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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r-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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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Twin Peaks


사건 현장은 공안청에서 홀로그램으로 재현한 현장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혈흔은 닦여 있었고, 시체는 어디다 둔건지 현장에 보이지 않았다.

-하긴 계속 현장에 시체나 유류품을 둘 수는 없으니까. 헌데 왜 핏자국까지...?

그렇게 생각한 에두아르드는 다시 한 번 현장을 휘돌아본 뒤, 사건 현장의 출입통제 일을 하고 있던 기동대원을 불러, 시체와 남은 유류품의 소재를 물어봤다.

"일단 시체는 구역 보건소의 공시소(公示所)로 이송했습니다."
.
"그럼 유류품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나?"

"유류품 역시 일시적으로 공치소 내 수장고로 이송했습니다. 원래라면 본청으로 보내야 했는데, 차원재해 경보가 발령된 탓에..."

-다행이군. 유류품 분실 같은 사태가 일어났으면 입에서 어떤 말이 튀어나올지 몰랐는데. 

에두아르드는 그렇게 생각하며 질문을 이었다.

"좋아, 그럼 왜 현장은 깔끔히 청소되어 있는지 알수 있겠나?"

"에... 그러니까... 보통 현장과 유류품들을 스캔하고, 이송한 뒤에는 현장을 깔끔히 치워두는 게 관례라서 말입니다."

-제기랄, 아주 ■나게 잘 되었네. 

기동대원의 대답을 들은 에두아르드의 머리에 피가 쏠렸다. 

-

에두아르드는 현장에서 나와 공안청의 범용 홀로그램이 꺼진 복면 순찰차에 올라탔다. 운전석 시트의 딱딱한 감촉이 그의 엉치뼈를 통해서 느껴졌다. 에두아르드의 미간이 아파왔다. 그는 자신이 끼고 있던 안경을 벗어 극세사로 만들어진 천으로 안경을 닦았다. 안경에 붙은 먼지들이 천에 닦여 자국을 남겼다. 

그는 닦은 안경을 다시 느슨하게 착용했다.

그리고 그는 늘어저 있는 기분을 고양시킬 생각으로 아래로 쳐저있던 입을 억지로 끌어올린 뒤,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부족한 증거로 어떻게 풀어나가느냐, 가 관건인데...

"....뭐, 이런 상황에서는 구식 형사로 회귀해야지."

생각을 마치고, 팔짱을 푼 그의 손이 핸들을 붙잡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공안청의 범용 홀로그램을 뒤집어 쓴 복면 순찰차가 강남대로를 빠르게 달려나갔다.

-

바리케이드로 접근하는 한 대의 택시를 보고, 검문소에서는 멈추라는 신호를 주황색으로 도색된 택시에 보냈다. 신호를 인지한 택시가 곧장 멈춰 서고, 바리케이드 너머에서 흰색 전투복을 갖춰 입은 공안 기동대원이 바리케이드의 통과를 제지하기 위해 택시로 다가갔다.

기동대원은 택시의 차창을 두드려 차창을 내리라는 신호를 택시기사에게 전했고, 그에 응하듯, 창틀 끝까지 올라가 있던 창은 부드러운 기계음을 내며 내려갔다.

"죄송합니다. 지금 이 일대는 차원재해 경보가 발령된 상태인지라..."

기동대원의 헬멧 바이저 너머에서 온화한 어조의 기동대원의 목소리가 울렸다.

"어이, 아가씨! 강남 지구에 뭔 용건 있어서 온거 아니에유?"

그 말을 들은 택시기사가 자신이 강남 지구까지 모사고 온 손님을 흔들어 깨웠다. 그에 반응하여 그녀의 눈꺼풀이 떠지며, 그녀의 갈색 동공이 드러났다. 깨어난 그녀는 아직 잠이 완전히 깨지는 않은 모양인지 멍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런 그녀의 시선에 창 바깥의 기동대원이 담겨졌다. 그것을 인지한 그녀의 동공이 확- 하고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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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그 자식? 그 자식은 그냥 싫은 기억만 떠올리게 하는 녀석이라고."

쉬이 속내를 짐작하기 어려운 악우의 반반한 낯짝를 떠올리면서, 그는 나지막하게 욕설을 내뱉았다. 졸지에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100% 에 수렴하는 골칫덩어리를 떠맡아버린 샘이니 그로선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반응이리라.
 

어쩌다 자신의 처지가 이렇게 된 건지ㅡ. 차마 형용키 어려운 가슴의 끓어오름을 애써 가라앉히고, 그는 다시금 맥주 잔을 기울여 차가운 알코올을 목구멍 속으로 흘려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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