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써보는 글이군요. 첫작이니만큼 조촐하고, 무엇보다도 제대로 플롯정리가 되어있지않은 탓에 시계열이나 설정들이 헷갈릴 수 있고 무엇보다도 앞뒤가 잘 맞지않거나 아니면 그저 묘사력이 열등하여 한참 뒤떨어져(...)있을 수 있습니다. 귀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프롤로그
여러분, 이렇게 저를 잡아두신채로 그 쓸모없는 몇마디를 주고받으셔도 변하는 것이 없으리라는 것은 여러분들이 더욱 잘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저는 어차피 제 의지와는 무관하게도, 더욱이 당신들의 의지와도 무관하게 여드레 이후 오후 열 두시 반이 되면 형장으로 끌려가 이슬처럼 분해되어버릴 몸과 마음입니다. 저는 그런 제 운명을 받아들이고 있고, 최대한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을 스스로 납득하게끔 하기위해 갖가지 변명들을 읊조리고 있는 중입니다만, 그런 제 노력이 무색하게도 이런 태도로 일관하시니, 뭐라 해드릴 말씀이 없군요. 제가 이 공허함속에서나마 마지막으로 내쉬는 숨조차 원치 않으시는 겁니까? 부디, 만약 당신들이 제 일말의 인격을 존중하신다면, 적어도 최소한의 제 결백을 믿어주시고 있다면, 바라옵건데 제가 이 고독을 마음껏 즐기며 대단원의 결말을 그나마 영광스럽게 장식할 수 있도록 저를 그만 내버려둬주세요. 이미 너무 오랜 시간동안 굳이 당신들이 아니더라도 많은 것들이 나를 괴롭혀왔습니다. 이 정도의 평안한 안식을 누릴 권리정도는 제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이렇게 붙잡고 늘어져봐야, 당신들이 바래 마지않는 궁극의 진리는 나오지 않습니다. 제가 되뇌이고 싶지 않기때문이고, 또 제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제 눈과 귀는 이미 소싯적에 멀어버렸으며, 본인은 그 사실조차 깨닫지못한채로 너무나 오랜 세월을 살아왔습니다. 너무 지쳐버렸고, 이젠 그만 쉬고 싶습니다.
* * *
또군요, 당신들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피는 도대체 무슨 색이길래 임종을 앞둔 이의 부탁을 깡그리 무시한채 당당히 저 문을 다시 열 수 있게끔 된단말입니까? 정말이지, 점점 질리는 정도를 넘어서 역겹기까지합니다. 이미 정도는 오래전에 넘어버렸으니 더이상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것인가요.
좋습니다. 당신들이 굳이 그래야만하겠다면, 당신들이 사랑하는 『절차』라는 것이 당신들을 죽음을 앞둔 이의 부탁조차 무시하게끔 만드는 짐승으로 바꾸는 원동력이라면, 들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전 마틴 에반스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와 저는 오랫동안 알고지내온 죽마고우임도 맞고, 그가 사라진 간밤에 그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도 물론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이 주장이 필요한지조차 의심이 듭니다만, 전 마틴 에반스를 죽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보고서에는 마음대로 적어주세요. 겨우 그 정도로 상황이 바뀌지는 않을테고, 기대도 하지 않으니까. 지난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내가 느꼈던 건, 결정된 건 무슨일이 있어도 바뀌지 않는다는겁니다. 잡담이 길어졌군요, 이래봐야 좋지 않은 건 당신들이나 나나 하등 다를 바 없을텐데 ─.
물론 여기서 이야기를 멈출 생각은 없습니다. 저도 보고서와 소위 말하는 『절차』에는 나름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는 이라, 그 절차에 무슨 내용이 기입되어야하며, 기입된 내용들을 통해 그들이 얻어 안주하고자하는 환상─바로 대다수가 정의나 진실이라고 부르는─이 무엇인가는 무척이나 잘 되뇌이고 있기에, 고작해야 법정에서 했던 말을 되풀이할뿐인 방금의 대답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더이상 아쉬운 부분도 없고, 발버둥쳐봐야 안되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고있는데다가, 미련도 거의 남아있지 않기에 지금부터 들려드리는 이야기는 제 마음대로 진행하겠습니다. 당신들이 충분히 이해했고, 당신네들 특유의, 어쩌면 당신들의 유일한 기술인 이야기와 진실을 부풀리고 조작해대면서 그것이 마치 사실인양 쉽게 다가가게끔하는 그 기묘한 능력을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다면─아마 그럴거라 확신하지만─, 아마 상당히 긴 이 정도의 분량과 함께 걸출한 소설로 바뀌어 당신의 상사를 만족시켜 줄 수 있을겁니다.
프롤로그
프롤로그
여러분, 이렇게 저를 잡아두신채로 그 쓸모없는 몇마디를 주고받으셔도 변하는 것이 없으리라는 것은 여러분들이 더욱 잘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저는 어차피 제 의지와는 무관하게도, 더욱이 당신들의 의지와도 무관하게 여드레 이후 오후 열 두시 반이 되면 형장으로 끌려가 이슬처럼 분해되어버릴 몸과 마음입니다. 저는 그런 제 운명을 받아들이고 있고, 최대한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을 스스로 납득하게끔 하기위해 갖가지 변명들을 읊조리고 있는 중입니다만, 그런 제 노력이 무색하게도 이런 태도로 일관하시니, 뭐라 해드릴 말씀이 없군요. 제가 이 공허함속에서나마 마지막으로 내쉬는 숨조차 원치 않으시는 겁니까? 부디, 만약 당신들이 제 일말의 인격을 존중하신다면, 적어도 최소한의 제 결백을 믿어주시고 있다면, 바라옵건데 제가 이 고독을 마음껏 즐기며 대단원의 결말을 그나마 영광스럽게 장식할 수 있도록 저를 그만 내버려둬주세요. 이미 너무 오랜 시간동안 굳이 당신들이 아니더라도 많은 것들이 나를 괴롭혀왔습니다. 이 정도의 평안한 안식을 누릴 권리정도는 제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이렇게 붙잡고 늘어져봐야, 당신들이 바래 마지않는 궁극의 진리는 나오지 않습니다. 제가 되뇌이고 싶지 않기때문이고, 또 제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제 눈과 귀는 이미 소싯적에 멀어버렸으며, 본인은 그 사실조차 깨닫지못한채로 너무나 오랜 세월을 살아왔습니다. 너무 지쳐버렸고, 이젠 그만 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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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군요, 당신들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피는 도대체 무슨 색이길래 임종을 앞둔 이의 부탁을 깡그리 무시한채 당당히 저 문을 다시 열 수 있게끔 된단말입니까? 정말이지, 점점 질리는 정도를 넘어서 역겹기까지합니다. 이미 정도는 오래전에 넘어버렸으니 더이상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것인가요.
좋습니다. 당신들이 굳이 그래야만하겠다면, 당신들이 사랑하는 『절차』라는 것이 당신들을 죽음을 앞둔 이의 부탁조차 무시하게끔 만드는 짐승으로 바꾸는 원동력이라면, 들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전 마틴 에반스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와 저는 오랫동안 알고지내온 죽마고우임도 맞고, 그가 사라진 간밤에 그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도 물론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이 주장이 필요한지조차 의심이 듭니다만, 전 마틴 에반스를 죽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보고서에는 마음대로 적어주세요. 겨우 그 정도로 상황이 바뀌지는 않을테고, 기대도 하지 않으니까. 지난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내가 느꼈던 건, 결정된 건 무슨일이 있어도 바뀌지 않는다는겁니다. 잡담이 길어졌군요, 이래봐야 좋지 않은 건 당신들이나 나나 하등 다를 바 없을텐데 ─.
물론 여기서 이야기를 멈출 생각은 없습니다. 저도 보고서와 소위 말하는 『절차』에는 나름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는 이라, 그 절차에 무슨 내용이 기입되어야하며, 기입된 내용들을 통해 그들이 얻어 안주하고자하는 환상─바로 대다수가 정의나 진실이라고 부르는─이 무엇인가는 무척이나 잘 되뇌이고 있기에, 고작해야 법정에서 했던 말을 되풀이할뿐인 방금의 대답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더이상 아쉬운 부분도 없고, 발버둥쳐봐야 안되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고있는데다가, 미련도 거의 남아있지 않기에 지금부터 들려드리는 이야기는 제 마음대로 진행하겠습니다. 당신들이 충분히 이해했고, 당신네들 특유의, 어쩌면 당신들의 유일한 기술인 이야기와 진실을 부풀리고 조작해대면서 그것이 마치 사실인양 쉽게 다가가게끔하는 그 기묘한 능력을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다면─아마 그럴거라 확신하지만─, 아마 상당히 긴 이 정도의 분량과 함께 걸출한 소설로 바뀌어 당신의 상사를 만족시켜 줄 수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