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미스테리 제 5화
9월에 들어서자 당연하게도 2학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대학의 가을학기는 9월 중순이 되지 않으면 시작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필연적으로 유키 군과 시프트가 맞지 않게 되었다. 거기다, 하나데라의 학원 축제 준비로 바빠졌기 때문에 주말도 예정이 맞지 않아서 만날 기회가 현저히 적어졌다.
전혀 만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시프트 교대시에 인사하는 정도로는 만나고 있다곤 할 수 없겠지.
그러저런 일로, 유키 군과는 이미 1주일 정도 동안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못 만나는 시간이 길어지면, 역시 쓸쓸해?”
“응…………앗, 히노 양?!”
뒤를 돌아보자 어느새 다가온건지 히노 양이 웃으며 이쪽을 보고 있었다.
옷을 갈아입는 중이었던 나는 당황하며 제복으로 몸을 숨긴다.
아무래도, 히노 양에게 무언가가 뒤섞인 눈길을 받고 있는 듯한 기분을 피할 수 없었다.
“후후후, 본심이 흘러나왔어, 미즈노 양.”
“에, 뭐, 뭐가.”
“만나지 못해서 쓸쓸하다고 말을 흘렸잖아. 이 몸이 유키 군에게 닿지 못해서 욱신거린다고.”
그렇게 말하면서 히노 양은 내 몸을 더듬거려와서, 나는 몸을 비틀 듯해서 떨어졌다.
“그그, 그만둬, 그런 건, 나나오 양에게 해 줘.”
“……에? 나나오야? 어째서 나나오야가 튀어 나오는 거니, 여기서.”
“그치만, 그, 둘은, 사, 사귀고 있잖아?”
“에…………아아! 혹시나 바다에 갔을 때?! 차암ー, 그거, 미즈노 양과 유키 군을 같은 방으로 해 주려고 그런 거야.”
“엣.”
내 생각이 한 순간 멈췄다.
“그, 그럼, 그 날 밤은…….”
“노느라 지쳤으니, 바로 잤어. 나나오야 같은 건, 꽈당 큐 라고.”
“그, 그런.”
그렇게나 마음이 흔들리고, 그렇게나 망설였는데, 그게 전부 짜여 있던거라니.
“그래도 덕분에 유키 군과 사이 좋아졌잖아? 결과 좋으니 장땡이란 걸로 봐 줘, 응?”
양손을 맞대고 한쪽 눈을 감는 히노 양. 그런 태도를 보고 있으면 어딘가 친우들의 모습과 겹쳐져서, 화내지도 못하게 되어 버린다.
한숨을 내쉰 나를 보고 더욱이 사과의 말을 던지며 히노 양은 천연덕스레 다시금 터무니없는 말을 입에 담았다.
“그러니까 미안하다니까. 확실히 나는 바이지만, 나나오야는 노멀이니까 그런 일은 없어ー.”
“뭣…….”
나는 말이 막혔다.
그리고 생각했다. 어째서 이렇게, 내 주변에는 이리도 특이한 사람들만 가득한 걸까.
결국, 유키 군과 제대로 만나지 못한 채로 9월 중순을 맞이해, 내 첫 아르바이트는 끝나려 하고 있었다.
애초에 여름 방학 동안의 단기 아르바이트로써 응모하기도 했고, 끝나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가게 사람들이나 아르바이트 동료들은 이대로 계속할 것을 권해 주었다.
나 자신도 이 가게의 일은 즐거웠고,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평소에는 수업도 있고 과제도 있다. 일할 시간을 자유롭게 짤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고, 설령 계속하게 된다고 해도 폐를 끼치게 될 게 명확했기에 면목없지만 처음 예정대로 마치기로 했다.
전날은 자그마한 송별회도 해 주었지만, 그날에는 유감스럽게도 유키 군은 업무일로 결석이었다.
그리고 오늘, 마침내 아르바이트 마지막 날을 맞이했다.
마지막이라 해도, 지금까지와 변함없이 제대로 일을 해낼 뿐이다. 아침부터 들어가서, 오후까지의 업무를 평소대로 마쳐나갈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가게 앞의 청소에도 무심코 평소보다 힘이 들어가 버린다.
그럴 때 그리운 소리가 내 귀에 전해져 왔다.
“――어머, 요코 님?”
“엣.”
고개를 들어서 좌우로 눈길을 돌리자, 그 소녀는 바로 눈에 들어왔다. 트레이드 마크라고도 할 수 있을 법한 양쪽으로 묶은 머리를 풀고 스트레이트로 뒤로 풀어내렸지만, 틀림없다. 사랑스러운 손녀 유미 쨩이다.
유미 쨩은 강아지처럼 깡충깡충 다가왔다.
“유미 쨩, 오랜만.”
“오랜만이에요, 요코 님. 이런 곳에서 뭘 하고 계신가요?”
“뭐냐니…….”
잠깐 기다려. 이거, 좀 곤란한 거 아닐까.
“우와아, 귀여운 옷이네요! 아, 혹시나 이 가게에서 일하고 계신가요? …………어라, 이 가게는 확실히.”
가게의 간판이나 겉모습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유미 쨩. 그래도 생각에 잠길 필요도 없이 떠올려낸 모양이다.
“아, 유키가 알바중인 가게다! 어라, 그렇다는 건 요코 님, 유키와 같이 일하고 있어요?”
“에, 에에, 우연히도.”
안돼, 약간 동요하고 있는 걸 스스로도 느낀다. 아무것도 꺼림칙한 일은 없으니까 당당하게 있으면 될 텐데.
하지만 나는 유미 쨩의 남동생인 유키 군에게…….
“……아, 그런가! 그래서 유키도.”
“에, 뭐가?”
“여름방학이 되었더니, 유키가 왠지 산백합회에 대해서나 작년 장미님에 대한 것 같은 걸 자주 물어 왔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중에서도 요코 님에 대해서 자주 물어봤었구나~하고 생각해서.”
“그그, 그러니?”
차암, 유키 군도. 유미 쨩에게 뭘 물은 걸까.
무심코 이미 청소해 깨끗해진 곳에 무의미한 빗자루질을 해버린다.
하지만 유미 쨩은 내가 그런 동요를 보이는 걸 눈치챈 듯한 기색도 없이, 순진무구한 미소를 띠며 이야기를 잇는다.
“알겠어! 사실 요코 님과 유키, 사귀고 있다거나!”
반짝반짝 빛나는 표정의 유미 쨩.
반대로 나는 깜짝 놀라 뛰쳐 오를 뻔했다.
“무무무무, 무슨.”
“……라거나~, 그런 건 있을 리 없죠?”
“그그, 그런 일, 없어, 아직.”
“에? 그러니까, 농담이라니까요. 요코 님. 유키 따위한테 요코 님같은 분은 너무 아깝고요.”
“그, 그런 건, 아닌데…….”
“? 왜 그러시나요, 요코 님? 왠지 오늘 요코 님은 평소랑 다른 것 같은데. 제복 때문일까요? 굉장히 귀여운 느낌이 들어요.”
“그렇지 않아. 아, 미안해. 일 중이어서 들어가야 해.”
“아, 저야말로 업무중에 죄송했어요.”
고개를 숙인 유미 쨩에게 적당히 인사를 돌려주고, 나는 빠른 발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요코 님, 쓰레받기 잊으셨어요.”
“아, 미, 미안해.”
쓰레받기를 받아 이번에야말로 가게 안으로 발을 향한다. 정면의 입구가 아닌, 가게 뒤편으로 돌아가는 샛길 쪽으로. 뒤쪽에선 유미 쨩이 약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게 보였다.
나는 유미 쨩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었다.
그치만, 유키 군의 언니니까.
이상한 생각에 빠져가려 하는 걸 억누르면서 뒷문이 있는 쪽으로 모퉁이를 돌았다.
“……저, 요코 씨를 좋아해요!”
그러자 갑자기 그런 대사가 정면에서 날 덮쳐왔다.
“…………에……?”
거기에 서 있던 건 유키 군.
에, 무슨 일이야, 지금, 뭐라고 말한 거지?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날 좋아한다고 말한 것처럼 들렸다.
손에 들고 있던 비와 쓰레받기가 양쪽 다 손에서 스윽 미끄러 떨어져, 딱딱한 콘크리트 위를 구른다.
그래도 내가 놀란 것 이상으로, 유키 군 쪽이 깜짝 놀란 것 같다고 할까, 얼이 빠져 있었다.
“요, 요, 요코, 씨?! 에, 아, 지금 거, 들렸어요?!”
“에, 아, 예…….”
들었다고 할까, 싫어도 들려와 버렸다고 할까. 아니아니, 싫다고 하는 건 단순한 꾸미는 말이고.
“마, 말도 안 돼! 하필이면 이런 식으로 말해 버리다니!”
유키 군은 머리를 감싸안고 신음하고 있다.
아무래도 고백을 위해 연습하고 있는데 그 상대인 내가 나타나 버린 모양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게 설마 이런 상황이리라곤.
하지만 그걸 이해하자, 약간 미소가 흘러나왔다. 그게, 이미 난 두 번이나 유키 군에게서 고백받았으니까.
“저기, 요코 씨. 지, 지금 건 없는 걸로 해 주지 않으실래요?”
“에.”
없는 걸로 한다니, 무슨 소릴까. 하고 생각하고 있자.
“다, 다시 하게 해 주세요.”
“하아.”
다시 한다니……고백을 다시 한다는 건가? 그거밖에 없겠지.
유키 군은 일단 뒤를 향해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다. 정신을 집중시키고 있는 건지, 가볍게 뺨을 두드리거나 하고. 그리고 이윽고 간신히 이해가 되었는지, 아니면 마음이 굳어졌는지, 몸을 돌리고 다시금 나와 정면에서 마주 본다.
그 눈이 너무나도 진지하고 곧아서, 앞으로 말하려는 걸 알고 있음에도 긴장되어 온다.
“저기……요, 요코 씨가 여기에서 처음 아르바이트하러 온 그날, 저, 굉장히 깜짝 놀랐어요. 이런 예쁜 사람이 함께 일하는구나, 하고.”
입을 다물고 나는 귀를 기울인다.
“유미에게 감사했어요. 그날 바로 요코 씨와 둘이서 대화할 수 있어서……그래서, 요코 씨에 대해 알고 싶어서 슬쩍 유미에게 요코 씨에 대해 묻거나 했어요.”
정말로 슬쩍이었을까. 그 유미 쨩마저 알아챌 정도였는데.
“유미에게 들은 요코 씨는 ‘아름답고 상냥하고 현명하고, 남을 잘 돌보고, 자잘한 것들까지 신경을 쓰고, 누구에게나 의지가 되어 존경받고 있는 완벽한 여성’이었어요.”
유미 쨩은 굉장히 나를 과대평가해주는 거다. 뭐어, 나도 1학년 때는 3학년 장미님분들을 마찬가지 눈으로 보고 있었지만.
“……그래도, 함께 일할 때의 요코 씨는 조금 인상이 달랐어요. 확실히 유미가 말한 건 틀림 없었지만, 제가 알고 있는 요코 씨는 실수도 하고, 당황하거나 얼빠진 일면도 있었고, 유미의 말에서 느껴진 ‘완벽해서 틈이 없는 여성’이라기보다 굉장히 귀여운 사람이었어요.”
유키 군은 알고 있는 걸까. 내가 그렇게 실수하거나 당황하거나 하는 모습을 보인 건 유키군 앞뿐이라는 걸.
진실이 어떤지는 별개로, 릴리안에 재학 중인 나는 확실히 주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유미 쨩이 말한 것 같은 사람이었다.
“그런, 아름답고 상냥하고 사랑스러운 요코 씨에게, 저는 굉장히 빠져 버렸어요.”
말이 가슴에 직접 울려온다.
“하지만, 제가 결정적으로 요코 씨에게 빠지게 된 건 그 미소였어요.”
“에…….”
“요코 씨가 웃으면 굉장히 마음이 따뜻해져서. 제게 향한 거라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해 져서. 그런 기분이 든 건, 요코 씨가 처음이어서.”
무심코 숨을 쉬는 것 마저 잊어버린다.
“연하고, 요코 씨같은 여성에게 어울리지는 않을지도 모르지만, 자신의 마음에 거짓말은 할 수 없으니까…….”
거기서 유키 군은 자그맣게 숨을 들이쉬고, 잠시 간격을 두었다.
거리의 잡다한 소리가 아득히 멀리 사라져 간다.
“―――요코 씨, 좋아해요.”
단지 그 말만이 나를 꿰뚫어간다.
이상하게도 처음 느끼고 있었던 긴장은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다. 공원이나 바다의 호텔에서 생각지도 못하고 들었을 때 쪽이, 훨씬 더 긴장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두근거림이 사라져 버린 건 아니어서. 오히려, 몸의 안쪽 깊은 곳에서 굉장히 뜨거운 두근거림이 솟아올라 와서 내 몸을 감싸 안아간다.
“…………정말로 비겁해, 유키 군.”
“엣?”
“그게, 이걸로 세 번……아니, 아까 전 것도 포함하면 이걸로 네 번이나 나한테 고백한걸.”
“에, 에엣?!”
물론 두 번째까지는 당신의 기억에 남아있지 않겠지만. 그래서 나는 일부러 약간 심술을 부려준다.
“만났을 때부터, 이렇게나 내 마음을 흐트러 놓고……너무하네.”
“에? 아, 그, 죄, 죄송합니다.”
삐친 듯이 옆을 향하며 말하자, 의미도 잘 모를 텐데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는 유키 군.
그래도, 사실이니까. 2달 정도 전부터 나는 나 자신의 마음이 움직이는데 당황하고, 고민해 왔다. 그리고 그건 지금 눈앞에 있는 남자애 탓인 거다.
나는 유키 군과 가게에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떠올린다. 처음 하는 아르바이트, 낯선 환경에서 유키 군은 계속 나를 지지해 주고 있었다. 그건 확실히 눈에 보일법한 것들이 아니라, 한눈팔고 있으면 놓칠법한 일들뿐이었지만, 틀림없었다.
그리고 나는 어느샌가 그걸 기분 좋다고 느끼게 되어, 이윽고 단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누그러지게 되었다. 그렇다. 어찌 보면 릴리안의 자매 관계처럼, 곁에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 힘이 솟아오르는 것처럼, 마음이 따뜻해 온화해질 수 있는 것처럼.
거기에 논리같은 건 없다.
유키 군과 마찬가지로, 나도 유키 군의 미소를 보는 것만으로도, 오직 그것만으로도 행복해 질 수 있었던 거다.
“유키 군.”
“에, 예!”
“나도, 유키 군을 좋아해요.”
“………………에………….”
눈이 활짝 뜨인 유키 군의 눈에 내 몸이 비치고 있다.
지금 그의 눈에 나는 어떻게 비쳐 보이는 걸까.
나는 말을 겹친다.
“……나, 미즈노 요코는, 후쿠자와 유키 군을, 좋아해요.”
그의 귀에, 마음에 닿도록, 나는 마음을 실어서 말을 자아낸다. 그 말이 바람에 실려 날아가지 않도록, 그에게 닿기 전에 흩어지지 않도록, 필요 최소한의, 하지만 그것만 있으면 충분할 말 속에 내 마음을 담아서.
“저, 정말로?”
믿기지 않는다는 느낌의 표정으로 유키 군은 나를 보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가 믿을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말해 준다.
“좋아해, 유키 군.”
하고.
“……가, 감사합니다!”
분명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지 알지 못해서 당황하고 있는 거겠지. 유키 군은 표정을 확확 바꾸면서 간신히 그 말만을 꺼냈다.
그리고 그로부터 한 걸음, 내 쪽에 다가온다.
――아, 잠깐 기다려. 이 분위기, 혹시나, 아, 어쩌지. 갑자기 거기까진, 마음의 준비가……그, 그래도 싫은 건 아니고, 오히려…….
하고, 그런 상황이 되려고 했을 때.
뒤쪽에서 챙 하고 뭔가 캔 같은 게 떨어진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고 소리를 지른다.
“에, 누, 누구 있어?!”
“우햣?!”
사랑스러운 비명이 모퉁이 너머에서 들려왔다.
“엣……지금 소리는.”
“유미?!”
낯빛을 바꾼 유키 군이 뛰어와서, 모퉁이 저편을 바라본다.
“기다려, 도망치지마, 유미!”
“으, 으앙ー, 죄송해요. 죄송해요.”
도망치려고 한 유미 쨩의 목덜미를 잡아 유키 군이 끌고 온다.
“유, 유미 쨩, 어째서.”
“저, 저기, 요코 님이 명찰을 떨어뜨려서, 전해주려고 해서 쫓았더니…….”
말을 듣고 살펴보니, 확실히 가슴팍에 붙어 있었던 명찰이 사라져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는 건. 바로 내 뒤를 쫓아 온 거라고 하면.
“호, 혹시 유미 쨩. 저기, 지금, 그, 혹시나 전부”
“……들어버렸습니다.”
아하하하하하, 무슨 일인지.
유미 쨩이 그 일을 떠올린 것처럼 뺨을 아련하게 붉히고 있지만, 내 쪽은 비교할 바가 못 되겠지.
그런, 그런 걸, 유미 쨩에게. 유키 군의 누나인 유미 쨩에게 들려줘 버리다니.
“……유미, 아까 건 듣지 않았던 걸로 해.”
유키 군도 얼굴을 붉히고 있다.
“에에에, 벼, 별로 상관없잖아. 그거야, 숨어서 들어 버린 건 나쁘지만, 두 사람이 서로 좋아하고 있다면, 멋진 거잖아.”
태도를 확 바꿔서 유미 쨩은 미소를 띠며 그런 걸 말해 온다.
“유, 유미 쨩!”
“요코 님도, 굉장히 사랑스러웠고. 아, 그래도 그렇게 되면 제가 요코 님의 언니가 되는 건가요? 복잡하지만, 기쁠 지도……에헷.”
“유유유유유유유미 쨩?!”
“이봐, 유미ーーー!!”
“아아아아아아, 바이바이ーーーーーー!!”
유키 군의 손 틈 사이를 빠져가는 듯한 느낌으로 유미 쨩은 달아나 버렸다. 그 뒤에는 고백 때 이상으로 양쪽 다 새빨개진 두 사람.
참말, 터무니 없는 걸 말해 주는구나, 유미 쨩은.
“……그, 그럼 저, 이제 갈게요.”
이 분위기에 견딜 수 없게 된 건지, 그렇게 말하고 유키 군이 걸어나가려 했다.
“아, 기다려.”
그걸 내가 불러세운다.
아직 한 가지, 중요한 게 있었다.
돌아보는 유키 군 옆에 종종걸음으로 다가가, 슬쩍 귀에 입을 대고 작은 소리로 속삭이듯 그 한마디를 꺼낸다.
“……정말 좋아해.”
그 순간 유키 군의 체온이 오른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나도 그렇지만.
그래도 이걸로 내 쪽에서도 4번.
무승부지?
에필로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