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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 고타로 괴담집

日本怪談全集


Translator | 일각여삼추

怪譚小説の話


괴담소설 이야기


나는 글을 쓸 때 흥미로운 구상이 떠오르지 않거나 줄거리가 정돈되지 않을 때면 ​육​조​소​설​(​六​朝​小​説​)​을​ 꺼내 읽는다. 진당(晋唐)소설 육십 종으로 당시의 단편 육십 종을 엮어낸 총서인데 역사의 일화, 괴담, 기담이 있어 모두 나름대로 재미있다. 이즈미 교카(泉鏡花)의 ​"​고​야​성​(​高​野​聖​)​"​은​ 그 중 환이지(幻異志)가 실려있는 ​"​판​교​삼​낭​자​(​板​橋​三​娘​子​)​"​에​서​ 나온 것이다. 판교에 삼낭자라는 여관을 하는 노파가 있어, 나그네에게 기이한 메밀떡을 먹여 당나귀로 만들어 돈을 벌었는데 조계화(趙季和)란 남자가 그걸 알고는 거꾸로 그 떡을 노파에게 먹여 당나귀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로, 고야성에서는 환술로 나그네를 말로 만들거나 원숭이로 만드는 아름다운 여인이 되어서 대체적 구상에서는 흔적을 못 지웠지만 그외에는 흠잡을 데가 없는 독립된 창작으로, 또 굴지의 명작이기도 해서 우에다 ​아​키​나​리​(​上​田​秋​成​)​가​ ​서​호​가​화​(​西​湖​佳​話​)​에​ 있는 ​뇌​봉​괴​적​(​雷​峯​怪​蹟​)​을​ 그대로 번안한 음란한 ​사​성​(​蛇​性​の​婬​)​과​는​ 큰 차이가 있다.
또 그 총서 중 ​"​유​괴​록​(​幽​怪​録​)​"​에​는​ 이와미 ​주​타​로​(​岩​見​重​太​郎​)​의​ 붉은 개코원숭이 ​퇴​치​(​緋​狒​退​治​)​라​고​ 하는 인신 공양 설화가 있다. 당(唐)의 ​곽​원​진​(​郭​元​振​)​이​란​ 사람이 밤에 여행하고 있었는데 등불이 화려한 집이 있어 묵어가려고 가보니 십칠팔 세 되는 소녀가 한 명 울며 쓰러져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마신(魔神)의 산제물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곽이 소녀를 달래고 기다리니 과연 가마에 타고 여러 명의 종자를 거느린 남자가 왔다. 곽은 희귀한 술안주를 진상한다고 사슴의 육포를 바치는 척하고 그 손을 베어 다음 날 핏자국을 쫒아가 보니 커다란 멧돼지가 있으므로 죽여서 먹었다. 이 유괴록 이야기는 명(明) 구우(瞿佑)의 ​"​전​등​신​화​(​剪​燈​新​話​)​"​ 중 신양동(申陽洞) 기록이 바탕이 되어있다.
또 그 총서의 ​"​속​유​괴​록​(​続​幽​怪​録​)​"​에​ 있는 정혼점(定婚店) 이야기는 붉은 줄의 인연(赤縄の縁) 전설이다. 위고(韋固)라는 사람이 결혼 일로 다른 사람과 만날 약속이 있었는데, 아침 일찍 ​용​흥​사​(​竜​興​寺​)​라​는​ 절에 갔더니 노인 한 명이 계단 위에서 주머니 속에 든 걸 읽고 있었다. 위고가 그게 뭐냐고 묻자 남녀 결혼에 대해 쓰여 있는 것으로, 주머니 속에 든 붉은 줄로 남과 여의 영혼을 묶으면 어떻게든 부부가 된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의 결혼에 대해 묻자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고 하며 그의 아내가 될 여자는 올해 세 살로 열일곱이 되지 않으면 결혼은 할 수 없지만 지금 거지 같은 야채상 할머니에게 안겨서 매일 시장에 온다고 했다. 이고는 화가 나서 하인에게 명령해 죽이라고 했다. 하인은 아이 이마에 칼로 상처만 내고 도망쳤는데 십사 년 후 아내를 맞고 보니 그 아내는 항상 이마에 꽃비녀를 꽂았다. 왜 그러냐고 묻자 세 살 때 흉한에게 찔려서 상처가 났다고 했다.
요컨대 육조소설은 중국문학의 원천으로 그걸 바탕으로 많은 소설, 희곡, 시가 나왔는데 그 흐름을 보면 ​"​소​신​기​(​捜​神​記​)​"​,​ ​"​전​등​신​화​(​剪​燈​新​話​)​"​,​ ​"​서​호​가​화​(​西​湖​佳​話​)​"​,​ ​"​요​재​지​이​(​聊​斎​志​異​)​"​라​고​ 하는 괴담소설이 되었다. 아키나리(秋成)의 음란한 사성(蛇性の婬)이 "서호가화"의 번안이라는 건 이미 말했는데, 엔조(円朝)의 괴담으로 유명한 ​"​모​단​등​롱​(​牡​丹​燈​籠​)​"​은​ "전등신화"에 있는 ​모​단​등​기​(​牡​丹​燈​記​)​에​서​ 나온 것으로 이 모단등기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로도 여럿 만들어졌다. 고이즈미 ​야​쿠​모​(​小​泉​八​雲​)​의​ 괴담에 나오는 귀없는 법사 ​이​야​기​(​耳​な​し​法​師​の​話​)​ 또한 모단등기의 변형이다.
고이즈미 야쿠모의 괴담에서 내가 좋아하는 건 오소리 괴담이다. 상인이 기(紀)나라 국경을 지나는데 소녀가 울고 있었다. 곁에 다가가 달래주려고 하자 소녀가 고개를 들었는데 눈과 코가 없는 놋페라보였다.
이 놋페라보 이야기는 혼죠(本所) 7대 불가사의 ​오​이​테​케​보​리​(​置​い​て​け​堀​)​와​ 비슷하다. 내 고향에도 이 계통의 이야기가 있다. 한쪽에 산이 있고 또 한쪽에는 밭과 소나무숲이 있는 인가(人家)고 뭐고 없는 곳에, 동쪽에서 오면 산 입구에 샤미센 ​소​나​무​(​三​味​線​松​)​라​고​ 덴구(天狗)가 샤미센을 켰다는 전설이 있는 소나무가 있어 나 또한 어릴 적 아주 무서워했다.
어느 날 저녁, 마을 여자 한 명이 그 샤미센 소나무 아래를 지나가는데 바로 앞에 여자가 걷고 있었다. 마을 여자는 동행이 생겨 반가운 마음에 옆에 다가가서 사투리로,
"저기, 같이 가시면 어떨까요. 이상한 게 나오면 든든하잖아요."
하자 앞에 가던 여자는,
"어머, 저 말인가요."
하고 돌아보는데, 여자는 눈과 코가 없는 놋페라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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