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Epilogue - 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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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로부터 한달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그가 말한 대로 내 마법으로 발푸르기스의 밤을 쓰러뜨릴 수 있어서, 간신히 마도카를 죽을 운명에서 구할 수 있었다.
길었어……너무나도 긴 시간, 나는 그 한 달에 계속 붙잡혀 있었다.
“호무라ー!”
마도카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그날 이래, 마도카는 나를 신경 써주게 되었다. 이 시간축에서는 지독한 짓만을 해온 나에게, 그녀는 웃는 얼굴로 접해준다.
이런 것들도 전부 그의 덕분이겠지.
“빨리 돌아가자. 사야카도 히토미도 기다려ー.”
“바로 갈게.”
책상에 넣어둔 교과서나 노트를 가방에 담으며, 마도카 일행이 있는 곳으로 종종걸음으로 달려간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 방랑벽이 있는 사쿠라 쿄코도 불러서, 모두 모여 마미 씨의 집에서 조촐한 크리스마스 파티.
미키 사야카는 애인이 있으니까, 둘이서 잘 보내면 좋을텐데, 일부러 이걸 위해서 카미죠 쿄스케와 보내는 시간을 하루 미뤄둔 모양이다.
“호무라!”
“무슨 일이니?”
“파티, 기대되지!”
마도카가 만면의 미소를 짓는다. 그 미소가 나에게 기운을 주려 하는 거라는 걸 느낀다.
알고 있기에, 나도 미소로 돌려준다.
“예에, 벌써부터 기대되네.”
나같은 것과 친구가 되어서 기뻤다고 말해 준, 그때의 마도카같은 미소는 아직 짓지 못하지만, 그래도 지금 지을 수 있는 최대한의 미소.
그의 희생으로 손에 얻을 수 있었던 행복한 일상. 그걸 감사하지 않을 리는 없지만, 마음의 어딘가에서 짐이 되어 있는 건 틀림 없었다.
즐거웠던 크리스마스 파티가 끝난 건, 밤 10시였다.
중학생들끼리 이런 시간까지 노는 건 그리 좋은 일은 아니지만, 이런 날 정도는 괜찮겠지.
나는 파티가 끝나자 그 길로 병원을 찾아갔다.
물론, 면회시간은 끝났기에 마법소녀로서의 힘을 힘껏 활용한 불법 침입이다. 이런 때에 내 시간조작 마법은 굉장히 편리하다.
침대에 누워있는 그의 뺨을 살며시 쓰다듬는다.
표면상으론, 대재해 때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은 결과 생긴 두부 천연성 의식장애. 속되게 식물인간이라고 말하는 심한 혼수상태다.
하지만 그 실체는 나에게 모든 마력을 양도한데 따른 정신의 상실인 모양이다. 큐베가 말한 거기에 신용은 하고 있지 않지만.
‘정말로 크리토에게는 크게 당했어. 그의 덕택에, 카나메 마도카에게서 에너지를 회수한다는 가장 손쉬운 방법을 고를 수 없게 되었어.’
어디에서 솟아나온 건지, 큐베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건 언제나 그래왔기에 이제와서 놀랄 건 없다.
‘거기에 마지막 일격 뒤에, 네가 마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그리프 시드를 하나 남겨 두다니, 크리토에게는 두손 들었어.’
“당연해. 그는……무카이 크리토는 내게 있어 크리스토스, 그리스도니까.”
내가 계속 걸어온 시간에 끝을 고해준 구세주.
그가 없었다면, 내 마음은 한참 옛날에 무너졌겠지. 내가 계속 시간을 되풀이한 걸로, 평행세계의 인과선이 모두 지금 시간축의 마도카에게 얽혀있다고 하는 사실을 운명과의 결전 클라이막스때 알았다면, 나는 나를 용서하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그는 내가 그걸 알기 전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에게 운명과 싸울 힘을 주었다.
‘그리스돈가……그리운 경칭이네. 아케미 호무라, 그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로 추측하면, 너는 기독교의 신자야?’
“아니, 미션계 학교에 다닌 적 있을 뿐이야. 그 무렵은 예수님을 믿고 있긴 했지만, 이제 와서는 이 세계에 신도 부처도 없다는 걸 알게 됐어.”
내 목에 걸려있는 십자 목걸이는 그의 것이었던 물건. 내가 그의 부모님께 억지로 부탁해서, 물려받았다.
그와 나는 일심동체. 그런 의미를 담아서 그의 물건이었던 목걸이를 몸에 걸치고 있다.
‘하핫, 확실히 이 세상에는 신도 부처도 없어. 지구상에, 그렇게 불렸던 존재 대부분은 마법소녀였으니까. 이를테면 그, 예수 그리스도 등도.’
그리운데~, 라며 뭔가를 떠올리는 듯 큐베는 말했다.
‘나는 잘 이해할 수 없지만, 인류는 최근까지 남존여비의 경향이 있었어. 물론, 그 역도 또한 마찬가지지만, 그 시기를 비교해 보면 남존여비의 시기 쪽이 훨씬 길었어. 그래서 진실은 전해지는 도중에 바뀌어서, 현재의 역사에선 마법소녀의 대부분이 남성으로 되어 버린거야.’
“그게 어쨌단 이야기야?”
‘뭐, 그냥 옛날 이야기야.’
그렇다면 다른 사람에게 해 줬으면 한다.
지금은 그와 내가 보내는 시간이었는데, 끼어들어 온 건 큐베니까.
“뭘 기대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만은 말해 둘게.”
‘뭐야?’
“나는 절망하지 않아. 설령, 마도카나 그가 죽는다고 해도, 나는 절망따윈 하지 않아.”
이건 최고의 마법소녀로서의 최후의 저항.
내가 절망해서 마녀가 되어 버리면, 이 몸에 담긴 마력은 에너지로 변환되어 인큐베이터에게 빼앗겨 버린다.
내 마력만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그의 마력까지…….
그것만은 싫었다. 나를 구해준 그의 마음은 누구에게도 건네주지 않는다.
‘그런가, 그건 유감이네.’
큐베는 그렇게 말하고 모습을 감췄다.
분명 내가 죽는 건 인류가 멸망하고 인큐베이터가 지구에서 벗어나, 나와 그의 혼이 그 누구에게도 빼앗길 일 없이 하늘의 부름을 받게 될 때다.
“힘낼게, 나……. 아무리 괴로워도, 아무리 울고싶어 져도 절망만은 하지 않아.”
다시 한 번, 그의 뺨을 쓰다듬는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아니, 벽시계에 따르면 날짜가 바끼워 크리스마스가 된 모양이다.
“메리 크리스마스……크리토.”
――나만의 구세주.