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작품은 葵絵梓乃님의 허가를 받아서 번역했음을 알립니다.
허가해주신 작가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해당작품 본편은 회색빛잔영님, 2side님, 일각여삼추님, PsnPd님, BlueT님, 우드락님, Jemes님이 각기 번역해 주셨고,
번역 감수 및 외전은 저 아이시스가 하게 되었습니다.
모두의 협력 정말 감사합니다.
복사한 데이터와 그의 회의록을 대조하기 위해선, 문화제 전날까지 짜여 진 스케줄표가 꽤 중요한 자료가 된다. 문화제까지 준비 기간 동안, 어느 정도의 업무가 위원회에서 행해졌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히키가야 하치만이 불만을 가졌던 이유 『일을 나에게 너무 떠넘기고 있다』에 대해 알려면 애초에 일감이 얼마나 있었는지 알 필요가 있어서였다.
스케줄표는 바로 찾았다. 그러나, 위원회에 대해서는 유키노시타가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일정을 앞당기거나 인원부족으로 인한 지연이 있었다는 것을 하루노 선배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기에 솔직히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다음 조사한 것이 문실 멤버에게 할당된 직무와 명부표.
명부만 읽을 수 있으면, 히키가야 하치만을 시작으로 학생들에게 어떤 업무가 할당되었었는지 를 바로 알 수 있다.
문화제 실행 위원회 직무로는 위원장, 부위원장 외에도 서기가 2명, 그 아래로 선전 홍보, 유지단체통제, 물품 관리, 보건담당, 회계감사, 기록 잡무가 있었다.
선전 홍보는-- 뭐, 일일이 다시 복습할 필요는 없겠지.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주어진 직무만 판명하면 상관없을 것이다.
그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주어진 임무는 기록 잡무.
「겨우 찾았어...」
「겨우 라니, 아직 조사 이틀째잖아」
「하지만, 전혀 정보가 없었고, 히키타니라고 잘못 알고 있었던 무렵을 생각하면 비교할 수도 없는 진보야. 그렇다고 해도, 기록잡무라...」
「...어울리네」
「...커뮤력과 리스크 관리 관점으로 보면, 할 수 있을만한 일이 기록 잡무 밖에 없어....」
「과연 중증의 고2병 환자라고 소문이 난 사람이네. 그래서, 잡무라면 어떤 일인데?」
「잡무라고 해도 당일에 사진을 찍거나 간단한 서류 일을 하는 정도인 것 같네. 문화제 당일이 바쁜 직무인 것 같아. 유키노시타도 처음에는 이걸 맡았지만, 사가미 미나미에게 발탁되고 난 뒤에 부위원장 직무를 맡았던 것 같고」
「간단한 서류일? ....이게? 무슨 농담?」
나도 같은 의견이었다.
파일을 보면, 회의록 대부분을 한 사람이 담당했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회의록 내용을 보면, 간단한 서류 일이라고 말할 수 없다.
회의록은 그 날 있었던 회의 내용을 정리해서 제출하는 중요한 서류다. 즉, 위원회의 발언들을 제대로 듣고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작성할 수 없는 서류다.
그가 회의록 작성 담당으로 임명되었다고 해도, 이런 일 간단하게 할 수 있었을 리 없다.
「그 다음에 열린 슬로건 회의 내용은 제대로 기입되어 있네. 대충 대충한 느낌도 없고, 제법 착실하게 기입되어 있어 읽기도 쉽고 이해하기도 쉬워. 쓸데 없는 부분은 없는 거 같은데?」
말 그대로, 히키가야 하치만이 작성한 회의록은 읽기 쉬웠다.
많이 요약되어 있지만, 5W1H 로 기술되어 있고, 의제와 논점과 목적을 의식한 문장으로 완성되어 있다. 마치 그 전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담담하게 요점과 결정 사항이 정해질 때까지의 흐름이 기술되어 있다.
고등학생의 회의록으로서는 지나칠 정도로 훌륭한 솜씨다.
다른 회의록도 마찬가지, 매우 이해하기 쉬웠다.
「일단 그날 회의 모습도 조금 쓰여 있긴 하지만, 개요밖에 적혀있지 않네.」
「과연 히키가야도 자기 발언을 그대로 기입하진 않은 거네. 조금 유감.」
「그러네. 잠깐, 이 날을 기점으로 회의록이 늘지 않았어? 지금 이것들을 일자 순서대로 다시 나열했는데 회의록의 7할이 슬로건 회의 이후에 작성된 거야.」
「7할이나? 문화제가 다가오니 회의가 늘어나는 건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지만, 그렇다고 해도 많네.」
그때까지는 회의가 적었던 걸까? 그렇지만 이 양은...
「그럼, 슬로건 회의 날을 경계로 전반과 후반으로 나눠 볼까. 회의록 비율은 전반이 3할, 후반이 7할로 상당히 치우쳐져 있네. 그런데 히키가야가 작성하지 않은 1할 정도는 언제적 거야?」
「히키가야 하치만과 같은 기록잡무인 3학년이 작성했었네. 그렇지만, 어느 시기부터 쭉 히키가야 하치만이 회의록 담당이 되어있어.」
「어느 시기?」
「외부 유지단체 참가가 정해진 며칠 후부터」
「제법 이른 단계인가. 그렇다는 이야기는 사실상 모든 회의록을 히키가야가 작성했다는 이야기네... 뭐, 일하고 있긴 했네.」
더 조사해보면, 히키가야 하치만은 회의록은커녕 선전 홍보 일로도 활약하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내부서버 파일을 조사해 보니, PC에서 데이터가 전송된 흔적이 몇 개 정도 발견되었다.
즉, 회의실에서는 적어도 6대 이상의 PC로 넷 환경이 구축되어 있었던 것 같고, 각각의 PC에서 서버로 엑세스해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환경이었던 것 같다.
또, 회의록을 통해, 히키가야 하치만이 썼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PC를 알아낸 뒤, 이 것을 기초로 서버 파일에 업로드 된 자료들을 조사해 보자, 상당한 수의 안건들을 히키가야 하치만이 소화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라는 이야기는,
슬로건의 사건에서 문실 멤버가 히키가야 하치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인물상인 『히키가야 하치만은 자신이 농땡이 친 건 생각하지도 않고 투덜거렸다.』라는 이야기는 잘못된 거라는 이야기다.
오히려 그 반대, 굉장히 많이 일하고 있었다고 단언할 수 있는 양의 일을 하고 있었다는 걸 엿볼 수 있었다.
[newpage]
동시에, 히키가야 하치만을 포함한 몇 명의 활동 상황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 근처 상황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학생회실에서 조사할 수 있었던 범위 내에서는 어느 학생이 언제 위원회에 출석했었는지 판명할 수 있는 자료가 없었지만, PC에 입력된 것을 찾았다. 그 내용도 신뢰하기 충분하다고 생각해 이것들을 기초로 위원회 출석율과 업무 수행 상황을 산출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들은 이 두 자료를 10분에 걸쳐 분석해서, 대략적인 내용을 표로 정리했다. 그 작업 중 우리들은 바로 어떤 사실을 눈치 챘다.
「....이건 문실 멤버들은 욕먹어도 싸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유키노시타가 부위원장이 된 얼마 후부터 슬로건 결정까지의 기간동안 위원들의 출석률은 정말 좋지 않았다.
문실 멤버는 전원이 60명, 학생회 집행부를 더하면 70명에 가깝지만, 이 기간 동안 중 인원수가 가장 적은 날 출석한 사람이 10명도 안 되는 이상한 출석률. 이런 상황이라면 히키가야 하치만이 말할 필요도 없이 불평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기는커녕, 머지않아 파탄 날 레벨이었다.
「이 중 제일 출석률이 좋은 것은...학생회 멤버를 제외하면, 히키가야 하치만과 우리반 실행위원 두 사람을 포함한 7명 일까나. 그리고 하야마 하야토가 유지 단체 쪽에서 엄청 일하고 있었네. 일부 땡땡이 멤버들보다 훨씬 더 일했어」
하야마 하야토가 문실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 것과, 문실이 큰일일 때에도 돕고 있었다는 것은 처음에도 듣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자료를 정리해서 분석해 본 결과를 본 소감은, 이렇게까지 도와주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었다는 것이다. 유지단체통제라는 말 그대로, 하야마 하야토의 이름 아래로 학교 안에서 결성된 유지 단체의 상연물들을 보기 좋게 분류되어 있는 자료를 보자, 그 남자 얼굴만 아니라 이렇게 일도 잘하는 구나 하고 감탄했을 정도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인원이 부족하다는 현상은 개선되지 않았던 것 같다. 소스는 물품 관리 쪽의 히키가야 하치만과 하야마 하야토가 제출한 동일한 내용의 자료.
「확실히 하야마 하야토와 히키가야 하치만은 같은 반이었지? 히키가야 하치만은 어쨌든, 하야마 하야토가 이렇게 문실에 틀어박힌 것은 반에 있어서는 문제 아니야?」
「그런 식이면 사가미 위원장이 문제야. 니 말대로 라면, 유키노시타의 언니.... 하루노 선배? 까지 문실을 도와주고 있다는 거네. 아무리 두 사람이 우수하고, 안과 밖의 유지 단체의 대표적인 존재였다고 해도, 외부인에게 내부 일을 맡기는 상황을 방치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해.」
「그것은 사가미 미나미만이 아니라 출석률이 안 좋은 멤버들에게도 말해야 되겠지. 이 상황을 용인한 실제 작업 감독들에게도 문제가 있고」
「어째서 이런 상황이....그렇구나, 반을 소중히 라는 방침이 있었지.」
「정말이지 본말전도네. 메구리 선배도 걱정한다구 이건.」
「이 건, 혹시 유키노시타의 언니가 위원장을 했을 때 방침이 아니었을까? 그걸 모방하려고 했는데 잘못 해석해서 농땡이 구실로 삼았다든가」
「딱 잘라 농땡이라고 하는 거야?」
「딱 잘라서 말하는 거야. 너밖에 없으니 별로 상관없잖아. 그리고 부정할 수 없게 하는 서류가 산더미만큼 있고」
「각 반 기획 신청서류 말이네....전 학년 전 반 전부 30개인데, 전부는 귀찮고, 출석률이 나빴던 사람의 반만 그룹으로 나누어 조사해볼까.」
「그게 좋겠네. 이럴 때 엑셀은 편리해-」
「아, 맞아 맞아. 아버지가 말한 거지만, 실제 탐정 업무는 사무 업무에 가깝다고 해」
「사무? 경찰이 아니라?」
「경찰도 내근이라면 기본적으로 서류일이잖아? 전직 경찰들이 탐정이 되는 것은 수사의 노하우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서류 업무고, 공통인 업무도 제법 많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고 해.」
「헤- 체력과 배짱과 추리력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것도 필수이지만, 나이 먹고 가정이 생기면 혼자서는 활동하기 힘드니까 정보 처리 능력이 중요해진대」
흥신소 소장인 나의 아버지는 최근 몇 년 동안 한 번도 개인 의뢰를 받지 못한 것 같다.
그 대신, 아랫사람들이 조사한 정보 정리나 수사의 백업을 중심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런 아버지에게서 너 같은 허당 탐정 소녀가....」
「태어나서 미안! 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
에잇, 바라 건데 누가 이 욕설 좀 중화할 수 있는 해독제를 만들어 줘! 아포키신이 들어간 약이라도 좋으니까!
[newpage]
내부 서버 폴더에 있었던 각 반의 기획 신청 서류는 기획 신청 말고도 진척 상황이나 담당자의 기입 등 보고서 역할도 하고 있었다. 이걸로 이름 같은 걸 참조하면 반의 활동 상황과 문실 멤버의 관계 상황을 조사할 수 있다.
어느 반의 문실 멤버가 얼마나 농땡이를 피웠는지를 '농땡이도'라는 수치로 표현하기로 하고, 또 유키노시타나 히키가야 하치만 등 상시 출석조를 제외한 문실 멤버들의 출석률 평균치를 산출한 후, 이걸 바탕으로 그룹 나누기를 실시했다.
몇몇 반에 수사의 초점을 맞춰 그 반들의 서류를 조사한 것이 20분.
우리들이 낸 결론은--」
「농땡이도가 낮은 사람은 출석률이 낮은 또는 높은 그룹에, 농땡이도가 높은 사람은 평균 출석률 주위 그룹이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내려가는 위원회의 출석률에 비례해 농땡이도는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상승하고 있네.」
「예상한 것 이상으로 생각대로 라는 걸까. 평균 주위 그룹이 농땡이도가 높은 것은 놀라운데.」
「농땡이도가 낮은 녀석들은 반 상연물에 집중하는 것이지만... 평균 주위 녀석들은 반에서도 거의 일하지 않고, 위원회에 나와서도 전혀 일하지 않기 때문에 농땡이도가 높다, 라는 거겠지.」
그 평균도, 그 중에서 그나마 자주 출석하고 있는 몇몇 사람이 끌어 올리고 있는 것이 실태였고, 개근 멤버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즉, 출석률이 평균에 가까운 녀석들은 문실에서도 반에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른바 '출석만'이라는 상태.
반대로 출석률이 극단적으로 낮거나 높은 사람들은 반 및 간접적으로나마 문실에도 공헌하는 비율이 높았고, 그들에 한해서는 방침인 '반을 소중히'를 충실히 지키고 있었던 것 같다.
이상이 결론이다.
히키가야 하치만이 회의록을 작성하고 있었던 이유와 슬로건 전후로 작성된 회의록의 수가 다른 이유도 이것으로 설명을 할 수 있다.
「문제는, 그 평균 주위의 농땡이도에 상당 수의 문실 멤버가 포함되어 있다는 거네...」
그 비율을 출석률로 대략 나타내면 평균6 : 저3 : 고1
단 출석률이 낮은 녀석 쪽에도 농땡이도가 높은 사람이 있었으니, 전체적인 농땡이도는 좀 더 높다.
「위원회에 오지 않아도 땡땡이를 치지 않은 사람이 없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는 역시 땡땡이친 사람의 비율이 많다는 거네. 결론을 말하자면, 거의 다 농땡이 피웠네.」
「유키노시타와 실제 노동 멤버들을 제외한 멤버들의 농땡이도가 이 정도라는 것은, 위원회가 상당히 위험했다는 이야기네. 제일 문제인 것은, 위원장이 평균 그룹에 속하고 있다는 점이야.」
문실 위원장인 사가미 미나미는 이 사태에 대체 뭘 했던 걸까.
그렇게 생각하고 조사해 본 결과가 이것이다.
문제는 반에서라도 제대로 일하고 있었던 것일까, 라는 것인데, 그에 대해서는 조수가 뭔가 생각나는 것이 있었는지, 내 PC를 조작하더니, 응응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반에 대해서는 알 수 없겠네. F반은 연극이니까, 보고서를 쓰는 사람도 일일이 전원의 동향을 보지는 않을 거 같고.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듣지 않는 이상 알 수 없겠네. 다만, 반 안에서더 이렇다 할 직무를 맡지는 않은 듯 해. 문실에는 거의 얼굴만 비추고 만 듯 하고. 활동 기록 같은 자료로 조사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찾을 수 없어.」
「그 이야기는, 별로 일하지 않고 있다는 거야?」
「조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그렇지만 위원장의 일은 기본적으로 요청된 안건의 가부를 정하는 것인데, 어느 시기부터 안건의 승인 스피드가 단번에 상승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과연, 유키노시타인가.....그런 거라면, 실질적으로 위원장의 업무도 유키노시타가 하고 있었다는 거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유키노시타에게 위원장의 일을 위탁하고, 그 이후는-」
「그렇지만, 기록 잡무가 선전 홍보나 물품관리 일을 하고 있을 정도로 일손이 부족했는데 이런 짓을..」
「상주부대와 농땡이도 낮은 무리들 외에는 문실의 진척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일하지 않고 있었다는 거네. 위원장 포함해서」
「그렇게... 되겠네.」
꽤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래서야 위원장이 솔선해서 땡땡이를 쳤다는 일이 된다.
학생회실에서 하루노 선배에게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어쩌면, 이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이런 결과가 나오니 말도 나오지 않는다.
「내 생각엔, 농땡이도 높은 무리들은 위원장의 근무 태도를 보고 농땡이치는 것을 배웠다든가, 유키노시타가 너무 우수해서 자기가 일하지 않아도 별로 문제없다고 생각했던 게 아닐까 하는데」
「유키노시타가 너무 우수했다라.... 확실히, 자료에서 나온대로 라면 인원수가 적어도 일은 진행되었어. 그것이 박차를 가한걸까」
「상주부대가 일 할 인원을 줄일 수 없어서....상주 부대가 다른 일에 고개를 돌릴 여유를 잃어서, 상황을 용인하고 작업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니」
소부 고등학교 문화제 실행 위원회는 완전히 부의 스파이럴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잘도 이런 상황에서 상주부대는 일을 하고 있었던 거네. 하야마 하야토나 하루노 선배의 원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활약은 칭찬받아 마땅했다.
문득, 방과 후 학생회실에서 하루노 선배와 한 대화를 떠올린다.
확실히, 하루노 선배가 유지단체 건을 유키노시타에게 통과시키게 만들 때의 이야기였지--
--그러니까 반을 소중히 라는 방침을 낸 위원장은 훌륭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그것은 문실과 반 활동을 양립하라고 말한 건데 다들 그 말대로 노력해 준 것 같고.
이 말을 듣고, 나는
---혹시 그 결과 일손이 부족하게 되어서, 하루노 선배가 일을 돕게 된 건가요?
그 질문에, 하루노 선배는
---정답은 아니지만 대체로 맞을까.
당시를 떠올린 나는, 재차 그녀에게 전율했다.
그녀는 전부 이야기했었다.
우리들이 각종 자료를 조사하고, 다시 정리해서 얻어낸 정보를 하루노 선배는 리얼타임으로 그 눈으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어째서 이런 단순한 이야기를 좀 더 빨리 이해할 수 없었던 걸까
정답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는 맞을까.
하루노 선배는, 나에게 정보들을 빙 둘러서 가르친 것이지만, 그러나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었다!
이건 하루노 선배가 학생회실에서 이야기해 준 에피소드, 이 말에는 아직도 뒤가 있다.
숨겨진 진실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 이상으로, 이번 문화제에는 소용돌이가 치고 있었다.
2년 전의 재현이라는 정도로 일컬어지는 축제 뒤편이 이런 것이라는 것을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방금 우리들 두 사람은, 그 소수파가 된 것이다.
그럼, 그 슬로건에 숨어 있었던 의도는....
[newpage]
「무슨 일이야?」
매우 걱정스런 얼굴로, 그녀는 나를 힐끔 바라보고 있었다.
「...있지. 이건, 요약하자면, 전반은, 말 그대로 일 떠넘기기나, 꽝이었던 기간인 거지? 사가미 미나미는 출석하지도 않았고, 일은 남아있던 위원들이 직무 담당을 가리지 않고 처리하고 있었다는 이야기인 거네. 요점은.」
「그러네.」
「그리고, 후반에는 슬로건의 한 건으로 좋은 분위기로 바뀐 거지?」
「그 건을 경계로 전반과 후반으로 나누었지만, 후반의 출석률은 조사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해. 이 정도 회의록과 활동 내용 보고서가 있다는 것은 대부분 출석했다는 것일 테니까. 그런데, 조금 전부터 대체 뭐야? 갑자기 화제 전환이라니」
「...슬로건」
「에?」
「히키가야 하치만이 제안한 슬로건, 기억하고 있어?」
「그러니까 확실히..'楽 ~ 나 말고는 즐거운 문화제' 였지? 배경을 안 지금도 재수 없다고는 생각하는데」
그것을 다시 듣고는 생각했다.
확실히 하루노 선배가 한 말처럼 전혀 센스가 없다.
「실은, 달라」
「다르다니 뭐가?」
「슬로건 내용. 하루노 선배에게 들었지만, 진짜 슬로건은 『사람 ~ 잘 보면 다른 한쪽만 즐거운 문화제』라고」
「....사람」
「나도 지금, 겨우 의미를 이해했어. 어째서 이 슬로건이 잘못된 내용으로 소문이 퍼졌는지」
「자, 잠깐 기다려. 멋대로 혼자 납득하지 말아줄래?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줘.」
「사람이라는 글자는 사람과 사람이 서로 지지하고 있다고 이야기들 하잖아? 하지만, 한 사람이 다른 한쪽에 의지하고 있는 것처럼도 보여. 의지하고 있는 사람은 지지해주는 사람에게 응석부리고 있는 거지. 지지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쓰러져 버린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그런 사람들이, 그 때 그곳에는 있었어. 잘 보면 -- 그렇네.」
「그 말은....으~응, 그럼 뭐? 히키가야가 회의에서 한 발언은 사가미 위원장 개인에 대한 비방이 아니라, 문실 멤버 전원에게 하는 말이었다는 것?」
「그렇게 되겠네. 즐거워하는 “한 쪽” --- 위원장, 사가미 미나미를 포함해서 아픈 곳을 찔린 거네.
아마 이것을 들은 문실 멤버들은 아무 말도 할수 없었겠지. 명백한 사실이기도 하고, 너무 정론이라...
올해 문화제 슬로건으로 제안된 진짜 슬로건은 반드시 누구라도 입에 담을 수 없는 정론이었던 거야.
그러니까, 소문이라는 거짓으로 덮어 가릴 수밖에 없었던 거였고...」
어둠과 악의에 의해 저 멀리 매장된 문화제의 뒷 슬로건.
사람이라는 글자는 서로 지지하고 의지하도록 이뤄져 있다.
지지하는 사람은, 자기보다 큰 상대를 지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머지않아 한계는 온다.
히키가야 하치만은 명백히 지지하는 측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의지하려는 드는 사람을 반대로 때려 눕혔던 것이다.
그리고, 때려 눕혀진 무리들의 반발감은 컸을 것이다. 그 결과, 그는 문실에서 꺼려지는 존재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잠깐 기다려」
이야기를 따라올 수 없었던 걸까, 내 이야기는 일단 제지당했다.
언제나 새침한 얼굴을 하고, 대개 철가면인 그녀였지만, 이번만큼은 곤혹의 색을 숨길 수 없는 듯 했다.
「미안, 역시 그렇게까지 형편 좋은 해석은 받아들일 수 없어.
만약 네가 지금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히키가야는 특공을 한 거라는 이야기잖아. 아무리 슬로건이나 문실이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해도, 그런 말을 한다면 상주조와 농땡이조의 균열이 퍼질 수도 있는 일이잖아.
자신의 입장을 희생해서까지 이런 일을 할 가치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
「오히려 균열을 만들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지 않았을까?
그 결과로, 문실은 그 날을 경계로 활동이 활발해졌고 출석률은 높은 수준으로 안정되고.. 좋은 방향으로 흘렀어.」
「설마, 히키가야가 그런 것까지 예상하고 일을 벌였다는 거야?」
「아니. 거기까지는 몰라. 단지 파문을 일으키고 싶었던 것만은 틀림없다고 생각해.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외에도 그런 슬로건을 제출한 거겠지.」
「그 밖에도 제출한 슬로건이 있는 거야?」
「하루노 선배가 당시 제안된 슬로건을 기억하고 있었어. 그 중 이런 것이 있었어.
ONE FOR ALL -- 개인은 전체를 위해..라고」
개인은 전체를 위해, 그러나, 전체는 개인을 위하지 않는다.
귀찮은 업무를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전체를 위해 단 한사람에게 일을 강요한다.
히키가야 하치만은 아니다.
유키노시타도.
아마 하야마 하야토도.
상주하고 있었던, 회의실에서 일을 하고 있던 멤버 전원도.
다른 누군가를 상처 입혀, 그 누군가를 배제함으로, 제외자로 만들어--평안을 얻는다.
그렇게 하나 둘 쌓이는 일들을, 전체를 위해라는 명목의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슬로건을 제출했던 사람이 히키가야 하치만이라는 것은 내 추리에 지나지 않는다.
히키가야 하치만 말고도 이 상황을 타개하려는 의사를 가진 사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슬로건이 악의와 불합리로 왜곡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회의에 이를 때까지의 과정을 찾아 헤맸다.
하루노 선배라는 모든 것을 목격한 여성의 말에서 숨겨진 의도를 발견했다.
이것들 하나하나가 나에게 확신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히키가야의 행위는--」
그녀도,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을 이해해 준 것 같다.
「---그저 봉사잖아.」
허가해주신 작가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해당작품 본편은 회색빛잔영님, 2side님, 일각여삼추님, PsnPd님, BlueT님, 우드락님, Jemes님이 각기 번역해 주셨고,
번역 감수 및 외전은 저 아이시스가 하게 되었습니다.
모두의 협력 정말 감사합니다.
Chapter 14 탐정소녀와 그 조수는 하나의 큰 오해를 푼다.
복사한 데이터와 그의 회의록을 대조하기 위해선, 문화제 전날까지 짜여 진 스케줄표가 꽤 중요한 자료가 된다. 문화제까지 준비 기간 동안, 어느 정도의 업무가 위원회에서 행해졌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히키가야 하치만이 불만을 가졌던 이유 『일을 나에게 너무 떠넘기고 있다』에 대해 알려면 애초에 일감이 얼마나 있었는지 알 필요가 있어서였다.
스케줄표는 바로 찾았다. 그러나, 위원회에 대해서는 유키노시타가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일정을 앞당기거나 인원부족으로 인한 지연이 있었다는 것을 하루노 선배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기에 솔직히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다음 조사한 것이 문실 멤버에게 할당된 직무와 명부표.
명부만 읽을 수 있으면, 히키가야 하치만을 시작으로 학생들에게 어떤 업무가 할당되었었는지 를 바로 알 수 있다.
문화제 실행 위원회 직무로는 위원장, 부위원장 외에도 서기가 2명, 그 아래로 선전 홍보, 유지단체통제, 물품 관리, 보건담당, 회계감사, 기록 잡무가 있었다.
선전 홍보는-- 뭐, 일일이 다시 복습할 필요는 없겠지.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주어진 직무만 판명하면 상관없을 것이다.
그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주어진 임무는 기록 잡무.
「겨우 찾았어...」
「겨우 라니, 아직 조사 이틀째잖아」
「하지만, 전혀 정보가 없었고, 히키타니라고 잘못 알고 있었던 무렵을 생각하면 비교할 수도 없는 진보야. 그렇다고 해도, 기록잡무라...」
「...어울리네」
「...커뮤력과 리스크 관리 관점으로 보면, 할 수 있을만한 일이 기록 잡무 밖에 없어....」
「과연 중증의 고2병 환자라고 소문이 난 사람이네. 그래서, 잡무라면 어떤 일인데?」
「잡무라고 해도 당일에 사진을 찍거나 간단한 서류 일을 하는 정도인 것 같네. 문화제 당일이 바쁜 직무인 것 같아. 유키노시타도 처음에는 이걸 맡았지만, 사가미 미나미에게 발탁되고 난 뒤에 부위원장 직무를 맡았던 것 같고」
「간단한 서류일? ....이게? 무슨 농담?」
나도 같은 의견이었다.
파일을 보면, 회의록 대부분을 한 사람이 담당했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회의록 내용을 보면, 간단한 서류 일이라고 말할 수 없다.
회의록은 그 날 있었던 회의 내용을 정리해서 제출하는 중요한 서류다. 즉, 위원회의 발언들을 제대로 듣고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작성할 수 없는 서류다.
그가 회의록 작성 담당으로 임명되었다고 해도, 이런 일 간단하게 할 수 있었을 리 없다.
「그 다음에 열린 슬로건 회의 내용은 제대로 기입되어 있네. 대충 대충한 느낌도 없고, 제법 착실하게 기입되어 있어 읽기도 쉽고 이해하기도 쉬워. 쓸데 없는 부분은 없는 거 같은데?」
말 그대로, 히키가야 하치만이 작성한 회의록은 읽기 쉬웠다.
많이 요약되어 있지만, 5W1H 로 기술되어 있고, 의제와 논점과 목적을 의식한 문장으로 완성되어 있다. 마치 그 전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담담하게 요점과 결정 사항이 정해질 때까지의 흐름이 기술되어 있다.
고등학생의 회의록으로서는 지나칠 정도로 훌륭한 솜씨다.
다른 회의록도 마찬가지, 매우 이해하기 쉬웠다.
「일단 그날 회의 모습도 조금 쓰여 있긴 하지만, 개요밖에 적혀있지 않네.」
「과연 히키가야도 자기 발언을 그대로 기입하진 않은 거네. 조금 유감.」
「그러네. 잠깐, 이 날을 기점으로 회의록이 늘지 않았어? 지금 이것들을 일자 순서대로 다시 나열했는데 회의록의 7할이 슬로건 회의 이후에 작성된 거야.」
「7할이나? 문화제가 다가오니 회의가 늘어나는 건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지만, 그렇다고 해도 많네.」
그때까지는 회의가 적었던 걸까? 그렇지만 이 양은...
「그럼, 슬로건 회의 날을 경계로 전반과 후반으로 나눠 볼까. 회의록 비율은 전반이 3할, 후반이 7할로 상당히 치우쳐져 있네. 그런데 히키가야가 작성하지 않은 1할 정도는 언제적 거야?」
「히키가야 하치만과 같은 기록잡무인 3학년이 작성했었네. 그렇지만, 어느 시기부터 쭉 히키가야 하치만이 회의록 담당이 되어있어.」
「어느 시기?」
「외부 유지단체 참가가 정해진 며칠 후부터」
「제법 이른 단계인가. 그렇다는 이야기는 사실상 모든 회의록을 히키가야가 작성했다는 이야기네... 뭐, 일하고 있긴 했네.」
더 조사해보면, 히키가야 하치만은 회의록은커녕 선전 홍보 일로도 활약하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내부서버 파일을 조사해 보니, PC에서 데이터가 전송된 흔적이 몇 개 정도 발견되었다.
즉, 회의실에서는 적어도 6대 이상의 PC로 넷 환경이 구축되어 있었던 것 같고, 각각의 PC에서 서버로 엑세스해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환경이었던 것 같다.
또, 회의록을 통해, 히키가야 하치만이 썼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PC를 알아낸 뒤, 이 것을 기초로 서버 파일에 업로드 된 자료들을 조사해 보자, 상당한 수의 안건들을 히키가야 하치만이 소화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라는 이야기는,
슬로건의 사건에서 문실 멤버가 히키가야 하치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인물상인 『히키가야 하치만은 자신이 농땡이 친 건 생각하지도 않고 투덜거렸다.』라는 이야기는 잘못된 거라는 이야기다.
오히려 그 반대, 굉장히 많이 일하고 있었다고 단언할 수 있는 양의 일을 하고 있었다는 걸 엿볼 수 있었다.
[newpage]
동시에, 히키가야 하치만을 포함한 몇 명의 활동 상황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 근처 상황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학생회실에서 조사할 수 있었던 범위 내에서는 어느 학생이 언제 위원회에 출석했었는지 판명할 수 있는 자료가 없었지만, PC에 입력된 것을 찾았다. 그 내용도 신뢰하기 충분하다고 생각해 이것들을 기초로 위원회 출석율과 업무 수행 상황을 산출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들은 이 두 자료를 10분에 걸쳐 분석해서, 대략적인 내용을 표로 정리했다. 그 작업 중 우리들은 바로 어떤 사실을 눈치 챘다.
「....이건 문실 멤버들은 욕먹어도 싸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유키노시타가 부위원장이 된 얼마 후부터 슬로건 결정까지의 기간동안 위원들의 출석률은 정말 좋지 않았다.
문실 멤버는 전원이 60명, 학생회 집행부를 더하면 70명에 가깝지만, 이 기간 동안 중 인원수가 가장 적은 날 출석한 사람이 10명도 안 되는 이상한 출석률. 이런 상황이라면 히키가야 하치만이 말할 필요도 없이 불평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기는커녕, 머지않아 파탄 날 레벨이었다.
「이 중 제일 출석률이 좋은 것은...학생회 멤버를 제외하면, 히키가야 하치만과 우리반 실행위원 두 사람을 포함한 7명 일까나. 그리고 하야마 하야토가 유지 단체 쪽에서 엄청 일하고 있었네. 일부 땡땡이 멤버들보다 훨씬 더 일했어」
하야마 하야토가 문실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 것과, 문실이 큰일일 때에도 돕고 있었다는 것은 처음에도 듣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자료를 정리해서 분석해 본 결과를 본 소감은, 이렇게까지 도와주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었다는 것이다. 유지단체통제라는 말 그대로, 하야마 하야토의 이름 아래로 학교 안에서 결성된 유지 단체의 상연물들을 보기 좋게 분류되어 있는 자료를 보자, 그 남자 얼굴만 아니라 이렇게 일도 잘하는 구나 하고 감탄했을 정도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인원이 부족하다는 현상은 개선되지 않았던 것 같다. 소스는 물품 관리 쪽의 히키가야 하치만과 하야마 하야토가 제출한 동일한 내용의 자료.
「확실히 하야마 하야토와 히키가야 하치만은 같은 반이었지? 히키가야 하치만은 어쨌든, 하야마 하야토가 이렇게 문실에 틀어박힌 것은 반에 있어서는 문제 아니야?」
「그런 식이면 사가미 위원장이 문제야. 니 말대로 라면, 유키노시타의 언니.... 하루노 선배? 까지 문실을 도와주고 있다는 거네. 아무리 두 사람이 우수하고, 안과 밖의 유지 단체의 대표적인 존재였다고 해도, 외부인에게 내부 일을 맡기는 상황을 방치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해.」
「그것은 사가미 미나미만이 아니라 출석률이 안 좋은 멤버들에게도 말해야 되겠지. 이 상황을 용인한 실제 작업 감독들에게도 문제가 있고」
「어째서 이런 상황이....그렇구나, 반을 소중히 라는 방침이 있었지.」
「정말이지 본말전도네. 메구리 선배도 걱정한다구 이건.」
「이 건, 혹시 유키노시타의 언니가 위원장을 했을 때 방침이 아니었을까? 그걸 모방하려고 했는데 잘못 해석해서 농땡이 구실로 삼았다든가」
「딱 잘라 농땡이라고 하는 거야?」
「딱 잘라서 말하는 거야. 너밖에 없으니 별로 상관없잖아. 그리고 부정할 수 없게 하는 서류가 산더미만큼 있고」
「각 반 기획 신청서류 말이네....전 학년 전 반 전부 30개인데, 전부는 귀찮고, 출석률이 나빴던 사람의 반만 그룹으로 나누어 조사해볼까.」
「그게 좋겠네. 이럴 때 엑셀은 편리해-」
「아, 맞아 맞아. 아버지가 말한 거지만, 실제 탐정 업무는 사무 업무에 가깝다고 해」
「사무? 경찰이 아니라?」
「경찰도 내근이라면 기본적으로 서류일이잖아? 전직 경찰들이 탐정이 되는 것은 수사의 노하우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서류 업무고, 공통인 업무도 제법 많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고 해.」
「헤- 체력과 배짱과 추리력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것도 필수이지만, 나이 먹고 가정이 생기면 혼자서는 활동하기 힘드니까 정보 처리 능력이 중요해진대」
흥신소 소장인 나의 아버지는 최근 몇 년 동안 한 번도 개인 의뢰를 받지 못한 것 같다.
그 대신, 아랫사람들이 조사한 정보 정리나 수사의 백업을 중심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런 아버지에게서 너 같은 허당 탐정 소녀가....」
「태어나서 미안! 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
에잇, 바라 건데 누가 이 욕설 좀 중화할 수 있는 해독제를 만들어 줘! 아포키신이 들어간 약이라도 좋으니까!
[newpage]
내부 서버 폴더에 있었던 각 반의 기획 신청 서류는 기획 신청 말고도 진척 상황이나 담당자의 기입 등 보고서 역할도 하고 있었다. 이걸로 이름 같은 걸 참조하면 반의 활동 상황과 문실 멤버의 관계 상황을 조사할 수 있다.
어느 반의 문실 멤버가 얼마나 농땡이를 피웠는지를 '농땡이도'라는 수치로 표현하기로 하고, 또 유키노시타나 히키가야 하치만 등 상시 출석조를 제외한 문실 멤버들의 출석률 평균치를 산출한 후, 이걸 바탕으로 그룹 나누기를 실시했다.
몇몇 반에 수사의 초점을 맞춰 그 반들의 서류를 조사한 것이 20분.
우리들이 낸 결론은--」
「농땡이도가 낮은 사람은 출석률이 낮은 또는 높은 그룹에, 농땡이도가 높은 사람은 평균 출석률 주위 그룹이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내려가는 위원회의 출석률에 비례해 농땡이도는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상승하고 있네.」
「예상한 것 이상으로 생각대로 라는 걸까. 평균 주위 그룹이 농땡이도가 높은 것은 놀라운데.」
「농땡이도가 낮은 녀석들은 반 상연물에 집중하는 것이지만... 평균 주위 녀석들은 반에서도 거의 일하지 않고, 위원회에 나와서도 전혀 일하지 않기 때문에 농땡이도가 높다, 라는 거겠지.」
그 평균도, 그 중에서 그나마 자주 출석하고 있는 몇몇 사람이 끌어 올리고 있는 것이 실태였고, 개근 멤버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즉, 출석률이 평균에 가까운 녀석들은 문실에서도 반에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른바 '출석만'이라는 상태.
반대로 출석률이 극단적으로 낮거나 높은 사람들은 반 및 간접적으로나마 문실에도 공헌하는 비율이 높았고, 그들에 한해서는 방침인 '반을 소중히'를 충실히 지키고 있었던 것 같다.
이상이 결론이다.
히키가야 하치만이 회의록을 작성하고 있었던 이유와 슬로건 전후로 작성된 회의록의 수가 다른 이유도 이것으로 설명을 할 수 있다.
「문제는, 그 평균 주위의 농땡이도에 상당 수의 문실 멤버가 포함되어 있다는 거네...」
그 비율을 출석률로 대략 나타내면 평균6 : 저3 : 고1
단 출석률이 낮은 녀석 쪽에도 농땡이도가 높은 사람이 있었으니, 전체적인 농땡이도는 좀 더 높다.
「위원회에 오지 않아도 땡땡이를 치지 않은 사람이 없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는 역시 땡땡이친 사람의 비율이 많다는 거네. 결론을 말하자면, 거의 다 농땡이 피웠네.」
「유키노시타와 실제 노동 멤버들을 제외한 멤버들의 농땡이도가 이 정도라는 것은, 위원회가 상당히 위험했다는 이야기네. 제일 문제인 것은, 위원장이 평균 그룹에 속하고 있다는 점이야.」
문실 위원장인 사가미 미나미는 이 사태에 대체 뭘 했던 걸까.
그렇게 생각하고 조사해 본 결과가 이것이다.
문제는 반에서라도 제대로 일하고 있었던 것일까, 라는 것인데, 그에 대해서는 조수가 뭔가 생각나는 것이 있었는지, 내 PC를 조작하더니, 응응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반에 대해서는 알 수 없겠네. F반은 연극이니까, 보고서를 쓰는 사람도 일일이 전원의 동향을 보지는 않을 거 같고.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듣지 않는 이상 알 수 없겠네. 다만, 반 안에서더 이렇다 할 직무를 맡지는 않은 듯 해. 문실에는 거의 얼굴만 비추고 만 듯 하고. 활동 기록 같은 자료로 조사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찾을 수 없어.」
「그 이야기는, 별로 일하지 않고 있다는 거야?」
「조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그렇지만 위원장의 일은 기본적으로 요청된 안건의 가부를 정하는 것인데, 어느 시기부터 안건의 승인 스피드가 단번에 상승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과연, 유키노시타인가.....그런 거라면, 실질적으로 위원장의 업무도 유키노시타가 하고 있었다는 거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유키노시타에게 위원장의 일을 위탁하고, 그 이후는-」
「그렇지만, 기록 잡무가 선전 홍보나 물품관리 일을 하고 있을 정도로 일손이 부족했는데 이런 짓을..」
「상주부대와 농땡이도 낮은 무리들 외에는 문실의 진척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일하지 않고 있었다는 거네. 위원장 포함해서」
「그렇게... 되겠네.」
꽤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래서야 위원장이 솔선해서 땡땡이를 쳤다는 일이 된다.
학생회실에서 하루노 선배에게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어쩌면, 이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이런 결과가 나오니 말도 나오지 않는다.
「내 생각엔, 농땡이도 높은 무리들은 위원장의 근무 태도를 보고 농땡이치는 것을 배웠다든가, 유키노시타가 너무 우수해서 자기가 일하지 않아도 별로 문제없다고 생각했던 게 아닐까 하는데」
「유키노시타가 너무 우수했다라.... 확실히, 자료에서 나온대로 라면 인원수가 적어도 일은 진행되었어. 그것이 박차를 가한걸까」
「상주부대가 일 할 인원을 줄일 수 없어서....상주 부대가 다른 일에 고개를 돌릴 여유를 잃어서, 상황을 용인하고 작업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니」
소부 고등학교 문화제 실행 위원회는 완전히 부의 스파이럴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잘도 이런 상황에서 상주부대는 일을 하고 있었던 거네. 하야마 하야토나 하루노 선배의 원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활약은 칭찬받아 마땅했다.
문득, 방과 후 학생회실에서 하루노 선배와 한 대화를 떠올린다.
확실히, 하루노 선배가 유지단체 건을 유키노시타에게 통과시키게 만들 때의 이야기였지--
--그러니까 반을 소중히 라는 방침을 낸 위원장은 훌륭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그것은 문실과 반 활동을 양립하라고 말한 건데 다들 그 말대로 노력해 준 것 같고.
이 말을 듣고, 나는
---혹시 그 결과 일손이 부족하게 되어서, 하루노 선배가 일을 돕게 된 건가요?
그 질문에, 하루노 선배는
---정답은 아니지만 대체로 맞을까.
당시를 떠올린 나는, 재차 그녀에게 전율했다.
그녀는 전부 이야기했었다.
우리들이 각종 자료를 조사하고, 다시 정리해서 얻어낸 정보를 하루노 선배는 리얼타임으로 그 눈으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어째서 이런 단순한 이야기를 좀 더 빨리 이해할 수 없었던 걸까
정답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는 맞을까.
하루노 선배는, 나에게 정보들을 빙 둘러서 가르친 것이지만, 그러나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었다!
이건 하루노 선배가 학생회실에서 이야기해 준 에피소드, 이 말에는 아직도 뒤가 있다.
숨겨진 진실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 이상으로, 이번 문화제에는 소용돌이가 치고 있었다.
2년 전의 재현이라는 정도로 일컬어지는 축제 뒤편이 이런 것이라는 것을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방금 우리들 두 사람은, 그 소수파가 된 것이다.
그럼, 그 슬로건에 숨어 있었던 의도는....
[newpage]
「무슨 일이야?」
매우 걱정스런 얼굴로, 그녀는 나를 힐끔 바라보고 있었다.
「...있지. 이건, 요약하자면, 전반은, 말 그대로 일 떠넘기기나, 꽝이었던 기간인 거지? 사가미 미나미는 출석하지도 않았고, 일은 남아있던 위원들이 직무 담당을 가리지 않고 처리하고 있었다는 이야기인 거네. 요점은.」
「그러네.」
「그리고, 후반에는 슬로건의 한 건으로 좋은 분위기로 바뀐 거지?」
「그 건을 경계로 전반과 후반으로 나누었지만, 후반의 출석률은 조사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해. 이 정도 회의록과 활동 내용 보고서가 있다는 것은 대부분 출석했다는 것일 테니까. 그런데, 조금 전부터 대체 뭐야? 갑자기 화제 전환이라니」
「...슬로건」
「에?」
「히키가야 하치만이 제안한 슬로건, 기억하고 있어?」
「그러니까 확실히..'楽 ~ 나 말고는 즐거운 문화제' 였지? 배경을 안 지금도 재수 없다고는 생각하는데」
그것을 다시 듣고는 생각했다.
확실히 하루노 선배가 한 말처럼 전혀 센스가 없다.
「실은, 달라」
「다르다니 뭐가?」
「슬로건 내용. 하루노 선배에게 들었지만, 진짜 슬로건은 『사람 ~ 잘 보면 다른 한쪽만 즐거운 문화제』라고」
「....사람」
「나도 지금, 겨우 의미를 이해했어. 어째서 이 슬로건이 잘못된 내용으로 소문이 퍼졌는지」
「자, 잠깐 기다려. 멋대로 혼자 납득하지 말아줄래?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줘.」
「사람이라는 글자는 사람과 사람이 서로 지지하고 있다고 이야기들 하잖아? 하지만, 한 사람이 다른 한쪽에 의지하고 있는 것처럼도 보여. 의지하고 있는 사람은 지지해주는 사람에게 응석부리고 있는 거지. 지지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쓰러져 버린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그런 사람들이, 그 때 그곳에는 있었어. 잘 보면 -- 그렇네.」
「그 말은....으~응, 그럼 뭐? 히키가야가 회의에서 한 발언은 사가미 위원장 개인에 대한 비방이 아니라, 문실 멤버 전원에게 하는 말이었다는 것?」
「그렇게 되겠네. 즐거워하는 “한 쪽” --- 위원장, 사가미 미나미를 포함해서 아픈 곳을 찔린 거네.
아마 이것을 들은 문실 멤버들은 아무 말도 할수 없었겠지. 명백한 사실이기도 하고, 너무 정론이라...
올해 문화제 슬로건으로 제안된 진짜 슬로건은 반드시 누구라도 입에 담을 수 없는 정론이었던 거야.
그러니까, 소문이라는 거짓으로 덮어 가릴 수밖에 없었던 거였고...」
어둠과 악의에 의해 저 멀리 매장된 문화제의 뒷 슬로건.
사람이라는 글자는 서로 지지하고 의지하도록 이뤄져 있다.
지지하는 사람은, 자기보다 큰 상대를 지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머지않아 한계는 온다.
히키가야 하치만은 명백히 지지하는 측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의지하려는 드는 사람을 반대로 때려 눕혔던 것이다.
그리고, 때려 눕혀진 무리들의 반발감은 컸을 것이다. 그 결과, 그는 문실에서 꺼려지는 존재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잠깐 기다려」
이야기를 따라올 수 없었던 걸까, 내 이야기는 일단 제지당했다.
언제나 새침한 얼굴을 하고, 대개 철가면인 그녀였지만, 이번만큼은 곤혹의 색을 숨길 수 없는 듯 했다.
「미안, 역시 그렇게까지 형편 좋은 해석은 받아들일 수 없어.
만약 네가 지금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히키가야는 특공을 한 거라는 이야기잖아. 아무리 슬로건이나 문실이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해도, 그런 말을 한다면 상주조와 농땡이조의 균열이 퍼질 수도 있는 일이잖아.
자신의 입장을 희생해서까지 이런 일을 할 가치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
「오히려 균열을 만들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지 않았을까?
그 결과로, 문실은 그 날을 경계로 활동이 활발해졌고 출석률은 높은 수준으로 안정되고.. 좋은 방향으로 흘렀어.」
「설마, 히키가야가 그런 것까지 예상하고 일을 벌였다는 거야?」
「아니. 거기까지는 몰라. 단지 파문을 일으키고 싶었던 것만은 틀림없다고 생각해.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외에도 그런 슬로건을 제출한 거겠지.」
「그 밖에도 제출한 슬로건이 있는 거야?」
「하루노 선배가 당시 제안된 슬로건을 기억하고 있었어. 그 중 이런 것이 있었어.
ONE FOR ALL -- 개인은 전체를 위해..라고」
개인은 전체를 위해, 그러나, 전체는 개인을 위하지 않는다.
귀찮은 업무를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전체를 위해 단 한사람에게 일을 강요한다.
히키가야 하치만은 아니다.
유키노시타도.
아마 하야마 하야토도.
상주하고 있었던, 회의실에서 일을 하고 있던 멤버 전원도.
다른 누군가를 상처 입혀, 그 누군가를 배제함으로, 제외자로 만들어--평안을 얻는다.
그렇게 하나 둘 쌓이는 일들을, 전체를 위해라는 명목의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슬로건을 제출했던 사람이 히키가야 하치만이라는 것은 내 추리에 지나지 않는다.
히키가야 하치만 말고도 이 상황을 타개하려는 의사를 가진 사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슬로건이 악의와 불합리로 왜곡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회의에 이를 때까지의 과정을 찾아 헤맸다.
하루노 선배라는 모든 것을 목격한 여성의 말에서 숨겨진 의도를 발견했다.
이것들 하나하나가 나에게 확신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히키가야의 행위는--」
그녀도,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을 이해해 준 것 같다.
「---그저 봉사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