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tie 024 - 지니아 Part 4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7일, 혹은 154시간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이 긴 시간동안 내가 한것은 단 하나, 힐셔 준위와 과나카날을 싸돌아다닌 것 뿐이다. 힐셔 준위가 엔진을 ‘너무나 잘 숨겨놓은 나머지 자신이 어디에 숨겼는지도 까먹어버렸’기 때문에 생겨난, 조금은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에 휘둘려버린 내 잘못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일주일이나 걸릴줄은 몰랐다.
“……듣고 있습니까?”
“네~ 그래도 이거 먼저 드시고 하세요. 아~”
……미치겠구나.
“아니, 안먹겠다는 것도 아니고 내가 내 손으로 먹겠다는건데 왜 그러는건데?”
“귀하신 분들이 손을 쓰는건 밤일때 뿐입니다.”
“당신 그렇게 음담패설하는게 아니야.”
“저는 딱히 아무말도? 떨어지겠어요. 자, 아~”
“아~가 아니…..흡!?”
“거봐요. 그렇게 하니까 얼마나 좋아요?”
그리고 오늘, 대망의 8일째. 빨리 엔진을 찾아서 초계 비행에 나서고 싶은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힐셔 준위는 ‘정글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잘 먹고 푹 쉬고 가야한다’는 논리로 내게 자기가 싸온 도시락을 먹이고 있다. 그러고보니 힐셔 준위는 지난 일주일 동안 도시락을 싸오거나 내게 달라붙거나, 이리저리 끌고다니거나 하는 등 은근히 즐기는 눈치였지. 하지만 덕분에 그 일주일 동안 엔진 없는 내 블랙캣은 비행은 커녕 활주로 근처에 가보지도 못했고, 덕분에 한사람 분의 초계 비행을 더 하게 생긴 다른 기사단원들의 투정을 온몸으로 받아줘야만 했다. 펠츠 소위나 지경이, 경화 같은 말단들이야 이해한다고 처도, 에리카 소령이나 유나 중위, 나탈리, 그리고 사냐 공주 정도의 고참들이면 다들 조금은 이해해 줄 줄 알았는데 말이지. 그 예상은 완벽하게 빗나가버렸다. 이해는 개뿔. 오히려 힐셔 준위에게 가서 멱살잡고 따지려고 하는걸 간신히 뜯어 말린게 어제다. 그 대가로 나탈리와 사냐 공주의 머리를 쓰다듬어줘야 하기는 했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이렇게 투정을 들어주는 것도 굉장히 피곤하다. 왜 그런지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왜냐하면 지금 굉장히 피곤하니까.
“그냥 빨리 좀 가면 안될까요?”
“후훗, 그럼 상을 주실건가요?”
……아니요. 당신이 달라는 상은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어서 안돼.
“아앙~ 그냥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니까요.”
“그러니까 어디를?! 목적지를 확실하게 정해!”
“꺄악! 그걸 어떻게 소녀의 입으로 말할 수 있나요?”
“지난번에 네가 그랬잖아! 바다라고! 바다! 어디를 상상하는거야?”
“말 못해요~”
……돌겠네. 이렇게 말다툼하는 시간이 아까워 죽겠는데말이지, 나는. 내게 엉겨 붙으려는 힐셔 준위를 떼어내려는 순간, 자동차 엔진소리와 함께 밖에서 구원이 도착했다.
“야! 힐셔라는 년이 누구야?!”
……취소.
갑작스럽게 정비대에 처들어온 나탈리와 사냐 공주의 고함에 정비대원들은 엄청난 혼란에 빠져버렸다. 다들 놀라 입이 쩍 벌어진채로 움직이지도 못하는게 딱 마엘스트롬 상태구먼. 아니면 지구 종말을 목격한 그 눈이라던가 말이야……. 어쨌건, 모두들 패닉에 빠져버렸다.
“저저저저저저건?”
“고고고고고공주전하?”
“프프프프프로필라이넨 중위님?”
……다들 랩 하십니까? 갑작스러운 ‘진짜 황족’의 등장에 깜짝 놀라버린 정비대원들이 말을 더듬는다. 하지만 사냐 공주는 그런건 신경쓰지도 않고 정비대원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힐셔 년’을 찾고 있었다. 다들 어디에 있는지 알잖아?
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
“왜 그래요?”
“저…… 어떻게 해요? 공주 전하께 죽을거에요.”
에이, 설마 죽기야 하겠어.
“아니에요, 분명 죽을거에요!”
사냐 공주가 설마 이정도 일로 죽일까봐…… 그러고 보면 나탈리나 사냐 공주의 입에서 ‘년’이라는 단어가 나온건 처음 아닌가?
“이런 도둑 고양이 같은 년.”
고개를 빼꼼 내밀고 사냐 공주를 힐끔거리던 힐셔 준위의 안색이 갑자기 시퍼래졌다. 누군가 힐셔 준위의 옷깃을 잡고 있었다. 뭐, 누구기는 누구겠어.
“사냐! 찾았어.”
“오호라…… 이년이란 말이지?”
……다들 말 참 예쁘게들 하네. 꼼짝없이 잡혀버린 힐셔 준위를 죽일듯이 노려보는 나탈리와 사냐 공주의 표정에 더더욱 위축되어가는 힐셔 준위였다.
“잠깐만, 두사람 다 지금 뭐하려는……?”
부드러운 손이 내 얼굴을 덮쳤다. 에리카 소령?
“쉿! 지금은 그냥 보고만 계시죠.”
“왜? 내 일 때문에 이렇게 된거잖아?”
“글쎄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무슨 소리야? 내 질문에 대답할 마음은 없는지 입을 닫은 에리카 소령은 턱짓으로 힐셔 준위를 꿇려 놓고 인민재판을 벌이고 있는 두사람을 가리켰다.
“고고고고고고고고공주전하…….”
“니가 니 죄를 알렸다.”
덜덜덜덜덜덜덜덜…… 무슨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 마냥 벌벌 떠는 힐셔 준위. 그리고 그 앞에서 의자를 갖다놓고 노려보는 나탈리와 샤나 공주.
“검사? 죄인의 죄목은 무엇이지요?”
사냐 공주의 말에 곧바로 나탈리가 나서면서 두루마리를 쫙 펼친다.……잠깐만. 무죄 추정의 원칙부터 시작하는게 아니라 바로 유죄는 확정된거냐? 무슨 재판이 그래?
“네, 존경하는 재판관님.”
이딴 재판을 존경하지 마!
“죄인은 에르데 제국의 항공 기사이자 제 6 황녀 사냐의 제 1기사, 필그림 사관학교 수석 졸업인이자 제 남편인 소령 이창민에게 멋대로 접근, 근 일주일간 그를 유혹했습니다. 유혹의 방법은 식사 대접, 선물 공략, 데이트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시행했다는 제보 입니다.”
……태클걸게 너무 많아서 어디부터 걸어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다. 우선, 나 네 남편 아니거든, 나탈리? 그리고 뭐가 유혹이야? 데이트 같은 소리 하고 앉아있네. 정글을 그렇게 뼈빠지게 돌아다는게 데이트면 이 세상 남자들이 데이트 한번 해보겠답시고 그렇게 목숨 걸고 살지는 않겠지.
“죄인은 죄를 인정하느냐?”
근엄한 목소리로 말하는 사냐 공주 앞에서, 울기 바로 직전인 힐셔 준위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아아아닙니다당치도않습니다설마제가감히제1기사님께유혹을하다니요,그런일은절대로없었습니다.”
숨, 쉬면서 말해도 된다.
“어허!”
“히이익!”
사냐 공주가 그리 무섭나?
“네 이년! 감히 어디서 거짓을 고하고 있어, 감히 여기가 어느 안전이라고!”
……인민재판에서 나올 말은 아니지
“감히 네가 우리 창민경에게 꼬리를 쳤다는 것을 내가 모를 줄 아느냐?”
“절대, 절대 그럴리 없습니다. 한번만 믿어주십시오, 공주 전하!”
“무슨 소리! 너의 지난 일주일간의 행적을 내가 모를 것 같으냐?”
“거기다 무슨 엔진 찾는게 일주일이나 걸려? 이무리 봐도 일주일이나 걸릴 일은 아니잖아!”
너네가 숨겼어? 실제로 모르잖아.
“그리고, 잠깐만…… 꼬리친거 아니라니까.”
결국 나를 말리는 에리카 소령을 뿌리친 나는 험악해질대로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나탈리와 사냐 공주 앞으로 뛰어들었다. 굉장히 화가 나있는 두사람의 얼굴이 더더욱 험악해졌지만……일단은 생명 하나 구하고 보자.
“창민경은 빠져요”
“넌 빠져!”
……언제부터 내 취급이 이렇게 안좋아졌지?
“아니, 분명 작업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건 맞는데말이야, 그게 힐셔 준위 탓은 아니잖아?”
“아니요. 분명 저 년 탓이에요. 100%!”
“그럼. 이건 여자의 직감이라고. 난 알 수 있어.”
나탈리….... 네 직감은 믿을게 안되는데……
“뭐…뭐라고?!”
이크, 말 돌리자.
“그…그것보다 두사람 다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야?”
“감히, 다른 누구도 아닌 창민경에게 꼬리를 치려고 한 이 몹쓸 년에게 세상의 정의라는 것을 가르쳐주려고 하고 있었죠.”
“뭐가 정의야?!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갑자기 찾아와서 막 화를 내면 되겠어? 절차라는게 있지, 이렇게 부하는 보는 곳에서 혼내면 어떻게 하지는거야?”
다른건 몰라도 그런건 피했어야 했다. 두사람이 힐셔 준위에게 무슨 일로 단단히 화가 나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중요한건 그 화를 당사자의 부하들이 보는 앞에서 풀었다는 것. 상하관계가 명확해야 하는 군대에서 그런짓을 하는건 지휘체계를 박살내는 가장 빠른 방법이고, 동시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전투를 눈 앞에둔 부대의 지휘체계를 박살내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그래서 난 화가 난다. 그런 어리석고 바보 같은 일을 지금 내 부대원들이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건 내 일이잖아. 힐셔 준위는 자기 원래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부탁 때문에 자기 근무시간 쪼개가면서 도와주려한거라고. 그걸 고마워하지는 못할 망정, 그게 오래 걸렸다고 화를 내는건 아니잖아, 둘다!”
“소…소령님 저는……”
“준위는 가만히 있어. 나 할말 아직 안 끝났으니까.”
이런, 실수해버렸네. 힐셔 준위에게는 이렇게 쏘는듯이 이야기하면 안되는건데.
“두사람 정말 실망이야. 다른 누구도 아니고, 설마 사냐와 나탈리, 너희 둘이 이렇게 유치하고 생각 없을줄은 몰랐어. 지금 당장 힐셔 준위에게 사과해!”
그런 내 말에 충격 먹은 듯한 두사람이지만, 나는 별로 달래줄 생각이 없다. 충격을 받아서 좀 반성할 줄도 알아야지. 그래야 다음부터는 이런 일도 없겠지.
“차..창민경이 뭐를 안다고 그래요?!”
“맞아! 창민이 바보! 우리 마음은 하나도 몰라주고!”
잠깐, 맞는 말을 한건 난데 왜 너희가 나한테 화를 내는거냐?
“흥! 바보같은 창민경은 몰라도 되는거에요.”
“그 도둑고양이가 그렇게 좋으면 앞으로 그년이랑 계속 살던가. 우리 부대에 오지 말고!”
……뭔가 안좋은 느낌과 오한이 같이 드는데…… 왜지? 아니 잠깐, 나 지금 왜 매도당한거야?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전개에 어안이 벙벙해진 사이, 타고온 차를 타고 쌩하니 달려가버린 사냐 공주와 나탈리. 뭔가 나중에 큰 일이 생길 기분이다. 산의 기운이 좋지 않아!
……그건 그렇고, 지금은 놀란 힐셔 준위를 달래주는게 맞겠지.
“준위? 괜찮아요?”
“훌쩍…..네……”
이사람은 또 왜 우는건데?
“미안해요. 내가 사과할께요.”
“……아니에요…… 그분들 말이 맞아요.”
……WHAT?
“뭐가요, 준위?”
“전부 제 잘못이에요.”
나는 생각하는 것을 그만 두었다.
“아니 잠깐만. 지금 뭐라고?”
내 질문에 무릎을 가지런히 꿇고 앉은 힐셔 준위가 답했다.
“엔진 어디에 있는지도 알고 있었고, 사실 그렇게 멀지도 않았어요.”
……뭔가 알아서 안될 비밀을 알게되는 기분이다.
“프로필라인 중위님의 말대로, 일주일이나 걸릴 일은 더더욱 아니었고요. 아니, 한시간만 있으면 충분히 고칠 수 있는 문제였어요.”
이봐요, 힐셔 양반. 지금 그게 무슨소리요?
“죄송합니다, 소령님.”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나오는군. 정말 생각하기를 그만두는걸 잘 한것 같다. 아마 왜 그랬는지 생각했다면 내 머리가 터져버렸을테니까.
“농담이죠?”
도리도리, 고개를 숙인채 이리저리 젓기만 하는 힐셔 준위.
아니아니아니아니 잠깐만. 왜 그런거래?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잖아? 일주일이나 나랑 붙어있다고 떡이나오는 것도 아닌데말이야. 거기다 준위 정도쯤 되면 대충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알텐데? 지금 우리에게는 전투기 한대가 급하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을거고. 그렇다면 빨리빨리 찾아서 교체를 해줬어야하는 것 아니야?
“왜 그랬어요?”
……대답이 없다.
“왜 그랬는지 그 이유나 들어봅시다. 왜 그랬어요? WHY? 왜? 그렇게 해주면 내가 좋아할 줄 알았어요?”
……여전히 대답은 없다. 다만 힐셔 준위의 얼굴은 잘 익은 토마토보다 빨개져있을 뿐이다. 머뭇머뭇, 입술을 움직이던 힐셔 준위가 살짝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 엔진을 고..고쳐버리면 저와 소령님을 이…이어주던 고리가 사라져버리고…… 그..그러면 다시는 만나지 못할테니까요.”
엥?
“그….저기….. 소령님은 처음으로 평민이 아닌, 동등한 자..장교로 대접을 해주셨으니까요. 그..그런 소령님 곁에 계속 있고 싶었어요.”
“휴우……”
젠장, 뒷 사정을 알고 나니 이제는 화도 못내겠군. 지금까지 나를 속여왔다는게 여전히 분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충 에르데 제국군 내의 사정을 아는 상황이니 뭐라고 말은 못하겠다. 귀족과 평민들간의 미묘한 대립이 아직도 남아있는게 제국군의 현상황인데, 내가 그런걸 신경쓰지 않았따는 점에서 굉장히 호감을 느꼈다는 말이겠지…… 정말 쓸데 없는거에 호감을 느끼는 사람…아니, 리히트일세.
결국 내가 부끄러움에 빠져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 채 울기 직전에 빠진 힐셔 준위에게 할 수 있었던 말은 단 하나 뿐이었다.
“그런 걱정은 하지 마요.”
“예?”
“앞으로는 어디에 있는지도 아니까 나 보고 싶으면 그냥 찾아오고. 내가 헌병대에 이야기 해놓을테니까.”
“저…정말이요?”
“그럼요.”
“그…그렇게 해도 되요? 저는 소령님을 소령님을 속였는데도요? 소령님의 시간을 뺏었는데도요?”
“이미 지난거, 어쩔 수 없잖아요. 나도 즐겁지 않았던 것은 아니니까.”
그 말에 얼굴이 환해진 힐셔 준위.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 가벼운 발걸음으로 어디론가 가더니 바로 블랙캣의 엔진을 갖고 왔다…….. 뭐야, 이거. 5분도 안걸렸잖아. 곧바로 우리 격납고로 향한 나와 힐셔 준위는 지난 일주일간 먼지만 쌓여가던 내 블랙캣의 고장난 엔진을 들어내고 비교적 멀쩡한 새 엔진을 장착했다. 그래서 걸린게 고작 1시간. 시동까지 걸어보니….. 완벽해! 그래, 이 느낌이라고. 작동도 잘 된다.
그렇게 일주일이나 끌었던 ‘엔진 교체 대작전’은 말이 내렸다.
“이제 그만 들어가세요.”
힐셔 준위를 정비대까지 데려다준 나는 그녀가 정비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기 위해 기다렸다. 정작 힐셔 준위는 내게 빨리 들어가라고 하는 눈치지만.
“확실하게 들어가는거 보고 돌아갈거니까, 준위나 빨리 들어가기나해요.”
내 말에 기분이 좋은듯 수줍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이는 힐셔 준위.
“저….. 소령님?”
“왜요?”
“부탁이 있는데요…….”
“네?”
“저…… 앞으로는 제 이름을 불러주시면 안될까요? 테스텔~ 이렇게요.”
“……왜요?”
“그럴 자격이 있는 분이니까요.”
……이름 부르는데 자격이나 필요해? 하지만 이번에 엔진을 바꾸는걸 힐셔 준위가 아니었다면 분명 해결은 커녕 시작도 못했을것이므로 나는 그녀의 소원 아닌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좋아요, 테스텔. 잘 들어가요.”
“네, 주인님. 안녕히주무세요.”
내가 이름을 불러준게 그렇게 좋은지 해맑게 웃으면서 정비대로 돌아가는 테스텔. 그런 그녀의 뒤를 나는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방금 그녀가 나를 뭐라고 불렀는지 곱씹어보기 시작했다.
방금 뭐라고 했더라?
아, 그래 주인님이라고 했었지……
잠깐만, 뭐라고?
“호오…… 이제는 테스텔이라고 이름까지 부르는 사이에다가 아예 주인이 되셨다……”
“창민경, 뭐라고 해명할건가요?”
“아무래도 저 도둑고양이년의 유혹이 먹힌 모양인데, 사냐?”
“그러게, 나탈리. 아무래도 우리가 제대로 되돌려놓지 않으면 안되겠어.”
“그래. 아무래도 정신이 빠진 놈은 몽둥이가 약이지.”
두사람….. 눈이 죽어있는데요…… 아니, 잠깐만, 다가오지말라고! 손에 야전삽 들고 다가오지 말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