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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변조종기 엑사베리온


투고 | alphase

여자는 무서워.. (1)


 레스토랑의 문을 열었다. 종소리가 울려퍼졌지만. 이번엔 다들 슬쩍 보기만 하더니 다시 식사를 시작한다. 음. 역시나 이 모습이 가장 평범하고 좋은거지. 자리로 돌아가는 중에, 리치가 가볍게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엠페러 군! 역시나 달라보이네. 그래도 품위는 여전하단 말이지."
 "품위 운운할 처지입니까. 하.. 사람을 그렇게 속여놓다니."
 "미안하다니까.. 아, 유니스 양. 정식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이 소년이 엠페러. 그리고 현재 진행중인 테스트의.. 가장 위에 위치해 있다고 봐도 좋은 소년입니다. 그들 사이에서는. '리더'라고 불리죠."
 
 자리에 착석하고 나자, 유니스 그녀의 눈에 작은 눈물이 맺혀있는 걸 보았다.

 "그때.. 분명, 수혁이한테 '잡혀갔다' 고.."
 "보다시피 멀쩡해요.. 도리어 수혁이야말로.."
 "...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아준아."
 
 그녀의 얼굴에서 눈물 한방울이 똑 떨어지는 걸 보자, 더 이상 말할 기분이 들지 않았다. 하하. 수혁이 이 녀석. 복 받았구만.. 어디엔가 반드시 꼭 살아있어라. 찾아가서, 신나게 한방 먹일테니까..

 "일단, 유니스 양은 표면상으로는 '테스터'의 일원입니다."
 "이런 열린 곳에서 말해도 괜찮습니까? 리치?"
 "엠페러 군. 뭘 잘 모르네. 오히려 이런 이야기야말로 자유롭게 분위기로 흘러가는 장소에서 해야만, 아무런 파장 없이 넘어가는 법이야."
 "아저씨.. 여태까지 쌓인 이미지가, 한번에 무너졌는데요."
 "디시브도 부를 생각이었는데. 녀석은 너무 다혈질이란 말이지.. 그 동생과 다르게."

 역시나, 디시브와 그 여동생도 만나기 전부터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완전히 이 아저씨 손바닥 위에서 놀아났다는 느낌이네, 이건.

 "표면상으로 '테스터'라니, 무슨 말이죠?"
 "표면상으로는 저 소년, '엠페러'의 지휘 하에 놓이게 된다는 소리입니다. 엠페러 군. 이런 미녀를 자기 아래에 두는 기분은 어때?"
 
 이 아저씨야말로 입이 너무 가벼운 거 아닌가 싶지만..

 "나쁘지 않죠. 게다가 예전에 '선생님'이었던 분을 두게 된다는 건."
 "아준아, 어른을 얕보면 곤란해. 아, 이제 엠페러라고 불러야 하려나."
 "겉으로는 우리들이 서로 알고 있는 사이라는 걸 감춰두는게 좋겠죠."

 아마, 도착하게 되면 더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지겠지만 말이다.

 "급여는.. 하아. 다른 직원 앞에서 말하긴 좀 그런데 말이죠."
 "전 상관 말고 이야기하셔도 됩니다. 대표님."
 "갑자기 호칭을 바꾸는 건 무슨 의도죠. 엠페러."
 "크게 신경쓰지 마세요."
 
 길게 한숨을 쉬는 리치. 이제야 그 나이에 걸맞게 이마에 조금 주름이 져 보이는 게 눈에 띠었다. 아니, 30대 초반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면 주름은 좀 이른 것 같은데..

 "으..으음.."
 "불편하시면,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셔도 상관 없어요 전. 대표님."
 "윤이 선생님.. 고단수네요."
 "어른의 생존법이라는거지. 아. 그리고 이제 윤이 선생님이라고 부를 수만은 없으니.. 편하게 부르거나, 유니스 누나라고 부르거나 그렇게 해줄래?"

 9살 차이인데, 누나라..

 "그렇게 부르기엔 나이 차이가.."
 "그럼, 뭐 아줌마라고도 부를 생각이었니?"
 
 왜 눈에 불꽃을 튀기고 계세요.

 "아. 알았어요. 유니스.. 유니스 누나."
 "음, 괜찮은 기분이야."

 몇 분 전까지 내가 알고 있던 사람들이 분명한데. 솔직히 이제는 내가 아는 사람들이 아닌 것 같다. 그 이면을 알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 하아. 한숨밖에 나오질 않는다. 리치가 손가락을 흔들면서 말했다.

 "저래뵈도 엠페러. 리더라고 불리는 소년인데. 꽤나 잘 다루는군요. 유니스 양."
 "선생님 일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랍니다. 대표님."
 "아아, 대표라는 호칭은 됐어요. 부담스러우니까 리치로 통일해주시죠."
 
 저러면 오히려 더 부르고 싶어진다. 자, 손패를 알게 되었으니 좀 이용해보실까..

 "대표님, 그럼 갑작스럽지만 상황보고입니다. 신규 멤버를 제가 컨트롤 하기가 까다로운데 말이죠.. 이후 상황지시에 지장이 생기지 않을까 합니다만?"
 "그런 건 리더의 권한으로 알아서 하세요. 그런 것 하나하나 나에게 보고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위를 줘도 잘 써먹질 못하는군요, 의외로?"

 귀찮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대충 말하는 리치. 그 말, 곧 후회하게 되실겁니다.

 "아아, 대표님도 표면상으로는 제 지휘하에 놓여있는 분이셨죠? 자. 그러면 앞으로도 리더의 권한을 써서, 제가 마음대로 임무에 투입해도 된다는 걸로 이해하겠습니다."
 "잠깐, 엠페러. 아까 '신규 멤버'라고.."
 "임무에 한해서는, 당신 역시 신규 멤버입니다. '대표님'."
 
 훗, 하고 웃는 리치. 기분은 어떠신가 궁금한데 말이죠. 손바닥 위에 놀아났기에 가능한 행동입니다. 이런 게.

 "하하.. 이야. 리더의 자질.. 이라기보다. 이젠 뭐, 완전히 리더네요."
 "엠페러. 많이 컸네. 내가 가르치던 때보다. 훨씬."
 "유니스 누나야말로. 손에 든 카드를 모두 드러내면 안 돼죠. 이제 마인드 컨트롤도 쉽겠는데요. '아줌마'."
 
 유니스 누나의 이마에도 작은 주름이. 화가 났다는 증거다. 주먹도 불끈 쥐고 있고. 저대로 나한테 날아오기라도 하면 곤란하지만.. 그럴 일은 없다. 그러면 모든게 물거품이 되어버릴테니까. 

 "후.. 후훗...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고약한 상사가 되었네. 엠페러.."
 "이 호칭이 장식은 아니거든요."
 "하.. 핫. 일단 식사나 마저 하고 이야기를 하죠. 대표인 나를 앞에 두고 참.. 당돌한 사람들이네요."
 "표면상으로는 엠페러의 밑이죠. 당신."
 "사람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갖고 논 벌입니다. 천천히 갚아드릴테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두분 다.."
 "이야, 카리스마라는 걸 완벽하게 익혔네요. 대표로서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포크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간 게 보인다. 겉으론 저렇게 말해도. 저 아저씨는 역시 상당히 화가 나 있는 모양. 쿡. 재밌다. 오랜만에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가 아니라, 진심으로 즐거워서 웃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역시나 이런 게 재밌다니까.. 유니스 누나도, 가만히 앉아서 음식을 집어먹기 시작했다.

 "크하하.. 자, 그렇게 딱딱하게 화내고 그럴 필요는 없잖아요? 이제부터 같이 생활하게 될 동료인데."
 "누구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거지? 엠페러 군?"
 "하. 누구 때문일까. 리더?"

 제 2라운드를 시작하자는 겁니까. 이 분들. 지치지도 않는 군. 정말..

 "표면상으로는 제가 제일 위입니다. 동의하시죠? 대표 역시 '마음대로 해도 좋다'고 했고 말이죠."
 "하아.. 괜히 상황 정리하지 마. 리더.. 그나저나 리치.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애가 이렇게 바뀌어버리나요?"
 "글쎄요. 유니스 양.. 직접 본 건 아니라 확신은 못하겠지만. 꽤나 굴렀죠. 나이에 걸맞지 않게.."
 "솔직히 좀 무섭네요. 더 자랄 가능성이 있으니까."
 "사람을 앞에 두고 뒷담화인가요? 이야, 배짱이 좋으시네요. 두분 다. 하하하.."

 패밀리 레스토랑과는 걸맞지 않는 딱딱한 분위기가 형성되어버렸지만. 난 이런 분위기를 그다지 싫어하지 않는다. 이 과정이 끝나고 나면.. 지휘하는 게 더욱 편해질테니까.

 "너, 웃을 때마다 '무섭다'는 소리 들은 적 없니?"
 "글쎄요. 적어도 학교 다닐땐 한번도 들은 적이 없었는데 말이죠.."
 "아아. 애가 망가졌어.. 리치. 어떻게 된 거죠. 이게."
 "망가졌다니요. 성장한거죠. 성, 장. 하하하."
 "죄송합니다. 유니스 양.. 과거의 지인이라는 걸 몰랐으면 차라리 더 나았을텐데.."
 "두분 다, 멤버 전원을 속인 댓가는 톡톡히 치뤄주셔야 할겁니다. 아, 물론 기밀 유지야 하죠. 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많이 굴러주셔야겠어요. 리치는 여태까지 임무에 멋대로 빠진 만큼 말이죠."
 "그런 이야기는 여기서 하지 않는게 어떨까 싶은데. 엠페러 군?"
 "확실히 해 두는게 좋죠. 이런 건. 그리고 이런 분위기라면 '웃으면서' 넘어갈 수도 있고 말이죠. 안 그런가요. 유니스 누나?"
 "누나 호칭.. 그만 둬 주지 않을래? 난 이런 동생을 둔 기억이 없는데.."
 "에이. 그렇게 빼면 섭섭하죠.. 그 나이에 '아줌마' 소리를 듣고 싶은 생각은 없으실텐데."
 "누가 아줌마야!"
 "싫잖아요?"

 자리에 기대어 양 손을 드는 두 명. '항복'이라는 거다.

 "하아. 앞으로의 생활이 걱정되네. 이런 고약한 상사를 두게 될 줄이야."
 "너무 얕봤었나.. 엠페러 군. 그 호칭. 매우 잘 어울려.."
 "식사나 마저 할까요. 두분 다. 유지비는 다 어차피 대표님의 개인 창구로 나가는거니까."
 "그거 듣던 중 반가운 말이네. 기분도 좀 나빠졌고. 돌아갈 때 까지 쇼핑이나 할까나.. 리더?"
 "아아, 승인합니다. 마음껏 쓰셔도 좋아요."
 
 품에서 '한도 제한'이 없는 카드를 꺼내, 유니스 누나에게 건네주었다.

 "하아.. 사이키 군도 참.. 무서운 소년을 데리고 왔어.."

 작게 궁시렁대는 리치. 슬프게도 난 청력에는 자신이 있어서.. 바짝 다가가, 한마디를 건넸다.

 "잊고 계신 건 아닐 지 모르겠지만.. 전, 귀가 밝답니다."
 "뭔 말을 못하게 해! 폭정이야 이건!"
 "그러니까, 뒷담화는 안 들리는 곳에서 해주세요."
 "아아, 밥 맛 다 사라지겠네. 빨리 먹고 자리를 옮기죠. 리치?"
 "그래야겠네요. 유니스 양. 폭정에 허리를 펴기도 힘든 세상이에요."

 한참을 먹다 말고, 갑자기 투덜대기 시작하는 유니스 누나. 

 "어린 게 바락바락 대들고 말이죠. 그래도 한때는 선생님이었던 사람한테.. 흑."
 "눈물 한방울 안나오고 흑 거리면 우는 겁니까. 유니스 누나."
 "너, 정말이지 한마디를 안 지는구나. 리더."
 "호칭은 하나로 통일해주세요♪"
 "하.. 하. 하. 차라리 그냥 오늘 일은 말을 않는게 나았을지도.. 청소년에 트라우마가 생기겠어. 이러다간."
 "그냥 따로 만나서 할 걸 그랬나봐요. 대표님."
 "그러게 말이죠. 유니스 양."

 에이. 이러면 재미가 없지.. 너무 분위기가 처졌잖아.. 사과하기로 할까. 주스를 가볍게 한모금 넘기고, 말을 이어나갔다.

 "푸훗.. 두분 다, 이제 그만 하시고 식사나 마저 하시죠. 제가 잘못했으니까."
 "웃지라도 않으면 진심이라고 생각하겠는데."
 "유니스 누나도 참.. 사람이 이런 걸 어쩌겠어요."
 "엠페러 군. 정말 나이 속이고 있는 거 아니야? 아까 변장한 모습으로 이랬으면. 완전히 속아넘어갔겠는데? 우리 직원들이 괜히 그런 말을 한 게 아니었네. 연기가 아니었어.."
 "단연코 그건 아니에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16살 소년입니다."
 "뭐? 이런 게 더 큰다고? 하아. 앞길이 고생길이네. 알고 있었지만."
 "왜 너한테 다른 애들이 꼼짝 못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네. 무서운 아이였구나. 엠페러.."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결제는 리치의 검은색 카드로.. 그렇다면, 저것도 진짜 자기 카드라는거겠지? the Rich라는 호칭이 더할나위 없이 어울리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도합 32만 8천 시나입니다."
 "하아.. 뭘 이렇게 많이 시킨거야! 시밀러 얘는 진짜.."
 
 32만 8천 시나면.. 그 지위에 비해선 엄청 적은 돈일텐데. the Rich보다는 the ​s​k​i​n​f​l​i​n​t​라​는​ 칭호가 더 어울릴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금, 나보고 짜다고 생각했지. 엠페러 군?"

 읽혔다?

 "하하, 그럴리가요."
 "내 눈은 못 속여. 하루 이틀 받아본 시선이 아니란 말이지."
 "에이, 고작 그 정도 갖고.. 이제 더 쓰게 될텐데요. 훗."
 "아아. 한창 때의 여자는 무서워.. 시밀러도 그렇고. 유니스 양도 그렇고.."
 "그건 저도 공감합니다. 리치."
 "새롭게 만날 동료들에게 선물 하나씩은 해줘야죠. 뭐 해요? 빨리 움직이지 않고?"
 ""갑니다, 가요!""
 
 결국, 그날 하루 종일 유니스 누나에게 끌려다녔다. 뒤이어 디시브도 합류하게 되어.. 키 큰 소년 한명, 정장차림의 신사 둘, 그리고 맨 앞에 주황색 원피스 차림을 한 미모의 여성이라는 이상한 조합으로. 유니스 누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데 받게 되었다.

 "기분 좋네~ 신사 두명에게 둘러싸여 쇼핑한다는 거. 뭔가 든든한 느낌?"
 "엠페러. 난 순순히 물러날게.. 솔직히 저 여자는 이길 자신이 없어."
 
 잠깐 걸음을 늦춰서 디시브와 이야기하고 있는데. 저 멀리서 유니스 누나가 소리쳤다.

 "거기 두 사람, 뭐하는거죠? 짐을 들어줘야 쇼핑을 할 것 아니에요!"
 "내.. 내 돈..."

 리치는, 이제 울먹이다 시피 하고 있었다. 속으로는 펑펑 울고 있을 지도 모른다.. 현재까지 누적 금액은. 디시브는 얼마를 썼는지 모르겠지만.. 약, 150만 시나에 가깝다. 나, 아무래도 사자의 갈기를 건드린 모양이다. 반성. 또 반성.. 지금, 내 옆을 걷고 있는 유니스 누나의 주변에서는 한기까지 느껴질 정도.

 몇 시간을 걸었을까. 이젠 다리도 아파온다. 그게, 한번에 폭발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계속 걷고 멈추고 또 걷고를 반복하다보니 서서히 지치기 시작했다. 게다가 짐까지 들고 있으니 더욱.. 비단 나만 그런 것은 아닌 모양이다. 자리에 앉아 잠깐 쉬고 있던 중, 드디어 가장 듣고 싶던 말이 그녀의 붉은 입술에서 튀어나왔다.

 "자, 이제 슬슬 돌아갈까요. 수고한 의미로 밥은 만들어 줄테니까. 오늘은 됐고 내일 움직이죠. 나도 정리할 게 좀 있으니까.."

 솔직히, 내일 또 쇼핑하게 될까 두렵지만..

 "짐은 그러면 일단 셔틀에 보관해두기로 할까요."
 "엠페러 군. 알았어. 시밀러네를 부르면 되겠지."
 
 음성 통신을 시도하는 리치. 연결이 되었는지 말을 시작했다.

 "저기, 그러니까. 시밀러 양.. 짐이 좀 많아서 그런데.."
 -"연약한 여성한테 짐을 들게 할 셈이에요!?"
 
 스키넥을 멀찌감치 내려버리는 리치. 소리가 멎자 다시 들고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지 다 들릴 정도라니. 무섭다. 후미카 누나 무서워! 여자 무서워!!

 "그래. 그런거야. 어. 셔틀까진 우리가 갈테니까.. 출발 예정은.. 내일. 그래. 어. 맞으니까. 아니 그러니까 짐은 안 들어도 된다니까. 뭘 들은거야. 변장밖에 못하는 꼬맹아."
 -"지금, 대표라고 말 함부로 하고 그러는거에요?!"

 대표도 쉬운 일이 아니구나. 리치가 오늘따라 너무 불쌍해보인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디시브가 리치의 어깨를 가만히 토닥여주며 작게 소곤거렸다.

 "내 여동생이.. 원래 좀 저래. 이해해줘. 미안하다.. 진짜."
 -"바보 료스케는 다물지 못해!? 누구 편을 들고 있는거야!"

 유니스 누나는 포장을 하나하나 뜯어 하나로 합치거나 하면서 부피를 줄이고 있다.

 "으음, 이런 곳에서 물건을 사면 역시.. 근처 마트가 편하다니까."
 
 결국 혼자 200 가까이 써놓고 그러는 거 아닙니다. 누나.. 그래도 뭐라도 말은 걸어야겠다 싶어 대충 동의해주기로 했다.

 "하하.. 그러네요. 역시나 우리같은 사람들한텐 저런 마트나 작은 상점이 훨씬.."
 "그래도 가끔은 이런 것도 괜찮을 지 모르겠어~"

 그 말을 들었는지 리치가 유니스 누나 쪽으로 시선을 서서히 돌렸다. 후미카 누나와 통화하면서, 유니스 누나를 두려워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리치.. 아. 아아. 대표 아무나 하는 거 아니구나. 힘내요. 리치. 응원하고 있습니다..

 결국 '유니스의 집'.. 메카가 아니라. 셔틀에 오늘 산 것들을 다 실어두고 유니스 누나의 집에 도착하게 된 건 오후 8시가 지나서였다.

스페셜리스트 클래스의 역량(?)이 돋보이는 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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