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작품은 葵絵梓乃님의 허가를 받아서 번역했음을 알립니다.
허가해주신 작가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해당작품 본편은 회색빛잔영님, 2side님, 일각여삼추님, PsnPd님, BlueT님, 우드락님, Jemes님이 각기 번역해 주셨고,
번역 감수 및 외전은 저 아이시스가 하게 되었습니다.
모두의 협력 정말 감사합니다.
부실 문이 닫힌 것을 보고,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 생각한다.
수학여행에서 막 돌아온 참이지만, 내 동호회―――에서 부활동으로 랭크 업한 추리연구회, 기본 명칭, 추리 연구부에 의뢰를 하러 온 사람이 생겼다.
주로 2학년이 남녀불문 들어와서, 어떤 공통된 안건을 나에게 의뢰하면, 적당히 대응하고 돌려보내는 나날들을 요 최근 보내고 있다. 조금 전까지 추리 연구회 상황을 생각하면 의뢰인이 늘어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축하해야 할 일이지만, 의뢰내용이 이렇게 같으면 대응이 곤란하다.
바로 그 의뢰 말인데―――공통적으로 「유키노시타 유키노, 그리고 유이가하마 유이 근처에 남자 그림자가 있으니까 조사해줘.」 이다.
...... 한두 명이면 그래도 우연이란 범위이지만 이걸로 아홉 명째. 슬슬 얼버무릴 수단도 고갈되는 수준인데도 의뢰가 쇄도하고 있다. 그중 여덟 명은 남자. 이상하게도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 유이, 반반으로 의뢰하러 오는 형태다. 유키노시타는 원래부터 인기가 많았다고 해도, 유이가하마 유이의 인기가 이 정도로 높았다니 놀랐다. 문화제에서 라이브 뿐만아니라 체육대회, 그 준비 기간 동안에도 나름대로 활약해서 일까, 조금 경쟁력이 높은 여자아이라고는 생각했었지만, 설마 이 정도 일 줄이야.......
천객만래라 기쁘지만 말이지.
......누구의 것인지 한방에 알만한 의뢰를 이렇게나 많이 들고 와주지 말아주었으면 하는데?
「그렇게 신경 쓰이면 먼저 스스로 알아보란 말이야...... 그나저나, 문화제 소문에 대한 건 벌써 잊은 거냐고......」
남의 말도 석달, 이라는 속담도 상대가 백전연마 스텔스기라면 상대도 안 된다.
문화제도 체육대회도 수학여행도 아직 75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아무도 히키가야 하치만에 대한 소문을 알지 못한다. 소부고 학생들의 관심 유동이 심한 걸까, 아니면 원래부터 관심 없는 녀석을 건드리는 것에 질려 버린 탓일까...... 후자일 것이다, 아마도.
「소문도 체육대회도 얼버무리다 덮어버린 느낌이네. 유키노시타에게 스토커가 있었다는 소문도 깨끗하게 사라졌고, 대충 짐작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히키가야의 이름을 연상하는 사람은 없겠지? 」
추리 연구부의 또 다른 부원인 그녀도 같은 감상을 말한다.
문화제 일들을 나와 함께 같이 조사해준 츤데레 조수도, 이 소문이 너무나 빨리 조용해지는 것에 어이없어하는 듯 하다.
「혹시 그 일을 다시 떠올리고 조사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너 정도 일까, 그런 변덕스러운 녀석.」
「그거 참 미안하네 변덕스러워서.......그렇게 말해도 조사하면 조사한 시점에서 실연 확정이네. 특히 유이가하마 유이라면」
「너 정말 유이가하마 유이가 히키가야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정말이든 아니든, 본인에게 직접 확인 받았고......」
「에? 언제?」
「체육대회가 끝나고 잠깐, 슬쩍 말이지.」
우연에 우연이 겹쳐, 어느 날 나는 유이가하마와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었다.
노리고 접근한 것이 아니다, 정말로 우연히, 그녀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그날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도시락을 건네주고, 러브레터로 위장한 파파라치 고발 글을 넘기는 등, 그날에 대해, 언젠가 그녀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침착하게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나도 자연스럽게 그녀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때 나는 물었다. 「히키가야 하치만을 좋아하지?」 라고.
유이가하마 유이는 당황해 하면서 서둘러 부정하려 했지만, 어느 남학생에게 고백 받았던 그 사건과, 내가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도시락을 건네줬을 때의 반응, 내가 처음으로 F반에 찾아왔을 때 느낀 다른 시선에 대해 순서대로 설명하니 깔끔하게 포기해 주었다.
「그때 말한 거 맞았네?」
「......그 어느 남학생이 유이가하마에게 차일 때 말한 그거?」
「그거야! 어때 ?내 감도 굉장하지!?」
「아 네 네, 굉장합니다...... 저기, 히키가야는 정체가 뭐야? 알면 알수록 어째서 아싸.....가 아니라, 처지가 스팩을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하야마 같은 레벨은 아니더라도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니 몇 명은 있지 않을까? 2학년 F반 구성원 중에는」
하야마 하야토는 문화제 조사를 통해 그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았다. 미우라 유미코는...... 모르겠지만, 유이가하마 유이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토츠카는 친구다. 그리고 내가 보기엔 2학년 F반에 들이 닥쳤을 때 반응이 다른 녀석들과 달랐던 에비나 히나, 히키가야 하치만의 이름을 꺼냈더니 당황했었던 카와사키 사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 나도 뭐, 유이가하마 유이에게 맘 편하게 물어 본 거지만...... 테니스라든가 유도라든가 꽤 잘하고, 얼굴도 눈이 썩은 것만 빼면 미남이라고 부를 수 있는 레벨이고, 국어는......」
「3 등이니까 너보다 위네.」
「...... 그렇단 말이지......젠장.....」
참고로 2위는 하야마 하야토.
어이, 뭐야 그 반 스팩만 생각하면 훌륭한 인물들만 지나치게 모여 있잖아. 그 반만으로도 소설이나 드라마가 완성될 정도로 인재가 집약되었다.
테마는 문화제, 주인공은 히키가야 하치만, 히로인은 유이가하마 유이&유키노시타 유키노......맙소사, 이미 배역은 정해져 있었다. 그 김에 내 활약도 세트로 부탁한다. 투병생활? 있었네 그런 것이.
「이제 너도 할 말 없네. 어이~ 거기 4등하고 자랑했던 사람~」
「시, 시끄러워! 와카나는 등수 밖이잖아! 어이~ 거기 등수 권외!」
「중간고사 수학 10등, 영어 2등, 물리 9등, 과학 12등, 지리 9등」
「 윽..」
재빨리 그녀가 언짢은 얼굴로 담담하게 테스트 결과를 읽어준다.
...... 흥이다, 나도 영어랑 지리 정도는 나름대로 점수 나쁘지 않다고!
「신체능력 테스트 B」
「우..」
이..이건 그거다, 1학기에 측정한 데이터이고 반년이나 지났으니 믿을만한 데이터도 아니고.....!
「특기 요리는 닭 조림, 중학교 때는 수예부에서――――」
「............ 이, 이런 우수한 조수를 획득한 나도 정말 우수하네! ......정말로 분해...... 」
「내 입장으로는 국어는 높은데 다른 과목 점수가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네가 더 신기한데......」
그러게 말이다...... 이, 이상하네. 국어는 모든 교과의 기초가 되는 과목이니까 국어를 잘하면 다른 교과 성적도 좋아야 하는데...... 어라? 전체적으로 보면 나 충분히 상위권에 들어가......?
「아, 그렇지! J반에서 수학이 최하위인 것 뿐이니까」
「최후의 공격 떴어!? 그런 사실은 알고 싶지 않았어!」
국어 한 개라도 내 위에 3 사람밖에 없으니까 충분히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때? 이래 뵈어도 나는 성적 우수, 수재들만 모인 J반의 여자라고요!?
깔보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간단히 보통과 녀석들에게 지면 J반으로서의 프라이드가.....!
[newpage]
「 ―――그러고 보니 유키노시타 상황 말인데」
아까만 해도 잡담하던 분위기였는데 화제가 사라진 것인지, 한순간 진지한 어조로 그녀가 물었다. 나도 그 순간에 마음가짐을 바꾼다.
「내 눈으로 봤을 때, 어떻게 생각하냐고?」
「응」
「...... 너랑 같은 생각이야. 지금까지 하고는 분위기가 달라. 기분이 언짢은 지......어느 때보다 쌀쌀해진 거 같아」
「...... 역시 수학여행 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마지막 날 유키노시타 조금 이상했었고. 셋째 날의 유키노시타의 모습이 뭐라고 할까, 저녁 식사 때 뭔가 바뀐 점 같은 거 있었어?」
「으~응.......같은 반 애들이 어디 갔냐고 물어보긴 했던 거 같은데, 그 외에는 별로 바뀐 점이 없었을걸. 그래도 역시 저녁 식사 후에 뭔가 있었던 것 같고......」
수학여행 마지막 날. 자유 행동을 허락 받은 그날, 유키노시타는 아침부터 어느 새 모습을 감추었었다.
아침 식사 시간 그녀가 없어졌단 걸 눈치 챈 반 일원이 연락을 시도했을 때는, 그렇게 멀리 떨어지진 않은 곳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후에도 유키노시타는 우리들과 행동하지 않았다. 저녁 식사 때까지 어딘가에 있었던 모양이다. 저녁 식사 후에도 모습을 감췄던 그녀에 대해, 다른 맴버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이었지만.
「유키노시타가 넷째 날 독자 행동을 했을 때 말야, 나 유이가하마 유이에게 연락을 했었어. 그랬더니 유키노시타 뿐만 아니라 히키가야 하치만도 같이 있다고 하더라, 아 이거이거 봉사부 활동이구만 했지.」
아무래도 수학여행 때도 봉사부는 활동했었던 것 같다. 따라서 저녁 식사 후에 빠져나간 이유는 대체로 상상할 수 있었다.
구체적인 내용까진 역시 듣진 못했지만, 거기까지는 괜찮았었다.
거기까지는, 말이다.
교토역으로 향하는 버스 집합 시간 아슬아슬하게 유키노시타가 돌아왔다. 얼핏 보기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했던 유키노시타였지만, 나는 그녀가 내던 무척이나 무거운 오라를 감지하고 말았다. 이전에, 내가 유키노시타와 옥상에서 대치했었을 때와 같은, 아니 그 이상으로 가라앉는 기운이 감도는 것을 느꼈었다.
그녀 ―――카나가와 와카나도 그 변화를 눈치 챈 사람 중 하나이었다.
「이제 어떡할래? 또 문화제 때처럼 조사할 거야?」
「이미 했어」
「엣」
「이번엔 유키노시타에게 직접 물어봤어. 히키가야 하치만, 유이가하마 유이 두 사람, 그 두 사람이 이번 의뢰인과 뭔가 하지 않았냐고 말이야. 그랬더니」
「그랬더니?」
「당신에게 알려줄 이유는 없어, 라는 한마디만 들었어」
「뭐, 네가 벌린 일들을 생각하면 그렇겠지. 애초에 너, 관계없는 사람이고. 어차피 또 물고 늘어지고 그랬지?」
「이 이상 추궁해봤자 증거도 잡히지 않으니, 이야기를 듣고 나선 그만뒀어. 이전처럼 길게 대화 하려고 하지도 않았고...... 그래도」
알려줄 이유는 없다―――이 대답은, 봉사부에서 뭔가 일어났다는 걸 긍정한 것 뿐만 아니라 큰 문제가 생겼다고 말한 것과 같다.
유키노시타 답지 않은 대답이다.
이전에도 이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때와는 전혀 다르다.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었다면,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 라는 한마디면 됐다. 유키노시타 정도 되는 머리라면 적당한 말을 골라 대응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기에 , 수학여행 셋째 날 저녁 식사 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사하려고 마음을 먹었을 예정이었는데――――.
「역시나 무리. 단서가 너무 적어, 봉사부 활동이라면 내용적으로도 숨길 수 밖에 없는 사정도 있어. 」
「헤에. 이번은 탐정소녀도 대책이 없는 거네」
「......큭, 한 달 이상 지났는데도 아직 네타 되는 거야..... 그래도 단서 같은 것은 있어. 어쩐지 또 F반 분위기가 이상해졌대」
「또?」
「저기, 또 말이야. 히키가야 하치만 맹비난 하고는 다른 분위기가 된 것 같아, 하야마 미우라 그룹이 상태 안 좋아 보이는 것이 원인이 아닐까 하는데. 내부 분열이 아닐까 싶어...... 이상이 단서」
「거기에 봉사부가 연관 됐다는 보장은 없는데」
「어디까지나 단서 같은 거니까 말이야. 수학여행 가면 다른 반도 인간 관계나 그룹 안에서 여러 일이 있는 케이스는 많으니까, 하야마 미우라 그룹도 똑같았다고 생각해. 봉사부 운운하지 않아도 충분히 있을 수 있어」
이럴 때에 어중간하게 도움이 되는 남자 하야마 하야토에게 물어 보기도 했지만, 또 다시 흐지부지하게 넘어갔다. 이 시점에선 그룹 내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은 확신할 수 있지만, 봉사부가 관련되었는지는 아직 읽어낼 수 없다.
이렇게 된 이상은 히키가야 하치만과 유이가하마 유이에게 직접 말을 거는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으려나......
「내 흥미 본위가 되어 버려서, 파고들게 된 단 말이지......」
「의외로 연애에 관한 거 아닐까?」
「아닐 거야. 그건 옥상에서 유키노시타와 이야기했을 때 이미 부정 당했어」
「그래도 유키노시타, 우리들이 사랑 이야기 했었을 때도 도망갔잖아. 그거 절대로 그거라니까! 너가 말한 건 한 달도 전에 한 이야기 아니야? 그 사이에 유키노시타가 마음을 바꿔도 이상하지는 않아」
「단순히 유키노시타가 그 화제에 끼고 싶지 않았던 거 아니야?」
「아냐 아냐. 왜냐면 사랑 이야기 화살이 유키노시타에게 향했을때, 유키노시티가 문화제에서 누구랑 데이트했는지 물었더니, 유키노시타 말도 안 해주고 나갔잖아. 의식 안 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
「 그럴까?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으~응......」
이제 와서 의식하는 걸까?
혹시 체육제나 체육제 회의 때 본격적으로 뭔가 있었다든지...... 행사 때가 아니라도, 어딘가에서 연애 이벤트가 있었다든지....... 그 옥상에서 완전히 부정 당한 이상, 있을 수 없다 고 말하고 싶기는 하지만 가설로는 가능하다.
생각해 봐, 어딘가에 있는 시계형 마취총 주인도 자주 인용하잖아? 완전히 불가능한 일들을 제거하다 보면, 남은 것이 아무리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해도, 절대 틀리지 않아――― 그래도, 뭔가 일어났을지도 모르니까 인용해봤자 의미 없다.
그래도 혹시 사실이라면 이미 그때 추리로 끝났던 게 아니야~ 라고 생각하게 된단 말이지.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연애뇌 웃기지마(의역) 라고 했지만, 연애라는 문제에 얽힌다고 판단되는 이상 아주 틀린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그래 봐야 유키노시타에게 단락적이라고 지적이나 받겠지.
하지만 그 상황은 뭘까......? 사랑 이야기에서 도망갔으니 그 말대로 인 걸까......?
「「알 리가 없나......」」
나와 그녀가 함께 한숨을 쉬고, 일단 지금부터 할 일을 하기 위한 회의를 열기로 한다.
의뢰인들에게 의뢰 받은 안건은 이미 오래전에 조사해 놓았기에, 내가 의뢰인들에게 보고 해야 할 때가 온다면 유키노시타가 뭔가 큰 움직임을 보였을 때다.
예를 들어, 그래,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고백했다, 이런 빅뉴스가 나올 때라든가.
곧 열릴 학생회 선거에서 봉사부가 모종의 움직임을 보였을 때라든가.
그 기회를 천천히 기다리듯 활동일지를 넘기며, 수학여행 전에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멍하니 회상해 본다.
[newpage]
우선, 그날의 뒤처리부터 기록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후, 나는 히라츠카 선생님과 6교시를 보냈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유키노시타 일행의 라이브를 볼만큼 보고 난 후 교실로 돌아갔다. 속옷은 내가 봉사부실에 있는 동안 세탁과 건조가 다 되어 있었기에, 돌아가는데 불편은 없었다.
그럼, 내가 이것 저것 저지른 짓 때문에 야기된 사건의 전말에 대해 결과 만은 여기에 기록할 필요가 있겠지.
먼저, 2학년 F반에 대해.
3교시 쉬는 시간에 내가 들이 닥친 사건에 대한 것인데, 유키노시타에게 지적 당한대로, 그의 평판에「 J반 여자를 찬 히키타니」 라는 마이너스의 효과가 더해지고 말았다.
내가 고백 같은 언동을 한 것과, 내가 히키가야 하치만과 만나지 않았다는 사실, 이를 옆에서 보고 어떤 추측을 세웠는지 생각하는 것 따윈 어렵지 않다.
히키가야 하치만이 나름대로 입지가 있는 인물이었다면 몰라도, 그 때 그는 소외된 자다. 그런 녀석이 고백한 여자를 찼다고 하면 악평이 퍼지는 것은 명백했다. 다행이었던 건, 하야마 하야토가 이것을 F반 내부에서 어떻게든 막아주었던 것. 다른 반이라면 몰라도 J반 여자가 상대여선, 사가미 미나미와 그녀의 졸개들도 조금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고 한다.
사태 수습을 하기 위해 하야마 하야토와 토츠카, 유이가하마 유이가 나섰던 모양이지만, 그 정도의 사건이었던 만큼 그렇게 간단히 지나갈 사태가 아니었던 탓일까, 세 사람의 힘으로도 잠시 동안은 수습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잠시 동안, 이라고 해도 다음 주 월요일에는 이미 피크가 지나갔기에, 일이 커지지 않았다고는 했지만......
이것 만은, 내 생각이 모자란 탓에 생긴 과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할 수 있는 일은 그것 뿐이었다.
정말로 어리석었다고 밖에 할 수 없다.
――― F반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접근해서, 「미움 받는 녀석이 누군가에게 고백 받다니 이상하다」 라며 사소한 것이라도 그의 평판에 의혹을 던지는 것으로, 그가 문화제에서 한 행동에 대해 의문을 느끼게 한다.
그 직후, 유키노시타와 답 맞추기를 해서 더욱 유키노시타의 연모를 파헤친다.
마지막으로 하루노 회의록을 해방시켜 형세역전 권선징악 만사해결 완전승리로 끝을 낸다.
그것이 나의 계획이었다.
그렇기에 실패했을 때의 백업 따윈 전혀 생각하지 않았었다.
반드시 성공할 거라고 멋대로 확신하고 있었으니까.
정말로 무른 생각이었다는 것을 지금도 반성하고 있다. 나중에, 제대로 히키가야 하치만 본인에게 (유키노시타에게 감시& 연행 아래) 사과하러 갔었지만...... 용서 한다 용서하지 않는다 이전에 어찌 되었든 상관 없는 투였기에, 나는 더 반성했다. 그나저나 유키노시타, 그토록 화났으면서 히키가야 하치만과의 연애 감정이 없다니 역시 거짓말이잖아....... 거짓말한 것은 그 파파라치 자식에게 유키노시타의 별자리가 염소자리가 아닌 물병자리라고 말한 나로 충분한데 말이야.
그럼, 그 파파라치 자식이 어떻게 되었는지, 이것도 일단 언급해두자.
현장에 숨어 조용히 자초지종을 보고 있었던 와카나의 말로는, 내 꿍꿍이대로 그 장소에는 그 파파라치 녀석과 유이가하마 유이가 있었고, 뿐만 아니라, 어째서 인지 미우라 유미코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유키노시타 유키노의 파파라치 사진들.
히키가야 하치만이 파파라치 사진에 찍혀있던 것 이상으로 유키노시타의 도촬 사진이 나돌고 있었다는 사실에 유이가하마 유이가 분노, 같이 온 미우라 유미코 함께 그 자리에서 철저하게 그를 규탄했다고 한다.
잠시 후 히키가야 하치만도 그 자리에 왔고, 점점 심해져서 ――― 와카나가 말하길 「그렇게 불쌍한 장면을 볼 줄은 몰랐다」라며 눈물 없이 말할 수 없는 처참한 광경이었다고 한다.
참고로 그 녀석은 그날 방과 후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연행 당했다. 무슨 짓을 당했는지, 말하면 불쌍해지니까 말하지 말자.
다행히 사회적인 죽음 '만은' 면한 것 같다....... 그런 것이다. 이해해주자.
――――라는 느낌으로, 내 탐정 행위는 훌륭할 정도로 내가 바라는 성과 없이, 오히려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사태를 진전 시켜 버렸다.
그럼, 그 후에 나는 무엇을 했는가.
특별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뭔가 하려고 움직여도 저지 당했다고 하는 편이 맞겠지.
하루노 의사록을 해방하지 못한다면, 히키가야 하치만와 만날 일도 거의 없고, 사가미 미나미 일파의 험담을 없애지도 못했고, 정말로 유감스럽게도 정말로 아무 짓도 하지 않고 지금이다. 그날 밤과 주말, 정말로 행동을 할 지 말지 고민하고 고민했었지만 .......
어쩐지 모르게, 그 봉사부실에서 본 사진이 「괜찮아」 라고 말한 듯한 기분이 들었었다.
그의 옆에는 그녀들이 있고, 그녀들의 옆에는, 그가 있다.
내 생각 이상으로, 그는 사람들의 원의 중심에 있다. 그러니 괜찮다.
게다가 만일의 경우에는 히라츠카 선생님이 있다. 샤워실에서 들었던 이야기는 분명 히라츠카 선생님 나름의 결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만일 그에게 해가 되는 무언가가 일어 난다면, 한 교사로서 싸우고, 지킬 생각을. 하루노 선배도 그런 무서운 물건을 두고 갈 정도이고. ...... 결국 유키노시타에게 들켜버렸고, 쓰지 못했지만 말이지.
그렇게나 불편한 교실이지만 토츠카라는 천사와 히키가야 하치만의 계획을 알고 있던 하야마 하야토가 있다. 조금 서있는 위치가 미묘하기는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상황을 악화 되는 것에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유이가하마 유이도 있다. 그녀만 있어도 일단 히키가야 하치만이 완전히 고립 되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외에도, 내가 교실에서 퍼포먼스를 벌였을 때 신경이 쓰는 듯한 반응을 보여준 사람이 몇몇 있다. 결과적으론 상황은 약간 되었을지언정, 약간이라도 이미지 개선으로 이어진 걸까?
뭐어, 즉, 그, 뭐지?
어떻게 생각해도 내가 나설 자리가 없다, 라는 듯한......
생각 이상으로 히키가야 하치만의 가드는 단단하다, 같은.
오히려 방해였습니다, 같은?
유키노시타는 히키가야 하치만이 비겁하다고 말했지만 말이지, 지금까지 이렇게 열심히 한 나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은 건 전원 비겁하단 말이야. 젠장, 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단 말이야.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이라면, 하루노 회의록를 풀어 사태를 혼란 시키는 정도 ――――아니 그것도 대단한 것이지만, 여러 가지로 백업 체제가 지나치게 만전이라 필요가 없어서 곤란하다. 내가 끼어 들어갈 자리 하나 정도는 비워 달란 말이야. 뭐냐고 이건, 통곡의 벽이냐고. 처녀자리 혼자라면 무너질 수밖에 없잖아.
그런 한심한 결과로 끝이 났기에, 사흘 간 실컷 데리고 굴린 와카나에게는 미안한 짓을 해 버린 걸까, 생각했지만 「너 따위가 유키노시타에게 이기려고 했다니 백년은 일러, 바보」 라고 말했으니 없던 걸로.
그 다음 토요일, 파세라에 가 허니토스트 먹으면서 데드하울링과 킹스로어를 힘차게 부른 것도 좋은 추억이다.
―――그렇게 한가했던 것도 잠시 뿐이었다.
실제로는 봉사부가 또 다시 체육제 라는 큰 이벤트에 수뇌부로서 개입했고, 문실 뒷바라지와 필적할 정도로 귀찮은 일이 또 있다는 걸 알았을 때는 진심으로 기가 막힐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또 사가미 미나미가 일의 발단――― 아니 이번에는 그녀 책임이 아니라, 오히려 사가미 미나미 자신이 앞장서서 사태 수습을 하러 나섰다고 하는. 평가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였었다. 하지만 히라츠카 선생님이 말한 「사람은 인생에서 두 번 이상 반드시 똑같은 실수를 저지른다.」라는 한마디가 묘하게 머리 속에서 울린다.
......어이 어이, 재촉하는 거 아닙니까......
혀 뿌리도 마르지 않은 상태라는 건 말 그대로 이런 거다.
그렇다고 해도, 사가미 미나미는 지지리도 인망이 없구나 ...... 그보다, 이 학교 실은 대규모 행사 같은 거 정말로 싫어하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정도로 학생들 단결력이 없다.
이렇다는 것은 학생회 선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라며,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 일말의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참고로 그 체육 대회인데 사가미 미나미는 의외로 노력했던 것 같고, 히키가야 하치만과 약간 정도는 화해를 했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유키노시타가 그때 말한 대로 사죄하게 했을 지도 모른다. 어떤 방법이었는지는 몰라도 좋을 것이다. 그녀 문제다.
그렇다고 해도, 히키가야 하치만.
그 반칙패는 ......... 좀 참아줬으면 했는데 ...... 같은 홍팀으로서 .......
[newpage]
그 파세라에서 일어난 일이다..
사자자리인 와카나의 킹스로어에 완전히 패한 나는 벌칙으로 드링크 바 멜론 소다를 가지러 갔는데, 본 적 있는 얼굴들이 들어 오는 것을 보았다.
우리 J 반 친구 몇 명.
니시노, 츠유리, 카네자와 등 몇 명.
그 후로는 그대로 흐름을 타 그녀들까지 낀 채 가라오케 파티를 하게 되었다.
...... 우우, 와카나와 단 둘이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 ...... 어쩔 수 없네, 여기서는 세이야 메들리를 불러 그녀들을 쫓아 보내는 작전으로 가자. 페가수스 환상에서 미래 성투사 Ω 까지 단번에 불러 주겠다! 시대는 락이라고 늑대 자리 닌자도 말 했어!
그런데.
「자, 여러분을 이 자리에 모은 것은, 다름 아닌 우리 J 반, 아니, 소부고가 자랑하는 초 절정 재녀,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친밀하게 대하는 사람이 있다는, 어느 소식통을 통해 정보가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그 남자는, 최근 열린 소부 고등학교 문화제에서 유키노시타와 데, 데, 데, 데이트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일단 누구 그 남자에 대해 짐작이 가는 사람 거수!」
나에게 마이크를 빼앗은 니시노가 갑자기 그런 말을 꺼냈다.
네 ~! 그 녀석 HKGY 라는 녀석이야! 증거도 확실히 있어! 유키노시타와 HKGY는 문화제에서 각 반을 돌았고 둘이서 함께 점심도 먹었어! 이건 뭐 이미 커플이라고 봐도 틀림없겠네! 두 사람은 같은 부활 동료라고 하는데, 그건 루즈하게 바큠한 러브 키스를 경험할 가능성도 있어!
......라곤, 입이 찢어져도 말할 수 없지 ....... 그런 말 해봐라, 내일 유키노시타 손에 의해 나는 그 두동강 난다. 엑스칼리버와 도미네이션 랭귀지를 가지고 있는 염소자리에게 잘도 승부를 걸었구나, 나 진다고. 그나저나 이제 슬슬 와카나와 둘이서 노래 부르고 싶은데 ......
적어도 솔져 드림은 부르게 해줘 ,라고 한탄하면서, 일단 모르는 척하며 니시노에게 물어 보았다.
「...... 유키노시타가 남자와 데이트? 문화제에서?」
「그래! 마-짱은 듣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문화제가 끝난 뒤, 히키가야 라는 녀석한테 유키노시타가 스토커 당하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
그것도 아는 이야기다.
또 다른 소문인 애인설과 마찬가지로, J 반 여자 중에서는 내가 누구보다도 자세하게 말할 수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하면 유키노시타에게 어떤 말을 들을지 쉽게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말하지 않는다.
모처럼 이므로, 이 이야기에 대해 의견을 모아 보자.
「그게 뭐야?」
「아 그런가, 마-짱 문화제에 없었으니까 모르겠네? 저기 말이야, 문화제 이틀째, 어떤 남자와 유키노시타가 함께 걷고 있었다는 정보가 나돌고 있어서―――」
조금 캐물어 봤지만, 니시노의 정보는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정보와 거의 다르지 않았다. 이에 관해선 실제로 조사한 나 자신이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와카나처럼 문화제에 떠돈 소문을 기억하고 있는 무리가 있긴 했는데, 그녀들은 그런 집단이었다.
의외였던 건, 그녀들이 그 건에서 나온 남자의 성을 틀리지 않았던 점이었다. 그러나,
「그러니까, 확실히 히키가야에 야와타 제철소의 야와타를 써서 히키가야 야와타 라고 하잖아. 그 유키노시타와 함께 걷고 있었던 남자 이름」
(역주 : 八幡을 읽는 데 두 가지 방법이 있다)
...... 잠깐 기다려 누구야 그 사람.
히키가야 하치만이라는 학생은 있어도 히키가야 야와타이라는 학생은 ...... 어라? 기, 기다려 이것은 서술 트릭의 일종이다. 아소 시게요시와 아소 나루미 정도로 다르다는 거니까.즉 히키가야 하치만이란 학생은 이 학교에 없다! ...... 응?
(역주 :(麻生成美) 成美 이름이 두 가지로 발음된다.)
「문화제에서 유키노시타를 스토킹하고 있었던 녀석인가 보네, 그 히키가야라는 소문의 남자」
「에엣!? 어떤 느낌의 소문이었어!?」
「위원장을 괴롭히기도 했었데. 하야마에게 징벌 받은 것 같지만 ......」
「그게 뭐야 -. 그런 거랑 사귀다니 유키노시타 취향 나쁘지 않아?」
「아니 그래도 유키노시타야? 남자 백 명 찰 것 같은 유키노시타와 함께 있는 남자가 있다는 시점에서 쉬운 볼거리가 아니지!」
「생각해 보면 가능하지 않아? 학년 제일 미움 받는 녀석과 학교 제일 미인 커플! 뭐야 이거 순정 만화?」
여자들이 꺄-꺄 들떠있는 와중, 조금 마음이 괴로운 듯이 입을 연 것은 유리였다.
「나, 유키노시타에게 그이가 생겼다니 기쁜데」
그 목소리가 뚝 그치고, 사기누마가 「무슨 말이야?」 라고 유리에게 물었다.
「A 반에 있는 시노하라, 있잖아? ...... 나 말이야, 시노하라와 같은 중학교 나왔는데 그 ...... 유키노시타를 ...... 」
「그렇구나 ...... 유리 너, 시노하라 좋아하는구나」
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분 탓일까, 질문자인 사기누마의 분위기가 조금 날카로워진 것 같다.
「유키노시타가 신입생 시절에 남자를 차고 다녔다는 이야기가 있었잖아. 시노하라에게도, 고백해도 무리니까 그만두라고 말했지만, 그 녀석 들어주지 않았단 말이야 ...... 그러니까 유키노시타에게 그이가 생긴다면, 시노하라, 유키노시타를 포기하지 않을까 해서...... 」
사라질 듯한 목소리로 유리가 심경을 드러냈다.
이 시점에서 조금 전 이야기를 꺼낸다만, 유키노시타 및 유이가하마 유이에게 접근하는 남자 그림자의 정체에 대해 의뢰하러 온 아홉 명 중, 여자가 한 명 있었던 것은 결코 그 여자가 레즈비언이어서 그런 게 아니다.
그렇다, 유리와 같은 이유로 온 것이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가 이 둘 중 하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 만약 그 두 사람이 누구와 사귀고 있다면 그걸 규명해서 포기하게 만들고 싶다는 의뢰.
물론 의뢰인 여자는 그런 걸 말하지도 않았지만, 레즈가 아닌 한 여자가 여자의 남자 사정에 발을 담을 이유 따위 정해져 있다. 여자의 연애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견제다. 유리도 또한 그렇다, 그 시노하라라는 녀석을 좋아한다고 말함으로써 우리에게 견제를 넣고 있는 것이다.
「좋아, 유리를 위해서라도 유키노시타와 히키가야란 녀석을 이어주자!」
자마가 유리를 격려하려는 듯이 힘차게 외친다. 유리는 기쁜 듯이 고마워 라고 자마에게 말하며 「좋 - 아, 힘내 자 -!」라며 분발하고 있다.
가게 안에서 '유리를 응원하자!' 분위기 그대로, 어떻게 두 사람의 접점을 만들 지에 대한 토론이 시작되었다.
「저기 말야, 히키가야는 하야마랑 같은 반 이지? 그럼, 다음 달에 체육제 때, 유키노시타와 히키가야를 같은 조로 만든다는 건 어때?」
「그거 좋네! 너희들도 생각해 봐! 유키노시타에게 애인이 생길지도 몰라?」
라며, 니시노가 나와 와카나에게도 토론에 참여하라고 했다. 우리는 「그 두 사람은 접점투성이인데 어떻게 할까?」라고 눈으로 대화한 후, 뭐 분위기 때문에 어쩔 수 없네, 라며 합의한 후 참여하기로 했다.
「그리고 --- 으~응, 뭐가 있을까? 」
「미팅 어때? 하야마라도 불러서 말이야」
「그거 좋을 지도! ...... 아, 안 돼 그건. 남자 모두 유키노시타를 주목할 거라 생각하면 재미없어」
「아, 그렇게 되나. 어쩔 수 없지, 유키노시타 미인이고」
「그럼, 이 중 누가 유키노시타를 초대해서 놀고 어떻게든 히키가야를 불러내, 두 사람만 있게 하는 상황을 만든다는 건 어때?」
「꽤 고전이지만 좋네! 그거 채택!」
「우리들이 히키가야에게 어택해서, 유키노시타가 질투하게 하는 건 어때?」
「그것도 좋네! 그래도 그거 유키노시타가 히키가야를 좋아한다는 게 전제잖아? 질투 같은 거 할까나? 」
「문화제 때 함께 돌았잖아? 잘 모르겠지만 개회식 때도 무언가 있었단 거 같고. 절대 질투한다니까!」
「그럼 누가 히키가야의 연락처 얻은 후에, 행동하는 건 어때?」
「좋아! 하지만 그렇게 쉽게 될까나?」
「돼! 자맛치, 귀엽잖아, 뭐 제대로 같이 미인계라도 하면 연락처 얻을 수 있을 거야!」
「에-? 어쩔 수 없네, 유키노시타를 위해 팔 좀 걷어볼까」
「좋아 결정됐다! 마-짱도 부탁할게!」
「난 패스......아마, 갑자기 도시락을 건네주는 걸로 괜찮지 않을까?」
「오옷! 기습인가! 그것도 받을게!」
......어쩌지, 태클이 본문을 못 따라간다.
여러 가지로 무리잖아, 그 계획......
옆에 있는 와카나를 보니, 열기를 띄며 치솟는 회의에 정나미가 떨어진 것 같았다. 내가 살짝 접근하니, 모두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귓속말을 해주었다.
「.......저거, 네가 대부분 했던 거네」
「그렇네.......내가 먼저 했으니 전부 대책 뺐어 갔다고 생각하게 된단 말이야......그리고 별로 효과도 없었고 말이야」
「그런 이벤트 준비하지 않아도, 그 두 사람 매일 부활동 때문에 얼굴 보는데 말이지」
「미인계라고 해도 유키노시타 뿐만 아니라 유이가하마 유이도 있고 말이야. 게다가 봉사부에 상담 메일을 받는 컴퓨터도 설치한 모양이니까, 싫어도 초 근거리 대화도 가능하고」
「의미 없네, 이 회의......」
「애초에 유키노시타는 히키가야 하치만을 그런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으니 말이야......」
그런데 이 회의, 시노하라란 녀석이 유키노시타를 향한 마음을 꺾게 하기 위한 회의인데, 그렇다고 하면 유리를 위한 회의가 아닌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로 유리를 위한다면, 유키노시타를 향한 마음을 유리에게로 바꾸려는 노력,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왕도일 터.
만약 이후에, 유키노시타와 히키가야 하치만이, 유리와 시노하라가, 사귀는 미래가 있다고 치자.
그러나, 유리는 시노하라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아는 상태에서, 시노하라가 아닌 남자가 유키노시타의 그이가 되는 상황을 이끌어낸다는 말이 된다.
그걸 시노하라에게 알려준다면, 과연 그와 그녀의 관계가 이어질 수 있는 걸까.
―――뭐, 작전회의 내용은 이미 내가 먼저 실행했었고. 어차피 물거품이 될 거니까 내버려둬도 괜찮겠지. 와카나도 그걸 알고 있는 모양이고, 나중에 적당히 유리와 시노하라를 이어주는 방침으로 가자. 그쪽이 훨씬 건전하다.
지루한 듯이 있었던 와카나가 내 옆에 붙더니, 「네가 이야기하면 전부 해결되는 거 아냐?「」라고 말했다.
「선택지를 부술 뿐이야. 그리고 나 한테까지 번질 것 같아 싫어.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가장 많이 접근한 여자는 J반에서 유키노시타 다음이 나이고, 분명히 번거로운 요구를 강요받을게 분명해.」
「자업자득이거든요......」
그 후 며칠 지나지 않아, 그녀들의 「유키노시타와 히키가야 야와타의 플래그를 세우자」 작전이 실행되려 했었지만, 내가 체육제 운영 회의에 그 두 사람이 참여한 것을 눈치채자 궤도 수정을 강요받게 되었다. 수정안도 몇 개 제시됐지만, 체육제 운영이 힘든 상태가 된 것을 포함해서 실행하지 못하게 되었고, 얼마 안 가서 작전은 붕괴되었다.
[newpage]
그런 느낌으로, 문화제를 조사하던 그 사흘은 저 멀리, 체육제도 무사히――― 웃기지마 자식들아 일해! 라고 분개하는 마음으로, 나에게도 주위에게도, 딱히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갈 무렵. J반을 포함한 2학년들은 일주일 앞둔 수학여행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다. 수학여행지는 교토. 너구리라든가, 변재천이라든가, 사이토 슈타로(모리미 도미코의 '달려라 메로스' 의 주인공)라든가, 이 세계에서 교복 소녀가 날뛴 일본의 고도(古都)다.
참고로 내가 노리고 있는 대학도 교토에 있어 보러 가려고 생각 중이다.
소부 고등학생 라는 진학교 학생이 아니더라도 알 정도로 유명하다, 혹은 이렇게 노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꽤 이름이 알려진 대학이다.
사실 대학에 가지 않고 탐정 사무소에서 수행할 작정 이였지만――――그 한 달 전 사건을 계기로, 대학에 가서 지식을 쌓고 자신을 갈고닦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칠칠치 못하고 미숙함이 넘치는 탐정으로선 치명적인 단점을 가진 채로 진짜 탐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 사건은 나 자신의 진로를 바꿔서 다행이다 라고 할 정도로 나에게 있어 좋은 약이 되었다.
탐정소녀에서 벗어나자
이것이 당면 나의 목표이자, 지표이니라.
탐정 업무와, 성적에서 좋은 점수를 따는 과정은 똑같은 것이다.
닥친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이끌어 낸 대답을 쓴다. 의뢰인이 문제를 가져오고, 해결하기 위해 힘을 다하고, 보고한다. 본질적인 과정은 같다. 대학 수험부터 대학 졸업까지 이것이 반복 될 테니, 그렇다고 하면 레벨이 높은 곳에서 노력하는 것이 수행이 되지 않을까. 필연적으로, 높은 학력을 가진 녀석들과 교류하면, 그것 만으로도 지식과 견문이 넓어질 테고, 친해질지도 모른다. 관서 지역은 전국적으로 봐도 이름 있는 진학교가 많으니까, 그런 저런 이유로 그곳을 택했다.
그곳이 교토.
그리고 나는 교토로 간다.
그곳에서 나는 탐정소녀에서 조금씩 허물을 벗어 나갈 것이다.
진로를 확실히 정한 것을 진로지도 선생님에게 말했더니 많이 놀랬다. 문화제 전에 진로 희망표를 제출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적혀 있는 대학과 내가 가고 싶은 대학 이름이 달라 어떤 바람이 분 거냐고 물었지만, 이유를 설명하니 어쨌든 납득은 한 것 같았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로 학력과 학비 면에서 불안 요소가 있었기에, 그 점을 포함해 상담을 받았다. 학비보다 우선 학력이 먼저라는 것으로, 우리 학교 학생도 상당수 다니고 있는 학원을 소개 받았다. 들어보니 유키노시타도 다닌다는 학원 답게, 학력 향상을 위한 환경이 갖춰져 있다고 한다. 지금 내 학력, 특히 이과계열이 조금 힘들긴 하지만 거기서 열심히 한다면 매울 수 있는 범위 안이라고 해주었다.
학력에 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J반 여자란 이름은 겉멋이 아니다.
그런 것으로, 진로지도실에서 그 학원 팜플릿을 받은 그때였다.
누군가 문을 똑똑 두드렸다.
선생님이 들어오세요 라고 말하자, 한 여학생이 들어왔다.
「아」
「앗」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그녀는 나의 얼굴을 보고, 의외라는 듯한 목소리가 겹쳤다. 그 모습을 본 선생님이 신기하다는 눈으로 「아는 사이야?」 라고 물었다. 아는 사이라고 하면 아는 사이지만, 꽤 일방적인 아는 사이라고 하자. 뭐라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는 건 저쪽도 마찬가지인 듯, 손가락을 뺨에 대고 쓴웃음을 지었다.
「선생님 상담 끝난 거 맞죠? 다른 학생이 있으니까 전 이만.」
나도 쓴웃음 지으며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 어색한 듯이 그녀와 엇갈리며, 진로지도실 문을 닫았다.
「......아니, 그, 역시 긴장돼」
그녀와 접촉할 기회가 그 사건 이후에는 없었기도 했고, 동시에 성대하게 오해 받을 만한 행동을 한 것도 있어서 아무래도 피하게 되었었다. 문화제 수사가 막바지를 맞이하고 있을 때 그녀를 있는 대로 이용해 버린 빚까지 있다.
그러나 모처럼 기회다.
인사하기에 이렇게 좋을 때도 없다.
「―――감사합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다시 문이 열리고, 나와 엇갈려 들어온 여학생이 퇴실한다. 그 타이밍을 재고 말을 걸었다.
「수고했어」
「아, 고마워―――에에에에에엣!?」
그녀가 조금 오버 리액션으로 놀랐기에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해버렸다.
「미안해, 놀래 킬 생각은 없었어.―――유이가하마 유이」
「깜짝 놀랐어~ 그.. 그러니까, 분명히 J반의......」
「한 달만, 일까? 날 기억해줘서 다행이네」
「......탐정소녀?」
「......우우, 뭐, 그 탐정소녀야」
이, 이건 내가 유이가하마 유이 앞에서 탐정소녀 라고 자칭한 것이니까, 그녀도 나를 탐정 소녀 이라고 부르는 것은 당연한 거고,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필요한 것이니까 일시적으로, 탐정......소녀라고 불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라니, 얼마나 탐정소녀 라고 불려지고 싶지 않은 거야.
라고 생각하고 있자니, 그녀가 나를 들여다보듯 보고 있었다.
「......혹시 날 기다린 거야?」
「응, 그날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고 싶어서」
「괘, 괜찮아! 조금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힛키도 유키농도, 별일 없었다고 했고......탐정소녀가 나에게 사과할 필요는」
「아니야, 유키노시타를 불러내기 위해서 같은 이유로, 오해할만한 짓을 많이 한 건 사실이야, 미안해」
나는 유이가하마 유이를 향해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당시 그녀는 어디에서 어떻게 봐도 내 피해자다. 사실은 좀 더 빨리, 당일 안에, 늦어도 다음 주 월요일에 사과했어야 할 상대였다. 이렇게까지 질질 끈 건 내 태만, 상황이 나쁘다며 도망쳤기 때문이다.
「저, 저기...... 일단은, 장소 바꾸지 않을래?」
아직 곤란한 걸까, 유이가하마 유이가 나를 중앙동 외부 복도로 데려갔다.
[newpage]
「.........」
「.........」
지금, 나와 유이가하마 유이는 중앙 정원 벤치에 앉아 있다. 서로의 손과 손이 닿지 않는 뭔가 어색한 거리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멍하니 석양으로 물드는 교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장소를 바꾼 뒤로, 뭐부터 말해야 좋을까 찾아 보았지만.
그런 침묵 중, 처음 입을 연 건 나였다.
「그, 정말로......그러니까......나에 대해, 유키노시타에게 들은......거, 지?」
「으, 응......유키농의 반 친구이고, 힛.......무, 문화제에 대해 조사하고 다녔다고. 그래서 그런 일을......」
「정말로 미안해, 휘말리게 해서」
「괜찮아! 난 벌써, 그, 엄청 놀라긴 했지만......오히려 내가 답례 해주고 싶을 정도로. 유키농의 사진에 대한 거라든가, 힛키에 대한 거라든가」
「힛키?......아아」
히키가야 하치만, 그 중 앞 글자 히키를 따서 힛키......켁, 꽤 싫은 별명이네...... 그래도 어째서 일까, 그때 교실에서 본 그에게는 딱 맞는 별명일지도......
「앗! 아, 아니야. 그게 아냐! 단지 내가 멋대로 힛키를 힛키라고 부르고 있을 뿐이라, 모두가 그렇게 부르는 건―――」
「괘, 괜찮아! 유이가하마뿐인 거지? 히키가야 하치만을 힛키라고 부르는 건. …그치?」
「맞아 맞아 나만이야 나만!......이제 와서 바꿀 수도 없고」
「문제 없어! 나도 말이야 사람을 풀네임으로 부르는 버릇이 어떻게든 해도 고쳐지지 않아서......」
서로 헤헤헤, 얼굴을 마주 보며 쓴웃음을 짓는다.
뭘까, 이 손으로 더듬는 듯한 느낌은
「―――고마워」
유이가하마 유이가 자세를 고치고,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했다.
「답례라니 그럴 거 없어. 그런 감사 받을만한 일 하나도 하지 않았어. 그러기는커녕, 히키가야 하치만의 입장을 더욱 나쁘게 했어......유이가하마에게 무슨 말을 들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히키가야 하치만과 같은 F반, 같은 부 일원으로서, 내 기습과 다름없는 돌격은 꽤 민폐였을 터. 파파라치의 증거를 건네준 것 만으로 없었던 일이 될 리가 없다. 게다가......
「너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런 고백 같은 말을...... 정말로 미안해!」
그렇게 말하자, 유이가하마 유이가 몇 초 동안 굳어지고 얼굴이 새빨갛게 되었다.
도시락을 건네줬을 때 난투극 같은 반응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마음 속에서 비가 내린 듯한 표정으로 누구보다도 불안하게 나와 히키가야 하치만을 보았던 그녀.
내 입장에서 보면 그녀가 누구의 몸을 걱정하고 있었는지, 어떤 말을 듣고 싶지 않았는지, 그 의뢰가 어떤 것인지 알고 싶을 테니 어쩔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잠깐, 나 별로 힛키를 좋아 하는 게......!」
「......그리고, 실은......」
현재 앉아있는 이 벤치에서 문득 떠오른 그 일.
문화제 수사 이튿날, 난 그녀가 어떤 남학생에게 고백 받고 있던 것을 자초지종을 엿듣고 있었다. 그 때 유이가하마 유이가 남학생을 찬 일련의 흐름을 떠올리며, 2학년 F반 돌입 할 때를 생각하며 하나씩 설명해 나간다.
「―――너가 히키가야 하치만을 좋아하는 걸 알고, 그런 짓을 해서 정말 미안해」
얼추 말을 끝내니, 유이가하마 유이는 감탄한 듯한 표정으로,
「......굉장해, 정말 탐정이라서 뭐든지 알아맞히는 거네......」
라며, 날 칭찬해 주었다.
음. 역시 내 연애 사고는 추리적으로 친화성이 높은 것 같다. 그래도, 이 자리에 유키노시타가 있었다면, 유키노시타에게 말했다면 또 다시 NG 내버릴 것 같은 증명이네.......뭐,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자.
「까놓고 물어봐도 돼? 어떤 점이 좋아?」
「엣―――!......그, 그게 믿어주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상냥한 점, 이라 든가......일지도......」
조금 망설이는 듯이, 유이가하마 유이가 말했다.
「탐정도......힛키를, 좋아하는 거지?」
「잠깐―――! 아니 아니! 그건 너희들 봉사부가 얼마나 사이가 좋은지 시험해보기 위해서 한 거고, 결코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호의를 가지고 그런 건 아니야!」
물어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건 아니라고 부정하겠다. 히키가야 하치만을 조사한 것은 정말 이틀 뿐이고, 그 이후로 만난 건 우연히 마주친 정도가 고작이다. 고작 이 정도로 그를 안다고 해도 그를 좋아하게 되진 않는다.
「그, 그래도, 유키농이 가지 않았더라면 힛키와 도시락을.......」
이번에는 걱정하는 듯이 말꼬리를 흐리며, 쭈뻣쭈뻣한다. 우우, 이건 확실히 오해를 풀지 않으면.
「유키노시타가 오지 않았어도 혼자서 밥을 먹었을 거야. 히키가야 하치만에게는 옥상에 오지 않도록 여러 가지로 손도 썼었고......그러니까 그, 히키가야 하치만을 남자로서 좋아하는 게 아니야. 너에게 그런 생각을 갖게 해서 유키노시타와 연계하도록 유도를 한 것 뿐이고......」
결코 그런 마음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라고 단언한다. 뭔가, 변명 하는 듯한 문구가 되어버렸다...... 거봐, 유이가하마 유이도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어, 라니, 내가 나쁜 거잖아.
「그, 그렇네. 힛키에게 그런 일이 있을 리가」
라며, 유이가하마 유이가 안심한 듯이 웃었다. 그러 게나 말이야, 그럴 리가 없잖아......라니 아무것도 아닌 듯이 히키가야 하치만을 디스하고 있잖아 이 아이.
참고로 연애에 대해서 라면, 나는 지금까지 그런 유쾌하고 친한 이성과의 만남은 없다. 여자가 9할인 J반에 있는 데다가, 부원 수 제로인 추리 연구회에 소속된 있는 이상 남자와의 접점이 있을 리가 없지.
그래도, 지금으로선 그이가 필요하다든가 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떤 의미로는 확실하게, 히키가야 하치만은 나에게 있어 내 마음을 흔드는 남자였다.
고작 사흘 동안 수사를 하면서, 그가 저지른 짓을 조사하고, 그 결과로서 얻은 것과 잃어버린 것을 알고 말았기에, 어쩌면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비슷한 감정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른다. 연애 감정인지 흥미인지, 사실 잘 모르겠다.
마치 내 생각을 읽은 것처럼, 유이가하마 유이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저기, 어째서 힛키에 대해 조사 한 거야?」
「......유키노시타에게 안 들었어?」
「조금은 들었지만......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고......그래도 신경이 쓰여서」
......그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 옥상에서 바라본 유키노시타는, 내가 일 년 반 가깝게 본 것 중에서 가장 분노의 감정을 표출한 데다가, 이야기 내용도 쉽게 말할 내용은 아니었으니까. 유이가하마 유이로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어프로치를 받는다면 놀랄 테니, 유키노시타가 말하고 싶든 아니든 알고 싶을 테고.
「들어도 어이없을 뿐이야」
「그렇다고 해도, 나는 듣고 싶어」
그녀는 다짐한듯한 어조로, 그러나 시선은 교정으로 향한 채로 말했다.
「......딱히, 이렇다 할 강한 동기 따윈 없어. 아무도 오지 않는 추리 연구회 활동에 질려서, 우연히 히키가야 하치만의 소문을 듣고, 호기심에 휩싸여 이것저것 조사해 보았을 뿐」
조사하고 조사해서 깊이 들어가고, 멋대로 자폭하고.
그 후 다시 생각해 봐도, 결국 나는 나 자신을 만족 시키기 위해 히키가야 하치만이 문화제에서 저지른 일련의 사건을 조사하고 이용한 것에 불과했다. 조사 욕구, 행동 욕구, 살짝 스파이 같은 활동――― 그렇지만, 만약 깊고 강한 동기가 있다고 한다면.
나는, 히키가야 하치만의 처지와, 과거 내 처지를 겹쳐 보고 있었던 것이다.
「조금 옛날 이야기를 해도 괜찮아?」
[newpage]
유이가하마 유이는 묵묵히 내 시선과 같은 곳으로 몸을 돌렸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소부고등학교가 자랑하는 안 뜰, 리얼충들이 점심시간에 꽃을 피우는 쉼터다. 지금은 우리들만 있고 아무도 없다. 석양 때문일까, 옆에서 본 그녀는 어쩐지 슬픔을 띤 늠름한 표정이었다.
「유이가하마는 말이야. 친구란 건 어떤 계기로 잃는다고 생각해?」
엣, 입에서 놀라는 소리가 새어 나가는 것이 들렸다.
「아, 뜬금없었겠네. 뭐, 됐어...... 나는, 정말 사소한 계기였어. 중학교 3학년 봄이었을까. 1학년 때 같은 반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비교적 친한 사이가 되었었지만」
내가 한 말이지만, 였다, 라는 형태의 과거형을 쓴 것에 움찔한다.
「반 편성 때문에 서로 다른 반이 되었었어. 교실 위치도 멀었고...... 」
중학교는 고등학교와 다르게 교실이동이 그다지 많지 않다. 그 반을 지나치며 이동할 만한 곳은 가정과실과 음악실 정도 밖에 없었고, 3학년이라 이것저것 할 것도 많았다 보니 필연적으로 얼굴을 보는 일이 줄어 들었다. 당시에는 휴대폰으로 방과후에 연락을 하는 일도 드물었다.
그래도 적극적으로 그녀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반편성 전까지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나는 본심을 알게 되었다.
「우연히, 그 아이가 있는 반을 지나가게 되었는데.......그 아이, 험담으로 들떠있었어」
교실에 몇 명이나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꽤 큰 목소리로 특정인물에 대한 험담을 하고 있었던 건 기억하고 있다.
신체적 특징이나 행동, 아무 생각 없이 했던 말이나 있는 일 없는 일, 웃을 수 없는 이런저런 일을 우습게 여기며 모두 같이 비웃는다.
문 하나 두고 일컬어지는 『특정 누군가』 는 그 자리에 굳어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정말 최악이었어. 『다른 반이 되어서 다행이다~. 그 걸래 년, 나를 따라오는 물고기 똥 같아서 역겨웠어』라든가 말이야.」
아직 약한 편이었을까. 듣고 싶지 않은, 들으면 쓰러질 것 같은 것을 차례차례 말했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농담이기를 바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례차례 심신을 날카롭게 배는 말들이 귀로 뛰어들었다.
그녀들은 내가 엿듣고 있다는 걸 모르는 채, 험담을 더욱 늘어 놓는다. 울기 전에 한마디라도 하려고, 교실에 들어가려던 순간이었다.
누군가 내 어깨를 잡아, 만류해준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는 「저 녀석들 말이 심하네. 내가 한마디 해줄게」 그렇게 말하고 기세 좋게 교실 문을 열고, 그녀들에게 주의시켜 주었다.
그러나
일단 주의한 다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 금붕어 똥 말이야, 교실 앞에서 부들부들 울 것 같은 얼굴로 떨고 있었어」 라고, 사람을 바보 취급한 말이었다. 웃음이 터져 나와, 조롱하면서 교실 문 앞에 서있는 내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고함칠 기력도 잃고, 포기한 듯이 그 자리를 떠났다.
반편성이 이루어진지 2주 후 벌어진 일이었다.
「14년 동안 살면서 처음 알았어, 진짜 쓰레기가 있다는 것을 말이야. 무서웠어, 정말......그래서 생각했어. 듣기 좋은 이야기도, 우정도, 돕기 위한 정신도, 그런 건 가면으로 사람을 판단할 뿐인 녀석들의 헛소리다, 라고.」
그 후 관계개선은 보이지도 않고, 언제부터일까, 이름조차 서로 기억못할 정도의 사이가 되었다.
「바보 같은 이야기야」
그렇다고 해도, 사돈 남말 할 수는 없겠지. 그 녀석이 나를 전혀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처럼, 막상 본심을 들으면 배신당한 듯 한 기분이 든다―――라는 자기 멋대로인 감정.
그녀들하고 그걸 계기로 완전히 연을 끊고, 남은 중학교 생활은 공부로 지냈다.
부활동도, 연애도, 방과 후에 어딘가에서 노는 것도 그만두고 공부해서, 자기 말고는 아무도 다닐 수 없는 레벨의 학교를 찾았다.
반 편성으로 인한 인간관계에 변동이 없다면 나름대로 인간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통학가능범위 중 찾은 곳이 바로 이곳 소부 고등학교 국제교양과, J반이었다.
「여기서 지금까지의 인간관계를 리셋하고 처음부터 다시 해주겠어. 라는 게 중학교 3학년 때 내 마음의 버팀목이었어.―――고교데뷔하러 온 거야, 소부고에는」
J반을 고른 것은 일종의 도박이었다.
딱히 외국에 흥미도 인연도 없는 내가 들어가, 의식에 차이인지 뭔지 그런 이유로 대립 할 것이라는 건 쉽게 상상이 되었고, 반편성이 없다는 것은 반의 의지와 결정적으로 적대 비슷한 걸 하게 되는 순간, 이곳 생활은 끝난다. 남자보다 여자가 많은 반이라고 하면 모두 단짝이니 아가씨라니 망상을 펼치는 남자들이 흔하지만 오히려 반대로, 문제가 일어나면 가장 음습하게 되기 쉬운 환경이다.
그래도 또, 친구를 잃어버릴 수―――아니, 친구라고 생각했었던 상대가 실은 친구가 아니었던 것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는 일심으로, 성가신 인간관계를 구축하고 싶지 않았던 나는 소부고등학교를 목표로 했다.
너무 겁쟁이인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 지금도 가끔은 생각한다.
아무 일 없이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친구라고 부를만한 상대와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는 것은 확실치 않다. 오히려 그 반대 케이스가 더 많다,
「그래서일까, 히키가야 하치만의 소문에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은」
그러나 그는, 그런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정말로, 그는 소문대로의 인간인 것일까.
실은 폄하되고 있는 건 아닐까―――그렇다면 내가 정의의 탐정으로서, 모든 걸 파헤쳐 주겠다고.
히키가야 하치만이 소문대로의 인물이라면, 유키노시타 유키노, 혹은 사가미 미나미를, 바로 내가 지키겠다고.
그래도, 그런 애 같은 마음보다도, 이 소부 고등학교도 중학교와 마찬가지로―――겉모습 밖에 보지 않는 녀석들이 넘치는 장소가 될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지만, 그때 나......아니, 이것도 아니구나. 정말 그런 장소가 싫다고 생각했다면, 히키가야 하치만의 소문을 들었던 시점에서 소문 그 자체에 혐오감을 느끼는 게 보통이겠지.
『―――그래도 앞으로 나가고자 한다면, 다시 한 번 묻겠어..―――당신의 최종적인 목적은 무엇인지, 말해 보렴』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했었던 그 질문 지금, 대답하자――― 한때 자신의 구제.
그와 나를 맞추며, 그를 돕는다.
히키가야 하치만을 향한 악의 있는 속삭임을 멈추는 것보다 우선 해버린 감정.
그건 사람 돕기도 탐정 일도 아닌, 단순한 영웅소망 성취나 다름 없었다.
아무리 봐도 자기만족.
듣기 좋은 것만 보려고 했다는 것은 잘 안다.
분명 그런 감정을 유키노시타는 간파했던 것이다. 내 행동이유를 물은 이유가 나에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겉모습 밖에 보지 못하는 사람을 진심으로 상대할 생각이 없다.
그렇기에, 소문에서 진실 근처까지 도달한 내 진의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판단하려고 했던 것이다.
마나츠루 마코토가 진짜인 가짜인지 파악하기 위해서.
『히키가야 하치만을 정말 제대로 본 걸까?』
그녀가 정말로 묻고 싶었던 것은, 바로 이것이었던 것이다.
「나는 히키가야 하치만 같이 헌신은 할 수 없어. 그래서...... 조사해서, 그가 했던 것을 알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어. 그렇게까지 누군가를 위해 애쓰는 녀석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반드시 어떻게든 하고 싶다고. 그는 분명 마음 깊숙한 곳에 정말 소중히 해야 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고, 그렇게 생각했어.」
생각해 보아도, 나는 아무 것도 떠올릴 수 없었지만 말이야.
내 이야기를 마치자, 이제까지 계속 조용히 있었던 유이가하마 유이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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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은, 힛키가 평소에 어떤지 알아?」
「평소 히키가야 하치만?」
「힛키는 말이야 평소엔 엄청 불성실해. 전만큼은 아니지만 부활동도 나랑 유키농이 있는데도 슬쩍 돌아가려고 한 적도 있었고, 뭔가 생각했다 하면 놀랄 정도로 힘 빠지는 아이디어나 내고, 그렇지 않아도 평소 소극적인데다가, 나도 유키농도 꽤나 질리기도 하고. 항상 뭐랄까 나는 전업주부가 될 테니 일하고 싶지 않아 라고 말하고, 하나 하나 옛날 일을 말하면서 자폭하고, 뭔가 있으면 날 바보취급하고. 분명 꼴사나운 점이 더 많아, 힛키는」
라고, 빠른 말로 그녀는 히키가야 하치만의 평소 모습을 말했다. 마지막 부분은 완전히 푸념이었다. 그래도 지적하자, 잠깐 기다려봐. 전업주부는 뭔데 전업주부는.
「저기 들어줘, 힛키는 말이야 지난 번 체육대회에서――――앗 이건 말하면 안 되는 거었네」
「머리띠 색 속인 거?」
「엣, 어떻게 아는 거야!? 혹, 혹시 본 거야?」
「봤다기 보단 눈에 띄었어. 우연히 백팀의 봉이 잘 보이는 위치에 있어서 말이지......지켜보고 있던 건 아니니까.」
다시 말하는데. 정말이야?
유키노시타와 너가 열심히 무언가 보고 있던 모습이 신경 쓰여서 나도 모르게 시선 끝을 따라 갔을 뿐이야?
그리고 그 반칙은 솔직히 조금 그랬다. 그런 수가 있었다니 하고 꽤나 감탄했어. 다른 학생들 반칙이 어떤 건지는 모르지만, 나름대로는 괜찮았는데. 치바전에서 해버렸다면 좋았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했었고 말이야.
「그렇구나......」
유이가하마 유이는 가슴을 살짝 쓸어 내렸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래도 이상한 곳에서 성실해서 꽤 신경을 써 버려, 힛키는. 그렇게 이래저래 얼버무리려고 해」
라며, 푸념이 아닌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세세한 걸 잘 눈치 채고, 닿고 싶지 않다고 상대가 생각하는걸 알고 접촉하지도 않고, 말하지 않아. 그게 정말 고마울 때도 있지만......그래도 정말 얼버무리면 안 되는 것은, 힛키는 절대 하지 않아. 뒷맛이 나빠도, 자기 나름대로 끝내려 해. 그때도......」
「그때......?」
윽, 나도 모르게 추궁했다.
유이가하마 유이는 앗 하는 표정을 짓고는,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빙글빙글 꼬았다. 물으면 안 되는 것이었구나 하며 취소하려고 했는데 유이가하마 유이가 말을 이었다.
「약간 이전 이야기인데, 힛키와 서먹서먹해졌을 때가 있었어. 그때 나는 봉사부에 있을 수 없게 되어서 도망쳤었어. 지금까지 내가 힛키를 상처 입혔던 것과, 힛키 앞에서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무얼 말해야 좋을지, 모르게 되어버려서......
그때 유키농이 없었다면, 나와 힛키는 분명 타인 같은 관계가 되었을지도 몰라」
「유키노시타가 너희 사이를 다시 돌려놓은 거야?」
「힛키는 전부 없었던 일로 하자고 했는데 말이야. 끝내려고 하고 잃으려고 하고...... 난 그걸 받아들일 수 없어서...... 동정이라든지 그런 마음으로 대한 적 없는데. 그때 힛키도, 사과할 때 힛키도, 뭔가 책임감 덩어리 같았어. 그래서 말이야, 나는 내가 힛키를 무리 시킨 게 아닌가 생각할 때도 있어. 지금도......」
말하면서 유이가하마 유이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하지만 울 것 같은 풀 죽음이 아니다.
어딘가 그늘진 모습, 마치 예전에 그녀 자신이 눈물을 흘려버렸던 당시를 말하는 듯 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해?」
「유키농이 곤란해지면 도와줘, 라고 힛키와 약속했었으니까」
「......그런 약속을 했었어?」
「응..... 조금 이것저것이 있어서」
아 역시나.
유키노시타와 옥상에서 마주했을 때 봉사부에 불화가 있었다는 걸 지적했었지만, 내 추리대로 무언가 있었나 보다. 그것에 대해 파고들 생각은 없다만, 히키가야 하치만이 문화제 때 한 일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상당히 넓고 큰 의미를 지녔다는 이야기가 된다.
사가미 미나미를 구제하기 위해
문실을 소생시키기 위해
유키노시타 유키노에게 손을 뻗는다.
여기까지는 추리였었다. 그가 움직인 이유는, 거기에 또한 『유이가하마 유이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라는 동기도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그 약속이 히키가야 하치만을 괴롭힌 것이 아닐까, 라고 그녀는 생각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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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힛키가 자기를 위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했다는 건 알아. 그렇지만, 자기를 희생하려고 한 것이라는 전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야. 전에도 그랬었어…… 나는…… 이제 힛키가 자신을 희생시켜 무언가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 보고 싶지 않아. ……이렇게 말해도, 힛키도 이제 싫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그래도 나와 한 약속이 힛키가 그렇게 하도록 움직인 마지막 동기가 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하면, 굉장히 무서워」
그녀는 자기 때문에 무리한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같은 입장이라면 그 정도까지 고민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만약 와카나와 내가 무슨 약속을 하고, 그 결과, 와카나가 터무니 없는 취급을 받게 된다면 자신을 탓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을 것이다.
무서운 것은 상대의 질책이 아니다.
재난을 불러 버린 자기 생각이나 감각에 무서움을 느껴버리는 것이다.
옥상에서 대치하며 『진실』을 말했을 때의 유키노시타도 마찬가지로, 그녀도 또한 그가 당시 처한 상황에 대해서 뭔가 자기 책임을 느끼고 있던 것처럼 보였다.
히키가야 하치만이나 사가미 미나미만이 부의 감정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의 진심을 알든 모르든, 내가 아는 사람 중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은 사람은 하루노 선배 정도다.
그래도, 그 책임 소재가 사실은 어디에 있는지는 듣고 있다.
사건의 책임을 지는 존재는 봉사 부원 누구도, 문실 누구도 아닌 감독하고 있었던 어른에게 있다고 하면.
아이를 지켜야 할 책임을 완수할 수 없었던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고, 내가 동경하는 선생님은 말했다.
궤변이라는 것을 알아도, 그것이 책임이라고.
그렇지만 유이가하마 유이에게 이것을 말해도 반드시 납득하지 않을 것이다.
「유이가하마」
그래도 무엇을 말해야 좋을지, 나이기에 더욱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나는 맹장염 때문에 문화제에 참가 할 수 없었어. 퇴원해서 J반에 돌아왔더니, 모두 입을 맞춰 문화제가 즐거웠다는 말했어. 내 눈앞에서」
아무튼 부러울 따름이었지만 마음 속에서는 명왕 왕림이었으니까. 견삭(羂索)을 손에 넣었다면 결가부좌(結跏趺坐)를 하면서 단단히 묶여라. 특히 문화제를 계기로 사귀기 시작했다든가 하는 커플 같은 건 수수께끼의 단죄를 받아 버려라! 바사라단 깡!
어쨌든 문화제는 누구에게나 즐거운 것이었다는 것이다. 너무 부러워서 행동을 저지를 정도.
히키가야 하치만의 처지에 나 자신을 겹친 것도 있지만, 반 친구 입에서 전해지는 열광하는 모습이 나도 즐기고 싶어서 행동을 저질러 버릴 만큼, 좋은 문화제였던 것이다.
……실제로는 뒤에서 이런저런 것이 있었지만, 그것들은, 많은 학생들에게는 별개의 이야기.
「그것은 유이가하마와 히키가야 하치만과 약속을 한 덕분이야. 약속을 지켜, 유키노시타와 문실을 부활시켰어……그 결과 모두가 즐겁다고 해주었으니까」
이것만은 양보할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그의 행동은, 약속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있었냐고 외치고 싶어질 정도이니까.
유키노시타의 말 그대로 그 자신을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형태로 유이가하마 유이와 한 약속을 지켰을 뿐이다. 그녀도 또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자기 자신을 탓하고 있다.
「그야 무리 했어, 그는 말이지. 문화제 자료와 증언만 뒤쫓은 나라도 알고 있는걸」
그러니까 할 수 있는 말이 있다..
문화제 수사 중, 그와 연관된 사람---하야마 하야토, 토츠카 사이카, 시로메구리, 유키노시타 하루노, 유이가하마 유이, 모 파파라치 자식, 유키노시타 유키노,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들은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나도 그런 결말이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 밖에 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유키노시타는 말했다.
어떻게든 해주고 싶어도, 그렇게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아무것도 시켜 주지 않는 것이 히키가야의 비겁한 점이라고.
「그렇지만, 너가 약속하지 않았다면 반드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 바뀌지 않은 채로--- 그건 아닐까」
유이가하마 유이의 고민에 대한 나의 회답은, 심할 정도 막연한 대답이었다.
아무 해결이 되어 버려 않는다.
오히려 그는 많은 일그러짐을 받아, 모든 걸 바꾸어 버린 제물이라는 것을 긍정하는 것 같은 발언이다.
하지만 실은, 그것과 이것은 별개의 문제이며.
애초에 그녀의 고민은 제대로 말하자면 고민할 것도 없는 것이기에.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시타가 힘들어 했기에 히키가야 하치만과 약속을 한 거지?」
「……응, 그래」
「그렇다면 책임을 느끼지 않아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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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간단한 일이다.
책임이라는 둥, 자기가 한 말 때문에 무리했다는 둥,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대답은 아주 심플하다.
「힘들어 하는 친구를 보면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너도, 히키가야 하치만도」
말하자면, 히키가야 하치만이 약속을 지켰던 것도 유이가하마 유이가 약속을 했던 것도 모든 것은 그 마음 때문이다.
누군가 힘들어 하면 돕고 싶다.
그것으로 좋지 않은가?
「……그래도, 그래서 힛키는 그렇게 고생했고」
「그렇지만, 유이가하마가 한 건 아니야. 나는 봉사부가 어떤 상태였는지는 모르지만, 두 사람 어색했던 거지? 그런데도 유이가하마는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유키노시타가 힘들어 한다면 도와달라고 약속했어. ……이게 뭐가 잘 못된 거야?」
이런 결단, 두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관계를 한 걸음 더 내디딜 용기가 없으면 할 수 없다.
두 사람을 생각하고, 앞으로를 생각하고, 약속을 주고 받았던 것이다. 틀린 것이 아니다.
「그래도 너가 그의 행동에 책임을 느낀다면---또 같은 미스를 일으키기 전에, 아니, 다시 같은 미스를 범한 후에, 그와 함께 틀리지 않도록 노력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
내가 다른 사람에게 들은 말을 빌려서 말한다면, 인생에서 두 번, 같은 미스를 저지른다.
그 때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말하는 시추에이션이 다시 올지도 모른다.
그렇다, 틀린 것은 행동의 결과이고 취소가 되지 않는다. 한번 잘못을 저지르면, 거기서부터 반격을 꾀할지, 잘못된 채로 방치해 두다가 가라앉기를 기다리든지.
선택해야 할 길은 둘 중 하나.
「대체로 그 때 말이지 히키가야 하치만도 엉망진창 힘들어 했을 거야. 그럴 때--- 돕고 싶다고, 힘이 되고 싶다고 나라면 생각하지 않았을 거야」
그것은, 이미 그녀가 내린 결론이다.
그러니까 유이가하마 유이가 걱정할 필요는 없다.
행동은 어쨌든,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틀린 게 아니니까.
해답은 이미 얻은 채였다.
「거기에, 문화제에서 일어났었던 일, 히키가야 하치만에 대한 소문의 진상을 밝힐 수 있었던 것은 유이가하마가 결정적 수단이 되었기 때문이야? 유이가하마가 없었으면, 너가 두 사람을, 두 사람이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없었으면, 나는 쭉 오해한 채로, 잘못된 채로---문화제를 아쉬워 했을 거야.
그러니까, 말하게 해줘.
유이가하마양은 제대로 두 사람 사이를 채워주고 있어. 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내가 가슴을 피며 보장할게!」
가슴은 그렇게 없지만 말이지.
전에도 비슷한 말을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녀에게는--- 유이가하마 유이에게는, 정말로 감사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절대로 나만이 아니다.
히키가야 하치만은 그녀와 한 약속에, 유키노시타는 그녀의 배려와 염려에, 후회도 주눅도 꺼림칙함도 없이, 정말로 순수한 감사를 품었을 것이다.
나는 아직 이 세 사람과 친한 건 아니다. 그렇지만.
소문으로, 자료로, 추리로 생각한 것뿐이지만, 그래도
그 정도는 안다.
왜냐하면 기쁘니까.
그런 사람이 있어 주었다는 것이.
유이가하마 유이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나를 조금 바라보다가 아래를 바라본 뒤, 하늘을 보며 살며시 말했다.
「……유키농도, 이런 기분이었을까나……」
저녁 하늘로 사라질 듯한 작은 목소리로.
언제를 생각하고 한 말인지 나는 모른다. 그럼에도 무언가 납득 한 것처럼 그녀는 미소를 띄우며 저녁 하늘을 바라 보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고, 그녀가 생각하는 누군가들에 대해 생각하고는, 하나 묻고 싶어졌다.
이런 걸 물어보는 나는, 역시 유키노시타의 말을 아직 납득하지 못한 걸까.
「저기, 유이가하마, 만약---」
유키노시타가 히키가야 하치만을 실은 좋--- 라고 이야기를.
「…………」
훗, 마음 속으로 자신을 쳐 말을 멈추었다.
하아.
이런 건 내가 물어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또 무엇을 말해버릴 생각일까, 나는. 아무리 묻고 싶어도 마음 속에 넣어 두어야 하는 것이 있다. 물어서, 뭔가 돌이킬 수 없는 감정을 넣는 것은 안 된다. 내 탓에 귀찮은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악업이다.
[newpage]
「―――혹시, 글러먹은 남자 좋아해?」
「하, 하아!? 그, 그럴 리가 없잖아! 힛키가 그럴지는 모르지만,그렇다고 글러먹은 힛키가 좋다든가 그런 거 아니야」
「나, 히키가야 하치만 이라고 말하지 않았어」
「아. ………,흐 흐름 상 힛키 이야기잖아! 별로 글러먹은 힛키가 좋다든가 그런 건……그래도 그런 말을 들어도……?」
혼자 사고의 미궁을 비집고 들어가고 있는 것을 보고, 나는 후훗, 웃는다.
아, 이 아이 굉장히 괴롭히는 보람이 있네 라고 생각하면서, 안뜰을 조금 바라며 이런 말을 했다.
「정말 유이가하마는 재미있네. 그렇지, 히키가야 하치만?」
「에엣!?」
당황해 하면서 유이가하마 유이는 두리번두리번 주변에 사람 그림자가 있는지 찾는다. 물론 거짓말이라는 것을 바로 눈치채고 유이가하마는 푸우- 그런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성격 나빠-」
「미안, 무심코 먼가가 씌어서……. 그렇지만 정말로 그를 좋아하네」
쓴웃음을 지으며 말하자, 그녀는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사랑스럽다. 이건 절대로 남자에게 인기다. 절대로 남자들은 보지 못하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며, 지금 얼버무린 질문에 대해 생각했다.
만일 물어서, 어떤 대답을 했다고 하자. 그러나 유이가하마 유이에 대답하게 해 버리면, 생각 하게 하고 말하게 해 버리면 향후, 유키노시타를 대할 때 태도가 바뀌어 버릴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제일 악질인 것이라면, 그 사태를 부른 원인이 나라고 해도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망칠 만큼 망치고, 무관계를 가장하면 된다. 실제로 거의 나는 세 사람과 무관계이고.
이런 녀석이 탐정이 목표라면 악취미이고, 이거면 신용도 실추해 버릴 것이다.
그러므로 그녀에게 유키노시타에 대해 묻는 건 악질이다.
만약 나중에, 그에 가까운 전개가 세 사람 앞에 기다리고 있더라도 나는 그곳에 없으니까.
반드시 내가 방관할 수조차 없는 장소에서 적막하게 끝장난다. 수라장을 부를 필요도 의무도 없다.
그가 누구를 선택할지.
지금은 아무도 모른다.
비록 그 경위에 대해 조사할 때가 온다고 해도, 아마 보고서로 정리할 때는 오지 않겠지. 조사할 뿐인 촌스러운 취미라는 나쁜 이야기도 없을 것이다. 그런 것 미궁에나 빠져 버려.
그런 것이야말로 탐정의 영역에서 빗나가--- 아니, 2학년 J반 탐정소녀, 마나츠루 마코토이니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그렇게 되었을 경우 나는 어느 쪽을 응원해야 될까.
할 수 있을까.
―――아마 오지 않는다, 그 기회도.
「그럼 나 부활 있어서. 지금쯤 유키농도 힛키도 부실에 있을 거야」
「그래. 이런 이야기에 어울려 주어서 고마워」
「아니야. 유키농의 반 친구하고 이야기할 수 있을 기회는 그다지 없고」
「교실에 있을 때의 유키노시타에 대해, 조금도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괜찮아?」
「그럼 또 이야기하자, 아! 맞아 부활 가기 전에 주소 알려줘! 그럼 언제라도 이야기 할 수 있지?」
「괜찮아?」
「탐정이 괜찮다면」
그렇게 말하며 유이가하마 유이는 스커트 주머니에서 데코폰을 꺼내 나에게 보여 준다.
정말이지…… 그 웃는 미소는 비겁하다.
「……고맙게 받을게」
블레이저 코트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프로필 화면을 보여주고 그대로 유이가하마 유이에게 전한다. 그러자 유이가하마 유이가 눈을 깜빡 거리며, 의아한 듯이 스마트폰을 받고는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1분 후에 받은 스마트폰에는 방금 받은 메일이 한 통. 유이, 라는 제목으로 번호와 주소가 기재되어 있었다.
「잘 부탁해, 마나츠루. 만약 뭔가 고민이 있다면 언제라도 봉사부에 와줘. 나도 유키농도 힛키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이쪽이야말로. 유이가하마. ……그렇지만, 괜찮아. 나는 나대로 해볼 테니까. 거기에 유키노시타에게는 환영 받을 거 같지도 않고」
「에? 유키농, 마나츠루를 싫어하지 않을걸?」
「엣?」
그래?
그토록 철저하게 뭉갰기에, 나 쭉 유키노시타가 싫어할 거라 생각했는데.
「마나츠루, 괜찮으면 지금 나와 부실 가지 않을래?」
「그렇지만 나 봉사부에 의뢰할만한 고민은…… 거기에 부실로 가서 실례하는 것도 좀」
「실은 체육제가 끝나서 의뢰가 없어서 한가해, 봉사부. 그러니까 마나츠루가 놀러 와도 괜찮아」
「하, 하지만 뭔가 의뢰가 있을 지도 모르고……」
거기에 내가 봉사부실에 들어갔을 때의 유키노시타의 리액션이 생생하게 상상되니까 싫다.
하지만 유이가하마 유이는 그런 것은 신경도 쓰지 않은 모습으로 나를 재촉한다.
「괜찮으니까 괜찮으니까! 그럼 가자!」
그녀의 기세에 떠밀리는 형태로, 나는 오른손이 잡힌 채 특별동에 발을 디디게 된 것이다.
허가해주신 작가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해당작품 본편은 회색빛잔영님, 2side님, 일각여삼추님, PsnPd님, BlueT님, 우드락님, Jemes님이 각기 번역해 주셨고,
번역 감수 및 외전은 저 아이시스가 하게 되었습니다.
모두의 협력 정말 감사합니다.
Chapter 24 지난 일들을 회상하며 미숙한 탐정은―――
부실 문이 닫힌 것을 보고,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 생각한다.
수학여행에서 막 돌아온 참이지만, 내 동호회―――에서 부활동으로 랭크 업한 추리연구회, 기본 명칭, 추리 연구부에 의뢰를 하러 온 사람이 생겼다.
주로 2학년이 남녀불문 들어와서, 어떤 공통된 안건을 나에게 의뢰하면, 적당히 대응하고 돌려보내는 나날들을 요 최근 보내고 있다. 조금 전까지 추리 연구회 상황을 생각하면 의뢰인이 늘어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축하해야 할 일이지만, 의뢰내용이 이렇게 같으면 대응이 곤란하다.
바로 그 의뢰 말인데―――공통적으로 「유키노시타 유키노, 그리고 유이가하마 유이 근처에 남자 그림자가 있으니까 조사해줘.」 이다.
...... 한두 명이면 그래도 우연이란 범위이지만 이걸로 아홉 명째. 슬슬 얼버무릴 수단도 고갈되는 수준인데도 의뢰가 쇄도하고 있다. 그중 여덟 명은 남자. 이상하게도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 유이, 반반으로 의뢰하러 오는 형태다. 유키노시타는 원래부터 인기가 많았다고 해도, 유이가하마 유이의 인기가 이 정도로 높았다니 놀랐다. 문화제에서 라이브 뿐만아니라 체육대회, 그 준비 기간 동안에도 나름대로 활약해서 일까, 조금 경쟁력이 높은 여자아이라고는 생각했었지만, 설마 이 정도 일 줄이야.......
천객만래라 기쁘지만 말이지.
......누구의 것인지 한방에 알만한 의뢰를 이렇게나 많이 들고 와주지 말아주었으면 하는데?
「그렇게 신경 쓰이면 먼저 스스로 알아보란 말이야...... 그나저나, 문화제 소문에 대한 건 벌써 잊은 거냐고......」
남의 말도 석달, 이라는 속담도 상대가 백전연마 스텔스기라면 상대도 안 된다.
문화제도 체육대회도 수학여행도 아직 75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아무도 히키가야 하치만에 대한 소문을 알지 못한다. 소부고 학생들의 관심 유동이 심한 걸까, 아니면 원래부터 관심 없는 녀석을 건드리는 것에 질려 버린 탓일까...... 후자일 것이다, 아마도.
「소문도 체육대회도 얼버무리다 덮어버린 느낌이네. 유키노시타에게 스토커가 있었다는 소문도 깨끗하게 사라졌고, 대충 짐작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히키가야의 이름을 연상하는 사람은 없겠지? 」
추리 연구부의 또 다른 부원인 그녀도 같은 감상을 말한다.
문화제 일들을 나와 함께 같이 조사해준 츤데레 조수도, 이 소문이 너무나 빨리 조용해지는 것에 어이없어하는 듯 하다.
「혹시 그 일을 다시 떠올리고 조사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너 정도 일까, 그런 변덕스러운 녀석.」
「그거 참 미안하네 변덕스러워서.......그렇게 말해도 조사하면 조사한 시점에서 실연 확정이네. 특히 유이가하마 유이라면」
「너 정말 유이가하마 유이가 히키가야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정말이든 아니든, 본인에게 직접 확인 받았고......」
「에? 언제?」
「체육대회가 끝나고 잠깐, 슬쩍 말이지.」
우연에 우연이 겹쳐, 어느 날 나는 유이가하마와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었다.
노리고 접근한 것이 아니다, 정말로 우연히, 그녀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그날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도시락을 건네주고, 러브레터로 위장한 파파라치 고발 글을 넘기는 등, 그날에 대해, 언젠가 그녀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침착하게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나도 자연스럽게 그녀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때 나는 물었다. 「히키가야 하치만을 좋아하지?」 라고.
유이가하마 유이는 당황해 하면서 서둘러 부정하려 했지만, 어느 남학생에게 고백 받았던 그 사건과, 내가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도시락을 건네줬을 때의 반응, 내가 처음으로 F반에 찾아왔을 때 느낀 다른 시선에 대해 순서대로 설명하니 깔끔하게 포기해 주었다.
「그때 말한 거 맞았네?」
「......그 어느 남학생이 유이가하마에게 차일 때 말한 그거?」
「그거야! 어때 ?내 감도 굉장하지!?」
「아 네 네, 굉장합니다...... 저기, 히키가야는 정체가 뭐야? 알면 알수록 어째서 아싸.....가 아니라, 처지가 스팩을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하야마 같은 레벨은 아니더라도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니 몇 명은 있지 않을까? 2학년 F반 구성원 중에는」
하야마 하야토는 문화제 조사를 통해 그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았다. 미우라 유미코는...... 모르겠지만, 유이가하마 유이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토츠카는 친구다. 그리고 내가 보기엔 2학년 F반에 들이 닥쳤을 때 반응이 다른 녀석들과 달랐던 에비나 히나, 히키가야 하치만의 이름을 꺼냈더니 당황했었던 카와사키 사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 나도 뭐, 유이가하마 유이에게 맘 편하게 물어 본 거지만...... 테니스라든가 유도라든가 꽤 잘하고, 얼굴도 눈이 썩은 것만 빼면 미남이라고 부를 수 있는 레벨이고, 국어는......」
「3 등이니까 너보다 위네.」
「...... 그렇단 말이지......젠장.....」
참고로 2위는 하야마 하야토.
어이, 뭐야 그 반 스팩만 생각하면 훌륭한 인물들만 지나치게 모여 있잖아. 그 반만으로도 소설이나 드라마가 완성될 정도로 인재가 집약되었다.
테마는 문화제, 주인공은 히키가야 하치만, 히로인은 유이가하마 유이&유키노시타 유키노......맙소사, 이미 배역은 정해져 있었다. 그 김에 내 활약도 세트로 부탁한다. 투병생활? 있었네 그런 것이.
「이제 너도 할 말 없네. 어이~ 거기 4등하고 자랑했던 사람~」
「시, 시끄러워! 와카나는 등수 밖이잖아! 어이~ 거기 등수 권외!」
「중간고사 수학 10등, 영어 2등, 물리 9등, 과학 12등, 지리 9등」
「 윽..」
재빨리 그녀가 언짢은 얼굴로 담담하게 테스트 결과를 읽어준다.
...... 흥이다, 나도 영어랑 지리 정도는 나름대로 점수 나쁘지 않다고!
「신체능력 테스트 B」
「우..」
이..이건 그거다, 1학기에 측정한 데이터이고 반년이나 지났으니 믿을만한 데이터도 아니고.....!
「특기 요리는 닭 조림, 중학교 때는 수예부에서――――」
「............ 이, 이런 우수한 조수를 획득한 나도 정말 우수하네! ......정말로 분해...... 」
「내 입장으로는 국어는 높은데 다른 과목 점수가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네가 더 신기한데......」
그러게 말이다...... 이, 이상하네. 국어는 모든 교과의 기초가 되는 과목이니까 국어를 잘하면 다른 교과 성적도 좋아야 하는데...... 어라? 전체적으로 보면 나 충분히 상위권에 들어가......?
「아, 그렇지! J반에서 수학이 최하위인 것 뿐이니까」
「최후의 공격 떴어!? 그런 사실은 알고 싶지 않았어!」
국어 한 개라도 내 위에 3 사람밖에 없으니까 충분히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때? 이래 뵈어도 나는 성적 우수, 수재들만 모인 J반의 여자라고요!?
깔보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간단히 보통과 녀석들에게 지면 J반으로서의 프라이드가.....!
[newpage]
「 ―――그러고 보니 유키노시타 상황 말인데」
아까만 해도 잡담하던 분위기였는데 화제가 사라진 것인지, 한순간 진지한 어조로 그녀가 물었다. 나도 그 순간에 마음가짐을 바꾼다.
「내 눈으로 봤을 때, 어떻게 생각하냐고?」
「응」
「...... 너랑 같은 생각이야. 지금까지 하고는 분위기가 달라. 기분이 언짢은 지......어느 때보다 쌀쌀해진 거 같아」
「...... 역시 수학여행 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마지막 날 유키노시타 조금 이상했었고. 셋째 날의 유키노시타의 모습이 뭐라고 할까, 저녁 식사 때 뭔가 바뀐 점 같은 거 있었어?」
「으~응.......같은 반 애들이 어디 갔냐고 물어보긴 했던 거 같은데, 그 외에는 별로 바뀐 점이 없었을걸. 그래도 역시 저녁 식사 후에 뭔가 있었던 것 같고......」
수학여행 마지막 날. 자유 행동을 허락 받은 그날, 유키노시타는 아침부터 어느 새 모습을 감추었었다.
아침 식사 시간 그녀가 없어졌단 걸 눈치 챈 반 일원이 연락을 시도했을 때는, 그렇게 멀리 떨어지진 않은 곳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후에도 유키노시타는 우리들과 행동하지 않았다. 저녁 식사 때까지 어딘가에 있었던 모양이다. 저녁 식사 후에도 모습을 감췄던 그녀에 대해, 다른 맴버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이었지만.
「유키노시타가 넷째 날 독자 행동을 했을 때 말야, 나 유이가하마 유이에게 연락을 했었어. 그랬더니 유키노시타 뿐만 아니라 히키가야 하치만도 같이 있다고 하더라, 아 이거이거 봉사부 활동이구만 했지.」
아무래도 수학여행 때도 봉사부는 활동했었던 것 같다. 따라서 저녁 식사 후에 빠져나간 이유는 대체로 상상할 수 있었다.
구체적인 내용까진 역시 듣진 못했지만, 거기까지는 괜찮았었다.
거기까지는, 말이다.
교토역으로 향하는 버스 집합 시간 아슬아슬하게 유키노시타가 돌아왔다. 얼핏 보기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했던 유키노시타였지만, 나는 그녀가 내던 무척이나 무거운 오라를 감지하고 말았다. 이전에, 내가 유키노시타와 옥상에서 대치했었을 때와 같은, 아니 그 이상으로 가라앉는 기운이 감도는 것을 느꼈었다.
그녀 ―――카나가와 와카나도 그 변화를 눈치 챈 사람 중 하나이었다.
「이제 어떡할래? 또 문화제 때처럼 조사할 거야?」
「이미 했어」
「엣」
「이번엔 유키노시타에게 직접 물어봤어. 히키가야 하치만, 유이가하마 유이 두 사람, 그 두 사람이 이번 의뢰인과 뭔가 하지 않았냐고 말이야. 그랬더니」
「그랬더니?」
「당신에게 알려줄 이유는 없어, 라는 한마디만 들었어」
「뭐, 네가 벌린 일들을 생각하면 그렇겠지. 애초에 너, 관계없는 사람이고. 어차피 또 물고 늘어지고 그랬지?」
「이 이상 추궁해봤자 증거도 잡히지 않으니, 이야기를 듣고 나선 그만뒀어. 이전처럼 길게 대화 하려고 하지도 않았고...... 그래도」
알려줄 이유는 없다―――이 대답은, 봉사부에서 뭔가 일어났다는 걸 긍정한 것 뿐만 아니라 큰 문제가 생겼다고 말한 것과 같다.
유키노시타 답지 않은 대답이다.
이전에도 이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때와는 전혀 다르다.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었다면,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 라는 한마디면 됐다. 유키노시타 정도 되는 머리라면 적당한 말을 골라 대응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기에 , 수학여행 셋째 날 저녁 식사 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사하려고 마음을 먹었을 예정이었는데――――.
「역시나 무리. 단서가 너무 적어, 봉사부 활동이라면 내용적으로도 숨길 수 밖에 없는 사정도 있어. 」
「헤에. 이번은 탐정소녀도 대책이 없는 거네」
「......큭, 한 달 이상 지났는데도 아직 네타 되는 거야..... 그래도 단서 같은 것은 있어. 어쩐지 또 F반 분위기가 이상해졌대」
「또?」
「저기, 또 말이야. 히키가야 하치만 맹비난 하고는 다른 분위기가 된 것 같아, 하야마 미우라 그룹이 상태 안 좋아 보이는 것이 원인이 아닐까 하는데. 내부 분열이 아닐까 싶어...... 이상이 단서」
「거기에 봉사부가 연관 됐다는 보장은 없는데」
「어디까지나 단서 같은 거니까 말이야. 수학여행 가면 다른 반도 인간 관계나 그룹 안에서 여러 일이 있는 케이스는 많으니까, 하야마 미우라 그룹도 똑같았다고 생각해. 봉사부 운운하지 않아도 충분히 있을 수 있어」
이럴 때에 어중간하게 도움이 되는 남자 하야마 하야토에게 물어 보기도 했지만, 또 다시 흐지부지하게 넘어갔다. 이 시점에선 그룹 내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은 확신할 수 있지만, 봉사부가 관련되었는지는 아직 읽어낼 수 없다.
이렇게 된 이상은 히키가야 하치만과 유이가하마 유이에게 직접 말을 거는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으려나......
「내 흥미 본위가 되어 버려서, 파고들게 된 단 말이지......」
「의외로 연애에 관한 거 아닐까?」
「아닐 거야. 그건 옥상에서 유키노시타와 이야기했을 때 이미 부정 당했어」
「그래도 유키노시타, 우리들이 사랑 이야기 했었을 때도 도망갔잖아. 그거 절대로 그거라니까! 너가 말한 건 한 달도 전에 한 이야기 아니야? 그 사이에 유키노시타가 마음을 바꿔도 이상하지는 않아」
「단순히 유키노시타가 그 화제에 끼고 싶지 않았던 거 아니야?」
「아냐 아냐. 왜냐면 사랑 이야기 화살이 유키노시타에게 향했을때, 유키노시티가 문화제에서 누구랑 데이트했는지 물었더니, 유키노시타 말도 안 해주고 나갔잖아. 의식 안 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
「 그럴까?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으~응......」
이제 와서 의식하는 걸까?
혹시 체육제나 체육제 회의 때 본격적으로 뭔가 있었다든지...... 행사 때가 아니라도, 어딘가에서 연애 이벤트가 있었다든지....... 그 옥상에서 완전히 부정 당한 이상, 있을 수 없다 고 말하고 싶기는 하지만 가설로는 가능하다.
생각해 봐, 어딘가에 있는 시계형 마취총 주인도 자주 인용하잖아? 완전히 불가능한 일들을 제거하다 보면, 남은 것이 아무리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해도, 절대 틀리지 않아――― 그래도, 뭔가 일어났을지도 모르니까 인용해봤자 의미 없다.
그래도 혹시 사실이라면 이미 그때 추리로 끝났던 게 아니야~ 라고 생각하게 된단 말이지.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연애뇌 웃기지마(의역) 라고 했지만, 연애라는 문제에 얽힌다고 판단되는 이상 아주 틀린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그래 봐야 유키노시타에게 단락적이라고 지적이나 받겠지.
하지만 그 상황은 뭘까......? 사랑 이야기에서 도망갔으니 그 말대로 인 걸까......?
「「알 리가 없나......」」
나와 그녀가 함께 한숨을 쉬고, 일단 지금부터 할 일을 하기 위한 회의를 열기로 한다.
의뢰인들에게 의뢰 받은 안건은 이미 오래전에 조사해 놓았기에, 내가 의뢰인들에게 보고 해야 할 때가 온다면 유키노시타가 뭔가 큰 움직임을 보였을 때다.
예를 들어, 그래,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고백했다, 이런 빅뉴스가 나올 때라든가.
곧 열릴 학생회 선거에서 봉사부가 모종의 움직임을 보였을 때라든가.
그 기회를 천천히 기다리듯 활동일지를 넘기며, 수학여행 전에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멍하니 회상해 본다.
[newpage]
우선, 그날의 뒤처리부터 기록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후, 나는 히라츠카 선생님과 6교시를 보냈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유키노시타 일행의 라이브를 볼만큼 보고 난 후 교실로 돌아갔다. 속옷은 내가 봉사부실에 있는 동안 세탁과 건조가 다 되어 있었기에, 돌아가는데 불편은 없었다.
그럼, 내가 이것 저것 저지른 짓 때문에 야기된 사건의 전말에 대해 결과 만은 여기에 기록할 필요가 있겠지.
먼저, 2학년 F반에 대해.
3교시 쉬는 시간에 내가 들이 닥친 사건에 대한 것인데, 유키노시타에게 지적 당한대로, 그의 평판에「 J반 여자를 찬 히키타니」 라는 마이너스의 효과가 더해지고 말았다.
내가 고백 같은 언동을 한 것과, 내가 히키가야 하치만과 만나지 않았다는 사실, 이를 옆에서 보고 어떤 추측을 세웠는지 생각하는 것 따윈 어렵지 않다.
히키가야 하치만이 나름대로 입지가 있는 인물이었다면 몰라도, 그 때 그는 소외된 자다. 그런 녀석이 고백한 여자를 찼다고 하면 악평이 퍼지는 것은 명백했다. 다행이었던 건, 하야마 하야토가 이것을 F반 내부에서 어떻게든 막아주었던 것. 다른 반이라면 몰라도 J반 여자가 상대여선, 사가미 미나미와 그녀의 졸개들도 조금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고 한다.
사태 수습을 하기 위해 하야마 하야토와 토츠카, 유이가하마 유이가 나섰던 모양이지만, 그 정도의 사건이었던 만큼 그렇게 간단히 지나갈 사태가 아니었던 탓일까, 세 사람의 힘으로도 잠시 동안은 수습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잠시 동안, 이라고 해도 다음 주 월요일에는 이미 피크가 지나갔기에, 일이 커지지 않았다고는 했지만......
이것 만은, 내 생각이 모자란 탓에 생긴 과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할 수 있는 일은 그것 뿐이었다.
정말로 어리석었다고 밖에 할 수 없다.
――― F반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접근해서, 「미움 받는 녀석이 누군가에게 고백 받다니 이상하다」 라며 사소한 것이라도 그의 평판에 의혹을 던지는 것으로, 그가 문화제에서 한 행동에 대해 의문을 느끼게 한다.
그 직후, 유키노시타와 답 맞추기를 해서 더욱 유키노시타의 연모를 파헤친다.
마지막으로 하루노 회의록을 해방시켜 형세역전 권선징악 만사해결 완전승리로 끝을 낸다.
그것이 나의 계획이었다.
그렇기에 실패했을 때의 백업 따윈 전혀 생각하지 않았었다.
반드시 성공할 거라고 멋대로 확신하고 있었으니까.
정말로 무른 생각이었다는 것을 지금도 반성하고 있다. 나중에, 제대로 히키가야 하치만 본인에게 (유키노시타에게 감시& 연행 아래) 사과하러 갔었지만...... 용서 한다 용서하지 않는다 이전에 어찌 되었든 상관 없는 투였기에, 나는 더 반성했다. 그나저나 유키노시타, 그토록 화났으면서 히키가야 하치만과의 연애 감정이 없다니 역시 거짓말이잖아....... 거짓말한 것은 그 파파라치 자식에게 유키노시타의 별자리가 염소자리가 아닌 물병자리라고 말한 나로 충분한데 말이야.
그럼, 그 파파라치 자식이 어떻게 되었는지, 이것도 일단 언급해두자.
현장에 숨어 조용히 자초지종을 보고 있었던 와카나의 말로는, 내 꿍꿍이대로 그 장소에는 그 파파라치 녀석과 유이가하마 유이가 있었고, 뿐만 아니라, 어째서 인지 미우라 유미코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유키노시타 유키노의 파파라치 사진들.
히키가야 하치만이 파파라치 사진에 찍혀있던 것 이상으로 유키노시타의 도촬 사진이 나돌고 있었다는 사실에 유이가하마 유이가 분노, 같이 온 미우라 유미코 함께 그 자리에서 철저하게 그를 규탄했다고 한다.
잠시 후 히키가야 하치만도 그 자리에 왔고, 점점 심해져서 ――― 와카나가 말하길 「그렇게 불쌍한 장면을 볼 줄은 몰랐다」라며 눈물 없이 말할 수 없는 처참한 광경이었다고 한다.
참고로 그 녀석은 그날 방과 후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연행 당했다. 무슨 짓을 당했는지, 말하면 불쌍해지니까 말하지 말자.
다행히 사회적인 죽음 '만은' 면한 것 같다....... 그런 것이다. 이해해주자.
――――라는 느낌으로, 내 탐정 행위는 훌륭할 정도로 내가 바라는 성과 없이, 오히려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사태를 진전 시켜 버렸다.
그럼, 그 후에 나는 무엇을 했는가.
특별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뭔가 하려고 움직여도 저지 당했다고 하는 편이 맞겠지.
하루노 의사록을 해방하지 못한다면, 히키가야 하치만와 만날 일도 거의 없고, 사가미 미나미 일파의 험담을 없애지도 못했고, 정말로 유감스럽게도 정말로 아무 짓도 하지 않고 지금이다. 그날 밤과 주말, 정말로 행동을 할 지 말지 고민하고 고민했었지만 .......
어쩐지 모르게, 그 봉사부실에서 본 사진이 「괜찮아」 라고 말한 듯한 기분이 들었었다.
그의 옆에는 그녀들이 있고, 그녀들의 옆에는, 그가 있다.
내 생각 이상으로, 그는 사람들의 원의 중심에 있다. 그러니 괜찮다.
게다가 만일의 경우에는 히라츠카 선생님이 있다. 샤워실에서 들었던 이야기는 분명 히라츠카 선생님 나름의 결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만일 그에게 해가 되는 무언가가 일어 난다면, 한 교사로서 싸우고, 지킬 생각을. 하루노 선배도 그런 무서운 물건을 두고 갈 정도이고. ...... 결국 유키노시타에게 들켜버렸고, 쓰지 못했지만 말이지.
그렇게나 불편한 교실이지만 토츠카라는 천사와 히키가야 하치만의 계획을 알고 있던 하야마 하야토가 있다. 조금 서있는 위치가 미묘하기는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상황을 악화 되는 것에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유이가하마 유이도 있다. 그녀만 있어도 일단 히키가야 하치만이 완전히 고립 되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외에도, 내가 교실에서 퍼포먼스를 벌였을 때 신경이 쓰는 듯한 반응을 보여준 사람이 몇몇 있다. 결과적으론 상황은 약간 되었을지언정, 약간이라도 이미지 개선으로 이어진 걸까?
뭐어, 즉, 그, 뭐지?
어떻게 생각해도 내가 나설 자리가 없다, 라는 듯한......
생각 이상으로 히키가야 하치만의 가드는 단단하다, 같은.
오히려 방해였습니다, 같은?
유키노시타는 히키가야 하치만이 비겁하다고 말했지만 말이지, 지금까지 이렇게 열심히 한 나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은 건 전원 비겁하단 말이야. 젠장, 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단 말이야.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이라면, 하루노 회의록를 풀어 사태를 혼란 시키는 정도 ――――아니 그것도 대단한 것이지만, 여러 가지로 백업 체제가 지나치게 만전이라 필요가 없어서 곤란하다. 내가 끼어 들어갈 자리 하나 정도는 비워 달란 말이야. 뭐냐고 이건, 통곡의 벽이냐고. 처녀자리 혼자라면 무너질 수밖에 없잖아.
그런 한심한 결과로 끝이 났기에, 사흘 간 실컷 데리고 굴린 와카나에게는 미안한 짓을 해 버린 걸까, 생각했지만 「너 따위가 유키노시타에게 이기려고 했다니 백년은 일러, 바보」 라고 말했으니 없던 걸로.
그 다음 토요일, 파세라에 가 허니토스트 먹으면서 데드하울링과 킹스로어를 힘차게 부른 것도 좋은 추억이다.
―――그렇게 한가했던 것도 잠시 뿐이었다.
실제로는 봉사부가 또 다시 체육제 라는 큰 이벤트에 수뇌부로서 개입했고, 문실 뒷바라지와 필적할 정도로 귀찮은 일이 또 있다는 걸 알았을 때는 진심으로 기가 막힐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또 사가미 미나미가 일의 발단――― 아니 이번에는 그녀 책임이 아니라, 오히려 사가미 미나미 자신이 앞장서서 사태 수습을 하러 나섰다고 하는. 평가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였었다. 하지만 히라츠카 선생님이 말한 「사람은 인생에서 두 번 이상 반드시 똑같은 실수를 저지른다.」라는 한마디가 묘하게 머리 속에서 울린다.
......어이 어이, 재촉하는 거 아닙니까......
혀 뿌리도 마르지 않은 상태라는 건 말 그대로 이런 거다.
그렇다고 해도, 사가미 미나미는 지지리도 인망이 없구나 ...... 그보다, 이 학교 실은 대규모 행사 같은 거 정말로 싫어하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정도로 학생들 단결력이 없다.
이렇다는 것은 학생회 선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라며,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 일말의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참고로 그 체육 대회인데 사가미 미나미는 의외로 노력했던 것 같고, 히키가야 하치만과 약간 정도는 화해를 했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유키노시타가 그때 말한 대로 사죄하게 했을 지도 모른다. 어떤 방법이었는지는 몰라도 좋을 것이다. 그녀 문제다.
그렇다고 해도, 히키가야 하치만.
그 반칙패는 ......... 좀 참아줬으면 했는데 ...... 같은 홍팀으로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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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파세라에서 일어난 일이다..
사자자리인 와카나의 킹스로어에 완전히 패한 나는 벌칙으로 드링크 바 멜론 소다를 가지러 갔는데, 본 적 있는 얼굴들이 들어 오는 것을 보았다.
우리 J 반 친구 몇 명.
니시노, 츠유리, 카네자와 등 몇 명.
그 후로는 그대로 흐름을 타 그녀들까지 낀 채 가라오케 파티를 하게 되었다.
...... 우우, 와카나와 단 둘이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 ...... 어쩔 수 없네, 여기서는 세이야 메들리를 불러 그녀들을 쫓아 보내는 작전으로 가자. 페가수스 환상에서 미래 성투사 Ω 까지 단번에 불러 주겠다! 시대는 락이라고 늑대 자리 닌자도 말 했어!
그런데.
「자, 여러분을 이 자리에 모은 것은, 다름 아닌 우리 J 반, 아니, 소부고가 자랑하는 초 절정 재녀,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친밀하게 대하는 사람이 있다는, 어느 소식통을 통해 정보가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그 남자는, 최근 열린 소부 고등학교 문화제에서 유키노시타와 데, 데, 데, 데이트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일단 누구 그 남자에 대해 짐작이 가는 사람 거수!」
나에게 마이크를 빼앗은 니시노가 갑자기 그런 말을 꺼냈다.
네 ~! 그 녀석 HKGY 라는 녀석이야! 증거도 확실히 있어! 유키노시타와 HKGY는 문화제에서 각 반을 돌았고 둘이서 함께 점심도 먹었어! 이건 뭐 이미 커플이라고 봐도 틀림없겠네! 두 사람은 같은 부활 동료라고 하는데, 그건 루즈하게 바큠한 러브 키스를 경험할 가능성도 있어!
......라곤, 입이 찢어져도 말할 수 없지 ....... 그런 말 해봐라, 내일 유키노시타 손에 의해 나는 그 두동강 난다. 엑스칼리버와 도미네이션 랭귀지를 가지고 있는 염소자리에게 잘도 승부를 걸었구나, 나 진다고. 그나저나 이제 슬슬 와카나와 둘이서 노래 부르고 싶은데 ......
적어도 솔져 드림은 부르게 해줘 ,라고 한탄하면서, 일단 모르는 척하며 니시노에게 물어 보았다.
「...... 유키노시타가 남자와 데이트? 문화제에서?」
「그래! 마-짱은 듣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문화제가 끝난 뒤, 히키가야 라는 녀석한테 유키노시타가 스토커 당하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
그것도 아는 이야기다.
또 다른 소문인 애인설과 마찬가지로, J 반 여자 중에서는 내가 누구보다도 자세하게 말할 수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하면 유키노시타에게 어떤 말을 들을지 쉽게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말하지 않는다.
모처럼 이므로, 이 이야기에 대해 의견을 모아 보자.
「그게 뭐야?」
「아 그런가, 마-짱 문화제에 없었으니까 모르겠네? 저기 말이야, 문화제 이틀째, 어떤 남자와 유키노시타가 함께 걷고 있었다는 정보가 나돌고 있어서―――」
조금 캐물어 봤지만, 니시노의 정보는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정보와 거의 다르지 않았다. 이에 관해선 실제로 조사한 나 자신이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와카나처럼 문화제에 떠돈 소문을 기억하고 있는 무리가 있긴 했는데, 그녀들은 그런 집단이었다.
의외였던 건, 그녀들이 그 건에서 나온 남자의 성을 틀리지 않았던 점이었다. 그러나,
「그러니까, 확실히 히키가야에 야와타 제철소의 야와타를 써서 히키가야 야와타 라고 하잖아. 그 유키노시타와 함께 걷고 있었던 남자 이름」
(역주 : 八幡을 읽는 데 두 가지 방법이 있다)
...... 잠깐 기다려 누구야 그 사람.
히키가야 하치만이라는 학생은 있어도 히키가야 야와타이라는 학생은 ...... 어라? 기, 기다려 이것은 서술 트릭의 일종이다. 아소 시게요시와 아소 나루미 정도로 다르다는 거니까.즉 히키가야 하치만이란 학생은 이 학교에 없다! ...... 응?
(역주 :(麻生成美) 成美 이름이 두 가지로 발음된다.)
「문화제에서 유키노시타를 스토킹하고 있었던 녀석인가 보네, 그 히키가야라는 소문의 남자」
「에엣!? 어떤 느낌의 소문이었어!?」
「위원장을 괴롭히기도 했었데. 하야마에게 징벌 받은 것 같지만 ......」
「그게 뭐야 -. 그런 거랑 사귀다니 유키노시타 취향 나쁘지 않아?」
「아니 그래도 유키노시타야? 남자 백 명 찰 것 같은 유키노시타와 함께 있는 남자가 있다는 시점에서 쉬운 볼거리가 아니지!」
「생각해 보면 가능하지 않아? 학년 제일 미움 받는 녀석과 학교 제일 미인 커플! 뭐야 이거 순정 만화?」
여자들이 꺄-꺄 들떠있는 와중, 조금 마음이 괴로운 듯이 입을 연 것은 유리였다.
「나, 유키노시타에게 그이가 생겼다니 기쁜데」
그 목소리가 뚝 그치고, 사기누마가 「무슨 말이야?」 라고 유리에게 물었다.
「A 반에 있는 시노하라, 있잖아? ...... 나 말이야, 시노하라와 같은 중학교 나왔는데 그 ...... 유키노시타를 ...... 」
「그렇구나 ...... 유리 너, 시노하라 좋아하는구나」
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분 탓일까, 질문자인 사기누마의 분위기가 조금 날카로워진 것 같다.
「유키노시타가 신입생 시절에 남자를 차고 다녔다는 이야기가 있었잖아. 시노하라에게도, 고백해도 무리니까 그만두라고 말했지만, 그 녀석 들어주지 않았단 말이야 ...... 그러니까 유키노시타에게 그이가 생긴다면, 시노하라, 유키노시타를 포기하지 않을까 해서...... 」
사라질 듯한 목소리로 유리가 심경을 드러냈다.
이 시점에서 조금 전 이야기를 꺼낸다만, 유키노시타 및 유이가하마 유이에게 접근하는 남자 그림자의 정체에 대해 의뢰하러 온 아홉 명 중, 여자가 한 명 있었던 것은 결코 그 여자가 레즈비언이어서 그런 게 아니다.
그렇다, 유리와 같은 이유로 온 것이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가 이 둘 중 하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 만약 그 두 사람이 누구와 사귀고 있다면 그걸 규명해서 포기하게 만들고 싶다는 의뢰.
물론 의뢰인 여자는 그런 걸 말하지도 않았지만, 레즈가 아닌 한 여자가 여자의 남자 사정에 발을 담을 이유 따위 정해져 있다. 여자의 연애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견제다. 유리도 또한 그렇다, 그 시노하라라는 녀석을 좋아한다고 말함으로써 우리에게 견제를 넣고 있는 것이다.
「좋아, 유리를 위해서라도 유키노시타와 히키가야란 녀석을 이어주자!」
자마가 유리를 격려하려는 듯이 힘차게 외친다. 유리는 기쁜 듯이 고마워 라고 자마에게 말하며 「좋 - 아, 힘내 자 -!」라며 분발하고 있다.
가게 안에서 '유리를 응원하자!' 분위기 그대로, 어떻게 두 사람의 접점을 만들 지에 대한 토론이 시작되었다.
「저기 말야, 히키가야는 하야마랑 같은 반 이지? 그럼, 다음 달에 체육제 때, 유키노시타와 히키가야를 같은 조로 만든다는 건 어때?」
「그거 좋네! 너희들도 생각해 봐! 유키노시타에게 애인이 생길지도 몰라?」
라며, 니시노가 나와 와카나에게도 토론에 참여하라고 했다. 우리는 「그 두 사람은 접점투성이인데 어떻게 할까?」라고 눈으로 대화한 후, 뭐 분위기 때문에 어쩔 수 없네, 라며 합의한 후 참여하기로 했다.
「그리고 --- 으~응, 뭐가 있을까? 」
「미팅 어때? 하야마라도 불러서 말이야」
「그거 좋을 지도! ...... 아, 안 돼 그건. 남자 모두 유키노시타를 주목할 거라 생각하면 재미없어」
「아, 그렇게 되나. 어쩔 수 없지, 유키노시타 미인이고」
「그럼, 이 중 누가 유키노시타를 초대해서 놀고 어떻게든 히키가야를 불러내, 두 사람만 있게 하는 상황을 만든다는 건 어때?」
「꽤 고전이지만 좋네! 그거 채택!」
「우리들이 히키가야에게 어택해서, 유키노시타가 질투하게 하는 건 어때?」
「그것도 좋네! 그래도 그거 유키노시타가 히키가야를 좋아한다는 게 전제잖아? 질투 같은 거 할까나? 」
「문화제 때 함께 돌았잖아? 잘 모르겠지만 개회식 때도 무언가 있었단 거 같고. 절대 질투한다니까!」
「그럼 누가 히키가야의 연락처 얻은 후에, 행동하는 건 어때?」
「좋아! 하지만 그렇게 쉽게 될까나?」
「돼! 자맛치, 귀엽잖아, 뭐 제대로 같이 미인계라도 하면 연락처 얻을 수 있을 거야!」
「에-? 어쩔 수 없네, 유키노시타를 위해 팔 좀 걷어볼까」
「좋아 결정됐다! 마-짱도 부탁할게!」
「난 패스......아마, 갑자기 도시락을 건네주는 걸로 괜찮지 않을까?」
「오옷! 기습인가! 그것도 받을게!」
......어쩌지, 태클이 본문을 못 따라간다.
여러 가지로 무리잖아, 그 계획......
옆에 있는 와카나를 보니, 열기를 띄며 치솟는 회의에 정나미가 떨어진 것 같았다. 내가 살짝 접근하니, 모두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귓속말을 해주었다.
「.......저거, 네가 대부분 했던 거네」
「그렇네.......내가 먼저 했으니 전부 대책 뺐어 갔다고 생각하게 된단 말이야......그리고 별로 효과도 없었고 말이야」
「그런 이벤트 준비하지 않아도, 그 두 사람 매일 부활동 때문에 얼굴 보는데 말이지」
「미인계라고 해도 유키노시타 뿐만 아니라 유이가하마 유이도 있고 말이야. 게다가 봉사부에 상담 메일을 받는 컴퓨터도 설치한 모양이니까, 싫어도 초 근거리 대화도 가능하고」
「의미 없네, 이 회의......」
「애초에 유키노시타는 히키가야 하치만을 그런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으니 말이야......」
그런데 이 회의, 시노하라란 녀석이 유키노시타를 향한 마음을 꺾게 하기 위한 회의인데, 그렇다고 하면 유리를 위한 회의가 아닌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로 유리를 위한다면, 유키노시타를 향한 마음을 유리에게로 바꾸려는 노력,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왕도일 터.
만약 이후에, 유키노시타와 히키가야 하치만이, 유리와 시노하라가, 사귀는 미래가 있다고 치자.
그러나, 유리는 시노하라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아는 상태에서, 시노하라가 아닌 남자가 유키노시타의 그이가 되는 상황을 이끌어낸다는 말이 된다.
그걸 시노하라에게 알려준다면, 과연 그와 그녀의 관계가 이어질 수 있는 걸까.
―――뭐, 작전회의 내용은 이미 내가 먼저 실행했었고. 어차피 물거품이 될 거니까 내버려둬도 괜찮겠지. 와카나도 그걸 알고 있는 모양이고, 나중에 적당히 유리와 시노하라를 이어주는 방침으로 가자. 그쪽이 훨씬 건전하다.
지루한 듯이 있었던 와카나가 내 옆에 붙더니, 「네가 이야기하면 전부 해결되는 거 아냐?「」라고 말했다.
「선택지를 부술 뿐이야. 그리고 나 한테까지 번질 것 같아 싫어.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가장 많이 접근한 여자는 J반에서 유키노시타 다음이 나이고, 분명히 번거로운 요구를 강요받을게 분명해.」
「자업자득이거든요......」
그 후 며칠 지나지 않아, 그녀들의 「유키노시타와 히키가야 야와타의 플래그를 세우자」 작전이 실행되려 했었지만, 내가 체육제 운영 회의에 그 두 사람이 참여한 것을 눈치채자 궤도 수정을 강요받게 되었다. 수정안도 몇 개 제시됐지만, 체육제 운영이 힘든 상태가 된 것을 포함해서 실행하지 못하게 되었고, 얼마 안 가서 작전은 붕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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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느낌으로, 문화제를 조사하던 그 사흘은 저 멀리, 체육제도 무사히――― 웃기지마 자식들아 일해! 라고 분개하는 마음으로, 나에게도 주위에게도, 딱히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갈 무렵. J반을 포함한 2학년들은 일주일 앞둔 수학여행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다. 수학여행지는 교토. 너구리라든가, 변재천이라든가, 사이토 슈타로(모리미 도미코의 '달려라 메로스' 의 주인공)라든가, 이 세계에서 교복 소녀가 날뛴 일본의 고도(古都)다.
참고로 내가 노리고 있는 대학도 교토에 있어 보러 가려고 생각 중이다.
소부 고등학생 라는 진학교 학생이 아니더라도 알 정도로 유명하다, 혹은 이렇게 노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꽤 이름이 알려진 대학이다.
사실 대학에 가지 않고 탐정 사무소에서 수행할 작정 이였지만――――그 한 달 전 사건을 계기로, 대학에 가서 지식을 쌓고 자신을 갈고닦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칠칠치 못하고 미숙함이 넘치는 탐정으로선 치명적인 단점을 가진 채로 진짜 탐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 사건은 나 자신의 진로를 바꿔서 다행이다 라고 할 정도로 나에게 있어 좋은 약이 되었다.
탐정소녀에서 벗어나자
이것이 당면 나의 목표이자, 지표이니라.
탐정 업무와, 성적에서 좋은 점수를 따는 과정은 똑같은 것이다.
닥친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이끌어 낸 대답을 쓴다. 의뢰인이 문제를 가져오고, 해결하기 위해 힘을 다하고, 보고한다. 본질적인 과정은 같다. 대학 수험부터 대학 졸업까지 이것이 반복 될 테니, 그렇다고 하면 레벨이 높은 곳에서 노력하는 것이 수행이 되지 않을까. 필연적으로, 높은 학력을 가진 녀석들과 교류하면, 그것 만으로도 지식과 견문이 넓어질 테고, 친해질지도 모른다. 관서 지역은 전국적으로 봐도 이름 있는 진학교가 많으니까, 그런 저런 이유로 그곳을 택했다.
그곳이 교토.
그리고 나는 교토로 간다.
그곳에서 나는 탐정소녀에서 조금씩 허물을 벗어 나갈 것이다.
진로를 확실히 정한 것을 진로지도 선생님에게 말했더니 많이 놀랬다. 문화제 전에 진로 희망표를 제출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적혀 있는 대학과 내가 가고 싶은 대학 이름이 달라 어떤 바람이 분 거냐고 물었지만, 이유를 설명하니 어쨌든 납득은 한 것 같았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로 학력과 학비 면에서 불안 요소가 있었기에, 그 점을 포함해 상담을 받았다. 학비보다 우선 학력이 먼저라는 것으로, 우리 학교 학생도 상당수 다니고 있는 학원을 소개 받았다. 들어보니 유키노시타도 다닌다는 학원 답게, 학력 향상을 위한 환경이 갖춰져 있다고 한다. 지금 내 학력, 특히 이과계열이 조금 힘들긴 하지만 거기서 열심히 한다면 매울 수 있는 범위 안이라고 해주었다.
학력에 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J반 여자란 이름은 겉멋이 아니다.
그런 것으로, 진로지도실에서 그 학원 팜플릿을 받은 그때였다.
누군가 문을 똑똑 두드렸다.
선생님이 들어오세요 라고 말하자, 한 여학생이 들어왔다.
「아」
「앗」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그녀는 나의 얼굴을 보고, 의외라는 듯한 목소리가 겹쳤다. 그 모습을 본 선생님이 신기하다는 눈으로 「아는 사이야?」 라고 물었다. 아는 사이라고 하면 아는 사이지만, 꽤 일방적인 아는 사이라고 하자. 뭐라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는 건 저쪽도 마찬가지인 듯, 손가락을 뺨에 대고 쓴웃음을 지었다.
「선생님 상담 끝난 거 맞죠? 다른 학생이 있으니까 전 이만.」
나도 쓴웃음 지으며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 어색한 듯이 그녀와 엇갈리며, 진로지도실 문을 닫았다.
「......아니, 그, 역시 긴장돼」
그녀와 접촉할 기회가 그 사건 이후에는 없었기도 했고, 동시에 성대하게 오해 받을 만한 행동을 한 것도 있어서 아무래도 피하게 되었었다. 문화제 수사가 막바지를 맞이하고 있을 때 그녀를 있는 대로 이용해 버린 빚까지 있다.
그러나 모처럼 기회다.
인사하기에 이렇게 좋을 때도 없다.
「―――감사합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다시 문이 열리고, 나와 엇갈려 들어온 여학생이 퇴실한다. 그 타이밍을 재고 말을 걸었다.
「수고했어」
「아, 고마워―――에에에에에엣!?」
그녀가 조금 오버 리액션으로 놀랐기에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해버렸다.
「미안해, 놀래 킬 생각은 없었어.―――유이가하마 유이」
「깜짝 놀랐어~ 그.. 그러니까, 분명히 J반의......」
「한 달만, 일까? 날 기억해줘서 다행이네」
「......탐정소녀?」
「......우우, 뭐, 그 탐정소녀야」
이, 이건 내가 유이가하마 유이 앞에서 탐정소녀 라고 자칭한 것이니까, 그녀도 나를 탐정 소녀 이라고 부르는 것은 당연한 거고,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필요한 것이니까 일시적으로, 탐정......소녀라고 불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라니, 얼마나 탐정소녀 라고 불려지고 싶지 않은 거야.
라고 생각하고 있자니, 그녀가 나를 들여다보듯 보고 있었다.
「......혹시 날 기다린 거야?」
「응, 그날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고 싶어서」
「괘, 괜찮아! 조금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힛키도 유키농도, 별일 없었다고 했고......탐정소녀가 나에게 사과할 필요는」
「아니야, 유키노시타를 불러내기 위해서 같은 이유로, 오해할만한 짓을 많이 한 건 사실이야, 미안해」
나는 유이가하마 유이를 향해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당시 그녀는 어디에서 어떻게 봐도 내 피해자다. 사실은 좀 더 빨리, 당일 안에, 늦어도 다음 주 월요일에 사과했어야 할 상대였다. 이렇게까지 질질 끈 건 내 태만, 상황이 나쁘다며 도망쳤기 때문이다.
「저, 저기...... 일단은, 장소 바꾸지 않을래?」
아직 곤란한 걸까, 유이가하마 유이가 나를 중앙동 외부 복도로 데려갔다.
[newpage]
「.........」
「.........」
지금, 나와 유이가하마 유이는 중앙 정원 벤치에 앉아 있다. 서로의 손과 손이 닿지 않는 뭔가 어색한 거리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멍하니 석양으로 물드는 교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장소를 바꾼 뒤로, 뭐부터 말해야 좋을까 찾아 보았지만.
그런 침묵 중, 처음 입을 연 건 나였다.
「그, 정말로......그러니까......나에 대해, 유키노시타에게 들은......거, 지?」
「으, 응......유키농의 반 친구이고, 힛.......무, 문화제에 대해 조사하고 다녔다고. 그래서 그런 일을......」
「정말로 미안해, 휘말리게 해서」
「괜찮아! 난 벌써, 그, 엄청 놀라긴 했지만......오히려 내가 답례 해주고 싶을 정도로. 유키농의 사진에 대한 거라든가, 힛키에 대한 거라든가」
「힛키?......아아」
히키가야 하치만, 그 중 앞 글자 히키를 따서 힛키......켁, 꽤 싫은 별명이네...... 그래도 어째서 일까, 그때 교실에서 본 그에게는 딱 맞는 별명일지도......
「앗! 아, 아니야. 그게 아냐! 단지 내가 멋대로 힛키를 힛키라고 부르고 있을 뿐이라, 모두가 그렇게 부르는 건―――」
「괘, 괜찮아! 유이가하마뿐인 거지? 히키가야 하치만을 힛키라고 부르는 건. …그치?」
「맞아 맞아 나만이야 나만!......이제 와서 바꿀 수도 없고」
「문제 없어! 나도 말이야 사람을 풀네임으로 부르는 버릇이 어떻게든 해도 고쳐지지 않아서......」
서로 헤헤헤, 얼굴을 마주 보며 쓴웃음을 짓는다.
뭘까, 이 손으로 더듬는 듯한 느낌은
「―――고마워」
유이가하마 유이가 자세를 고치고,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했다.
「답례라니 그럴 거 없어. 그런 감사 받을만한 일 하나도 하지 않았어. 그러기는커녕, 히키가야 하치만의 입장을 더욱 나쁘게 했어......유이가하마에게 무슨 말을 들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히키가야 하치만과 같은 F반, 같은 부 일원으로서, 내 기습과 다름없는 돌격은 꽤 민폐였을 터. 파파라치의 증거를 건네준 것 만으로 없었던 일이 될 리가 없다. 게다가......
「너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런 고백 같은 말을...... 정말로 미안해!」
그렇게 말하자, 유이가하마 유이가 몇 초 동안 굳어지고 얼굴이 새빨갛게 되었다.
도시락을 건네줬을 때 난투극 같은 반응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마음 속에서 비가 내린 듯한 표정으로 누구보다도 불안하게 나와 히키가야 하치만을 보았던 그녀.
내 입장에서 보면 그녀가 누구의 몸을 걱정하고 있었는지, 어떤 말을 듣고 싶지 않았는지, 그 의뢰가 어떤 것인지 알고 싶을 테니 어쩔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잠깐, 나 별로 힛키를 좋아 하는 게......!」
「......그리고, 실은......」
현재 앉아있는 이 벤치에서 문득 떠오른 그 일.
문화제 수사 이튿날, 난 그녀가 어떤 남학생에게 고백 받고 있던 것을 자초지종을 엿듣고 있었다. 그 때 유이가하마 유이가 남학생을 찬 일련의 흐름을 떠올리며, 2학년 F반 돌입 할 때를 생각하며 하나씩 설명해 나간다.
「―――너가 히키가야 하치만을 좋아하는 걸 알고, 그런 짓을 해서 정말 미안해」
얼추 말을 끝내니, 유이가하마 유이는 감탄한 듯한 표정으로,
「......굉장해, 정말 탐정이라서 뭐든지 알아맞히는 거네......」
라며, 날 칭찬해 주었다.
음. 역시 내 연애 사고는 추리적으로 친화성이 높은 것 같다. 그래도, 이 자리에 유키노시타가 있었다면, 유키노시타에게 말했다면 또 다시 NG 내버릴 것 같은 증명이네.......뭐,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자.
「까놓고 물어봐도 돼? 어떤 점이 좋아?」
「엣―――!......그, 그게 믿어주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상냥한 점, 이라 든가......일지도......」
조금 망설이는 듯이, 유이가하마 유이가 말했다.
「탐정도......힛키를, 좋아하는 거지?」
「잠깐―――! 아니 아니! 그건 너희들 봉사부가 얼마나 사이가 좋은지 시험해보기 위해서 한 거고, 결코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호의를 가지고 그런 건 아니야!」
물어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건 아니라고 부정하겠다. 히키가야 하치만을 조사한 것은 정말 이틀 뿐이고, 그 이후로 만난 건 우연히 마주친 정도가 고작이다. 고작 이 정도로 그를 안다고 해도 그를 좋아하게 되진 않는다.
「그, 그래도, 유키농이 가지 않았더라면 힛키와 도시락을.......」
이번에는 걱정하는 듯이 말꼬리를 흐리며, 쭈뻣쭈뻣한다. 우우, 이건 확실히 오해를 풀지 않으면.
「유키노시타가 오지 않았어도 혼자서 밥을 먹었을 거야. 히키가야 하치만에게는 옥상에 오지 않도록 여러 가지로 손도 썼었고......그러니까 그, 히키가야 하치만을 남자로서 좋아하는 게 아니야. 너에게 그런 생각을 갖게 해서 유키노시타와 연계하도록 유도를 한 것 뿐이고......」
결코 그런 마음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라고 단언한다. 뭔가, 변명 하는 듯한 문구가 되어버렸다...... 거봐, 유이가하마 유이도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어, 라니, 내가 나쁜 거잖아.
「그, 그렇네. 힛키에게 그런 일이 있을 리가」
라며, 유이가하마 유이가 안심한 듯이 웃었다. 그러 게나 말이야, 그럴 리가 없잖아......라니 아무것도 아닌 듯이 히키가야 하치만을 디스하고 있잖아 이 아이.
참고로 연애에 대해서 라면, 나는 지금까지 그런 유쾌하고 친한 이성과의 만남은 없다. 여자가 9할인 J반에 있는 데다가, 부원 수 제로인 추리 연구회에 소속된 있는 이상 남자와의 접점이 있을 리가 없지.
그래도, 지금으로선 그이가 필요하다든가 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떤 의미로는 확실하게, 히키가야 하치만은 나에게 있어 내 마음을 흔드는 남자였다.
고작 사흘 동안 수사를 하면서, 그가 저지른 짓을 조사하고, 그 결과로서 얻은 것과 잃어버린 것을 알고 말았기에, 어쩌면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비슷한 감정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른다. 연애 감정인지 흥미인지, 사실 잘 모르겠다.
마치 내 생각을 읽은 것처럼, 유이가하마 유이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저기, 어째서 힛키에 대해 조사 한 거야?」
「......유키노시타에게 안 들었어?」
「조금은 들었지만......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고......그래도 신경이 쓰여서」
......그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 옥상에서 바라본 유키노시타는, 내가 일 년 반 가깝게 본 것 중에서 가장 분노의 감정을 표출한 데다가, 이야기 내용도 쉽게 말할 내용은 아니었으니까. 유이가하마 유이로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어프로치를 받는다면 놀랄 테니, 유키노시타가 말하고 싶든 아니든 알고 싶을 테고.
「들어도 어이없을 뿐이야」
「그렇다고 해도, 나는 듣고 싶어」
그녀는 다짐한듯한 어조로, 그러나 시선은 교정으로 향한 채로 말했다.
「......딱히, 이렇다 할 강한 동기 따윈 없어. 아무도 오지 않는 추리 연구회 활동에 질려서, 우연히 히키가야 하치만의 소문을 듣고, 호기심에 휩싸여 이것저것 조사해 보았을 뿐」
조사하고 조사해서 깊이 들어가고, 멋대로 자폭하고.
그 후 다시 생각해 봐도, 결국 나는 나 자신을 만족 시키기 위해 히키가야 하치만이 문화제에서 저지른 일련의 사건을 조사하고 이용한 것에 불과했다. 조사 욕구, 행동 욕구, 살짝 스파이 같은 활동――― 그렇지만, 만약 깊고 강한 동기가 있다고 한다면.
나는, 히키가야 하치만의 처지와, 과거 내 처지를 겹쳐 보고 있었던 것이다.
「조금 옛날 이야기를 해도 괜찮아?」
[newpage]
유이가하마 유이는 묵묵히 내 시선과 같은 곳으로 몸을 돌렸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소부고등학교가 자랑하는 안 뜰, 리얼충들이 점심시간에 꽃을 피우는 쉼터다. 지금은 우리들만 있고 아무도 없다. 석양 때문일까, 옆에서 본 그녀는 어쩐지 슬픔을 띤 늠름한 표정이었다.
「유이가하마는 말이야. 친구란 건 어떤 계기로 잃는다고 생각해?」
엣, 입에서 놀라는 소리가 새어 나가는 것이 들렸다.
「아, 뜬금없었겠네. 뭐, 됐어...... 나는, 정말 사소한 계기였어. 중학교 3학년 봄이었을까. 1학년 때 같은 반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비교적 친한 사이가 되었었지만」
내가 한 말이지만, 였다, 라는 형태의 과거형을 쓴 것에 움찔한다.
「반 편성 때문에 서로 다른 반이 되었었어. 교실 위치도 멀었고...... 」
중학교는 고등학교와 다르게 교실이동이 그다지 많지 않다. 그 반을 지나치며 이동할 만한 곳은 가정과실과 음악실 정도 밖에 없었고, 3학년이라 이것저것 할 것도 많았다 보니 필연적으로 얼굴을 보는 일이 줄어 들었다. 당시에는 휴대폰으로 방과후에 연락을 하는 일도 드물었다.
그래도 적극적으로 그녀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반편성 전까지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나는 본심을 알게 되었다.
「우연히, 그 아이가 있는 반을 지나가게 되었는데.......그 아이, 험담으로 들떠있었어」
교실에 몇 명이나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꽤 큰 목소리로 특정인물에 대한 험담을 하고 있었던 건 기억하고 있다.
신체적 특징이나 행동, 아무 생각 없이 했던 말이나 있는 일 없는 일, 웃을 수 없는 이런저런 일을 우습게 여기며 모두 같이 비웃는다.
문 하나 두고 일컬어지는 『특정 누군가』 는 그 자리에 굳어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정말 최악이었어. 『다른 반이 되어서 다행이다~. 그 걸래 년, 나를 따라오는 물고기 똥 같아서 역겨웠어』라든가 말이야.」
아직 약한 편이었을까. 듣고 싶지 않은, 들으면 쓰러질 것 같은 것을 차례차례 말했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농담이기를 바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례차례 심신을 날카롭게 배는 말들이 귀로 뛰어들었다.
그녀들은 내가 엿듣고 있다는 걸 모르는 채, 험담을 더욱 늘어 놓는다. 울기 전에 한마디라도 하려고, 교실에 들어가려던 순간이었다.
누군가 내 어깨를 잡아, 만류해준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는 「저 녀석들 말이 심하네. 내가 한마디 해줄게」 그렇게 말하고 기세 좋게 교실 문을 열고, 그녀들에게 주의시켜 주었다.
그러나
일단 주의한 다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 금붕어 똥 말이야, 교실 앞에서 부들부들 울 것 같은 얼굴로 떨고 있었어」 라고, 사람을 바보 취급한 말이었다. 웃음이 터져 나와, 조롱하면서 교실 문 앞에 서있는 내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고함칠 기력도 잃고, 포기한 듯이 그 자리를 떠났다.
반편성이 이루어진지 2주 후 벌어진 일이었다.
「14년 동안 살면서 처음 알았어, 진짜 쓰레기가 있다는 것을 말이야. 무서웠어, 정말......그래서 생각했어. 듣기 좋은 이야기도, 우정도, 돕기 위한 정신도, 그런 건 가면으로 사람을 판단할 뿐인 녀석들의 헛소리다, 라고.」
그 후 관계개선은 보이지도 않고, 언제부터일까, 이름조차 서로 기억못할 정도의 사이가 되었다.
「바보 같은 이야기야」
그렇다고 해도, 사돈 남말 할 수는 없겠지. 그 녀석이 나를 전혀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처럼, 막상 본심을 들으면 배신당한 듯 한 기분이 든다―――라는 자기 멋대로인 감정.
그녀들하고 그걸 계기로 완전히 연을 끊고, 남은 중학교 생활은 공부로 지냈다.
부활동도, 연애도, 방과 후에 어딘가에서 노는 것도 그만두고 공부해서, 자기 말고는 아무도 다닐 수 없는 레벨의 학교를 찾았다.
반 편성으로 인한 인간관계에 변동이 없다면 나름대로 인간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통학가능범위 중 찾은 곳이 바로 이곳 소부 고등학교 국제교양과, J반이었다.
「여기서 지금까지의 인간관계를 리셋하고 처음부터 다시 해주겠어. 라는 게 중학교 3학년 때 내 마음의 버팀목이었어.―――고교데뷔하러 온 거야, 소부고에는」
J반을 고른 것은 일종의 도박이었다.
딱히 외국에 흥미도 인연도 없는 내가 들어가, 의식에 차이인지 뭔지 그런 이유로 대립 할 것이라는 건 쉽게 상상이 되었고, 반편성이 없다는 것은 반의 의지와 결정적으로 적대 비슷한 걸 하게 되는 순간, 이곳 생활은 끝난다. 남자보다 여자가 많은 반이라고 하면 모두 단짝이니 아가씨라니 망상을 펼치는 남자들이 흔하지만 오히려 반대로, 문제가 일어나면 가장 음습하게 되기 쉬운 환경이다.
그래도 또, 친구를 잃어버릴 수―――아니, 친구라고 생각했었던 상대가 실은 친구가 아니었던 것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는 일심으로, 성가신 인간관계를 구축하고 싶지 않았던 나는 소부고등학교를 목표로 했다.
너무 겁쟁이인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 지금도 가끔은 생각한다.
아무 일 없이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친구라고 부를만한 상대와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는 것은 확실치 않다. 오히려 그 반대 케이스가 더 많다,
「그래서일까, 히키가야 하치만의 소문에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은」
그러나 그는, 그런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정말로, 그는 소문대로의 인간인 것일까.
실은 폄하되고 있는 건 아닐까―――그렇다면 내가 정의의 탐정으로서, 모든 걸 파헤쳐 주겠다고.
히키가야 하치만이 소문대로의 인물이라면, 유키노시타 유키노, 혹은 사가미 미나미를, 바로 내가 지키겠다고.
그래도, 그런 애 같은 마음보다도, 이 소부 고등학교도 중학교와 마찬가지로―――겉모습 밖에 보지 않는 녀석들이 넘치는 장소가 될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지만, 그때 나......아니, 이것도 아니구나. 정말 그런 장소가 싫다고 생각했다면, 히키가야 하치만의 소문을 들었던 시점에서 소문 그 자체에 혐오감을 느끼는 게 보통이겠지.
『―――그래도 앞으로 나가고자 한다면, 다시 한 번 묻겠어..―――당신의 최종적인 목적은 무엇인지, 말해 보렴』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했었던 그 질문 지금, 대답하자――― 한때 자신의 구제.
그와 나를 맞추며, 그를 돕는다.
히키가야 하치만을 향한 악의 있는 속삭임을 멈추는 것보다 우선 해버린 감정.
그건 사람 돕기도 탐정 일도 아닌, 단순한 영웅소망 성취나 다름 없었다.
아무리 봐도 자기만족.
듣기 좋은 것만 보려고 했다는 것은 잘 안다.
분명 그런 감정을 유키노시타는 간파했던 것이다. 내 행동이유를 물은 이유가 나에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겉모습 밖에 보지 못하는 사람을 진심으로 상대할 생각이 없다.
그렇기에, 소문에서 진실 근처까지 도달한 내 진의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판단하려고 했던 것이다.
마나츠루 마코토가 진짜인 가짜인지 파악하기 위해서.
『히키가야 하치만을 정말 제대로 본 걸까?』
그녀가 정말로 묻고 싶었던 것은, 바로 이것이었던 것이다.
「나는 히키가야 하치만 같이 헌신은 할 수 없어. 그래서...... 조사해서, 그가 했던 것을 알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어. 그렇게까지 누군가를 위해 애쓰는 녀석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반드시 어떻게든 하고 싶다고. 그는 분명 마음 깊숙한 곳에 정말 소중히 해야 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고, 그렇게 생각했어.」
생각해 보아도, 나는 아무 것도 떠올릴 수 없었지만 말이야.
내 이야기를 마치자, 이제까지 계속 조용히 있었던 유이가하마 유이가 입을 열었다.
[newpage]
「탐정은, 힛키가 평소에 어떤지 알아?」
「평소 히키가야 하치만?」
「힛키는 말이야 평소엔 엄청 불성실해. 전만큼은 아니지만 부활동도 나랑 유키농이 있는데도 슬쩍 돌아가려고 한 적도 있었고, 뭔가 생각했다 하면 놀랄 정도로 힘 빠지는 아이디어나 내고, 그렇지 않아도 평소 소극적인데다가, 나도 유키농도 꽤나 질리기도 하고. 항상 뭐랄까 나는 전업주부가 될 테니 일하고 싶지 않아 라고 말하고, 하나 하나 옛날 일을 말하면서 자폭하고, 뭔가 있으면 날 바보취급하고. 분명 꼴사나운 점이 더 많아, 힛키는」
라고, 빠른 말로 그녀는 히키가야 하치만의 평소 모습을 말했다. 마지막 부분은 완전히 푸념이었다. 그래도 지적하자, 잠깐 기다려봐. 전업주부는 뭔데 전업주부는.
「저기 들어줘, 힛키는 말이야 지난 번 체육대회에서――――앗 이건 말하면 안 되는 거었네」
「머리띠 색 속인 거?」
「엣, 어떻게 아는 거야!? 혹, 혹시 본 거야?」
「봤다기 보단 눈에 띄었어. 우연히 백팀의 봉이 잘 보이는 위치에 있어서 말이지......지켜보고 있던 건 아니니까.」
다시 말하는데. 정말이야?
유키노시타와 너가 열심히 무언가 보고 있던 모습이 신경 쓰여서 나도 모르게 시선 끝을 따라 갔을 뿐이야?
그리고 그 반칙은 솔직히 조금 그랬다. 그런 수가 있었다니 하고 꽤나 감탄했어. 다른 학생들 반칙이 어떤 건지는 모르지만, 나름대로는 괜찮았는데. 치바전에서 해버렸다면 좋았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했었고 말이야.
「그렇구나......」
유이가하마 유이는 가슴을 살짝 쓸어 내렸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래도 이상한 곳에서 성실해서 꽤 신경을 써 버려, 힛키는. 그렇게 이래저래 얼버무리려고 해」
라며, 푸념이 아닌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세세한 걸 잘 눈치 채고, 닿고 싶지 않다고 상대가 생각하는걸 알고 접촉하지도 않고, 말하지 않아. 그게 정말 고마울 때도 있지만......그래도 정말 얼버무리면 안 되는 것은, 힛키는 절대 하지 않아. 뒷맛이 나빠도, 자기 나름대로 끝내려 해. 그때도......」
「그때......?」
윽, 나도 모르게 추궁했다.
유이가하마 유이는 앗 하는 표정을 짓고는,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빙글빙글 꼬았다. 물으면 안 되는 것이었구나 하며 취소하려고 했는데 유이가하마 유이가 말을 이었다.
「약간 이전 이야기인데, 힛키와 서먹서먹해졌을 때가 있었어. 그때 나는 봉사부에 있을 수 없게 되어서 도망쳤었어. 지금까지 내가 힛키를 상처 입혔던 것과, 힛키 앞에서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무얼 말해야 좋을지, 모르게 되어버려서......
그때 유키농이 없었다면, 나와 힛키는 분명 타인 같은 관계가 되었을지도 몰라」
「유키노시타가 너희 사이를 다시 돌려놓은 거야?」
「힛키는 전부 없었던 일로 하자고 했는데 말이야. 끝내려고 하고 잃으려고 하고...... 난 그걸 받아들일 수 없어서...... 동정이라든지 그런 마음으로 대한 적 없는데. 그때 힛키도, 사과할 때 힛키도, 뭔가 책임감 덩어리 같았어. 그래서 말이야, 나는 내가 힛키를 무리 시킨 게 아닌가 생각할 때도 있어. 지금도......」
말하면서 유이가하마 유이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하지만 울 것 같은 풀 죽음이 아니다.
어딘가 그늘진 모습, 마치 예전에 그녀 자신이 눈물을 흘려버렸던 당시를 말하는 듯 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해?」
「유키농이 곤란해지면 도와줘, 라고 힛키와 약속했었으니까」
「......그런 약속을 했었어?」
「응..... 조금 이것저것이 있어서」
아 역시나.
유키노시타와 옥상에서 마주했을 때 봉사부에 불화가 있었다는 걸 지적했었지만, 내 추리대로 무언가 있었나 보다. 그것에 대해 파고들 생각은 없다만, 히키가야 하치만이 문화제 때 한 일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상당히 넓고 큰 의미를 지녔다는 이야기가 된다.
사가미 미나미를 구제하기 위해
문실을 소생시키기 위해
유키노시타 유키노에게 손을 뻗는다.
여기까지는 추리였었다. 그가 움직인 이유는, 거기에 또한 『유이가하마 유이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라는 동기도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그 약속이 히키가야 하치만을 괴롭힌 것이 아닐까, 라고 그녀는 생각하는 듯했다.
[newpage]
「……힛키가 자기를 위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했다는 건 알아. 그렇지만, 자기를 희생하려고 한 것이라는 전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야. 전에도 그랬었어…… 나는…… 이제 힛키가 자신을 희생시켜 무언가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 보고 싶지 않아. ……이렇게 말해도, 힛키도 이제 싫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그래도 나와 한 약속이 힛키가 그렇게 하도록 움직인 마지막 동기가 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하면, 굉장히 무서워」
그녀는 자기 때문에 무리한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같은 입장이라면 그 정도까지 고민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만약 와카나와 내가 무슨 약속을 하고, 그 결과, 와카나가 터무니 없는 취급을 받게 된다면 자신을 탓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을 것이다.
무서운 것은 상대의 질책이 아니다.
재난을 불러 버린 자기 생각이나 감각에 무서움을 느껴버리는 것이다.
옥상에서 대치하며 『진실』을 말했을 때의 유키노시타도 마찬가지로, 그녀도 또한 그가 당시 처한 상황에 대해서 뭔가 자기 책임을 느끼고 있던 것처럼 보였다.
히키가야 하치만이나 사가미 미나미만이 부의 감정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의 진심을 알든 모르든, 내가 아는 사람 중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은 사람은 하루노 선배 정도다.
그래도, 그 책임 소재가 사실은 어디에 있는지는 듣고 있다.
사건의 책임을 지는 존재는 봉사 부원 누구도, 문실 누구도 아닌 감독하고 있었던 어른에게 있다고 하면.
아이를 지켜야 할 책임을 완수할 수 없었던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고, 내가 동경하는 선생님은 말했다.
궤변이라는 것을 알아도, 그것이 책임이라고.
그렇지만 유이가하마 유이에게 이것을 말해도 반드시 납득하지 않을 것이다.
「유이가하마」
그래도 무엇을 말해야 좋을지, 나이기에 더욱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나는 맹장염 때문에 문화제에 참가 할 수 없었어. 퇴원해서 J반에 돌아왔더니, 모두 입을 맞춰 문화제가 즐거웠다는 말했어. 내 눈앞에서」
아무튼 부러울 따름이었지만 마음 속에서는 명왕 왕림이었으니까. 견삭(羂索)을 손에 넣었다면 결가부좌(結跏趺坐)를 하면서 단단히 묶여라. 특히 문화제를 계기로 사귀기 시작했다든가 하는 커플 같은 건 수수께끼의 단죄를 받아 버려라! 바사라단 깡!
어쨌든 문화제는 누구에게나 즐거운 것이었다는 것이다. 너무 부러워서 행동을 저지를 정도.
히키가야 하치만의 처지에 나 자신을 겹친 것도 있지만, 반 친구 입에서 전해지는 열광하는 모습이 나도 즐기고 싶어서 행동을 저질러 버릴 만큼, 좋은 문화제였던 것이다.
……실제로는 뒤에서 이런저런 것이 있었지만, 그것들은, 많은 학생들에게는 별개의 이야기.
「그것은 유이가하마와 히키가야 하치만과 약속을 한 덕분이야. 약속을 지켜, 유키노시타와 문실을 부활시켰어……그 결과 모두가 즐겁다고 해주었으니까」
이것만은 양보할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그의 행동은, 약속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있었냐고 외치고 싶어질 정도이니까.
유키노시타의 말 그대로 그 자신을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형태로 유이가하마 유이와 한 약속을 지켰을 뿐이다. 그녀도 또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자기 자신을 탓하고 있다.
「그야 무리 했어, 그는 말이지. 문화제 자료와 증언만 뒤쫓은 나라도 알고 있는걸」
그러니까 할 수 있는 말이 있다..
문화제 수사 중, 그와 연관된 사람---하야마 하야토, 토츠카 사이카, 시로메구리, 유키노시타 하루노, 유이가하마 유이, 모 파파라치 자식, 유키노시타 유키노,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들은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나도 그런 결말이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 밖에 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유키노시타는 말했다.
어떻게든 해주고 싶어도, 그렇게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아무것도 시켜 주지 않는 것이 히키가야의 비겁한 점이라고.
「그렇지만, 너가 약속하지 않았다면 반드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 바뀌지 않은 채로--- 그건 아닐까」
유이가하마 유이의 고민에 대한 나의 회답은, 심할 정도 막연한 대답이었다.
아무 해결이 되어 버려 않는다.
오히려 그는 많은 일그러짐을 받아, 모든 걸 바꾸어 버린 제물이라는 것을 긍정하는 것 같은 발언이다.
하지만 실은, 그것과 이것은 별개의 문제이며.
애초에 그녀의 고민은 제대로 말하자면 고민할 것도 없는 것이기에.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시타가 힘들어 했기에 히키가야 하치만과 약속을 한 거지?」
「……응, 그래」
「그렇다면 책임을 느끼지 않아도 돼」
[newpage]
「……어째서?」
간단한 일이다.
책임이라는 둥, 자기가 한 말 때문에 무리했다는 둥,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대답은 아주 심플하다.
「힘들어 하는 친구를 보면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너도, 히키가야 하치만도」
말하자면, 히키가야 하치만이 약속을 지켰던 것도 유이가하마 유이가 약속을 했던 것도 모든 것은 그 마음 때문이다.
누군가 힘들어 하면 돕고 싶다.
그것으로 좋지 않은가?
「……그래도, 그래서 힛키는 그렇게 고생했고」
「그렇지만, 유이가하마가 한 건 아니야. 나는 봉사부가 어떤 상태였는지는 모르지만, 두 사람 어색했던 거지? 그런데도 유이가하마는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유키노시타가 힘들어 한다면 도와달라고 약속했어. ……이게 뭐가 잘 못된 거야?」
이런 결단, 두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관계를 한 걸음 더 내디딜 용기가 없으면 할 수 없다.
두 사람을 생각하고, 앞으로를 생각하고, 약속을 주고 받았던 것이다. 틀린 것이 아니다.
「그래도 너가 그의 행동에 책임을 느낀다면---또 같은 미스를 일으키기 전에, 아니, 다시 같은 미스를 범한 후에, 그와 함께 틀리지 않도록 노력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
내가 다른 사람에게 들은 말을 빌려서 말한다면, 인생에서 두 번, 같은 미스를 저지른다.
그 때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말하는 시추에이션이 다시 올지도 모른다.
그렇다, 틀린 것은 행동의 결과이고 취소가 되지 않는다. 한번 잘못을 저지르면, 거기서부터 반격을 꾀할지, 잘못된 채로 방치해 두다가 가라앉기를 기다리든지.
선택해야 할 길은 둘 중 하나.
「대체로 그 때 말이지 히키가야 하치만도 엉망진창 힘들어 했을 거야. 그럴 때--- 돕고 싶다고, 힘이 되고 싶다고 나라면 생각하지 않았을 거야」
그것은, 이미 그녀가 내린 결론이다.
그러니까 유이가하마 유이가 걱정할 필요는 없다.
행동은 어쨌든,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틀린 게 아니니까.
해답은 이미 얻은 채였다.
「거기에, 문화제에서 일어났었던 일, 히키가야 하치만에 대한 소문의 진상을 밝힐 수 있었던 것은 유이가하마가 결정적 수단이 되었기 때문이야? 유이가하마가 없었으면, 너가 두 사람을, 두 사람이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없었으면, 나는 쭉 오해한 채로, 잘못된 채로---문화제를 아쉬워 했을 거야.
그러니까, 말하게 해줘.
유이가하마양은 제대로 두 사람 사이를 채워주고 있어. 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내가 가슴을 피며 보장할게!」
가슴은 그렇게 없지만 말이지.
전에도 비슷한 말을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녀에게는--- 유이가하마 유이에게는, 정말로 감사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절대로 나만이 아니다.
히키가야 하치만은 그녀와 한 약속에, 유키노시타는 그녀의 배려와 염려에, 후회도 주눅도 꺼림칙함도 없이, 정말로 순수한 감사를 품었을 것이다.
나는 아직 이 세 사람과 친한 건 아니다. 그렇지만.
소문으로, 자료로, 추리로 생각한 것뿐이지만, 그래도
그 정도는 안다.
왜냐하면 기쁘니까.
그런 사람이 있어 주었다는 것이.
유이가하마 유이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나를 조금 바라보다가 아래를 바라본 뒤, 하늘을 보며 살며시 말했다.
「……유키농도, 이런 기분이었을까나……」
저녁 하늘로 사라질 듯한 작은 목소리로.
언제를 생각하고 한 말인지 나는 모른다. 그럼에도 무언가 납득 한 것처럼 그녀는 미소를 띄우며 저녁 하늘을 바라 보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고, 그녀가 생각하는 누군가들에 대해 생각하고는, 하나 묻고 싶어졌다.
이런 걸 물어보는 나는, 역시 유키노시타의 말을 아직 납득하지 못한 걸까.
「저기, 유이가하마, 만약---」
유키노시타가 히키가야 하치만을 실은 좋--- 라고 이야기를.
「…………」
훗, 마음 속으로 자신을 쳐 말을 멈추었다.
하아.
이런 건 내가 물어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또 무엇을 말해버릴 생각일까, 나는. 아무리 묻고 싶어도 마음 속에 넣어 두어야 하는 것이 있다. 물어서, 뭔가 돌이킬 수 없는 감정을 넣는 것은 안 된다. 내 탓에 귀찮은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악업이다.
[newpage]
「―――혹시, 글러먹은 남자 좋아해?」
「하, 하아!? 그, 그럴 리가 없잖아! 힛키가 그럴지는 모르지만,그렇다고 글러먹은 힛키가 좋다든가 그런 거 아니야」
「나, 히키가야 하치만 이라고 말하지 않았어」
「아. ………,흐 흐름 상 힛키 이야기잖아! 별로 글러먹은 힛키가 좋다든가 그런 건……그래도 그런 말을 들어도……?」
혼자 사고의 미궁을 비집고 들어가고 있는 것을 보고, 나는 후훗, 웃는다.
아, 이 아이 굉장히 괴롭히는 보람이 있네 라고 생각하면서, 안뜰을 조금 바라며 이런 말을 했다.
「정말 유이가하마는 재미있네. 그렇지, 히키가야 하치만?」
「에엣!?」
당황해 하면서 유이가하마 유이는 두리번두리번 주변에 사람 그림자가 있는지 찾는다. 물론 거짓말이라는 것을 바로 눈치채고 유이가하마는 푸우- 그런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성격 나빠-」
「미안, 무심코 먼가가 씌어서……. 그렇지만 정말로 그를 좋아하네」
쓴웃음을 지으며 말하자, 그녀는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사랑스럽다. 이건 절대로 남자에게 인기다. 절대로 남자들은 보지 못하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며, 지금 얼버무린 질문에 대해 생각했다.
만일 물어서, 어떤 대답을 했다고 하자. 그러나 유이가하마 유이에 대답하게 해 버리면, 생각 하게 하고 말하게 해 버리면 향후, 유키노시타를 대할 때 태도가 바뀌어 버릴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제일 악질인 것이라면, 그 사태를 부른 원인이 나라고 해도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망칠 만큼 망치고, 무관계를 가장하면 된다. 실제로 거의 나는 세 사람과 무관계이고.
이런 녀석이 탐정이 목표라면 악취미이고, 이거면 신용도 실추해 버릴 것이다.
그러므로 그녀에게 유키노시타에 대해 묻는 건 악질이다.
만약 나중에, 그에 가까운 전개가 세 사람 앞에 기다리고 있더라도 나는 그곳에 없으니까.
반드시 내가 방관할 수조차 없는 장소에서 적막하게 끝장난다. 수라장을 부를 필요도 의무도 없다.
그가 누구를 선택할지.
지금은 아무도 모른다.
비록 그 경위에 대해 조사할 때가 온다고 해도, 아마 보고서로 정리할 때는 오지 않겠지. 조사할 뿐인 촌스러운 취미라는 나쁜 이야기도 없을 것이다. 그런 것 미궁에나 빠져 버려.
그런 것이야말로 탐정의 영역에서 빗나가--- 아니, 2학년 J반 탐정소녀, 마나츠루 마코토이니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그렇게 되었을 경우 나는 어느 쪽을 응원해야 될까.
할 수 있을까.
―――아마 오지 않는다, 그 기회도.
「그럼 나 부활 있어서. 지금쯤 유키농도 힛키도 부실에 있을 거야」
「그래. 이런 이야기에 어울려 주어서 고마워」
「아니야. 유키농의 반 친구하고 이야기할 수 있을 기회는 그다지 없고」
「교실에 있을 때의 유키노시타에 대해, 조금도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괜찮아?」
「그럼 또 이야기하자, 아! 맞아 부활 가기 전에 주소 알려줘! 그럼 언제라도 이야기 할 수 있지?」
「괜찮아?」
「탐정이 괜찮다면」
그렇게 말하며 유이가하마 유이는 스커트 주머니에서 데코폰을 꺼내 나에게 보여 준다.
정말이지…… 그 웃는 미소는 비겁하다.
「……고맙게 받을게」
블레이저 코트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프로필 화면을 보여주고 그대로 유이가하마 유이에게 전한다. 그러자 유이가하마 유이가 눈을 깜빡 거리며, 의아한 듯이 스마트폰을 받고는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1분 후에 받은 스마트폰에는 방금 받은 메일이 한 통. 유이, 라는 제목으로 번호와 주소가 기재되어 있었다.
「잘 부탁해, 마나츠루. 만약 뭔가 고민이 있다면 언제라도 봉사부에 와줘. 나도 유키농도 힛키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이쪽이야말로. 유이가하마. ……그렇지만, 괜찮아. 나는 나대로 해볼 테니까. 거기에 유키노시타에게는 환영 받을 거 같지도 않고」
「에? 유키농, 마나츠루를 싫어하지 않을걸?」
「엣?」
그래?
그토록 철저하게 뭉갰기에, 나 쭉 유키노시타가 싫어할 거라 생각했는데.
「마나츠루, 괜찮으면 지금 나와 부실 가지 않을래?」
「그렇지만 나 봉사부에 의뢰할만한 고민은…… 거기에 부실로 가서 실례하는 것도 좀」
「실은 체육제가 끝나서 의뢰가 없어서 한가해, 봉사부. 그러니까 마나츠루가 놀러 와도 괜찮아」
「하, 하지만 뭔가 의뢰가 있을 지도 모르고……」
거기에 내가 봉사부실에 들어갔을 때의 유키노시타의 리액션이 생생하게 상상되니까 싫다.
하지만 유이가하마 유이는 그런 것은 신경도 쓰지 않은 모습으로 나를 재촉한다.
「괜찮으니까 괜찮으니까! 그럼 가자!」
그녀의 기세에 떠밀리는 형태로, 나는 오른손이 잡힌 채 특별동에 발을 디디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