고등학교 담임도 기막혀 했다. 다시 생각하라고 말했다.
내 학력으로는 어렵다고. 적어도, 일 년도 채 안 남은 시간으로는 늦는다고.
결과적으로, 재수를 각오하고 법학부를 지망하는 내 진심에, 지지한다는 소리 보다는, 포기하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 것보다, 부모님이, 내 결단을 지지해 준 것이, 컸다.
그 날의, 아버지가 놀란 표정이, 눈에 선하다.
「어째서 갑자기 학부 변경을……」
「생각하는 것이 있어서, 안될까?」
「일단, 들을 수 있을까?」
「응……」
나는 어째서 법학부 지망으로 바꿨는가.
하나는, 히키가야 하치만과 같은 지망을 하려는 의도이다. 그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이유는.
애타게 그리는 그 사람과 같은 캠퍼스로…… 라는 건 아니다. 결코.
그 이전에, 히키가야를 의식하는 것이 연애 감정인 걸 아직 나는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대학에 들어가면, 그리고 센다이에서 마주치게 되면, 확인하고 싶은, 혹은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은 기분, 인 것은, 인정하자.
서로, 치바에 있을 때 확인하면 되지 않아?
학원에서 하면 되는 거 아냐?
――그것은,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명이란 걸 확인하고 싶었다.
단순한 착각이라고 해도, 그 정도로 대담하게 하지 않으면, 이 기분이, 얄팍한 것에 지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스스로도 바보 같은 일을 하려 한다.
‘얽매인다’ 라는 단어는, 본디 부정인 의미로 사용한다고들 한다.
그래도, 그런데도, 나는 ‘얽매여서’, 이 기분을 이 마음을 마주하고 싶었다.
정말로 나는, 다시 태어났을까. 그 고열은, 그 증거였을까.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한 것은, 히키가야 하치만과의 재회, 그리고 그 두 미소녀와의 만남인가.
나는, 일년 만에 법학부에 합격할 수 있을까.
히키가야 하치만은, 몇 개나 되는 지망 중에서, 리쿠젠 대학을 선택할까.
만약 내가, 수많은 조건을 클리어 하고, 그와 같은 캠퍼스에 서는 날이 오면
그것은 운명이었다고 인정하자.
자신 힘으로, 그것을 운명이라 했던 것으로.
그렇다면, 내가 법학부를 지망한 이유가, 결코 짧은 연모 때문에 들떠서여서는 안 된다.
나의, 나에게, 유익한 이유가 있어야만 한다. 히키가야 하치만이 리쿠젠 대학을 선택한다는 것은, 그 나름의 삶의 발로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에 준해서, 내 삶, 내 긍지, 내 프라이드가 아니면 안 된다.
「……장래, 복지 계통에 종사하고 싶은 건, 변함없어」
「……흠」
「그렇지만…… 복지 사업에 대한 상황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생각해 봤어. 꽤. 어려운 조건이 많아. 일손 부족에, 돈도 부족하고, 체력적으로도 힘들 거야…… 뜻만으로는, 잘 되지 않을 테고, 발전을 바라는 것도 어려워」
「…………그렇겠지」
「그래서 생각했어. 룰을 바꾸지 않으면, 이라고」
「……………………」
「지금 상황은, 룰에 문제가 있는 거야, 파워 밸런스가 나쁜 게임을 강요당하고 있는 같은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룰을 바꾸는 거야. 바꾸려면,룰을 모르면 안 될 테고. 사업 환경이든지 수익 구조든지, 미비한 것은 없는지, 외부 지원을 쉽게 얻을 수 있는지, 혹은 공적인 보조를 받기 쉬운 구조는 가능할지. 규제완화로 조건을 유리하게 바꿀 수 없으리. 그러한 것들을 하려면, 법률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라고 생각했어」
「호오」
「복지 학부로 가서, 복지 현장에 필요한 지식이나 경험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것은, 리쿠젠 대학이라면 선택 과목으로 타 학부 이수 같은 걸로도 할 수 있으니까,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 그것보다는, 법 지식을 얻어, 비지니스로, 자원봉사로, 저력이 있는 복지를 실현될 수 없을까, 해서」
「……………………」
「법 지식이란 건, 자유를 얻기 위한 무기가 되지 않을, 까」
「자유?」
「응, 행동이나 사고를 방해하는 것은, 어떤 룰이 아닐까 해. 그것은 특정한 누군가 만의 이익을 위한 룰로, 규제, 압력, 불합리한 조건…… 그런 거니까, 룰을 바꿀 수 밖에 없어. 법 지식은, 그것을 위한 무기. 자유를 차지하기 위한, 지혜라는 무기. 나는 그것을 익히고 싶어. 복지에 혁명을 일으킨다 라는 목표를 위해서」
「……………………」
이것이, 자는 시간도 아끼고 생각한, 나의 답. 결코, 꾸며낸 것이 아니다. 결론을 내기 위한 그럴 듯한 이유도 아니다. 「자유」에 얽매이는, 내 삶이 이끌어낸, 내가 나아가는 길.
아버지는, 팔짱 끼며 조용히 내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내가, 다 이야기하자, 눈을 감고, 야간 끄덕이면서,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얼굴을 들고,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미소로, 나를 보았다.
어울리지 않지만, 사랑스럽다,라고 조차 생각되는, 상냥한 눈동자로.
「감탄했다, 아니, 감동 했어, 카오리」
「엣!?」
「실은, 아버지도, 법학부 졸업이야」
「엣?」
「그렇지만, 아버지는 대학 수험 때, 카오리와 같은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놀랐어. 너가 그렇게 견실하게 인생 설계하고 있다니. 아니, 그렇게 말하면 딸을 너무 가볍게 보는 거구나」
「하, 하아」
「그 무렵의 아버지라면, 너를, 존경 할 거다. 그리고」
「……………………」
「지금의 아버지는, 너를 자랑으로 생각한다」
「……아버지」
「법학부 수험, 대단하구나? 아버지도 눈에서 피가 나올 만큼 공부했어」
「헤에」
「그렇지만, 너가 결정한 것이다. 아버지, 전면적으로 응원하마」
「……응, 고마워」
그러자, 쭉 듣고 있던 어머니가, 말했다.
「……여보, 괜찮겠습니까? 확실한 보증을 받고 있는 복지 학부에서, 어려운 곳으로 바꾸는 것은」
그것을 듣고, 나는 말을 꺼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건 아니지. 좀더 공부하면 좀더 위를 노릴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어머니야」
「그것은, 그렇지만……」
그러자, 아버지는 ,
「여보, 걱정할 필요 없어. 비록 올해 안 되어도, 카오리의 생각은, 어디서 뭘 하더라도 틀림없이 통하니까. 거기에, 나는 카오리라면, 해낼 거라 생각해」
「……그렇다면, 괜찮습니다만」
「여보, 카오리가 쓰러지지 않게, 맛있는 거 많이 먹여줘」
「아앗, 안돼. 나, 살쪄」
「몸이 자본이다? 다이어트는 그 후야 여하튼」
「몸이 건강하면, 대체로는 잘 된다, 라던가?」
「하하, 그런 거야!」
이렇게, 나는 내 삶을, 스스로 정했다.
그리고 그 앞에, 숲의 도시 · 센다이가 있다……
거기서, 히키가야 하치만이 기다리고 있다면.
그것이 운명이 아니면 뭐라고 해야 할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장소로, 나는 나를, 던진 것이다.
그래도 히키가야에 대한 건, 아버지에게는 비밀이다. 성숙한 딸의 아버지니까.
거짓말은 안 했다. 하지만, 비밀은 인정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미안합니다 라고는 안 할게요. 아버지.
★ ★ ★
법학부 합격을 목표한 공부는, 봄부터 여름을 거쳐, 힘들었다.
학원 코스를 다시 알아보고, 커리큘럼을 변경했다. 공부 시간도 증가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어드바이스로, 무리한 스케줄은 피했다. 그 만큼, 효율적인 학습을 지향했다.
그 생각은, 효율을 존중하는 타산적 성격인 나에게도 맞는다. 고지식한 인간은, 노력파라서, 자칫하면 무너질 때까지 노력해 버린다. 효율 중시라고 말이야 좋지만, 뿌리부터 게으름뱅이인 나는, 평소에도 즐겁게 하는 방법을 생각한다. 무의식 중에, 「놀이」를 만든다.
생활을 편리하게 한 발명 중 상당수는, 조금이라도 편해지려는 게으름뱅이의 발상이 기점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라고 말하면 어머니에게는 억지라고 야단 맞았지만.
그러나.
성적은, 생각처럼 오르지 않았다.
한 번은 카이힌 종합 고등학교에서 학년 23위였지만, 3학년이 되고 나서는 40위 정도 일 때가 많았다. 뭐, 다른 학생들도 수험 때문에 노력하고 있으니까, 상대적인 순위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자신에게 타일렀지만, 급우들에게 추월 당하는 것이 지망 학부를 상위 쉬프트한 나에게는 전도다난인 것은 어쩔 수 없다.
조금씩, 초조해진다.
여름이 지날 무렵에도, 성적은 제자리. 복지 학부를 지망하던 시기와 그다지 차이없다. 고등학교 진학 지도는, 재차, 지망 학부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 했다.
하기 강습에, 다른 학원에라도 다닐까 하고 아버지에게 상담 하면.
초조해 하지 마라. 지금의 페이스를 지켜라. 더운 시기에 무리하지 마라. 그렇게 아버지가 설득했다.
그리고, 여름방학이 끝날 때쯤 진로 지도에서, 이 때까지 나왔던 어머니 대신에 아버지가, 왔다.
딸의 희망대로, 법학부 지망은 바꾸지 않는다. 부모로서 전면적으로 딸을 지지한다.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며 양보하지 않았다. 담임과 약간 험악한 분위기가 될 정도.
돌아갈 때, 아버지가 나에게 말했다.
교사는 것은, 자신의 클래스의 진학률만 문제 삼는다. 그런 무리들의 말을 신경 쓰지 말라고.
설마 그 아버지가 그런 말을 하다니.
하지만 그것은, 나를 믿고 나를 지지하기에 한 발언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초조함이 사라졌다.
결과는 내가 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가져오는 것이다. 최대한의 노력, 그것 밖에 없다. 엉뚱하고 무모하고 무계획적인 분발은 무의미하다. 이정표를 정하고 눈앞의 과제를 하나하나 해낸다. 하나 달성 할 수 없다고 신경 쓰지 않는다. 다음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시행착오.
운을 하늘에 맡기지 않는다. 단지 최선을 다한다.
그러자, 초가을로부터 내 성적은, 몰라 보듯이 올랐다.
눈앞의 경치가, 펼쳐지는 기분. 지금까지는, 긴 터널을, 변하지 않는 경치를 보면서, 묵묵히 달린 것 기분이었는데.
담임도 강사도 튜터도 놀라고 있다. 뭔가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는지 물었다.
그런 건 없다. 지금까지의 방식을, 바꾸지 않고 계속 했을뿐이다.
아버지는 그것을 보고, 말했다.
「나는 알고 있었다」
아버지의 경험으로 말한다면, 변화라는 것은, 어느 날 돌연, 극적으로 방문하는 것이라고.
조금씩 변화한 것이, 쌓이는 것이 아니라고.
그것은 예를 들면, 직소 퍼즐.
처음은 손으로 더듬어도, 오리무중,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정도 피스를 붙여 가면, 도안이 보인다. 그러면, 피스를 두어야 할 장소가 보인다. 거기부터는, 빠르게 피스가 이어진다.
뿔뿔이 흩어졌던 앎의 파편이, 어느 날 돌연히, 단번에 이어진다고.
그 말을 실감했다.
쓰다누마 학원에서, 히키가야와 마주친 적은, 몇 번인가 있었다.
눈이 맞는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대체로, 저쪽에서 시선을 돌린다.
그런데도 나는 뒤쫓지 않고, 그대로 엇갈렸다.
같은 학부를 지망하는 것도, 말하지 않았다.
거리에서, 그의 여동생도 몇 번인가 만났다. 여동생 쪽은 먼저 달려와 말을 걸었다, 실없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히키가야 코마치, 귀여운 녀석이다.
하지만 거기서도, 오빠에 대한 건 나는 말하지 않았다.
모든 건, 봄의 센다이에서 나오는, 결과에 맡긴다.
모의 시험 결과, 리쿠젠 대학 법학부, 합격 가능성은 반반.
오히려 잘도 여기까지, 올라 왔다고 생각한다.
★ ★ ★
그 해 크리스마스 이브는, 오래간만에 치카와 치바에서 보냈다.
서로 남자친구도 없고, 이대로 졸업한다고 치카가 말한다.
내일은 크리스마스 당일. 그렇다고는 해도, 나도 치카도 가족과 보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무렵은, 좀더 청춘을 엔조이(웃음) 하겠어! 하고 벼르던 것 같지만.
모두 역시, 그 날 이후로, 바뀌어 버린 걸까.
적어도, 내 청춘은, 센다이로 미룬다. 그런 마음을 숨긴, 그 때.
심장이, 쿵 하고 뛰는 거 같았다
푸른 일루미네이션으로 장식된 가로수 저 편, 붐빈 길거리에, 세 명의 실루엣이 보였다.
두 소녀와 한 소년.
나에게 충격을 준, 흑발 롱 헤어, 갈색 경단 머리, 그 두 미소녀가, 지금 확실히, 저기에 있었다.
그리고.
「히키가야……」
그 때의, 허구를 일절 거절하는 것 같은, 흑발 미소녀의 얼어 붙는 시선이, 거기에는 없었다.
부드러운 미소를 가득 채운 그 눈동자는, 히키가야에게 향하고 있었다.
천진 난만이라는 말을 시각화 한 것 같은 갈색 머리 미소녀의, 넘칠듯한 미소가 빛나며, 이것도 똑바로, 히키가야에게 향하고 있었다.
아아, 이 두 명의, 아니, 「그」 두 명의 소녀의 마음은, 따스함과 함께,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흘러 들어가져 같았다. 그렇게, 보였다.
하나 둘 길거리에, 눈이 춤추듯 내려왔다.
세 명은, 하늘을 올려본다.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들뜬 갈색 머리 소녀가, 춤추듯이 포장 도로에서 뛴다. 그것을 지켜보는, 흑발 소녀와 히키가야의, 미소.
이어져 있는, 3명의 마음이, 빛의 고리로 보였다.
「카오리, 무슨 일이야?」
「아? 아니, ……눈, 내리고 있네」
자연스럽게 걸음을 옮겨 세 명이 치카의 시야에 들어가지 않게, 돌면서.
나는 치카에게 말을 걸었다.
「어디선가 커피라도 마실래?」
「그러자」
그리고, 문득 돌아 봤다.
세 명의 모습은 벌써, 사라져 있었다.
불과 몇 분 전까지, 밤하늘이 깨끗했는데.
어느새, 눈구름이 덮어 있다.
마치 별들이 떨어져 내린 듯이, 눈이 이브날 거리에 쌓였다.
「……추워」
하얀 숨을 뱉으며, 나는 코트의 옷깃을 여민다.
눈이 물기를 띠고 있는 것은, 반드시 추위 탓이다. 그래, 반드시 그럴 거야……
사실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눈치채지 못했다고는 해선 안 된다. 자신의 일이지만.
하야마군은 말했다. 히키가야는, 우리들보다 더 멋진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
친한 것도, 여러 가지가 있다, 라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본, 그녀들의 표정.
그것을, 연애 감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히키가야와 그녀들은, 강한 정으로 연결되어 있다. 서로 신뢰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히키가야에게 마음이 있는 건지, 그런 것 까지는 모르지만.
히키가야가, 리쿠젠 대학에 들어가면, 아마 그것은 그녀들과의 이별을 의미 할 거다.
그런 선택을, 그가 하는 걸까.
물론, 거리가 멀어도, 마음은 서로 통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그녀들도, 같은 곳을 목표로 할지도 모른다.
조금, 내 마음이 심란해졌다.
그러나, 지금은 헤맬 수는 없다.
이 날을 경계로, 나는 히키가야를 일단 머리에서 지우기로 했다.
차라리, 그 미소녀들과 사랑하는 사이이라고 단정해 버려도, 상관없다.
나는 히키가야를 위해서만, 리쿠젠 대학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잖아?
몇 번이나, 그렇게 자신에게 계속 물었다. 대답은, 요구하지 않고.
몇 번이나, 몇 번이나.
★ ★ ★
3월 첫째주. 나는 리쿠젠 대학 법학부를 가기 위한 시험을 쳤다.
반응은…… 어떨까, 솔직히 모른다. 완전히 아웃도 아니고, 완전히 세이프도 아니다. 가채점도, 빠듯 했다.
그런데도, 일년이 채 안된, 내 파란만장한 수험 공부는 마지막이었고 피로보다 안도감과 해방감이, 나를 지배했다.
당분간은 활자 보고 싶지 않아―……
★ ★ ★
연안의 바닷바람이, 꽃 향기를 태우기 시작하는, 3월 둘째 주.
치카를 포함한 반 친구 몇 명과 나는 마쿠하리 이온 몰을 돌고 있었다.
방심하면 미아가 되는 대규모 쇼핑 몰은 라라 포토 덕분에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새로 온 이곳은 지리도 모르겠고, 나이는 먹기 싫은 것이라고 한숨이 절로 나온다.
문득, 몸집이 작은 교복 차림의 소녀가, 시야에 들어온다.
그것은, 소부 고등학교의 감색 블레이저 코트.
단지 혼자 터벅터벅, 등을 구부리고 있는, 흑발 쇼트 컷.
일순간, 자신이 아는 그 아이의 이미지와 너무도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말을 걸어야 할지 망설였다.
하지만, 오히려 그 위화감에,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치카, 미안. 조금 어디 좀 갈게」
그렇게 말하고 나는, 흑발 쇼트 컷 앞으로, 종종걸음으로 다가간다.
「코-마치!」
일부러 밝은 음성으로, 구부러진 등을 탁 두드린다.
「아…… 카오리, 언니?」
「왜 그래―, 오늘은 혼자야?」
이렇게 말했지만, 만약 히키가야와 함께라면 어쩌지? 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늦었나.
「응, 혼자……」
.
「……무슨 일이야, 활기찬 아가씨가, 오늘은 맥이 없네―」
「엣! 아니 아니―, 그렇지 않아요?」
「그래. 생리?」
「아닙니다」
「……역시 이상해? 무슨 일이야?」
「……………………」
―― 이 나이대가 이렇게까지 고민한다면,
「사랑 고민일까?」
「트, 틀려요- 아니―」
일일이, 밝게 행동하는 그 모습, 좀 아파.
너는, 계략가인 척하는 것 치고는 비교적, 알기 쉬워.
하지만, 이 녀석이 침울한 이유가, 사랑이 아니라고 하면, 거기에 준하는 것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오빠하고 싸움이라도 했어?」
「아니―, 그렇지 않은데요……」
「……나, 귀찮게 한 걸까? 돌아가는 게 좋아?」
「아니요! 죄, 죄송합니다, 카오리 언니, 걱정해 주셔서」
「음, 뭐」
그 뒤로 침묵을 지키는, 코마치.
그렇다면, 나는.
「……좋았어,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도 좋아. 그 대신, 나하고 어울려줘」
「엣? 괜찮겠습니까, 친구분……」
「됐어, 괜찮아. 나, 코마치와 러브러브 하고 싶으니까. 상관없잖아 어울려도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나는 팔꿈치를 코마치의 옆구리에 들이댄다.
「아 역시……」
「그렇지?」
나는 치카들에게 급한 볼일이 생겼다고 말하고 헤어졌다. 코마치를 타피오카 드링크(タピオカドリンク)가 맛있는 아시안풍 카페로 데려 갔다.
굵은 빨대로 타피오카를 마시고, 코마치는 ,
「아, 맛있다」
「그렇지? 여기, 추천할 만 해」
단 것, 맛있는 것이 있으면, 여자아이는 기력이 회복됩니다.
「괜찮아 졌어? 코마치는 그래야지.」
「응, 저기, 카오리 언니」
「으무」 빨대를 물고 있어서, 조금 잘난 듯한 대답이었다.
「……감사합니다」
「오빠에게 도움을 받은, 답례야」
「……………………」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기운 내」
「…………네」
「건강하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조금 뜰 떠서, 나는 그렇게 말했다.
「아하하하하하」
「……히키가야 녀석, 코마치 울리면, 내가 떼려 줄게!」
「아, 응, 이랄까」
코마치는,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과연 코마치도, 모르는 것이 있어서요……」
「……오빠?」
「응……뭐……」
「그래……」
나는, ‘싱긋’ 미소를 코마치에게 향해다,
「가까이 있고, 오랜 세월을 지낸 부부가 되어도, 인간, 그러한 것일지도」
「……그렇네요」
「뭐, 외동이라 모르지만 」
「……대충이네요―, 카오리 언니는」
「O형이니까」
물으려고 해도, 물을 수 없는, 히키가야에 대해.
코마치를 우울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고 해도.
나는 아직, 히키가야와 마주하는 것은, 너무 빠르다고 느끼고 있다.
나로서도, 고집이지만.
그와 재회하는 것은, 센다이 였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코마치는, 피처폰(ガラケー)이야?」
「에? 응」
「그럼, 써 두자」
나는, 코스터(コースター)에 볼펜으로, 내 휴대 번호와 메일어드레스를 메모 했다.
「어쩐지 영화에서, 술집에서 설득하던 남자가, 이런 일 하고 있구나」
그렇게 말하고, 그것을 코마치에게 건네준다. 스마트폰과 피처폰 사이의 전송 방법을 몰라서다.
「기분이 내키면, 아니 언제라도 좋아. 사양 하지마」
우와, 나, 아버지 닮아가는 걸지도.
「고, 고맙……습니다」
당황스러워 하는 그 표정은, 코마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응? 왜 그래? 멍하니」
「아, 아니―……카오리 언니, 훈남―」
「적어도 누님이라고 말해……」
「응, 아니, 코마치 주위에, 이렇게, 스스럼없이 의지할만한 사람이 없어서」
「언니 입장이네……」
「그게, 의지 운운 할 수 있는 오빠라고 생각하나요?」
「그렇네……」
두 사람, 푸훗.. 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카오리 언니. 코마치, 괜찮아 졌어요」
「그런가 그럼 다행이다.」
「코마치, 반해버릴 것 같아요」
「아, 별로 나 유혹하지 마 새끼 고양이짱」
마주칠 때 보다는 밝은 미소를 되찾은 코마치는, 안보이게 될 때까지 손을 계속 흔들고 있다.
내 마음은, 많이 요동치고 있다.
그 코마치다, 그 작은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은, 그녀 자신의 문제가 아니겠지.
어쩌면, 히키가야에게, 무슨 일이……
그, 무엇은, 좀 더 지나서, 알게 된다……
★ ★ ★
3월 셋째 주. 합격 발표 날.
나는, 카이힌 종합 고등학교에서,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수업도 없고, 발표를 기다리는 반 친구들. 나를 포함해 주고 받는 말도 피상이고, 마음 이 여기에 있을리가 없지.
오전 11시.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발표 시각을 고하는 알람 기능.
나는 터치 패널을 조작 해, ID대신 수험 번호와 패스워드를 넣는다.
인터넷으로 발표. 의외로, 속달 통지가 먼저 집에 도착하지 않을까 생각도 했지만, 역시 이쪽이 빠른 것 같다. 반 친구들 중에서도, 내 통지는 제일 빠른 부류였다.
화면을 확인하고, 브라우저를 닫는다. 곧바로, 전화로 전환해 주소록에서 하나의 휴대 번호를 탭 한다.
저스트 원 콜로, 전화가 연결되었다. 저기도, 마음이 여기에 있어서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던 게 아닌 걸까.
「네」
「아버지?」
「아아, 카오리인가」
「합격했어」
「그런가」
무뚝뚝하고, 재미도 없는 듯한 마른 목소리.
하지만, 다음 순간, 통화중인 전화기 저 편에서, 환성이 끓는 것이, 싫어도 들렸다.
아마, 아버지는 직장에 오늘에 대해 말하다가 결과를 듣고 V사인이라도 한 듯하다.
그 환성, 언제나 집에 와서는 맥주 가득 마시고 새빨간 얼굴을 하는 아버지의 부하의 미츠자와(三ツ沢)씨구나.
「축하해」
「고마워요……아버지」
담담한 아버지의 목소리에서 오히려, 나에 대한 신뢰를 느낄 수 있어, 내 눈꼬리는 물기를 띠었다.
「어머니에게도 곧 알려라」
「응」
통화중인 전화기의 환성은 아직 계속되고 있어 끊기 어려웠던 내 기분도 모른 채, 아버지가 전화를 끊었다.
그 정적 조차도, 시원한 듯했다.
여운을 맛볼 틈도 없이, 나는 「자택」을 탭 했다.
그 날 저녁식사는, 어머니가 손수 만든 초밥이었다.
어머니는 팥밥을 주려고 했지만, 내가 매우 좋아해서 그것을 원했다.
맛있는 음식에 둘러싸여 좋은 기분인 아버지, 매우 들뜨고 있다. 제법, 아이 같은 사람이다.
「즉시, 센다이에 아파트 예비 조사하러 가지 않으면 안 되겠네. 이번 주말에라도」
「성질 급해―」
「무슨 말이야, 멍청히 있으면, 이 시기, 좋은 곳을 찾을 수 없다고? 바쁜 시즌 이니까」
「그렇지만 여보, 졸업 시즌이기도 하니까, 반대로 빈 곳도 나오지 않나요?」
「무슨 말이에요 어머니, 조건이 좋은 곳은 어디라도 다 차버려」
그렇게 말하고, 아버지는 수 장의 종이를 나에게 보여 주었다.
그것은, 방 배치도.
「여기는, 남쪽이 히로세강(広瀬川)이라, 일조가 좋아」
「자, 자, 잠깐 기다려? 벌써 이렇게 정보수집한 거야?」
「당연하지. 대체로 수험 시즌이 이사철과 너무 가깝다. 먼저 모아 두지 않으면 좋은 곳을 얻을 수 있을까!」
그렇게 말하고, 아버지는 「수험은 9월 정도에 발표해도 좋잖아.」 라고 투덜대었다.
아버지는, 무리하게 부동산을 압박한 걸까. 그렇지 않으면, 내 합격을, 완전히 믿은 것일까.
학원에 발길을 옮겨, 사무국에 합격을 보고했다. 꽤 놀라지만, 나도 동감이다. 그 4월, 지망 학부 변경할 때를 생각하면, 바랐다고는 해도, 실제로 이렇게 되면, 오히려 지금에서야 그 무모함이 느껴진다.
잘도 해냈네……이다.
――결국, 히키가야는 보지 못했다.
그 크리스마스 이브 이 후.
★ ★ ★
미야기현 센다이시 아오바구.
리쿠젠 대학 바로 앞 역, 거기에서 한 정거장, 소위 대학가에 있는 아파트를 정했다.
독신 생활의 시작……
정든 치바에서 멀어져 센다이에서의 생활이 시작된다.
대학 예비 조사때, 삼림의 도시라는 말로 연상은 했지만, 실제 센다이는, 의외로, 대도시여서 놀랐다.
하지만, 역시 자연도 좋은 그 환경은, 살기 좋다고 생각했다.
집에서 멀어지면, 익숙한 샴푸 브랜드조차 근처에서 살 수 있을까 걱정하기도 했지만, 센다이의 환경이 좋아, 그런 건 어떻게든 좋아졌다.
걱정이 있다고 하면, 관동에서도 한층 따뜻한 치바만의 해안 지역에 익숙한 몸이, 동북의 추위에 견딜 수 있을까 라는 것이다.
뭐, 견딜 수 있는 것도 견딜 수 없는 것도 없다. 나는 여기서 산다. 하루라도 빨리 익숙해질 수 밖에 없다.
봄 4월, 입학식.
이제, 교복을 입을 일도 없다. 나는 새로 맞춘 감색의 슈트 차림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벚꽃이 아직 꽃봉오리라는 사실에, 동북을 느낀다.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입학식이 아오바 캠퍼스· 제3 강당에 있으니 법학부 법률학과 1학년은 집합하라는 안내를 받는다.
합격자 총수, 45명, 이라고 한다.
하지만, 주어진 자료에는, 제3 강당의 위치가 기록되지 않았다.
헤매고 있는 동안에, 집합 시각이 임박한다.
화가 치밀어, 가까이 있는 사무원에게 묻자, 이번 봄에 다목적 강당이, 제3 강당이라고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오리엔테이션으로 배부된 자료가, 옛날 정보였던 것을 알자, 오히려 사무원이 당황한다.
제3 강당은 이 장소에서, 캠퍼스 정반대 모퉁이. 나는 종종걸음으로 거기로 향한다.
「있었다……」
사무 솜씨가 형편없음을 내심 투덜거리면서, 나는 제3 강당, 새 플레이트를 확인하고, 입실하려고 한, 그 때.
「아…………!」
「…………?」
같이, 늦게 입실하려는 인물과 마주쳤다.
새 슈트에, 조금 구부러진 넥타이. 옷 매무새가, 좀 야무지지 못한 남자.
이쪽을 보고, 비둘기가 장난감 대나무 총을 맞은 얼굴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나도, 같았을 거다.
소탈한 머리에, 죽은 눈.
「히키가야……」
「오리모토, 너……」
그 순간, 분수에 맞지 않게, 나는 주위에 아직 3 분도 피지 않아야 할 벚꽃에 둘러싸여 있는 것 처럼, 느꼈다.
심장의 고동이, 격렬해진다.
아아……
나는, 운명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모든 것이, 스스로가 그린 시나리오에 근거한, 운명을.
이 때는, 아직……
알고 있을 리가 없었다.
히키가야 하치만이, 나에게 큰 충격을 준 그 두 미소녀, 그녀들과 쌓아 올리고 있었을 것인, 그 빛의 고리를……
끊고, 여기에 있는 것을.
그리고 이 때, 모든 게 시작되었다.
히키가야 하치만과 나, 오리모토 카오리.
두 사람의 마음이, 교환되는 것은 .
상상을 초월하는 만큼, 가혹하고 어렵고 고통스럽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나날들이
〈계속〉
랑데뷰 3화
감연히 오리모토 카오리는 자유의 날개를 추구한다.
(역주 : 감연히 : 과감하고 용감한 태도로)
고등학교 3학년, 1년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났다.
눈이 팽 돌 정도의 이벤트는 있었지만.
나, 오리모토 카오리가, 모든 걸 희생하고 수험 공부에 매진했기 때문일 것이다.
당초 예정인, 리쿠젠 대학 복지 학부 지망. 그것을 전격 법학부로 선회 했다. 그것이 4월.
학원 사무국도, 고등학교 담임도 기막혀 했다. 다시 생각하라고 말했다.
내 학력으로는 어렵다고. 적어도, 일 년도 채 안 남은 시간으로는 늦는다고.
결과적으로, 재수를 각오하고 법학부를 지망하는 내 진심에, 지지한다는 소리 보다는, 포기하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 것보다, 부모님이, 내 결단을 지지해 준 것이, 컸다.
그 날의, 아버지가 놀란 표정이, 눈에 선하다.
「어째서 갑자기 학부 변경을……」
「생각하는 것이 있어서, 안될까?」
「일단, 들을 수 있을까?」
「응……」
나는 어째서 법학부 지망으로 바꿨는가.
하나는, 히키가야 하치만과 같은 지망을 하려는 의도이다. 그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이유는.
애타게 그리는 그 사람과 같은 캠퍼스로…… 라는 건 아니다. 결코.
그 이전에, 히키가야를 의식하는 것이 연애 감정인 걸 아직 나는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대학에 들어가면, 그리고 센다이에서 마주치게 되면, 확인하고 싶은, 혹은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은 기분, 인 것은, 인정하자.
서로, 치바에 있을 때 확인하면 되지 않아?
학원에서 하면 되는 거 아냐?
――그것은,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명이란 걸 확인하고 싶었다.
단순한 착각이라고 해도, 그 정도로 대담하게 하지 않으면, 이 기분이, 얄팍한 것에 지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스스로도 바보 같은 일을 하려 한다.
‘얽매인다’ 라는 단어는, 본디 부정인 의미로 사용한다고들 한다.
그래도, 그런데도, 나는 ‘얽매여서’, 이 기분을 이 마음을 마주하고 싶었다.
정말로 나는, 다시 태어났을까. 그 고열은, 그 증거였을까.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한 것은, 히키가야 하치만과의 재회, 그리고 그 두 미소녀와의 만남인가.
나는, 일년 만에 법학부에 합격할 수 있을까.
히키가야 하치만은, 몇 개나 되는 지망 중에서, 리쿠젠 대학을 선택할까.
만약 내가, 수많은 조건을 클리어 하고, 그와 같은 캠퍼스에 서는 날이 오면
그것은 운명이었다고 인정하자.
자신 힘으로, 그것을 운명이라 했던 것으로.
그렇다면, 내가 법학부를 지망한 이유가, 결코 짧은 연모 때문에 들떠서여서는 안 된다.
나의, 나에게, 유익한 이유가 있어야만 한다. 히키가야 하치만이 리쿠젠 대학을 선택한다는 것은, 그 나름의 삶의 발로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에 준해서, 내 삶, 내 긍지, 내 프라이드가 아니면 안 된다.
「……장래, 복지 계통에 종사하고 싶은 건, 변함없어」
「……흠」
「그렇지만…… 복지 사업에 대한 상황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생각해 봤어. 꽤. 어려운 조건이 많아. 일손 부족에, 돈도 부족하고, 체력적으로도 힘들 거야…… 뜻만으로는, 잘 되지 않을 테고, 발전을 바라는 것도 어려워」
「…………그렇겠지」
「그래서 생각했어. 룰을 바꾸지 않으면, 이라고」
「……………………」
「지금 상황은, 룰에 문제가 있는 거야, 파워 밸런스가 나쁜 게임을 강요당하고 있는 같은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룰을 바꾸는 거야. 바꾸려면,룰을 모르면 안 될 테고. 사업 환경이든지 수익 구조든지, 미비한 것은 없는지, 외부 지원을 쉽게 얻을 수 있는지, 혹은 공적인 보조를 받기 쉬운 구조는 가능할지. 규제완화로 조건을 유리하게 바꿀 수 없으리. 그러한 것들을 하려면, 법률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라고 생각했어」
「호오」
「복지 학부로 가서, 복지 현장에 필요한 지식이나 경험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것은, 리쿠젠 대학이라면 선택 과목으로 타 학부 이수 같은 걸로도 할 수 있으니까,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 그것보다는, 법 지식을 얻어, 비지니스로, 자원봉사로, 저력이 있는 복지를 실현될 수 없을까, 해서」
「……………………」
「법 지식이란 건, 자유를 얻기 위한 무기가 되지 않을, 까」
「자유?」
「응, 행동이나 사고를 방해하는 것은, 어떤 룰이 아닐까 해. 그것은 특정한 누군가 만의 이익을 위한 룰로, 규제, 압력, 불합리한 조건…… 그런 거니까, 룰을 바꿀 수 밖에 없어. 법 지식은, 그것을 위한 무기. 자유를 차지하기 위한, 지혜라는 무기. 나는 그것을 익히고 싶어. 복지에 혁명을 일으킨다 라는 목표를 위해서」
「……………………」
이것이, 자는 시간도 아끼고 생각한, 나의 답. 결코, 꾸며낸 것이 아니다. 결론을 내기 위한 그럴 듯한 이유도 아니다. 「자유」에 얽매이는, 내 삶이 이끌어낸, 내가 나아가는 길.
아버지는, 팔짱 끼며 조용히 내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내가, 다 이야기하자, 눈을 감고, 야간 끄덕이면서,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얼굴을 들고,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미소로, 나를 보았다.
어울리지 않지만, 사랑스럽다,라고 조차 생각되는, 상냥한 눈동자로.
「감탄했다, 아니, 감동 했어, 카오리」
「엣!?」
「실은, 아버지도, 법학부 졸업이야」
「엣?」
「그렇지만, 아버지는 대학 수험 때, 카오리와 같은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놀랐어. 너가 그렇게 견실하게 인생 설계하고 있다니. 아니, 그렇게 말하면 딸을 너무 가볍게 보는 거구나」
「하, 하아」
「그 무렵의 아버지라면, 너를, 존경 할 거다. 그리고」
「……………………」
「지금의 아버지는, 너를 자랑으로 생각한다」
「……아버지」
「법학부 수험, 대단하구나? 아버지도 눈에서 피가 나올 만큼 공부했어」
「헤에」
「그렇지만, 너가 결정한 것이다. 아버지, 전면적으로 응원하마」
「……응, 고마워」
그러자, 쭉 듣고 있던 어머니가, 말했다.
「……여보, 괜찮겠습니까? 확실한 보증을 받고 있는 복지 학부에서, 어려운 곳으로 바꾸는 것은」
그것을 듣고, 나는 말을 꺼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건 아니지. 좀더 공부하면 좀더 위를 노릴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어머니야」
「그것은, 그렇지만……」
그러자, 아버지는 ,
「여보, 걱정할 필요 없어. 비록 올해 안 되어도, 카오리의 생각은, 어디서 뭘 하더라도 틀림없이 통하니까. 거기에, 나는 카오리라면, 해낼 거라 생각해」
「……그렇다면, 괜찮습니다만」
「여보, 카오리가 쓰러지지 않게, 맛있는 거 많이 먹여줘」
「아앗, 안돼. 나, 살쪄」
「몸이 자본이다? 다이어트는 그 후야 여하튼」
「몸이 건강하면, 대체로는 잘 된다, 라던가?」
「하하, 그런 거야!」
이렇게, 나는 내 삶을, 스스로 정했다.
그리고 그 앞에, 숲의 도시 · 센다이가 있다……
거기서, 히키가야 하치만이 기다리고 있다면.
그것이 운명이 아니면 뭐라고 해야 할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장소로, 나는 나를, 던진 것이다.
그래도 히키가야에 대한 건, 아버지에게는 비밀이다. 성숙한 딸의 아버지니까.
거짓말은 안 했다. 하지만, 비밀은 인정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미안합니다 라고는 안 할게요. 아버지.
★ ★ ★
법학부 합격을 목표한 공부는, 봄부터 여름을 거쳐, 힘들었다.
학원 코스를 다시 알아보고, 커리큘럼을 변경했다. 공부 시간도 증가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어드바이스로, 무리한 스케줄은 피했다. 그 만큼, 효율적인 학습을 지향했다.
그 생각은, 효율을 존중하는 타산적 성격인 나에게도 맞는다. 고지식한 인간은, 노력파라서, 자칫하면 무너질 때까지 노력해 버린다. 효율 중시라고 말이야 좋지만, 뿌리부터 게으름뱅이인 나는, 평소에도 즐겁게 하는 방법을 생각한다. 무의식 중에, 「놀이」를 만든다.
생활을 편리하게 한 발명 중 상당수는, 조금이라도 편해지려는 게으름뱅이의 발상이 기점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라고 말하면 어머니에게는 억지라고 야단 맞았지만.
그러나.
성적은, 생각처럼 오르지 않았다.
한 번은 카이힌 종합 고등학교에서 학년 23위였지만, 3학년이 되고 나서는 40위 정도 일 때가 많았다. 뭐, 다른 학생들도 수험 때문에 노력하고 있으니까, 상대적인 순위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자신에게 타일렀지만, 급우들에게 추월 당하는 것이 지망 학부를 상위 쉬프트한 나에게는 전도다난인 것은 어쩔 수 없다.
조금씩, 초조해진다.
여름이 지날 무렵에도, 성적은 제자리. 복지 학부를 지망하던 시기와 그다지 차이없다. 고등학교 진학 지도는, 재차, 지망 학부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 했다.
하기 강습에, 다른 학원에라도 다닐까 하고 아버지에게 상담 하면.
초조해 하지 마라. 지금의 페이스를 지켜라. 더운 시기에 무리하지 마라. 그렇게 아버지가 설득했다.
그리고, 여름방학이 끝날 때쯤 진로 지도에서, 이 때까지 나왔던 어머니 대신에 아버지가, 왔다.
딸의 희망대로, 법학부 지망은 바꾸지 않는다. 부모로서 전면적으로 딸을 지지한다.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며 양보하지 않았다. 담임과 약간 험악한 분위기가 될 정도.
돌아갈 때, 아버지가 나에게 말했다.
교사는 것은, 자신의 클래스의 진학률만 문제 삼는다. 그런 무리들의 말을 신경 쓰지 말라고.
설마 그 아버지가 그런 말을 하다니.
하지만 그것은, 나를 믿고 나를 지지하기에 한 발언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초조함이 사라졌다.
결과는 내가 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가져오는 것이다. 최대한의 노력, 그것 밖에 없다. 엉뚱하고 무모하고 무계획적인 분발은 무의미하다. 이정표를 정하고 눈앞의 과제를 하나하나 해낸다. 하나 달성 할 수 없다고 신경 쓰지 않는다. 다음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시행착오.
운을 하늘에 맡기지 않는다. 단지 최선을 다한다.
그러자, 초가을로부터 내 성적은, 몰라 보듯이 올랐다.
눈앞의 경치가, 펼쳐지는 기분. 지금까지는, 긴 터널을, 변하지 않는 경치를 보면서, 묵묵히 달린 것 기분이었는데.
담임도 강사도 튜터도 놀라고 있다. 뭔가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는지 물었다.
그런 건 없다. 지금까지의 방식을, 바꾸지 않고 계속 했을뿐이다.
아버지는 그것을 보고, 말했다.
「나는 알고 있었다」
아버지의 경험으로 말한다면, 변화라는 것은, 어느 날 돌연, 극적으로 방문하는 것이라고.
조금씩 변화한 것이, 쌓이는 것이 아니라고.
그것은 예를 들면, 직소 퍼즐.
처음은 손으로 더듬어도, 오리무중,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정도 피스를 붙여 가면, 도안이 보인다. 그러면, 피스를 두어야 할 장소가 보인다. 거기부터는, 빠르게 피스가 이어진다.
뿔뿔이 흩어졌던 앎의 파편이, 어느 날 돌연히, 단번에 이어진다고.
그 말을 실감했다.
쓰다누마 학원에서, 히키가야와 마주친 적은, 몇 번인가 있었다.
눈이 맞는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대체로, 저쪽에서 시선을 돌린다.
그런데도 나는 뒤쫓지 않고, 그대로 엇갈렸다.
같은 학부를 지망하는 것도, 말하지 않았다.
거리에서, 그의 여동생도 몇 번인가 만났다. 여동생 쪽은 먼저 달려와 말을 걸었다, 실없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히키가야 코마치, 귀여운 녀석이다.
하지만 거기서도, 오빠에 대한 건 나는 말하지 않았다.
모든 건, 봄의 센다이에서 나오는, 결과에 맡긴다.
모의 시험 결과, 리쿠젠 대학 법학부, 합격 가능성은 반반.
오히려 잘도 여기까지, 올라 왔다고 생각한다.
★ ★ ★
그 해 크리스마스 이브는, 오래간만에 치카와 치바에서 보냈다.
서로 남자친구도 없고, 이대로 졸업한다고 치카가 말한다.
내일은 크리스마스 당일. 그렇다고는 해도, 나도 치카도 가족과 보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무렵은, 좀더 청춘을 엔조이(웃음) 하겠어! 하고 벼르던 것 같지만.
모두 역시, 그 날 이후로, 바뀌어 버린 걸까.
적어도, 내 청춘은, 센다이로 미룬다. 그런 마음을 숨긴, 그 때.
심장이, 쿵 하고 뛰는 거 같았다
푸른 일루미네이션으로 장식된 가로수 저 편, 붐빈 길거리에, 세 명의 실루엣이 보였다.
두 소녀와 한 소년.
나에게 충격을 준, 흑발 롱 헤어, 갈색 경단 머리, 그 두 미소녀가, 지금 확실히, 저기에 있었다.
그리고.
「히키가야……」
그 때의, 허구를 일절 거절하는 것 같은, 흑발 미소녀의 얼어 붙는 시선이, 거기에는 없었다.
부드러운 미소를 가득 채운 그 눈동자는, 히키가야에게 향하고 있었다.
천진 난만이라는 말을 시각화 한 것 같은 갈색 머리 미소녀의, 넘칠듯한 미소가 빛나며, 이것도 똑바로, 히키가야에게 향하고 있었다.
아아, 이 두 명의, 아니, 「그」 두 명의 소녀의 마음은, 따스함과 함께,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흘러 들어가져 같았다. 그렇게, 보였다.
하나 둘 길거리에, 눈이 춤추듯 내려왔다.
세 명은, 하늘을 올려본다.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들뜬 갈색 머리 소녀가, 춤추듯이 포장 도로에서 뛴다. 그것을 지켜보는, 흑발 소녀와 히키가야의, 미소.
이어져 있는, 3명의 마음이, 빛의 고리로 보였다.
「카오리, 무슨 일이야?」
「아? 아니, ……눈, 내리고 있네」
자연스럽게 걸음을 옮겨 세 명이 치카의 시야에 들어가지 않게, 돌면서.
나는 치카에게 말을 걸었다.
「어디선가 커피라도 마실래?」
「그러자」
그리고, 문득 돌아 봤다.
세 명의 모습은 벌써, 사라져 있었다.
불과 몇 분 전까지, 밤하늘이 깨끗했는데.
어느새, 눈구름이 덮어 있다.
마치 별들이 떨어져 내린 듯이, 눈이 이브날 거리에 쌓였다.
「……추워」
하얀 숨을 뱉으며, 나는 코트의 옷깃을 여민다.
눈이 물기를 띠고 있는 것은, 반드시 추위 탓이다. 그래, 반드시 그럴 거야……
사실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눈치채지 못했다고는 해선 안 된다. 자신의 일이지만.
하야마군은 말했다. 히키가야는, 우리들보다 더 멋진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
친한 것도, 여러 가지가 있다, 라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본, 그녀들의 표정.
그것을, 연애 감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히키가야와 그녀들은, 강한 정으로 연결되어 있다. 서로 신뢰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히키가야에게 마음이 있는 건지, 그런 것 까지는 모르지만.
히키가야가, 리쿠젠 대학에 들어가면, 아마 그것은 그녀들과의 이별을 의미 할 거다.
그런 선택을, 그가 하는 걸까.
물론, 거리가 멀어도, 마음은 서로 통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그녀들도, 같은 곳을 목표로 할지도 모른다.
조금, 내 마음이 심란해졌다.
그러나, 지금은 헤맬 수는 없다.
이 날을 경계로, 나는 히키가야를 일단 머리에서 지우기로 했다.
차라리, 그 미소녀들과 사랑하는 사이이라고 단정해 버려도, 상관없다.
나는 히키가야를 위해서만, 리쿠젠 대학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잖아?
몇 번이나, 그렇게 자신에게 계속 물었다. 대답은, 요구하지 않고.
몇 번이나, 몇 번이나.
★ ★ ★
3월 첫째주. 나는 리쿠젠 대학 법학부를 가기 위한 시험을 쳤다.
반응은…… 어떨까, 솔직히 모른다. 완전히 아웃도 아니고, 완전히 세이프도 아니다. 가채점도, 빠듯 했다.
그런데도, 일년이 채 안된, 내 파란만장한 수험 공부는 마지막이었고 피로보다 안도감과 해방감이, 나를 지배했다.
당분간은 활자 보고 싶지 않아―……
★ ★ ★
연안의 바닷바람이, 꽃 향기를 태우기 시작하는, 3월 둘째 주.
치카를 포함한 반 친구 몇 명과 나는 마쿠하리 이온 몰을 돌고 있었다.
방심하면 미아가 되는 대규모 쇼핑 몰은 라라 포토 덕분에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새로 온 이곳은 지리도 모르겠고, 나이는 먹기 싫은 것이라고 한숨이 절로 나온다.
문득, 몸집이 작은 교복 차림의 소녀가, 시야에 들어온다.
그것은, 소부 고등학교의 감색 블레이저 코트.
단지 혼자 터벅터벅, 등을 구부리고 있는, 흑발 쇼트 컷.
일순간, 자신이 아는 그 아이의 이미지와 너무도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말을 걸어야 할지 망설였다.
하지만, 오히려 그 위화감에,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치카, 미안. 조금 어디 좀 갈게」
그렇게 말하고 나는, 흑발 쇼트 컷 앞으로, 종종걸음으로 다가간다.
「코-마치!」
일부러 밝은 음성으로, 구부러진 등을 탁 두드린다.
「아…… 카오리, 언니?」
「왜 그래―, 오늘은 혼자야?」
이렇게 말했지만, 만약 히키가야와 함께라면 어쩌지? 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늦었나.
「응, 혼자……」
.
「……무슨 일이야, 활기찬 아가씨가, 오늘은 맥이 없네―」
「엣! 아니 아니―, 그렇지 않아요?」
「그래. 생리?」
「아닙니다」
「……역시 이상해? 무슨 일이야?」
「……………………」
―― 이 나이대가 이렇게까지 고민한다면,
「사랑 고민일까?」
「트, 틀려요- 아니―」
일일이, 밝게 행동하는 그 모습, 좀 아파.
너는, 계략가인 척하는 것 치고는 비교적, 알기 쉬워.
하지만, 이 녀석이 침울한 이유가, 사랑이 아니라고 하면, 거기에 준하는 것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오빠하고 싸움이라도 했어?」
「아니―, 그렇지 않은데요……」
「……나, 귀찮게 한 걸까? 돌아가는 게 좋아?」
「아니요! 죄, 죄송합니다, 카오리 언니, 걱정해 주셔서」
「음, 뭐」
그 뒤로 침묵을 지키는, 코마치.
그렇다면, 나는.
「……좋았어,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도 좋아. 그 대신, 나하고 어울려줘」
「엣? 괜찮겠습니까, 친구분……」
「됐어, 괜찮아. 나, 코마치와 러브러브 하고 싶으니까. 상관없잖아 어울려도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나는 팔꿈치를 코마치의 옆구리에 들이댄다.
「아 역시……」
「그렇지?」
나는 치카들에게 급한 볼일이 생겼다고 말하고 헤어졌다. 코마치를 타피오카 드링크(タピオカドリンク)가 맛있는 아시안풍 카페로 데려 갔다.
굵은 빨대로 타피오카를 마시고, 코마치는 ,
「아, 맛있다」
「그렇지? 여기, 추천할 만 해」
단 것, 맛있는 것이 있으면, 여자아이는 기력이 회복됩니다.
「괜찮아 졌어? 코마치는 그래야지.」
「응, 저기, 카오리 언니」
「으무」 빨대를 물고 있어서, 조금 잘난 듯한 대답이었다.
「……감사합니다」
「오빠에게 도움을 받은, 답례야」
「……………………」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기운 내」
「…………네」
「건강하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조금 뜰 떠서, 나는 그렇게 말했다.
「아하하하하하」
「……히키가야 녀석, 코마치 울리면, 내가 떼려 줄게!」
「아, 응, 이랄까」
코마치는,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과연 코마치도, 모르는 것이 있어서요……」
「……오빠?」
「응……뭐……」
「그래……」
나는, ‘싱긋’ 미소를 코마치에게 향해다,
「가까이 있고, 오랜 세월을 지낸 부부가 되어도, 인간, 그러한 것일지도」
「……그렇네요」
「뭐, 외동이라 모르지만 」
「……대충이네요―, 카오리 언니는」
「O형이니까」
물으려고 해도, 물을 수 없는, 히키가야에 대해.
코마치를 우울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고 해도.
나는 아직, 히키가야와 마주하는 것은, 너무 빠르다고 느끼고 있다.
나로서도, 고집이지만.
그와 재회하는 것은, 센다이 였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코마치는, 피처폰(ガラケー)이야?」
「에? 응」
「그럼, 써 두자」
나는, 코스터(コースター)에 볼펜으로, 내 휴대 번호와 메일어드레스를 메모 했다.
「어쩐지 영화에서, 술집에서 설득하던 남자가, 이런 일 하고 있구나」
그렇게 말하고, 그것을 코마치에게 건네준다. 스마트폰과 피처폰 사이의 전송 방법을 몰라서다.
「기분이 내키면, 아니 언제라도 좋아. 사양 하지마」
우와, 나, 아버지 닮아가는 걸지도.
「고, 고맙……습니다」
당황스러워 하는 그 표정은, 코마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응? 왜 그래? 멍하니」
「아, 아니―……카오리 언니, 훈남―」
「적어도 누님이라고 말해……」
「응, 아니, 코마치 주위에, 이렇게, 스스럼없이 의지할만한 사람이 없어서」
「언니 입장이네……」
「그게, 의지 운운 할 수 있는 오빠라고 생각하나요?」
「그렇네……」
두 사람, 푸훗.. 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카오리 언니. 코마치, 괜찮아 졌어요」
「그런가 그럼 다행이다.」
「코마치, 반해버릴 것 같아요」
「아, 별로 나 유혹하지 마 새끼 고양이짱」
마주칠 때 보다는 밝은 미소를 되찾은 코마치는, 안보이게 될 때까지 손을 계속 흔들고 있다.
내 마음은, 많이 요동치고 있다.
그 코마치다, 그 작은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은, 그녀 자신의 문제가 아니겠지.
어쩌면, 히키가야에게, 무슨 일이……
그, 무엇은, 좀 더 지나서, 알게 된다……
★ ★ ★
3월 셋째 주. 합격 발표 날.
나는, 카이힌 종합 고등학교에서,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수업도 없고, 발표를 기다리는 반 친구들. 나를 포함해 주고 받는 말도 피상이고, 마음 이 여기에 있을리가 없지.
오전 11시.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발표 시각을 고하는 알람 기능.
나는 터치 패널을 조작 해, ID대신 수험 번호와 패스워드를 넣는다.
인터넷으로 발표. 의외로, 속달 통지가 먼저 집에 도착하지 않을까 생각도 했지만, 역시 이쪽이 빠른 것 같다. 반 친구들 중에서도, 내 통지는 제일 빠른 부류였다.
화면을 확인하고, 브라우저를 닫는다. 곧바로, 전화로 전환해 주소록에서 하나의 휴대 번호를 탭 한다.
저스트 원 콜로, 전화가 연결되었다. 저기도, 마음이 여기에 있어서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던 게 아닌 걸까.
「네」
「아버지?」
「아아, 카오리인가」
「합격했어」
「그런가」
무뚝뚝하고, 재미도 없는 듯한 마른 목소리.
하지만, 다음 순간, 통화중인 전화기 저 편에서, 환성이 끓는 것이, 싫어도 들렸다.
아마, 아버지는 직장에 오늘에 대해 말하다가 결과를 듣고 V사인이라도 한 듯하다.
그 환성, 언제나 집에 와서는 맥주 가득 마시고 새빨간 얼굴을 하는 아버지의 부하의 미츠자와(三ツ沢)씨구나.
「축하해」
「고마워요……아버지」
담담한 아버지의 목소리에서 오히려, 나에 대한 신뢰를 느낄 수 있어, 내 눈꼬리는 물기를 띠었다.
「어머니에게도 곧 알려라」
「응」
통화중인 전화기의 환성은 아직 계속되고 있어 끊기 어려웠던 내 기분도 모른 채, 아버지가 전화를 끊었다.
그 정적 조차도, 시원한 듯했다.
여운을 맛볼 틈도 없이, 나는 「자택」을 탭 했다.
그 날 저녁식사는, 어머니가 손수 만든 초밥이었다.
어머니는 팥밥을 주려고 했지만, 내가 매우 좋아해서 그것을 원했다.
맛있는 음식에 둘러싸여 좋은 기분인 아버지, 매우 들뜨고 있다. 제법, 아이 같은 사람이다.
「즉시, 센다이에 아파트 예비 조사하러 가지 않으면 안 되겠네. 이번 주말에라도」
「성질 급해―」
「무슨 말이야, 멍청히 있으면, 이 시기, 좋은 곳을 찾을 수 없다고? 바쁜 시즌 이니까」
「그렇지만 여보, 졸업 시즌이기도 하니까, 반대로 빈 곳도 나오지 않나요?」
「무슨 말이에요 어머니, 조건이 좋은 곳은 어디라도 다 차버려」
그렇게 말하고, 아버지는 수 장의 종이를 나에게 보여 주었다.
그것은, 방 배치도.
「여기는, 남쪽이 히로세강(広瀬川)이라, 일조가 좋아」
「자, 자, 잠깐 기다려? 벌써 이렇게 정보수집한 거야?」
「당연하지. 대체로 수험 시즌이 이사철과 너무 가깝다. 먼저 모아 두지 않으면 좋은 곳을 얻을 수 있을까!」
그렇게 말하고, 아버지는 「수험은 9월 정도에 발표해도 좋잖아.」 라고 투덜대었다.
아버지는, 무리하게 부동산을 압박한 걸까. 그렇지 않으면, 내 합격을, 완전히 믿은 것일까.
학원에 발길을 옮겨, 사무국에 합격을 보고했다. 꽤 놀라지만, 나도 동감이다. 그 4월, 지망 학부 변경할 때를 생각하면, 바랐다고는 해도, 실제로 이렇게 되면, 오히려 지금에서야 그 무모함이 느껴진다.
잘도 해냈네……이다.
――결국, 히키가야는 보지 못했다.
그 크리스마스 이브 이 후.
★ ★ ★
미야기현 센다이시 아오바구.
리쿠젠 대학 바로 앞 역, 거기에서 한 정거장, 소위 대학가에 있는 아파트를 정했다.
독신 생활의 시작……
정든 치바에서 멀어져 센다이에서의 생활이 시작된다.
대학 예비 조사때, 삼림의 도시라는 말로 연상은 했지만, 실제 센다이는, 의외로, 대도시여서 놀랐다.
하지만, 역시 자연도 좋은 그 환경은, 살기 좋다고 생각했다.
집에서 멀어지면, 익숙한 샴푸 브랜드조차 근처에서 살 수 있을까 걱정하기도 했지만, 센다이의 환경이 좋아, 그런 건 어떻게든 좋아졌다.
걱정이 있다고 하면, 관동에서도 한층 따뜻한 치바만의 해안 지역에 익숙한 몸이, 동북의 추위에 견딜 수 있을까 라는 것이다.
뭐, 견딜 수 있는 것도 견딜 수 없는 것도 없다. 나는 여기서 산다. 하루라도 빨리 익숙해질 수 밖에 없다.
봄 4월, 입학식.
이제, 교복을 입을 일도 없다. 나는 새로 맞춘 감색의 슈트 차림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벚꽃이 아직 꽃봉오리라는 사실에, 동북을 느낀다.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입학식이 아오바 캠퍼스· 제3 강당에 있으니 법학부 법률학과 1학년은 집합하라는 안내를 받는다.
합격자 총수, 45명, 이라고 한다.
하지만, 주어진 자료에는, 제3 강당의 위치가 기록되지 않았다.
헤매고 있는 동안에, 집합 시각이 임박한다.
화가 치밀어, 가까이 있는 사무원에게 묻자, 이번 봄에 다목적 강당이, 제3 강당이라고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오리엔테이션으로 배부된 자료가, 옛날 정보였던 것을 알자, 오히려 사무원이 당황한다.
제3 강당은 이 장소에서, 캠퍼스 정반대 모퉁이. 나는 종종걸음으로 거기로 향한다.
「있었다……」
사무 솜씨가 형편없음을 내심 투덜거리면서, 나는 제3 강당, 새 플레이트를 확인하고, 입실하려고 한, 그 때.
「아…………!」
「…………?」
같이, 늦게 입실하려는 인물과 마주쳤다.
새 슈트에, 조금 구부러진 넥타이. 옷 매무새가, 좀 야무지지 못한 남자.
이쪽을 보고, 비둘기가 장난감 대나무 총을 맞은 얼굴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나도, 같았을 거다.
소탈한 머리에, 죽은 눈.
「히키가야……」
「오리모토, 너……」
그 순간, 분수에 맞지 않게, 나는 주위에 아직 3 분도 피지 않아야 할 벚꽃에 둘러싸여 있는 것 처럼, 느꼈다.
심장의 고동이, 격렬해진다.
아아……
나는, 운명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모든 것이, 스스로가 그린 시나리오에 근거한, 운명을.
이 때는, 아직……
알고 있을 리가 없었다.
히키가야 하치만이, 나에게 큰 충격을 준 그 두 미소녀, 그녀들과 쌓아 올리고 있었을 것인, 그 빛의 고리를……
끊고, 여기에 있는 것을.
그리고 이 때, 모든 게 시작되었다.
히키가야 하치만과 나, 오리모토 카오리.
두 사람의 마음이, 교환되는 것은 .
상상을 초월하는 만큼, 가혹하고 어렵고 고통스럽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나날들이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