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 (1)
-크리스마스 이브
학생회장 선거가 있은 후 몇 주가 흘렀다. 몇 주가 흘러서도 우린 변함없이 생활해 왔다.
.........아니, 그렇게 보이도록 행동했다.
의뢰건도.... 히라즈카 선생님도.... 찾아오지 않았다.
우린 항상 행동해 왔던대로 나와 유키노시타는 문고본을 읽었고, 유이가하마는 폰을 만지작 거릴 뿐이었다.
허울뿐인 공간으로 변모한 부실... 속이 아니꼽을 정도다.
내가 그토록 잘 알고 있던 리얼충들의 허울...
겉으로만 남을 잘 대하고, 남에게 상처받고 싶지 않기 때문에 상황을 살펴가면서 맞장구 치는.... 그런 껍데기일 뿐인 관계는 나아가지 않는다.
계속 같은 자리의 연속이다. 그런 것이 바로 집단이다.
하지만 속으로 감정을 억누르며, 겉으로만 멀쩡한 척 표출하다보니 균열이 생기고, 와해되는 것이다.
그건 오랜 세월동안 자전거 쳇바퀴처럼 순환되고, 반복되어왔다.
하지만 나 역시도 이 공간이 사라지는 게 두려웠던 것일까?
이렇게라도 해서... 한 달 동안 노력해서.... 지켜내고 싶었던 것일까?
모든 것은 언젠가 잃어버리게 된다.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만들어진 것들이 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생물도 탄생함과 동시에 죽음에 구속된다.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죽음은 나와 무관한 일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젊고, 건강하다 한들, 죽음은 누구에게나 평등한 것이다.
그건 사람의 유대 관계도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더 쉽게 단절된다.
마음만 멀어져도 잊혀지는.... 관계....
하지만....... 그걸 알고 있었음에도...... 난 지켜내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나만을 위한 작은 저항이었다.
되새김질 해보니, 참 씁쓸한 세상이구나......
오늘은 리얼충들의 심벌인 예의, 크리스마스 이브인가?
나한텐 그저 평일일 뿐이다. 어차피 집에 쳐박혀 있을테니까...
캐빈과 함께...... 나도 나홀로이다.
집 밖으로 나오는 데 눈이 수북히 쌓여있었다. 어젯밤 대차게 쏟아진 모양이다.
보통 눈이 온다거나, 눈이 쌓여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 밖을 나오는 때 행복한 시작을 하는 반면, ......... 난 이 눈이 지긋지긋하다.
뭐, 느낌상으론 좋을지도 모른다. 이 새하얗게 변모한 세상을 보면 자신도 그것에 맞춰, 마음까지 하얘져서 보호색을 띨 지경이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지나지 않아...
눈은 심하게 거슬릴 정도로, 먼지뭉치 같은 옅은 검정색으로 변해간다.
이쯤에서 눈이 쌓이면 더러워졌다고 해도 될 정도다.
조금 더 가다보니, 다른 집 앞엔 눈사람이 서있었다.
지금 문뜩 든 생각인데 초등학생 때, 학교 운동장에 눈이 쌓였던 날이었다.
점심시간, 아이들은 밖으로 나와 눈뭉치를 만들어 서로 맞추며 놀고 있었다.
난 괜히 적으로 돌려질까 봐, 나갈 엄두도 안 났다.
그래서 난, 눈사람을 만들어..... 그 눈사람에게 눈뭉치를 던졌다.
이게 꽤나 재밌다. 좋지 않은가? 난 눈뭉치 맞을 일도 없으니......
지금 생각해보니,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악의없이 공격본능을 지니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끝마칠 쯤, 학교 정문 앞이었다.
계단을 밝고 올라서며 교실 문 앞에 당도했다.
변한 것이라곤, 교실 안이 더 시끌벅적한 것 뿐이었다.
오늘이 이브이니, 서로 누구와 만난다느니, 같이 만나 놀겠다느니..... 나한텐 그저 단순한 평일..... 그 뿐이다.
교실로 들어오니....
역시 예상했던대로, 서로 같이 놀 예정인 사람들끼리 모여 참새무리들처럼 지져겼다.
뭐, 나와는 상관없으니 됐다. 좀 시끄러우니 음악감상이나 해야겠다.
머릿 속으로 제대로 전해져 오지도 않는 진부한 수업시간을 채워갈 뿐이었다.
어차피 학교란 곳은 남을 짓밝고 올라서는 방법, 편하게 잘 수 있는 방법, 폭력을 행사하는 방법, 적당히 거짓말하거나, 둘러대는 방법, 남을 깔보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이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난 꽤나 착하게 살아왔던 거나 마찬가지다.
그래....... 남들이 서로 꼬리 물기나 하면서 살았지만, 난.......
난.... 최선을 다했다. 최선을 다해 봉사부를 살려낸 것이다.
그래. 이 이상, 더할 나위없다.
나로선, 최악의 선택에서 최고의 선택을 한 것이다.
그래.... 그걸로 된거지.
사람들은 누구나 미련을 갖는다.
하지만 그 미련에 답해오는 일은........ 없다.
어느 덧, 귀가 HR이다. 다들 친구들과 함께 놀러라도 갈 생각인 건지, 복도엔 평소보다 인파가 심하게 몰아쳤다.
그런 건 개의치 않고, 마치 목적지가 정해진 것처럼, 그저.... 부실로 향할 뿐이었다....
가기 전, 머릿속 좀 비우기 위해 자판기에서 MAX 커피를 뽑아, 캔커피의 온기를 음미했다. 여러모로 캔커피란게 참 편리하다고 생각했다.
손에 감싸서 손을 데우며 추위를 견뎌낼 수도 있고, 여름도 마찬가지로 그렇고..... 특히 MAX 커피는 일반 캔커피보다 가격에 비해 양도 많다.
뚜껑을 따고, 캔커피를 단숨에 들이켰다. 역시, MAX 커피만의 달콤쌉싸름한 맛은 언제, 얼마나 마셔도 질리지가 않는다. 이쯤에서 MAX 커피 예찬론을 펼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부실로 향했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복도에서는 인기척 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겨울의 추위가 확실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문 앞까지 오고 난 후, 부실의 문에 손을 얹어 문을 열었다.
[여어.]
[왔구나.]
기계적인 어투로 기계적으로 회답해왔다. 뭐, 몇 주 동안 반복해 오던, 루틴 워크의 일종이다.
익숙하다..... 게다가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도 않다...
더 이상 매도 당하지 않아도 되니까...... 오히려 이게 더 안온했으니까.......
[그래.]
나도 기계적으로 대꾸했다. 유이가하마는 아직 오지 않은 모양이다.
크리스마스 이브다보니..... 미우라에게 붙들려있을 것이다.
늘하던대로, 자리에 앉아 가방에서 문고본을 꺼내 읽으려고 했다.
[저기 히키가야군, 할 말이 있는데.....]
[음?]
웬일로 네가 나한테 말을 거는거냐......
하지만 말하기 어려운지 말을 잠시 끊는다. 속으로 꾹 삼키며, 머뭇거리는 듯 보인다.
[저...그게.....]
[......]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나로서는 알 수 없다.
항상 질타만 해오던 녀석이.... 말을 지체하는 일은 본 적도 없고, 나에게 말을 거는 건 좀처럼 없는 일이니까....
[봉사부를 그만..... 둘꺼니?]
[아?]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이.... 그녀의 입에서 나왔다.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 내가 봉사부실을 그만 둔다?........
그런 생각을 한 적이 몇 번 있었으나... 그것은 입부 당시의 일...
언제부턴가... 그런 생각이 든 적은 없었다.
내가 그만둘만한 행동을 했던가? 아니면, 그만 두어야한다는 말인가?
내가 한달동안 고생한 대가인가? 아니면 지켜내지 못했던 것인가.....
대체 내가 지켜낸 건 뭐지?
관계도 아니고.... 이 봉사부실 그마저 지켜내진 못했던 것인가?
머릿속이 미로처럼 뒤엉킨다. 좀처럼 의문을 풀 수가 없었다.
하지만 농담은 아닌 듯 한데...... 그 말은 진지하고, 또 떨리 듯 했다.
[그게, 이번 의뢰건..... 네가 해결 했잖니.]
이번 의뢰건이라는 건..... 잇시키겠지......
[아.... 그렇지.]
[.....]
[.....]
[그래서.....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냐....]
[........이해를 못한 걸까? 눈까지 썩어 이제........ 귀까지 썩은걸까....?]
[그런 식으로 상처 주는 건, 그만두지? 진짜로 냉장고 안으로, 들어가야 되는 거냐고?]
뭔가 미약하지만 또다시 매도 당하기 시작했다. 하아.....
아니, 그렇게 말하기 힘들어 보이더만.
꾹 참고 끓어내지 못했던 말이 이거냐? ......... 참 무서운 독설가이시구만.
........... 하지만..... 싫지는 않았다. 공간이 와해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마음이 유유해졌다.
[..... 우리들의 내기에 대해 말하는 거야....]
내기.....? 아, 그건 아마 우리가 처음에 만나 히라즈카 선생님께서 제안하셨던 내기일 것이다. 그건 잇시키가 의뢰를 부탁하던 때에도 나왔었다.
그리고 이번 의뢰건은 내가 해결함으로써 그 내기라는 것에 대해 내가 더 유리해졌다. 나는 유키노시타에게 모든 것을 제안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암매장 당할 짓은 할 수 없다. 나는 소중하니까. 아니 암매장 당하기도 전에 이 세상을 하직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딱히, 내기 때문에 의뢰를 해결해 왔던 것도 아니다. 아마 시즈카 선생님께선 내가 여길 그만둘 수 있는 빌미를 만드려고 했던 것일 것이다.
아마 지금 그걸 얘기하는 것일테지........... 하지만 지금와서 봉사부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제 나한텐 그저 무의미한 내기였던 것이다.
[뭐...... 그래도 봉사부를 그만 둘 생각은 없는데?]
[에?]
뭐야 진짜로 그만 두는 줄 알았던거냐..... 내가 뭣하러 한달동안 그 고생을 했는데! 그 보답이 그만 두는 거라면, 기억에 아주 길이남을 선물이다.
[말 그대로야..... 지금와서 봉사부를 그만 둘 생각은 들지 않아.]
[......... 그럼, 무엇을...? .... 앗!]
뭔가 깊이 생각하는 듯, 유키노시타는 갑자기 팔로 자기 몸을 감싸면서 불쾌하다는 듯이 나를 노려보았다.
[역시..... 너의 그 썩어빠진 생각은 변함이 없구나.]
[.... 응......?! 어,어이! 왜 내가 그렇게 한다는 전제인 건데? ..... 진짜, 봉사부를 그만둬 버릴까 보다.......]
[잠깐........ 그건 불가능해. 히키가야군.]
[뭐? 아직 결정된 것도...]
[떠난 버스는 다시 돌아오지 않아. 자기가 내뱉은 말은 지켜야 하지 않겠니?]
[.....]
네가 무슨, 내 엄마냐? 잔소리를 하게?
...... 여전히 변함없는 녀석이네.
생수 사는 것보다 와인 사 마시는게 이득인 이탈리아만큼이나 변함이 없다.
[저기, 히키가야군.....]
[왜 그러는데? 아까부터 너답지 않게....]
[다름이 아니라......... 조금은 우리에게도..... 기대도 돼.]
[뭐.......? 갑자기 무슨 소리냐?]
이해할 수 없는 말만 하는 유키노시타가 이상했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비장해보이는 유키노시타의 그 말에는 숨김이 있어보이지 않았다.
이런 표정의 유키노시타를 본 적이 없다.
[내가.... 너희들에게 기댔던 것처럼, 너도 나에게 기댈 권리는 있어...]
[... 생, 생각해보마....... 그럴 일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그래.... 다행이야.....]
유키노시타는 들릴 듯, 말 듯...... 그렇게 작은 목소리로 말하며, 예전의 그 침통한 미소가 아니라... 안심이라도 한 듯, 어느 때보다 기쁜 듯이 해맑게 웃고 있었다.
순간, 그 우아하고 신기한 모습이..... 마치 다른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고백하다 또다시 매도 당하는 모습이... 뇌내 자동재생 됐다.
단순히 차이는 게 아니라 매도라니..... 무섭다.
하지만..... 하지만... 내가 이녀석들에게 기댈 일이 있을까? 그런 날이 있을까......?
남에게 도움을 받은 걸 되려 갚는다...... 나에게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은............ 못 갚는 것이 아니라 안 갚는 것이다. 나 또한..... 남에게 도움을 주면서 그에 대한 보답을 바란 것은 아니다.
남이 나에게 되갚는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은, 그 사람들의 마음을 의심하는 것이며, 그 사람들도 내 마음에 흡집내는 것과 다름없다.
남에게 덕을 입고도 잠자코 있는 것은 상대를 존중할 만한 인간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내 몫은 내가 내면 그만인 것을 마음속으로 감사하게 여기며, 기꺼이 신세를 지는 것은 돈 주고 살 수 있는 답례가 아니다.
아무리 하찮게 보여도 한 사람의 독립된 인간이다. 독립된 인간이 남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것은 귀중한 보답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나, 그녀들이 서로 존중을 한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며, 그럴 수도 없는 것이다.
우린 서로 다르니까.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때, 갑자기 부실 문이 열렸다.
[얏하로!]
[음, 둘 다 있었군.]
[선생님 제발 노크 좀...]
못마땅한 표정으로 유키노시타는 시즈카 선생님을 봐라봤다.
[의뢰입니까?]
[역시 눈치가 빠르군, 히키가야.]
[이번엔 무슨 의뢰인가요?]
방금 전까지 당황한 기색은 사라지고, 유키노시타는 진지하게 물어보았다.
[아, 치바 내의 유기견 보호센터를 도와달라는 의뢰다.]
[지금 당장이요?]
[그래.]
하아.... 자동적으로 한 숨 소리를 내뿜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임금없는 노동이라니..... 윗사람들은 좋겠구만, 명령만 내리면 밑에서 알아서 해주니.]
[맥 빠지는 소리하지 마라, 히키가야. 자고로 윗사람들의 명령은 따를 수밖에 없다. 그것이 바로 사회다!]
더 일하기 싫어졌다... 게다가 여긴 직장도 아니고, 임금도 안 나온다고!
그래. 역시 나의 전업주부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변함이 없다.
[그래, 힛키... 힘 내~]
넌 단순해서 좋겠다. 어떻게 그렇게 근간한 건데? 뭐, 계속 불평만 해봤자 불평만 더 늘어날 뿐이니 하는 수밖에 없다.
[자아, 그럼 가보도록 하지]
우리는 인근의 유기견 센터에 도착했다.
규모는 꽤 크고, 널찍한 운동장과 깔끔한 스테레스 대문이 눈에 들어왔다.
잠시 후 포니테일을 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반반한 여성이, 뒤에선 몇 마리의 건강해 보이는 개들이 뒤따라 오며, 우리 쪽으로 오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보기 좋은 미소로, 그녀는 우리들에게 인사를 하며 문을 열어 주었다.
[오랜만이구나. 사토미]
[응! 오랜만이야. 시즈카]
[음?]
[아, 인사해라. 이 곳의 대표이자, 내 고등학교 친구 사토미다.]
[이야기는 들었어. 도와주러 온 거지? 잘 부탁해!]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인사를 마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잘 가꾸어져 있었고, 바닥은 에폭시라서 훨씬 깨끗한 느낌이 들었다.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설립한 모양인지, 사람 수십명과 대형견 몇 마리가, 이 건물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카운터 뒤에 있었다.
어느샌가 주위엔, 건강해 보이는 중견 강아지들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관심이 고팠는지 꼬리를 흔들며, 우리들을 맞이해 주었다.
그런데.....
[힉!]
역시 안 괜찮은 거냐....
유키노시타는 내 뒤로 조금 물러서나 싶더니, 내 블레이저를 꽉 잡으며, 뒤로 몸을 숨겼다.
어이 아프다고!
하지만 우리 대신, 유이가하마가 강아지들의 관심을 채워주었다.
[하핫, 얘들 사브레보다 귀여워~]
그렇게 말하며 유이가하마는, 천연덕스럽게 강아지들의 턱아래를 간질거렸다.
강아지들은, 너도나도 유이가하마에게 폴짝폴짝 뛰며, 애교를 부렸다.
왠지 모르게 사브레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여전히 시즈카는 미인이구나. 변함이 없네.]
[하하. 너야말로, 그 시원시러운 용모와 성격은 변함이 없구나.]
카운터에선, 아라사 두 명이 옛 추억이라도 떠올리는 듯. 지금과 비교하며,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그 쾌활란 웃음소리로 공간을 메우고 있었다.
[그런데, 시즈카는 당연히 결혼 했겠지?]
하지만 그 유쾌한 웃음소리는 멎었고, 대신 정적이 감돌았다.
히라즈카 선생님은 넋이 나간 듯, 등 뒤엔 검은 아우라를 내뿜어냈다.
이런, 이상한 스위치를 켜버린 것 같은데....... 주위에 있던, 개들까지 도망가고 있잖아!
[선, 선생님...? 괜찮으세요?]
[.....]
[선생님?]
[.....흐흑... 히키가야!]
[우왓?!]
가슴이 히트 앤드 어웨이라니, 너무 가까워!
선생님, 갑자기 눈물 흘리며 의지하듯, 부둥켜 껴안으시면......
........ 저..... 아, 아니.. 이거....... 으잉? 위,위험하다!
[선,선생님 진정하세요. 이,이러시면, 곤, 곤란하다고요....]
평소와 다른 귀여운 모습이, 보호욕을 자극했다.
그 순간, 곤란하다는 듯한 시선과 눈의 여왕보다 더 차가운, 얼음 여왕의 시선이 동시에 느껴졌다.
[힛~ 키~]
[경찰을 불러도 괜찮겠지? 히키가야군.]
[어, 어이 잠깐! 너희들도 봤잖아? 난 아무 잘못 없다고! 게다가 이런 걸로 경찰을 부르다니, 그거 공무집행방해죄다?]
[너 같은 얼굴이 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라가는 건, 전혀 이상할 게 없어.
자명한 일이야...... 아 하지만, 너는 학교에서도 니힐같은 존재이니, 붙잡힐 일은 없겠구나..... 빨리 올라가지 않으면..... 이거 큰일인 걸.]
진지한 표정으로 진지한 말을 해버리네..... 아니, 진짜 진지한 거냐고!
[뭐야 그거..... 스케이프 고트냐?]
[이 참에, 팬옵티콘에 수감되는 건 어떻니?]
와, 이 녀석..... 진짜 정치쪽으로 가게 되면, 내가 위험해 질 것 같다.
역시, 닌자가 되는 수밖에 없나? 시간나면, 코우가 인법첩이라도 읽어봐야지.
그런데....... 얼굴만으로 지명수배자 확정이라니, 준거기준이 너무 야박한 거 아닌가...... 험악한 인상을 타고난 탓에, 인생의 온갖 재난을 맛보고 있는 고교생 류지의 마음을 이젠 알 것 같다.
억울해, 억울하다고! 이 마음을 호소할 곳이.... 옴부즈맨? 아니, 토츠카!
유키노시타의 아웃레이지인지, 아웃룻에 대해 레토르트하는 동안, 유이가하마가 말에 끼어들었다.
[걱정 마, 힛키! 그렇게 되면..... 어... 내가 보살 펴 줄게.]
[잉? 넌 또, 무슨 말을 하는거냐?]
[아, 아니 그게.... 아무래도 힛키는, 아무에게도 의지할 수 없어서.... 그게.... 불쌍하니까?]
[유이가하마...... 그 오메르타는 고맙지만...... 어째서 범죄자가 되는 전제인건데? 그런 무작의한 말이, 오히려 더 큰 상처가 되는거다.]
[하하핫, 너희들 상당히 재밌구나?]
어딘가 재밌는건지 전혀 모르겠으나, 사토미씨는 허탕하게 웃음 지었다.
[흠, 시즈카는 내게 맏기고, 너희들이 대신 거들어 주겠니?]
히익! …… 뒤쪽에서 왠지, 원한 서린 곡소리가 들려온다고!
[넵!]
[무엇을 하면 될까요?]
[먹이 주는 걱정은 안 해도 되니, 청소나 같이 놀아주는 것 정도야.
2층엔 고양이도 있으니 부탁할게~ 아,그리고 나중에 교회쪽에서도 오니까, 일이 많거나 힘들지는 않을거야.]
청소라면야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지... 그렇다면.....
[2층은, 나 혼자서 돌보도록 할 게.]
역시 그 쪽이군.
[뭐, 너라면 고양이에 대해 빠삭하니, 그렇게 할까. 유이가하마]
[응! 그럼, 나랑 힛키는 1층을 맡을 게.]
[그럼.]
그렇게 유키노시타는 2층으로 올라갔다.
응? 방금 묘하게, 웃음 지은 것 같은데요?
[뭐 그럼, 나는 청소를 맡을테니까, 유이가마하. 넌 강아지들을 돌봐줘라.]
[응? 같이 청소해서, 빨리 끝내는 게 낫지 않아?]
[아니, 비교적 깨끗한 편이라 청소하는 데는 힘들지 않아.
나중엔 교회쪽에서 사람도 오니까. 그러면, 개들이 청소하는데 신경 쓰지 않도록 하는게 좋겠지?...]
[그렇구나..... 알았어!]
자 그럼, 난 청소나 해보실까....
보통, 청소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막상들면 하기 싫지만, 하고나면 왠지, 별거 아니네라는 생각이 드는 신기한 것이다.
게다가 시험공부 기간에 하면 정말로 재밌다. 응?
뭐, 대체로 일상물이 아닌 이상.
청소같은 지루한 장면은, 만화에 잘 안넣기도 하지....
자, 정리하는 건 쉽게 끝나는군. 정리하는 건 참 쉬워.
이참에, 이항정리라도 할 생각이다. 아니, 그 정리가 아니구나.
게다가, 그 쪽은 어지르는 쪽인가?
[여기, 힛키랑 비슷한 강아지가 있어!]
[잉?]
유이가하마가 있는 쪽엔. 무리에서 동떨어진 적요해 보이는, 썩은 눈의 개 한 마리가 우두커니 누워 있었다.
뭐야.... 저 시뮬레이크럼은... 혹시 내가 개가 된다면, 같은 시뮬레이션이라도 진행 중인건가?...... 뭐야 그게? 말이 돼?
[그나저나...... 이 녀석은 다른 녀석들보다, 사람을 그리 반기지 않는 것 같은데?...]
[저 녀석, 여기에 올 때부터 저랬어...]
어느센가, 옆엔 사토미씨가 서 계셨다.
그리고 사토미씨가 저 개의 부연설명을 해주셨다.
이 녀석이 온 지는 3개월 전....
처음 여기에 왔을 땐, 안절부절 못했었나 보다. 먹이도 거르고, 처음보는 사람들을 경계하고...
[여기 왔을 땐, 꽤나 상처가 깊었어.... 저 개도.... 강아지였을 적엔, 사랑을 많이 받았었을거야.
하지만 어느세부턴가, 사람들은 그 모습을 잃어갈수록 반신반의 해버려... 결국엔 내버려 두었을테지......]
[사토미씨......]
차분한 목소리였지만, 그녀의 목소리 속엔 깊은 분노가 서려있는 것 같았다.
듣는 나마저도.... 몸이 굳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 녀석도... 처음엔 믿지 않았을 거야....... 왜 자기가 그런 취급을 받는지. 하지만, 주인은 이 성가신 녀석을 내쫓기 위해, 폭력을 행사했을 거고......
이 녀석으로써는, 상당한 충격이었겠지. 그렇게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으니...]
[그렇군요...]
이런 곳에도, 외톨이는 있긴 마련이겠지.
여기에 온 사람에게 마저도 무시되고, 외면받는....
사람들은 자기가 편한대로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선택적 지각의 편의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맞는 말이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어하는 부분만 볼 뿐이다.
상태가 더 좋고, 덜 더럽고, 작고, 귀여고, 애교를 잘 떨고, 자신이 좋아하는 종류의, 그런 외견의 동물에게만 관심을 더 가져 줄 뿐이다.
이녀석은 그걸 알고 있기에.... 사람에게 관심을 바라지 않는다.
괜히 관심 받았다가, 그 관심에 집착하게 될까봐.....
자신은 결국 선택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또다시 상처 받지 않기 위해.... 사람을 경계한다.
보통, 평범한 가정집의 애완동물들은 처음엔 소중한 가족이나 친구 마냥, 어느 누구보다 아끼고, 자신만의 보물인 양, 귀하게 여기듯 대한다.
하지만 자신이 어느 높은 주인마마님 마냥, 온갖 무리한 짓을 장난스레 요구하며, 해내지 못할 경우 이것도 못하냐면서, 다른 사람의 애완동물들과 비교질 하며, 압박한다.
그리고 후엔, 장난감처럼 놀다 버린다.
어드 덧 흥미를 잃고, 그러다가 비용 충당이 안 되면, 오히려 사라져버리라는 생각까지 하고, 버리게 된다.
그리고, 이런 곳에 오게 되거나, 아니면 떠돌다가 쓸쓸히 죽게된다.
그리고 그 빈 자리는, 더 질 좋은 녀석으로 메꾼다.
운이 좋아야, 다른 사람에게 길러 질테지만.
그 기회는 상태, 인상, 종류 등 좋은 조건을 만족해야, 데려가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건 인간관계에도 적용된다.
자신보다 대단하고, 미인에게 잘 대하고, 상냥한 사람에게 더 관심을 가지며, 더럽고, 추악한 모습을 한 것들은 배제한다.
부모들은, 아이에게 온갖 무리를 가하면서까지, 남의 아이보다 좋아보이게 만들고 싶어하고, 자신의 아이와 남의 아이를 비교하며, 남들보다 잘나면 남 모르게 미소짓고, 남들보다 못나면 그 굴욕은 아이에게 향하며, 혹독한 훈련의 악의없는 지옥을 선사한다.
자신에게 잘 대해주던 사람에게 흥미를 잃어버리면, 그 관계는 소원해진다.
자신이 마음에 안 드는 짓을 하는 사람을, 과대포장하여 홀대하고, 자신에게 악영향을 끼칠 사람이나, 부양하게 될 부모들을 멀리 떨쳐버리며, 도움을 구해도 자신과는 무관하다며, 스스로 해결 해야한다는 듯이 외면한다.
그리고 직장 내의 퇴직(정년)이나, 해고로 인한, 그 빈 자리는 스펙 좋고, 리더쉽과 인상, 좋은 조건들을 갖춘 사람이 새로 부임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인상과 인종이란 편견을 가지고 사람의 가치를 매기며, 편견을 가지고 대한다.
이렇듯, 70억 이상의 톱니가 세상이라는 틀을 형성하는데, 그 톱니들 전체가 형상하고 있는 것은 세상이라는 모델이다.
사람의 가치와 권력에 따라, 톱니의 위치와 크기가 다르고, 평범한 사람들은 아주 미세한 톱니에 지나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 한 명이 죽는다고 해서, 세상에 이변은 없다. 세상은 그리 간단한 구조물이 아니다.
미세한 톱니 하나가 떨어져 나간다한들, 다른 톱니로 대체될 뿐.....
그 떨어져나간 톱니의, 옆에 있던 다른 톱니는 대체되는 시간동안, 빠진 톱니를 대신해 돌아가며 힘들고, 슬플 뿐이다.
그리고 많은 연구결과가, 인간의 예측이 불완전하고, 편향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데, 그건 인간의 결정이나 판단도 마찬가지다.
위인을 예로들면, 이면은 싸그리 날려버리고, 아무렇지 않게 무조건 숭배하고, 존귀하게 여긴다.
가령, 상대성 이론의 아인슈타인도, 모든 문제를 풀어내는 수학의 천재라는 이미지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그 인식은 너무나도 잘못된 것이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수학에 흥미를 잃었다고 한다.
말년엔 뒤돌아 서면, 잊어버리는 건망증의 대가....
"수학 법칙은 현실을 설명하기엔 확실치 않고, 확실한 수학 법칙은 현실과 관련이 없다."라는 경구를 남겼을 정도로, 수학에 큰 치중을 두지 않았다.
그러니까, 수학은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치만, 그 아인슈타인도 이 세상에 걸맞는 명언을 남겼다.
"편견은 원자를 부수는 것보다 어렵다."라고...
어쩌면 모든 것이, 사람에 의해 상처받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생명의 소중함을 알린 것도 사람이지만, 무차별적으로 생명을 죽이는 것도 사람이다.
[.......그리고, 저 녀석을 이쪽까지 데리고 온 게, 한 소녀였어.]
[....... 소녀요? 사토미씨가 아니었어요?]
[응, 잠시 후에 알게 될 거야.]
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하며, 사토미씨는 자리를 떠났다.
잠시 후에 알게 된다니... 대체 무슨...
그 순간, 유이가하마가 나의 무의식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지금의 힛키하고는 달라.]
[.....무슨 말이냐?]
[지금의 힛키한테는.... 우리들이 있잖아?]
[...]
그런가?... 난.... 한 달 동안 노력해서 지켜낸 것일까? 이 관계를.....
[응?]
[....아아, 그래... 고마워...]
[응!... 응? 왠지, 평소의 힛키와 다른 것 같아.]
[시, 시끄러!]
[하하 알았어. 평소의 힛키도 좋지만 이 쪽이 좋아...]
[난... 마저, 청소나 하러 간다.]
어이! 뭘 그렇게 싱글벙글 웃는건데! 내가 저 바보에게 놀림을 당하다니........
음? 이거 커피냄새인가?
기분을 좋게 만드는 듯한, 커피향의 냄새가 공간에 스며들었다.
카운터 쪽엔, 시토미씨가 커피를 준비하고 계셨다.
우리는 청소를 하다가, 사토미씨가 건네 준 커피를 마시며, 여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 곳은 사진에 찍혀 있던, 많은 사람들의 힘으로 세워졌다고 한다.
처음엔, 그저 집에서 키우기 힘든 사람들의 애완견들을 위해 설립하였으나, 여러 사람들이 각 자 직장일을 해야하는 사람들이었기에, 대부분 사토미씨가 떠맡게 되었고... 실질적으로 이 곳의 대표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종종, 사토미씨가 버려진 강아지들을 데리고 오게 되었고, 의견에 따라 이 곳은 버려진 개, 고양이를 보호하고, 가끔 설립자 몇 명씩 찾아 와, 이 곳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러 온다고 한다.
그리고 후엔, 이 곳은 인정받아 기부금도 받으며,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이 곳의 아이들을 내주고, 구경시켜 주기도 하며, 상품을 판매한다고 한다.
[그런데.... 사토미씨는 안 바쁘세요?]
[음? 난 직장에 다니지 않아. 이 곳에서 생활하거든.]
[네?!]
이 곳에서 생활한다고? 아니, 괜찮은 건가? 이 곳에 생활한다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닐텐데..... 잘 때는 꽤 시끄러울 테고.....
[놀랐니? 하지만 괜찮아, 난 이 곳이 좋거든! 그리고 이 곳엔, 있을 건 다 있으니까. 하하하]
우와...... 여러가지로 진짜 대단하다고 해야겠네, 이 사람..... 히라즈카 선생님도 대단하지만, 사토미씨도 여간 대단한 게 아니다.
그 당시에 뭔 일이 일어났던 거야?
[그럼, 히라즈카 선생님하곤 어떻게 알게 된 사이신가요?]
참 여러가지 물어보시는, 유이가하마씨
[어떤 계기가 있어서 친구가 된 건 아니야. 어쩌다 보니 친구가 되었던 거지.
거의 그렇지 않아?]
하긴, 어떤 계기로 인해 친구가 된다는 건, 나처럼 특별하지 사람이나 그러는 것이고, 대부분 알게 모르게, 말을 걸다보니 친구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즈카 때문에, 이 곳에 찾아 온 계기가 되었지.]
[히라즈카 선생님 때문이라뇨?.... 계기는, 자신의 애완동물을 키울 곳이 필요해서 였던 거 아니구요?]
[그건 맞아. 나와 시즈카는 한 강아지를 주웠었지.
시즈카나, 나는 불쌍한 녀석들을 보면, 못 참는 성격인 것 같아. 하하]
[아..... 그렇다면...]
[에? 이게, 히라즈카 선생님과 무슨 관계야?]
[히라즈카 선생님과 마리코씨는 그 때 학생이었기에, 주은 강아지의 보금자리가 필요했었던 거야. 유이가하마]
[그래... 우린 아직 학생이었기에, 그 강아지를 보살필 여건이 부족했어.
아르바이트로 사료 정돈 어떻게 해 봤지만.... 우리들은 학업에 열중했어야 했고, 대학생이 된 후엔, 서로 관심이 소홀해지기 시작했지.
하지만 우린 알지 못 했어... 생명의 소중함을... 학업이 전부였다고 생각했던 그 시절엔, 꺼져간 생명에 대한 충격은, 꽤나 강해서.... 서로 후회했지....]
지금 내 앞엔, 처음에 보았던 시원스러운 사토미씨가 아니라, 지금은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한 때로 거슬러 올라 간 듯한, 추억을 그리워 하고 있는 사토미씨가 있었다.
[...... 그런데....... 그 개를 위해, 이 곳에 참여한 거 아니었나요?]
[정확히는, 그 빈자리를 채워 준, 그 개의 새끼들이었어.]
[잉?], [호에?!]
[우리도 처음엔 깜짝 놀랐어. 어떻게 새끼를 배었던 건지....
아마 우리의 관심이 부족해서, 알게 모르게 배었던 모양이야.]
사토미씨는 착잡해 보이는 듯 했지만, 마치 새끼를 배었던 것이 끼뻤던 것 같다.
[하지만 후회 하시진 않는 것 같은데요?]
[그렇지. 오히려 기뻤어. 그 녀석이 새끼를 배다니 말이야....
하지만 서로 반성은 했지. 그래서 난 책임감을 느끼고, 얼떨결에 이 곳을 알게 된거야.]
왠지. 그 말을 들은 나는, 사토미씨가 멋있게 느껴졌다.
히라즈카 선생님이나, 사토미씨나 묘하게 어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감동적이네요.]
[하하, 그러니? ... 자! 잠시 후에 교회쪽 사람들이 올 테니, 너희들은 쉬고 있으렴.]
그렇게 말씀하시곤, 사토미씨는 밖으로 나갔다.
그녀의 뒷모습이 왠지 모르게 멋있었다.
그런데..... 그 녀석 위층에서, 아직도 내려오지 않다니 무슨 일이 있는 건가?
[그럼, 난 2층으로 올라가서 유키노시타 좀 보고 올 게.]
[응, 걱정말고 갔다 와, 여긴 나한테 맡겨!]
[알았어, 부탁할게.]
그렇게 말하며 위로 올라가는 데, 강아지들에게 둘러쌓인, 유이가하마는 살짝 당황한 듯 보였다.
혼자 맡겨버려도 괜찮을까? 살짝 걱정된다...
[뭐, 괜찮겠지...]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