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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과 유성


원작 |

프롤로그 : [Monster] (1)


괴물을 만드는건 사회다.


프롤로그: [Monster]


1장 : 망향




눈을 뜬다.




하늘이 보인다.




빗방울이 얼굴을 때린다.




감각이 느껴진다.




정신을, 추스른다.













누운상태에서 상체만 일으키면서 잠시 멍하니 앞을 바라봤다. 그러자 흐릿해진 시야가 점차 명확해지면서 무너진 건물들이 보였다. 난데없는 상황에 아무런 생각이 들지않았다.

..여긴... 어디지..? 꿈 속인가..?

분명 언제나처럼 자기 직전까지 핸드폰하면서 낄낄거리다가 잤는데... 아, 그럼 여긴 꿈 속인가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그저 질 나쁜 꿈이라 치부했다. 딱봐도 세기말 적인 분위기의 세상, 도통 이런 종류는 질색해 하며 보지도 않았던 내가 왜 이런 꿈을 꾸는지 의야해하며, 일어나려했다.

콰앙---!!!!

그러나 그 순간, 나는 왼쪽으로부터 마치 헤비복서가 나에게 라이트 훅을 가한듯한 충격에 땅바닥을 나뒹굴었고, 거기에 온몸이 진흙으로 범벅이되었다.

하지만 중요한건 그게 아니다.

아프다.

분명, 고통을 느꼈다. 지금도 계속 느끼고있다.

​꿈​이​.​.​.​아​니​야​.​.​.​?​

​"​주​,​죽​었​다​면​서​?​!​"​

"나도몰라! 어째서 ​살​아​있​는​건​데​?​!​!​"​

"그건 내가 할 말이라고!!"

얻어맞은 쪽이 마치 뜨거운 물을 끼얹은것마냥 후끈거리고 욱씬거렸지만, 폭발로 인한 열기를 빗방울이 식혀줬다. 그리고 막 담금질한 쇠처럼 내 몸에는 '치이익-' 거리는 소리와 약간의 증기가 어렸다.

나는 욱씬거리는 고개를 가까스로 왼쪽으로 돌려서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보았다. 대략 30대 중후반 쯤되보이는 남자 둘이 있었고, 한사람은 로켓 런처로 추정되는것을 들고있었다. 설마, 저걸로 나를 쏜건가? 아니, 그것보다 더 의야한 점이있었다.

공포

그 두 남자는, 나를, 마치 괴물을 보는듯한 표정으로 보고있었다.

..어째서?

그런, 도통 알수없는 의문을 가지며 나는 로켓을 맞았던 부분이 괜찮나 확인하기위해 손을 움직여 매만졌다.

끼기긱..끼긱-

그리고 그순간, 마치 칠판을 긁는듯한 소리에 나는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인간의 피부로는 그소리를 낼수없잖아? 

뿐만아니라 내가 로켓포를 맞고서도 멀쩡할수있다고? 보통은 온몸이 산산히 ​박​살​나​야​하​잖​아​.​.​.​?​

...나는 천천히, 고개를, 움직여, 내팔을 바라보았고, 내 팔엔, 연회색과 검은색이 섞인 갑각같은게 덮혀져있었다. 다시 고개를 돌려 내 다리를 보자 거기에 또한 마찬가지로 갑각같은걸로 덮혀있었다. 그러나 나는 본능적으로 알수있었다.

이것은 

내 몸의 일부라고.

그를 증명하듯이 갑각를 통해 빗방울의 차가움이, 바람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그러나 어째서... 어째서...



















난 사람이잖아.

정신이 혼란스럽다, 나는 사람인데 어째서 이렇게 변한거지? 왜? 어째서? 도대체 왜? 

인정하기 싫었다. 난데없이, 눈을 뜨고 일어나자 괴물이 되어버린 현상을, 그래, 이건 꿈이야. 그저 질 나쁘고, 악몽같은 꿈.

그렇게 나는, 거의 자기세뇌하듯이 이 모습이 내가 아니라고 되새기며 정신을 추스렸다.









...하지만 그럴수조차 없었다.

때앵-!!

나는 뒤통수에 느닷없이 닥쳐오는 충격에 머리가 진흙무더기에 파묻혔다.

"뭐야...괜히 쫄았잖아..이거 다죽은거네?"

"이거 운좋으면 우리가 괴수를 잡았다고도 할수있겠는걸?"

보이진않지만 청각을 통해 아까 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대체 어째서...나는 당신들과..!

​「​K​Y​A​.​.​.​K​Y​A​A​.​.​.​!​!​!​ ​K​r​r​r​r​.​.​.​!​!​!​」​

나는 제발 그만하라고 외치려했다. 하지만 입을 열어봤자 괴성만이 내뱉어질 뿐이였고, 거기에 그들은 더더욱 신바람난듯이 내 몸을 두들겨팼다.

하지마!! 아파!! 아프다고!!!

나는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몸을 일으키려고했다. 하지만 그순간 내 머리를 짓밟는 발에 다시 파묻혔다.

그리고 그순간

나는 머릿속에 한가지 감정이 일었다.

분노

왜 내가 이런 수모를 당해야하지?

난 아무것도 안했잖아.

..그저... 그저 내 모습이 이렇다고?

겨우... 그 이유 하나 때문에?

나도... 나라고!! 이런 모습이 되고싶어서 그런줄 알아?!!!

뿌득--!!!

이가 갈린다. 그리고 두 주먹을 쥐자 손가락 사이로 진흙들이 묻어났다.

그리고 그거를 본 순간 나는 그것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흙

그저 가만히 있었는데, 괜히 와서 짓밟고선 들러붙는다고 짜증이나 내는 거

그리고 나도 아무것도 안했는데, 그저 귀찮다면서 짜증내는, 그런 이유도 제대로 되지않는 화풀이에나 당하고...!

까드득---!!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나는











두 주먹을 쥐었다.

Side 작가

한창 두 남자가 한 괴수를 쇠막대기로 때리던 도중 갑자기 괴수가 움찔거리더니 등에 달린 스러스터에서 불이 나오기 시작했다.

"뭐...뭐야 갑자기?!"

​"​ㅅ​.​.​신​경​쓰​지​마​!​ 다 죽어가니까 발악해ㅂ.."

퍼어엉--!!!

갑작스러운 이변에 놀라 뒷걸음질쳤던 남자의 말에 뭐라 말을 하던 다른 남자는 자기가 인지하기도전에 괴수의 손에 머리가 터져나갔다. 거기에 남은 남자는, 바싹 굳은채, 천천히 고개를 돌려 괴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어느샌가 자리에 일어난 괴수는, 외안에는 붉은 빛이 어렸고 갑각 틈새마다 미약한 빛이 새어나오는게, 아직 그 괴수가 건재하다는것을 증명했다.

​「​K​.​.​.​r​r​r​.​.​.​!​」​

​"​흐​.​.​.​흐​아​아​아​-​!​!​"​

남자는 한동안 상황파악이 안되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아니, 도망치려고했다.

서걱-

양산형 괴수라도 갑각은 보통 철 이상의 강도를 가지고있다. 그러면 그런 장갑을 가지고서 손날로 사람의 목을 치면-

투욱-

당연하게도, 종이처럼 찢겨나간다.

10초도 안되서 죽어버린 두 육체 위에 괴수가 서있었다. 그러나 그 모습은 오만하다던가 광기에 휩쓸린 모습이 아닌 마치 갓 피어난 여린 새싹과 같은 모습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K​r​.​.​K​.​.​K​Y​A​A​A​A​-​!​!​!​ ​A​A​A​A​A​A​A​A​A​A​A​A​A​A​A​A​-​-​-​-​!​!​!​!​!​!​!​」​

괴수는 이미 즉사한 두 남자였던 시체들을 짓밟기 시작했다. 육편이 튀고, 내장이 갈기갈기 조각나며, 피가 대지를 적신다. 그리고 그것들이 괴수의 두손과 온몸에 달라붙는다. 마치, 괴수의 죄를 상징하듯이. 

그리고 핏빛으로 물들인 온몸을 빗방울이 씻겨내려간다. 그러나 괴수는 깨닫지못하고 또다시 온몸을 피와 내장으로 적셔낸다. 우는것인지 화난것인지 알수없는 괴성을 지르면서.

씻겨내려짐과 적셔짐의 반복 끝에 괴수가 더이상 시체라고 볼수도없는 고깃덩이들에게서 물러나면서 끝이났다.

그러나 여전히 붉은 물들이 그치지않는곳은 있다. 언제부턴가, 괴수의 외눈에는 핏빛눈물이 흘러내리고있었다.

그러나 빗방울들은 그것조차 씻겨내린다. 끝을 보이지않는 눈물마저 그치지않고 여전히 씻겨내린다.





마치







그 괴수를 위로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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