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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int의 세계

이야기터

18년 4월 23일

 나는 가끔 생각한다. 세상은 내가 익숙하게 느꼈던 것 보다 더 투명하고 선명하고 푸르다는 것을. 다들 아시겠지만, 나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하늘을 찍은 사진을 보면 그날 하늘이 얼마나 투명했었는지를 알 수 있다. 누군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논하는 것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나를 제외한 사람들이 어떤지를 잘 정의하지는 못하겠지만 자연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나도 내 개인적인 욕망에 휩사여있다면 그럴것이다. 반드시 사고싶은 무언가가 생겼다거나, 게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거나 아니면 숙제가 너무 많아서 괴롭거나. 하지만 하늘이 아름답다는 것은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간에,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있든 간에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내 주변 사람들은 하늘의 투명성에 대해서는 딱히 논하지 않는다. 그것이 약간의 불만스러움으로 이어질 때가 있다. 내가 너무 생각이 많은 것일까?
 과학은 '왜?'를 설명해주지만 '어째서?'를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거기에 대해서 나는 '그냥...'이라고 생각하는 쪽이지만 '신의 뜻이니까..' 혹은 '어떤 알지못하는 배후가 있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아직은 대답할 근거가 부족하다'라는 생각도 있을 수 있다. 요컨데 이건 매우 심오한 질문이다. 누구나 궁금하지 않을까? 왜 사람들이 생겨났고, 그들이 소중히 여기는 것은 그들의 단순한 개개인의 객관적인 가치를 초월하는 것 같이 보이는지에 대해 말이다. 이렇게 적어보니 괜히 지적인 잘난척을 하는 것 같아서 부끄럽다. '가치'? '초월'? 하지만 생산적인 논의를 하려고 하다보면 어쩔 수 없다. 또 이것 봐라. 하나하나 따지고 가다보면 논지가 산으로 간다.
 아무튼 나는 하늘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 싶다. 결과적으로는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게 되겠지만 어쨌든 하늘은 아름답고 광활하고 투명하다.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하늘은 위에 있고 우리가 통제하기 대단히 어려운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에 주변 배경이 좌우된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공기가 맑은 날이라면 하늘에서 내려오는 그 태양빛이 우리의 전자기기들이 내뿜는 빛이나 전등의 빛과는 다르게 풍부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선명한 물체 본연의 색을 알게해주는 그런 빛이라는 사실을 알수 있게 해준다. 개인적으로는 캔들에서 발하는 불꽃의 빛도 멋있다고 생각하지만 햇빛은 그에 비할 수 없이 풍부하다. 물론 led의 빛도 나름의 매력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것들 속에 파묻혀있는 것보단 그래도 하늘빛이 더 멋있다고 생각한다.
 거기에서 과학기술이 우리의 멋진 하늘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그건 아주 멋있을 것 같다. 하늘을 가득 담는 과학기술은 정말 아름다울 것 같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하늘을 품을 것이다.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이지만 내가 찍은 사진은 하늘의 빛을 아주 잘 담는다. 렌즈의 촛점이 어긋나면 어긋나는대로 참 아름다운 사진이 나온다. (최신 스마트폰이니까 사진이 이쁘게 나오는건 당연하지 않겠는가.) 어쨌든 하늘의 빛이 물체에 반사되어서 나에게 들어오니까.. 찍힌 것은 물체이지만 어쨌든 내가 관심있어하는 것은 빛이다. 색감이다. 그 하늘에서 내려온 순수한 느낌의 색감. 그게 아주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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