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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사역마] 영의 사역마

零の使い魔


원작 |

역자 | 청심환

제 6 이야기


귀족도 천차만별이라고 재차 실감했어, 정말로.

그리고 세계가 달라도 ​화​장​-​-​-​-​-​-​-​-​-​-​-​-​-​그​ 장소만은 변하지 않는 것 같네. 진짜 다행...아니, 다행은 아닌가.

​애​초​에​-​-​-​-​-​-​-​-​-​-​-​아​직​ 들어갈 수 없고 말이지.

                      <​단​케>​

...냄새나.

                  <푸른 머리카락의 소녀>

영의 사역마. 제 6화 <빛>

*****

...식사를 다 먹지 못했다.

이제, 이것만으로도 내 심정은 알아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는 김에 나이프를 주웠다.

흉휸한 게 아니라, 식사에 사용하는 나이프다.

그걸 들고 우왕자왕 하고 있자니, 친절한 사람이 식당의 장소를 가르쳐 주었다.

서두르고 있는 것 같아서, 감사를 하기 전에 황급히 달려가 버렸지만 말이지.

그리고 헤메고 헤메서, 겨우라는 느낌으로 직접 식당에 갔지만 무리였다.

안에 들어가려 한 순간, 어쩐지 잘난 척하는 귀족에게 혼났던 것이다.

금빛의 꼬불머리에, 프릴이 붙은 와이셔츠(?)를 입은 아니꼬운 소년에게.

가슴 포켓에 장미를 꽂고 있는 그 소년은, 로브의 색을 보는 한 루이즈와 같은 학년인 것 같다.

「후, 이래서 난폭한 녀석들은 곤란해. 네가 그『제로』의 루이즈가 소환했다는 평민이지?」

「...그래」

그 말대로니까, 고개를 끄덕인다.

덧붙여서, 식사용이라고는 해도 나이프를 갖고 걸어다니는것도 어떨까, 하고 생각을 고쳐 저건 벨트에 끼워넣고 있다.

그건 둘째치고...이제 냅뒀으면 좋겠다.

안그래도 배가 고파서 괴로운데, 이런 머리가 불쌍한 아이를 상대하고 싶지 않다.

장미를 가슴에 꽂는 건 귀족이니까 아직 이해한다.

단지 또 하나의 장미를 입에 무는 건 그만뒀으면 한다. 솔직히 똑바로 볼 수 없다.

「말버릇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구나. 나는 네가 죄를 범하는 걸 그만두게 해 준 거야. 유서 깊은『알뷔즈의 식당』에 사역마를, 거기에 평민인 네가 들어오는 대죄를 말야!」

자뻑 배우같이 요란한 행동을 하고, 나를 가리키는 꼬불머리 소년.

어느샌가 모여있던 갤러리가『좋아 좋아!』하고 부추기기 시작한다.

「하지만! 내 마음은 넓고 긍지 높은 귀족! 특별히 너의 무례를 용서해 줘야 하지 않겠나!!」

「.......」

마음의 넓이와 긍지 높음.

전혀 관계 없는 듯한 느낌도 들지만, 태클은 걸지 않는다.

일부러 대중 앞에서 창피를 줄 필요도 없겠지.

무사의 정이라고 해도 좋다.

아니, 이 경우는『사역마의 정』...이 되는건가?

자신밖에 들리지 않을 정도의 음량으로 배가 꼬륵거린다.

여기에 있으면 식당에서 감도는 좋은 냄새가 싫어도 맡게 된다.

반 죽여서 내버려 둔다, 라는건 그야말로 이건가.

루이즈의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빙글, 하고 소년에게 등을 돌린다.

...아아, 걷는 것도 귀찮아.

차라리 이 근처에 자라고 있는 풀이라도 먹어버릴까?

건성으로 걷기 시작하려 한 순간, 발가락에 뭔가가 콩, 하고 부딪혔다.

이크, 먹을건가?! 하고 생각해 주워올린다.

슬프게도, 그건 보라색 액체가 들어간 작은 병이었다.

냄새로 보면 향수같다.

그릇도 꽤 비싸보이고, 상당히 좋은 것일지도 모르지만...배는 부르지 않는다.

「앗」

꼬불머리 소년이 눈을 크게 뜨면서, 내 손 안의 작은 병을 가리키고 있다.

아무래도, 이건 그가 흘린 것 같다.

귀족이 자신의 체취를 얼버무리기 위해서 향수를 가지고 걸어다닌단 이야기는, 나라도 책이던가 어딘가에서 읽은 적이 있다.

「......」

무언으로 내밀지만, 어째선지 소년은 눈을 돌렸다.

그 얼굴에는 ​크​게​『​이​런​?​!​』​하​고​ 쓰여져 있다.

공복이기 때문에 조금 초조해하던 나는, 그의 팔에 밀어붙히듯이 작은 병을 건넨다.

그리고 그대로 돌아가려고 생각했을 때, 갤러리를 갈라지게 하듯이 한 명의 소녀가 뛰쳐나왔다.

그 후의 일은 자세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몽블랑은 특수한 사람에게밖에 향수를 건네주지 않는다던가, 나는 놀이였습니까 라던가, 그 장미같은 얼굴을 분노로 일그러뜨리지 말아, 라던가 말한 느낌이 들지만 배가 고플 때에 향수 냄새를 맡아 버린 나는 기분이 나빠서 그럴 때가 아니었다.

비틀비틀 걷기 시작하는 나.

「너, 기다리게」

그런 나를 멈춘 건, 그 꼬불머리 소년이었다.

내가 몽롱해진 동안에 뭐가 있었는지, 그 뺨에는 두 개의 단풍이 피어 있었다.

그리고, 상당히 향수 냄새난다.

지금의 나는 그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데미지를 받아버린다.

「네가 경솔하게 향수 병 따윌 주운 덕분에, 두 레이디의 명예가 상처입었어. 어떻게 해 줄 건가?」

「...알까보냐」

평소라면 온화하게 대답할 나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따위 없었다.

랄까, 한시라도 빨리 화장실로 뛰어가고 싶었다.

토할 것 같으니까 다가오지 말아줘, 하고 손을 흔들자 소년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큿! 괜찮겠지. 너에게 귀족에 대한 예의라는 걸 가르쳐주지」

가슴 주머니의 장미를 손에 들고, 그걸로 나를 가리키는 소년.

그걸 부추기는 건, 방금보다도 미묘하게 인원수가 준 갤러리들.

랄까, 그들은 이 목막히는 듯한 냄새를 아무렇게도 생각하지 않는건가?

아무리 향수라도, 다량으로 쓴다면 단순한 악취가 되어 버리는데.

...아파팟, 두통마저 난다.

반 무의식중에 관자놀이를 눌러 문지른다.

시선을 올리자, 소년의 얼굴은 한층 더 붉어지고 있다.

「너, 너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베스트리 광장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지! 주인과 달리 무능하지 않다는 걸 부디 나에게 보여주게나!」

히스테릭 느낌으로 소리치고, 소년은 나를 노려본다.

정말이지...이게 세간에서 말하는 반항기라는 녀석인가.

빡쳐서 저질렀다, 지금은 반성하고 있다...같은.

하지만 공교롭게도, 나는 그에게 신경쓸 여유가 없다.

이러는 사이에도 역류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으니까.

당연히, 소년의 이야기도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내 눈에 비친 것은, 지금 갈망하기 그지없는 장소였다.

즉...화장실.

위치는 소년의 비스듬하게 뒤쪽인가...등잔 밑이 어둡다란건 이거구나.

어쨌든, 저 오아시스에 뛰쳐들려고 다리를 내민다.

​「​히​잇​-​-​-​-​-​-​-​-​-​-​?​!​ 비겁하다?! 베스트리 광장이라고 말했겠지?!」

「이 ​편​이​.​.​.​간​편​하​다​」​

평민은 그 어쩌구 광장에 있는 화장실을 쓰라고 말하는 거겠지.

알겠어. 다음부터 그럴게.

그러니까, 지금은 다물고 저 화장실을 쓰게 해 주세요.

그런데, 이 소년은 상당히 풍기에 까다로운 인물이었던 것 같다.

화장실 문을 등으로 가리듯이 숨기고, 내 앞을 막아섰다.

귀족제도의 폐해가 설마 이런 식으로 ​나​온​다​곤​.​.​.​말​이​지​.​

라던가 폼잡아 봤지만, 내가 한계라는 사실에 변화는 없다.

어쩔 수 없지, 이렇게 되면 실력행사다!!

주위에서 어째선지 비명이 난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분명 환청이겠지.

그렇게 생각하자, 내 몸을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묶었다.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귓가에 바람이 휭휭거리는 소리를 지르고 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칼​바​람​(​カ​マ​イ​タ​チ​)​과​ 조우한 순간이었다.

놀라는 걸 넘어서 기가 막힌다.

신은 나에게 화장실 사용허가조차 내려주지 않는걸까?

움직이지 않는 건 몸 뿐. 목은 어떻게든 움직인다.

낙원은 바로 저곳에 ​있​다​는​데​.​.​.​칼​바​람​ 녀석, 이 무슨 외도....!

「안 돼」

등 뒤에서 담담한 목소리가 들린 건 바로 그 때였다.

목을 움직여 뒤를 엿본다.

...어라, 너는 언젠가 만난 독서광 여자아이잖아.

작은 체구지만, 푸른 숏 컷에 안경이 어울리는 소녀다.

오늘은 책 대신에 커다란 막대기...아니, 저기까지 작으면 지팡이겠지이.

어쨌든, 자기 몸보다 긴 지팡이를 들고 있다.

그러고보면, 그 대머리 선생님도 가지고 있었나.

독일에서는 유행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는걸. 염색과 함께.

​-​-​-​-​-​-​-​-​-​라​니​,​ 뭘 여유롭게 해설따위 하고 있는거냐 나는?!

가볍게 몸을 흔들어 보지만, 칼바람의 구속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한편, 나는 슬슬 한계였다.

자세한 사항은 생략하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만 말하면 안다고 생각한다.

「너, 너는 확실히....아, 아니. 그것보다도 잘 해 줬다! 정말이지 곤란하군, 천박한 녀석들은! 결투 룰조차 모른다니!」

이마의 땀을 닦으면서 풍기소년이 말한다.

그건 그렇고 지금, 그는 이상한 말을 했지 않았었나?

소년은 내 등 뒤에 시선을 돌리면서「잘 해 줬다」고 말했다.

그 방향에 있는건 그 안경 아가씨 한명 뿐.

이게 의미하는건 에에~ ​그​러​니​까​아​.​.​.​.​.​.​

​「​네​가​.​.​.​했​는​가​?​」​

「...(끄덕)」

내 질문에 수긍하고 대답하는 소녀.

...과연.

연약한 여성의 힘으로도 폭한을 붙잡을 수 있도록 개발된, 스턴 건이라던가 방법 버저같은 미래 발전계 비밀도구 (같은 거)를 그녀는 가지고 있다는 건가.

그러면, 수상한 건 저 커다란 지팡이다.

저만큼이나 되는 길이를 자랑하는 지팡이라면, 바람을 컨트롤해 대상을 구속하는 장치가 내장되어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뭐니뭐니해도, 이곳은 신발 뒤에 비행장치를 설치하는 나라니까.

「놓아...주지 않을텐가?」

「안 돼」

부탁해 봤지만, 쌀쌀맞게 거절당했다.

아무래도 그녀도 풍기위원의 한 명 같다.

외견대로 성실한 것 같고, 꼬불머리 소년보다도 훨씬 풍기위원 같다.

「더러운...짓은 하지 않는다. ...곧장 끝내지」

괜찮아. 더럽히거나 하지 않으니까...응?

라는 의미의 시선을 보내지만, 다시 안 된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위, 위험해...역시나 슬슬 진짜 위험하다.

반응이 너무 적어서 대부분의 사람은 눈치채지 못하겠지.

지금, 내 몸은 작게 떨리고 있었다.

물론, 한계를 돌파한 결과다.

그러자 뭘 생각했는지, 소녀는 내 앞쪽으로 돌아왔다.

키 차이가 나서 그녀는 나를 올려다보며, 살짝 중얼거렸다.

「당신의 주인에게 폐가 돼」

....읏.

그건 안 돼. 절대 안 돼.

식객으로써 있는 것 만으로도 폐를 끼치고 있는데, 이 이상 그녀에게 부담을 강요할 수는 없다.

화장실 사용 하나로 여기까지 중요하게 하는것도 어떨까 싶지만, 그게 이 나라의 규칙이라면 따를 수밖에 없겠지.

로마에선 로마법을 따라라, 라니 옛날 사람도 괜찮은걸 말해주는 법이다.

「...알았다」

나에게 저항의 의사가 없다는걸 깨달았는지, 소녀가 지팡이를 내리자 보이지 않는 구속으로부터 해방되었다.

...좋겠네, 저거.

라니, 그런 걸 말할 상황이 아니었다.

「...소년, 그 광장이란 ​녀​석​으​로​.​.​.​안​내​해​라​」​

역시나 여자아이에게 남자 화장실의 안내를 부탁하는건 찜찜하다.

그렇게 생각해서, 꼬불머리 풍기위원에게 말을 ​걸​었​지​만​.​.​.​.​.​.​

그런데, 반응을 되돌려 준 건 소녀 쪽이었다.

「...이쪽. 따라와」

「...그래」

모처럼 스스로 안내해 준다고 하는데, 그걸 쓸데없이 할 정도로 나는 인간을 버리지 않았다.

부끄러운 마음도 있지만...뭐어, 무사하게 화장실에 갈 수 있는 것 만으로도 다행으로 치자.

「미안해」

걷고 있자, 갑자기 안경 아가씨가 사죄의 말을 입에 담았다.

한순간,「이런 때, 어떤 얼구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의 계속처럼 되어버린건 비밀이다.

무엇에 대해 사과했는지를 추측하는건 간단했다.

그러니까 나는 이렇게 말을 돌려준다.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너는...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

향수냄새 소년과 떨어지는 걸로, 어느 정도의 구토끼는 경감되고 있다.

이 상태라면 앞으로 10분 정도는 참을 수 있겠지.

그건 그렇고, 정말로 이 학원에는 상냥한 여자아이가 많구나아.

풍기위원의 직무로써, 룰을 깨려고 한 사람을 주의주는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소녀는 나에게 사과했다.

원래대로라면 사과하는건 내 쪽인데...마음이 개여온다.

「당신이라면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어」

...이겨?

소녀의 말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가슴 속으로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아, 구토끼인가. 파악했다.

또 이상한 표현을 사용하는구나.

기계를 마법이라고 하거나, 납치 피해자를 사역마라고 하거나...라니, 후자는 내가 특별한 케이스이기 때문인가.

어쨌든, 그런 거라면 나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고 이렇게 말을 돌려주려 한다.

「...물론. 그렇게 간단히...창피를 당할 수는 없지」

대중 앞에서의 역류.

....응. 살아갈 자신이 없어지겠지.

그 광경을 상상하고, 무심코 쓴웃음을 띄워버린다.

「적당히 해 줘」

...구토에?

그, 그건 조금 ​어​려​우​려​나​아​.​.​.​.​.​.​

애초에, 생리적인 욕구에 적당히 한다던가 할 수 있는걸까?

어쩐지 이 아가씨와는 회화가 어긋나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몰래 고민하고 있자니, 들여다보는 형태로 소녀와 눈이 맞았다.

그정도로도 순진한 오빠의 하트는 폭발 직전이라구.

이, 일단 구토라고 단정해서 대답해 두자.

​「​선​처​는​.​.​.​하​도​록​ 하지」

*****

제 6 이야기 <어둠 - 타바사 SIDE>

*****

『설풍』의 이명을 가진 메이지 소녀, 타바사의 귀에 환성이 들린 건 그녀가 아침 식사를 다 먹은 직후의 일이었다.

평상시라면 무시하고 자기 방에서 독서에 힘쓰고 있을 때.

하지만, 오늘에 한해서 어째선지 흥미가 끌려 그녀는 동년배와 비교해도 작은 몸을 사람의 울타리 안에 집어넣었다.

의태어를 넣는다면「으웅, 으웅」하는 느낌으로 사람의 파도를 밀어내, 타바사는 앞쪽 줄로 뛰어오른다.

​「​-​-​-​-​-​-​-​-​-​!​!​」​

그리고 그녀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무심코 숨을 삼켰다.

대치하는 두 인물.

한 명은 완전히 본 적 없는 인물이었지만, 또 한 사람이 그녀의 기억에 선명한 인상을 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 자의 이름은 단케.

『제로』라는 멸칭으로 불리고 있는 메이지가 소환한, 수수께끼가 많은 흑의의 사역마이다.

「네가 경솔하게 향수 병 따윌 주운 덕분에, 두 레이디의 명예가 상처입었네. 어떻게 해 줄 거지?」

가슴에 장미를 꽂은 귀족이 초조하게 단케에게 말한다.

하지만, 질문받은 그는 상대하는것도 귀찮다고 말하듯이 가볍게 손을 흔들면서 말한다.

「...알까보냐」

확실히 그 말대로라고 생각했다.

금발 메이지의 양 빰에는 따귀를 맞은 자국이 또렷히 남아 있다.

그걸로 대략적인 사건의 줄거리를 파악한 소녀는, 단케에게 동정의 시선을 보냈다.

방금전부터 귀족인 그에게서 괜시리 코에 달라붙는 냄새가 떠도는 것은, 향수인지 뭔지를 머리에 뒤집어 씌워졌기 때문이겠지.

​「​(​냄​새​나​.​.​.​.​.​.​)​」​

타바사는 보통 사람은 눈치채지 못할 범위에서 얼굴을 찡그렸다.

주문을 자아내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를 휘둘러, 관객이 되고 있는 다른 메이지들과 같이 얇은 장벽을 쳐 냄새를 차단한다.

악취의 발생원과 다른 누구보다도 가까운 위치에 있을 청년은, 안색 하나도 바꾸지 않았다.

평소부터 정신을 단련하고 있겠지.

그런데도 기억에도 없는 분노를 받으면, 누구라고 화가 난다.

앞머리에 숨겨진 그의 시선이, 시시각각 흉흉해지고 있는게 그 증거다.

「큿! 괜찮겠지. 너에게 귀족에 대한 예의라는걸 가르쳐주지」

가슴 주머니에서 장미를 꺼내는 귀족.

그와 동시에 단케의 시선이 한층 더 흉흉하게 변화했다.

지금까지는 어린애 장난이니까 어쩔 수 없이 상대를 해 주고 있던 그가, 저 어리석은 귀족이 무기를 손에 든 것으로 의식을 전투용으로 바꾼 것이다.

청년으로부터 발해지는 독특한 분위기를 감지한 몆 사람의 메이지가, 얼굴을 새파랗게 하고 빠른 걸음으로 그 자리에서 떠나갔다.

아직 본격적인 싸움을 모르는 1학년. 그리고 2학년 메이지들은 오락의 하나로써 눈 앞의 광경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평화 바보가 된 후배와 동급생에게 타바사는 저도 모르게 기가 막혔다.

그리고, 아무래도 단케와 그녀는 같은 심경인 것 같았다.

청년은 무언가를 한탄하듯이, 자신의 관자놀이를 누르고 있었다.

어쩌면 저 귀족에게 실력의 차이를 재게 하기 위해, 일부러 살기를 발했을지도 모른다.

「너, 너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베스트리 광장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지! 주인과 달리 무능하지 않다는 걸 부디 나에게 보여주게나!!」

하지만 상대는 단케의 눈빛에 뒷걸음질 치지만, 가까스로 전의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바보취급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

자신을 북돋우기 위해, 쓸데없이 화려한 행동이 눈에 띈다.

한편, 단케는 ​메​이​지​가​『​주​인​』​이​라​고​ 입에 담은 순간, 시선이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

지금까지 확산되고 있던 살기가, 어리석은 귀족 한 사람에게 집중된다.

이건 역시나 둔감 메이지도 위협을 느낀 것 같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압박되는 것 처럼, 슬금슬금 후퇴해 간다.

그걸 쫒듯이 청년이 한걸음 내디딘다.

직후, 귀족 소년의 입에서 연약한 외침이 튀어나왔다.

​「​히​이​-​-​-​-​-​-​-​-​?​!​ 비, 비겁하구나?! 베스트리 광장이라고 말했겠지?!」

「이 ​편​이​.​.​.​간​단​하​다​」​

대답하는 단케의 음성은, 얼음의 칼날을 연상시킬 정도로 차가운 날카로움을 띄고 있었다.

관중에 웅성거림이 퍼진다.

그런 가운데, 단 한 사람 타바사만은 냉정하게 청년의 행동을 바라보고 있었다.

귀족들이 당황하는 것은, 단케가 지정된 장소에 가려 하지 않고 이곳에서 결착을 내려 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결투를 신청해, 장소를 지정한다는 귀족의 전투법은 너무나도 치졸한 것이다.

실제 전장에서는 예의따윈 없는것과 동일하고, 누구나가 무훈을 세우는 것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사정이 있어서 타바사는 약관 15살이면서도, 가혹한 임무를 몆 개나 경험하고 있었다.

그러모로, 그녀는 귀족이면서도 단케의 의견에 찬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타바사는 잠시 생각한다.

그리고 어떤 결의를 굳혀, 그녀가 시선을 들었을 때 메이지는 단케에게 쫒기고 있는 참이었다.

재빠르게 주문을 영창해, 바람 마법으로 쇠사슬을 짜올린다.

저항한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간단하게 단케는 타바사의 마법으로 구속되었다.

「안 돼」

목을 좌우로 돌리면서 말한다.

단케는 목을 움직여 뒤를 보고, 그런 그녀를 흥미깊은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청년의 몸에 숨듯이 그 귀족이 뭔가 말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바람 마법의 효과로 그의 목소리는 타바사까지 들리지 않았다.

뭐어, 만일 닿았다고 해도 무시했겟지만.

「네가...한 건가?」

「...(끄덕)」

그다지 숨길 필요도 없으니까 솔직하게 수긍한다.

어차피 이미 들키고 있겠지.

물어 본 단케의 시선은 곧장 타바사의 지팡이에 향해지고 있었다.

평민이 마법을 사용하는 귀족에게 이기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지팡이를 빼앗는 것이다.

지팡이를 잃은 시점에서 메이지는 단순한 인간으로 전락한다.

이렇게 되었을 경우, 보통 마법에 완전히 의지하고 있는 메이지와 항상 자신의 육체를 사용하고 있는 평민 중에서는 후자에게 파워 밸런스가 기운다.

실제로, 어제의 단케는 메이지를 제압하는데 지팡이를 빼앗고 있었다.

의식을 메이지의 지팡이에 순간적으로 집중시킨 청년을 눈 앞에 두고, 다시금 타바사는 생각했다.

역시, 그는 대 메이지전에 특화한 존재라고.

단케에게 마법을 풀어달라고 부탁받았지만, 타바사는 거부의 대답을 돌려주었다.

「더러운...짓은 하지 않는다. ...곧장 끝내지」

사역마 청년은 지금 다시 한번 소녀에게 부탁한다.

확실히 그의 실력을 가진다면, 한순간으로 정리될 것이다.

아니, 만일 타바사가 참견을 하지 않았다면 이미 승부는 끝나 있었겠지.

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전과 같은 거부였다.

자신에게 그의 분노의 화살촉이 향해진다고 상정하고 있었지만, 타바사에게 전투의 의시가 없는 걸 간파하고 있었을까.

청년이 소녀에게 살기를 향하는 일은 없었다.

지금이 호기라고 느낀 타바사는 서서히 비장의 수단을 꺼내기로 했다.

강사도 빈번히 사용하는 이곳에서 더 이상 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그 귀족은 둘째치고 사역마 청년에겐 짐이 무거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개 사역마가 귀족에게 송곳니를 들이대, 거기에 상처입혔다.

그 상대가 평민이라면 더더욱 단케의 비난은 심해진다.

최악, 학원측도 무거운 엉덩이를 들 지도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아무리 단케가 높은 전투 능력을 가지고 있던 지워지는건 확실하겠지.

개인은 어떻게 해도 무리에게 이길 수 없다.

이건 병법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원래 타바사가 참견을 한 건 결투를 멈추기 위해서도, 하물며 지인도 아닌 메이지의 궁지를 구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억지로 말하자면...저 사역마의 존재가 그녀의 흥미를 끌었으니까, 일까.

그의 주인인 루이즈는 마법의 재능은 둘째치고, 귀족으로써는 일류의 이름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가문이 아무리 딸의 사역마라고 해도 단케를 옹호하는 입장에 선다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았다.

오히려 가문의 이름을 ​더​럽​힌​『​평​민​』​사​역​마​를​,​ 이 기회에 처분하려고 생각하는 편이 자연스럽다.

만일 이 장면을 타바사의 자칭 친구인 큐르케양이 보고 있으면, 깜짝 놀라고 있을 참이었다.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과 관계를 가지려 하지 않는 소녀가, 누구에게도 부탁받지 않고 자주적으로 제 3자에게 조력하고 있는 것이니까.

타바사가 청년의 얼굴을 직시할 수 있도록, 정면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녀는 작게 숨을 들이키고, 비장의 수단을 입에 담았다.

「당신의 주인에게 폐가 돼」

「......」

옆에 있던 타바사만이 가까스로 시인할 수 있는 레벨로, 청년의 표정이 변화한다.

그녀의 진심을 재듯이, 그 두 눈동자가 미묘하게 가늘어졌다.

흉흉한 빛은 품지 않지만, 그 마음을 간파하는 듯한 시선에 소녀는 몸을 긴장시켰다.

하지만, 타바사는 눈을 돌리지 않는다.

서로의 시선이 교차하는건 몆 초.

먼저 꺾인 건 단케 쪽이었다.

「...알았다」

작게 한숨을 쉬는 청년.

그것과 동시에 긴장되고 있던 분위기가, 약간 온화하게 변화한다.

관중에게서 무심코 안도의 목소리가 흘렀다.

타바사가 마법의 속박을 푼다.

목을 가볍게 돌려, 단케는 당황해하는 소년에게 말을 걸었다.

「...소년, 그 광장이란 ​녀​석​으​로​.​.​.​안​내​해​라​」​

반론할 의사를 전부 빼앗는 듯한, 조요하지만 차가운 음성.

그 목소리에 겁먹었는지, 메이지는 입을 뻐끔뻐끔하기만 할 뿐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아마도, 저 귀족은 결투를 신청한 걸 죽을만큼 후회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어쩔 수 없이, 타바사는 자신이 안내하기로 했다.

「...이쪽. 따라 와」

「...그래」

타바사의 조금 뒤를 단케가 걷는다.

그 메이지가 결투장으로써 지명한 것은 베스트리 광장.

학원을 구성하는 다섯 개의 탑 ​중​,​『​바​람​』​과​『​불​』​의​ 탑 사이에 있는 안뜰이 그것이었다.

말없이 걸음을 내딛는 소녀와 청년.

엉터리이긴 하지만 이제부터 메이지와 결투한다는데, 단케는 마치 식당에라도 가는 듯이 아무것도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 같았다.

단지 약간, 정말 조금이지만 그가 휘감고 있는 분위기가 딱딱하게 된 걸 타바사는 깨닫는다.

양쪽 다 말수가 적기 때문인지, 뭔가 통하는게 있을지도 모른다.

단케가 기분이 나쁜 이유를 생각해, 타바사는 하나의 추측에 도달했다.

그는 그 장소에서 곧장 결착을 내고 싶었을 것이다, 라고.

그게 자신 탓으로 흘려져, 게다가 다른 사람의 시선이 집중되는 결투라는 형태로 자웅을 정하게 되어버렸다.

분명히 격하의 상대와의 결투.

즉, 시간 낭비.

과연. 이거라면 화를 낼 법도 하다.

중요한 독서 시간을 그런 시시한 걸로 줄여지면, 자신도 분명 분노를 느낀다.

그러니까 타바사는 사죄의 말을 입에 담는다.

그녀에게 있어서 시간은, 절대로 되찾을 수 없는 너무나도 소중한 것이니까.

하지만, 예상에 반해 단케의 대답은 매우 온화했다.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너는...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

올려다본 시야에 비치는 청년의 눈동자에, 분노의 색은 추호도 없었다.

스스로도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그의 말에 안도하고 있었던 걸까.

눈치채자 타바사는 평소의 무표정으로

「당신이라면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어」

라고, 당연한 것을 말하고 있었다.

단케와 그 귀족 소년과의 실력차는 명백.

그가 질 가능성따윈, 그야말로 만에 하나라도 없다는데도 불구하고.

조금 부끄러워진 소녀는 고개를 숙여버린다.

「...물론. 그렇게 간단히...창피를 당할 수는 없지」

그런 그녀의 귀에 들려 온 것은, 이 청년에겐 드물것인 자부의 말.

놀라 고개를 들자, 단케는 가볍게 입가를 일그러뜨리고 있다.

표정을 만드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지, 조금 어색한 청년의 쓴웃음.

아무래도 그 나름대로 맞춰 준 것 같다.

「적당히 해 줘」

어조에 희미하게 놀리는 느낌을 섞어, 타바사가 말한다.

하지만 이번은 진지한 이야기라고 파악했는지, 청년은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듯이 입을 닫아버린다.

자신 이상으로 감정의 취급에 서투른 단케에게 타바사는 마음 속으로 쓴웃음짓는다.

다시 생각하자면, 이렇게 자신이 웃는 얼굴을 띄우는 건 상당히 오랜만이란 느낌이 든다고 생각하며.

한편, 단케는 아마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이겠지.

보이는 미간에는 희미하게나마 주름이 생기고 있다.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손대중 했을 생각인데, 저래도 아직 부족했던 건가, 하고.

잠시 틈을 두고, 그의 입에서 실로 그다운 말이 튀어나오게 된다.

청년은 약간 미간을 찡그리고, 곤혹하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선​처​는​.​.​.​하​도​록​ 하지」

그건 쥐어짜는듯한 음성이었다.

도저히는 아니지만, 방금 말만으로도 상대를 위압하고 있던 사람과 동인 인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타바사는 단케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작게 싱긋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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