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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Twin Peaks


그렇게 구역 보건소를 향하여 한창 달려나가고 있을 때, 그의 시계형 기어에서 불빛이 들어오면서, 붉은 배경색의 입체 홀로그램 창이 떠올랐다. 위상변곡률의 기준치가 초과하였음을 알리는 경보였다.

"하아?!" 

경보를 본 그의 입에서 황당하다는 듯한 신음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가 기어에서 자동차의 앞유리 쪽으로 다시 시선을 돌리자, 
그가 달리고 있던 사거리의 허공이 일그러지더니, 일그러진 공간에서 보랏빛의 휘광이 번쩍였다.

그는 다급히 핸들을 우로 꺾었다. 그에 소름이 끼치는 소리와 함께 타이어가 타는 냄새가 피어올랐다.

그러는 동안에도 사거리의 한복판에서는 보랏빛 휘광이 벌어지면서, 그 사이에서 악마를 연상시키는 보랏빛의 거인이 튀어나왔다. C급 『차원종』인 트룹이었다.

그것을 목격한 에두아르드는 복면 순찰차에서 내렸다. 구둣발이 아스팔트 바닥과 만나면서 또각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또각대는 구둣발 소리를 감지한 트룹과 에두아르드의 시선이 맞부딫혀 얽혔다. 그는 홀스터에서 재빠르게 도미네이터를 빼 들었다. 동시에 트룹도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위상 수치 기준치 완전 초과, 위협 판정이 갱신되었습니다. 집행 모드 : 살인 모드]

트룹을 향해 겨눈 도미네이터에서 알리는 지향성 음성이 그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도미네이터는 그 형태가 변형되었다.

[신중하게 조준하여, 대상을 배제하십시오.]

다시 한 번 지향성 음성이 그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는 주저 없이 트리거를 당겼다. 도미네이터에서 발사된 빛의 덩어리가 트룹을 향해 날아갔다.

곧 빛의 덩어리에 맞은 트룹의 몸이 마구 부풀어 오르더니 곧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상반신 전체가 터져나가고, 남은 잔해들은 체내 위상력이 빠져나가자마자 곧 사그라들었다.

그것을 본 에두아르드는 원상태로 돌아온 도미네이터를 거칠게 홀스터에 꽂아넣었다.

"재수가 없으려니깐..."

에두아르드는 끊은 담배 한대가 정말로 간절해졌다.

-

계속 달려 도착한 구 보건소의 정문 앞에서 공안청 표식을 몸체에 새긴 소형 다각 전차들이 분열(分列)하고, 그 옆에서 장비들을 조정하는 기동대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장비를 조정하던 한 기동대원의 헬멧에 달린 하얀 바이저가 햇빛에 반사되어 비췄다.

도착한 에두아르드가 차에서 내려 보건소로 들어가는 동안, 검문을 위해 보건소에 포진한 기동대원들 중에 아무도 그를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가 입은 IDAO 레이드 재킷의 옷자락이 어디선가 불어온 한 줄기 바람에 휘날렸다.

보건소의 통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홀에는 수많은 난민 환자들이 모여있었다.

그가 통유리문을 밀어 열자, 문에 달린 고무 패킹이 기븐 나쁜 마찰음을 냈다. 그 마찰음이 꽤 컸는지, 문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문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지만, 에두아르드가 입은 IDAO 레이드 재킷을 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

직원에게 안내받아 도착한 구 보건소의 공치소 건물을 본 에두아르드는 질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컨테이너 몇 개를 이은 가건물을 공치소로 쓰다니, 이건 너무 열약한데.

그런 생각을 하며 공치소 입구의 철문을 열자, 익숙하면서도 지독한 포르말린 냄새가 그의 코를 찔렀다. 고장이 난 탓에 돌아가지 않는 기계식 환풍기에 붙은 먼지가 그의 시선에 잡혔다.

"허, IDAO 수사관께서는 여기에는 무슨 용무로 오셨나?" 

배후에서 누군가가 그를 향해 말했다. 에두아르드가 상체를 돌려 뒤돌아보니, 테가 둥근 안경을 낀 초로의 노인이 보였다. 그 노인의 백의에 끼워진 카드텍에는 구역 보건소의 ID 카드가 꽂혀있었다.
 
"보건소 직원 분이십니까?" 

카드텍을 힐끔 쳐다본 에두아르드의 질문에, 노인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겨우 직원이라? 허, 공치소 부검의(剖檢醫)인 곽노균이네."

-

부검실, 철제 수술대 위에 놓인 시체에 덮은 천을 걷어내자, 마구 상반신이 부풀어 오른 시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시체의 부풀어 오른 상체에는 U자 형태로 절개한 뒤 봉합한 흔적이 남아있었다.

곽 노인은 시체의 봉합한 자리를 메스로 다시 절개한 후, 시체의 복강을 들어냈다.

피해자의 복강을 들어내자 내장이 드러났는데, 그 상태는 자못 심각해 보였다.
창자들은 여기저기 ​천​공​(​구​멍​뚫​림​)​되​거​나​ 파열되어 짜부라져 있었고, 몸 안에는 피가 심하게 고여 있었다. 

프레스로 사람의 몸을 찍어누르면 이렇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곽 노인이 들어낸 복강을 다시 덮었다. 그리고 시체의 눈꺼풀을 벌려 안구를 드러내 보였다.

안구는 흰자위가 심하게 붉어진 모습이었다.

애초부터 흰자위 따위는 없었다는 듯이 말이다.

"자, 보이나? 안구 쪽 모세혈관들도 죄다 터져나갔어."

그렇게 말하는 곽 노인의 말에는 정말 질렸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것을 보던 에두아르드의 얼굴에도 정말 질렸다는 기색이 뚜렷이 드러났다.

그런 에두아르드의 표정에 동감하는 빛을 띄운 곽 노인은 시체의 몸 여기저기에 생긴 생채기들을 검지로 가리키며 말을 이어나갔다. 무심한 어조였다.

"처음 시신이 들어왔을 때, 시신에 장착된 장비들과 입은 옷, 이라고 부르기에는 영 좋진 않았지만. 하튼 그 것들이 막 부풀어오른 살하고 엉켜서 강력 가위를 써야했네."

-그러다보니 시신을 일부 훼손할 수 밖에 없었지.

그렇게 말하는 노인의 안경알은 아크등의 빛을 받아 불길하게 번뜩였다.

-

재부검을 끝내고, 부검실을 나오면서 에두아르드는 같이 동행해 나오던 곽 노인에게 질문을 던졌다.

"부검의께서는 사인을 위상력 역류로 인한 것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던데요."

"그렇지, 자네는 저 시체를 보고도 그런 생각이 전혀 안 났던가?"

대답하는 곽노균 노인의 말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게 드러났다.
그에 에두아르드는 쓰게 웃으며 재킷의 옷깃을 바로잡았다.

바로 그 때, 심한 진동이 공치소 전체를 뒤흔들었다.

-

급하게 공치소 바깥으로 나와보니, 정문 쪽에 보랏빛 휘광이 나타나는 것이 보였다.

- 『차원문』이 발생했다.

그는 얼굴을 굳히며 다시 홀스터에서 도미네이터를 뽑아들었다.

[휴대형 심리 및 위상진단 진압ㆍ집행 시스템 도미네이터, 기동했습니다.]

[유저 인증, 에두아르드 길라트 수사관, 외사수사과 소속. 사용 허가 확인. 적성 유저입니다.]

도미네이터를 손에 쥐자, 에두아르드의 망막에 증강현실 HUD가 출현하고, 머릿속에 각종 지향성 음성이 울려퍼졌다.

-부업(형사)은 잠시 잊고 본업(클로저)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도미네이터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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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본편 분량이 많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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