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미스테리 에필로그
나와 유키 군이 사귀기 시작하고 1달 정도가 지났다.
하지만 나도 대학이 시작되어 나날의 수업이나 과제에 쫓기고, 유키 군도 학원 축제에 대한 준비로 바빠서, 두 사람의 시간이 굉장히 맞지 않았다. 그 고백 날 이후 데이트도 1번밖에 하지 못했다. 정말로 짧은 시간 만나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 한 정도다.
대신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유미 쨩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늘었다. 유키 군의 옛날이야기를 듣거나, 역으로 나와 유키 군 사이의 일을 들려주거나.
그리고 오늘도 역시 유키 군이 알바를 시작할 때까지의 굉장히 짧은 시간 사이에 만날 시간을 만들었을 뿐.
서로의 근황을 이야기하거나,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걸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그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카페를 나서서 이제 일을 하러 가는 유키 군을 배웅한다. 모처럼 정식으로 사귀게 되었는데 그 뒤에 오히려 만나지 못하게 된다니, 왠지 가슴이 옥죄지만 어쩔 수 없다.
“그럼, 힘내.”
“예, 다녀올게요, 요코 씨.”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어 배웅해 주려 했지만, 그 손을 들려는 상황에서 멈춘다.
“잠깐, 유키 군. 봐, 또.”
“아……미, 미안해요. 그래도, 역시 조금…….”
“안돼, 약속했잖아?”
그래, 약속한 거다.
그게, 나는 유키 군과 대등해지고 싶고, 유키 군에게도 연하라거나 그런 이상한 부담을 느끼지 않고 대등하게 나를 봐 줬으면 하니까.
“저기, 무조건?”
“무조건이야. 자, 늦을지도 몰라.”
“으으……그, 그럼. 다녀올게요……, 요, 요코 쨩.”
“응, 다녀와.”
들은 내 쪽도 실은 아직 낯부끄럽지만.
나는 부끄러움을 숨기고 손을 흔들어 유키 군을 배웅한다.
이윽고 유키 군의 모습도 거리 속으로 사라져 보이지 않게 된다.
“……후우, 아―아, 쓸쓸하네.”
그렇게 한숨을 내쉬었을 때.
“흐응―, 쓸쓸하구나.”
“어머머, 그 홍장미님이 말야?”
뒤에서 그렇게 말을 걸어왔다. 그건 결코 잊을 수 없는, 친우들의 목소리가 틀림 없었고.
“세, 세이?! 에리코?!”
뒤를 돌아보면 거기에는 새로운 장난감이라도 발견한 것 같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이 있었다.
“어, 어느새?!”
“어느 새라니, 같은 카페에 있었는데 인사가 너무하네. 그치, 세이?”
“정말, 홍장미님도 단순한 사랑하는 아가씨라는 거군요, 에리코 양.”
“무, 무슨, 그, 그럼 설마, 아까 거 계속…….”
“들었습니다.”
“봤습니다.”
“그거야 정말”
“확실히.”
“요코 쨩, 이래.”
“요코 쨩 이란 모양이야.”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나는 얼굴을 누르며 주저앉아 버렸다. 어째서 하필이면 이 두 사람에게, 그런 걸 보여 버리다니. 부끄러워서 얼굴에서 불이 뿜어져 나올 것 같다는 건 이런 일인가.
“이야~, 요코가 설마 그럴 줄이야.”
세이가 옆에서 싱글벙글 웃고 있다. 어깨에 허물없이 팔을 두르고 있지만, 그걸 떨쳐낼 마음조차 들지 않는다.
“요코도 사랑스러운 곳 있었잖아. 좋은 걸 봐 버렸네.”
팔짱을 끼고 진기한 걸 바라보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에리코.
“자, 그럼 어딘가서 느긋하게, 이야기를 깡그리 들어 볼까.”
친구 두 사람에게 끼이는 듯한 모습으로 끌려나간다.
“……그렇게 되어서 아까 세이와 에리코에게 발견당해, 여기에 끌려 온 거야. 알았어?…………아니, 두 사람 다 듣고 있니?”
억지로 나를 패밀리 레스토랑에 끌고 가서 심문을 시작해 온 친구들은 지금 눈앞 자리에서 늘어져 있다.
세이는 테이블에 놓인 팔에 고개를 파묻고, 에리코는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양쪽 다 가라앉은 오라를 그 몸에서 내뿜고 있다.
내가 방금 꺼낸 말에 꿈지럭 고개를 든 세이가 다 식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자아내듯 말을 꺼냈다.
“저기, 요코. 확실히 깡그리 듣겠다고는 말했었지만, 그래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렇게 꼼꼼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잖아.”
에리코도 몸을 앞에 가져오고선 세이에게 동의하듯 입을 연다.
“그래. 너, 뭘 생각하고 있니?”
“뭐, 뭐야. 하지만 그렇게 안하면 제대로 전해지지 않잖아?”
“그렇다고 해도, 장장 5시간 동안 이야기를 듣는 이쪽 입장도 생각해 줘!”
“게다가, 중간에 ‘이제 됐어’라고 했더니 거꾸로 화내서 억지로 들려주고.”
“에………….”
두 사람의 말에 놀라서 창밖을 바라보자.
들어왔을 때는 아직 햇님의 모습이 보였는데, 이제는 완전히 밖은 새카매지고 하늘에는 달님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에, 에, 벌써 10시?!”
손목시계를 보고 더더욱 놀란다.
“그래, 정말……. 그래서, 여기까지 와서도 중요한 걸 듣지 않았는데. 그하고는 결국, 어디까지 간 거야? 하룻밤, 같은 침대에서 아무것도 없었다니, 거짓말이지?”
“그래. 적어도, 그 정도는 들려줘야지. 어떤 거야, 사실은 벌써 해 버린 거지?”
“어, 어디까지라니……그런 거, 부끄러워.”
나는 고개를 숙이며 뺨을 양 손으로 누른다.
세이와 에리코는 몸을 휙 내밀어 왔다.
“사실은, 저번에…….”
“저번에? 역시, 요코…….”
“저번에, 처음으로…………손을 잡고, 걸어 버렸어.”
““뭐야 그건――――――――――?!””
세이와 에리코는 그렇게 소리치면서 동시에 무너져 내렸다.
“고문이야……이건 고문이야…….”
“다시는 요코에게 이런 이야기는 안 할 거야…….”
생기 없는 목소리로 그런 소리를 하는 세이와 에리코.
“정말, 둘 다 대체 뭐니? 아, 맞아. 그것보다…….”
나는 당황하며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아, 역시 유키 군에게서 메일이……세 통이나. 유키 군, 걱정하고 있으려나.”
서둘러 답장을 보내기 위해 손가락을 움직인다.
설령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가까이 있으니까 괜찮아. 그리고 앞으로는 얼마든지 함께 있을 수 있을 거야. 그런 미래를 생각하자, 두근거려 온다.
이런 기분이 될 수 있는 걸, 유키 군은 선물해 주었다.
나도, 유키 군에게 같은 기분을 들게 해 줄 수 있었을까.
그래도 지금은 우선.
의외로 걱정꾸러기인 유키 군을 불안하게 만들지 않도록 메시지를 보내자. 디지털 문자에 아날로그인 내 마음을 실어서.
―――그럼, 뭐라고 보낼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