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P「새로운 아이돌 프로덕션을 만들었다.」 7화
532:치히로 ◆gijfEeWFo6:2014/01/11(토) 22:44:43. 42 ID:sn/wYVIR0
「이름은 사기사와 후미카라고 한다. 다른 사무소에서 이적한 여자 아이다. 딱 좋으니까 너에게 맡기고 싶다」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이적인가, 당연히 모를 만도 했다.
「그럼, 맡기겠다.」
아직도 치아키 일로 고민하던 나로서는 이 전환을 기뻐해야 할까, 솔직하게 기뻐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럼, 갈까」
후미카를 데리고 사장실에서 나왔다.
문득, 뇌리에 치아키가 떠올랐다. 상상 속의 치아키는, 울고 있었다.
치아키는, 내가 담당에서 제외되었다면 어떤 반응을 할까…….
533:치히로 ◆gijfEeWFo6:2014/01/11(토) 22:47:57. 86 ID:sn/wYVIR0
――후미카의 담당이 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일주일 동안, 나는 어느 정도 사기사와 후미카라는 여자 아이를 알 수 있었다.
후미카는 과묵하고 무표정해서, 그다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팬에게 웃음을 주어야 할 아이돌이 미소를 띄우지 않는다는 것은 꽤 타격이 있겠지만, 뚜렷한 이목구비와 청초하고 옛날 여성인 듯한 분위기로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그리고, 처음 만났던 치에리 보다 심한 운동 능력. 댄스는 도저히는 아니지만 무리인 레벨이다. 50 미터 달리기 기록도 2자리 수 라고 들은 것 같다.
전의 사무소에서도 노력한 것 같고, 가창력은 매우 높다. 그녀의 목소리는 투명하고 아름다워서, 듣는 사람을 매료시킨다. 거기에 가창력도 높다는 것이다.
결점이 너무 눈에 띄기에 이전 사무소에서는 손을 놓았을지도 모르지만, 노래만으로도 충분히 해 나아갈 수 있었을 텐데.
우선은 지명도와 인기를 올릴 수 있도록, 작은 일부터 한다.
치에리 때처럼, 처음에는 사진 촬영 위주로 시키기로 했다.
534:치히로 ◆gijfEeWFo6:2014/01/11(토) 22:51:11. 42 ID:sn/wYVIR0
사람들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서툴다고 한 후미카는, 남들 앞에 나서는 것도 서투른 것 같지만, 거기는 어떻게든 분발해 주었으면 한다.
카메라맨과 상담해서, 포즈는 딱히 취하지 않고 매우 자연스러운 상태로 찍도록 부탁했다.
그 결과, 무표정한데다가 복장도 수수하지만, 넘쳐 나오는 청초함과 현대에 있는 구식 일본여성이라는 분위기가 평가를 받아 널리 알려져서, 지명도가 어느 정도는 오르게 되었다.
후미카의 첫 활동은 양호한 셈이다. 과묵, 무표정, 운동치 문제가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어쨌든,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나는 후미카에게 전했다.
그녀는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을 뿐, 그다지 기뻐하지는 않았다. 그 반응에 내가 당황했다.
「어쩐지……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뭐, 그런 것인가..」
535:치히로 ◆gijfEeWFo6:2014/01/11(토) 22:56:47. 45 ID:sn/wYVIR0
단시간에 폭발적으로 인기와 지명도를 올린 치에리나 치아키와는 다르게, 후미카는 시간을 들여 서서히 지명도를 올렸다.
어떠한 마이너한 프로그램에도 나가지 않았다. 단지 사진 모델만 하고 있는 후미카. 넷에서의 높은 평가가 사람들의 흥미를 일으켜 사진집과 지명도는 차례차례로 올라 간다.
정식 무대에 선 적도 없는데, 후미카에 관해서만 말하기 위한 게시판도 생기고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정식 무대에 서게 되는 것도, 시간 문제일 것이다.
536:치히로 ◆gijfEeWFo6:2014/01/11(토) 23:02:49. 72 ID:sn/wYVIR0
후미카와 일을 한 지, 꽤 시간이 흘렀다.
가능한 떠올리려고 하지 않지만, 때때로 과거에 대한 생각이 난다.
치에리나 치아키가 눈에 들어올 때마다, 그 사건이 생각나 버린다
치아키도, 치에리도, 후미카와 일을 하게 되고 나서는 나에게 굳이 다가오지는 않았다.
치에리는 가끔 시선이 마주치면 미소로 돌려주지만, 치아키는 시선이 맞아도 바로 얼굴을 돌려 버린다.
일에는 집중할 수 있다. 그렇다기 보다는, 두 사람을 잊기 위해 무리하려는 것 같다.
때때로는, 차라리 아이돌에게 손을 대었다는 것으로 해고 당하는 것이 좋았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537:치히로 ◆gijfEeWFo6:2014/01/11(토) 23:08:30. 15 ID:sn/wYVIR0
「……저기……프로듀서님은, 어째서 웃지 않습니까?」
「그렇게 보이는 걸까…… 나는 상당히 웃고 있다고 생각한다만……」
「……그렇, 습니까」
후미카가 봐도 내 태도는 부자연스러운 것 같다. 확실히, 사무소에서는 그다지 웃지 않았다. 굳이 한다면 가식적인 웃음 정도일까.
웃을 수가 없게 되었다. 같은 멋쩍은 말은 어울리지 않다. 말하자면 과거에 질질 끌려 다니고 있을 뿐이다. 웃을 수 있는 일조차 웃을 수 없는 상태다.
후미카는 얌전하지만 꽤 적극적인 소녀로, 자주 나를 걱정해주며 다가오곤 했다. 그렇지만 나는, 후미카가 나에게 연애 감정을 품지 않도록, 굳이 벽을 만들었고, 거리를 두고 대했다.
나르시스트 같다든가, 그런 말은 이제 신경 쓰지 않는다. 만일이라도 후미카가 나를 좋아해서는 안 된다.
538:치히로 ◆gijfEeWFo6:2014/01/11(토) 23:10:01. 83 ID:sn/wYVIR0
시간이 지나면, 후미카도 반드시 익숙해질 것이다. 그 때까지는 제발 참았으면 좋겠다. 좋은 인상은 갖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성가셔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연애 감정을 품게 해서는 안 된다.
나는 마음 속으로 후미카에게 사죄했다.
그녀는 사정도 모르는데 멋대로 나에게 냉대 받고 있다.
혹시 무서워할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이 태도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
갑자기 휴대전화가 울렸다. 이전에 어필했었던 후미카가 하게 될 중요한 일에 대한 연락이었다.
상대편은 아무래도 후미카를 채용할 생각인 것 같다. 몇 번이나 답례를 반복한 후, 전화를 끊는다.
스케쥴표에 일자를 기입했다.
후미카에게 있어서는 첫 라이브이지만……괜찮을까. 정신적인 것은, 어떻게 하더라도 본인 나름이다.
고민은 나중이다. 우선, 후미카에게 연락하자.
나는 한번 더 휴대폰을 꺼냈다.
546:치히로 ◆gijfEeWFo6:2014/01/12(일) 21:24:24. 64 ID:3Lf3IqJ00
숙부의 책방을 돕고 있던 저는, 어떤 프로듀서의 눈에 들어, 스카우트 되었습니다.
아이돌은 잘 모르고, 거기에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은 힘들다며, 저는 거절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 사람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저에게 권유하러 왔습니다. 저도 그 때마다 거절했습니다.
결국 저는 그 열의에 항복해 아이돌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 뒤로 2달 정도, 프로덕션에서 일했습니다만, 몹시 나쁜 평가를 받아 버렸습니다.
운동 능력도 없고, 특기도 없고, 말하는 것도 서투르고, 분위기도 어두운 저는, 아이돌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를 스카우트 했던 프로듀서는 처음에는 열심히 어울려 주었습니다만, 서서히 나를 내버려 둘 때가 많아졌습니다.
547:치히로 ◆gijfEeWFo6:2014/01/12(일) 21:25:30. 42 ID:3Lf3IqJ00
저는, 프로덕션 사람들에게 유일하게 칭찬을 들은 노래만을, 노력했습니다.
그렇지만, 노력한 보람도 없이, 나에게 이적 이야기가 왔습니다. 이대로 프로덕션에 두는 것보다도, 다른 프로덕션에 파는 것이 이득이라고 했습니다.
별로 상처 받지 않았습니다. 제가 상처 받을 때는, 감정 이입한 주인공이 심한 처사를 당할 때 정도 입니다.
그리고, 저는 다른 프로덕션에 이적하게 되었습니다. 전보다도 책방과 집이 가까워서, 솔직히 좋았습니다.
548:치히로 ◆gijfEeWFo6:2014/01/12(일) 21:27:08. 60 ID:3Lf3IqJ00
새로운 프로덕션에서, 저에게 새로운 프로듀서가 배정되었습니다.
프로듀서는, 제가 많은 결점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았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나를 지켜 보는, 그리고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프로듀서와 함께 일을 한 지, 한 달 정도가 지났습니다.
프로듀서는 결점이 많은 저를 보더라도 한숨 하나 쉬지 않고, 상대해 주었습니다.
프로듀서는 어째서인지 그다지 웃지 않습니다.
프로듀서는 저와 있을 때는 웃지 않습니다. 언제나 무표정으로, 저를 도와줍니다.
프로듀서는 벽을 만드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내가 말을 걸어도 한 두 마디만 해줄 뿐, 바로 이야기를 끝내 버립니다.
549:치히로 ◆gijfEeWFo6:2014/01/12(일) 21:29:33. 11 ID:3Lf3IqJ00
프로듀서는 때때로, 괴로운 표정이나, 슬픈 표정을 짓습니다.
나는 마음 속으로, ‘곤란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라며 몇 번이나 사죄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프로듀서가 제 탓에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다른 이유로 슬퍼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아직 그 이유를 모릅니다.
동시에, 프로듀서를 자주 바라 보는 여성도 찾아냈습니다. 쿠로카와 치아키씨와 오가타 치에리씨. 어느 쪽이든, 저로서는 발 밑에도 미치지 못할 국민 아이돌입니다.
제가 사무소에서 책을 읽고 있을 때면, 쿠로카와씨와 오가타씨는 종종, 사무 일을 하고 있는 프로듀서를 훔쳐 보고 있었습니다.
쿠로카와씨는 복잡한 표정을 지으면서, 오가타씨는 미소 지으면서, 언제나 프로듀서를 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어째서 두 사람이 프로듀서를 신경 쓰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결국, 이유는 알 수 없었습니다.
550:치히로 ◆gijfEeWFo6:2014/01/12(일) 21:31:06. 39 ID:3Lf3IqJ00
나는 프로듀서에게 이끌려, 어떤 회사로 중요한 일에 대한 상담을 하러 갔습니다.
중요한 일이라는 것은 라이브로, 만약 하게 된다면, 저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후일, 오디션도 받지 않았는데 채용되어 버렸습니다. 프로듀서 말로는, 저의 CD를 주었을 뿐이라고 합니다. 그 것만으로도 채용되는 것일까요.
그리고 라이브 당일, 저는 매우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프로듀서는 드물게 상냥한 표정을 지으며 저를 격려해 주었습니다.
제가 노래하는 차례가 되었고, 스테이지에 섭니다. 프로듀서가 라이브 회장은 작으니 괜찮다고 했습니다만, 저에게는 넓게 보이고,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무서웠습니다.
지지 않으려고, 나는 필사적으로 노래를 불렀습니다.
지금까지 아이돌들이 노래할 때는 환성이 울려 퍼졌는데, 제가 부를 때는 어째서인지 모두 조용했습니다. 푸르고 흰 펜 라이트만이 하늘하늘 흔들리는 것이 인상에 깊었습니다.
노래가 끝났을 무렵에는, 큰 환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551:치히로 ◆gijfEeWFo6:2014/01/12(일) 21:32:29. 46 ID:3Lf3IqJ00
무사히 성공한 것에 안도하며, 저는 대기실로 돌아갔습니다.
대기실 앞에는 프로듀서가 있었고, 제 쪽으로 달려 옵니다.
「잘 노력했다, 후미카. 최고의 라이브였다.」
만면의 미소를 띄운 프로듀서가, 나를 맞이해 주었습니다.
프로듀서가 미소를 짓는 것에 놀라서, 그 미소가 제 뇌리에 박혔습니다.
552:치히로 ◆gijfEeWFo6:2014/01/12(일) 21:35:52. 29 ID:3Lf3IqJ00
――프로듀서가, 처음으로 미소를 보여 주었습니다.
그 사실이, 라이브를 성공했다는 것 보다도, 무엇보다도 기뻐서, 무심코 저도 미소를 짓게 된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결국, 미소를 보여 준 것은 그 한 번뿐이고, 그 후로는 이전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프로듀서가 저와 벽을 만들려는 것이, 쓸쓸해졌습니다.
저는 몇 번이나 프로듀서에게 말을 건넵니다만, 프로듀서는 간단하게만 대답해 줄 뿐 상대해 주지 않습니다.
책을 읽고 있을 때면, 문득 프로듀서의 미소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시선이 책에서 프로듀서에게로 자주 옮겨지게 됩니다.
프로듀서만 생각이 나서, 읽던 책을 1 페이지도 넘기지 못할 때조차 있습니다.
상냥한 표정을, 좀 더 저에게 보여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좀 더, 친해지고 싶습니다. 어느새, 평소에도 그런 생각이 들 때가 많아졌습니다.
이미 자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책을 저는 많이 봐 왔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반드시, 사랑이겠지요.
저는 프로듀서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576:치히로 ◆gijfEeWFo6:2014/01/15(수) 02:34:08. 15 ID:xNrYVDgF0
프로듀서와 연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신이 아이돌이라는 것도 잊고는, 지금까지 읽었던 연애 소설 내용을 떠올리며, 제 자신과 프로듀서를 등장 인물로 겹치며 생각합니다.
책을 펼쳤을 뿐인데, 어느새 프로듀서와 연인이 되는 망상만 떠올라 버려서, 역시 책을 읽을 수 없습니다.
역시, 고백일까요…… 그렇지 않으면, 기성 사실…….
프로듀서와 행위에 이르고 있는 자신을 떠올리자, 무심코 얼굴이 뜨거워집니다. 부끄럽습니다.
프로듀서는, 책상 앞에서 무언가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우표? 같은 것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슬픈 표정인지 괴로운 표정인지 곁에서 보기엔 힘든 표정입니다.
단순한 우표가 아닌 것일까요……?
577:치히로 ◆gijfEeWFo6:2014/01/15(수) 02:36:37. 33 ID:xNrYVDgF0
프로듀서는 우표를 서랍에 넣고는, 사무소에서 나갔습니다.
저는 호기심이 생겨 프로듀서가 서랍에 넣은 우표를 보고 말았습니다.
프로듀서가 보던 것은 우표가 아니고, 스티커 사진이라 불리는 작은 사진이었습니다.
스티커 사진에는, 프로듀서와 흑발의 여성이 다정스럽게 팔짱을 끼면서 웃는 얼굴이 찍혀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본 순간, 가슴을 조이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흑발 여성에게 강한 혐오와 질투심을 품게 되었습니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어서, 저는 스티커 사진을 손에 든 채로 잠시 굳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스티커 사진에 찍혀 있는 흑발 여성이 같은 사무소에 소속된 쿠로카와 치아키씨라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쿠로카와씨는 때때로 프로듀서를 바라보고 있었군요.
놀랍게도 두 사람은 사귀는 것 같았습니다. 아니요…… 사귀고 있는 것일까요? 치아키씨가 웃는 얼굴로 프로듀서를 바라 보던 적은 없었습니다.프로듀서도, 치아키씨와 둘이서 찍힌 사진을 복잡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혹시 두 사람은, 헤어진 걸까요?
만일 사귀고 있다고 해도, 이것으로 위협한다면 두 사람을 헤어지게 할 수 있을 겁니다.
578:치히로 ◆gijfEeWFo6:2014/01/15(수) 02:39:04. 89 ID:xNrYVDgF0
여기까지 와서야, 간신히 제 안에 있는 거무칙칙한 감정을 눈치챘습니다.
정신이 차리자, 스티커 사진을 들고 있는 손이 떨리고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프로듀서의 미소를 독점하고 있었다.
이 사실이 제 질투심을 부추겼고, 질투심은 더욱 커져만 갑니다.
다른 프로덕션에 팔리는 정도로 결함품인 저를, 프로듀서는 성심껏 상대해 주었습니다.
불평 하나 하지 않고 묵묵히, 저를 도와주었습니다.
억지 웃음 하나 띄울 수 없는 저를 필사적으로 선전했습니다.
저의 목소리를, 노래를, 칭찬해 주었습니다.
일부러 벽을 만들어도, 제가 긴장하고 있을 때면, 스스로 벽을 부수며, 상냥하게 격려해 주었습니다.
라이브가 성공했을 때는, 저를 미소 지으며 칭찬해 주었습니다.
프로듀서는 책하고 같은 정도, 아니요……그 이상으로, 소중한 사람…….
나는 잠시 동안, 회상에 잠겨, 스티커 사진을 들고 있는 채로 잠시 멈춰서 있었습니다.
정신이 들었을 때는, 제 팔은 누군가에게 잡혀 있었습니다.
돌아 보면, 거기에는 쿠로카와씨가 있었습니다. 분노에 물든 표정과 살기가 깃들인 시선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여성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의 악력으로 제 팔을 잡아, 그 아픔에 무심코 스티커 사진을 떨어트려 버렸습니다.
쿠로카와씨는 그것을 당황하며 줍고는 사랑스러운 듯이 가슴에 품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노려 보았습니다.
「이것은 당신 마음대로 손대어도 좋은 것이 아니야」
쿠로카와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떠났습니다. 저는 그녀의 위압감에 압도 되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지고 싶지 않아요.
그녀 같은 사람에게, 프로듀서를 빼앗기고 싶지 않습니다.
프로듀서를 생각하는 마음이 한층 더, 강해졌습니다.
우선은 나도, 사진을 찍지 않으면 안됩니다.
579:치히로 ◆gijfEeWFo6:2014/01/15(수) 02:39:56. 09 ID:xNrYVDgF0
★
라이브가 끝나고 나서부터, 후미카는 바뀌었다. 중요한 일을 성공해서,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생긴 것일 것이다.
잘 웃게 되었고, 아주 조금은 세련되어졌다. 변함 없이 책만 읽고 있지만.
그리고, 긴 앞머리를 살짝 잘라 달라고 몇 번이나 나에게 부탁했다.
나는 당연히 거절했다. 여성의 머리카락을 만지는 것을 꺼려서이다. 그 두 사람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미카는 드물게도 완고했다. 이상하게 되어도 모른다고 위협 같은 충고를 몇 번이나 했지만, 결국, 후미카의 앞머리를 잘랐다. 물론, 헤어 컷 가위로 .
신중하게 시간을 들여 자른 것도 있어, 위화감이 없이 마무리가 되었다.
자르던 동안 계속 시선이 마주쳐서 상당히 정신이 깎었다. 푸르고 투명한 눈동자와 마주칠 때마다 숨이 막힌다. 무심코 반할 것 같다.
후미카도 머리카락이 잘리는 동안, 뺨을 살짝 연분홍색에 물들이며 부끄러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어 마음이 더욱 편하지 않다.
치에리와도, 치아키와도 완전히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전혀 익숙해지지 않는다.
후미카도 라이브 뒤로는 지명도와 인기가 어느 정도 올랐다. 다른 아이돌이 부른 것들하고는 달리, 후미카가 부른 것은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차분한 곡이다. 그렇다 보니, 눈에 띄어서 화제가 되고, 인상에 남게 된다. 효과는 발군이었다.
후미카의 CD는 아직 발매되지 않았지만, 발매되면 그 나름대로 잘 팔릴 것이다. 적어도 그 라이브에 왔던 사람들은 후미카와 후미카가 부른 노래를 기억해 줄 것이다.
580:치히로 ◆gijfEeWFo6:2014/01/15(수) 02:42:37. 96 ID:xNrYVDgF0
그건 그렇고--.
곁에서 걷고 있는 후미카를 바라 보았다.
앞머리가 약간 짧아진 후미카는, 이전과 달리 눈이 가려져 있지 않다. 당연히, 사진에 찍힐 때도 전하고는 이미지가 바뀌었다.
더욱 더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다. 억지가 아닌 매우 자연스러운 느낌인 미소다.
당연히 인기가 있었다. 후미카는 확실히 남성들의 이상적인 여성상을 재현한 듯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 갑작스런 변화에 의문을 품었다.
그녀가 밝아진 것은 좋은 일이지만, 라이브가 성공한 것만으로 그렇게까지 바뀌는 것일까.
「후미카, 최근에는 굉장히 밝네요. 혹시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생긴 게 아닐까요? 사랑을 하면 여자는 바뀐다고 하니까요」
최근의 후미카를 본 관계자가 그렇게 코멘트했다. 좋아하는 사람이란 말에 내심 과잉 반응해 버렸지만, 설마. 그 후미카에 한해서 그런 일은…….
아니, 그렇지만 최근이나 멋있는 배우들이 말을 걸기도 한 것 같긴 했다. 배우가 일방적으로 말을 거는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 그 때는 평소 대로 무표정이었으니 아마 다를, 까.
다시 생각해 보면 후미카가 남자와 접할 기회는 상당히 있었다. 확인할 방법이 없다.
581:치히로 ◆gijfEeWFo6:2014/01/15(수) 02:43:59. 21 ID:xNrYVDgF0
생각에 빠져 있었는데, 갑자기 소매를 잡혔다.
「프로듀서님……저기…… 책갈피 만들었으니, 괜찮으시면 사용해 주세요」
후미카가 가방에서 소중하게 보관된 책갈피를 꺼냈다. 정성이 담긴 책갈피였다. 네잎 클로버를 말려 만든 것이다.
――받은 순간, 후미카의 모습이 과거의 치에리와 겹쳤다.
오한이 났다.
그 날부터, 후미카를 볼 때마다 치에리의 모습이 떠올라 버린다.
582:치히로 ◆gijfEeWFo6:2014/01/15(수) 02:46:26. 65 ID:xNrYVDgF0
☆
치에리에게서, 명확하게 좋아한다는 소리를 들은 적은 없었다. 쭉 여동생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연애 감정 같은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었다.
치아키에게 치에리가 품은 호의를 듣고 나서, 나는 치에리와의 추억을 되새겨 보았다.
지금 생각하면, 부자연스러웠다. 아무리 여동생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고 해도, 쓸데없이 달라 붙었었다.
그렇게 계속 달라 붙는 여동생과 같은 존재는 없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그렇다고 할까 전혀 의식하지 않았던 내가 호모였겠지.
치에리가 자주 안긴 것도,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고 한 것도, 손을 잡아 달라고 한 것도, 모두 호의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기 시작한다.
치아키와 때때로 불온한 분위기를 자아내던 것도, 나에게 호의를 품었기 때문에……?
혹시, 치아키에게 질투했던 것일까.
583:치히로 ◆gijfEeWFo6:2014/01/15(수) 02:47:13. 92 ID:xNrYVDgF0
나는 머리를 움켜 쥔다.
그렇다고 하면, 치에리는 정말로 치아키를 찌른 것일까. 치아키가 죽을지도 모르는데.
치에리는 겁이 많고, 마음이 약하다. 그런 아이가, 사람을 찌르는 것을 과연 할 수 있었던 걸까.
과거에 몇 번인가 봤던, 치에리의 어두운 미소를 떠올리면서, 혹시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치에리는, 나를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역시 치에리는, 나를 좋아했던 것일까.
그것이 사실이라면 기쁜 일일 것이다. 그렇게 사랑스럽고 상냥한 아이가 나를 좋아하는 거니까
……그렇지만, 어째서 이렇게 가슴이 아픈 것일까.
「…………지쳤다」
치에리와 치아키, 그리고 후미카만 생각하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피폐 한 탓인지 졸린다.
그리고 나의 의식은 끊어졌다.
584:치히로 ◆gijfEeWFo6:2014/01/15(수) 02:48:44. 10 ID:xNrYVDgF0
★
깨어났을 때, 시야 가득 후미카의 얼굴이 비쳤다.
푸른 눈동자가 나의 눈동자를 잡고는 놓치지 않는다.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놀랄 틈도 없이, 나는 굳어졌다.
그리고, 정신이 차리고 나면, 나는 이미 후미카와 키스를 하고 있었다.
새빨개진 후미카가 그것을 숨기듯이 고개를 떨구었다.
「…………폐, 였습니까……?」
작은 목소리로 떨면서 후미카가 그렇게 말했다.
이미 어떤 말도 나오지 않는다.
「……미, 미안합니다!」
후미카가 드물게 큰 소리를 내더니, 도망치듯이 사무소를 나갔다.
창문에서 들어오는 황혼이 사무소를 새빨갛게 비춘다. 사무소에는 사무원조차 없어 조용했다.
힘이 빠져 등받이 의자에 털썩 기대었다.
「그런가……」
이렇게 된 건가.
585:치히로 ◆gijfEeWFo6:2014/01/15(수) 02:50:21. 68 ID:xNrYVDgF0
★
후일, 나는 사장실로 발길을 옮겼다.
사장에게 전날 밤에 쓴 사표를 내밀었다.
「일에 대해 인수 인계는 하겠습니다. 그것이 끝나면, 여기를 나가겠습니다」
사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표를 순순히 받아 주었다.
586:치히로 ◆gijfEeWFo6:2014/01/15(수) 02:51:29. 41 ID:xNrYVDgF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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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션을 나가기 며칠 전, 치에리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치에리가 치아키를 찌른 범인인지를.
「저…… P씨의 힘이 되고 싶었어요…… 미안해요……」
치에리는 고개를 숙이며,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그 발언도, 찌른 것을 미안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멋대로 해결해서 미안해요】라는 것처럼 들렸다.
모두가 미치고 있었다.
무심코 울 것 같아, 급하게 치에리에게서 떠났다.
결국, 모두 내 탓이었다. 치에리도, 치아키도, 모두.
그 후, 후미카에게도, 치에리에게도, 치아키에게도, 인사 한 마디도 하지 않고 , 나는 프로덕션을 물러났다.
퇴직금은 자리수를 착각한 것이 아닐까 생각할 만큼이어서, 놀란 기억이 있다.
결국, 나는 프로듀스를 하고 싶었고, 새로운 아이돌 프로덕션을 만든 것이지만.
또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은, 그래도 심한 게 아닐까.
588:치히로 ◆gijfEeWFo6:2014/01/15(수) 02:58:53. 56 ID:xNrYVDgF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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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회상을 마치고 한 손으로 우산을 들고 있는 치에리의 등을 바라 보았다.
치에리는 내 손을 잡아 당기면서,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강한 비 덕분에 지금의 우리들을 찍는 것은 매우 어렵겠지만, 아무래도 경계를 하게 된다. 언제 어디에서 기자가 잠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비가 내리는 데다가 큰 우산이라 치에리도 나도 얼굴이 가려져 있으니 괜찮다고는 생각하지만.
결국, 과거에 담당했던 아이돌들 전원하고 재회해 버렸다.
도망치지 말라는 것이겠지…… 반드시.
어떤 결과가 되더라도 상관없다. 지금은, 모두의 마음을 마주하자.
도망치지 않고, 받아 들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