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거리 <루이즈 시점>
영의 사역마 ~성십자의 기사~ <가까워도 먼 거리. 루이즈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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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임무가 끝나면, 나와 결혼하자 루이즈」.
방에서 왈드가 말한 말을 떠올려, 루이즈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왈드 자작은 루이즤에게 있어서 동경의 인물이다.
어릴 적부터 자신에게 여러가지로 상냥하게 대해준, 얼마 안 되는 사람.
지금도 그 때의 일을 떠올리면 소녀의 뺨은 뜨거워진다.
그 동경의 인물에게서 프러포즈 받은 것이다.
트리스테인의 귀족 가운데서도 한층 우수한 사람밖에 들어갈 수 없는 마법 위사대. 그 대장과『제로』라 불리는 자신이 어울릴지 어떨지는 둘째치고, 보통이라면 기뻐할지언정 이런 불안한 마음이 될 리가 없겠지.
마음에 암운이 낀 채, 루이즈는 휘청휘청 숙소 방의 발코니까지 찾아갔다.
겹쳐지려 하는 두 달.
그 달빛에 비춰지며 커피 컵을 기울이는 인물이 시야에 비춰져, 무심코 숨을 삼킨다.
소녀의 사역마가 달을 올려다보며 서 있었다.
「......단케」
눈치채자 그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말없이 돌아본 그녀의 사역마는, 소녀의 마음 속을 헤아린 듯이 말을 하지 않은 채 루이즈에게 손짓한다.
루이즈가 단케의 옆에까지 걸어갔을 때, 단케는 갑자기 뒤꿈치를 돌렸다.
그대로 방을 나가려 하는 그의 소매를 소녀는 힘껏 잡는다.
여기서 그를 보내 버리면, 두번 다시 만날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뭘 생각했어?」
「주의....이 후의 일이다」
감정을 겉으로 내지 않는 단케에게는 드물게도, 그 음성에서는 얼마 안 되는 괴로움 색이 배어 있었다.
보통 사람으로는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눈썹을 찡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그 표정은 딱딱하다.
이 총명한 사역마는 루이즈가 뭐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지 역시나 깨닫고 있겠지.
「단케는 뭐든지 간파하고 있네......나, 왈드에게 프러포즈 받았어. 이 임무가 끝나면 결혼하자, 고」
마음 어디선가 루이즈는 단케가 프러포즈를 반대해 줬으면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에게서 돌아온 말은 소녀의 예상을 배반하는 것이었다.
「주는...어떡하고 싶지? 나를 놓는 편이...주를 위해서가 될 거라는 건 확실하다」
그래. 있을 수 있을 일인지 그는 자신을 놓아버리라고 말한 것이다.
단케와 왈드는 그다지 사이가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자신과 함께 있으면 왈드와 루이즈의 사이까지 나빠진다고 생각한 것일까.
「----------?!」
단케를 놓는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루이즈는 형용키 어려운 불안에 눌러 찌그러질 것 같았다.
청년의 소매를 잡은 채 손에 더욱 힘을 담는다.
멍하니 단케의 표정을 엿보자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허무』가 그곳에 있었다.
「싫어! 절대로 그런 거 싫어! 그런 거 절대로 인정하지 않으니까!!」
눈물을 흘리며 몆 번이나 고개를 갸로젓는다.
어린애라고 생각되어도 상관없다. 절대고 그만은 떼놓고 싶지 않다--------옆에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내가 여기에 있으면, 주의 마음을 해치게 된다」
루이즈는 단케가 뭘 말하는지 잘 이해할 수 없었다.
불안과 혼란으로 머리가 가득했다.
단지, 이런 상황에서도 청년이 자신을 위해 굳이 자신의 몸을 빼려고 한다는 것 만은 아플 정도로 전해져왔다.
허무라고 생각했던 그의 눈동자에는, 평소처럼 루이즈의 마음을 배려하는 의사의 빛이 배여 있었다.
「그렇지 않아! 단케는...단케는 그래도 괜찮아? 내가 너와 작별해도, 너는 괜찮...아?」
「괜찮지...않다. 하지만 그게 주를 위하는 것인 이상...어쩔 수 없다」
그것은 피를 토하는 듯한 말이었다.
이 이상 말을 주고받으면 의지가 흔들려 버린다고 하듯이, 단케가 루이즈의 손을 떨쳐놓는다.
편 손에 등을 돌려, 단케는 기계같은 무기질적인 음성으로 말했다.
「자작을...불러 오지. 너에게는...그가 필요하다」
그의 그 말을 들었을 때, 루이즈는 자신의 마음에 금이 가는 소리를 확실히 들었다.
뻗어져 있던 손이 힘없이 쳐진다.
뺨을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고, 고개를 숙인 채 루이즈는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알겠어. 나, 왈드와 결혼할게」
꾹 입술을 깨문다.
소녀의 마음을 채운 것은 분노가 아니었다.
그것은......깊은 절망과 슬픔.
배신당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청년은 루이즈를 위해 생각해 말한 것이다.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소녀는 그저 슬펐다.
흘러가는 대로, 상황에 흘러갈 수밖에 없는 자신이 답답했다.
「......그래」
대답한 단케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들은 그의 어떤 목소리보다도 차갑고-------------무엇보다도 멀게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