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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바이바이


원작 |

역자 | 아이시스

본 팬픽은 すかい님의 허가를 받았음을 알립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주의 :  본 팬픽의 화두는 "心残り" 입니다. 미련, 후회, 한, 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정확하게는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한 것 혹은 안 한 것에 가깝습니다. 번역은 편의상 후회로 했습니다만.. 뜻이 미묘하게 변형이 되어 버리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것을 감안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바이바이(전편)





「앞으로 일주일 후면 졸업인 건가…」

마작패를 정리하면서, 아네타이 토요네가 그렇게 중얼거린다.
그 자리에 있던 소녀들은, 각자 토요네에게로 고개를 돌린ㄷ다.

「시간, 빠르네」

토요네 앞ㅇ 앉아 점봉을 정리하고 있던 카쿠라 쿠루미가 이어 ㅁ말한다.
토요네와는 반대로 몸집이 작은 쿠루미는, 멀리 놓여진 점봉 회수에 고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것은, 코세가와 시로미의 무릎 위에서 내리지 않는 탓이기도 하지만.
그 시로미는 어떤가 하면, 딱히 정리를 돕지도 않고,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 있다.

「……즐거웠지, 이 일년」

말하면서, 우스자와 사에가 다 쓴 쓰레받기를 빗자루와 함께 용구함에 넣는다.
그리고 비어 있는 의자에 앉아 감개무량한 웃음을 띄웠다.
그 앞에는, ​에​이​슬​린​·​위​셔​트​가​,​ 동조 하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 손에는, 다섯 명이 즐거운 듯이 웃고 있는 그림이 그려진 스케치 보드가 있다.

「응…… 미야모리에 와서, 좋았어―」

미야모리 여자 고등학교.
이와테현 내에 있는 이 고등학교에, 그녀들은 다니고 있다.
사에와 쿠루미, 시로미는 처음부터. 에이슬린과 토요네의 두 사람은 도중부터.
그녀들은 이 학교에 다니면서, 이 부실에서 전국 제패를 꿈꾸고 있었다.

――그 꿈은 실현 조차 못한 채로, 그녀들은 이제 이 학교에서 떠나가야 하지만.

그녀들은, 단 다섯 명의 미야모리 고교 마작부.
전원이, 3학년.
다음주에 졸업하면, 이 부실은 단순한 빈 교실이 된다.

「나도, 모두와 마작할 수 있어 좋았어.」

조금 쑥스러운 듯이, 쿠루미가 불쑥 말했다.
모두와 마작을 두는 나날들은, 즐거웠다고.
이렇게 은퇴한 다음에도 부실에 모여 패를 만지고 싶다고.

「……가능하면, 좀 더, 이기고 싶었지만」

간소한 부실에, 작지만 찬란한 트로피가 장식되어 있다.
이와테현 대회 우승, 그 트로피.
그러나 쿠루미는,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불충분하다고.

「……어머나, 첫 출장에서 전국 대회 출장한 것만으로는 불만이려나..」

농담인 것처럼 말하면서, 고문인 쿠마쿠라 토시가 문을 열었다.
성실하게도 「아, 안녕하세요」라고 가벼운 인사를 하는 사에를 곁눈질로 보면서, 시로미의 무릎에 앉은 채로 쿠루미가 대답했다.

「확실히, 전국에서 1승 했고, 좋은 결과일지도 모르지만……」
「그렇지만…… 역시, 우승, 하고 싶었어요―」

쿠루미의 말을 이어서, 토요네가 말한다.
무명교 라는 것도 있어, 전국 대회에서 승점을 올렸다고는 해도, 토요네 일행들에게 추천 이야기는 오지 않았다.
비기너스 럭으로 초전을 돌파한 고교—세상에서 보면, 그 정도다.
그 정도로, 만족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결국, 그 이후 바빠서 대회 나갈 수도 없었고」

그리고, 추천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여름 대회를 마지막으로 수험 전쟁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무대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던 것을 의미한다.
부원수에 여유가 없고, 후배도 없는 그녀들은, 결국 그 후, 수험 공부 때문에 대회에 나갈 수 없었다.
제일 애태우던 여름의 인터하이가, 그녀들이 정식으로 나온 처음이자 마지막 대회가 되었다.

「그건 어쩔 수 없어. 수험을 소홀히 할 수도 없고……」

그렇게 말한 사에만은, 아직 수험이 끝나지 않았다.
국립대학을 제1 지망으로 선택한 사에의 싸움은, 졸업식이 끝난 뒤에도 남아 있다.
전기는 그렇게 좋지 않았지만, 이 상태라면 후기에는 어떻게든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오늘, 오랜만에 온 것이다.

「아, 아하하……」

사에는, 잠깐 기분 전환으로 마작부에 올 때 말고는, 항상 참고서를 보고 있다.
그것을 알고 있기에, 토요네는 약간 미안함을 느껴버린다.

이와테를 떠날 생각이 없는 토요네는, 제대로 수험 공부를 하지 못한 채 수험을 마쳤다.
자타 공인 『수험을 소홀히 하는 수험생』이라는 것이다.
자유 등교가 된 여름 이후에도, 당연한 듯이 부실에 매일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요컨데, 한가하다는 것이다.
뉴질랜드에 돌아갈 예정이라 같이 공부하지 않은 에이슬린과 함께, 매일 방을 청소한 것은 토요네였다.

그러므로 사에의 수험 이야기에 관해서는, 미안이란 말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다.
에이슬린도 마찬가지인지, 약간 고개를 돌리고 있다.

「뭐  하지만…… 확실히, 분해」

난데없이 그렇게 말을 이은 사에를 향해, 에이슬린이 스케치 보드를 보여 준다.
거기에는, 어째서 인지 작패를 짊고 토끼뜀을 하고 있는 사에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응, 모두, 그토록 연습했는데..」

물론, 작패를 짊어진 채로 토끼뜀 같은 개그일지도 모르는 스포츠 근성 만화와 같은 특훈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나-- 그 정도 황당 무계한 특훈이나, 연습이라면 경험했다.
다섯 명끼리, 괴로운 시기를 견뎠다.
그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시로미조차, 토시가 준 과제를 하는 형태로 연습해 왔다.

「역시, 이기고 싶었어」

그렇게나, 승리를 원했다.
정점을, 목표로 했다

겨우 중반에 끝났는데, 분하지 않을 리가 없다.
그것을 겉으로 결코 드러낸 적이 없는 시로미조차 전국 제패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였다.

「그것으로 되었단다. 그 정도로 정점을 갈망했기에 갈 수 있었던 거야, 그 시간들을 보냈잖니」

마치 설득하듯이 토시가 미소를 띄운다.
그리고, 다섯 명의 얼굴을 천천히 둘러보며,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후회라도, 있는 걸까?」

거기서 울지 않았으면. 저기에서 그 패를 버리지 않았으면.
2 회전에서, 이길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별로 없는데」
「응. 나도, 후회는 없어―」

즉답한 시로미나, 이어 말한 토요네는, 결코 나쁜 성적이 아니다.
두 사람은 과거를 바꾼다고 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점봉을 토해낸 것은, 다른 세 사람.

「……나도, 후회는 없을, 까」

그 세 사람 중 처음 대답한 것은 사에였다.
정신을 깎아 내리면서, 우스즈미 하츠미에게 도전한 그녀.
만약, 좀 더 빨리 제지 했다면.
그렇게 해서 키요스미를 떨어뜨려 버렸다면.
결과는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때의 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을 선택한 것이고…」

그 때, 자기 자신은, 제일 바르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취했다.
다른 학교 모두도 그럴 것이다.
그 순간에, 모두 가진 패를 전부 활용한다.
그렇기에, 그 결과는 분하지만, 다시 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네. 자신의 전부를 썼는걸」
「응!」
「……뭐, 내가 조금만 더 강하면- 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그것은, 쿠루미도 에이슬린도 마찬가지다.
그 때 가진 모든 힘을 쏟아 부으며 도전한 시합에, 후회는 남기지 않았다.
모두 불태웠다.

「그런가. 그건 다행이구나」

가볍게 미소 짓고는, 토시가 퇴실하라고 했다.
여섯 명이서 간단히 퇴실 준비를 한 후, 빠른 걸음으로 부실을 나갔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감상에 잠긴 채로 눌러 앉아 버릴 것 같아서.

「그러고 보니--」

저녁놀이 비추는 복도를 걸으며 현관으로 향한다.
평소에도, 여기서 대화는 그다지 않는다.
시로미는 귀찮은 듯이 있고, 에이슬린은 싱글벙글 웃으며 이야기를 듣긴 하다만.
기본적으로는 토요네가 말을 하고, 사에가 맞장구를 치고, 쿠루미가 때때로 딴죽을 날릴 뿐이다.

그러나 오늘은, 평상시와는 조금 달랐다.
토시가,  먼저 말했다.

「대회 말고, 무엇인가 후회는 없는 거니?」

누군가가 발을 멈춘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움직임을 멈춘 것도 아니다.

그러나, 확실히, 그 말은 모두의 마음에 꽂혔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모두 계속 걷고 있다.
토시의 질문에 「그렇지 않아요」 라고 말하지 못하고.
그 행동이 무엇보다도, 모두가 무언가 미련이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었다.

「……있을지도」

누군가, 중얼거렸다.
스러질 것 같은 목소리였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는 누구나가 그 말을 들었다.

「미뤄 두었던 것」

그 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하다가 미룬 것이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아무도 그 말을 하지 않은 채, 교문을 나와, 한 사람, 그리고 또 한 사람 떠난다.

홀로 걸으며, 토시가 한 말을 생각한다.
모두, 자기 안에 남은 그 감정을 마주보면서, 무거운 발걸음으로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남겨진 날 동안, 그것을 하자고 생각하면서.

미야모리 여자 고등학교 마작부.
마지막 일주일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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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집에 돌아가고 나서, 쭉 생각했다.
아니다.
어제, 듣고부터 쭈욱, 이다.

후회는, 솔직히 산처럼 쌓여 있다.
그건 대회에 대해서는, 전력을 냈다고는 생각하고 있기에 그런 감정하고는 조금 다르지만, 그 무력감이 쭉 달라 붙고 있었다.

지난 나날들도 그렇다.
나는, 분명히 매일을 열심히 즐겼다.
그야, 좀 더 빠르게 동료로 넣어 달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는 생각한다.
그래도, 동료가 되고 나서는, 전력으로 동료들과 지냈다.

그 즐거웠던 날들이 곧 끝나는 지금, 자신은 무엇을 해야 할까.
아직 미야모리에서 모두와 웃으며 지내고 싶다—그 실현할 수 없는 꿈을 바라는 마음을, 어떻게 해야 될까.
어떻게 해야, 후회 없이 졸업할 수 있을까.

「Oh……」

그런 것을 침대 위에서도 쭉 생각했다.
그 결과, 아침이 되었는데도 자지 못했다.

「저녁놀」

어느새 떨어지고 있던 의식을 되찾았을 때, 시계 바늘은 평상시라면 있을 리가 없는 위치를 가리키고 있었다.
커텐을 열자 석양이 보였다.
















【5 일전 에이슬린·위셔트】
















수업은 없다.
약속도 없다.
등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도 필사적으로 달려 간다.

「……후……」

학교 근처 건널목에서, 빨간 불.
서두르고 있어도, 교통 룰은 제대로 지킨다.

어깨로 숨을 쉬면서,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닦았다.
너무 숨이 가빠 기분이 나쁘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 어젯밤 저녁식사 이후 아무것도 넣지 않은 배도 어쩐지 아프다.

그런데도, 교문까지 계속 달렸다.
무엇이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부실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
누군가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부실 문을 바라 볼 때까지, 운동부족으로 가냘픈 다리를 바쁘게 움직였다.

「……좋아」

가슴에 손을 대고 우선 호흡을 가다듬는다.
그리고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돈하고 한번 더 심호흡을 했다.

이것은, 약간 허세라는 것이다.
달려 올 만큼 모두와 만나고 싶지만, 별로 내색하고 싶지 않다든가, 그런 것.
그리고, 부담을 주고 싶은 것도 아니다.

「누가, 있어?」

아주 우연히 우연히 지나친 것처럼 부실 문을 열었다.
오래된 문이 끼이익 불쾌한 소리를 내며 천천히 열린다.

「……아무도 없는, 걸까」

석양이 퍼지는 부실 안은, 정적만이 지배하고 있다.
부실의 불도 꺼진 채, 저녁노을이 방의 일부와 작탁만을 비추고 있을 뿐이었다.

「…………」

석양이 비치는, 아무도 없는 부실.
용기를 내서 동료가 된 뒤에, 항상 왔던 곳.
여기에 있는 것이 당연했지만, 그 당연함도, 머지않아 당연하지 않게 된다.

「……」

저녁노을이 비추는 부실은 어쩐지 쓸쓸하지만, 매우 그림 같았다.
과연 이럴 때는 드물다고 생각해, 휴대폰을 꺼낸다.
작탁을 메인 피사체로 해서 이 광경을 적어도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어서.

「왓!」

그러나 셔터를 누르기 직전.
뒤에서, 일부러인 것 같은 큰 소리와 함께, 누군가 등을 살짝 밀었다.
별로 세게 민 것은 아니지만, 불시에 당한 것이라 조금 밸런스를 잃는다.
넘어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기계음이 들린 후에 화면에 찍힌 광경이 흔들리기에는 충분했다.

「토요네……」

무우, 라고 이쪽도 부자연스럽게 뺨을 부풀린다.
추욱, 토요네의 얼굴에 초조의 기색이 보였다.

「아, 미, 미안, 아팠어?」

그 당황하는 토요네가 사랑스러워서, 무심코 뺨이 느슨해진다.
허둥지둥하는 토요네에게, 휴대폰 사진을 보여 준다.

「찍지 못했어」

왜 뺨을 부풀려졌는지, 흔들린 사진을 보고 겨우 이해한 것 같다.
나의 쿡쿡 웃자, 토요네도 살짝 웃었다.

「아하하…… 미안해―」
「응,  용서!」

잠깐 두 사람이 같이 웃는다.
그리고, 누가 먼저인지는 모르지만 난데없이 부실로 눈을 돌렸다.
약간 퍼지는 빛의 각도는 바뀌었지만, 여전히 거기에는 아름다운 호가 퍼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사진 찍으려는 거, 알지도. 정말 예뻐」

넋을 잃듯이 놀을 바라보는 토요네를, 셔터음으로 현실로 되돌린다.
「그렇지?」라고 말하며, 미소 짓고는, 다시 찍은 부실 사진에 눈을 돌렸다.

「……한 번 더」

결론적으로 그 사진은 미묘한 성과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사진에 찍힌 것은, 단순한 오렌지색 부실뿐.
좀 더, 이 아름다움을 제대로 남겼으면.

「으~응, 예쁘긴 해도, 잘 안 찍혀―」

어느덧 셔터를 누르는 소리가, 늘었다.
두 사람 모두, 묵묵히 셔터를 계속 누른다.
몇 십 번을 누르고 지우고 그 끝에, 먼저 죽는 소리를 낸 것은 토요네였다.

「응, 타협. 포기할래!」

적당히 예쁘게 찍힌 사진을 저장하고, 토요네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는다.
만족 할 때까지 토요네를 둘 수도 없고, 나도 휴대폰을 닫았다.
일단, 지금까지 찍은 것 중 적당히 좋았던 것은 몇 장 저장했다.

「이 예쁜 풍경은, 나중에 에이슬린양이 그려줘―」

농담인 듯이 말하며, 토요네가 부실로 들어간다.
잠겨 있지 않은 걸 봐서, 역시 토요네는 나보다 먼저 부실에 와 있었던 것 같다.
토요네가 앉은 의자 옆에, 토요네의 가방이 놓여져 있다.
이미 오래 아는 사이, 가방을 보면, 그것이 누구 것인지 정도는 안다.

「……,할게……」

토요네가 한 말이 뇌에 스며든 것처럼 중얼거렸다.
아직도 변변치 않은 일본어 탓에, 토요네는 「응? 무슨 말 했어―?」라고 말했지만.

「good idea」

쓸데없이 네이티브한 발음으로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후일 사진을 참고로 이 풍경을 그리면, 즐거울 것이란 생각도 있다.
그렇지만, 그 이상으로.

「찾았다, 하고 싶은 것」

토시 선생님이 말한, 하고 싶은 것.
밤새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절대로 하고 싶은 것이 떠오르지 않았다. 애초에 헤어지고 싶지 않기에, 『이것을 하면 헤어져도 괜찮아 』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별을 피할 수 없다면.
적어도, 남은 시간 힘껏 행복을 누리고 싶다.

그래서, 정했다.
토요네가, 알려 주었다.

「……토요네, 이 후, 한가?」

예상치 못한 질문에, 토요네는 「후에?」라고 말할뿐.
그러다가 잠시 후, 예상대로 한가하다고 말해 주었다.
아무도 없는 부실에 매일 오고 있으니까, 한가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모두를, 그리고 싶어」

모두를, 마지막으로 그리고 싶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천천히 그릴 시간은 없을 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하루 한 사람씩, 그리고 싶다.

「모두와 이야기, 하고 싶어」

그리고, 모두와 스케치북 너머로, 느긋하게 둘이서 이야기 하고 싶다.

「……응. 그럼, 그려 주는 거야?」

지금까지 몇 번이나 함께 테이블에 앉았지만.
서로 몇 번이나 웃었지만.

아직 부족하다.
아직, 서로, 모르는 것이 너무 많기에.

「미래의 천재 화가 에이슬린양의 그림이라니- 기뻐―!」
「아부해도, 아무 것도, 없어!」

한 번 웃고는, 정말 좋아하는 친구를 그리기 시작한다.
자신을 향한 표정과 함께, 추억을 확실히 새기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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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에, 그런 일이 있었구나」

수화기 너머 들리는 목소리는, 어쩐지 기쁜 듯했다.
혹시, 나도 이런 목소리로 말한 걸까.

「응. 에이슬린양하고 그렇게 이야기한 적은 처음이야―!」

언제나 스케치 보드를 들고 있는 에이슬린은, 이야기 대부분을 그림으로 한다.
그것이 싫다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 말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기쁜 것이다.
아직 더듬거리기에, 이야기가 제대로 되었다고 할 수만은 없지만, 그래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자신의 그림을 그려 주는 것으로, 스케치 보드 너머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에이슬린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하는 제안은, 상대 입장에서도, 이득 밖에 없는 것이었다.

「어쩐지, 여기에 오고 나서, 굉장히 에이슬린양을 안 거 같아……」

에헤헤 웃고 있는데, 문득 시계가 보였다.
어느새, 날짜가 변했다.
이 이상의 긴 통화는 수험을 가까이 둔 사에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해, 당황해 하면서 말한다.

「그러니까 사에도, 하루 정도, 그림을 그려주게 했으면 하고―」

그러나 나를 탓하지도 않는 어투로, 사에가 말했다.

「응. 그럴 생각이야」

그리고, 약간 뜸을 들이다가, 사에가 이어 말했다.

「나도—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으니까」

그 말에, 살짝 가슴이 아팠다.
에이슬린과 좀 더 사이 좋게 되었기에, 그 시간이 즐거웠기에, 지금은 이별이 그 이상으로 싫다.
눈을 돌리려 했지만, 사에의 말로, 모두가 이별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토요네도, 야」

헤어지고 싶지 않다.
그렇게 이룰 수 없는 꿈을 바라면서 떼를 쓰는 아이와 같이 현실에서 외면하는 나에게, 사에의 말이 꽂힌다.

「토요네도, 후회를 남기지마?」

대답을 하면, 이별을 인정하는 것 같아서...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도..

「……응」

설득하는 것 같은 사에의 말에, 무심코 말해 버렸다.

「응원 하고 있으니까, 일단」

반드시 사에는, 전부 알고 있다.
미야모리에서, 가장 어른이었기에.
모두를 지켜 봐주었기에.

「……응. 괜찮아」

내가 생각하는 것도, 반드시 사에는, 알고 있을 것이다.

「내일---- 으응, 이제, 오늘이구나」

슬슬 전화를 끊지 않으면 안 된다.
사에에게는 물론, 가족에게도 폐가 된다.
그러니까, 제대로 다짐했다.

이제 도망칠 수 없다.
그렇다면, 도망치지 않는다.

그렇기에, 사에에게 말했다.
지금, 자신이 이루고 싶은 것을.

「나도, 할 거야―」

미야모리 여고에서 그 관계를 계속 지키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실현할 수 없는 소원이니까.

「자신의 말로, 전할 거야.」

관계를 부수고 싶지 않아서 숨기고 있었던 말을, 이 학교에서, 제대로 전하자.
새로운 관계를, 함께 쌓아 올릴 수 있을 거라 믿는다.
















【4일 전 아네타이 토요네】
















환기를 마치고 창문을 천천히 닫는다.
아직 바람이 차갑기에, 열어둔 채로 둘 수 없다.

오늘도 또, 나는 아무도 없는 부실에 있다.
여름 이후, 아무도 오지 않아도, 나는 여기에 계속 왔다.

동료와 위를 목표로 했던 장소.
자신과 같은 또래의 친구가 있던 장소.

헤어지고 싶지 않아, 그 여름이 끝난 후에도, 자연스레 발길이 갔었다.

「나는……」

여기에 와서, 딱히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단지 지금까지 감사를 담아, 부실을 청소하거나 패를 정리할 뿐.

가을 무렵은, 패는 쓰지도 않고 청소할 것도 많지 않아, 이제 청소할 곳이 없을 정도로 비품이 반짝인다.
도서실에서 빌린 책을, 무의미하게 부실에서 읽는다.
독서의 가을이라면 집에서 읽어도 되지만-- 그래도, 1초라도 더, 여기에 있고 싶었다.

「잘, 할 수 있을까」

단지—이 부실에 있다 보면, 이따금 불안해진다.
애초에 헤어지기 싫어서, 센티 멘탈해져서, 이 부실에 오는 것이다..
사소한 일로 울 것 같거나 불안해져도 이상하지 않다.

「모두 이랬을까……」

불안해질 때마다, 생각해 본다.
과연 자신은, 미야모리 마작부 모두와 제대로 동료가 된 것일까, 라고.

모두는, 이런 나를, 동료로서 받아들여 주었다.
함께 전국에서 이기기 위해, 동료로 맞아 주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떤까.
나는, 패배한 전국 2회전 직전까지, 힘을 비축하고 있었다.
사에가 강팀을 꺾거나 다른 모두가 노력해, 내가 제 실력을 보이지 않아도 이길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요컨데---- 별로 내가 아니어도, 전국 2회전까지 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모두는.

반드시 모두 「토요네가 필요해」라고 말해 줄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내 마음의 문제다.
내가 아니어도, 인원수가 되면 누구라도 좋았던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결국, 승리에 한번도 공헌할 수 없었다.
물론, 비장의 카드를 감추면서 분발했다.
그렇지만, 가진 힘을 모두 짜낸 것은, 전국 2회전 뿐이었다.
그것조차, 모든 힘을 쓰지 않았다.
같은 시기에 입부한 에이슬린은, 당시 아마추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속도로 성장해, 크게 부에 공헌해 주었는데.

지금까지의 전략이나, 진 시합에 후회가 있는 것은 아닌데도.
자신이 미야모리 모두에게 나는 최선을 다한 것일까 어떨까 하는 의문은, 계속 가슴에 남아 있다.

「……」

나는 이 부실을 좋아했다.
이 부활을 좋아했다.
도움이 되지도 못했는데도, 나를 받아들여 준 모두를 좋아했다.

그렇지만, 좋아하지만.
나 자신은, 단 한 걸음조차, 그녀들을 향해 내디딜 수 없었다.

부활 권유도, 놀러 가는 것도, 무엇인가 하는 것도, 전부 전부, 누군가가 이끌어 준 것 뿐.
나 자신은, 결코 먼저 얘기하지 않았다.
거절당하는 것이 무서웠으니까.
거절되는 것이 무서웠으니까.

「어라, 토요네?」

작탁에 손가락을 대고 멍하니, 그런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 잡힌다.
지금까지 그런 생각을 할 때는, 언제나 나 혼자였다.
그렇지만, 오늘은.

「쿠루미……?」

처음으로, 목소리가 들렸다.
이런 상태에서 부활 동료와 이야기하는 것은 처음이라, 살짝 당황했다.

「아―, 저기 말이야, 나도 무슨 이유를 대든 한가하니까」

쿠루미는, 수험을 확실히 마쳤다.
그 나름대로 유명한 사립 학교에 진학하는 것 같다.
쿠루미의 부모님도 쿠루미를 위해 진학 자금을 확실히 모으고 있던 것 같고, 사립 학교 진학에 특별히 반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돈 걱정이 없어 졌기에---- 쿠루미는, 이와테를 떠나 버리기로 했다.

나는, 이 땅을 떠날 수 없다.
그 마을을 나와, 이 보다 더한 대도시에 나가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거기에, 처음으로 친구가 생긴 이곳은, 나에게 있어서는 제일 편안해지는 곳이니까.

나와 쿠루미는, 졸업 하면, 헤어지게 된다.

사에도, 국립 후기시험에 합격하면 혼자 생활하게 된다.
에이슬린도 자기 나라에 돌아가 버린다.
이와테현 내에 남는 것은, 나와, 시로미 두 사람뿐.

「사에에게서 에이짱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들어서 왔어」

모두와 자낸 부실에 매일 온 나와 달라, 쿠루미는 가끔 올 뿐이다.
당연하다.
자유 등교이고, 미야모리 여자 고등학교 마작부는, 정식적으로 활동을 끝냈으니까.
하물며 쿠루미는 수험을 마친 데다가 이사 준비도 해야 했고, 딱히 이유가 없으면 부실에 오지 않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 이유가, 나를 만나고 싶다든가, 그런 것이 아닌 것이 조금 아쉬울 뿐이지만.

「어라, 하지만 지금은 확실히……」
「응. 사에를 그렸대」

어제 그 후 경비원에게 주의를 들을 때까지 그림을 그려 주었지만, 그래도 시간은 부족했다.
그러니까 오늘 오전까지 해서 내 그림을 계속 그려 주고 있었다.
그 후, 지금은 아직 시간이 있다고 얼굴을 내민 사에에게 모델을 바톤 터치 했다.
아마 사에의 그림은 내일 아침까지 계속해야 할 것이다.
사에가 그것을 승낙할지는 모르지만, 무엇이든 수험생인 사에가 우선.
쿠루미를 그려 줄 수 있는 것은, 빨라야 내일 오전 중 정도 일지도….

「그러니까, 내일의 10시에 해달라고 하려고」
「아,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네―」
「뭐, 휴일이고―. 아마, 나는 내일이면 다 그리지 않을까―」

뭐라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익숙한 손놀림으로 차를 탄다.
사정을 몰라 당황했던 나날들이 그립다.
인원수가 부족해서 부비가 나오지 않아, 용돈을 모아 포트를 사러 간 날이 멀게 느껴진다.
좀더 나도, 정말 즐거운 “어떤 추억”을, 모두와 함께 만들고 싶었다.

「아, 미안 토요네, 찬장에 확실히 전병이 있을 텐데..」
「알았어―」

집어 달라고 하지 않아도, 안다.
쿠루미는 나와 달리 작으니까.
거기에, 쿠루미는 나와 달리, 부담 없이 사람들에게 부탁할 수 있는 아이이니까.
귀찮다고 생각되고 싶지 않기에, 별로 무언가를 부탁하지 않는 나와는 달리.

「유효기한 괜찮은 것 같아?」
「아, 응, 괜찮은 거 같아―」

전병을 먹으면서 차를 마시는, 조용한 시간이 흐른다.
그다지 말을 하지 않는 에이슬린과 둘이서 있을 때는, 이 조용한 시간이 제법 길어지지만.
쿠루미는 이럴 때 빠르게 다른 이야기를 한다.
무엇 말하면 되는 걸까, 라고 생각하다가 결국 타이밍을 놓치는 나와는 다르다, 이것 역시 다르다.

「그러고 보니, 토요네는 괜찮아?」
「에?」

무엇이, 라고 말을 하려다, 후회에 대한 이야기인 것을 알아 챘다.
그러나, 이어진 말은, 예상도 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확실히 그런 이야기이긴 했지만.

「있지, 에이짱은, 모두의 그림을 그리고 있잖아?」
「응」
「토요네는, 싸인 모으는 것을 좋아하니까, 모두의 싸인을 받을 거라 생각했는데」

솔직히 그 발상은 없었다.
무심코 눈이 깜빡 한다.
더· 맹점. 등잔 밑이 너무 어둡다.

「나는 어쨌든, 에이짱은 장래 해외 스타 선수가 될지도 모르고, 받아 두는 것이 좋을 지도 모르겠는걸」
​「​맞​아​―​…​…​그​렇​지​만​,​ 어쩐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미야모리 모두에게 싸인 받는다니」

미야모리 모두에게는, 솔직히 무언가를 부탁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런 나라도, 스타 선수에게 싸인을 부탁했다.

힘껏 정중하게 부탁하면, 괜찮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기분 상하게 할 지 모른다.
하지만, 상대는 스타 선수.
싫은 아이라도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어차피 나는 많은 팬 중 한 사람. 불쾌한 기분이 들면, 곧바로 잊어 줄지도」 라는 생각도 있었다.
거기에, 나처럼 싸인을 해주는 것에 익숙해졌을 테니 괜찮을 지도 모른다는 편견도.

나에게 있어서 스타 선수는, 그런 “매우 멀리 있는 존재” 였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도, 비록 내가 상대보다 점수가 많아도, 그렇다.
반대로 매우 가까운 존재가 되어, 조금이라도 거리를 벌리고 싶지 않은 미야모리 모두는, 무의식 중에 “스타 선수” 카테고리로에서 제외하고 있었다.
대회 최고 화료률이라든지 강한 사람을 누른다든지, 모두 충분히 스타성이 있는데도.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도.

「그, 그럼…… 싸인, 해줘!」

거절당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불안과 긴장은, 상대가 어떤 선수라도 느끼게 된다.
거절되면 어쩌지, 라고 생각하며 두려워하는 것도 평소의 일.
단지, 거절 당하면 평소 이상으로 데미지를 받을 것 같은 사람이 상대이기에, 고동은 평소보다 빠르지만.

「에, 부끄럽고 나는 싫어. 글씨도 못 쓰고」

그리고 즉답.
너무해.

「……여, 역시 안 되는 거지……?」

위험하다, 어쩐지 조금 눈물 나올 것 같다.

「아―, 정말, 그런 얼굴 하지마」

쿠루미에게는 틀림없이 악의가 없다.
쿠루미는 단지 자신에게 솔직할 뿐이다.
상대가 누구든지 성가시면 주의를 주고,
하고 싶으면 무리해서라도 충전한다.
그것이 쿠루미다. 알고 있다.
그러니까.

​「​괜​찮​아​―​…​…​어​쩐​지​,​ 그럴 것 같았고…」

그러니까, 싸인을 포기한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기분을 고치고, 언제나 대로 말하기로 했다.

그럴 생각이었다.
그것이 베스트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그 대신 ----」

이별이 다가오는 데도, 쿠루미는 싸인 해주기 싫다고 단호히 대답했다.
신경을 써줘서, 표면상 상냥하게 싸인을 해주고, 뒤에서 불평 할 수도 있는데.

정면에서, 제대로 나에게, 싫다고 말해 주었다.

아마, 싸인을 받으면 좋겠다는 어드바이스도, 싸인은 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 것도, 쿠루미의 본심.
나를 배려해 주는 것도, 그렇다고 나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반드시 쿠루미는, 그 정도로는 관계가 무너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나와, 내일, 함께 외출해줘……!」

그러니까, 말했다.
나도, 쿠루미에게 본심을.
지금까지 무서워서 말할 수도 없었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 숨겼던 본심을, 쿠루미에게 보여주었다.

「내일은 에이짱에게 그림을 그려 달라고 할 생각이라고 말했잖아?」
「후아……!」

무난하게 지내기 위해 감정을 계속 감추는 것은 그만두자.
쿠루미라면, 거절해도, 거절하지 않아도, 반드시 나를 싫어하지 않아 줄 것이다.
나도 상대를 믿기로 했다.

……익숙하지 않는 생각을 갑자기 했기에, 상대의 예정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

「뭐 그렇지만 내일이면 끝날 것이고, 모레라면, 좋아」
「엣?」
「아, 하지만 모레는 일요일이고, 혼잡하지 않은 평일이 나을까」

달력을 보며, 쿠루미가 말한다.
나에게 있어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했던 이벤트는, 생각보다 시원스레 진행 중이다.

「그. 그럼, 나는 일요일이 괜찮을까…… 있잖아, 화요일이 졸업식이고, 너무 빠듯이 하는 것도」
「아아, 응. 그것도 그렇네」

영화의 라스트 신처럼, 한 걸음 내디딘 것이 해피 엔딩이라는 것은 아니었지만.
바라던 것은, 맥 빠질 정도로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채워진다기 보단, 앓던 이가 빠진 듯한 감각으로.

「어쩌지, 다른 사람도 부를까?」
「아, 으응, 사에는 수험이고, 아마 시로와 에이슬양은 그림이고……」
「그럼―, 둘이면 될까」

반드시 내가 바란 것은 “이것”일 것이다.
해피엔드가 아니라, 해피엔드를 갈망하며 한 걸음을 내디디는 것.
내디디면 얻은 것이 아니라, 내디딘 것 그 자체.
한 걸음을 내디디는 용기, 그리고 친구를 믿으며 그 마음을 드러내는 것.
그것이 반드시, 내가 바라고 있었지만, 스스로 포기했었던 것.

「둘이면 될까, 가 아니야―」

그렇다면 한 걸음만 더, 내디뎌 보자.
한 걸음의 거리를 주저하던 아네타이 토요네는, 아쉬움과 함께 사라졌으니까.

「둘이라 좋아, 야―」

나는, 작지만, 매우 큰 한 걸음을 내디디는 용기를 손에 넣었다.
그것은 당신이 준 것.

「에, 그것은……」

순식간에 붉어지는 쿠루미에 등을 향해, 콧노래를 부르며 나머지 전병을 먹는다.
반드시 또 찾아올 침묵이, 지금은 별로 어색하지 않았다.

「아하하, 기대 돼―」

조금씩이지만, 이렇게 앞으로 나아가자.
내디딜 수 있게 된 한 걸음을 한 걸음 한 걸음…. .

마음도 몸도, 제대로,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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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대로면, 이 후 쿠루미 다음에, 내일은 시로?」

모델이라 몸은 움직일 수 없지만, 입은 움직일 수 있다.
토요네가 말했었던 대로, 에이슬린도 붓을 움직이면서도, 입을 많이 움직인다.
그것이 신선해, 그만 너무 말을 많이 했다.

「내일, 선생님」

아아, 작게 말이 샌다.
무심코 완전히 잊고 있었다.
확실히 한 사람 더, 미야모리 마작부에는 빠질 수 없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모두를 우승 시켜 줄 수 없었던 것만이 유감」이라고 말했지만, 우리들 모두, 그 사람에게 감사를 하고 있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이 마작부를 만들 수 있었던 것도, 그 어떤 것도 그 사람 덕분이니까.

「확실히, 시로가 일부러 일요일에 학교에 와 줄 것 같지도 않고」

자유 등교인 월요일에 올지도 모르는 것이지만.
뭐, 그래도 에이슬린을 위해서 라고 설득 하면 와 줄 것이다.
――왜냐하면, 아마, 그녀는.

「그럼」

나의 말에 가볍게 웃으며 수긍한 뒤, 에이슬린이 화제를 바꾼다.
그림을 그리면서, 이렇게 몇 번이나 화제를 바꾸며 서로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사에는, 괜찮아?」

그리고 이것은, 올 것이라고 예상했던 화제.
어제 대답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어제는 결국 묻지 않았었다.
뭐, 내용이 내용이라, 그런 것일까.

「……좋다니, 무엇이?」

아주 짐작이 없다는 듯이 말한다.
나로서도, 조금 싫은 녀석이라고 생각한다.
진지한 연기 부문 아카데미상 수상감입니다. 그레이트.

「후회」

부자연스럽게, 「아아」라고 지금 깨달은 것처럼 맞장구를 친다.
그리고 간발의 틈새도 없이, 태연하게 말해버렸다.

「나는 괜찮아. 이 3년 동안, 후회는 없었고」

후회 같은 건 없다.
이 말에, 거짓은 일절 없다.
이대로 졸업해도, 내 마음에 후회나 응어리가 남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상쾌한 기분으로 졸업할 수 있다.

「….. 좋아하는 사람, 있지 않아?」

아, 이것은 조금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었다.
무심코 목소리가 거칠어졌다.
「하아!?」나 「엣!?」 같은, 소녀다운 대답은 아니니까, 별로 말하고 싶지 않은데.

「아니, 아니 아니, 그런 것이 아니니까」

나는 연기파가 아니었다.
그러니까 아마, 지금의 나는, 동요를 있는 대로 드러내 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뿐만 아니라, 노골적으로 얼굴을 붉히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자신을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기에 깨달아 버린다.
위험해. 죽고 싶어.

「아니 정말, 괜찮으니까」

얼굴을 전력으로 돌리는, 내 움직임이 짜증난다.
그래도 이 형용할 수 없는 얼굴을, 에이슬린에게 보여주기는 그렇다.
















【3일 전 우스자와 사에】
















「……좋았어」

무심코 소리를 내며 승리 포즈를 취한다.
아무도 없는 도서실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행동이다.

「……」

정정. 도서실에서는 할 수 없는 행동이다.
책장 그림자에 있었던 것 같은 도서 위원이 어쩐지 여기를 보고 있다.

(아아……죽고 싶어)

붉어진 얼굴로 책상 위에 문제집을 바라 본다.
지망 대학 경향에 맞춰 나온 문제집이었지만, 보기 좋게 만점을 받았다.
그럼 당연히, 소리도 나오고, 승리 포즈도 작게나마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너도 수험 치면 알아, 후배 같은 도서 위원씨.

(역시 집이 제일 공부하기 좋아……)

자기 방에 유혹이 많아 공부가 안 된다, 라고 말하는 반친구와는 달랐다.
그렇지만, 학원까지 초만원 버스로 몇 십분 허비하며 가는 것도 귀찮았다.
우선, 참고서를 읽으려고 괴로운 버스에 탈 정도라면, 자기 방이 효율이 좋다.
그런 이유로 나는, 수험 공부를 쭉 자기 방에서 하고 있었다.
오늘 이렇게 미야모리 도서실에 있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이다.

「저기, 슬슬 폐관합니다」

흠칫흠칫하던 도서 위원인 아이가 그렇게 말하기에 자습 장소가 교실로 변경되었다.
3학년 교실은, 자습실로서 무료 개방이다.
언제 와도 다른 학생들이 시끄러워서 지금까지 피했지만,
과연 후기시험 밖에 남지 않은 이 시기에는, 나 혼자 밖에 이용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이러면 시끄러운 것도 없다.
처음부터 여기서 할 걸 이라 생각하면서 참고서를 다시 펼쳤다.

「……켁」

그리고 몇 시간 동안 문제를 계속 풀었다.
사이 사이에 창 밖으로 눈을 돌렸지만, 지금은 완전히 날도 저물어 어두워지고 있다.

그 어두운 곳 저편에, 내가 학교에서 자습을 하는 “특별한 이유”를 찾아 무심코 소리를 내 버렸다.
구체적으로는, 에이슬린과 쿠루미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마치고 귀가하는 것을 봤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짧은 시간에 풀 수 있는 걸로 할걸……! )

무심코 열중해 어려운 문제만 푼 당신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당황해 하면서 가방에 참고서를 넣는다.
큭, 나, 왜 이렇게 참고서가 많아.
게다가 이거, 보지도 않았잖아, 오늘. 바보 바보.

마음 속으로 저주해도 어쩔 수 없다.
2단 비행으로 계단을 달리고, 마지막은 큰 점프로 대폭 시간을 단축.
샥, 구두를 바꿔 신어, 자랑하는 다리로 전속력으로 앞질렀다.
몸집이 작은 쿠루미의 눈에 잘 띄는 금빛의 에이슬린의 머리카락이, 간신히 보였다.

「우와앗, 사에?」
「놀랐어」

운동부족으로 흔들흔들 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며, 빠른 속도로 두 사람의 어깨에 손을 댄다.
눈을 크게 뜨며, 두 사람이 동시에 돌아 보았다.
그러나 눈을 맞추기도 전에, 내 얼굴이 중력 때문에 지면으로 향한다.
굵은 땀이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숨을 가다듬는다.

「겨우 따라잡았다……」

간신히 꺼낸 말이, 그 말이었다.
에이슬린은 멍하니 있다.
그야 그렇다, 일부러 대쉬로 쫓아 오다니 예상 하지 못했을 것이다.

「용무가 있다면, 처음부터 약속을 했으면 되었을 텐데」

한편 쿠루미는 기가 막힌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그 표정은 안 보이지만, 어떤 얼굴인지는 대충 알겠지만.

「하하…… 아니, 그야, 그렇지만」

간신히 호흡을 가다듬고, 이마에 배인 땀을 소매로 가볍게 닦은 다음에 얼굴을 들어 올린다.
한 번만 더,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나서, 말했다.

「저기 말이야, 같이 돌아가지 않을래?」

그 말을 듣고, 쿠루미가 걷기 시작한다.
에이슬린도, 그대로 쿠루미를 따라 간다.

「안 될 리가 없잖아」
「하하……아무튼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할까,  안 된다고 하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어?」

윽, 이라고 신음할 수 밖에 없었다.
듣고 보니 그랬지만,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사에, 공부는……」

쿠루미가 물은 것을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생각학도 전에, 에이슬린도 물었다.
잡담이라는 것은, 별로 모든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이다.
그러니까,  에이슬린의 질문에만 대답하자.

「교실에서 했어. 두 명을 기다리고 싶어서」

이렇게 말하면, 대체로 어떤 대답이 올 지, 예상할 수 있다.
특히 쿠루미의 경우, 알기 쉽다.
그 정도로, 쿠루미와는 오래 아는 사이다.

「기다릴 정도의 일이라니, 뭐야?」

아니나 다를까, 쿠루미는 솔직하게 궁금한 것을 물어본다
「이야기하는 것을 기다려야 할까」 라고 신경을 쓰는 토요네나, 이야기할 때까지 딱히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시로미와는 다르다.
쿠루미는 특히 친구에게는 생각한 것을 솔직하게 말하기에, 매우 행동이 읽기 쉽다.
시로미나 에이슬린이 이상하게 읽기 어려워서, 상대적으로 읽기 쉽다고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으음, 뭐, 그렇다고 해야 할까」

그러니까, 이렇게 이 화제로 이야기 하는 것은 사에 자신의 바람이다.
그러나 막상 그 화제가 되면, 좀처럼 말이 나오지 않는다.

「후회에 대해서 라고 말해도 될까」

결국 이렇게 스트레이트한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조금 전처럼, 에이슬린은 멍하니, 쿠루미는 기가 막힌듯한 표정이다.

「중요한 수험 시기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

중요한 수험, 이라고 말하면, 반론할 수 없다.
그러니 그냥 넘기자.
나라도, 그, 그런 거야, 확실히 조금 불필요할지는 모르지만, 수험을 소홀히 하고 있는 건 아니니까.

「쿠루미는 없어?」
「무엇이?」
「후회라든가…」

조금 정도 생각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간발의 차이도 없이, 쿠루미는 대답했다.
아주 당연한 것처럼.

「없어」

반드시 그것은, 진심일 것이다.
이런 장면에서 거짓말을 하면, 의외로 얼굴에 드러나는 타입이다, 쿠루미는.
지금은 그런 “거짓말 같은 거동”이 보이지 않는다.

「나도, 에, 없어……」

에이슬린도, 미안한 듯이 말한다.
이것도 아무튼 ,  본심일 것이다.
토요네에게 듣기로는, 에이슬린은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후회를 없애려 하는 것 같고.
아직 전원 그리지 않았으니, 다 된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후회 없이 졸업하려는 것 같다..

「……정말로, 그래?」

그렇지만.
나는, 이대로 시간이 지난 것만으로, 두 사람의 후회가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두 사람은, 이대로 졸업해 버리면 후회한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살짝, 쿠루미가 불쾌한 표정을 보인다.
변함 없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아이다.
주저 없이 처음 만난 사람에게 주의 주거나 불쾌한 말을 하는 것을 참을 수는 있어도 얼굴에 ㅡ러내는 외형 대로 “아이” 같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눈치를 보거나 남을 헤아릴 수 없다는 의미로.

「아직 자각이 없는 것뿐이고, 이대로라면, 후회 할지도..」

에이슬린도 또한, 감추는 것이 서툴지 않을까?
일본어 능력이 낮고, 어휘력이 없다는 것도 있지만, 비교적 그녀도 얼굴에 나와 버리는 타입이다.

「그것은……」
「깨닫지 못한 마음이라든지, 있지 않아?」

그런 두 사람이 「없다」라는 리엑션을 했던 이상, 생각할 수 있는 패턴은
두 가지
정말로 유감이 없든가, 유감을 깨닫지 못 했든가.
그리고, 아마--

「깨닫지 않았다고……?」
「뭐, 즉, 확실하게 말하면」

변함 없이 머리에 물음표를 띄우는 두 사람을 보고 화가 치밀어, 드디어 말해 버린다.

「연애 감정, 청산 하지 않아도 좋은 거냐고?」

나로서도 훌륭한 직구.
야구 만화도 아닌데, 완전 스트레이트, 펜스 저편으로 튕길 것 같다.
깡, 크다, 큽니다, 카구라 선수 쳤습니다--

「아, 벼, 별로 오늘 아침에 했던 대화 탓이……!」

깨달은 것은 쿠루미도 마찬가지인 듯 했다.
별로 오늘 아침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무덤을 팠다.

「정말로 아니니까!」

참고로 오늘 아침이라는 것은, 쿠루미하고 했던 상담에 대해다.
한가해서 빨리 등교한 것 같은 쿠루미에게 잡혀, 등교 중에 상담 받았다.
아마 매복하고 있었던 것 같다..

뭐 그런 이유로 이야기를 들었지만--
본인은 두서 없는 잡담을 가장했다고 생각한 모양이지만, 끈질길 정도ㄹ로 「별로 연애 감정이 있다든가 그런 건 아니지만」 라든가 「착각이란 가능성도 높으니까 일단 만약을 위해 묻는 것이지만」 라든가 말하면, 단순한 잡담으로 받아 들이긴 힘들다.
들은 내용은, 간단하게 말하면 「토요네에게 둘만 놀러 가자고 들었는데, 토요네는 나에게 호의가 있는 것일까」란 것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말투를 들으면, 곤란해 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애인 자랑에 가까웠다.
적어도, 호의에 기분 나빠하진 않는다.

「혹시, 아까……」

쿠루미 보다 한 템포 늦게, 에이슬린이 말했다.
에이슬린이 말하는 “조금 전”은, 내 그림을 그리고 있었을 때를 말하는 것일까.

「?」
「아니야 아니야. 애초에 그런 이야기가 아니야.」

그렇지만, 그 이야기가 관계 없는 것은 아니다.
붉어진 얼굴로 죽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모델을 계속하고 있었던, 그 때.
깨달았었다.
어째서 갑자기, 에이슬린이 그 말을 꺼냈는지

「단지…… 그런 후회도 있지 않을까 하고」

반드시 에이슬린은, 쿠루미와 달리, 조금은 자기 감정을 알고 있다.
그러니까, 말했을 것이다.
에이슬린이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나와 사이가 좋은 녀석이니까.

「……뭐, 나에게는 그렇게 보인다 라는 것이지만」

별로 나는 고백을 강요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단지, 깨닫지 못한 채 졸업 해서,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 뿐.
그런데도 역시 그런 것이, 나의 착각이라면, 나도 「그런가, 기분 탓인가」 라며 무덤까지 가져가자..

「……,  그럼 사에는 어때?」

남의 연애에 관여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후회가 있는가.
조금 전 공부하면서 생각했다.
대답은, 정해져 있다.

「있어, 후회」

없을 리가,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켜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리가 없다.

「나는 제대로 자신을 객관시 할 수 있기에,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자각하고 있으니까」

후후 , 살짝 자랑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여기서 새빨갛게 되면서 얼버무릴 정도로, 아이는 아니다.
하물며 나는 이런 화제를 꺼낸 본인, 동요할 리 없다.

「그러니까, 후회 하지 않도록 할 생각이야」

그렇기에, 당당하게 그렇게 선언했다.
쿠루미도 에이슬린도, 그 말을 듣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단지 조용히, 다리만이 움직이고 있었다.

「……저기, 」

이제 셀 수 있을 정도 밖에 없는 하교를 같이 하는 기회.
그것을 가만히 날리는 건 어떨까 생각했을 때, 쿠루미가 작게 중얼거렸다.

「좋아한다는 건……어떤 느낌이야?」

살짝 그쪽에 시선을 향하면, 쿠루미의 얼굴이 희미하게 붉어져 있었다.
아아, 큭, 첫사랑을 느낀 초등학생이냐고, 너는. 귀여워.

「따끈따끈」

스케치 보드에 하트 마크 잔뜩 그리고는, 의기양양한 얼굴을 하는 에이슬린.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일까.
에이슬린에게 있어서는, 시로미가 그런 존재일 것이다.

「호의라는 자각은 있는 거야?」
「그것은, 뭐, 막연히 좋아한다 같은 것이지만, 나는 모두를 좋아하고, 무엇이 사랑이고 무엇이 우정인지 그렇다고나 할까……」

귀여운 외모이지만, 너무나도 어려 보여, 쿠루미에게는 지금까지 이런 이야기가 없었다.
생각한 것을 바로 입으로 말하는 탓일까, 친구 자체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아마 이런 이야기를 해 버리면, 반에서 퍼질 것 같다.

그런 이유로, 쿠루미는 언제나 나를 포함한 일부 친구들하고만 지냈다.
갑자기 나타난 사람에 대한 새로운 감정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 당황하는 것일까.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거 아니야?」
「아니, 하지만, 가볍게 생각할 일은 아니고 ……」

아무래도 생각한 이상으로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 같다.
지금 까지는 어떤 호의에나 『좋아해』로 말할 수 있었는데, 내 탓에 그것이 연애 감정인지 다른 것인지 구별할 필요성을 느낀 것 같다.

「……사에는,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어떤 기분이 들어?」

또 막연한 질문을.
어떤 느낌이라, 라고 해도 어떻게 말로 해야 할까―

「말로 하는 것은 조금 무리일지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대답을 포기했다.
나의 머리로는 제대로 언어화 할 수 없을 거 같아.
이 감정을 제대로 언어화하는 것보다도,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 간단해 보일 정도다.

「아아, 하지만, 키스를 하고 싶다든가, 그런 것이, 애정일지도」

보행자용 신호등이 깜박깜박 하기 시작했다.
차는 특별히 보이지 않지만, 세 사람 모두 발을 멈춘다.
이런 것에 까다로운 쿠루미가 없다면, 그냥 무시하고 건넜을 지도.

「으~응…… 키스 , 」

뭐, 지금까지 자신의 기분을 자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키스하고 싶다는 것 생각한 적도 없을 것이다.

「애정은, 다른 거야」
「그렇네. 친구라면, 별로 스킨쉽의 연장으로 쪽 할 수 있을 것 같고, 감이 오지 않네」

그러고 보니, 반에서도 농담인 척 꺄꺄 키스 하는 아이가 있었다.
요즘 젊은이는, 스킨쉽에 저항이 없는 것일까.
아니, 나도 젊은데.

「……저기, 쿠루미」

힐끔 보면, 딱 신호가 노랑으로 바뀌고 있다.
머지않아 걷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니까, 그다지 고민하고 있을 틈은 없다.

「……응?」

쿠루미가 이쪽을 올려다 본다.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한 번 크게 심호흡을 한다.
기합을 너무 넣었는지, 후우, 입에서 기묘한 소리가 울렸다.

「사에……?」

긴장을 침과 함께 삼키고, 허리를 구부렸다.
물음표를 띄우는 쿠루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접근시킨다.
너무 기세대로 접근해 머리가 부딪쳤을 지도 모르지만, 어떻게든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했다.
코와 코가 닿을 듯한 거리에, 쿠루미가 살짝 고개를 젖힌다.

「왜, 왜 그래, 갑자기?」

그런데도 쿠루미는 도망칠 기색이 없이, 내 눈을 바라보고 있다.
살짝, 얼굴을 움직인다.
그리고 쿠루미를 향해.

「쪽……」

입술이 완전히 닿는다.
인생에서 처음 맛보는 키스는, 별로 레몬 맛 같은 그런 것 두근거리는 것이 아니었다.
입술의 감촉을 맛보는 것보다도, 날씨 탓에 거칠어진 입술에 립크림을 바르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는 마음이 더 컸고.

「대담……!」

반쯤 눈을 뜬 채, 천천히 얼굴을 떼어 놓는다.
쿠루미는 입을 반쯤 연 상태로 해 멍하니 있었다.
에이슬린은, 입가에 손을 대며 놀란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아마 저것은 「놀라고 있다」 라기 보다 「흥분하고 있다」라는 것일 것이다.
의외로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성격인 것 같다.

「……어때?」

저질러 버렸다, 라는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런 감정은 억누른다.
그야 대학살에 열중하다가
후회하는 가운데, 이런 말만 튀어 나오는 것은, 조금 반성하고 있지만.

「어떻게…… 라니」

곤란해 하는 것 같다.
당연하다면 당연한가.

「놀랐어?」
「당연하잖아!」

동요하는 쿠루미는 사랑스럽다.
……조금 전 동요하고 있었던 쿠루미가, 좀 더 귀여웠을 지도.
조금 전에는 좀 더 붉었고, 좀 더 수줍었는데.

「하하, 미안 미안」

뿌우- 하는 쿠루미에게 사과한다.
에이슬린은 어떤가 하면, 어쩐지 반짝반짝 기대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수라장을 보는 관객은 이런 느낌인 건가.
공교롭게, 수라장도 고백도 없지만.

「……그렇지만, 놀란 것뿐이지?」

에, 라고 말하다가, 쿠루미가 입을 다문다.
어느 새, 신호가 다시 바뀌었다.

「그야 놀라지!」
「나도, 깜짝」
「그런 것이 아니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이 안 좋은 거고.
내 입으로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다.

「쿠루미는, 나에게 키스 당해서, 기분 나쁘다고 생각했어?」
「에?」

보통이라면, 갑자기 키스를 하면 거부감이 들 것이다.
플러스 감정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단지 연애 『상대』 라고 생각하는 사람 정도일 것이다.

「놀랍기는 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어, 과연……」

하지만, 쿠루미,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어린 구석이 있어, 키스라는 행위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를, 적어도 친구로서는 좋아해서 그런 것일 것이다.

「나를, 친구로서 좋아하니까, 놀라기는 해도, 기분 나쁘진 않은 거일 거야」
「으~응…… 듣긴 그렇지만,  그런, 걸까」

그렇지만----

「그럼, 」

거기에, 연애 대상으로 바라보는 마음은 조금도 없다.
나에게는, 그런 감정을 품은 것이 아니다.

「토요네가 하면, 어때?」
「……토요네는 그런 거 안 해.」

아마, 그렇게 간단하게 「나는 토요네를 아주 좋아해 러브 러브 쪽쪽」 라고 하지는 않겠지.
그것으로 좋다.
단지, 후회 하지 않도록, 자신의 마음을 마주 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내가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던 주제에」

살짝, 놀리듯이 말했다.
악녀 같아서, 나로서도 기분 나쁜 말을 하는 것 같지만.
나라도 일단 소녀입니다, 조금 힘들어요 신님.

「토요네와 키스 하는 것을 생각하면, 나와는 『좋아해』가 다른 거 느껴지지 않아?」
「우우……」

아직 납득하지 못한 것 같다.
어느 쪽인가 하면, 이해는 할 수 있었지만, 인정하지 않으려고 고집 부리는 것 같아 보인다.
별로 토요네를 좋다고 말하는 것이 싫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쑥스러운 것뿐이겠지만.

「……일단, 집에 돌아가서 생각해 봐. 어떻게 하고 싶은 건지…」

아무 것도 아니란 듯이, 파랑으로 바뀐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한다.
동요를 잘 숨기지 못해 빨리 걷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다.

「아, 기, 기다려 사에!」

당황해 하면서 쿠루미가 뒤쫓아 온다.
돌아 보지 않았기에 모르지만, 에이슬린도 같이 일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제대로 생각해서,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겠지?」

두 사람 응원 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려고 뒤를 돌아 보면.

「에이짱 신호에 또 걸렸어!」

에이슬린이 반대 편에서 허둥지둥 하는 것이 보였다.
신호등을 생각 않고, 이야기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적당한 타이밍에 횡단보도를 건넜던 것이 화가 되었다.
죽고 싶다.

「……지금의 대사, 한번 더 말하면 엄청 부끄러운데」

스스로 상처를 파, 적어도 웃어 넘길 수 있는 이야기가 되도록 한다
이거, 입다물다가 다시 한번 말하면, 언젠가 다시 생각하며 이불 걷어 찰 테니까
이불이 찢어질 레벨로.

「……괜찮아. 아마, 전해졌을 거야」

그 사이, 쿠루미가 냉정함을 되찾는다.
에이슬린과 두 사람을 가르는 도로에 이따금 지나가는 것을 보며, 말했다.

「나도—제대로 생각하지 않으면, 이라 생각했고」
「……그래. 그것은 다행이네」

차는 없어졌지만, 나도 쿠루미도 에이슬린도, 아무도 반대편으로 건너지 않는다.
신호를 지킨다.
나로서는, 좋은 대답을 들었으니, 이대로 빨리 헤어져도 되는데...

「사에는…… 어떻게 할 거야?」

그렇지만, 신호는 매우 길어, 듣고 싶지 않았던 것을 들어 버렸다.
아아, 신이여, 무슨 말을 원하는 겁니까
나는 무신론이지만, 당신에게 분노합니다, 젠장.

「나는, 괜찮아. 고백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뭐야 그건, 다른 사람에게는 이런 저런 말을 하면서」
「……뭐, 내 사랑은, 안 될 것이 뻔하니까」

라고 말하며 웃는다. 웃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고 할까, 서투르게 진지하게 대답하면, 아마, 눈물이라도 나올 거 같아.
그런 꼴사나운 짓은 하고 싶지 않다.
힘내라 나, 눈물샘을 막아 보아라.

「해 보지 않으면 모르잖아?」
「……알아 차린 거야. 계속 지켜 봤으니까」

사실은, 쭉 좋아했다.
쭉 좋아해서, 언제까지나 옆에 있고 싶었고, 어느 새 곁에 있는 것이 당연한 친구가 되어 있었다.
사랑하는 사이가 되기에는 너무나도 가까운 장소에 너무나도 오래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말았다.

「그렇지만--」
「거기에」

쿠루미의 말을 잘랐다.
정말로, 후회는 없다고, 이것으로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더 이상 말해 버리면, 쓸모 없는 말까지 할 것 같아서.

「거짓말 같은 게 아니라, 나는 만족하고 있으니까」

전혀 괴롭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좋다는 말에 거짓은 없다.
그러니까, 솔직한 기분으로, 말했다.

「나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행복하게 되었으면 좋겠어」

그 상대가 누구인지, 반드시 모두에게는 말하지 않을 것이지만
본인에게도, 제대로 말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좋다. 나는 이것으로 만족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후회 없는 선택을 해서 행복해진다-- 그것이, 제일 행복해」

내가 다음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보다 행복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누구보다도, 그리고, 나보다도.

「후회가 있다면, 내가 등을 떠밀지 못해, 그 사람이 후회해버리는 일이 있을까 하는 거지만」

내 미소가, 쿠루미의 눈동자에는 어떤 식으로 비쳤을까
나는 모르지만, 쿠루미에게 이 복잡한 마음이 제대로 전해졌다고 믿고 싶다.

「사에……」
「그러니까, 나는 신경 쓰지 말고, 쿠루미는 쿠루미 대로 후회가 없도록 노력해.」

고개를 쿠루미에게서 에이슬린으로 돌리자, 신호가 변했다.
총총 걸음으로 에이슬린이 온다.

「에이슬린도. 후회가 없도록, 어떤 결말이 되어도, 나중에 웃을 수 있는 길을 선택해」

나는, 자신이 후에, 웃으며 돌아 볼 것 같은 선택을 했으니까.
에이슬린도 쿠루미도, 그랬으면 한다.

「어째서, 시누이같이 되어 버린 걸까」

다시 세 명이 걷는다.
이 멤버로 돌아가는 길은, 아마 이제 없겠지
후회가 없도록, 두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소중한 잡담 시간을 즐기기로 하자.
이제 나의 잔소리는 필요 없을 테고,.

「시누이라기 보다 시골 할머니지」
「할머니!」

반드시 누군가가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도.
반드시 누군가가 차여 낙담해도.
반드시 이 관계는 무너지지 않는다.

「나는 아직 꽃다운 10대야」

그러니까 믿고 두 사람을 지켜보자.
우리들 다섯의 인연은 절대로 꺾이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한 걸음 내디딘 그 앞에는, 지금 보다 더 멋진 경치가 펼치고 있을 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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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이시스입니다. 이 작가분이 쓴 것 중 가장 장편입니다.

솔직히.. 장편은 스트레스입니다. 빨리 진행이 안되거든요. 그러나 이 작품은 그  스트레스를 감수해서라도 번역할 가치가 있다고 감히 생각합니다. 
미야모리는 대체적으로 이런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 최고의 캐릭터들이 모인 집단입니다. 캐릭터도 상황도...
그리고 이 팬픽은 그 중 백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불어 작가가 하고 싶은 말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표현 못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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