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사람에 따라선 자극적이거나 꺼리는 장면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364: ◆gijfEeWFo6:2013/10/15(화) 00:05:07. 95 ID:aIItxZuf0
★
오늘은 치에리가 여기 사무소로 돌아오는 날이다.
이제 와서야, 몇 시쯤에 돌아 오는 지 모른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렇지만, 사무소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반드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사무소로 향한다. 최근, 아침에는 춥다.
사무소 문을 열어 주변을 둘러 본다. 현재는 사무원밖에 보이지 않고, 치에리는 커녕, 다른 아이돌도 보이지 않는다.
내 책상에 앉아 오늘 할당량을 확인한다.
대충 확인을 하고 나서, 커피를 타려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365: ◆gijfEeWFo6:2013/10/15(화) 00:06:17. 74 ID:aIItxZuf0
갑자기 허리에 팔이 감기고 부드러운 것이 등에 닿았다.
「누구게요?」
귀를 간질이는 듯한 사랑스러운 목소리. 물론, 들은 적이 있는 목소리다.
「보통은 눈을 가리는 게 아니었던가?」
허리에 둘려진 손을 상냥하게 풀고는, 뒤에 있는 소녀를 바라 보았다.
「다녀, 왔어요. P씨!」
「어서 오려무나, 치에리」
366: ◆gijfEeWFo6:2013/10/15(화) 00:12:33. 55 ID:aIItxZuf0
오래간만에 만났다고 생각했더니만, 치에리는 주저하는 기색도 없이 내 가슴을 목표로 뛰어들었다.
사무소에서 이러면 난처하겠다고 생각하면서도, 피할 수는 없기에 받아 들인다.
에헤헤, 라고 하면서 가슴에 뺨을 문지르는 치에리는, 역시 작은 동물 같다.
치에리에게는 미안하지만, 여기는 사무소 안이고, 주위에는 사무원도 있다. 마냥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
「저기, 치에리……이제 떨어져라」
「부탁해요, P씨…… 좀 더, 이대로」
갑자기 매달려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간 것이 느껴졌다.
「그럼…… 3분 정도만, 그리고 부탁한다」
아주 살짝 고개 숙이면서, 타협안을 내놓았다.
치에리는 얼굴을 와이셔츠에 묻으면서, 작게 끄덕였다. 치에리의 숨결이 와이셔츠를 통해 닿는 것이 간지럽다.
367: ◆gijfEeWFo6:2013/10/15(화) 00:15:27. 99 ID:aIItxZuf0
행복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는 치에리를 보고 있자 하면, 3분이 아니라 좀 더 이대로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버린다.
치에리는 남자와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하는 편이었을 텐데,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스스럼없이 행동할 수 있게 된 걸까.
나는 치에리에게 있어서 아버지 같은 느낌일까. 모르겠다. 아버지 뻘은 아니다.
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달라 붙은 치에리의 머리를, 어쩐지 모르게 쓰다듬었다. 찰랑찰랑 좋은 느낌의 머리카락이다.
누가 보면 성희롱 이외의 아무 것도 아니기에 바로 손을 떼었다.
사무원은 아직도 이쪽을 보고 있다……역시 빨리 떨어지지 않으면 안 될 거 같다.
369: ◆gijfEeWFo6:2013/10/15(화) 00:19:11. 42 ID:aIItxZuf0
「프로듀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거야?」
차가운 목소리가, 등에 꽂힌다.
나는 어째서 인지, 뒤에 있는 소녀에게 공포를 느꼈다.
「치아키, 안녕」
뒤돌아 보지 않고 , 인사를 주고 받는다.
재빠르게 치에리의 양 어깨에 손을 올리고, 그녀에게는 미안하지만 조금 억지로 떼어 냈다.
370: ◆gijfEeWFo6:2013/10/15(화) 00:23:01. 72 ID:aIItxZuf0
「치에리. 내가 지금 담당하고 있는 아이돌인 쿠로카와 치아키다」
「……처음 뵙겠습니다, 쿠로카와씨」
치에리는, 조금 전까지 웃는 얼굴이 거짓말 같다는 듯 보였다……아니, 입가는 웃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째서인지 웃는 얼굴로 보이지 않는다-- 같은 수수께끼의 표정이었다.
「치아키. 내가 과거에 담당하던 아이돌인 오가타 치에리다」
「처음 뵙겠습니다, 오가타씨」
변함없이, 치아키는 무표정하다. 목소리도 어쩐지 여전히 차갑다.
그 후, 뭐라 표현 할 수 없는 무언의 공간이 계속된다.
이유는 모르지만 매우 불편하고, 불온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371: ◆gijfEeWFo6:2013/10/15(화) 00:27:38. 91 ID:aIItxZuf0
「프로듀서, 일이야. 가자」
불온한 공간은, 치아키에 의해 억지로 깨졌다.
「에? 잠깐」
일은 오후부터다.
「우물쭈물 하지마!」
치아키가 내 오른손을 잡았다고 생각했더니만, 갑자기 빠른 걸음으로 사무소를 나가려고 한다.
「치에리, 미안. 또 다음에」
치아키에게 끌려가면서도, 치에리를 바라 보았다.
내 말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치에리는 가만히 고개를 숙이며 잠시 멈춰서 있었다.
문이 닫히는 순간, 갑자기 치에리가 얼굴을 들어 올린다.
그 때, 치에리는--
――가면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382: ◆g/ZMVdytmo:2013/11/04(월) 01:27:36. 43 ID:3MEKEC0p0
치에리가 돌아오고 나서 며칠이 지났다.
치에리가 돌아온 그 날부터, 치아키의 정서가 약간 불안정해 진 것 같아 걱정이다.
휴대폰으로 메일을 확인할 때면, 누구로 메일인지 묻고, 같이 사무소를 나가면, 일이 끝나도 사무소로 돌아가려고 하지 않는다.
거기에 자주 달라 붙어 곤란하다. 그것도, 연인 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무시무시한 표정을 짓거나, 슬픈 표정을 짓거나, 결코 떼어 놓지 않겠다는 듯이 강하게 잡는 모습이 조금 이상하다.
그리고, 치에리와 대화하고 있거나 하려고 하면 억지로 끼어들고는, 일도 없는데 일이라며 사무소를 나가려 한다. 지금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대인기 아이돌이라서 라이벌로 여기는 걸까,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위화감은 지울 수 없다.
조만간 어떻게든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렇다 할 행동을 취하지 못했다.
오늘은, 아직 치아키를 보지 못했다.
383: ◆g/ZMVdytmo:2013/11/04(월) 01:29:52. 99 ID:3MEKEC0p0
지금은, 책상 근처에 의자를 가져와, 싱글벙글 웃고 있는 치에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곡의 감상을 들려주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이어폰을 한 쪽 귀에 꽂고, 치에리의 곡을 듣는다.
차분한 곡이다. 그녀의 이미지와 딱 맞는다.
「P씨, 저의 새로운 곡, 어때요?」
「변함 없이 매력적이고 예쁜 목소리이구나, 치에리는」
한 쪽 귀에 꽂은 이어폰을 뽑아, 치에리에게 돌려준다. 변함 없이 지켜 주고 싶어지는 사랑스러운 목소리였다.
감상을 듣자, 치에리는 부끄러운 듯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여 버린다.
「아, 우우…… 저기, 노, 노래 감상을 들려주세요.」
「좋은 곡이다, 아첨이 아니라. 치에리는 이전부터 가창력이 높았으니까, 더욱 좋아졌으니 이 보다 더할 나위도 없겠구나」
이전에는 가창력이 있었지만 압도적으로 폐활량이 충분하지 않았었다. 그것이 지금은 개선되었고, 거기에 더욱 가창력도 올랐기에, 가희라 칭송 받는 키사라기 치하야에도 필적할 지도 모르겠다.
385: ◆gijfEeWFo6:2013/11/04(월) 01:33:37. 76 ID:3MEKEC0p0
「저, P씨. 노력했으니까…… 머리 쓰다듬어 주실 수 있나요?」
「하하하, 좋다」
승낙이야 했지만, 역시 조금은 부끄럽다. 그래도 머리카락이 어지럽히지 않게 최대한 조심스럽게 치에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변함 없이 비단 같은 머리카락이다. 변함 없다고는 해도 바로 최근이지만.
「에헤헤」
기분이 좋아진 듯한 치에리. 성인 남자에게 너무 무방비 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불안하다.
386: ◆gijfEeWFo6:2013/11/04(월) 01:36:11. 12 ID:3MEKEC0p0
「안녕, 프로듀서」
갑자기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 뒤돌아 보면, 치아키가 멈춰서 있었다. 그녀는 무표정이었고, 어쩐지 어두운 표정이었다.
「안녕, 치아키. 빨리 왔구나」
「에에, 일찍 일어났어. 프로듀서를 빨리 만나고 싶어서」
언제나 치에리와 이야기 하고 있으면 억지로 깨려고 하는 치아키이지만, 오늘은 의외로 얌전하다.
치아키는 어째서인지,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어두워 보였다. 그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우선, 오늘 일을 확인이라도 할까」
치에리에게 눈짓 하자, 헤아려 주었는지 「또 다음에」라고 말을 남기고는 자리를 비워 주었다.
387: 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1/04(월) 01:43:18. 06 ID:3MEKEC0p0
「…………」
「치아키, 최근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은데, 괜찮은가」
치에리가 앉아 있던 의자를 끌고 와서는 치아키가 내 근처에 앉았다. 어째서일까 굉장히 가깝다.
「프로듀서, 내 머리도 쓰다듬어줘」
「에?」
아무래도 치에리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을 본 것 같다.
「싫지 않다면, 좋지만」
「싫지 않으니까, 부탁해」
어두운 목소리로 간절히 말하는 치아키. 정말로 괜찮은 것일까.
388: 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1/04(월) 01:45:24. 49 ID:3MEKEC0p0
조심스럽게 그녀의 머리카락를 쓰다듬는다.
치에리는 작은 동물 같은 느낌이라 쓰다듬는 것에 그다지 저항감이 없었지만, 높은 산봉우리의 꽃 같은 느낌의 예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치아키를 쓰다듬기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치에리에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기분 좋은 감촉이다. 어째서 여자 아이의 머리카락은 이다지도 기분이 좋은 걸까.
「……행복해」
그녀가 작게 중얼거렸다.
「행복, 한 건가」
잘 모르지만, 대답을 했다.
「에에…… 매우, 행복해」
쓰다듬어 주자, 미소 짓는 치아키. 간신히 웃는 얼굴을 보여 주어서인지, 어쩐지 안심이 되었다.
「그러니까 나는, 이 행복을 절대로 놓치지 않은 거야」
치아키는, 머리를 쓰다듬고 있지 않은 다른 손을 잡고는, 자신의 뺨에 대었다. 그녀의 손은 서늘해서, 기분 좋았다.
행복한 표정을 띄우는 치아키는, 여신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아름답지만, 어쩐지 텅 비어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402: ◆gijfEeWFo6:2013/11/19(화) 00:22:19. 45 ID:sZ+CRk8W0
어제부터 치아키가 조금 바뀌었다. 정서 불안 했던 것이 변해서, 정신적으로 어려진 것 같다.
「프로듀서, 졸리니까 어깨 빌려도 되지?」
「수면실에서 자고 와라」
갑자기 의자를 근처에 가져오더니, 갑자기 그런 말을 했다.
최근 치아키는 묘하게 자주 달라 붙는다. 달라 붙으면 싫어도 치아키에게 정신을 빼앗겨서 일에 지장이 생기고, 무엇보다 착각할 것 같으니까 필요이상으로 가까워지지 말아 주었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싫어! 프로듀서 곁에서 잘 거야」
치아키는 철없는 말괄량이처럼 고개를 저으며, 내 팔에 조용히 매달렸다.
어째서 물은 건지 내심 생각하면서, 한 손으로 작업한다. 다른 사무원들의 시선이 아프다.
사장에게 고자질 당하면 일발 아웃인데도, 뿌리칠 수 없다 나는 상당히 무른 걸까 하고 자기 혐오했다.
403: ◆gijfEeWFo6:2013/11/19(화) 00:25:25. 40 ID:sZ+CRk8W0
그렇다 치더라도, 치아키는 도대체 어째서 이러는 걸까.
혹시 나를 부모 같이 생각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치아키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계속 혼자였고, 거기에, 부모님하고는 커뮤니케이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았으니까.
나이차는 그다지 나지 않지만, 그런 환경에서 자랐으니, 연상이면서 그 나름대로 친한 나를 아버지처럼 취급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다만, 그렇다고 계속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 치아키도 이미 그만한 지명도가 있다. 언제까지나 이대로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살짝, 시선을 컴퓨터 화면에서 왼팔에 달라 붙어 있는 치아키에게로 옮겼다. 강하게 매달린 채로, 얼굴을 내 어깨에 묻고 있었다. 이따금 따뜻한 숨결이 어깨에 느껴진다.
「하아……」
아이돌로서 소질은 충분하지만, 치아키는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것 같다. 어떻게든 해야 할 지도...
「응……」
꽤 무리가 있는 자세일 텐데도, 그녀는 자 버린 것 같다.
미인인데 사랑스러움도 겸비하는 것은 반칙이다.
404: ◆gijfEeWFo6:2013/11/19(화) 00:38:35. 14 ID:sZ+CRk8W0
★
그리고 치아키의 행동은 점점 에스컬레이트 같았다.
「치아키, 이제」
「아직, 일까지 시간 있는걸」
뒷좌석에 앉아 있는 내 무릎 위에, 치아키가 앉아 있다. 누가 보면 아이돌에게 손을 대고 있는 프로듀서…… 좋지 않다.
풍만한 가슴이 엄청 닿는데다가, 입술을 목덜미에 대기까지 하고 있다.
「저기, 치아키……」
「싫어」
「’싫어’가 아니다.」
「싫어」
조금 전부터 계속 치아키는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다.
405: ◆gijfEeWFo6:2013/11/19(화) 00:45:16. 11 ID:sZ+CRk8W0
「좀 더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으면… 」
「네네……」
갑자기 어리광을 부리는 치아키. 일도 호조이고 실력은 여전히 계속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이 끝나거나 오프가 된 순간 이렇게 된다.
역시, 복잡한 가정환경이 원인인 것일까.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응석부릴 수가 없었던 것은, 성장 중에, 어떤 영향이 있는 것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프로듀서한테선 냄새가 나는걸」
「별로 뭘 한 것도 아니다만」
「그런 게 아니라, 프로듀서의 냄새…………이 냄새, 매우 좋아해」
나의 셔츠에 뺨을 문지르면서, 행복한, 부드러운 미소를 그녀가 지었다.
――이대로는 머지않아 돌이킬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해도, 나는 아직도 제대로 거절할 수가 없었다. 만약 거절한다고 해도, 시원스럽게 그만두어 준다면 좋겠지만, 만일 상처를 입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치아키를 위해서라면, 강하게 떼어 버려야 하겠지만, 움직일 수 없다.
406: ◆gijfEeWFo6:2013/11/19(화) 00:47:37. 65 ID:sZ+CRk8W0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2주가 지났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애인 같이 서로 달라 붙는 것이 당연한 듯이 되어 있었다. 매 번 거부하지 않고, 되는 대로, 받아 주었고, 치아키는 이 행위에 질리지 않았다 보니 필연적으로 이렇게 되었다.
물론 치아키는 장소를 분별하지만……주로 분장실 안이나, 차 안 같이 방해 받지 않을 법한 장소에서는, 이렇게 있는 것이 당연하다는 식으로, 달라 붙는다.
가볍게 주의했지만, 그만두어 주었던 적은 한번도 없다.
사무소에서는, 사무원이 있든 아이돌이 있든 상관하지 않고 달라 붙는다. 호출 받은 적은 없지만, 아마 확실하게 사장은 알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사장에게 실력을 인정받았다고는 해도, 아이돌과 계속 이런 관계로 있으면 해고되어도 어쩔 수 없다.
치아키에게 정신을 빼앗기다 보니 일이 늦어질 때도 많아졌다. 이제 진심으로 거리를 벌릴 필요가 있다.
「P씨, 최근 피곤해 보여요…… 괜찮으시나요?」
「별로, 살짝 수면 부족인 것뿐이다, 걱정시켜서 미안」
치에리에게도 걱정을 끼쳐 버린 것 같다. 역시, 여러 가지로 어긋난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다. 치아키를 약간이라도 떼어 버리자. 그에 대해 불만이 생길지도 모르지만 노력으로 어떻게든 해야 할 것이다.
그녀가 상처 입지 않기를 빌 뿐이다.
407: ◆gijfEeWFo6:2013/11/19(화) 00:49:30. 47 ID:sZ+CRk8W0
어느 날 밤, 나는 치아키와 둘이서 공원에 있었다.
놀이 도구가 많은 데에 비해 사람은 없었다, 조용하고 쓸쓸한 공원이다. 치아키는 여기를 좋아해서, 자주 나를 데리고 여기에 온다.
「최근 추워졌네」
「아……이제 곧 겨울이니까」
「프로듀서, 손 잡아줘」
꼬옥, 왼손이 잡혔다. 치아키는 곧 바로 손가락을 맞대더니 서로 손을 꽉 쥐었다.
(역주 : 恋人繋ぎ 이라는 것이 손가락을 서로 교차해서 깎지 끼듯이 잡는 거였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헌데 적절한 단어를 모릅니다. 조언 부탁 드립니다.)
「따뜻해……」
사랑스럽게, 작게 숨을 내쉬며 그녀가 중얼거렸다.
「계속…… 계속, 이렇게 프로듀서를 느끼고 싶어」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과감히, 치아키에게 말했다.
「치아키…… 저기……이제, 이런 건 그만 두자」
408: ◆gijfEeWFo6:2013/11/19(화) 00:52:46. 96 ID:sZ+CRk8W0
「에?」
무슨 말이야? 이라는 듯이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치아키가 나를 바라 보았다.
「지금도, 팬이나 기자가 우리들을 보면 완전하게 아웃이다…… 연인도 아닌데, 이런 일, 이제 그만두자」
「……그러면……프로듀서의, 연인이, 될래」
눈물을 흘리면서, 매달리는 듯한 눈으로 치아키는, 나에게 손을 뻗는다.
「언젠가, 아이돌이니까 연애는 무리라는 이야기에, 치아키는 납득했었을 것이다」
「……안 했어…… 싫어」
「치아키, 미안」
치아키는, 나를 부모님 대신으로 생각하고 응석부리던 것이 아니라, 단순하게 호의를 품은 것 같다. 그것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기쁘다. 그녀가 아이돌이 아니었다면 반드시 교제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아이돌이고, 나는 프로듀서다. 애인이 되는 것은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
409: ◆gijfEeWFo6:2013/11/19(화) 00:55:25. 08 ID:sZ+CRk8W0
「절대로, 싫어!」
끝없이 비명에 가까운 소리로 치아키가 외치며, 단번에 내 가슴 쪽으로 뛰어들었다. 피할 수도 없어, 받아 들인다.
「프로듀서……!」
치아키가 눈물이 맺어진 눈동자로 내 눈동자를 들여다 보더니, 단번에 얼굴이 가까워졌다.
그녀가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눈치챘을 때는 이미 늦어, 그대로 반응도 하지 못하고, 치아키의 키스를 받아들여 버렸다.
「프로듀서, 좋아…… 좋아해…… 프로듀서……사랑해」
「치아키!」
가냘픈 팔로 힘껏 내 몸을 안고, 양손으로 내 등을 쥐고 있다.
「나를 사랑해줘……프로듀서! 나를, 거절하지 말고, 쭉, 쭉 함께 있어줘. 내 옆에, 있어저……쭉, 사랑해줘……부탁해……프로듀서……」
그리고 한번 더, 치아키가 키스를 했다.
「미안…… 치아키」
한 마디조차 할 수 있는 말을 떠올리지 못하고, 나는 고개를 숙였다.
치아키는 오열을 하며, 당장 무너질 것 같으면서도, 필사적으로 나를 꼭 껴안고 있었다.
410: ◆gijfEeWFo6:2013/11/19(화) 00:56:35. 12 ID:sZ+CRk8W0
★
「…………」
어둠에 섞여 홀로 잠시 멈춰선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잠시 동안, 공원에서 서로 붙어 있는 프로듀서와 치아키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몇 분 후, 뒤를 돌더니 공원에서 나갔다.
그 표정은 어두운 곳이어서 보이지 않았다.
432: 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8:29:57. 59 ID:F/IIFFEC0
☆
치아키의 고백을 거절한지 며칠이 지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태도든 뭐든 변함없이, 지금까지 했던 대로 나에게 달라 붙는다.
몇 번 그만두게 하려고 했지만, 잠잠해 지기는커녕 한층 더 달라 붙을 뿐이었다.
일을 묵묵히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 그렇지만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P씨…… 괜찮나요?」
어느새 치에리가 곁에 와 있었다. 너무 집중해서 온 것조차 알아채지 못한 것 같다.
433: 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8:31:20. 21 ID:F/IIFFEC0
「딱히 괜찮다. 치에리야말로, 무슨 일이 있는 건가?」
「…………」
치에리가 가만히, 눈을 들여다 본다. 그 표정은 어두웠다.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공간이 몇 초 간, 그리고 그녀가 입을 연다.
「오늘, 제가 하는 일 보러 와주시지 않으실래요?」
「에? 아, 딱히 상관없다만」
남은 잔업은 집에서 하고 있다. 최근 익숙해진 탓인지, 치아키가 달라 붙어도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즉, 일하는 데에서는 고민이 해결된 셈이다.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지만.
그러니까, 가끔 씩은 좋을 것이다. 치에리가 노력하는 모습을 곁에서 보는 것도.
434: 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8:37:37. 67 ID:F/IIFFEC0
「정말이죠?」
「아아」
솔깃하며 확인하는 치에리에게, 다시 대답해 주었다.
치에리의 표정이 어쩐지 기뻐 보여, 나까지 미소를 짓게 되었다.
잠깐 기다려 주세요 라며 치에리가 준비를 시작한다.
내가 대신 간다는 말을 한 것일까, 사무일을 하고 있는 담당 프로듀서와 한 두 마디 주고 받고는, 빨리 자기 짐을 챙기고 허겁지겁 옷 매무새를 정돈하기 시작했다.
변함 없이, 하나 하나 행동이 사랑스럽다. 노린 것이 아니기에, 더욱 더.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전혀, 시간도 있고 괜찮다」
준비를 마친 치에리를 태우고 운전하기 시작했다.
435:파삭파삭 괴로운 ◆gijfEeWFo6:2013/12/08(일) 18:43:38. 34 ID:F/IIFFEC0
몇 개월만일까, 치에리가 하는 일을 가까이서 보는 것은.
「이렇게 같이 나가는 건, 오래간만이다」
「네………… P씨와 떨어져서 떨어져서…… 매우 외로웠어요」
「기쁘구나. 나도 외로웠다」
「에헤헤…… 저도……기뻐, 요」
「그런가」
치에리가 노력하는 모습을 텔레비전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은, 외로웠다.
치에리가 없는 사무소도, 외로웠다.
치에리가 성장하는 모습, 미소, 행동, 좀 더 보고 싶었다.
436: 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8:46:22. 57 ID:F/IIFFEC0
「P씨, 일하기 전까지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잠시 저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이야기 하지 않을래요?」
「응? 아, 좋다」
갑작스런 제안이었지만, 지금 치에리가 말한 것처럼, 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 차 밖에 나가는 것이라면 위험하겠지만, 안에서 이야기하는 정도라면 별로 괜찮을 것이다.
넓은 곳 치고는 그다지 차가 없는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눈앞에는 많은 놀이기구가 있어, 아이들이 활기차게 놀고 있다.
「이렇게 제대로 치에리하고 이야기하는 것도, 오래간만이다」
「최근 바빠서, P씨와 이야기할 수 없었어요…… 미안해요」
「하하…… 사과할 일이 아니지. 거기에, 바쁘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바쁘지 않게 된다는 것은 서서히 아이돌에서 멀어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본인이 바라지 않아도 멋대로 찾아 온다.
폭발적으로 인기가 있는 치에리에게 있어서는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이겠지만, 역시, 머지않아 그녀에게도 찾아오는 것일까.
437: 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8:51:06. 56 ID:F/IIFFEC0
「저, 저기……P씨……」
「무슨 일인지? 치에리」
「P씨는 최근, 고민하고 있지요? ……아니요…… 곤란해 한다는 게 더 맞지요?」
「…………」
치에리는 자주 나를 걱정해 주었다. 치에리는 이미 눈치챈 것 같다, 내가 고민하는 것을. 상당히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있을 작정이었따만.
「저기…… 저는 외부인이지만……괜찮으시면,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저, P씨의 힘이 되고 싶어요」
조용히 있던 나에게, 치에리가 그렇게 말했다.
438: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8:55:27. 53 ID:F/IIFFEC0
「별로, 괜찮다. 확실히 고민은 있지만…… 자력으로 해결할 테니까」
「그런, 가요……」
슬픈 듯이 그녀가 고개를 숙인다. 어쩐지 나쁜 일을 한 기분이었다.
「치에리, 고마워. 걱정해 주어서」
곁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치에리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저는, P씨의 힘이 되고 싶어요…… P씨가 곤란하다면 돕고 싶어요……」
「괜찮다」
「…………P씨」
내가 밝게 대답해도, 치에리는 미소를 보여 주지 않는다.
그렇다기 보단, 반대이었다. 치에리는, 평상시 그녀와는 동떨어진, 어쩐지 차가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439: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8:57:42. 92 ID:F/IIFFEC0
이야기하다 보니 희미하게 느끼는 것이지만, 치아키뿐만 아니라 치에리도 어쩐지 이상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치에리도, 무엇인가 고민이라도 하는 것일까?
그 후, 그런 느낌은 떨쳐 버리고 이야기를 마치고, 그녀가 일하는 곳을 갔다.
곁에서 치에리가 일하는 모습을 보았지만, 치에리는 전보다도 성장했다. 지금은 보통으로 해내는 것도, 옛날이라면 반드시 시간이 3배는 걸렸을 것이다.
이전 보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일까, 따뜻하고 흐뭇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스탭이나 공연자들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그녀의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예정보다 약간 빨리 끝났다.
440: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9:00:48. 58 ID:F/IIFFEC0
분장실에서, 치에리는,
「저기…… 오늘, 저 어땠나요?」
살짝 치켜 뜨고 보면서, 물었다.
「뭐랄까…… 성장했구나 앞으로도 힘내라」
「그, 그런가요……헤헤……이것도, P씨 덕분이에요」
꼬옥, 감격한 것처럼 치에리가 나에게 달라 안겼다.
치아키와는 달리, 치에리는 여동생 같은 존재이기에, 정신 위생상 매우 좋다. 아이돌에게 꼬옥 껴안기는 것만으로도 스캔들이니까 문제이지만.
441: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9:02:54. 63 ID:F/IIFFEC0
「P씨…… 앞으로도, 쭉 저를, 지켜 봐 주세요」
「아, 지켜볼게, 쭉」
「약속이에요? ……저, 버리지 말아 주세요……?」
「아아, 약속이다. 버릴 리가 있을까」
치에리가 가슴에 묻고 있던 얼굴을 들어 올리며 내 눈동자를 치켜 뜨고 보고 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상냥하게 쓰다듬으면서, 대답한다.
「그럼, 다음 일하러 갈까」
「네!」
해바라기 같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치에리가 떨어졌다.
442: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9:05:40. 25 ID:F/IIFFEC0
분장실을 나와, 다음 일을 하려고 나가는 중에, 본래라면 아직 일에서 돌아오지 않았어야 할 치아키와 우연히 만났다.
치아키도 설마 내가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지, 경악하고 있었다.
「어? 치아키?」
「프로듀서? 당신이야말로 무슨 일을 하는 거야, 이런 곳……에서……」
치아키의 시선이 뒤에 있는 치에리에게 갔다. 순식간에 치에리를 응시하는 표정이 굳어졌다.
치에리가 도대체 무엇을 했다는 건가.
「프로듀서, 가요」
밑도 끝도 없이 그렇게 말하며, 치아키는 재빨리 내 오른손을 잡아 이끌어, 이 장소에서 벗어나려 했다.
몸 자체 질질 끌리는 와중에, 갑자기, 왼손이 잡혔다.
당연하지만, 내 왼손을 잡아 치아키를 멈춘 사람은 뒤에 있던 치에리 이외에는 있을 수 없다.
443: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9:10:56. 48 ID:F/IIFFEC0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약속」
되돌아 본 치아키의 눈에는, 적의가 담겨 있었다.
「저기…… 떼어 주었으면 하는데 . 프로듀서도 나도 곤란해 하고 있으니까」
「……떼어 놓지 않아요」
치에리도 강한 의지가 담긴 눈동자로, 치아키를 노려 본다. 치에리가 이렇게도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처음 본 지라, 무심코 당황했다.
고로 움직일 수 없다.
「장난치지마…… 오가타씨에게는 오가타씨의 프로듀서가 있지? 다른 사람의 프로듀서를 멋대로 채가는 건 심하다고 생각해」
「나의 프로듀서를--」
치에리가 말을 도중에 끊었다.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조금은 신경이 쓰인다.
444: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9:17:06. 47 ID:F/IIFFEC0
「치아키, 미안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에 제대로 설명할 테니, 지금은 지금 해야 할 일을 하게 해줘라.」
내가 중재에 들어가자, 비로소 치아키가 당황하기 시작한다.
「프로듀서? 어째서--」
「또 다음에 부탁할게요…… 쿠로카와씨」
치아키의 말을 강한 어조로 자르며, 치에리는 내 손을 잡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
어쩐지 죄악감에 사로 잡혔다.
뒤에서, 치아키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치아키……?」
치아키의 뺨으로, 눈물이 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51:재개 ◆gijfEeWFo6:2013/12/08(일) 19:58:22. 39 ID:F/IIFFEC0
☆
결국, 그 날은 치아키의 마지막 모습이 머리에서 떨쳐 낼 수 없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반나절 동안 보조해 주며 지켜본 치에리는, 어떤 일이라도 순조롭게 마쳤다. 약간의 미스는 사소한 수준
이제, 전부, 혼자서 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에 살짝 외로움을 느꼈지만, 그 성장에는 솔직하게 감동했다.
치아키도, 곧바로 그녀와 동등하게 될 수 있다.
반드시, 될 수 있다…….
452:재개 ◆gijfEeWFo6:2013/12/08(일) 19:59:34. 32 ID:F/IIFFEC0
…………젠장.
내가 프로듀스하는 아이돌의 성장을, 미래를, 내가 멈추어서 어쩌겠다는 거지.
하지만…… 내가 지금의 치아키에게서 멀어지면, 과연 그녀는 괜찮은 것일까.
아니, 자만이다. 거기에 내가 곁에 있는 것도, 그녀를 위해서라면 안 된다.
언젠가, 때가 오면 치아키를 떠나자.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고, 내가 해야 할 마지막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 시기는 반드시 가깝겠지.
453: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05:11. 74 ID:F/IIFFEC0
★
늦은 밤, 공원. 사람은 전혀 없고, 가로등이 하나 쓸쓸하게 켜져 있다.
달빛마저도 두꺼운 구름에 가려져 주변은 깜깜하다. 눈은 내리지 않지만, 도저히 돌아 다니고 싶어지지 않은 추위였다.
「겨우 왔네」
가까워지는 발소리를 듣고, 치아키가 벤치에서 일어선다.
걸음을 진행시킴에 따라, 발밑부터 천천히 가로등에 비추어지는 소녀.
거기에 있던 사람은 오가타 치에리였다. 양 갈래로 묶은 머리카락을 좌우로 흔들면서, 의연하게 치아키에게 다가갔다.
「……이런 한밤 중에, 무슨 용무이나요?」
발을 멈추지 않고, 다가가면서, 자신을 부른 치아키에게 묻는다.
454: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14:46. 48 ID:F/IIFFEC0
「더 이상, 나의 프로듀서에게 다가가지 않았으면 하는데」
치에리가 한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밑도 끝도 없이 강한 어조로 치아키가 말했다. 그런데도 치에리는 기가 눌리지 않는다.
「싫어요…… 원래…… P씨는 당신의 것이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며, 치아키를 노려 본다.
「어째서…… 어째서 빼앗으려는 거야? 나의 단 한 명의……이해자를」
「먼저 빼앗은 것은…… 쿠로카와씨이에요……저에게서, P씨를」
「아니야. 프로듀서는, 나에게 와 주었어. 자신의 의지로, 나에게 와 주었어」
치아키의 말을 듣고는, 웃는 것으로도 화난 것으로도 보이는 표정을, 치에리가 지었다.
455:치히로 커스텀 ◆gijfEeWFo6:2013/12/08(일) 20:15:56. 92 ID:F/IIFFEC0
「무엇이 이상하다는 거야」
그 표정을 비웃는 것처럼 느낀 치아키가 창자가 끊어질 듯한 소리로 물었다.
「P씨에게서 들었어요. 쿠로카와씨를……스카우트 했을 때……그 밖에도, 여러 가지. 당신에 대해……들었어요」
쿡, 치에리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별로 P씨가 아니라도…… 쿠로카와씨는 반드시 좋아했을 거에요…… 자신을 도와 준, 그 사람을」
「……뭐야, 그건」
456: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24:06. 34 ID:F/IIFFEC0
무슨 말을 한 건지 이해하지 못한 채로, 치아키가 되물었다.
치에리는, 상냥하게 미소 지었다.
「모르겠나요? 공원에서 우연히 스카우트 받아서, 부모님을 같이 설득하고, 프로듀스 받고…… 비록 그것이 P씨가 아닌 다른 누구라도……당신은 좋아했을 거에요」
타이르듯이, 치에리가 단언했다. 반드시 당신은 좋아했을 것이라고.
머리를 쥐고, 치아키가 고개를 저었다.
「그런 일, 있을 리가 없어. 나는 프로듀서를, 프로듀서만을 좋아해」
457: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31:08. 23 ID:F/IIFFEC0
「그런가요? 근사한 사람이 쿠로카와씨의 고민을 들어주고, 부모를 설득하러 가는 것만으로도……쿠로카와씨는 그 사람을 좋아할 것 같습니다만…」
「그만!」
「별로, 보통 사람이라도, 프로듀서를 하지 않아도, 도와 준다면……누구라도 좋아하겠네요, 쿠로카와씨의 처지라면………」
「그만두라고 했잖아!」
절규로도 비명으로도 들리는 목소리로, 치에리의 말을 억지로 끊었다.
「설령 평행 세계가 있어서 다른 세계의 내가 프로듀서가 아닌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서, 그 누군가를 좋아하더라도, 관계없어. 나는, 프로듀서를 사랑하고 있어. 상관없어…… 그 밖에 다른 건 아무 상관 없어!」
그리고 치에리를 가리키며, 치아키는 말을 이었다.
「……당신은 어때? 과연 정말로 자기가 프로듀서만을 좋아하게 될 거라는 자신이 있어?」
458: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32:45. 06 ID:F/IIFFEC0
「있어요…… 제가 P씨만을 좋아하게 될, 자신이……」
항상, 무엇을 해도 못했던 나를 보고는, 나를 프로듀스 했던 사람들은 차례차례로 담당 아이돌을 바꿨다.
「외모는 좋지만, 나머진 꽝이다」
「모델조차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거냐고, 너는」
「니 탓에 일도 안 되고, 나도 화나고, 최악이야」
「어째서, 아무 것도 못하는 건데?」
「너는 솔직하게 아이돌에 적합하지 않아」
자신에게 원인이 있어도, 지금까지 담당 프로듀서였던 사람들은 나만 탓했다.
가끔 끈기 있게 나를 봐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성장하지 않는 나를 보고는 단념했다.
459: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34:29. 46 ID:F/IIFFEC0
나를 바꾸어 준 사람은, P씨뿐.
아무리 못 해도, 버리지 않았던 사람도, P씨뿐
나를 정말로 이해해 준 것도, P씨뿐.
P씨는 나를 지켜주고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 가장 사랑하는 사람.
그러니까 나도, P씨와 함께 나아갈 거야. 평생 동안, 계속, 영원히.
460: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38:55. 72 ID:F/IIFFEC0
「쿠로카와씨와는 달라요……나는, P씨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어요」
「나도, 프로듀서를, 사랑해」
대항하는 듯이, 치아키가 강하게 대답했다.
「당신의 그것은……사랑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쿠로카와씨는……P씨를 정말로 생각하지 않아요」
「적당히 해!」
어디에서인지 모르지만, 치아키가 나이프를 꺼냈다. 가로등 빛이 반사도어, 희게 빛난다.
치에리는 그것을 보고도, 안색 하나 바꾸지 않았다.
462: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41:02. 67 ID:F/IIFFEC0
「그것을…… 어떻게 할 건가요? 저를……찌를 건가요? ……정말로, 당신은……P씨를 곤란하게만 하는 군요……마치, 이전에 저……」
「나는, 프로듀서를 사랑하고 있어. 그 마음은 누구라도 부정할 수 없어」
「P씨를 곤란하게만 하고 있는걸요…… 그것이 정말로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고개를 갸웃하면서, 치에리가 묻는다.
치아키는, 치에리에게 향하던 나이프를 내렸다. 눈동자에는 빛도 힘도 없다.
「――이제……됐어……더 이상, 이야기해도, 쓸데없는 건 알고 있었어」
「그……앞으로, P씨를 곤란하게 하는 것은…… 그만두어 주세요」
치에리의 말은, 치아키에게는 닿지 않았다.
「대화로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 실수였어…… 처음부터, 이렇게 하면 좋았을 텐데」
464: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44:53. 71 ID:F/IIFFEC0
어두운 눈동자로 치에리를 바라본다. 무언가를 느꼈는지, 치에리가 살며시 두 주먹을 쥐었다.
「당신은, 우리들의 방해야…… 그러니까……사라져!」
치아키는 나이프를 휘두르며, 단번에 치에리와의 거리를 채웠다. 그리고, 그녀의 목을 목표로 해 나이프를…..
망설임조차 없다. 이대로 가면, 나이프의 칼날이 틀림없이 치에리의 목을 찢어 버릴 것이다.
「사라지는 것은…… 당신이에요」
치에리는, 치아키가 나이프를 든 손을 잡고 나서는, 재빠르게 오른손에 든 스턴건을 작동시켰다.
출력이 약한 탓인지, 기절까지는 하지 않았다. 갑작스런 쇼크에, 치아키는 오른손에 든 나이프를 떨어뜨리고, 자세가 무너져서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465: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48:25. 60 ID:F/IIFFEC0
나이프를 쥐고는, 웅크리며 앉는 치아키를 차서 넘어뜨린다.
치아키는 비명조차도 내지 못하고, 신음 소리만 낼 뿐이었다.
치에리는 그녀를 타고는, 가차 없이 팔에 나이프를 꽂았다. 검붉은 액체가, 솟아 오르며 작은 샘을 만든다.
눈물을 흘리면서, 치아키는 소리가 되지 않는 비명을 질렀다.
그것을 보고도, 치에리는 가차 없이 2번, 나이프를 찔렀다.
치명상은 아니지만, 깊은 상처를 입혔다.
「……이제 두 번 다시……P씨에게 필요이상으로 다가가는 것은 그만두어 주세요」
치에리의 눈은 광기를 품고 있었다. 그것을 가까이서 본 치아키는, 공포를 느껴 몸을 떨었다.
나이프를 치아키의 몸에서 빼내고는, 뒤를 돌았다.
가로등 빛에서 멀어지며 어둠에 삼켜지듯이 치에리는 사라졌다.
466: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50:33. 34 ID:F/IIFFEC0
그리고, 피투성이인 치아키만이, 가로등 아래에 남았다.
코트도 옷도 여기저기가 피투성이여서, 어디에서 출혈하는지도 알기 힘든 상태였다.
치아키는 눈물을 흘리면서, 몸을 움츠렸다.
떨면서, 필사적으로 자신을 강하게 꼭 껴안았다.
「프로듀서…… 나를, 사랑해줘……」
흘러 넘치는 눈물이, 소리도 없이 피와 섞인다.
어느새,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있었다.
「프로듀서……」
이윽고, 치아키의 눈물이 얼어 붙었다.
485: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02:02:36. 95 ID:4sWNAsQd0
★
어느 날 아침, 치아키가 괴한에게 습격 당했다는 연락이 사무소에서 왔기에, 나는 서둘러 병원으로 갔다.
어슴푸레한 독실, 거기서 치아키는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눈을 감으며 조용히 자고 있는 그녀는, 꽃처럼, 아름다웠다.
치아키는 눈을 뜨고는, 천정에서 나에게로, 천천히 시선을 옮긴다.
「치아키……」
「프로듀서…… 다행이야…… 이제…… 만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눈물을 흘린다.
486: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02:06:02. 40 ID:4sWNAsQd0
「괜찮……을 리가 없겠지……미안하다」
눈시울이 갑자기 뜨거워져, 무심코 나까지 울 것 같게 된다.
그런 나를 보면서, 치아키가 상체를 일으켰다. 아픔으로 표정이 일그러지는 데도.
「누가, 이런 짓을……」
나는, 대답을 기대한 것이 아니다. 단지, 머릿속에 떠오른 말을 내뱉었을 뿐이다.
대답해 줄 리가 없다. 고작, 괴한의 특징 정도일 것이다. 그 정도로 생각해서 뱉은, 자칫하면 상처 입힐 야비한 소리였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487: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02:07:10. 96 ID:4sWNAsQd0
「오가타 치에리」
「에?」
「오가타 치에리야…… 나를 찌른 사람은」
나는 귀를 의심했다. 지금……치아키가 뭐라고 말한 거지?
「농담, 이지……?」
치아키는 입을 다물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도저히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믿을 수도 없다.
488: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02:09:17. 00 ID:4sWNAsQd0
「진실은 변하지 않아. 나를 찌른 것은, 오가타 치에리야」
「그런…… 어째서? 어째서, 치에리가, 그런 짓을」
치에리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인가. 치에리가, 그런 일 할 수 있을까. 물론, 치에리를 전부 안다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갑자기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치에리는,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
위험하게 내뱉을 것 같았다.
「오가타 치에리는, 프로듀서를 좋아해서, 그랬던 거야」
「……?」
치아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조금 전부터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489: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02:11:58. 88 ID:4sWNAsQd0
「오가타 치에리와 나는 같이 프로듀서를 좋아해서, 싸웠어. 그래서 나는 상처를 입었어…… 그 만큼이야……이번 사건에 대해 말한 다면」
말이 나오지 않았다.
몇 분간, 병실을 침묵이 지배했다.
「……어째서, 경찰에 말하지 않았던 건가?」
간신히 내뱉은 말이, 겨우 그런 것이었다..
「말하지 않은 거 아니야…… 말하지 못해」
「협박이라도 당한 건가……?」
치에리에게? 치에리가 정말로, 그런 짓을 한 건가……?
이미 무엇을 생각해야 할지, 무엇을 믿어야 좋을지 모르는 상태다.
490: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02:15:06. 76 ID:4sWNAsQd0
「협박은 당했지만…… 오가타 치에리는 아니야. 누구에게 협박 당하는지도 말해선 안 되게 되어있어…… 미안해」
「뭐야…… 그건……」
치아키는 괴로운 듯이, 입술을 깨물었다. 꽉 쥔 주먹도, 떨리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힘이 될 수 없는 건가……?
다 믿을 수는 없는 이상, 치에리에게 캐물을 수 없다. 그녀를 협박하는 인간을 모르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치아키 곁에 있는 것 정도일까.
「프로듀서…… 미안해……」
치아키가 사과했다.
「……무슨 사과를?」
「몸에 상처가 남아서 미안해……그래도, 나, 노력할게…… 몸에 상처가 있어도 상관 없을 정도로 매력적으로 될 테니까……프로듀서에게 사랑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까……」
――버리지 말아줘.
491: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02:17:12. 17 ID:4sWNAsQd0
그렇게 말하며 치아키는, 얼굴을 양손으로 가리며, 울기 시작했다.
나는, 조용히 의자에서 일어섰다. 자신이 지금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보고 싶다.
「치아키, 또 올게……우선, 지금은 안정을 취해줘……」
「프로듀서…… 옆에 있어줘……!」
「미안」
치아키의 간절히 호소를 물리 치고 나는 병실을 나갔다.
492: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02:18:21. 66 ID:4sWNAsQd0
병원을 나와 차를 타자마자, 견디지 못하고 눈물이 터져 나와 버렸다.
몸을 떨면서, 콧물을 훌쩍거리기도 하고,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눈물을 닦으면서, 잠시 동안, 오열하면서 조용히 울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이상했다. 모두들.
치아키는, 몸에 상처가 남았다고 슬퍼하고 있다.
그렇지만, 치아키는 상처가 남은 것 자체를 슬퍼하는 것이 아니었다.
상처가 남아 나에게 버림받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슬퍼하고 있다.
그것은, 아이돌로서가 아니라, 이성으로서다.
……어째서, 이렇게 된 것인가.
나는, 무엇을 잘못한 거지?
누군가, 가르쳐 줘라…….
눈물이 한 방울, 또 떨어졌다.
503: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21:40:11. 70 ID:4sWNAsQd0
★
어두운 병실에서, 치아키는 한 남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상대는 초로인 남성으로, 고급 슈트를 맵시 있게 입고 있다. 미소를 띄우면서, 치아키를 보고 있었다.
「이야기가 통해서 살았다. 사실, 늦지 않아 다행이었다고」
치아키는, 증오를 머금으며, 눈앞의 남자를 노려 보았다. 꽉 쥔 주먹이 작게 떨고 있었다.
「우선, 설명하러 왔다. 어느 정도…… 그 전에, 고맙다고 전해두지, 그런 상황이었는데도 이야기가 통해서 말이지.」
남자는 피 투성이가 된 치아키를 떠올리면서 말한다. 치아키에 있어서는 불쾌한 추억에 지나지 않는다.
504: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21:42:33. 16 ID:4sWNAsQd0
「약속대로…… 프로듀서를 해고하는 건 그만둬.」
「단지 해고가 아니다. 너에게 손을 댄 어리석은 프로듀서로도 된다는 거다.」
남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프로듀서와 치아키가, 연인 같이 서로 달라 붙은 사진을 그녀 앞에 두었다.
「팬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과격한 사람도 많이 증가해 간다. 너의 프로듀서는 사회적 입장도 나빠지고, 자칫하면 팬에게 노려질 지도 모른다……너의 선택은 올바른 것이다.」
치아키는 사진에 눈을 떨어뜨린다. 꽤 멀리서 찍은 것이겠지만, 쓸데없이 화질은 좋았다. 프로듀서의 얼굴도, 치아키의 얼굴도, 제대로 찍혀있다.
「이것은 치에리군이 찍은 것이다.. 놀랐다고…… 갑자기 치아키군을 협박하라고 부탁하라니. 거참, 내가 사무소에 없었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는지……」
껄껄, 웃을 내용이 아닌데, 유쾌하게 남자는 웃었다.
505: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21:43:24. 37 ID:4sWNAsQd0
「치에리군이 체포되면 우리 회사 이익에 큰 데미지가 들어간다…… 치아키군에게는 미안하다고 생각하지만, 눈물을 삼키며 견뎌 주어라」
「…………」
분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서, 이미 말랐다고 생각될 정도로 울었는데도, 또 눈물이 흘러 넘치기 시작한다.
「그럼, 이제 실례하지」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어서서, 문으로 향한다.
「내가…… 만약, 프로듀서 같은 건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고, 당신의 협박에도 굴하지 말고, 경찰에 말하면 어떻게 될까?」
돌아 본 남자는, 때리고 싶어질 정도로 기분 나쁜 미소를 짓고 있었다.
506: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21:46:08. 79 ID:4sWNAsQd0
「치에리군에게는 피가 묻지 않았다. 게다가, 증거가 될 것 같은 것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목격자도 없다…… 너는 몰랐겠지만, 그 날 밤은, 나와 치에리군과 치에리군의 프로듀서 세 사람이서 큰 일에 대한 상담을 하고 있었다……그러니까, 너를 찔렀던 사람도 치에리군을 닮은 누군가로, 간주될 것이다」
그리고는, 남자가 방을 나갔다.
「절대로 잡혀…… 일본의 경찰은, 우수하니까……」
치아키의 말에, 힘은 없었다.
눈물이 멈추어 지지 않고, 흘러 넘치며 떨어진다.
「프로듀서……비밀, 미안해……」
빨리, 프로듀서를 만나고 싶다.
상처를 입어 버린 만큼, 노력하지 않으면.
530:치히로 ◆gijfEeWFo6:2014/01/11(토) 22:42:11. 18 ID:sn/wYVIR0
★
약간 어슴푸레한 사장실에 들어 왔다. 출근하자마자 사장에게 불렸기 때문이다.
역시, 치아키를 언급하는 것일까.
준비하고 들어갔지만, 예상은 배신당했다.
방안에는 사장과 낯선 소녀가 서로 마주 보며 소파에 앉아 있었다.
사장에게서, 불린 이유를 들었다.
「――새로운, 아이돌……입니까?」
「아아, 치아키군도 치에리군 정도는 아니지만, 이제 충분하다. 자네에게는 또 다른 아이돌을 배정하겠다.」
역시 나와 치아키의 일을 알고 있을 거다. 치에리의 담당에서 제외되었을 때라면 모르지만, 치아키에게서 떨어진 이유는 틀림없이, 지금까지의 일상이 원인일 것이다.
사장실에 있는 여자 아이는, 조용한 여자 아이였다. 흑발에 맑고 푸른 눈동자가 특징인 이목구비가 뚜렷한 여자 아이였다. 검소한 옷 차림이라, 수수한 인상이었지만, 청초한 면모가 대중에게 주목 받을 것 같은 여자 아이였다.
단지, 어쩐지 모르게 분위기가 어둡다. 앞머리로 말근 눈동자를 숨긴 탓일까.
「……잘 부탁 드립니다」
그녀가 작게 고개를 숙였다. 맑은 목소리다.
532:치히로 ◆gijfEeWFo6:2014/01/11(토) 22:44:43. 42 ID:sn/wYVIR0
「이름은 사기사와 후미카라고 한다. 다른 사무소에서 이적한 여자 아이다. 딱 좋으니까 너에게 맡기고 싶다」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이적인가, 당연히 모를 만도 했다.
「그럼, 맡기겠다.」
아직도 치아키 일로 고민하던 나로서는 이 전환을 기뻐해야 할까, 솔직하게 기뻐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럼, 갈까」
후미카를 데리고 사장실에서 나왔다.
문득, 뇌리에 치아키가 떠올랐다. 상상 속의 치아키는, 울고 있었다.
치아키는, 내가 담당에서 제외되었다고 들으면 어떤 반응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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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P「새로운 아이돌 프로덕션을 만들었다.」 6화
364: ◆gijfEeWFo6:2013/10/15(화) 00:05:07. 95 ID:aIItxZuf0
★
오늘은 치에리가 여기 사무소로 돌아오는 날이다.
이제 와서야, 몇 시쯤에 돌아 오는 지 모른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렇지만, 사무소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반드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사무소로 향한다. 최근, 아침에는 춥다.
사무소 문을 열어 주변을 둘러 본다. 현재는 사무원밖에 보이지 않고, 치에리는 커녕, 다른 아이돌도 보이지 않는다.
내 책상에 앉아 오늘 할당량을 확인한다.
대충 확인을 하고 나서, 커피를 타려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365: ◆gijfEeWFo6:2013/10/15(화) 00:06:17. 74 ID:aIItxZuf0
갑자기 허리에 팔이 감기고 부드러운 것이 등에 닿았다.
「누구게요?」
귀를 간질이는 듯한 사랑스러운 목소리. 물론, 들은 적이 있는 목소리다.
「보통은 눈을 가리는 게 아니었던가?」
허리에 둘려진 손을 상냥하게 풀고는, 뒤에 있는 소녀를 바라 보았다.
「다녀, 왔어요. P씨!」
「어서 오려무나, 치에리」
366: ◆gijfEeWFo6:2013/10/15(화) 00:12:33. 55 ID:aIItxZuf0
오래간만에 만났다고 생각했더니만, 치에리는 주저하는 기색도 없이 내 가슴을 목표로 뛰어들었다.
사무소에서 이러면 난처하겠다고 생각하면서도, 피할 수는 없기에 받아 들인다.
에헤헤, 라고 하면서 가슴에 뺨을 문지르는 치에리는, 역시 작은 동물 같다.
치에리에게는 미안하지만, 여기는 사무소 안이고, 주위에는 사무원도 있다. 마냥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
「저기, 치에리……이제 떨어져라」
「부탁해요, P씨…… 좀 더, 이대로」
갑자기 매달려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간 것이 느껴졌다.
「그럼…… 3분 정도만, 그리고 부탁한다」
아주 살짝 고개 숙이면서, 타협안을 내놓았다.
치에리는 얼굴을 와이셔츠에 묻으면서, 작게 끄덕였다. 치에리의 숨결이 와이셔츠를 통해 닿는 것이 간지럽다.
367: ◆gijfEeWFo6:2013/10/15(화) 00:15:27. 99 ID:aIItxZuf0
행복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는 치에리를 보고 있자 하면, 3분이 아니라 좀 더 이대로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버린다.
치에리는 남자와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하는 편이었을 텐데,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스스럼없이 행동할 수 있게 된 걸까.
나는 치에리에게 있어서 아버지 같은 느낌일까. 모르겠다. 아버지 뻘은 아니다.
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달라 붙은 치에리의 머리를, 어쩐지 모르게 쓰다듬었다. 찰랑찰랑 좋은 느낌의 머리카락이다.
누가 보면 성희롱 이외의 아무 것도 아니기에 바로 손을 떼었다.
사무원은 아직도 이쪽을 보고 있다……역시 빨리 떨어지지 않으면 안 될 거 같다.
369: ◆gijfEeWFo6:2013/10/15(화) 00:19:11. 42 ID:aIItxZuf0
「프로듀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거야?」
차가운 목소리가, 등에 꽂힌다.
나는 어째서 인지, 뒤에 있는 소녀에게 공포를 느꼈다.
「치아키, 안녕」
뒤돌아 보지 않고 , 인사를 주고 받는다.
재빠르게 치에리의 양 어깨에 손을 올리고, 그녀에게는 미안하지만 조금 억지로 떼어 냈다.
370: ◆gijfEeWFo6:2013/10/15(화) 00:23:01. 72 ID:aIItxZuf0
「치에리. 내가 지금 담당하고 있는 아이돌인 쿠로카와 치아키다」
「……처음 뵙겠습니다, 쿠로카와씨」
치에리는, 조금 전까지 웃는 얼굴이 거짓말 같다는 듯 보였다……아니, 입가는 웃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째서인지 웃는 얼굴로 보이지 않는다-- 같은 수수께끼의 표정이었다.
「치아키. 내가 과거에 담당하던 아이돌인 오가타 치에리다」
「처음 뵙겠습니다, 오가타씨」
변함없이, 치아키는 무표정하다. 목소리도 어쩐지 여전히 차갑다.
그 후, 뭐라 표현 할 수 없는 무언의 공간이 계속된다.
이유는 모르지만 매우 불편하고, 불온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371: ◆gijfEeWFo6:2013/10/15(화) 00:27:38. 91 ID:aIItxZuf0
「프로듀서, 일이야. 가자」
불온한 공간은, 치아키에 의해 억지로 깨졌다.
「에? 잠깐」
일은 오후부터다.
「우물쭈물 하지마!」
치아키가 내 오른손을 잡았다고 생각했더니만, 갑자기 빠른 걸음으로 사무소를 나가려고 한다.
「치에리, 미안. 또 다음에」
치아키에게 끌려가면서도, 치에리를 바라 보았다.
내 말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치에리는 가만히 고개를 숙이며 잠시 멈춰서 있었다.
문이 닫히는 순간, 갑자기 치에리가 얼굴을 들어 올린다.
그 때, 치에리는--
――가면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382: ◆g/ZMVdytmo:2013/11/04(월) 01:27:36. 43 ID:3MEKEC0p0
치에리가 돌아오고 나서 며칠이 지났다.
치에리가 돌아온 그 날부터, 치아키의 정서가 약간 불안정해 진 것 같아 걱정이다.
휴대폰으로 메일을 확인할 때면, 누구로 메일인지 묻고, 같이 사무소를 나가면, 일이 끝나도 사무소로 돌아가려고 하지 않는다.
거기에 자주 달라 붙어 곤란하다. 그것도, 연인 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무시무시한 표정을 짓거나, 슬픈 표정을 짓거나, 결코 떼어 놓지 않겠다는 듯이 강하게 잡는 모습이 조금 이상하다.
그리고, 치에리와 대화하고 있거나 하려고 하면 억지로 끼어들고는, 일도 없는데 일이라며 사무소를 나가려 한다. 지금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대인기 아이돌이라서 라이벌로 여기는 걸까,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위화감은 지울 수 없다.
조만간 어떻게든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렇다 할 행동을 취하지 못했다.
오늘은, 아직 치아키를 보지 못했다.
383: ◆g/ZMVdytmo:2013/11/04(월) 01:29:52. 99 ID:3MEKEC0p0
지금은, 책상 근처에 의자를 가져와, 싱글벙글 웃고 있는 치에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곡의 감상을 들려주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이어폰을 한 쪽 귀에 꽂고, 치에리의 곡을 듣는다.
차분한 곡이다. 그녀의 이미지와 딱 맞는다.
「P씨, 저의 새로운 곡, 어때요?」
「변함 없이 매력적이고 예쁜 목소리이구나, 치에리는」
한 쪽 귀에 꽂은 이어폰을 뽑아, 치에리에게 돌려준다. 변함 없이 지켜 주고 싶어지는 사랑스러운 목소리였다.
감상을 듣자, 치에리는 부끄러운 듯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여 버린다.
「아, 우우…… 저기, 노, 노래 감상을 들려주세요.」
「좋은 곡이다, 아첨이 아니라. 치에리는 이전부터 가창력이 높았으니까, 더욱 좋아졌으니 이 보다 더할 나위도 없겠구나」
이전에는 가창력이 있었지만 압도적으로 폐활량이 충분하지 않았었다. 그것이 지금은 개선되었고, 거기에 더욱 가창력도 올랐기에, 가희라 칭송 받는 키사라기 치하야에도 필적할 지도 모르겠다.
385: ◆gijfEeWFo6:2013/11/04(월) 01:33:37. 76 ID:3MEKEC0p0
「저, P씨. 노력했으니까…… 머리 쓰다듬어 주실 수 있나요?」
「하하하, 좋다」
승낙이야 했지만, 역시 조금은 부끄럽다. 그래도 머리카락이 어지럽히지 않게 최대한 조심스럽게 치에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변함 없이 비단 같은 머리카락이다. 변함 없다고는 해도 바로 최근이지만.
「에헤헤」
기분이 좋아진 듯한 치에리. 성인 남자에게 너무 무방비 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불안하다.
386: ◆gijfEeWFo6:2013/11/04(월) 01:36:11. 12 ID:3MEKEC0p0
「안녕, 프로듀서」
갑자기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 뒤돌아 보면, 치아키가 멈춰서 있었다. 그녀는 무표정이었고, 어쩐지 어두운 표정이었다.
「안녕, 치아키. 빨리 왔구나」
「에에, 일찍 일어났어. 프로듀서를 빨리 만나고 싶어서」
언제나 치에리와 이야기 하고 있으면 억지로 깨려고 하는 치아키이지만, 오늘은 의외로 얌전하다.
치아키는 어째서인지,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어두워 보였다. 그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우선, 오늘 일을 확인이라도 할까」
치에리에게 눈짓 하자, 헤아려 주었는지 「또 다음에」라고 말을 남기고는 자리를 비워 주었다.
387: 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1/04(월) 01:43:18. 06 ID:3MEKEC0p0
「…………」
「치아키, 최근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은데, 괜찮은가」
치에리가 앉아 있던 의자를 끌고 와서는 치아키가 내 근처에 앉았다. 어째서일까 굉장히 가깝다.
「프로듀서, 내 머리도 쓰다듬어줘」
「에?」
아무래도 치에리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을 본 것 같다.
「싫지 않다면, 좋지만」
「싫지 않으니까, 부탁해」
어두운 목소리로 간절히 말하는 치아키. 정말로 괜찮은 것일까.
388: 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1/04(월) 01:45:24. 49 ID:3MEKEC0p0
조심스럽게 그녀의 머리카락를 쓰다듬는다.
치에리는 작은 동물 같은 느낌이라 쓰다듬는 것에 그다지 저항감이 없었지만, 높은 산봉우리의 꽃 같은 느낌의 예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치아키를 쓰다듬기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치에리에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기분 좋은 감촉이다. 어째서 여자 아이의 머리카락은 이다지도 기분이 좋은 걸까.
「……행복해」
그녀가 작게 중얼거렸다.
「행복, 한 건가」
잘 모르지만, 대답을 했다.
「에에…… 매우, 행복해」
쓰다듬어 주자, 미소 짓는 치아키. 간신히 웃는 얼굴을 보여 주어서인지, 어쩐지 안심이 되었다.
「그러니까 나는, 이 행복을 절대로 놓치지 않은 거야」
치아키는, 머리를 쓰다듬고 있지 않은 다른 손을 잡고는, 자신의 뺨에 대었다. 그녀의 손은 서늘해서, 기분 좋았다.
행복한 표정을 띄우는 치아키는, 여신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아름답지만, 어쩐지 텅 비어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402: ◆gijfEeWFo6:2013/11/19(화) 00:22:19. 45 ID:sZ+CRk8W0
어제부터 치아키가 조금 바뀌었다. 정서 불안 했던 것이 변해서, 정신적으로 어려진 것 같다.
「프로듀서, 졸리니까 어깨 빌려도 되지?」
「수면실에서 자고 와라」
갑자기 의자를 근처에 가져오더니, 갑자기 그런 말을 했다.
최근 치아키는 묘하게 자주 달라 붙는다. 달라 붙으면 싫어도 치아키에게 정신을 빼앗겨서 일에 지장이 생기고, 무엇보다 착각할 것 같으니까 필요이상으로 가까워지지 말아 주었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싫어! 프로듀서 곁에서 잘 거야」
치아키는 철없는 말괄량이처럼 고개를 저으며, 내 팔에 조용히 매달렸다.
어째서 물은 건지 내심 생각하면서, 한 손으로 작업한다. 다른 사무원들의 시선이 아프다.
사장에게 고자질 당하면 일발 아웃인데도, 뿌리칠 수 없다 나는 상당히 무른 걸까 하고 자기 혐오했다.
403: ◆gijfEeWFo6:2013/11/19(화) 00:25:25. 40 ID:sZ+CRk8W0
그렇다 치더라도, 치아키는 도대체 어째서 이러는 걸까.
혹시 나를 부모 같이 생각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치아키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계속 혼자였고, 거기에, 부모님하고는 커뮤니케이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았으니까.
나이차는 그다지 나지 않지만, 그런 환경에서 자랐으니, 연상이면서 그 나름대로 친한 나를 아버지처럼 취급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다만, 그렇다고 계속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 치아키도 이미 그만한 지명도가 있다. 언제까지나 이대로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살짝, 시선을 컴퓨터 화면에서 왼팔에 달라 붙어 있는 치아키에게로 옮겼다. 강하게 매달린 채로, 얼굴을 내 어깨에 묻고 있었다. 이따금 따뜻한 숨결이 어깨에 느껴진다.
「하아……」
아이돌로서 소질은 충분하지만, 치아키는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것 같다. 어떻게든 해야 할 지도...
「응……」
꽤 무리가 있는 자세일 텐데도, 그녀는 자 버린 것 같다.
미인인데 사랑스러움도 겸비하는 것은 반칙이다.
404: ◆gijfEeWFo6:2013/11/19(화) 00:38:35. 14 ID:sZ+CRk8W0
★
그리고 치아키의 행동은 점점 에스컬레이트 같았다.
「치아키, 이제」
「아직, 일까지 시간 있는걸」
뒷좌석에 앉아 있는 내 무릎 위에, 치아키가 앉아 있다. 누가 보면 아이돌에게 손을 대고 있는 프로듀서…… 좋지 않다.
풍만한 가슴이 엄청 닿는데다가, 입술을 목덜미에 대기까지 하고 있다.
「저기, 치아키……」
「싫어」
「’싫어’가 아니다.」
「싫어」
조금 전부터 계속 치아키는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다.
405: ◆gijfEeWFo6:2013/11/19(화) 00:45:16. 11 ID:sZ+CRk8W0
「좀 더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으면… 」
「네네……」
갑자기 어리광을 부리는 치아키. 일도 호조이고 실력은 여전히 계속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이 끝나거나 오프가 된 순간 이렇게 된다.
역시, 복잡한 가정환경이 원인인 것일까.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응석부릴 수가 없었던 것은, 성장 중에, 어떤 영향이 있는 것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프로듀서한테선 냄새가 나는걸」
「별로 뭘 한 것도 아니다만」
「그런 게 아니라, 프로듀서의 냄새…………이 냄새, 매우 좋아해」
나의 셔츠에 뺨을 문지르면서, 행복한, 부드러운 미소를 그녀가 지었다.
――이대로는 머지않아 돌이킬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해도, 나는 아직도 제대로 거절할 수가 없었다. 만약 거절한다고 해도, 시원스럽게 그만두어 준다면 좋겠지만, 만일 상처를 입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치아키를 위해서라면, 강하게 떼어 버려야 하겠지만, 움직일 수 없다.
406: ◆gijfEeWFo6:2013/11/19(화) 00:47:37. 65 ID:sZ+CRk8W0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2주가 지났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애인 같이 서로 달라 붙는 것이 당연한 듯이 되어 있었다. 매 번 거부하지 않고, 되는 대로, 받아 주었고, 치아키는 이 행위에 질리지 않았다 보니 필연적으로 이렇게 되었다.
물론 치아키는 장소를 분별하지만……주로 분장실 안이나, 차 안 같이 방해 받지 않을 법한 장소에서는, 이렇게 있는 것이 당연하다는 식으로, 달라 붙는다.
가볍게 주의했지만, 그만두어 주었던 적은 한번도 없다.
사무소에서는, 사무원이 있든 아이돌이 있든 상관하지 않고 달라 붙는다. 호출 받은 적은 없지만, 아마 확실하게 사장은 알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사장에게 실력을 인정받았다고는 해도, 아이돌과 계속 이런 관계로 있으면 해고되어도 어쩔 수 없다.
치아키에게 정신을 빼앗기다 보니 일이 늦어질 때도 많아졌다. 이제 진심으로 거리를 벌릴 필요가 있다.
「P씨, 최근 피곤해 보여요…… 괜찮으시나요?」
「별로, 살짝 수면 부족인 것뿐이다, 걱정시켜서 미안」
치에리에게도 걱정을 끼쳐 버린 것 같다. 역시, 여러 가지로 어긋난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다. 치아키를 약간이라도 떼어 버리자. 그에 대해 불만이 생길지도 모르지만 노력으로 어떻게든 해야 할 것이다.
그녀가 상처 입지 않기를 빌 뿐이다.
407: ◆gijfEeWFo6:2013/11/19(화) 00:49:30. 47 ID:sZ+CRk8W0
어느 날 밤, 나는 치아키와 둘이서 공원에 있었다.
놀이 도구가 많은 데에 비해 사람은 없었다, 조용하고 쓸쓸한 공원이다. 치아키는 여기를 좋아해서, 자주 나를 데리고 여기에 온다.
「최근 추워졌네」
「아……이제 곧 겨울이니까」
「프로듀서, 손 잡아줘」
꼬옥, 왼손이 잡혔다. 치아키는 곧 바로 손가락을 맞대더니 서로 손을 꽉 쥐었다.
(역주 : 恋人繋ぎ 이라는 것이 손가락을 서로 교차해서 깎지 끼듯이 잡는 거였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헌데 적절한 단어를 모릅니다. 조언 부탁 드립니다.)
「따뜻해……」
사랑스럽게, 작게 숨을 내쉬며 그녀가 중얼거렸다.
「계속…… 계속, 이렇게 프로듀서를 느끼고 싶어」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과감히, 치아키에게 말했다.
「치아키…… 저기……이제, 이런 건 그만 두자」
408: ◆gijfEeWFo6:2013/11/19(화) 00:52:46. 96 ID:sZ+CRk8W0
「에?」
무슨 말이야? 이라는 듯이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치아키가 나를 바라 보았다.
「지금도, 팬이나 기자가 우리들을 보면 완전하게 아웃이다…… 연인도 아닌데, 이런 일, 이제 그만두자」
「……그러면……프로듀서의, 연인이, 될래」
눈물을 흘리면서, 매달리는 듯한 눈으로 치아키는, 나에게 손을 뻗는다.
「언젠가, 아이돌이니까 연애는 무리라는 이야기에, 치아키는 납득했었을 것이다」
「……안 했어…… 싫어」
「치아키, 미안」
치아키는, 나를 부모님 대신으로 생각하고 응석부리던 것이 아니라, 단순하게 호의를 품은 것 같다. 그것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기쁘다. 그녀가 아이돌이 아니었다면 반드시 교제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아이돌이고, 나는 프로듀서다. 애인이 되는 것은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
409: ◆gijfEeWFo6:2013/11/19(화) 00:55:25. 08 ID:sZ+CRk8W0
「절대로, 싫어!」
끝없이 비명에 가까운 소리로 치아키가 외치며, 단번에 내 가슴 쪽으로 뛰어들었다. 피할 수도 없어, 받아 들인다.
「프로듀서……!」
치아키가 눈물이 맺어진 눈동자로 내 눈동자를 들여다 보더니, 단번에 얼굴이 가까워졌다.
그녀가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눈치챘을 때는 이미 늦어, 그대로 반응도 하지 못하고, 치아키의 키스를 받아들여 버렸다.
「프로듀서, 좋아…… 좋아해…… 프로듀서……사랑해」
「치아키!」
가냘픈 팔로 힘껏 내 몸을 안고, 양손으로 내 등을 쥐고 있다.
「나를 사랑해줘……프로듀서! 나를, 거절하지 말고, 쭉, 쭉 함께 있어줘. 내 옆에, 있어저……쭉, 사랑해줘……부탁해……프로듀서……」
그리고 한번 더, 치아키가 키스를 했다.
「미안…… 치아키」
한 마디조차 할 수 있는 말을 떠올리지 못하고, 나는 고개를 숙였다.
치아키는 오열을 하며, 당장 무너질 것 같으면서도, 필사적으로 나를 꼭 껴안고 있었다.
410: ◆gijfEeWFo6:2013/11/19(화) 00:56:35. 12 ID:sZ+CRk8W0
★
「…………」
어둠에 섞여 홀로 잠시 멈춰선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잠시 동안, 공원에서 서로 붙어 있는 프로듀서와 치아키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몇 분 후, 뒤를 돌더니 공원에서 나갔다.
그 표정은 어두운 곳이어서 보이지 않았다.
432: 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8:29:57. 59 ID:F/IIFFEC0
☆
치아키의 고백을 거절한지 며칠이 지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태도든 뭐든 변함없이, 지금까지 했던 대로 나에게 달라 붙는다.
몇 번 그만두게 하려고 했지만, 잠잠해 지기는커녕 한층 더 달라 붙을 뿐이었다.
일을 묵묵히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 그렇지만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P씨…… 괜찮나요?」
어느새 치에리가 곁에 와 있었다. 너무 집중해서 온 것조차 알아채지 못한 것 같다.
433: 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8:31:20. 21 ID:F/IIFFEC0
「딱히 괜찮다. 치에리야말로, 무슨 일이 있는 건가?」
「…………」
치에리가 가만히, 눈을 들여다 본다. 그 표정은 어두웠다.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공간이 몇 초 간, 그리고 그녀가 입을 연다.
「오늘, 제가 하는 일 보러 와주시지 않으실래요?」
「에? 아, 딱히 상관없다만」
남은 잔업은 집에서 하고 있다. 최근 익숙해진 탓인지, 치아키가 달라 붙어도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즉, 일하는 데에서는 고민이 해결된 셈이다.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지만.
그러니까, 가끔 씩은 좋을 것이다. 치에리가 노력하는 모습을 곁에서 보는 것도.
434: 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8:37:37. 67 ID:F/IIFFEC0
「정말이죠?」
「아아」
솔깃하며 확인하는 치에리에게, 다시 대답해 주었다.
치에리의 표정이 어쩐지 기뻐 보여, 나까지 미소를 짓게 되었다.
잠깐 기다려 주세요 라며 치에리가 준비를 시작한다.
내가 대신 간다는 말을 한 것일까, 사무일을 하고 있는 담당 프로듀서와 한 두 마디 주고 받고는, 빨리 자기 짐을 챙기고 허겁지겁 옷 매무새를 정돈하기 시작했다.
변함 없이, 하나 하나 행동이 사랑스럽다. 노린 것이 아니기에, 더욱 더.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전혀, 시간도 있고 괜찮다」
준비를 마친 치에리를 태우고 운전하기 시작했다.
435:파삭파삭 괴로운 ◆gijfEeWFo6:2013/12/08(일) 18:43:38. 34 ID:F/IIFFEC0
몇 개월만일까, 치에리가 하는 일을 가까이서 보는 것은.
「이렇게 같이 나가는 건, 오래간만이다」
「네………… P씨와 떨어져서 떨어져서…… 매우 외로웠어요」
「기쁘구나. 나도 외로웠다」
「에헤헤…… 저도……기뻐, 요」
「그런가」
치에리가 노력하는 모습을 텔레비전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은, 외로웠다.
치에리가 없는 사무소도, 외로웠다.
치에리가 성장하는 모습, 미소, 행동, 좀 더 보고 싶었다.
436: 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8:46:22. 57 ID:F/IIFFEC0
「P씨, 일하기 전까지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잠시 저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이야기 하지 않을래요?」
「응? 아, 좋다」
갑작스런 제안이었지만, 지금 치에리가 말한 것처럼, 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 차 밖에 나가는 것이라면 위험하겠지만, 안에서 이야기하는 정도라면 별로 괜찮을 것이다.
넓은 곳 치고는 그다지 차가 없는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눈앞에는 많은 놀이기구가 있어, 아이들이 활기차게 놀고 있다.
「이렇게 제대로 치에리하고 이야기하는 것도, 오래간만이다」
「최근 바빠서, P씨와 이야기할 수 없었어요…… 미안해요」
「하하…… 사과할 일이 아니지. 거기에, 바쁘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바쁘지 않게 된다는 것은 서서히 아이돌에서 멀어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본인이 바라지 않아도 멋대로 찾아 온다.
폭발적으로 인기가 있는 치에리에게 있어서는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이겠지만, 역시, 머지않아 그녀에게도 찾아오는 것일까.
437: 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8:51:06. 56 ID:F/IIFFEC0
「저, 저기……P씨……」
「무슨 일인지? 치에리」
「P씨는 최근, 고민하고 있지요? ……아니요…… 곤란해 한다는 게 더 맞지요?」
「…………」
치에리는 자주 나를 걱정해 주었다. 치에리는 이미 눈치챈 것 같다, 내가 고민하는 것을. 상당히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있을 작정이었따만.
「저기…… 저는 외부인이지만……괜찮으시면,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저, P씨의 힘이 되고 싶어요」
조용히 있던 나에게, 치에리가 그렇게 말했다.
438: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8:55:27. 53 ID:F/IIFFEC0
「별로, 괜찮다. 확실히 고민은 있지만…… 자력으로 해결할 테니까」
「그런, 가요……」
슬픈 듯이 그녀가 고개를 숙인다. 어쩐지 나쁜 일을 한 기분이었다.
「치에리, 고마워. 걱정해 주어서」
곁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치에리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저는, P씨의 힘이 되고 싶어요…… P씨가 곤란하다면 돕고 싶어요……」
「괜찮다」
「…………P씨」
내가 밝게 대답해도, 치에리는 미소를 보여 주지 않는다.
그렇다기 보단, 반대이었다. 치에리는, 평상시 그녀와는 동떨어진, 어쩐지 차가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439: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8:57:42. 92 ID:F/IIFFEC0
이야기하다 보니 희미하게 느끼는 것이지만, 치아키뿐만 아니라 치에리도 어쩐지 이상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치에리도, 무엇인가 고민이라도 하는 것일까?
그 후, 그런 느낌은 떨쳐 버리고 이야기를 마치고, 그녀가 일하는 곳을 갔다.
곁에서 치에리가 일하는 모습을 보았지만, 치에리는 전보다도 성장했다. 지금은 보통으로 해내는 것도, 옛날이라면 반드시 시간이 3배는 걸렸을 것이다.
이전 보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일까, 따뜻하고 흐뭇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스탭이나 공연자들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그녀의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예정보다 약간 빨리 끝났다.
440: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9:00:48. 58 ID:F/IIFFEC0
분장실에서, 치에리는,
「저기…… 오늘, 저 어땠나요?」
살짝 치켜 뜨고 보면서, 물었다.
「뭐랄까…… 성장했구나 앞으로도 힘내라」
「그, 그런가요……헤헤……이것도, P씨 덕분이에요」
꼬옥, 감격한 것처럼 치에리가 나에게 달라 안겼다.
치아키와는 달리, 치에리는 여동생 같은 존재이기에, 정신 위생상 매우 좋다. 아이돌에게 꼬옥 껴안기는 것만으로도 스캔들이니까 문제이지만.
441: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9:02:54. 63 ID:F/IIFFEC0
「P씨…… 앞으로도, 쭉 저를, 지켜 봐 주세요」
「아, 지켜볼게, 쭉」
「약속이에요? ……저, 버리지 말아 주세요……?」
「아아, 약속이다. 버릴 리가 있을까」
치에리가 가슴에 묻고 있던 얼굴을 들어 올리며 내 눈동자를 치켜 뜨고 보고 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상냥하게 쓰다듬으면서, 대답한다.
「그럼, 다음 일하러 갈까」
「네!」
해바라기 같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치에리가 떨어졌다.
442: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9:05:40. 25 ID:F/IIFFEC0
분장실을 나와, 다음 일을 하려고 나가는 중에, 본래라면 아직 일에서 돌아오지 않았어야 할 치아키와 우연히 만났다.
치아키도 설마 내가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지, 경악하고 있었다.
「어? 치아키?」
「프로듀서? 당신이야말로 무슨 일을 하는 거야, 이런 곳……에서……」
치아키의 시선이 뒤에 있는 치에리에게 갔다. 순식간에 치에리를 응시하는 표정이 굳어졌다.
치에리가 도대체 무엇을 했다는 건가.
「프로듀서, 가요」
밑도 끝도 없이 그렇게 말하며, 치아키는 재빨리 내 오른손을 잡아 이끌어, 이 장소에서 벗어나려 했다.
몸 자체 질질 끌리는 와중에, 갑자기, 왼손이 잡혔다.
당연하지만, 내 왼손을 잡아 치아키를 멈춘 사람은 뒤에 있던 치에리 이외에는 있을 수 없다.
443: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9:10:56. 48 ID:F/IIFFEC0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약속」
되돌아 본 치아키의 눈에는, 적의가 담겨 있었다.
「저기…… 떼어 주었으면 하는데 . 프로듀서도 나도 곤란해 하고 있으니까」
「……떼어 놓지 않아요」
치에리도 강한 의지가 담긴 눈동자로, 치아키를 노려 본다. 치에리가 이렇게도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처음 본 지라, 무심코 당황했다.
고로 움직일 수 없다.
「장난치지마…… 오가타씨에게는 오가타씨의 프로듀서가 있지? 다른 사람의 프로듀서를 멋대로 채가는 건 심하다고 생각해」
「나의 프로듀서를--」
치에리가 말을 도중에 끊었다.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조금은 신경이 쓰인다.
444:ぱりぱりうめ ◆gijfEeWFo6:2013/12/08(일) 19:17:06. 47 ID:F/IIFFEC0
「치아키, 미안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에 제대로 설명할 테니, 지금은 지금 해야 할 일을 하게 해줘라.」
내가 중재에 들어가자, 비로소 치아키가 당황하기 시작한다.
「프로듀서? 어째서--」
「또 다음에 부탁할게요…… 쿠로카와씨」
치아키의 말을 강한 어조로 자르며, 치에리는 내 손을 잡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
어쩐지 죄악감에 사로 잡혔다.
뒤에서, 치아키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치아키……?」
치아키의 뺨으로, 눈물이 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51:재개 ◆gijfEeWFo6:2013/12/08(일) 19:58:22. 39 ID:F/IIFFEC0
☆
결국, 그 날은 치아키의 마지막 모습이 머리에서 떨쳐 낼 수 없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반나절 동안 보조해 주며 지켜본 치에리는, 어떤 일이라도 순조롭게 마쳤다. 약간의 미스는 사소한 수준
이제, 전부, 혼자서 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에 살짝 외로움을 느꼈지만, 그 성장에는 솔직하게 감동했다.
치아키도, 곧바로 그녀와 동등하게 될 수 있다.
반드시, 될 수 있다…….
452:재개 ◆gijfEeWFo6:2013/12/08(일) 19:59:34. 32 ID:F/IIFFEC0
…………젠장.
내가 프로듀스하는 아이돌의 성장을, 미래를, 내가 멈추어서 어쩌겠다는 거지.
하지만…… 내가 지금의 치아키에게서 멀어지면, 과연 그녀는 괜찮은 것일까.
아니, 자만이다. 거기에 내가 곁에 있는 것도, 그녀를 위해서라면 안 된다.
언젠가, 때가 오면 치아키를 떠나자.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고, 내가 해야 할 마지막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 시기는 반드시 가깝겠지.
453: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05:11. 74 ID:F/IIFFEC0
★
늦은 밤, 공원. 사람은 전혀 없고, 가로등이 하나 쓸쓸하게 켜져 있다.
달빛마저도 두꺼운 구름에 가려져 주변은 깜깜하다. 눈은 내리지 않지만, 도저히 돌아 다니고 싶어지지 않은 추위였다.
「겨우 왔네」
가까워지는 발소리를 듣고, 치아키가 벤치에서 일어선다.
걸음을 진행시킴에 따라, 발밑부터 천천히 가로등에 비추어지는 소녀.
거기에 있던 사람은 오가타 치에리였다. 양 갈래로 묶은 머리카락을 좌우로 흔들면서, 의연하게 치아키에게 다가갔다.
「……이런 한밤 중에, 무슨 용무이나요?」
발을 멈추지 않고, 다가가면서, 자신을 부른 치아키에게 묻는다.
454: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14:46. 48 ID:F/IIFFEC0
「더 이상, 나의 프로듀서에게 다가가지 않았으면 하는데」
치에리가 한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밑도 끝도 없이 강한 어조로 치아키가 말했다. 그런데도 치에리는 기가 눌리지 않는다.
「싫어요…… 원래…… P씨는 당신의 것이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며, 치아키를 노려 본다.
「어째서…… 어째서 빼앗으려는 거야? 나의 단 한 명의……이해자를」
「먼저 빼앗은 것은…… 쿠로카와씨이에요……저에게서, P씨를」
「아니야. 프로듀서는, 나에게 와 주었어. 자신의 의지로, 나에게 와 주었어」
치아키의 말을 듣고는, 웃는 것으로도 화난 것으로도 보이는 표정을, 치에리가 지었다.
455:치히로 커스텀 ◆gijfEeWFo6:2013/12/08(일) 20:15:56. 92 ID:F/IIFFEC0
「무엇이 이상하다는 거야」
그 표정을 비웃는 것처럼 느낀 치아키가 창자가 끊어질 듯한 소리로 물었다.
「P씨에게서 들었어요. 쿠로카와씨를……스카우트 했을 때……그 밖에도, 여러 가지. 당신에 대해……들었어요」
쿡, 치에리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별로 P씨가 아니라도…… 쿠로카와씨는 반드시 좋아했을 거에요…… 자신을 도와 준, 그 사람을」
「……뭐야, 그건」
456: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24:06. 34 ID:F/IIFFEC0
무슨 말을 한 건지 이해하지 못한 채로, 치아키가 되물었다.
치에리는, 상냥하게 미소 지었다.
「모르겠나요? 공원에서 우연히 스카우트 받아서, 부모님을 같이 설득하고, 프로듀스 받고…… 비록 그것이 P씨가 아닌 다른 누구라도……당신은 좋아했을 거에요」
타이르듯이, 치에리가 단언했다. 반드시 당신은 좋아했을 것이라고.
머리를 쥐고, 치아키가 고개를 저었다.
「그런 일, 있을 리가 없어. 나는 프로듀서를, 프로듀서만을 좋아해」
457: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31:08. 23 ID:F/IIFFEC0
「그런가요? 근사한 사람이 쿠로카와씨의 고민을 들어주고, 부모를 설득하러 가는 것만으로도……쿠로카와씨는 그 사람을 좋아할 것 같습니다만…」
「그만!」
「별로, 보통 사람이라도, 프로듀서를 하지 않아도, 도와 준다면……누구라도 좋아하겠네요, 쿠로카와씨의 처지라면………」
「그만두라고 했잖아!」
절규로도 비명으로도 들리는 목소리로, 치에리의 말을 억지로 끊었다.
「설령 평행 세계가 있어서 다른 세계의 내가 프로듀서가 아닌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서, 그 누군가를 좋아하더라도, 관계없어. 나는, 프로듀서를 사랑하고 있어. 상관없어…… 그 밖에 다른 건 아무 상관 없어!」
그리고 치에리를 가리키며, 치아키는 말을 이었다.
「……당신은 어때? 과연 정말로 자기가 프로듀서만을 좋아하게 될 거라는 자신이 있어?」
458: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32:45. 06 ID:F/IIFFEC0
「있어요…… 제가 P씨만을 좋아하게 될, 자신이……」
항상, 무엇을 해도 못했던 나를 보고는, 나를 프로듀스 했던 사람들은 차례차례로 담당 아이돌을 바꿨다.
「외모는 좋지만, 나머진 꽝이다」
「모델조차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거냐고, 너는」
「니 탓에 일도 안 되고, 나도 화나고, 최악이야」
「어째서, 아무 것도 못하는 건데?」
「너는 솔직하게 아이돌에 적합하지 않아」
자신에게 원인이 있어도, 지금까지 담당 프로듀서였던 사람들은 나만 탓했다.
가끔 끈기 있게 나를 봐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성장하지 않는 나를 보고는 단념했다.
459: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34:29. 46 ID:F/IIFFEC0
나를 바꾸어 준 사람은, P씨뿐.
아무리 못 해도, 버리지 않았던 사람도, P씨뿐
나를 정말로 이해해 준 것도, P씨뿐.
P씨는 나를 지켜주고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 가장 사랑하는 사람.
그러니까 나도, P씨와 함께 나아갈 거야. 평생 동안, 계속, 영원히.
460: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38:55. 72 ID:F/IIFFEC0
「쿠로카와씨와는 달라요……나는, P씨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어요」
「나도, 프로듀서를, 사랑해」
대항하는 듯이, 치아키가 강하게 대답했다.
「당신의 그것은……사랑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쿠로카와씨는……P씨를 정말로 생각하지 않아요」
「적당히 해!」
어디에서인지 모르지만, 치아키가 나이프를 꺼냈다. 가로등 빛이 반사도어, 희게 빛난다.
치에리는 그것을 보고도, 안색 하나 바꾸지 않았다.
462: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41:02. 67 ID:F/IIFFEC0
「그것을…… 어떻게 할 건가요? 저를……찌를 건가요? ……정말로, 당신은……P씨를 곤란하게만 하는 군요……마치, 이전에 저……」
「나는, 프로듀서를 사랑하고 있어. 그 마음은 누구라도 부정할 수 없어」
「P씨를 곤란하게만 하고 있는걸요…… 그것이 정말로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고개를 갸웃하면서, 치에리가 묻는다.
치아키는, 치에리에게 향하던 나이프를 내렸다. 눈동자에는 빛도 힘도 없다.
「――이제……됐어……더 이상, 이야기해도, 쓸데없는 건 알고 있었어」
「그……앞으로, P씨를 곤란하게 하는 것은…… 그만두어 주세요」
치에리의 말은, 치아키에게는 닿지 않았다.
「대화로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 실수였어…… 처음부터, 이렇게 하면 좋았을 텐데」
464: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44:53. 71 ID:F/IIFFEC0
어두운 눈동자로 치에리를 바라본다. 무언가를 느꼈는지, 치에리가 살며시 두 주먹을 쥐었다.
「당신은, 우리들의 방해야…… 그러니까……사라져!」
치아키는 나이프를 휘두르며, 단번에 치에리와의 거리를 채웠다. 그리고, 그녀의 목을 목표로 해 나이프를…..
망설임조차 없다. 이대로 가면, 나이프의 칼날이 틀림없이 치에리의 목을 찢어 버릴 것이다.
「사라지는 것은…… 당신이에요」
치에리는, 치아키가 나이프를 든 손을 잡고 나서는, 재빠르게 오른손에 든 스턴건을 작동시켰다.
출력이 약한 탓인지, 기절까지는 하지 않았다. 갑작스런 쇼크에, 치아키는 오른손에 든 나이프를 떨어뜨리고, 자세가 무너져서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465: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48:25. 60 ID:F/IIFFEC0
나이프를 쥐고는, 웅크리며 앉는 치아키를 차서 넘어뜨린다.
치아키는 비명조차도 내지 못하고, 신음 소리만 낼 뿐이었다.
치에리는 그녀를 타고는, 가차 없이 팔에 나이프를 꽂았다. 검붉은 액체가, 솟아 오르며 작은 샘을 만든다.
눈물을 흘리면서, 치아키는 소리가 되지 않는 비명을 질렀다.
그것을 보고도, 치에리는 가차 없이 2번, 나이프를 찔렀다.
치명상은 아니지만, 깊은 상처를 입혔다.
「……이제 두 번 다시……P씨에게 필요이상으로 다가가는 것은 그만두어 주세요」
치에리의 눈은 광기를 품고 있었다. 그것을 가까이서 본 치아키는, 공포를 느껴 몸을 떨었다.
나이프를 치아키의 몸에서 빼내고는, 뒤를 돌았다.
가로등 빛에서 멀어지며 어둠에 삼켜지듯이 치에리는 사라졌다.
466:치히로 ◆gijfEeWFo6:2013/12/08(일) 20:50:33. 34 ID:F/IIFFEC0
그리고, 피투성이인 치아키만이, 가로등 아래에 남았다.
코트도 옷도 여기저기가 피투성이여서, 어디에서 출혈하는지도 알기 힘든 상태였다.
치아키는 눈물을 흘리면서, 몸을 움츠렸다.
떨면서, 필사적으로 자신을 강하게 꼭 껴안았다.
「프로듀서…… 나를, 사랑해줘……」
흘러 넘치는 눈물이, 소리도 없이 피와 섞인다.
어느새,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있었다.
「프로듀서……」
이윽고, 치아키의 눈물이 얼어 붙었다.
485: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02:02:36. 95 ID:4sWNAsQd0
★
어느 날 아침, 치아키가 괴한에게 습격 당했다는 연락이 사무소에서 왔기에, 나는 서둘러 병원으로 갔다.
어슴푸레한 독실, 거기서 치아키는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눈을 감으며 조용히 자고 있는 그녀는, 꽃처럼, 아름다웠다.
치아키는 눈을 뜨고는, 천정에서 나에게로, 천천히 시선을 옮긴다.
「치아키……」
「프로듀서…… 다행이야…… 이제…… 만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눈물을 흘린다.
486: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02:06:02. 40 ID:4sWNAsQd0
「괜찮……을 리가 없겠지……미안하다」
눈시울이 갑자기 뜨거워져, 무심코 나까지 울 것 같게 된다.
그런 나를 보면서, 치아키가 상체를 일으켰다. 아픔으로 표정이 일그러지는 데도.
「누가, 이런 짓을……」
나는, 대답을 기대한 것이 아니다. 단지, 머릿속에 떠오른 말을 내뱉었을 뿐이다.
대답해 줄 리가 없다. 고작, 괴한의 특징 정도일 것이다. 그 정도로 생각해서 뱉은, 자칫하면 상처 입힐 야비한 소리였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487: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02:07:10. 96 ID:4sWNAsQd0
「오가타 치에리」
「에?」
「오가타 치에리야…… 나를 찌른 사람은」
나는 귀를 의심했다. 지금……치아키가 뭐라고 말한 거지?
「농담, 이지……?」
치아키는 입을 다물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도저히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믿을 수도 없다.
488: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02:09:17. 00 ID:4sWNAsQd0
「진실은 변하지 않아. 나를 찌른 것은, 오가타 치에리야」
「그런…… 어째서? 어째서, 치에리가, 그런 짓을」
치에리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인가. 치에리가, 그런 일 할 수 있을까. 물론, 치에리를 전부 안다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갑자기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치에리는,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
위험하게 내뱉을 것 같았다.
「오가타 치에리는, 프로듀서를 좋아해서, 그랬던 거야」
「……?」
치아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조금 전부터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489: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02:11:58. 88 ID:4sWNAsQd0
「오가타 치에리와 나는 같이 프로듀서를 좋아해서, 싸웠어. 그래서 나는 상처를 입었어…… 그 만큼이야……이번 사건에 대해 말한 다면」
말이 나오지 않았다.
몇 분간, 병실을 침묵이 지배했다.
「……어째서, 경찰에 말하지 않았던 건가?」
간신히 내뱉은 말이, 겨우 그런 것이었다..
「말하지 않은 거 아니야…… 말하지 못해」
「협박이라도 당한 건가……?」
치에리에게? 치에리가 정말로, 그런 짓을 한 건가……?
이미 무엇을 생각해야 할지, 무엇을 믿어야 좋을지 모르는 상태다.
490: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02:15:06. 76 ID:4sWNAsQd0
「협박은 당했지만…… 오가타 치에리는 아니야. 누구에게 협박 당하는지도 말해선 안 되게 되어있어…… 미안해」
「뭐야…… 그건……」
치아키는 괴로운 듯이, 입술을 깨물었다. 꽉 쥔 주먹도, 떨리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힘이 될 수 없는 건가……?
다 믿을 수는 없는 이상, 치에리에게 캐물을 수 없다. 그녀를 협박하는 인간을 모르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치아키 곁에 있는 것 정도일까.
「프로듀서…… 미안해……」
치아키가 사과했다.
「……무슨 사과를?」
「몸에 상처가 남아서 미안해……그래도, 나, 노력할게…… 몸에 상처가 있어도 상관 없을 정도로 매력적으로 될 테니까……프로듀서에게 사랑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까……」
――버리지 말아줘.
491: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02:17:12. 17 ID:4sWNAsQd0
그렇게 말하며 치아키는, 얼굴을 양손으로 가리며, 울기 시작했다.
나는, 조용히 의자에서 일어섰다. 자신이 지금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보고 싶다.
「치아키, 또 올게……우선, 지금은 안정을 취해줘……」
「프로듀서…… 옆에 있어줘……!」
「미안」
치아키의 간절히 호소를 물리 치고 나는 병실을 나갔다.
492: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02:18:21. 66 ID:4sWNAsQd0
병원을 나와 차를 타자마자, 견디지 못하고 눈물이 터져 나와 버렸다.
몸을 떨면서, 콧물을 훌쩍거리기도 하고,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눈물을 닦으면서, 잠시 동안, 오열하면서 조용히 울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이상했다. 모두들.
치아키는, 몸에 상처가 남았다고 슬퍼하고 있다.
그렇지만, 치아키는 상처가 남은 것 자체를 슬퍼하는 것이 아니었다.
상처가 남아 나에게 버림받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슬퍼하고 있다.
그것은, 아이돌로서가 아니라, 이성으로서다.
……어째서, 이렇게 된 것인가.
나는, 무엇을 잘못한 거지?
누군가, 가르쳐 줘라…….
눈물이 한 방울, 또 떨어졌다.
503: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21:40:11. 70 ID:4sWNAsQd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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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병실에서, 치아키는 한 남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상대는 초로인 남성으로, 고급 슈트를 맵시 있게 입고 있다. 미소를 띄우면서, 치아키를 보고 있었다.
「이야기가 통해서 살았다. 사실, 늦지 않아 다행이었다고」
치아키는, 증오를 머금으며, 눈앞의 남자를 노려 보았다. 꽉 쥔 주먹이 작게 떨고 있었다.
「우선, 설명하러 왔다. 어느 정도…… 그 전에, 고맙다고 전해두지, 그런 상황이었는데도 이야기가 통해서 말이지.」
남자는 피 투성이가 된 치아키를 떠올리면서 말한다. 치아키에 있어서는 불쾌한 추억에 지나지 않는다.
504: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21:42:33. 16 ID:4sWNAsQd0
「약속대로…… 프로듀서를 해고하는 건 그만둬.」
「단지 해고가 아니다. 너에게 손을 댄 어리석은 프로듀서로도 된다는 거다.」
남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프로듀서와 치아키가, 연인 같이 서로 달라 붙은 사진을 그녀 앞에 두었다.
「팬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과격한 사람도 많이 증가해 간다. 너의 프로듀서는 사회적 입장도 나빠지고, 자칫하면 팬에게 노려질 지도 모른다……너의 선택은 올바른 것이다.」
치아키는 사진에 눈을 떨어뜨린다. 꽤 멀리서 찍은 것이겠지만, 쓸데없이 화질은 좋았다. 프로듀서의 얼굴도, 치아키의 얼굴도, 제대로 찍혀있다.
「이것은 치에리군이 찍은 것이다.. 놀랐다고…… 갑자기 치아키군을 협박하라고 부탁하라니. 거참, 내가 사무소에 없었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는지……」
껄껄, 웃을 내용이 아닌데, 유쾌하게 남자는 웃었다.
505: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21:43:24. 37 ID:4sWNAsQd0
「치에리군이 체포되면 우리 회사 이익에 큰 데미지가 들어간다…… 치아키군에게는 미안하다고 생각하지만, 눈물을 삼키며 견뎌 주어라」
「…………」
분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서, 이미 말랐다고 생각될 정도로 울었는데도, 또 눈물이 흘러 넘치기 시작한다.
「그럼, 이제 실례하지」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어서서, 문으로 향한다.
「내가…… 만약, 프로듀서 같은 건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고, 당신의 협박에도 굴하지 말고, 경찰에 말하면 어떻게 될까?」
돌아 본 남자는, 때리고 싶어질 정도로 기분 나쁜 미소를 짓고 있었다.
506:치히로 ◆gijfEeWFo6:2013/12/11(수) 21:46:08. 79 ID:4sWNAsQd0
「치에리군에게는 피가 묻지 않았다. 게다가, 증거가 될 것 같은 것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목격자도 없다…… 너는 몰랐겠지만, 그 날 밤은, 나와 치에리군과 치에리군의 프로듀서 세 사람이서 큰 일에 대한 상담을 하고 있었다……그러니까, 너를 찔렀던 사람도 치에리군을 닮은 누군가로, 간주될 것이다」
그리고는, 남자가 방을 나갔다.
「절대로 잡혀…… 일본의 경찰은, 우수하니까……」
치아키의 말에, 힘은 없었다.
눈물이 멈추어 지지 않고, 흘러 넘치며 떨어진다.
「프로듀서……비밀, 미안해……」
빨리, 프로듀서를 만나고 싶다.
상처를 입어 버린 만큼, 노력하지 않으면.
530:치히로 ◆gijfEeWFo6:2014/01/11(토) 22:42:11. 18 ID:sn/wYVIR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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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어슴푸레한 사장실에 들어 왔다. 출근하자마자 사장에게 불렸기 때문이다.
역시, 치아키를 언급하는 것일까.
준비하고 들어갔지만, 예상은 배신당했다.
방안에는 사장과 낯선 소녀가 서로 마주 보며 소파에 앉아 있었다.
사장에게서, 불린 이유를 들었다.
「――새로운, 아이돌……입니까?」
「아아, 치아키군도 치에리군 정도는 아니지만, 이제 충분하다. 자네에게는 또 다른 아이돌을 배정하겠다.」
역시 나와 치아키의 일을 알고 있을 거다. 치에리의 담당에서 제외되었을 때라면 모르지만, 치아키에게서 떨어진 이유는 틀림없이, 지금까지의 일상이 원인일 것이다.
사장실에 있는 여자 아이는, 조용한 여자 아이였다. 흑발에 맑고 푸른 눈동자가 특징인 이목구비가 뚜렷한 여자 아이였다. 검소한 옷 차림이라, 수수한 인상이었지만, 청초한 면모가 대중에게 주목 받을 것 같은 여자 아이였다.
단지, 어쩐지 모르게 분위기가 어둡다. 앞머리로 말근 눈동자를 숨긴 탓일까.
「……잘 부탁 드립니다」
그녀가 작게 고개를 숙였다. 맑은 목소리다.
532:치히로 ◆gijfEeWFo6:2014/01/11(토) 22:44:43. 42 ID:sn/wYVIR0
「이름은 사기사와 후미카라고 한다. 다른 사무소에서 이적한 여자 아이다. 딱 좋으니까 너에게 맡기고 싶다」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이적인가, 당연히 모를 만도 했다.
「그럼, 맡기겠다.」
아직도 치아키 일로 고민하던 나로서는 이 전환을 기뻐해야 할까, 솔직하게 기뻐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럼, 갈까」
후미카를 데리고 사장실에서 나왔다.
문득, 뇌리에 치아키가 떠올랐다. 상상 속의 치아키는, 울고 있었다.
치아키는, 내가 담당에서 제외되었다고 들으면 어떤 반응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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