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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2)


혜령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신음을 참고 있는 것 같다.

'자, 어떻게 할까.'

어제처럼 가슴을 애무해서 감도를 높이는 것도 좋지만, 오늘은 색다른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모처럼 눈도 가렸으니 편하게 누워있을 수 있도록 민감한 부위에 손대지 않고 시간을 보냈다. 그랬더니, 혜령은 자기도 모르게 깜빡 잠들어버렸다.

여자의 절정은 넓은 의미로 봤을 때 거의 음핵 자극으로 이루어진다.
깨어있을 때 손대지 못했던 곳도 만질 수 있을 것 같다.

부용은 조심스럽게 혜령의 옷 위로 손을 옮겨, 허벅지를 쓰다듬는다.
혜령이 충분히 잠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다행히도, 흑현은 혜령이 깨기 전에 알 수 있었다.
육감을 통해서.

'그렇다고는 해도 옅은 잠이다. 민감한 부위를 만지면 바로 깰 수도 있어.'

그러니, 처음부터 벗기지는 않는다.

"……."

혜령은 규칙적으로 숨을 내쉬었다. 그에 따라 가슴이 위 아래로 천천히 움직인다.
손이 허벅지 안쪽을 미끄러지듯 이동한다. 가볍게 속옷 위를 덧쓰듯, 손가락으로 질 주변을 고르게 만진다.
그러자 혜령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거부하는 것처럼 허벅지를 조인다.

슥, 슥.
옷감 위로 질을 자극하던 부용은 이제 맨손을 하의 안으로 집어넣었다. 뱀처럼 속옷 안으로 미끄러져들어간 부용의 손이 혜령의 보지에 직접 닿았다.
이미 꽤 느끼고 있었는지 보지는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 흑현은 음부를 직접 건들지 않고 질과 항문 사이 회음부를 자극하면서, 천천히 보지 둔덕을 쓰다듬었다.

"하……."

혜령의 숨에 다소 열기가 섞였다. 깰 법도 하지만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천마지체의 도화살 덕분이었다. 인체는 잠에 들어있는 상태라도 무의식적으로 주변을 미약하게 인지한다.
특히 모용혜령같은 고수라면 더욱 민감하다. 하지만 모든 외부 자극이 잠을 깨우는 건 아니다.

흑현의 손은 거부감을 주지 않기 때문에, 꽤 강한 쾌감으로 깨우지 않으면 보지를 쓰다듬는 정도로는 깨어나지 않는다.
부용의 굵은 손가락이 혜령의 보지를 휘젓듯 유린한다. 혜령은 다리를 더 강하게 모았다. 슬슬 깰 모양이다.

'이 정도면…….'

부용은 혜령의 애액으로 푹 젖은 중지와 검지를 모아서 혜령의 보지속에 집어넣었다.
그대로 혜령의 질 속을 자극한다. 질벽을 지문으로 밀어주듯, 빠르게 움직인다.
팍, 팡, 팡, 찌걱,

"아, 으?"

혜령은 잠에서 덜 깬 표정으로 눈을 떴다. 눈가리개를 쓰고 있는 상황이라 눈 앞은 보이지 않았다.
부용은 일어나려는 혜령의 몸을 지그시 눌렀다.

"괜찮습니다. 가만히 있으십시오."

혜령이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부용은 손가락으로 혜령의 보지를 계속 쑤셔댔다.
팍, 팍, 팍, 팍,

"아, 에, 읏, 학? 아앗……! 저,기!?"

혜령은 당황했다. 물 밀듯이 밀려오는 쾌감. 몸 전신이 점막이 된 것처럼 민감하고 뜨겁다.
특히 혜령의 보지는 그녀가 일어나자마자 손가락을 놓아주지 않으려는 것처럼 계속 조여온다.

푹, 푹, 푹, 푹, 푹!

"악, 하앗, 응…! 이거, 뭐야, 읏, 아……!"

혜령은 무릎을 들고 발을 오므린다. 부용은 밀어부치듯이 계속 보지를 손가락으로 희롱했다.
푹, 푹, 푹, 푹.
부용의 손놀림이 너무 노골적이라 손가락을 사용한 성교처럼 보였다. 혜령의 애액이 주체를 못하고 질질 흘러내렸다.

"윽, 으앗, 학, 하,아, 아…… 앗!"

부용은 조금도 손가락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혜령이 그대로 절정에 달할 때까지 보지를 손가락으로 빈틈없이 쑤신다.
그건 가슴 애무같은 걸로는 느낄 수 없는, 여성 최대의 절정이다. 흑현은 손가락을 말아서 돌리며 집요하게 성감대를 자극한다.

"학, 흐, 윽………!?"

혜령은 숨을 삼켰다. 처음 느끼는 감각. 질벽을 마구 자극당해 절정하는 느낌.
실제로 여성이 삽입행위로 단시간에 절정에 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렇기에 유부녀라고 해도 서로가 맞추려는 노력을 계속 하지 않았다면, 이건 혜령에게도 미경험일 가능성이 높았다.

혜령의 허리가 활처럼 휜다. 손은 꼭 쥐고, 몸을 떨면서 오므렸던 발을 쭉 폈다.

'역시 유부녀. 처녀랑은 보지로 느끼는 자세가 다르군.'

부용이 손을 빼자 중지와 검지는 애액으로 흥건하게 젖어서 번들거리는 게 보였다.

"하……. 하아……."

혜령은 볼을 상기시킨 채 숨을 고르고 있었다. 부용이 눈가리개를 풀자, 자기도 이유를 모른 채 부끄러워 얼굴을 가렸다.
그게 성적 쾌감이라는 걸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일까.
보지를 만져졌다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을텐데, 잠결에 일어나 혼란스럽고 부용이 그럴 리가 없다는 신뢰까지 겹쳐 곤란해하는 것 같았다.

"어떠셨습니까? 원래 이 안마는 하반신을 자극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하, 반신이요?"

"예. 혜령님께서 해도 좋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래서, 허벅지와 종아리를 풀어드렸지요."

"제가요?"

"……?"

혜령은 긴가민가한 표정이었다.

"혹시…… 잠들어 계셨습니까?"

"아, 그게……. 너무 기분이 좋아서 그만……. 죄송해요."

"……."

부용은 낙담한 기색으로 말했다.

"감상을 ​듣​고​싶​었​습​니​다​만​…​…​.​"​

"잠결이라서 잘은 몰랐지만 일어날 때 분명히 기분이 좋았어요."

"정말입니까?"

"네, 정말 좋았어요."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내일 또 와주시길."

혜령은 석연치않은 표정이었지만, 금방 절정을 느끼고 나른한 탓도 있어서인지 더이상 따지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 돌아본, 부용의 표정은 친절함과 상냥함 그 자체라.
혜령은 조금 샘솟았던 의심을 거둬들였다.

'설마, 아니겠지.
 그 이의 어머니를 치료해주고 계신 의원님인걸.'

흑현은 채심공으로 그런 미묘한 변화를 관찰하면서 그녀를 떠나보냈다.

'다음 날이 기대되는군.'

하지만 그런 흑현의 기대와는 반대로, 다음 날 모용혜령은 부용을 찾아오지 않았다.
혜령 본인도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분명 기분 좋았고, 다시 받고 싶지만……. 왠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리가 없는데도 말이다.
그런 막연한 감이 오늘 그녀가 부용을 찾는 걸 망설이게 했다.

이런 날도 있을거라고 생각한 흑현은 신경쓰지 않았다.
오히려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의원 부용을 표현하고 다녔다.
청연을 극진히 간호하고, 돌아다니며 모용세가의 사용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덕을 쌓는다.

청월도 입이 닳도록 부용을 칭찬해, 모용세가 내부에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
6일 째가 되는 날, 혜령은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부용을 찾아왔다.
이번에는 잠들지않고 그가 뭘 하는지 확인할 생각이었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벗어주시겠습니까. 이 눈가리개를 끼고."

"……."

혜령은 옷을 벗고, 스스로 눈을 가린다.
그 날 겪었던 극치감을 다시 맛보고 싶겠지. 빠지면 헤어나오긴 어렵다. 흑현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냥 관계를 맺으려고 했으면 첫날에 이미 가능했을 것이다. 이번에는 천천히 맛들였을 뿐.

부용은 하던대로 목침대위에 올라간다. 혜령의 가녀린 목덜미와 작은 어깨가 눈에 들어왔다. 부용의 굵은손이 혜령의 피부를 더듬는다.
오늘은 형식적인 안마는 없다. 흑현은 누운 혜령의 속옷을 처음부터 벗겨버렸다.
움찔한 혜령의 등을 꾹 손으로 누른 채, 조용히 속삭인다.

"제게 맡기세요. 가만히……."

혜령의 보지가 그대로 드러났다. 그 위를 덧쓰듯 손가락으로 만지다가, 손가락에 타액을 묻히고 삽입한다.
팍, 팍, 팍, 팍.

"읏, 응……. 응……."

원하던 걸 찾은 혜령의 기쁜 숨소리가 퍼진다. 흑현의 애무는 혜령의 갈증을 빈틈없이 채워주었다.
슥, 스윽, 슥……!
지나치다 싶을정도로 음란하게, 노골적으로 손가락이 보지를 탐한다. 청월에게는 없는, 여자를 범하는 뻔뻔함.

"후, 후웃, 하……!"

"엉덩이를 드세요."

혜령은 시키는대로 했다. 손가락이 거침없이 뜨거운 보지 속을 헤집는다. 벌써 젖어서 애액이 부용의 손가락을 타고 흐른다.
착, 착, 착, 착.

"아…… 으응…… 아앗……."

혜령은 지나친 자극에 손가락을 피하려는 것처럼 엉덩이를 빼려고 했지만, 행위를 돋구는 앙탈일 뿐이었다.

"후응. 아, 응……. 흐아……."

"이게 그리웠죠? 대답해요."

재촉하듯 혜령의 보지를 계속 쑤셔댄다.

"네, 네에……. 앗. 아, 학, 하, 그, 그리웠어요. 청월이한테는 말하지 마세요. 아무것도……."

"그럴 겁니다. 저도 즐거우니까요. 혜령님같은 여자를 기쁘게 해주는 것이."

"으, 하앗…… 아……!"

다시 혜령이 가볍게 절정에 달한다. 부용은 정확히 때를 가늠하고 손가락을 빼버렸다.

"아, 안돼……."

안타까운 숨소리가 새어나온다. 어서 넣어달라는 듯 혜령은 엉덩이를 들었다. 하지만 말로는 그럴 수 없겠지. 그건, 남편을 배신하는 일이니까.
이미 이것저것 배신하고 있으면서도 선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부용은 하의를 벗고 꼿꼿하게 세운 좆을 혜령의 엉덩이에 가져다댔다.

"……!"

뜨거울 정도로 체온을 띄고 있는 신체부위. 엎드린 채 눈을 가리고 있어서 보지는 못하지만, 짐작이 가는 게 없는 건 아니다.
말려야 하는데도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너무 안타까워……. 넣어줬으면 좋겠어.'

아직 쾌감의 물결이 가시기 전에 어서 꽂아버렸으면 좋겠다. 그런 충동적인 생각이 혜령의 마음 속에 가득했다.
하지만 부용은 결코 원하는대로 해주지 않고, 귀두를 보지에 비벼대기만 할 뿐이다.
슥, 슥, 슥…….

"……."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습니까? 말해보세요."

"안에……."

그걸 말하면 돌이킬 수 없다.
그만하라고, 속으로 외쳤지만, 그런 속마음과는 달리 혜령의 입술이 움직인다.

"넣어주세요."

잠깐의 정적.
혜령은 참을 수 없는 수치심과 부끄러움에, 숨소리조차 없앤다.

"안이라면, 지금 제가 만지고 있는 혜령님의 보지 속 말입니까?"

적나라한 발언에, 혜령의 얼굴에 열이 확 올라왔다.

"그, 그런 소리……!"

부용은 단숨에 혜령의 보지를 굵직한 자지로 꿰뚫듯이 삽입했다. 저항을 밀어버리고 쭉 미끄러지듯, 혜령의 보지속을 억지로 넓힌다.

"우읏!"

아랫배가 꽉 차있는 것 같은, 겪어본 적 없는 감각에 혜령이 몸서리친다.
쾌감이 등줄기를 타고 머리까지 전해져왔다. 혜령의 보지는 외간 남자의 자지를 조이면서 애액을 흘린다.
부용은 상체를 숙이고, 허리를 움직여 혜령의 보지에 자지를 박아대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폭력적이기까지 한 삽입질.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음란하게 방 안을 울려퍼진다.

"흐읏, 으하앙, 앗, 안대, 안대……. 읏, 아앙, 대! 이런 거, 이상해……. 이상해……!"

혜령은 지금, 완전히 범해지고 있었다.
누가 봐도 부용의 자지에 박히는 게 기뻐서 허우적대고 있다. 살찐 중년 의원의 밑에 깔려서, 남편에게도 들려준 적 없는 야릇한 신음소리를 흘린다.
부용은 혜령의 고개를 돌리게 해서, 눈을 가린 상태로 입술을 맞췄다.

"츄, 츄웁, 후앗, 학, 쪽."

부용의 큰 얼굴이 덮어쓰듯 혜령의 작은 혀를 막무가내로 탐한다. 그럼에도 혜령은 거부하지 않고 혀를 내밀어 부용과 진한 입맞춤을 나눴다.
그 사이에도 혜령의 보지는 계속 부용의 자지에 박히고 있었다.

"좋아, 이거 너무…… 좋앗……! 흐앙, 아!"

혜령은 부용의 자지를 꼭 조이면서 자신도 엉덩이를 움직여 호응한다.
곧 심상치않게 느낀 혜령은 깊은 숨을 토해냈다.

"흐, 흐앗, 아, 앙! 앙! 앙!"

부용은 멈추지 않고 민감해진 혜령의 보지를 계속 박아댔다. 혜령은 더위를 탄 강아지처럼 혀를 내밀었다.

푹, 푹, 푹, 푹……!

"흐냐, 학, 하아! 또, 또오……."

혜령은 다시 절정을 느끼고 견디지 못해 엉덩이에 힘을 풀어버렸다. 그러자 부용은 혜령을 옆으로 눕히고, 다리 한쪽을 들어서 자기 몸을 끼워넣은 후 옆으로 계속 자지를 삽입했다.

"흐긋, 흐앙!!"

혜령은 이제야 겨우 실감을 느꼈다.
이 남자가 만족할 때까지 다리를 벌리고 보지를 허락해야만 한다는, 범해지고 있다는 실감. 기분은 좋았지만 후회도 파도처럼 밀려온다.

"학, 학, 흐응, 아아앙, 으앗……!"

부용이 자지를 쳐박을 때마다 죄악감이 그녀의 마음을 괴롭힌다. 남편을 배신하고 있다는 생각에도 보지는 마음대로 부용의 좆을 조인다.

"이, 이제 그만."

안타까움이 해소된 뒤에 남은 건 혹독한 대가였다. 다른 남자에게 몸을 벌린 대가.
혜령은 자신의 보지를 휘저어대는 부용의 자지를 막을 수가 없었다.
곧 보지에 마개를 씌우는 것처럼 깊게 삽입한 부용은, 혜령의 자궁에 넘칠정도로 정액을 사정해대기 시작했다.

"아……."

보지를 꽉 채우고 역류해서 허벅지까지 정액이 흘러내린다.
흑현은 피임하지 않았다.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혜령은 한 번에 임신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될만한 양의 정액을 보지 속에 전부 사정당했다.
자지를 천천히 빼낸다.

정액투성이인 자지를 혜령의 입에 가져다대자, 혜령은 주저하다가 고개를 돌렸다.

"……싫어요."

'때늦은 거절이군'

원하는 바는 이뤘으니 됐다. 어차피 지금은, 친절한 부용이 지금의 내 정체성이니까.
입으로 자지를 청소하게 할 생각이었던 흑현은 단념하고 물러났다.

"잠시 자리를 피해드리겠으니, 정리가 끝나면 돌아가주시길."

"……."

부용은 방을 나서면서, 말 없는 그녀에게 쐐기를 박았다.

"즐거웠습니다."

혜령은 바로 방에 돌아와 몸을 씻었다. 얼마나 깊숙한 곳에 삽입하고 싸질렀는지, 보지에서 계속 희고 탁한 정액이 흘러내렸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자.'

스스로 넣어달라고 애원했다거나, 삽입당한 뒤에도 즐거워하며 엉덩이를 흔들었다거나 하는 것은.
남편이 있는 유부녀에게는 달콤하지만 해로운 상상. 그녀에게는 꿈이 아닌 명확한 기억이다.
한 번 사정해서 부용은 혜령을 만족시켰다. 이렇게 혜령을 부추긴 것도 처음부터 부용이었다.

'이제 정말로 찾아가지 않아.'

이건 일탈이다.
한 번뿐인……. 다시는 없을. 혜령은 욱씬거리는 보지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정액의 감촉을 애써 부정했다.

그 날 밤.
청월과 혜령이 함께 자고 있는 침대. 청월은 혜령이 오전부터 무리한 관계를 요구한 것도 있어, 지쳐서 완전히 곯아떨어진 상태였다.
둘이 함께 자기엔 꽤 넓은 침대에, 침입자가 들어왔다. 혜령은 잠들었다가 순간 깼지만, 그게 살수가 아니라는 건 금방 알았다.

기척을 감출 생각이 없는 둔한 발소리. 이런 거에 깨지 않는 남편이 실망스러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흑현은 청월이 깨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었다.
그는 깊이 곯아떨어져 있다. 흔들어 깨우지 않는 이상은, 일어나지 않겠지.

부부가 자고 있는 침대에 숨어든 부용은, 자연스럽게 혜령의 몸 위로 올라왔다.

"……."

혜령은 눈을 슥 뜨고, 어쩌겠냐는 듯 부용을 올려다본다. 혜령은 그렇게 무안을 주면 부용이 떠날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발칙하게도 부용은 손으로 혜령의 젖가슴을 주물러왔다.

"!!?"

깜짝 놀란 혜령의 손이 부용의 손 위를 덧쓴다. 하지말라는 듯, 눈으로 바라본다.
부용은 조심스럽게 혜령의 손목을 잡아서 침대 위에 꾹 눌렀다. 저항을 막으려는 듯이.
무인인 그녀는 마음먹으면 뿌리칠 수 있었지만, 자연스럽게 넘어가고 있었다.

'……저항 할 수 없어. 기대해버려…….'

혜령의 눈자위에 물기가 깃든다. 남편이 바로 옆에서 자고 있는데도…….
더이상 여자가 저항하지 않는다는 걸 파악한 부용은, 손가락 하나를 세워 자신의 입 앞에 가져다댔다.
그건 조용히 입을 다물라는 신호.

혜령이 의아하게 생각한 순간, 부용의 눈에서 검붉은 빛이 투사되었다.
신체가 재구성된다. 불필요한 지방은 들어가고 근육이 드러났다. 전신의 골격이 뒤바뀌는 괴현상. 얼굴은 살가죽 아래에 들어가있는 광대뼈가 움직이고, 코와 입술이 재설되며
눈썹의 형태가 변해간다.

선우현의 모습으로.
모용혜령이 기억하는, 천마의 모습으로…….

"……."

신호는 필요없었을지도 모른다. 혜령은 숨소리 하나 내지 않고, 그대로 굳어버렸으니까.
너무나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을 직면했다.
받아들이는데만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겠지.

"쉿……."

흑현은 입만 싱긋 웃으며, 불길한 시선으로, 자신에게 겁을 먹은 여자를 내려다본다.


마지막 선이 사라졌다. 다음 날부터 거리낄 것이 없어진 흑현은 본격적으로 남의 여자인 혜령의 몸을 완전히 독점하기 시작했다.
부용의 모습으로 회랑을 걷다가 혜령이 맞은편에서 걸어오자, 주변에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고 다가가 대뜸 입술을 겹치고 끌어안았다.

"우응……?!"

혜령은 처음에는 저항했다가, 부용의 혀를 빨아준다.

"츄웁, 츕……. 하응, 사람이 볼지도 모르는데. 이런 곳에서."

"좋으신 거 아닙니까?"

등허리에 꽉 휘감긴 부용의 팔이 혜령을 놓지 않는다.

"……원해요?"

부용은 혜령을 기둥쪽으로 몰아넣고, 바지에서 자지를 빼냈다.

"뒤로 돌아서, 엉덩이를 ​들​어​주​시​겠​습​니​까​?​"​

"파렴치하네요. 의원이란 사람이, 남편이 있는 저한테 그런 요구를 해도 되나요?"

부용이 손을 뻗어, 정면에서 혜령의 푹 젖은 보지를 만진다.

"벌써 보지를 적시고 있는 음란한 여자한테 듣고 싶은 말은 아니군요."

"……."

혜령은 어딘가 기쁜 듯 소박한 미소를 살짝 보여주고는, 천천히 뒤로 돌아서 엉덩이를 치켜들었다.
옷가지에 가려져도 은밀하게 강조되는 골반과 엉덩이의 윤곽. 밑으로 길게 뻗은 매력적이고 하얀 다리가 성욕을 돋군다.
스스로 외간 남자가 원하는 체위를 취해준 혜령은, 부용이 마음대로 속옷을 벗겨도 저항하지 않고, 자지가 들어오자 기쁜 듯 소리를 높였다.

"아, 좋아. 읏, 아, 좋아요. 하아, 어떤가요? 원하는대로 해서, 기분 좋은가요? 나쁜 사람."

혜령의 보지에 깊숙이 자지가 삽입된다. 연극이라도 하는 것처럼 만든 질문과 대사는,
혜령이 기뻐하는 감정이 잔뜩 배어있어 애교라도 부리고 있는 것처럼 들릴 뿐이었다.

"아아, 좋습니다. 오랫동안 이런 젊고 찰진 보지를 먹을 수 없었죠.
 당신이 나한테 스스럼없이 대주기 전까지는."

거기에 응해, 흑현도 부용을 연기한다.

"으으, 으으응, 아…… 하아, 아아아……. 앙, 앙……."

질 나쁜 매도에도 혜령의 보지는 부용이 기분 내킬대로 꽂아넣는 자지를 조여줄 뿐이었다.
모용세가 안에서 지금 부정이 일어나고 있었다.
청월의 아내는 부용이 자지를 삽입하기 쉽도록 엉덩이를 들고, 언제 질내사정을 당할지도 모르는데도 행복해하고 있는 중이었다.

팍, 팍, 팍, 팍!

"흑, 흐읏, 하앙!"

'좋은 광경이군.'

흑현은 끊임없이 애액을 질질 흘리는 혜령의 보지를 책망한다. 살이 부딪히는 음란한 소리가 여과없이 울려퍼졌다.
뒤에서 보고만 있어도 혜령이 굉장히 느끼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서있기 힘든지 박을 때마다 다리가 조금씩 흔들리자, 허벅지를 모아서 견디는 모습이 제법 귀엽다.

옷이 흘러내리면서 드러난 등에 맺힌 땀. 살짝 엿본 옆얼굴은 부끄러움과 기쁨을 감추기 위해 필사적이고, 눈은 약간 물기에 젖어있어 더욱 괴롭히고 싶다.

몇 번을 해도 혜령의 몸은 매번 처음 하는 것처럼 신선했다.
부용은 사정이 가까워지자 일부러 혜령의 다리 한쪽을 팔로 들어서 벌리게 만들었다.

"우, 우읏, 으읏!"

소변 보는 강아지같은 자세가 부끄러웠는지 혜령은 손으로 상의를 밑으로 꾹꾹 잡아당겨 햇빛에 적나라하게 드러난 보지를 가리려고 애썼다.
혜령이 흑현에게 몸을 완전히 허락한 이상, 천마의 모습으로 들키지 않으면 발각되도 문제는 없다. 부용의 인생은 끝나겠지만 천마는 아니기 때문이다.

부정을 들키게 된 혜령은 배려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혜령은, 마주치자마자 보지를 요구당했는데도 허락했다.

보지 안에 대량의 정액을 사정한 부용이 자지를 뽑아내면서 허리를 잡고 있던 손을 떼자,
힘이 풀린 혜령은 그대로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겁탈당한 것처럼 흐트러진 옷가짐, 잔뜩 상기된 체온. 보지에서는 지금 막 싼 부용의 정액이 흘러나왔다.

삼일간.
혜령은 흑현에게 틈만나면 범해졌다. 절제할 이유가 없으니 흑현의 성욕이 폭주하고 있는 것이다.
그 폭주하는 성욕을 그대로 받아들인 혜령도 발정 상태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보지에 자지를 삽입당한 시간이 그렇지 않은 시간보다 길었다.

자는 시간만 빼면 거의 혜령과 전라로 밀착해서 계속 껴안고 뒹굴었다.
시간마다 체위는 바뀌었지만 흑현에게 매달린 혜령이 앙앙 울고 있는 구도는 변하지 않았다. 눕히고서 하거나 들어올려서 하거나 책상 위에 앉혀놓고 하는 등.

혜령의 보지는 시험대가 되어 흑현의 요구를 계속해서 받아들였다.

다른 어떤 여성보다 도화살에 심각하게 노출된 혜령은 이제 흑현이 아니면 다른 남성의 접촉은 불쾌감까지 느꼈다.
남편도 예외는 아니었다. 청월이 며칠 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관계를 맺으려고 시도했더니, 혜령은 이런 저런 말로 둘러대며 거부했다.

그리고 남편과 동침하고 있는 침실에서 벗어나, 흑현이 있는 방을 찾아가 안긴다.
잠든 청월이 알았더라면 진즉에 까무러칠만한 아내의 외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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